가장 가깝게는, 영화 '나이애드의 다섯번째 파도'에 에서 저와 같은 상황을 마주한 듯 하다. 그녀의 삶이 몹시도 우울한 이유들이 시시콜콜 나열되지 않았지만, 메리 올리버의 시를 읽다가 문득..그녀는 젊은 날 실패했던 수영횡단에 도전하고 싶어한다. 책이 마법을 부린 순간인지도..어쩌면^^


책이야말로 인간이 마법을 부릴 수 있는 존재임을 증명한다/69쪽 ‘7편 되찾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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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입구에 눈이 예술(?)처럼 쌓여 있다고 느끼게 된 건 자연(?)스럽게 모딜리아니가 떠올라서였다. 그런데 더 솔직한 마음이라면, 아무 표정도 읽어낼 수 없는 사물에서 수많은 표정을 그려낼 수도 있을 것 같아..지인에게 톡을 보냈더랬다. 워낙 엉뚱한 사진을 많이 보낸 이력(?)탓에 대뜸, 저 사진을 찍은 의도를 묻는다. 사진을 찍을 때의 마음을 그대로 톡으로 보냈고, 모딜리아니 사진을 찾아본 지인.그보다 마음 가는 대로 표정을 그려 보기를 바라는 마음도 알겠다고 했다. 그렇게 우리의 대화는 거기서 끝나게 될 줄 알았다.(언제나 그렇듯^^)  챙겨 간 책을 카페서 펼쳐 보는 순간 살짝 신기했다.아마 이럴때 도파민이 조금은 더 과하게 분비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마티스 스릴러>라는 책이다. 마티스 그림에서 어떤 영감(?)을 얻어 이야기를 만들어낸 책인듯 해서 호기심이 발동했다. 마티스와 스릴러(?)가 어울린다고 생각해 보지 않아서 일수도 있겠다. 책을 펼치자마자 보인 건 '피아노 레슨' 그림. 마티스 그림 중에 자주 보지 못했던 그림인 것도 반가웠는데, 아무 표정 없는 여인의 모습이,지인에게 사진을 보낸 이미지와 나도 모르게 오버랩되는 기쁨... 모딜리아니를 연상했으나, 마티스가 기다린 것도, 아무 표정 없는 모습을 상상(?) 했던 대로,마티스 그림에서 다시 마주한 기분이라니...이런 마음도 살짝 스릴러 장르의 에피소드를 담길 수 있겠다 생각하니 피식 웃음이 났다. 소설은 섬뜩함 그 자체였다.


 엄마가 살해되었다는 설정 부터가 섬뜩하다. 그런데 살인을 저지르게 된 이유가 마티스 그림에서 기인했다는 설정은 더 섬뜩하다. 마티스 선생이 몹시도 불쾌해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을 만큼, 그런데 '피아노 레슨'이란 그림을 놓고 이야기를 쓰게 된 이유에는 마티스가 피아노 치는 걸 싫어했고,그런 이유에 엄마가 감시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는 것을 감안했다면, 저 그림은 분명 행복(?)하게 그려진 그림이 아니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이런 설명을 알지 못해도, 표정을 읽어낼 수 없는 여인의 얼굴과, 아이의 표정 그리고 그림의 제목에서..즐거운 수업은 아니라는 건 알 수 있다. 그리고 작가는 그림에 더 큰 마법(?)을 걸었다. 그림 속 소년이 고통으로 일그러진 마음이..그림을 바라보는 이에게 더 큰 고통의 소리로 전해지게 되었다는 설정..소설이니까 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라서 더 섬뜩했고,담담한 문체가 더 서늘함으로 다가왔다. 긴장감을 전혀 느낄수 없는 글에서 섬뜩함이 전해지는 건 뉴스를 통해 저와 같은 사건을 너무 많이 보아온 탓일게다.화룡점정은 앤딩이다. 그래서 어떻게 끝을 낼 것인가..마티스의 저주는 계속된다.(마티스 선생은 의도하지 않았겠지만)아니 계속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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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책장정리(?)가 필요한 이유다.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던 로맹가리의 책 두 권이 나타났다.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던 책들이...책장 정리 하는 마음을 알았던 것인지 고맙게도 짠..하고 나타났다.읽으라는 뜻 같아,3월은 로맹가리의 잃어버렸던 시간...을 다시 음미하며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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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여행 보다 더 어려운(?) 현실에 놓여 있는 문제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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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옛 소설들은 해가 갈수록 고풍스러워진 하지만 그렇다고 그 탁월함이 빛을 잃어가는 건 아니다. 너새니얼호손의 <일곱 박공의 집>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우리와 소소하게 다른 점들이 있다. 옷차림도 다르고 점잔 빼는 면도 있고 대화도 좀 딱딱하다.우리는 처음엔 그들에 대해 읽는다. 그건 그들의 이야기다. 하지만 결국 세상엔 몇 가지 이야기들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사악함에 대한 이야기,선에 대한 이야기, 사랑에 대한 이야기, 시간에 대한 이야기.마법은 이야기하는 방식에 있다.우리가 상상력을 통해 이야기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건 바로 표현력이니까.그리고 그건 분명 모든 훌륭한 책들의 능력이다."/101쪽



인내가 필요했다.소설 보다 표지가 궁금해서 더 읽고 싶었던 <일곱 박공의 집>,표지 만큼 강렬(?)한 잔상을 남겼다.단 한줄(?)로 이 소설에 대해 말하라고 한다면, 지금으로썬 '저주에 관한' 이야기 라고 말할수 있지 않을까..이야기 자체에도 저주의 공기가 뚝뚝 묻어 났을 뿐만아니라, 독자에게도 참 고약스러웠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그러다가 그는 아마도 독자들 자신에게도 밀려드는 졸음과는 완전히 다른 어떤 두드러진 졸음이 이야기를 듣고 있는 소녀의 감각을 뒤덮었음을 알게 되었다"/284쪽 홀그레이브가 오로지 피비를 향한 생각일 뿐인데..힘겹게 읽고 있던 입장에서는..마치 작가가 독심술을 부리는 기분이었다. 서문이 너무 흥미로워..살짝 당혹스럽긴 했다..서문의 여운(?)이 소설이 끝날때까지 이어질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수도 있을 것 같은...그리고 이런 예감은 언제나 틀리지 않는 법...최근 조금 특별(?)해 보이는 로맨스를 읽기도 하고, 영화(헤어질 결심)를 본 덕분에..내 관심이 오로지 로맨스로 향하고 있었기에..나는 조금 특별할 수 있다는... 작가의 말에도 오히려 기대감으로 충만했더랬다."로맨스가 진정 무언가를 가르치거나 어떤 효과적인 작용을 해낼 수 있다면 그것은 대개 겉으로 확연히 드러나기보다는 오히려 훨씬 미묘한 과정을 통해서이다(...)"/9쪽 달콤하거나 씁쓸한 혹은 애절한 로맨스와는 아주 거리가 먼 소설이었다. 도대체 로맨스는 언제 등장하는가 조바심까지..그러다 조심스럽게 그려지는 관계도를 보았다. 그러나 뭔가 강렬하지도, 애잔하지도...그래서 과연 로맨스라고 말할수 있나..싶었는데, 내가 생각한 로맨스와느 개념부터가 달랐다. 소설을 온전히 읽어내지 못한 이유다. (애초에 바라보는 방향이 달랐으니...^^) "이 로맨스 형식이 영국이나 여타 유럽 소설과 다른 19세기 미국 소설의 특성을 지칭하는 대표적 개념의 하나로 자리 잡게 된 만큼 이 작품은 근대 미국의 시대상과 그 정신을 읽어 낼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제공한다."/435 역자설명 '로맨스' 라는 개념을 내 맘대로 오독하지 않았다면, 읽는 내내 힘겹다는 생각은 덜했을 것 같다. 작가의 의도와 다른 로맨스를 찾으려 했으니, 힘들었던 것 뿐, 가깝게는 내가 살던 터전에서 쫓겨나야 했던 이들의 심정만 떠올려 보아도, 소설에서 찾아낼 이야기 거리는 너무 많다. 힘없는 자들이 어떤식으로 쫓겨나는지, 그러나 강제로 빼앗은  땅위에 올려진 건물..에서 평생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는 답은 작가에게 허락되지 않는 모습이었던 거다. 켜켜이 붙여 놓은 살을 발라내는 과정 같은 소설이었다 살을 하나하나 발라 내는 과정은 녹록지 않다. 그러나 포기할 수 없었던 건 순간 순간 찾아오는 버거움 속에 정신 번쩍 들게 하는 메타포가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남의 눈에 눈물나게 한 자들에게 반드시 저주가 내려져야 한다는 작가의 신념 같은.그러니까 일곱 박공집에 내려진 건 저주가 아니라 인과응보였던 거다.


"<일곱 박공의 집>에서 호손은 역사 속 청교도의 광기를 허구적으로 바꾸어 소개한다.그건 먼 과거의 일이지만 꼭 필요한 이야기다. 어느 마을에서 매슈 몰이라는 사람이 마녀사냥에 몰려 교수형을 당한다.그를 고소한 핀천 대령은 몰의 2,3에이커정도 되는 땅을 탐냈던 인물로 몰리 죽은 후 그 땅을 차지한다.그 거친 땅을 토대 삼아 냉혈한 핀천은 자신의 집을 짓고 호손은 음울한 이야기를 시작한다.마녀사냥광기가 주는 공포와 더불어 독자들이 결코 놓칠 수 없는 것이 한 가지 있으니 바로 망치를 두드려 일곱 박공을 만들면서 생겨난 도덕적 타락의 암시다.호손이 말하고자 하는건 단순하지만 인간의 마음처럼 심오하다.도덕적 타락의 영향은 권력과 부를 가진 사람들의 모든 유형의 축적물과 함께 대를 이어 전해지며 그건 끔찍한 유산이다.(...) 이 소설의 사건들에는 많은 극적 요소들이 존재한다.등장인물들도 가끔 우화를 읽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극적이다.이 로맨스에서는 인간의 악과 덕이 오랜 기간에 걸쳐 싸움을 벌인다<<천로역정>>이 호손이 즐겨 읽던 책 중 하나였다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109~110쪽 <일곱 박공의 집>을 끝낸 것이 2022년 여름이다. 읽는 내내 몹시 힘들었지만,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를 이렇게 명쾌하게 정리를 받게 되고 보니, 다시 읽어낼 수 있을까 품었던 의심은..올 여름 다시 한 번 읽아 보는 건 어떨까 하는 유혹을 느끼게 한다. <완벽한 날들>을 구입한 이유에는, 어쩌면 호손에 관한 이야기도 있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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