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야생 종려나무 - 예루살렘이여, 만약 내가 그대를 잊는다면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95
윌리엄 포크너 지음, 권지은 옮김 / 민음사
평점 :
영화 '퍼펙트 데이즈'에서 히라야마가 읽던 책이 궁금했다. 포크너의 <야생 종려나무> 였다. 개정판이 나오면 읽어 봐야 겠다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거짓말처럼 개정판 소식을 들었다. 마침 포크너의 소설을 계속 읽고 있던 터라, 반가웠다.
한 편의 소설인 줄 알았는데, 전혀 다른 두 세계가 교차한다. 그런데 전혀 다른 세계인가..라고 생각해 보면 그렇지 않다. 포크너 선생은 왜 이렇게 복잡한 세계를 한 이야기 속에 넣었을까... 우선 '긴장감'을 주고 싶었던 건 아니였을까.. 왠지 어느 순간 두 세계가 만나게 될 것 같은.. 실제 그런 암시를 주기도 했다.(철저한 독자의 오독임을 인정하지만...) 홍수가 났다. 기차에서 강도 사건이 벌어진다. 샬롯과 죄수가 만나게 되지는 않을까.. 월본과 샬롯이 왠지 홍수가 난 그 지점에 있을 것만 같은 뻔한 상상...
월본과 샬롯의 여정은 너무 버겁다.그렇다고 죄수의 여정이 버겁지 않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인간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한 화두가 ..결코 가벼운 질문은 아닐테니까. 포크너 선생은 집요하게도 그 질문을 잡고 늘어지고 싶었나 보다. 서로 다른 이야기 같지만, 하나로 연결되는 이야기란 느낌은, 소설 끝에 가서야 밝혀(?)진다. 서로 다른 두 세계의 남자가, 향하게된 곳이 같은 장소일 줄 몰랐다. 그런데, 한 사람은 평생 슬픔을 앉고 살기 위해 감옥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죄수는 망각하기 위해 감옥으로 돌아왔다.아니,그렇게 느껴졌다. 탈옥할..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음에도 불구하고,꾸역꾸역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려는 이유를 처음에는 쉬이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영화 쇼생크탈출이 떠올랐다. 오로지 그곳에서만 자신이 존재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이에게, 감옥이란, 우리가 생각하는 감옥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질수 있다는 사실. 인간은 비극적일수 밖에 없기에 '가치'가 있는 존재라는 걸 받아들기가 쉽지 않았다. 슬픈 기억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살아야 할 이유를 찾았다고 생각하는 월본을..왜 그렇게까지 극단으로 자신을 몰고 가야 했나? 하고 물어 보는 건 무의미하다.
인간은 애초에 행복에 도달할 수 없는 존재지만,그럼에도 굴복하지 않는 인간에 대해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니였을까..이 소설을 끝까지 붙들 고 읽어낼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