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간은..그런 존재

사물에는 모두 신성이 갖추어져 있으나 우리의 손가락이 닿으니 더러워지고 흐려집니다.우리 인간은 신기한 존재이지요.손에 닿는 모든 걸 더럽히면서도 자기 안에는 신성한 것이 될 수 있는 자질을 갖고 있으니까요/66~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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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전 오늘을 꺼내 볼 일이 얼마나 될까 싶은데, 알라딘의 일년 전 기억 소환이 소소한 즐거움을 주고 있다.



참 힘들게 읽은 소설이었으나, 밑줄 긋고 싶은 문장들은 많았던,일년 전에 읽었다는 기억도 까마득했었는데,  '인생이란 우스운 것'....이란 말에 피식 웃음이 났다. 관계에서의 복닥거림에 살짝 지쳤는데, 인생이란 그런 것..무자비한...불가사의..배열..등등의 단어들이 위로가 되었다. 바람은, 내년엔 저 문장이 나와 동떨어진 이야기로 기억되길 그런 마음으로 고른 책이 미시마 유키오의 <봄눈> 이다.










원효의 '마음 가짐'에 관한 에피소드가 나를 웃음지게 하더니,... 관계의끝을 맺기 위해 문자로 간단히 나의 의사를 표하고 나서 보인 문장에..깜짝 놀랐다.


"오늘부로...그만두도록 하겠습니다"/111쪽 


내년에 저 문장을 읽으며 내가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그래서 인지..<봄눈>에서는 유독 '마음'에 관한 화두가 따라오고 있는 것 같다.


"사람은 마음의 결과를 마음에,말의 결과를 말에,신체적 행위의 결과를 신체에 받는다"/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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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복닥거리고 있던 터라, 반가웠고, 그런데..로 이어지는 다음 이야기에 피식 웃음이 났다. 거기까지 생각해 보지 못했다. 그런데 깨달음을 얻었(?)다면 아무렇지 않게 마시지 않았을까..생각하다가,마음이 그렇게 쉬이 멸하게 되는 건 아니지 않나..하고 어깃장을 놓고 싶어졌다. 아즉 복닥거리는 내 마음이 정리되지 못한 탓이다. 그런데 원효 일화를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좀 후련해 지는 느낌은 기분탓이려나..^


(...)원효는 구역질이 나 토해 버렸지.거기서 그가 깨달은 것은 마음이 일어나면 곧 갖가지 법이 일어나고,마음을 멸하면 해골 역시 사라진다는 진리였어.
그런데 내가 흥미로웠던 건 깨달음 이후에 과연 원효가 같은 물을 다시 진심으로 깨끗하다 여기며 마실 수 있었을까 하는 거야(...)/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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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가는 마음
윤성희 지음 / 창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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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벽에 막혔다는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처음 그 기분을 느꼈을 때 나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앞으로 쓰는 소설마다 웃는 장면을 넣어야겠다고.소설의 내용과 무관하게 무조건 웃는 장면을 하나씩,기뻐서 웃고,슬퍼서 웃고, 어이없어서 웃고,(...)웃는 장면을 상상하고 나니 인물들이 조금은 더 사랑스러워졌고 소설 쓰는 일에도 힘을 낼 수가 있었습니다"/작가의 말 부분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 '읽기'를 했다는 생각을 하니 또 한 번 '웃음'이 났다. 기분 좋은 미소라고 해도 좋겠다. 읽는 내내 정말 그랬다. 나도 모르게 나오는 웃음들이 있었다. 결코 밝지 않은 이야기인듯 한데..웃음이 났다. 그래서 지인들에게 감히,<느리게 가는 마음>을 읽어보라 권할수 있었다. 앞서 음악소설집에 실린 '자장가'를 읽고 작가의 다른 이야기들이 궁금해서 찾아보게 되었다. '자장가'를 포함해서 8편이 실려있는 소설집이다. 그 가운데 '여름엔 참외'와 '웃는 돌' 이 특별하게 좋았고,(자장가는 이미 읽었으니까 열외) '해피 버쓰데이'와 '보통의 속도' '느리게 가는 마음'이 좋았다. 콕 찍어 줄거리를 이야기 하지 않아도 기억하게 될 소설이었다. 첫번째는 음식에 관한 이야기가 참 많이 나온다. 그것도 콕 찍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었다. 동태찌개,곰치국,들깨미역국 사람과 사람사이에 '음식'으로 추억되고, 위로되는 것들에 대해 공감하며 읽었다. 나만의 아지트 같은 카페서 천천히 소설을 읽게된 시간도 좋았다. 이미 알고 있는 '마음'이었다. 지금보다 느리게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우리가 알게 되고, 보게 되는 것들에 대해 생각했다.그렇게 속도를 늦춰 가다 보면, 하루 속에서 내가 발견하게 되는 기쁨들이 보일게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이들의 삶은 고단하고,퍽퍽하고,찬란한것만은 아니었지만,오늘을 생일처럼 살아가는 마음이 있다면 그래도 덜 퍽퍽할지 모른다 생각했다. '마음'의 속도를 천천히 흘러가게 하면 되는 거였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얻게 된 가장 큰 수확(?)이라면,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열심히 수집해 볼 생각이다. 보통의 속도가 필요한 순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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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쪼그려 앉아 돌멩이에 그려진 눈 코 입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웃는 돌멩이,우는 돌멩이,화내는 돌멩이,시무룩한 돌멩이.할머니는 그중에서 가장 예쁘게 웃는 돌을 골라 고쟁이 주머니에 집어넣었다"/145쪽










내가 이상한(?)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받은 기분이 들어 반가웠다. 화가난 표정의 바위..를 지인들에게 톡으로 보내면 어김없이, 무얼 보냈는지까지 설명해야 했던... 나무에도 표정이 있고, 심지어 라떼에서 뭉크의 절규를 발견(?)하는 나는 이상한 사람이 아니었다. 눈코입이 없을 것 같은 사물에서 표정을 읽어내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일인지...아는 사람(은) 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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