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는 칠년이 넘도록 땅속에 살다 밖으로 나온다는 거 알아요?(...) 땅 위로 나와서는 겨우 한달 남짓 산대요.가끔은 궁금해요. 한달간의 생이 존재한다면 나는 누구를 가장 먼저 기억하고 누구를 가장 마지막으로 떠올릴지"/124~125쪽



구 년 만에 마침내/어둠을 뚫고 나오는 주동이/상처투성이 나무껍질을 조금씩 기어올라/열망의 아우성을 풀어놓는다/

(중략)

자,시작이야 시간은 짧고 죽음은 가까워, 그래도 우선/우선, 우선, 우선/ 작열하는 태양 아래 온종일/한 달 후엔 이름도 없이 사라질/ 이 성가신 사랑의 소음 이 환장할 잡음/ 이- 인정할 수밖에 없는 /노래./'매미' 부분











언제 부터인가, 매미가 울기 시작하는 때를 알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 수록 매미 소리가 달라지게 된다는 사실도 알았다. 올 여름 지독한 더위는 매미들의 사랑마저 허락하지 못했다. 한낮에 쏟아내던 소리는, 늦은 밤과 이른 새벽에 열정적이더리..며칠전에는 정말 마지막 힘을 다해 쏟아 내는 듯한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나는 이제, 매미 소리를 들으면서, 고작 한 달 살려고..왜 나왔을까를 궁금해 하지 않기로 했다. 매미의 소리는 이제 내게 아우성이다. 시간은 짧으니..허투루 보내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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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절을 공유했던 사람들을 떠올리면 그들과 어떻게 끝맺었는지 그들이 어떻게 지내왔을지 얼마나 변하고 또 얼마나 그대로일지 궁금해졌다.헤어진 이들은 대부분 대개 두 부류로 나뉘었다. 다신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과 한번쯤은 더 만나도 좋을 사람(...)"/98쪽


<두고 온 여름>과 <여름이라는  그림>을 함께 읽다 보니, 글을 읽다가, 그림 한페이지 씩 찾아 보게 된다. 여름 속 주제가 늘 말랑말랑 하기만 할 것란 착각....





차일드 하삼의  그림 (애플도어의 남쪽 절벽) 을 보다가, 4월의 유혹 표지..가 아니었을까 생각했으나..착각이었다. 그리고 나는 헤어진 부류..를 정말 두 부류로(만) 나뉘게 되는 걸까 생각하다가... 한 번 쯤 더 만나도 좋을 사람..인데 우리는 왜 다시 만나게 되지 못하는 걸까..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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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이른바 빛과 공기로 이루어진/ 인간 세계에서 버섯은 무엇을 들었을까?/ 말라 죽기 전에/ 어떤 말을 땅 밑으로 되돌려 보냈을까/ '조심해' 였을까? (...)/ '구월의 버섯'











영화 '미세리코드리아' 에서 인상적인 장면 가운데 하나가 버섯이 등장(?) 하는 타이밍이었다. 시체 위에서 자라는 버섯이라니... 버섯이름을 외우지 못했으나, 정말 일까 내내 의구심이 마음 속에 있었던 탓에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 '구월의 버섯' 을 읽어가다.. '조심해' 라는 문장 앞에 자동 멈춤이 되었다. 다시 그 버섯 이름을 찾아봐야 겠다 생각했다. 곰보버섯..아주 맛있는 버섯이지만 독버섯 '마귀곰보버섯' 과 많이 닮은 모양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들었던 의문은 이제 더이상 의문으로 남지 않아도 될 듯 하다. 욕망과 자비는 한끗 차이가 맞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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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세계문학전집 13
에밀 졸라 지음, 최애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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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에밀졸라의 <목로주점>과 <제르미날>을 읽었을 때의 흥분을 기억한다. 이야기는 밝지 않았으나, 빨려 들어가는 기분..해서 함께 읽던 지인과 자연스럽게 이 책의 기원(?)에 대해서까지 수다를 나누며 루공마카르 총서를 다 읽어 보리라 다짐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물론 <루공가의 치부>(혹은 루공가의 행운) 를 읽을 때만 해도 루공마카르 시리즈를 떠올렸던 건 아니다. 그런데 차례대로 읽어 보고 싶은 마음이 비로소 생겼다.(여전히 출간되지 않은 책들이 있지만..)



<꿈>을 구입할 당시에도, 루공마카르 총서를 염두해 두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니까 아주 오래전 구입하고, 지금껏 읽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러는 사이 을유에서는 표지가 새롭게 바뀐 듯 하다. 그동안 읽은 에밀졸라의 소설보다 분량이 적다.(그래서 다행이다) 종교적인 느낌도 들면서,  신비스러운 장면들이 종종 보이기 때문에,장편이었다면 지난번처럼 이번에도 읽다가 포기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번에는 잘 읽혀져서 놀랐다. '꿈'에 방점을 둔 것이 아니라 '무지' 라는 화두가 보인 탓이다. 무식함을 조롱하기 위함이 아니다. 여기 소설에서 처럼 가난해서 버려진 아이가, 온전하게 교육 받지 못한 무지의 상태..그러니까 백지의 상태로 무언가를 받아들이는 과정에는 너무 많은 위험 요소가 따라온다는 뜻이다. 맹목적인 신앙 속에서 복종을 강요받고(그것을 강요라 생각지도 못하는...) 순교자가 된 여인들의 행복이 곧 자신이 도달해야 할 행복이란 꿈을 갖게 된다. 현실에 찾아온 사랑 앞에 그녀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혹스러웠던 모습은 가슴 아팠다.


"꿈이라고요..." 그녀가 중얼거렸다.

"왜냐하면 그 성녀들이 당신을 둘러싸고 있다면 그 환영은 당신 자신이 만들어 낸 것이니까요.자 이젠 당신의 어떤 것도 사물에 쏟아 넣지 말아요.그러면 그것들은 침묵할 거요"/282쪽


무지에서 비롯된 여러 상황 속에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하더니,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은, 모든 것은 꿈일 뿐이라는 심플란 결론. 조금은 극단적인 방법으로 표현된 것 같은 인상을 받았지만,꿈이 있어 또 우리는 살아갈 수 있는 거 아닌가 싶다. 환상 속 꿈을 현실로까지 가져 오면 위험할 수 있으니까.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온 환영은 다시 보이지 않는 세계로 돌아갔다. 그것은 어떤 환각을 일으킨 다시 보이지 않는 세계로 돌아갔다. 그것은 어떤 환각을 일으킨 다음 사라져 버리는 허상에 불과했다. 모든 것은 꿈일 뿐이다. 그리고 행복이 절정에 이른 순간 앙젤리크는 사라졌다. 입맞춤의 가느다란 숨결 속에서"/3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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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신을 만들었다/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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