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의 꿈 - 50주년 기념 초판본 커버 특별 에디션
리처드 바크 지음, 공경희 옮김, 러셀 먼슨 사진 / 나무옆의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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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광고에까지 등장할 만큼 유명한 이야기 <갈매기의 꿈>

그러나 이야기 보다,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 라는 문장 말고 오롯이 기억으로 남아 있는 것이 없다는 사실. 해서 다시 읽어 보고 싶어졌다. 마침 '50주년 기념 초판본' 이란 유혹을 책방에서 만났고,선물로 받을 기회가 찾아온 덕분에, 망설이 이유가 없었다.


<갈매기의 꿈>을 다시 읽어야 겠다고 생각한 건, 이야기가 전혀 기억나지 않아서였는데. 오로지 먹기 위한 삶이 아닌, 비행을 하고 싶은 열망을 가진 조나단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멋진 문장이 나오게 된 이유가 기억나서..반가웠다. 그런데 다시 읽기 잘했다고 생각한 이유는, 단지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는 문장 이상의 이야기를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추방당한 조나단 모습은 놀랍지 않았다. 지금 우리 사회 모습과 다르지 않아서.. 내가 감탄한 건, 조나단이란 이름이 후대에 어떤 식으로 갈매기 사회에 그려지게 되었는가 하는 점이다.전혀 기억나지 않는 지점이었다. 내가 기억하는 갈매기의 꿈..은 조나단이 비행은 성공했으나, 뭔가 해피앤딩으로 끝나지 않았던 것 같은 기억인데..다른 이야기와 묘하게 얽힌 탓이 아닌가 싶다.


"갈매기 공동체의 몇몇은 무겁고 성가신 나뭇가지 때문에 가장 신실한 갈매기들이 비행의 방해꾼이 되었음을 알아차렸다.

조나단의 가르침의 상징은 번지르르한 돌멩이가 되었다. 그러다 나중에는 아무 오래된 돌이나 있어도 될 터였다.비행의 환희를 가르치러 온 세상의 상징으로는 더할 수 없이 최악이었지만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듯했다. 적어도 무리에서 중요한 갈매기들은 그랬다"/126



조나단은 원하지 않았으나, 후대의 사람들은 누군가를 신격하는 걸 아주 좋아한다. 해서 진정으로 전해져야 할 유산은 어느 순간 퇴색되버리게 되고, 조나난의 이야기는 누군가 만들어낸 신화로만 전락하게 된다.그의 정신이 온전히 이어졌다면 앤서니는 삶을 자포자기하지 만은 않았을테니 말이다..모든 걸 포기하려 한 순간  기적을 만났다.앤서니 스스로 부정하려 했던 동화같은 기적이다. 그러나,포기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들려주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상상으로 이해하고 싶었다. 조나단의 꿈..은 포기하는 이들에게 그것이 어리석다는 걸 말해주고 싶은 거였을 테니까 말이다.


"눈에 보이는 것을 믿지 마라.눈이 보여주는 것은 다 한계가 있을 뿐이란다. 너의 이해력으로 보고 이미 아는 것을 찾아내거라. 그러면 너는 나는 법을 알게 될 게다"/1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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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 플랜더스
다니엘 디포 지음, 류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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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파란만장한 삶이 ..있을까 생각했다. 

아니 이보다 더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여전히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해서 어느 순간 부터 현실 속 이야기가, 소설 속 이야기보다 더 잔인하고 고통스럽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그렇다 해도 <몰 플랜더스>이야기 속 그녀의 인생은, 마주하고 싶지 않은 삶인건 분명하다.


막장 드라마에 가까운 전개라 생각했다. 드라마를 딱 끓게 된 이유가 소설 속에 그대로 그려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은 이상하게 잘 읽혀졌다. 방심한(?)순간마다 예고하지 않은 상황이 벌어진 것이 첫 번째이유였고,회고록 형식의 소설이라, 이미 결말을 알고 있었기에 끝까지 그녀의 삶이 고난에서 발버둥치듯 마무리 되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일수도 있겠다.그러니까 신기하다는 거다. 막장에 가까운 스토리, 이미 결과를 다 알고 있음에도 잘 읽어낼..수 있었던 이유가 궁금해졌다. 자신의 이야기를 인간적(?)으로 그려냈다는 착각을 나도 모르게 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니었나 싶다. 출생부터 예사롭지 않았던 그녀는 결혼 생활도 녹록지 않았다. 소설이 만약 그 지점에(만) 방점을 찍었다면 그냥 덮었을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파란만장한 다음이..궁금하지 않냐고 계속 독자를 유혹했던 거다.



"그리하여 모든 어려움이 해소되었고 이후 우리 부부는 세상에서 가장 안락한 삶을 살았다. 이제 우리는 둘 다 연로한 노인이 되어 나는 일흔에 가까운 나이로 남편은 예순여덟의 나이로 우리에게 정해진 것보다 더 오랜 기간의 유배를 마치고 영국에 돌아와 있다. 그동안 헤쳐온 온갖 고난과 고초와 비참한 불운에도 불구하고 우리 두 사람은 지금 몸과 마음 보두 아주 건강한다(....) 우리는 이곳에서 그동안 살아온 잘못된 삶을 진심으로 회개하며 여생을 보내기로 했다"/512



18세기무렵 여자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녹록지 않은지를 만났다. 그렇다고 그녀가 저지른 행동들이 모두 면죄부를..받아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오늘날 음주운전으로 사람에게 상해를 가해도 가벼운 형량에 끝이는 것과 비교하면, 살기 위해 저지른 절도로 사형까지 갈수 있었다는 건 충격이다. 미혼모로 아이를 출산했을 때의 문제는 놀랍지도 않다. 그러니까..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살아남은 그녀에게, 비록 인생의 황혼기에라도 달콤한 평안이 찾아준 건 고마운 일 아닌가 싶다. 그러나 그녀가 이런 것들을 자랑하기 위해 회고록을 남긴 건 아니다. 자신의 허영심에서 비롯된 사랑,유혹과 욕망으로 부터 벗어나지 못했던 지난날의 고통.그리고 비로소 자신의 모습에서 혐오감을 발견하게 된 순간 찾아오게 된 평화.. 만약 끝까지 그녀에게 유산이 남겨지지 않았더라도, 나는 그녀가 유배지에서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되었을 거라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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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 플랜더스
다니엘 디포 지음, 류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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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파란만장한 삶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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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을 맡기기로 한 산파의 부정한 사업이 정확히 무슨 일이었는지 다소라도 설명해주기를 기대하시는 분이 혹시 계실지 모르겠다. 그러나 은밀히 잉태된 달갑잖은 짐덩이 아기를 처리하기 위해 산파의 집에서 취해지던 손쉬운 조치들을 세상에 알리는 것은 그런 악행을 너무 쉽게 부추기는 일일 뿐이리라. 사실 이 신중한 부인은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었다.(...) 그녀의 설명대로 그녀가 관여한 아기들의 숫자가 엄청 많았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그후 아기들이 모두 어떻게 됐는지 나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265쪽










지난해, 소설 속 에피소드와 닮은 영화를 본 기억이 있다. 그러나 강렬한 몇 가지만 기억 나고, 제목은 쉬이 떠오르지 않았다. 이유는, 영화 속 배경이 당연히 영국..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어쩌면 영화 속 장면이 과장되지 않았다는 어떤 연결고리를 만난것 같은 반가움.... 그러나 영화 (바느을 든 소녀) 제목을 찾아 보고는 영국이 아니라, 덴마크를 배경으로 한 영화였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나 소설 속 장면과 유사한 점들이 있다. 영화는 실화를 모티브로 했다고 했다. 시대가 충분히 그와 같은 일을 벌일수 있었을 거라 생각하면서도 끔찍하다는 생각을 했었더랬다. 소설 속 장면이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니라, 시대가 그러했음을 보여주는 장면 같아 답답했다. 지금도 여전히 어디에선가 일어나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쉽지 않아서 일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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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란 '욕망'으로 부터 벗어날 수 없는 존재인지도 모르겠다...

예전에는 궁핍이 나를 수렁으로 끌어들였듯이 이제는 탐욕이 나를 붙들어 그 수렁에 계속 머무르게 했다/3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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