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비극을 연극으로 종종 만나게 되면서가 아니였을까 싶다. '카산드라'도 읽어야 겠다고 생각했던 건. 그런데 왜 이제서야 읽고 싶어진걸까? (멈추지 않는 전쟁 뉴스 때문인지도 모르겠다)아니면,그녀가 가진 '예언 능력'을 오롯이 읽어낼 자신이 없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분량은 아주 짧은데, 10페이 정도를 읽고 나면..100페이지는 읽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해서 생각보다 속도가 빠르지는 않은데.. 어느 순간 '트로이의 여인들'을 내가 어떻게 읽었던가 독후기를 찾아 보니, 읽지 않았거나, 읽기만 하고 독후기는 남기지 않은 모양이다. 다행(?)이라면 <카산드라>를 내가 언제 읽고 싶었던가..알았다. 카산드라 보다 '헤카베'를 먼저 읽었다는 사실도 알았다. 심지어 연극으로까지 관람했었더라는..


트로이편에서 신보다 때로 인간이 더 위대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만난 헥토르와 그의 아내 안드로마케,그리고 카산드라의 불행은 여전히 많은 작가들이 만들어 내고 싶은 작품의 원천인지를 알 수 있게 해 주었다. / '예언 능력'이 불행일 수 있다는 생각에, 읽고 싶었던 모양이다. 무려 2017년부터 읽어야 겠다는 다짐을 해놓은 걸 보면. 아직 <카산드라>를 끝맺지는 못했는데.. 카산드라의 시선으로 읽게 되면서 '트로이의 여인들' '헤카베' 등등 다시 읽어 보고 싶어졌다. 카산드라의 시선으로 설명되는 헤카베의 모습은 '정의'와 잘 연결지어 보여지지 않기 때문에 아직..다 읽은 건 아니지만 말이다.

















<카산드라>를 읽게 되면서, 다시 <헤카베>와 <트로이의 여인들>까지 찾아 읽어 보고 싶어졌다. 그런데 누군가 카산드라와 아가멤논을 함께 녹여 소설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했다. 


"나는 아가멤논에게 딱 한 번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를 허락했는데 그때 우리는 그의 딸 이야기를 했다.

(...)

아가멤논은 눈물을 흘렸다.슬퍼서가 아니라 두렵고 약하기 때문이었다.

(...)

나는 그가 솔직하게 말해주기를 기대했다.그는 몸무림쳤다. 그녀를 제물로 바칠 수밖에 없었다고했다. 그것은 내가 듣고 싶은 말이 아니었다. 그러나 살인자와 학살자는 '죽이다' '살해하다'같은 단어를 알지 못한다(...)"/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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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무도 그런 경험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무덤의 냉기.나 자신과 모든 사람이 극도로 낯설게 느껴졌다. 마침내 엄청난 고통이 목소리가 되어 나를 통과해 갈가리 찢으며 터져나왔다.(..)목소리는 내 위에 둥둥 떠서 외치고 외치고 또 외쳤다. 슬프다,하고 외쳤다. 슬프다. 슬프다. 배를 보내지 마라! "/80쪽









남들이 볼 수 없는 걸 볼수 있다는 건 얼마나 큰 고통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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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경계를 그었을까(...)"/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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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판화전시에 너무 실망한 탓에 이어 전시되는 '스페인미술 500년' 티켓을 예매하지 않았다.연극 '유리동물원'을 보러 갔다가, 잠시 전시를 볼까 하는 마음도 있었는데... 마침 도서관에 <스페인 미술 500년>도록책이 신간코너에 있어 챙겨왔다. 표지부터 참 성의없어 보이는 도록이란 느낌을 받는다. 편집도 썩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일까.. 작품 속으로..설명 속으로 몰입되지 않는 기분.. 그래도 벨라스케스와 고야 호아킨 소로야 계보가 스페인 미술의 역사를 장식하는 구나 생각했다. 딱히 전시장을 찾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았다. 내가 황당했던 건 '문학으로 읽는 스페인' 코너였다. 전시장은 찾지 않겠지만.. 스페인 관련 문학 작품을 읽어볼 생각에 리스트를 담아야겠다는 마음.. 그런데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이 문학으로 읽는 스페인..코너에 등장한 것에 나는 너무 당혹스러웠다. 스페인어로 씌여진 문학이라고 해서 문학으로 읽는 스페인..가능한 표현일까. '백년동안의 고독' 배경을 스페인으로 했다면 이해할 마음이 생겼을지도..그러나 콜롬비아 문학,라틴아메리카 문학이라고 해야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마르케스 선생이 도록을 읽었다면 몹시 불쾌했을 것 같다. 차라리 스페인'미술'에 더 집중해서 도록을 만들어주었다면 고마웠을 텐데말이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어 마르케스 선생이 자신의 문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에 대해 찾아봤다. 단 한번도 자신의 문학을 '스페인 문학'이라고 말한적 없으며, 오히려 라틴아메리카 작가.라고 밝혀왔다는 사실... '스페인어권 소설에 담긴 스페인이라는 세계'..라는 말에 '백년 동안의 고독'은 전혀 부합되지 않는 다는 것이 개인적 생각이다.


마음산책 '~말' 시리즈에서, 마르케스선생 편도 어서 나왔으면 좋겠다.

아쉬운대로 먼저 읽어볼 책들을 골라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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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기쁨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열광으로는 잠시 묶일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을 진정으로 묶어주는 것은 고통이다"/224쪽










허수경시인의 <아는 사람 집> 을 읽으면서, 우리가 문학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했다. 장강명 작가의 <서성이다>를 읽으면서, 문학이 때론 잔인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럼에도 문학의 힘을 믿고 싶다. 고통이 찾아온 순간.. 부여잡을 것이 없다는 건 더 잔인한 고통이 될 것 같아서.. 

책을 읽는 내내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종교는 없지만) 하듯 읽었다. 사실 고통이 찾아온 순간에는 내가 위로 받고 있다는 생각 조차 들지 않을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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