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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티그 ㅣ 을유세계문학전집 102
프랭크 노리스 지음, 김욱동 외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4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게, 을유세계문학은 읽고 싶지만 선뜻 읽어낼 자신이 없는 그런 영역이었다.신간코너에서 <맥티그>를 보았을 때도 아마 이런 기분이었지 않았을까... 미국의 에밀졸라 라는 수식어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런데 미치너의 <소설>에서 프랭크 노리스가 언급되는 순간, 망설일수가 없었다. 그리고 정말 빨려 들어가는 기분으로 읽어냈다. 놀라웠고, 너무 놀라워서, 작가의 다른 책까지 궁금해졌다는....
어떤 한 사건을 뉴스로 접하고 난 후 쓰게 된 소설이라고 했다. 그러나 특별할 것 같지 않은 일상의 모습이 그려진 탓에, 인물들 가운데 누가 그런 짓(?)을 하게 될까... 상상이 가지 않았다. 아니 예상되는 인물이 있긴 했지만, 너무 뻔해서 그러면 재미가 덜한것 아닐까 싶었는데..그렇게 평범해 보이는 일상 한가운데 불현듯 불쑥 사건이 일어난다. 그 과정이 매 순간 놀라고, 당혹스럽고... 정신 번쩍 나게 하는 마술을 부렸을 뿐이다. 특별하지 않았던 남자 맥티그가 한 순간 용기를 내어 트리나에게 사랑을 고백할 때까지만 해도...그들의 삶이 고단해 질거라 믿고 싶지 않았다. 트리나가 복권당첨이 되고 나서는..맥티그가 방탕해지는 걸까 상상했다. (에밀졸라 소설을 너무 깊게 생각한 모양이다.) 그런데 트리나의 지나친 절약(?)이 맥티그를 숨막히게 했고, 결국 그녀를 옥죄는 그것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그들을 행한 마커스의 증오와 복수는 거의 끝판왕을 보는 기분이었다. 그러니까, 트리나의 절약정신은..사실 절약이라기보다 우리가 돈에 노예가 되는 모습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준 건 아닐까 싶다. 맥티그도, 마커스도, 마리아도,그녀의 남편도 모두 돈의 노예가 되어 있는데, 그 모습을 탐욕과 욕망이란 모습으로 그려내고 있었던 건...행복에 관한 이야기는 아주 잠깜 밖에 그려지지 않는다. 너무 정직(?)해서 갑자기 왜..하는 기분이 들정도다. 행복과 돈을 맞바꾸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하는 걸까.... 맥티가 결혼하지 않았다면, 트리나가 복권에 당첨되지 않았다면, 마커스와 트리나가 결혼하게 되었다면..그랬다면 저들의 인생은 달라졌을까..
"도대체 이게 뭘까?뭐지?" 그가 입을 벌려 소리 내어 말했다."도대체 널 없앨 순 없는 건가?널 털어낼 수는 없는 건가? 계속 이런 식으로 굴지 마. 정체를 드러내. 당장 한 번 붙어 보자.자, 어서.네가 모습을 드러내기만 하면 겁날 것 없어. 이런 식으로 숨지 말라고" 갑자기 그가 미친 듯 소리를 질렀다"/481쪽
우둔해 보이기만했던 맥티그가 도망자 신분이 되었을 때도 포기하지 않았던, 카나리아에 집착한 건, 누군가 그를 구원해주길 바랐던 걸까... 도망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의 절규가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탐욕과 욕망에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절규라 믿고 싶었는데... 아니었다. 끝내 추적자와 마주한다. 그리고 탐욕의 끝이 해피앤딩이 될 수 없음을 극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