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미치광이 이웃 위픽
이소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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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상상한다.문화 폭동때 모든 파시스트가 우르르 들이닥쳤다가 잠시 싸움을 멈추는 모습을 나는 상상한다. 건물 밖에 펼쳐진 전경을 보고 '우리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고백하는 파시스트를 나는 상상한다.(...)"/70쪽



'이웃'과의 갈등에 관한 뉴스가 일상이 되어 버린 요즘이라,호기심을 끌었던 제목이었다. 조금은 센(?) 제목이란 생각도 들었지만,누군가에게는 카타르시스가 되지 않을까 하고... 그런데 막상 페이지를 열고 보니, 내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이었다.그래서 격하게 공감했다.진짜 예술가가 되고 싶었던 나는 진정한 예술가가 되지 못했다.(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진짜 예술가의 길을 가고자 했던 친구가 생각났다. 미아란 인물은 주변인들에게 미치광이처럼 보인다. 그런데 미아의 시선으로 보면 그들 역시 미치광이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우리는 모두 타인에게 어느 만큼의 미치광이처럼 보일수도 있을수 있겠다는 생각 끝에, 파시스트를 상상하는 지점을 만났다. 덕분에 미치광이 이웃..이 떠올랐다. 전세계 사람들을 매일 전쟁 뉴스를 보게 만든 그 인물. 연일 에너지가 폭파되는 장면을 보며 그들이 후회라는 걸 했으면 좋겠다는 상상....다시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할 구체적 이유를 회의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위로 아닌 위로를 받았다. 그러니까 소설에 진짜 '미치광이 이웃'은 등장(?)하지 않는다. 한때 미치광이 였던 사람들이 있고, 여전히 어느 만큼 미친 사람들이 살아간다. 그리고 나는 누군가에게 노골적으로 해악을 끼치지 않는 이웃들도 여전히 많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것 마냥 놀라고 있다.


"미디어 아트가 세상을 잠식할 거야. 사람들은 자극을 원하거든"/58쪽



미디어아트를 처음 관람했을 때 나 역시 짜릿한 기분을 느꼈던 기억이 있다. 실제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좋았던 거다. 그런데 어느 순간 넘쳐나는 미디어아트가 불편해졌다.그 이유가 나를 자극하는 그 기분이 그닥 좋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 순간부터 였던 것 같다. 그러니까 미치광이 이웃과 같이 살아가야 하는 세상을 피할 수 없다면, 그렇지 않은 나만의 세상을 만들어 가며 살아야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여전히 '미아'로 머물게 되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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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안 쓰면 죽는 병 위픽
이두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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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에 읽으려고 도서관에 예약 걸어 놓은  '나의 미치광이 이웃'은 아직이다. 어떤 사정이 있는지 알 수 없지만,무려 한 달 넘게 반납 되지 않은 상태로 있는 상황이다. 그순간 <돈 안쓰면 죽는 병>이 눈에 들어왔다.


돈을 쓰지 않으면 몸에 병이 생긴다는 작가의 상상력에 박수를 쳤다. 말도 안되는 상상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뭔가 발상의 전환으로 지금의 세상을 그려 놓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흥청망청 쓰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했는데,돈을 아끼는 순간 병이 찾아 온다. 문제는 내게 병이 찾아온다는 건 돈이 없다는 반증으로 사람들에게 낙인이 찍히게 된다는 사실이다. sns 속 세상도 저런 모습이겠구나 싶다. 끝임없이 행복을 자랑해야 하는 강박에 놓인 사람들. 나는 원없이 쓸 만큼의 돈이 없다. 사고 싶은 걸 사지 못한다고 마음이 아프지..않다. 그런데 가끔 원없이 책을 사고 싶은 생각은 한다. 돈 생각 하지 않고 사고 싶은 책...원없이 사봤으면. 그런데, 지금은 사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무조건 사고 싶은 강박은 사라졌다.왜 사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과 답을 조금은 찾았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도서관에서 열심히 희망도서를 신청하고, 가끔 지인들에게 책나눔 하는 기쁨이 있다. 책방에서 한 권씩 구입하는 책들은,책방을 잘 지켜달라는 응원 담긴 마음이라..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고 있다.강요된 소비를 통해 쓸모있는 인간과 쓸모없는 인간에 대한 작가의 시선에 고개를 끄덕였고, 중고거래 이용 경험이 없는 입장에서 참고할 만한 정보를 얻었다.(전혀 억지가 아닐것 같은 상황이라..) 극단적인 제목이라 생각했다. 당연히 제목과 반대 되는 질문을 던질거라 예상했다. 그럼에도 풀어낸 방식이 유쾌했다. 신나게 웃고 난 뒤 입맛은 썼지만, 작가의 다른 책이 궁금해졌다.


"저는 돈이 지긋지긋해요"

그건 놀라운 말이 아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돈을 지긋지긋해한다. 너무 좋아서 그럼에도 없어서 하지만 돈 안 쓰면 죽는 병에 걸리는 세상에서 돈이 지긋지긋한다는 말은 위험한 의미로 읽혔다(..)"/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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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 사월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15
이스마일 카다레 지음, 유정희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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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이 오고 있는 사월이지만, 꽃샘추위가 찾아 오는, 2월보다 4월이 더 추운 시간으로 기억된지 오래다. 그럼에도 무너져내릴 것 같은 책을 골랐다.마음의 준비(?) 를 단단히 한 덕분인지 버겁지 않게 읽었다.아니 읽어냈다. 잘 알지 못하는 나라의 문화를 소재로 가져온 소설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관습을 생각하다,끝내 작가의 질문이 '복수'에 대한 화두로 나를 이끌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누구를 위한 복수인가?

우리는 왜  '복수' 라는 세계 속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는 걸까?  관습법이란 것이 있어서 그렇다는 논리는 과거의 시간 속으로 걸어가 생각해 보려 해도 이해하고 싶지 않은 세계다. 그저 악습일 뿐이라 항변하고 싶어질 뿐. 복수 끝에 남는 건 없으니까.. 그런데 <부서진 사월>을 따라 가다 보면 결국 '피의 세금'이 필요했던 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복수라는 이름으로 살인을 저질렀는데, 유예기간이 만들어지고, 성주에게 세금을 받쳐야 하는 상황. 성주 입장에서는 세금을 거둬 들여야 할 명분을 만들어야 할 테니,사람들에게 '복수'를 강요할 수 밖에. 강요당한 삶이었다. 그조르가가 여인에게 반하는 찰나의 순간은 몽환적으로 느껴졌지만, 세상에 복수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어렴풋 이해한거라 생각했다.아이러니한 건 디안이란 여인의 존재였던 것 같다. 오로지 눈빛으로 서로에게 자극이었던 관계. 그녀를 한 번 보고 싶어했던 그조르그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것이 우리의 삶이란 잔인한 결말인걸까.. 그런데 나는 그조르그에게 강렬한 눈빛을 보낸 디안의 미래가 궁금해졌다. 작가의 다른 소설 제목(떠나지 못하는 여자)가 궁금해진 탓일수도 있겠다.

카눈 같은 관습법이 있다는 것이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보고 있노라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누구를 위한 복수인가는 누구를 위한 싸움인가..라는 말과 다르지 않은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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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 사월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15
이스마일 카다레 지음, 유정희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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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복수를 강요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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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트레인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7
문지혁 지음 / 현대문학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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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차만이 줄 수 있는 낭만이 있다고 믿는 1인이다.그렇지만  언제부터인가 기차 여행을 하지 않게 되었다.  지난 2월 기차여행을 오랜만에 하게 되면서, 다시 기차여행이 하고 싶어졌다.그곳이 어디가 되었든. 그때 <나이트 트레인>을 벗으로 데려가려던 계획은 실패했다. 진부한 계획이란 걸 알면서도 그렇게 하고 싶었던 이유.... 는 <나이트 트레인>을 읽으면서 고개가 끄덕여졌다.


"결국 아무것도 못 보고 아무것도 못 잊고 돌아왔어요.여행의 의미를 몰랐던 거죠.너무 뚜렷한 목적이 있는 삶이 그렇듯이 목적을 가지고 떠나는 여행이란 그게 무엇이든 간에 공허할 수밖에 없는 건데 그땐 그걸 몰랐죠.그냥 흘려보내는 게 진짜 여행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어요(...)"/179~180쪽



배낭여행 경험은 없지만, 배낭여행을 다녀온 지인들의 모습이 떠올라 웃음이 났다.이야기에서 언급되지 않았더라도, 영화 비포선라이즈가 자연스럽게 연상된느 장면들...거기에 더해 그곳에서 명품가방..을 대리로 구매해 달라는 에피소드까지. 그런데 나는 배낭여행의 에피 소드에 담긴 '여행의 목적을 따라가는 여정에 격한 공감을 했다. 남들이 모두 유레일패스를 끊어 여행을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을 나는 귀담아 듣지 않고, 지금 유행처럼 번진 한달 살기..를 21세기가 막 시작할 즈음 했더랬다. 소설 속 남자처럼 공허한 마음에 무작정... 그래서 에펠탑도 멋있어 보이지 않았고,루브르..를 가고 싶지도 않았더랬다. 지인찬스로 찾아간 파리였지만, 정작 목적이 없었기 때문에 공허했던 거다. 그러다..그냥 흘려보내보자..하는 마음으로 매일 지하철 노선표를 챙겨..미술관을 가고,그냥 걷고..그러다 목적을 둔 여행 보다 목적 없이 만나는 여행의 맛을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나는 비싼 돈이 아깝지 않았다.(그곳을 가지 않고도 알게 되었다면 감사할테지만..^^)  지금까지 목적없는 여행의 맛을 즐기고있다. 그런데 목적 없는(?)여행 같아도 실은 목적이 있지 않을까... "마르틴 부버는 모든 여행에 여행자가 알지 못하는 비밀한 목적지가 있다고 말했고(...)"/104쪽 격한 공감을 했다. 목적 없이 떠난 여행일수록 우연히 발견하게 되는 것들이 있다고 믿는다.그러니까 그 우연히 발견하게 되는 것들 속에 진짜 여행의 맛이 있는 건 아닐지..그러나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진짜 여행이란 건,나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이어야 해 하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프루스트의 소설이,영화  비포선라이즈가 오마주 된 듯한 기분이 들어 여행기에서 오는 짜릿한 전율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삶을 여행이라 노래하는 그 진부함 속에 담긴 명료함을 느낄수 있었다. (아버지로 부터 오래전 물건이 담긴 택배상자를 받고,청춘의 시간으로돌아간 것처럼, '나이트 트레인' 덕분에 나도 파리에서의 여행을 떠올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


"프루스트의 말처럼 우리가 발견하는 건 세상의 비밀이 아니다. 오직 우리 자신의 비밀뿐"/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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