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 뒤
윌리엄 트레버 지음, 정영목 옮김 / 한겨레출판 / 2016년 6월
평점 :
품절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폭풍의 언덕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1
에밀리 브론테 지음, 황유원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화 개봉 소식을 듣고 나니,다시 읽어 보고 싶어졌다. 공교롭게도 처음 읽었을 때도 2월이었다는 사실이 반갑다. 고전을 읽는 즐거움에는, 읽을 때마다 달리 보이는 새로움인데, <폭풍의 언덕>은 처음 보다 덜 재미나게 읽었다. 그러나 새로운(?)것이 보이긴 했다. 복수로 이글거렸던 히스클리프가 보였다면, 그가 왜 그렇게 복수에 이글거렸을까에 대한 이유가 보였다. 단지 사랑에 대한 결핍이 부족해서만이 아니었던 거다.


"나는 먼 저 강기슭에 이른 다음 쉬겠어.(..)그리고 나더러 잘못을 뉘우치라는데 나는 잘못한 게 없으니 뉘우칠 것도 없어. 나는 너무 행복하지만 충분히 행복하려면 아직 멀었지. 내 영혼의 지복은 내 육신을 죽이고 있으면서도 도무지 만족할 줄을 모르거든"/561쪽



그리고 나는...

호퍼의 그림 한 점이 떠올랐다.



"히스클리프 씨가 사는 집의 이름은 '워더링 하이츠' 다. '워더링'은 이 지역에서 의미심장하게 사용되는 방언으로, 폭풍이 휘몰아치면 위치상 그대로 노출되고 마는 이 집이 겪는 대기의 소란을 나타낸다.(...)"/11쪽


'폭풍의 언덕'으로 알고 있었는데, 어느 출판사는 '워더링 하이츠'란 제목으로 번역된 것이 궁금했는데, 소설을 읽어 가던 어느 순간 '폭풍의 언덕' 이란 제목 보다 '워더링 하이츠'란 제목이 더 와 닿는 느낌을 받았다. 히스클리프에 관한 모든 걸 상징적으로 표현한 단어같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처음 읽을 때와 달리 지루했던 이유는, 이야기의 전반부가..결국. 히스클리프가 워더링 하이츠의 주인이 되는 과정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런데 하녀(딘 부인)의 시선으로 들려주는 '이야기' 라서 그랬을까, 인물들에 대한 심리를 오로지 하녀의 목소리로 듣다 보니 지루했다. 그들의 마음 속으로 온전히 들어가지 못하는 기분... 그렇게 워더링 하이츠의 주인이 된 히스클리프는,오늘날 제왕적으로 군림하는 이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아니, 딘 부인의 시선으로 그려진다. 오만하고, 포악하고, 모든 걸 자기 마음대로 하면서도..결코 '행복감'을 오롯이 느껴보지 못하고 죽어가는 남자. 처음 읽을 때는 분명 사랑이 고팠던 히스클리프가 보인 까닭에, 그가 복수하고자 하는 마음도 살짝 이해하고 넘어갔던 것 같은데, 다시 읽으면서는 만족하지 못하는 마음을 가진 남자였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처음보다 살짝 지루하게 읽었지만, 그래서.. 또 영화가 궁금해졌다. 히스클리프를 어떤 시선으로 그려냈을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야기를 들려줘요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신없이 읽고 나서 후회했다. 너무 빨리 읽어 버린 것 같아서.좀 천천히 읽을 걸.. 그런데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다. 이야기가 가진 '힘'에 그렇게 빨려 들어가고 말았다.


"내가 말하는 건 밥, 사람들은 누군가에 대해 정말로 알지 못한 채 살아간다는 거예요

(...)

내 요점은 이 지구상의 모든 사람이 아주 복잡하다는거예요. 밥, 우리는 모두 아주 복잡하고 우리가 누군가와 한 순간이라도-어쩌면 평생- 같이한다는 건 우리가 그들과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연결되어 있어요.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연결되어 있지 않죠. 왜냐하면 누구도 다른 사람의 마음속 깊은 틈으로는 들어갈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우리 모두는-그럴 수 있는 것처럼 살아가요(...)"/306쪽



..그래서 이야기가 필요한 거 아닐까? 소설을 통해 알게 되는 간접 경험들. 사람들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해도, 이해할 수 없는 이유는 알게 해 주니까 말이다.'이야기'를 듣지 않는다면, 타인의 삶에 대해 훨씬 조금 밖에 알지 못할 게다.누군가를 이해하는 시선도 그럴테고. 이것이 이야기가 필요한 이유다. 내가 외로워서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할 수 도 있고, 누군가를 위로해 주기 위해서도 이야기는 필요하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그냥 내 이야기에만 집중하는 경우도 생기게 되고..그 순간 타인의 마음은 들어오지 않게 되는 모양이다. 왜..라는 질문을 하게 되는 걸 보면. 그냥 들어주는 것 만으로도 위안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종종 놓친다.이야기 덕분에 힘을 얻는 사람들, 버티는 사람들,그러다 스스로 무너져 내린 사람들..그 모두에 대해 왜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느냐고 따져 묻는 다는 것도 오만일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냥, 지금,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되어 줄 수만 있어도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폭력으로부터 보호 받지 못했던 인물들과 마주할 때는 힘들었지만, <이야기를 들려줘요>에서의 요점(따라해보기^^)은 고통 속에 함몰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핵심은 아니었다고 믿고 싶다. 기록되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란 말이 마음에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창문 위픽
정보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명한 <저주토끼>는 아직이다. 초현실주의 그림은 좋아하는데, 환타지를 표방한 듯한 이야기 구조를 딱히 선호하지 않다 보니... 그래서 단편부터 읽어볼 생각으로 <창문>을 골랐는데... 내가 상상했던 것과는 역시 달랐다. 그런데 좋았다. '창문'에 대한 고정관념을 완전히 다른 시선으로 보게 해 주었다는 것 만으로도 그렇다는 거다.


"우리 같은 사람에게 명절은 별 의미가 없다.연휴는 오히려 힘든 기간이었다. 하루에 세 번 지정된 시간에 배달 오던 음식은 연휴 전에 한꺼번에 배송되었다.좁은 방 안에 음식물을 저장할 곳이 없어서 나는 창문 앞의 사용하지 않는 온풍기 위에 배달 용기를 쌓아놓았다"/42쪽



나는 '창문'이란 단어를 낭만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엇던 모양이다. 딱히 특별한 추억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러다 중국 어느 아파트를 보게 되었는데, 비용..때문에 가짜 창문을 그려넣은 아파트가 있다는 뉴스를 보면서,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정보라작가님의 <창문>을 읽으면서 나는 위로 받게 될 줄 알았던 거다. 기대는 무너졌다. 그것도 차갑게.. 누군가는 창문의 용도가 절대적으로 필요할 ..수도 있다는 상황. 짧은 이야기인데, 시작부터 아주 먼 세계로 나를 이끌었다. 아니 전혀 먼 이야기가 아닐수도 있다. 언젠가 실현될지도 모르겠다. 어딘간에서 프로그램이 연구되고 있을 지도..인공지능이 엄청난 것들을 하고 있으니..앞으로 인간에게 정말 업로드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질 ..수도 이런 상상을 하는  순간 숨이 막혔다. 숨쉴 창문이 필요하다..그러나 정신없이 발전하는 문명은 어디에도 여유..라는 공간을 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왜냐면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나 역시 철저히(?) 915호가 이상한 사람이라 믿어버렸다. 아무 의심없이... '창문'은 나와 당신이 소통하기 위한 최소한의 무엇은 아닐까... 창문이 점점 없어지는 세상이란 생각...<이렇게 된 이상 포항으로 간다>는 읽어볼 생각인데,<저주토끼>는 아직..모르겠다.


"너의 먹잇감이 되기 위해 내가 존재하는게 아니다. 내가 죽어도 아무도 슬퍼하지 않듯, 네가 죽어도 아무도 상관하지 않는다(...)"/6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할매 떡볶이 레시피 위픽
윤자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야곰 야곰 찾아 읽고 있는 위픽시리즈다. 작가 이름 보다, 관심가는 제목부터 골라 읽는 즐거움. 떡볶이를 애정하는 1인이라 냉큼 골랐다. 떡볶이에 대한 무한 수다를 나누게 될 걸 기대하지 않고 읽었다면 조금은 재미나게 읽었을까 싶은 생각을 했다.


"어머니 이거 남아요?"

어머니는 물에 불린 새 떡을 판에 가득 담고는 오전에 만든 양념장을 국자로 퍼서 넣었다. 그러고는 육수를 붓고 주걱으로 저었다.

돈 벌라고 하냐? 그저 맛있다고 찾아주는게 감사해서 한다"/42쪽


소설이지만,만두피를 만드는 과정은 존경스러웠다. 소개된 떡볶이 양념장으로 하면 정말 맛있는 국물 떡볶이를 먹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진짜 레시피는 '감사'의 마음이 담긴 정성의 맛..이 아닐까 생각했다. 너무 상투적인 생각같지만, 주말 처음 찾은 식당에서, 음식 맛있다는 말 한마디에 동치미 한봉지를 사장님께 받았더랬다. 어떻게 이게 가능할까.. 밀키트로 팔면 이문이 남을텐데,반찬 추가 하기도 눈치보이는 요즘 아니던가... 동치미를 챙겨준 마음으로 음식을 만드시는 사장님이라면..'정성'이란 레시피가 가장 큰 식당의 비법이 아니였을까.. 해서 나는 할머니의 저 말씀에 격하게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떡볶이가 좋아서 분식집을 찾는 이들도 있었겠지만, '情'을 느낄수 있는 맛이 아니였을까... 그럼에도 조금은 진부한 설정이란 느낌이 들었다.이런 생각을 하면서 작가님의 말을 읽다가, 진부함의 기준에 대해 뒤집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놀랍게도...) 현실에서 일어나기 버거운 상황을, 소설은 구현해 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살짝 미소가 났다. 그래도 별점은 또 별점이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