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자신의 말을 들어 주지도 않을 거고 또 이해하지도  못할 거라고 판단한 표정으로 조급하게 머리를 흔들고 다시 걷기 시작한다.하지만 곧 다시 말하고 싶다는 욕망이 그 어떤 판단보다 앞서, 내키는 대로 격정적으로 열변을 토한다.그의 이야기는 헛소리처럼 무질서하고 들떠 있으며 돌발적이어서 전혀 이해 할 수 없지만(...)그가 말할 때 당신은 그의 안에 미치광이와 정상적인 인간이 공존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65쪽


"사람들을 판단할 때 그는 백과 흑,두 가지 색으로만 칠할 뿐 그 어떤 중간색도 인정하지 않았다.인류는 정직한 부류와 비열한 부류로 나뉠 뿐 그 중간이란 없다는 것이다.(...)"/67쪽


"온갖 폭력이 사회의 합리적이고 정당한 필연으로 받아들여지고,무죄 판결과 같이 자비로운 모든 행동에 불만과 복수의 감정이 폭발하는 속에서 정의를 생각하는 것은 우습지 않은가?"/69쪽












오랜만에 체홉의 소설을 다시 찾아 읽고 있다. 처음 읽는 단편도 있고, 예전에 읽었던 단편도 다시 읽고 있다. '6호병동' 은 재미나게 읽었던 걸로 기억하지만..언제나 그렇듯 지난번 읽었을 때와 너무 다른 느낌이라 기분이 묘하다. 탄핵의 시간을 지나고 있는 탓이지 않은 가 싶다. 두려움에 사로잡혀 절규하는 남자의 고백이...전혀 다른 인물로 교차되는 순간이라니...미치광이와 정상적인 인간이 공존할 수 있다는 말에 공감했던 것 같은데..사람에 따라 다르다고 우겨보고 싶어지는 마음.두려움으로 몸부림 쳤던 이반 드미뜨리치를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보던 때도 있었는데...아이러니하다. 다시 '미치광이와 인간이 공존한다'는 체홉의 말을 곱씹어 보게 된다. 정상적인 인간은 애초에 없다는 말일까? 누구도 언제든 미치광이가 될 수 있다는 말이였을까? 우리안에 이성이 온전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는 건 그래서 위험하다는 경고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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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홉의 <6호실> 빌리러 갔다가..닮은 제목이 보여 (일단) 챙겨 왔다. '숫자'를 제목으로 정하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등장 인물의 이름에도 상징성을 담는 경우가 있으니,숫자를 콕 찍어..정한 이유도 분명 있지 않을까..열린책들에서 나온 '6호 병동' 보다 출판사는 조금 낯선 달섬에서 출간된 책에서..작품에 대한 설명은 더 자세히 들을수 있어 좋았다. 


"<6호실>의 분위기는 체홉이 여행했던 사할린섬에서 직접 느낀 인상을 보여준다.소설의 초장과 종장에서 감옥과 같은 정신병동의 묘사는 독자에게 두려움과 공포감을 느끼게 한다. 작가 레스코프는 <6호실>을 비평하면서 "가는 곳마다 6호실이 존재하고 있다.그것은 곧 러시아이다"라고 언급하였다./2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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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앙다문 꽃봉오리에서 에너지가 느껴졌다.

이제 진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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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은 이쁘기도 하지..생각하며 한참을 바라보았더랬다.

오늘 알라딘에서 달에 대한 시를 만나려고 그랬던 걸까..

나무들이 달을 사뿐히 잡아 주고 있다고 생각했던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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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보다 읽지 않은 책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았음에도,흥미롭게 읽혔다.오히려 체홉을 좋아한 이유를 알게 된 시간이었다.

체호프는 종종 이야기의 결말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고 열어 둔 채 마무리한다.예를 들어 <아리아드네>에서는 화자가 젊은 여성에게 상처받은 남성의 비극적 이야기가 어떻게 끝났는지 모른다고 전한다(..)그에게 결말의 부재는 모든 것이 지나가고 헛되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오히려 그것은 자유가 항상 멀리 있으며 우리가 쉽게 닿을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이때 중요한 것은 그 거리를 존중하는 동시에 그 거리가 우리를 자유로 나아가도록 끊임없이 부르고 있다는 사실이다.그러므로 체호프는 단순한 결말을 피하며 다의적이거나 미완의 결말을 제시하는 것이다/1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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