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저지를 수 있는 타락의 능력이란 바다만큼이나 경계가 없고 해변의 모래알만큼이나 다양했다/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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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극장' 에 언급된 영화 '동경 이야기'를 재미나게 본 기억. 그러나 어떤 느낌으로 감상했는지 기억 또한 가물... 유독 '동경 이야기' 가 언급된 이유가 있을 거란 생각에 지난 일기를 찾아 보니 영화 '동경이야기'에 대한 내 한 줄평 이랬다.

부모와 자녀가, 영원히 평행선일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서...


아버지.
떨리는 목소리를 가라앉히려 애쓰며 경은 말했다.
그건 사랑이 아니라 월권이에요
무슨 소리냐?
말 그대로예요. 아버지가 하는 말들이.... 제 영혼을 갈기갈기 찢고 있으니까요/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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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목씨는 말했다. 어둠을 걷으면 또다른 어둠이 있을 거라 여기며 살았는데 그게 아니었다고,어둠을 걷으면 그 안에는 빛이 분명 있다고/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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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에 구입한 서경식선생님의 <어둠에 새기는 빛>을 이제서야 개봉했다. 벌써 시간이 지나 2025년 12월에 또 한 권의 책을 구입했다. 이제 마지막이겠구나 생각했는데, 아즉 한 권이 더 남아 있는 듯 하다. 그냥 반갑다.. 뭔가 아직 이 세상에 계신 것만 같아서..


<어둠에 새기는 빛>을 펼쳤다. 가장 먼저 눈에 담긴 제목은 '늙음 이라는 타자' 다. 


"독자 여러분께 새해 인사를 드린다. 부디 평화로운 한 해 보내기기를" ..속에서 뭔가 묵직한 마음이... 2026년을 잘 살아보자 하는 마음, 여전히 멈추지 않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내년에는 멈추길 나 역시... 그런데, 노년에 대한 선생님의 이야기가 가슴에 또 콕콕 와 박히는 느낌이다. 잘 늙어 가고 싶다는 소원은, 어쩌면 욕심일지도 모르겠지만..그래도 이런 마음이라도 붙잡고 살면 조금은 덜 추하게 살게 되지 않을까...'늙음 이라는 타자'를 읽으면서 매년 읽어야지 하면서 읽지 못하고 있는 몽테뉴의 책과 노년을 화두로 삼은 책들을 다양하게 읽어볼 생각이다..(노년을 책으로 배울수 없다는 건 알지만 말이다)


"(...) 50대 무렵의 나는 고령자의 '타자'로서 '타자'인 노인들을 바라보았다. 지금은 내 몸에 '늙음'이라는 낯선 타자가 비집고 들어와 나의 내부를 침식하고 있다고 느낀다.

나는 예전에 이 기간을 초로기에서 노년기로의 이행기라고 표현했는데 그 '이행'의 난처함은 상상 이상이었다. 평온한 노년기를 조용히 즐기기는커녕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절박감과 그런 의지를 심신이 따라가지 못하는 데 대한 초조감이 끊이지 않는다"/37~38쪽


"내 안에서 자라나는 '늙음'이라는 타자'와 끈기 있게 사귀고 대화해 나갈 작정이다"/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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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란 사람은 저 하고 싶은 대로 하는데 자기 혼자 변함없이 묶여 있으니 얼마나 억울했겠습니까 그 상태로는 살아가기 힘들었을 겁니다. 남편이 죽으면 다시 혼인이라도 할 수 있지만 그녀의 경우엔 그것도 불가능했잖아요.(...)"/69쪽   단순히 자기 하고 싶은 대로가 아니라, 종교인이 되고 싶어, 아내를 두고 떠났다는 설정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세세한 이야기는 물론 언급되지 않았지만, 그 순간 <달과 6펜스>가 떠올랐다. 재미나게(는) 읽었으나 화가가 되기 위해 떠난 남자의 자유로운 영혼만을 동경했던 것 같은 기억.. 남게진 아내에 대한 시선으로 읽지 못했다는 생각이 떠오른거다.

<여자를 모욕하는 걸작들>이란 책을 선뜻 읽지 못했던 것도 '달과 6펜스'에 대한 환상을 깨고 싶지 않은 솔직한 마음도 있엇다. 그러나..냉정하게 생각하면, 내가 미처 보지 못했던 시선으로 읽어 보기에 대한 가이드란 생각을 했고. 다시 <달과 6펜스>를 읽으면서 소름 돋는 대목이 너무 많아서 놀랐다. 남자가 아내를 떠난 것도 그렇지만..스트릭랜드가 여성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이 너무 문제라서.. 소설 속 이야기라고만 이해하고 넘어가기엔 너무 위험하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 첫 남편, 존슨 선장 말이오. 이 사람을 걸핏하면 날 두들겨 팼다우. 진짜 남자였지. 미남에다 키는 헌칠하게 190센티미터쯤 되었는데 술만 취했다 하면 아무도 못 말렸어요. 한번 두들겨 맞으면 온 사방에 멍이 들어 며칠씩 갔지요. 그 사람이 죽었을 땐 정말 얼마나 울었는지 두들겨 패는 것은 죽어도 용서못할 줄 알았다우. 그런데 그 사람이 그렇게 아쉬울 줄은 조지 레이니와 같이 살게 될 때까진 몰랐다니까요(...)"/264쪽 










여자를 '모욕' 하는 지점이 한 두 군데가 아니었다. 처음부터 여성을 어떻게 그려냈을까에 대한 시선으로 읽기 시작해서 더 많이 보인 것일수도 있겠지만, 폭력을 사랑으로 미화시키는 건..도저히 받아들일수가 없었다. 그리고 <여자를 모욕하는 걸작들>을 읽으면서 궁금했던 답을 하나 찾았다. 몸선생은 아니라고 할지 모르지만, 고갱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마음이 소설에 담긴 것일수도 있겠다는...해서 이 책은 이전과는 다른 의미로 고전이 되었으면 좋겠다.


"<<달과6펜스>>의 핵심적인 문제 중 하나는 이 소설이 성 착취를 저지른 예술가 폴 고갱을 모티브로 삼았다는 점이다. 고갱인 타히티에서 열세 살 여성과 결혼했다가 그를 버리고 파리로 떠났다. 이후 다시 돌아왔을 때는 열네 살 여성과 동거했다.그 밖에도 수많은 어린 타히티 여성을 착취했다고 알려진 고갱은 심지어 매독에 걸린 상태였다. 식민지 종주국 남성이라는 위치를 이용해 종속국에서 악질적인 성범죄를 저지를 고갱이 <<달과6펜스>>를 통해 '고결한 예술혼의 소유자'로 신화화됐다는 사실은 이 소설을 평가할 때 간과할 수 없는 지점이다. 허구의 인물 스트릭랜드에게만 면죄부를 준 것이 아니라 실존했던 고갱에게도 면죄부를 준 셈이기 때문이다"/57쪽  '여자를 모욕하는 걸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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