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뼘전시 - 작은 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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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삿날 : 첫밤 - 이사를 했다. 안개같은 봄꽃 속. 그간 정든 곳은 입주할 때처럼 깔끔하게 비워주고, 정들 곳은 책짐부터 사흘에 나눠 땀과 힘을 들였다. 세간도 럭셔리한 중고의자와 책상을 더 들였다. 일터는 만 1년 간단한 떡도 자축 겸 돌렸다. 그러다보니 이제부터 2기다. 봄꽃이 더 핀다.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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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302 진배의 구멍 展

 

 

사회주의하라

 

 

지금은 없는

허름하고

꼭 불편한

산호여인숙의

전시회가 흐릿해져간다

 

덕수궁미술관보다

더 도드라지는

빈 기억의 구멍으로

스며 올라오는 詩展.

시인한다’ ‘고립한다

상기한다

 

한다만 넘쳐도

동네는 이리 초라하거나 한적하지 않을텐데

한다의 그림자에 몸을 숨겨 사는

비겁한 관음의 시대.

 

냉소하라하라를 잘라낸다

파쇄한

하라한다하자의 대지에

구근을 심는다

 

영혼에서

떨어져나가

이젠 박제화된 삶씨를

청춘의 팔목에 새긴다

심장 더 가까이

 

 

볕뉘.

 

1. 하루가 다르다. 피폐해진 삶들은 무더기로 생겨난다. 세상은 꿈도, 희망도, 거세하며 안일만을 안긴다. 백일만 지나면 하나같은 군상은 제조된다. 영혼은 세탁되어, 한평도 되지 않는 감옥 속에 갇힌다. 사유도 사고도 거추장스러워 말라버린다. 온통 암흑이다. 태양도 달도 없는 것처럼 살아진다. 닫힌 벽에 달도 태양도 그려넣지 않는다. 숨어들어만 가는 시대.

 

2. 사실은 순간의 열정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공화주의하라'가 더 적절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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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출근길

꽃기척이 느껴져

걸음을 옮겨 다가선다

매화 본 지가 언제라고

주렁주렁 달린

귀걸이 꽃들로 환하다

 

 

그 작은 꽃집에서

움터나오는 너희들을 보았다

귀를 세상에 기울이듯 조심스러워 하던

 

봄꽃

스치는 나날

그래도 부족해

 

세상은

그런 것에 뜨끔하지도 않는다는 걸

이미 안 것이다

 

이렇게 꽃집에서 둘 셋

세상에 한꺼번에 나오지 않는다면

굶주린 사람들 마음을 한 가닥도 낚을 수 없단 걸

 

봄도 세상도 예사로 오지 않는다는 걸

주렁주렁 걸린

귀에 속삭일 듯

너에게 닿아 곧 환해질 미소범벅에 머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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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잔치

 

 

1.

 

올해도

서러워 눈물이 맺힐 것이다

 

목련은 취하고

개나리는 약먹고

진달래는 울먹이고

 

우르르 그 속으로 달려들 벚꽃들.

 

이리 서로 한몸으로 끓어넘칠

 

올해도

서러워 눈물을 흘릴 것이다

 

 

2.

 

선거만 되면

세상은 우르르 몰려다닌다

 

우르르 우르르

 

말끝엔 책임 한점없고

비산해버린 말들을 제 거울앞에서

들여다보지 않는다.

엘리트의 말잔치에는 중력도 기억도 없다.

 

잘못을 돌이키려는 이도

역사의 블록을 만들어 가려는 이도

허점들을 복기하는 마음도 없어 서럽다

 

무리들은 삶의 교차가 없고

무리들은 제 말만 퍼붓고

무리들은 제 꽃만 피우려고 한다

 

무리들은 흘러온 기억도 잊은 채

강물로 흘러가기만 한다.

 

 

3.

 

따로 피는 꽃들

이리 우르르 필 때면

 

두려움도 잊은 세상을 향해

핀 꽃을 하나씩 꺾어들고

그 못난 권력, 못난 정치의 우물에

그 꽃들을 우르르 던져

그 신물나는 마음들로

꽃무덤을 만들어

 

세상을 두려워하는 꽃잔치를 그린다

 

 

.

 

남들이 차려놓은 선거밥상만 쫓아다녀

삶의 자장안에서 서로 피우지 못하는 꽃들

너무 바빠 삶의 한점도 나눌 줄 모르는 무리들

서로 아름다운 꽃이라 말해줄 용기를 얻으라 핑계삼는다.

 

 

볕뉘. 퇴근 길에 매끄럽지 않은 일터 일이 마음에 남는다. 길가를 돌아서자 벌써 움트기 시작하는 벚꽃들. 목련도 벌써 만개를 시작해버렸다. 늘 봄이 되면 봄을 앓는다. 서러웠다. 하마터면 눈물을 흘릴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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