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잔치
1.
올해도
서러워 눈물이 맺힐 것이다
목련은 취하고
개나리는 약먹고
진달래는 울먹이고
우르르 그 속으로 달려들 벚꽃들.
이리 서로 한몸으로 끓어넘칠
올해도
서러워 눈물을 흘릴 것이다
2.
선거만 되면
세상은 우르르 몰려다닌다
우르르 우르르
말끝엔 책임 한점없고
비산해버린 말들을 제 거울앞에서
들여다보지 않는다.
엘리트의 말잔치에는 중력도 기억도 없다.
잘못을 돌이키려는 이도
역사의 블록을 만들어 가려는 이도
허점들을 복기하는 마음도 없어 서럽다
무리들은 삶의 교차가 없고
무리들은 제 말만 퍼붓고
무리들은 제 꽃만 피우려고 한다
무리들은 흘러온 기억도 잊은 채
강물로 흘러가기만 한다.
3.
따로 피는 꽃들
이리 우르르 필 때면
두려움도 잊은 세상을 향해
핀 꽃을 하나씩 꺾어들고
그 못난 권력, 못난 정치의 우물에
그 꽃들을 우르르 던져
그 신물나는 마음들로
꽃무덤을 만들어
세상을 두려워하는 꽃잔치를 그린다
발.
남들이 차려놓은 선거밥상만 쫓아다녀
삶의 자장안에서 서로 피우지 못하는 꽃들
너무 바빠 삶의 한점도 나눌 줄 모르는 무리들
서로 아름다운 꽃이라 말해줄 용기를 얻으라 핑계삼는다.
볕뉘. 퇴근 길에 매끄럽지 않은 일터 일이 마음에 남는다. 길가를 돌아서자 벌써 움트기 시작하는 벚꽃들. 목련도 벌써 만개를 시작해버렸다. 늘 봄이 되면 봄을 앓는다. 서러웠다. 하마터면 눈물을 흘릴 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