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상깊게 읽었던 말이 있는데,

- 한 번 일어났던 일은 다시 일어나지 않을 수 있지만, 두 번 일어난 일은 반드시 다시 일어난다.


라는 말이었다. 두번 일어난 일이라면, 원인이 좀 더 근본적인 데 있으니, 그 원인을 찾아서 제거함이 맞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어떤 일이 한 번 일어났을 때는 다른 사람을 탓할 수도 있겠지만 두 번 일어났을 때는 결국 자기 자신에게 문제가 있을 공산이 다분할 수도 있겠구나. 싶다. 

그리고 그런 한계는, 늘
결정적 순간에 드러나게 되고야 마는 것 같다.


얼마 전, 매우 실망스러운 일을 겪으면서.... 결심하게 된 것 중 하나가... 상대가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해서, 반드시 그것이 인격과 비례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는 것이었다. 그게 아니라는 걸 머리로는 아는데, 단순한 인간인지라, 자꾸만 책을 읽는다, 고 하는 사람에게는 늘 뭔가 다를 것을 기대하게 되는 것 같다. 책을 읽는다는 건 알고 보면 참 다양한 용도로 쓰일 수 있는 일이다. 그저 유희나 즐거움을 위한 일일 수도 있고, 지적 허영을 채우기 위한 일일 수도 있고, 단순히 시간을 떼우기 위해서일수도 있고, 누군가에게 드러내기 위해서일 수도 있는 것 같다. 나는 과연 책을 읽는다고 더 나은 인간이 되는가, 스스로 묻는다면 글쎄다. 요즘엔 그저 유희를 위해서만 읽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일단, 내게는 다른 매체들보다는 재밌으니까.


나이가 많아진다고 더 나은 인간이 되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오늘의 내가 작년의 나보다, 재작년의 나보다 더 나은지는 모르겠지만, 스무살의 나보다 조금이나마 좀 낫지 싶은 걸 보면 나이를 먹으면서 좀 더 좋은 사람이 된 것 같기도 하다가, 또 다시 생각해보면 여전히 철이 없고, 고쳐지지 않는 근본적 문제들이 보이고, 그런 것들을 보면, 내가 굳이 더 나은 인간이 되었는지도 잘 모르겠다.

어제 친한 언니와 대화를 하다가 나왔던 얘기는....
"나이 먹는다고 인간이 나아진다면 어버이 연합 같은 게 있겠냐? 그분들은 어버이신데!!!"


격하게 공감하며, 다시한 번 스스로를 다잡는다. 상대가 책을 읽는 사람이라고 해서 더 나을 것을 기대하지도, 나이가 좀 있는 사람이라 해서 철이 들었을 것을 기대하지도 말자고. 사람의 심성이란 그리 쉽게 변하는 게 아니구나, 라는 걸 느끼게 하는 순간이 너무도 많다.



그렇다면 인간은 변하지 않는 존재인가.......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결국은 자기 자신을 정직하게 보는 일이 중요하겠지. 타인의 위로나, 심정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말에만 귀를 기울이며, 자기만족적 자아성찰을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며 스스로도 인정할 수 없는, 그러나 본인은 어쩌면 이미 알고 있는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 존재에 한계에 부딪치면 바로 타인을 탓하면서, 듣고 싶은 말만 듣고, 적절히 성찰하며, 더 나은 인간이 되었다고 자위하는 것이 아닌, 그 내밀하고 혹독한 목소리를 듣는 것. 받아들이는 것.


결국 그 결정적 순간에 무엇이 보이게 되는가, 그것을 어떤 자세로 받아들이는지가, 그 사람의 전부를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다. 물론, 타인에게 기대하지 않는다고 해서, 스스로에게 관대해지지도 말아야겠다. 나는 나 자신에게 성실할 의무가 있으니까. 나도 같은 사람이 될 수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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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9-07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을 왜 빨리 먹었어요? 천천히 먹지. 난 샌드위치 따위로 먹었더니 지금 몹시 화가나요. 뭔가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겠어요. (응?)

그러게요. 이상해요. 왜 책을 좀 읽는다, 고 하는 사람에게는 어떤 기대같은걸 하게 될까요? 그런 편견은 대체 왜 생길까요? 그렇지 않다는걸 내 자신만 들여다봐도 아는데 말예요. 이 페이퍼를 읽으니 저도 얼마전에 드라마를 보면서 생각했던 게 떠올라요. 무슨 드라마였지..뭐였더라..아, 그 드라마는 생각이 안나는데요, 드라마안에서 누군가가 무슨 잘못을 한거에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당연히 뭐라고 했겠죠. 이사람도 저사람도 다 뭐라고 하니까 그 잘못을 한 사람이

왜 나한테만 그래!!

라고 버럭하더라구요. 그런데 전 그걸 보면서 꽤 놀랐어요. 일단 저는 그런말을 들었다면 그 순간 내가 뭘 잘못했나? 내가 정말 잘못한걸까? 하는 생각을 하는게 맞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모두가 잘못했다고 하는데도 왜 나한테 그러느냐고 하는걸 보니, 저 사람은 계속 잘못을 저지를 수 밖에 없겠구나 싶더라구요. 반대로 그런 생각도 했어요. 저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알고 있다, 그러나 모두가 윽박지르니 그걸 드러내고 싶지 않을 뿐이다.


잘못을 하고 살고 있어요. 그런것들이 켜켜이 쌓이고 있어요. 어제도 오늘도 나는 오늘 내가 한 이 행위가 잘못된 건 아닐까 자꾸만 생각해요. 그게 그 다음의 시간에 어떤 가르침으로 올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나는 과거에서 뭔가 배우는 어른이고 싶어요. 웬디양님이 처음에 언급한것처럼 뭔가 내게 같은 문제가 또 일어났다면 나에게 문제가 있다는 걸 인식하는 사람이고 싶어요.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었더니 뭔가 배고픈 글이 나오네요. ㅎㅎ



덧. 그런데 웬디양님의 페이퍼가 평상시 답지 않게 뭔가 손에 잡히지 않을 듯 아련하네요. 명쾌하지 못한, 그런 분위기랄까요.

웽스북스 2011-09-07 13:09   좋아요 0 | URL
나이를 먹어서 인간이 비겁해지나봅니다. 나아가지는 못할망정 퇴화하지는 말아야할텐데...

다락방 2011-09-07 13:11   좋아요 0 | URL
앗. 내가 던진 비난의 화살을 그대로 맞았군요!! 뭔가 미안해지네요.

웽스북스 2011-09-07 13:12   좋아요 0 | URL
비겁한 변명까지 차마 할수가 없어서요. ㅎㅎ

비로그인 2011-09-07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고두고 생각해봐야겠어요, 저도.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있는 건지... 제자리 걸음 하면서 점점 앞으로 가고 있다고 자위하고 있는 건지... 생각하게 만드는 글, 고마워요 웬디양님.

웽스북스 2011-09-07 13:10   좋아요 0 | URL
아이고. 수다쟁이님이 고마워하는 것만으로도 저의 점심시간이 헛되지는 않았구나, 싶어요 :) 고마워요 수다쟁이님!

2011-09-07 1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웽스북스 2011-09-07 21:5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사실 기대한 내 죄일수도 ㅜㅜ

개인주의 2011-09-07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많이 보니까=공부 많이 했으니까=연세 많으시니까.=책임 있는 직책에 있으니까
알면서도 사람 헷갈리게 만들죠..;;;

웽스북스 2011-09-07 21:51   좋아요 0 | URL
중요한 건 제가 헷갈리지 않고, 기대하지 않는 일인 것 같아요.

다락방 2011-09-07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이 페이퍼에 쓰신 어버이 연합 보니까 저 생각나는게 또 있어요. ㅎㅎ


어느 미학자의 책표지에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딸과 아버지의 대화. "아버지들은 자식들보다 아는 것이 더 많나요?"
"그럼, 그들은 인생을 더 많이 살았으니까."
"그런데 왜 증기기관은 와트의 아버지가 아니고 와트가 발명했어요?"
-허수경, [길모퉁이의 중국식당] 중에서

건조기후 2011-09-07 13:55   좋아요 0 | URL
그래서 와트 아들이 아니고 와트가 발명한 거잖아.
라고 말하면 되잖아요 아버지. ㅎㅎㅎ
(다락방님 태클걸어서 죄송해요 좋아서 그랬어요 하하하)

다락방 2011-09-07 13:59   좋아요 0 | URL
아 맞구나. 그러면 되네. 건조기후님 완전 천재 아니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웽스북스 2011-09-07 21:57   좋아요 0 | URL
이 와중에 와트의 아버지와 아들이 궁금해져서 네이버 백과사전 검색해봤어요. 아버지는 목수고, 아들은 와트의 사업을 물려받았더군요.

푸른신기루 2011-09-08 13:41   좋아요 0 | URL
아- 건조기후님 천잰데요..?? 감탄했어요ㅋㅋㅋ
신은 왜 나에게 저런 재치를 주지 않으신 거지..ㅠㅠㅋㅋㅋ

레와 2011-09-07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철수&박경철 샘들의 청춘콘서트에 갔을때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저는 이 말이 참 많이 와닿아 여기 남겨둡니다.

-----
지식이 아닌 지혜를 찾기 위한 독서를 해야한다.
지식의 축적은 메뉴얼(=스펙) 축적과 같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메뉴얼(=스펙)은 기계 설명서를 가리키는 말이지 사람을 판단하는 잣대가 되어서는 안된다.
-----


웽스북스 2011-09-07 22:00   좋아요 0 | URL
처음에 스펙이라는 단어를 봤을 때의 충격이 떠오르네요.
전 스펙보다 식스팩이 좋아요!

마녀고양이 2011-09-07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 부분으로 매우 공감되는 글입니다.
좋은 날 되시기 바랍니다.

치니 2011-09-07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 공감! 추천을 한 열 개 날렸음 좋겠어요.

웽스북스 2011-09-07 22:06   좋아요 0 | URL
이 글의 추천은 앞으로 암산해야겠네요. 현재 37개입니다. ㅋㅋ
 

말로 할 땐 모르는데, 글로 소통하다보면, 상대가 맞춤법을 틀린 걸 보고 어이없어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그런데, 책을 많이 읽는다는 사람이 맞춤법을 틀린 걸 보면 만감이 교차한다. 분명, 읽다가, 내가 알고 있는 단어랑 다른 표기법으로 쓰였다면 궁금할 만도 한데. 그러면, 나는 아래와 같이 생각해본다. 

1) 읽긴 읽는데 헛읽는다
2) 실은 원서만 본다
3) 알고 보면 책을 많이 안읽는다 

물론 나도 종종 틀리는 표기들이 있지만, 그래도 많은 편은 아니고, 일단 내가 알고 있는 표기법과 다르게 쓰여진 단어를 보면, 하다 못해 네이버 사전이라도 찾아보는 편이다. 누군가에겐 아무 문제도 아니겠지만, 나에겐 끝까지 극복이 안되는 문제.

아래 소설은 인터넷 유머 사이트 같은 데 나와 있던, 틀린 맞춤법들을 모아서 쓴 소설이라는데, 정말 보다 보면, 이건 뭘까 싶은 것들이 많다. (특히 '어르봉 카드'는 진짜 뭔가 했음 -_-) 

나도 진짜 많이 봤던 건...

- 문안한 (아침 인사도 아니고)
- 권색 (무엇에 쓰는 색깔인고?)
- 그얘 (이것도 은근 많이)
- 습기 (습기가 없어서.... 건조하다고?)
- 낳다 (이게 더 낳아....... 다산의 상징?)
- 어의가 없다 (전하, 어의가 없어서 어찌하옵니까!)  
- 무릎쓰고 (대단하십니다!! 무릎팍 도사님께 전수해드려야할듯)
- 눈에 뛰다 (띄다, 와 뛰다,도 은근 헷갈리나보다. 한 때 내 대화명은 띄어봤자 벼룩)  
- 연예 (한밤에 TV보며 데이트하면 한밤의 TV연예?)


그리고 빵터진 건.... vora..... 임옥굽이.... 회개망칙...
하지만 최고로 웃겼던 건.... 덮집회의.... 오...... 주여!




---------------------------------------------------------------

모든게 숲으로 돌아갔다..........
내 첫사랑............안녕...........................

문안한 권색 난방이 잘 어울리던 그얘...........
pink, white, black, vora 중에 vora색을 제일 좋아한다고 했던가..

4월의 화사한 벅꽇같은 임옥굽이의 그얘만 생각하면 항상 왜간장이 탔다........... 얼굴이 항상 빨개지고.........

사소한 오예때문에 헤어지게 된 그얘........

그얘는 김에김씨였다. 워낙에 습기가 없어서 부끄럼도 많이 탔지.......
혼자인게 낳다며, 사람 많고 분비는 곳을 싫어하던 너....

영맛살이 있어서 항상 돌아다니느라 대화도 많이 못해봤지만
폐기와 열정이 가득한 퀘활한 성격에 나도 모르게 족음씩족음씩 빠져들어가고 있었지...

사소한 오예의 발단은 이랬다...................

따르릉........전화가 왔었다..
전화벨 소리가 참 ......트로트였다..

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은~ 무족권 무족권이야~~

여보세요???
응........너 괴자번호가 뭐니??
**&&&&번이야..........
그래 알았어...........

내 괴자번호를 불러주자 그얘가 알았다며 끈었다........
얼마후 백만원이 입금됬다.

어의가 없다...........
누가 돈이 필요하댔나???

무심코 간장계장에 밥을 비벼먹다가 부르르 치를 떨었다.. 자손심이 상했다................명의회손제로 확 고발할까??

왜 돈을 입금했을까?? 내가 항상 돈없다고 질질짜서??
화가나서 따졌다.............

늦은밤, 신뢰를 무릎쓰고 그의 집에 전화를 걸었다

어떡해 니가 이럴수 있니? 내가 언제 너한테 돈 달라고 했냐고!!

자다받았는지 그얘가 버럭 화를 냈다................................

무슨 회개망칙한 예기야?
잠깐 괴자번호 빌린건데 백만원 다시 돌려줘

그리고 다신 내눈에 뛰지마라. 그게 니 한개다..그리고 권투를 빈다..

어의가 없다.
하긴.. 백만원을 그냥 줄 타입이 아닌데...

웹디자인어였어도 매번 덮집회의를 고집하고 지하상가에서 사준 2만원짜리 갑오시힐도 투털대며 사준 그얘..

역시 그런걸까... 고정간염일 뿐이라 여겼던 애숭모 말이 맞았다.. 연예할 때 남자의 애정도는 돈 쑴쑴이와 비래한다고....

에잇~ 육구시타리아 같은 넘! 빌려간 내 어르봉 카드나 돌려줄 것이지...
쓰지도 못한 백만원 입금때문에 헤어지다니 압건이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주최할 수 없는 슬픔이 몰려온다.. 남들이 들으면 평생 놀림감이 되겠지...
괺찮아ㅎ~ 벌써부터 지뢰 겁먹지 말자...
너의 발여자가 될.. 십자수와 꽇꽇이에도 일각연 있고, 뒷테일마저 사랑스런 나같이 나물할 때 없는 맛며느리감을 놓친건 너의 실수....

굿베이.... 다신 만나지 말자.. Naver...............

- the and -

  

여러분은 몇개의 틀린 단어를 찾으셨나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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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나무 2011-08-27 0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이 새벽에 소리내 웃지도 못하고....

웽스북스 2011-08-29 23:02   좋아요 0 | URL
흐흐흐 웃기죠 웃기죠~

hnine 2011-08-27 0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일부러 소리나는대로 쓰기까지 트렌드가 된 것 같아 저는 더욱 혼동됩니다.
틀린 것 알면서도 이거 일부러 이렇게 쓴건가? 이렇게 된다니까요.

웽스북스 2011-08-29 23:02   좋아요 0 | URL
제가 그래도 조금 젊다고, 일부러 틀린 것의 70% 정도는 구분해낼 수 있는 것 같아요. :)

다락방 2011-08-28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영맛살은 어린 맛살인가요 ㅋㅋ 빵터졌네 ㅎ

웽스북스 2011-08-29 23:03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자매품 올드맛살~

달사르 2011-08-28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재미있어요. 재미있어.

저도 알라딘에 글 쓸 때 헷갈리는 단어 나오면 네이버에 물어봐서 해결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ㅋㅋㅋㅋ 이건 정말 대박이군요!

근데, 덮집회의는 음..음..덮밥집에서 회의한다는 말인가..라고 고심고심하다가..혹시..(더치페이?) ㅎㅎㅎㅎ

웽스북스 2011-08-29 23:03   좋아요 0 | URL
그죠. 덮집회의 ㅋㅋㅋㅋ 저도 처음엔 뭔가했어요~

마노아 2011-08-28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의 발여자를 어쩜 좋아요..ㅋㅋㅋ

웽스북스 2011-08-29 23:03   좋아요 0 | URL
뒷테일은 어쩌고요! ㅎㅎ

2011-08-29 16: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웽스북스 2011-08-29 23:04   좋아요 0 | URL
저도 나물할 때가 없어요. ㅋㅋㅋㅋㅋ

건조기후 2011-08-30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님 어르봉 카드는 대체 뭐에요? ;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는 회개망칙한 단어 ;

다락방 2011-08-30 18:53   좋아요 0 | URL
저도 여태 몰랐었는데 혹시...의료보험 카드 인가요? 계속 소리내서 발음해보고 있어요. 뭔가..

웽스북스 2011-08-30 20:03   좋아요 0 | URL
네. 어르봉 카드 ㅋ

이거 저도 몰라서 검색해보다가.... 애들 자주 틀리는 맞춤법 모아놓은 글 보고 또 빵터졌어요!!

http://nike-vic.blogist.net/100135711006

인문계 고등학교를 입문계 고등학교라고 부른다는 걸 알고, 또 글쓴이가 시키는대로 입문계 검색했다가 연관검색어보고 또 빵터지고 ㅋ

건조기후 2011-08-31 00:42   좋아요 0 | URL
의료보험 카드 ㅋ 와아 다락방님 천재..
그러게요 찾아보면 되는데 검색창에 어르봉이라고 칠 생각을 아예 못 했네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사이트 미치겠어요 ㅋㅋㅋ
않되 에서 숨 넘어가는 줄 ㅋ
연관검색어 인문계인가요입문계 ㅋㅋㅋ

2011-09-01 14: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웽스북스 2011-08-31 01:20   좋아요 0 | URL
비밀님, 건조기후님은 위에 써있는 회개망칙을 패러디하신거에요 :)

건조기후님, 위 사이트 글 진짜 웃기죠 ㅋㅋㅋㅋㅋ

순오기 2011-09-05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대단하네요.
세종대왕께서 기암할 일이죠.ㅜㅜ

2011-09-08 08: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코하나 2011-10-03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엉말 웃겨서 못 살겠어요~~~
 

 

투표 참여 독려 문자를 받았다. 이상하게도 주변의 기독교인들이 많이 받았는데 -_- 알고보니 문자를 보낸 곳은 '한국 미래포럼'이라는 보수 기독단체였다. 여기서 복지포퓰리즘 추방위원회를 만들었다가, 투표 참여 자체가 쟁점이라는 것을 알고 '투표참가운동본부'라고 이름을 바꿨다고 한다.

'비겁한 투표방해 세금폭탄 불러옵니다. 8월 24일(수) 꼬~옥 투표합시다' 라고.

좀 더 알아보니, 이런 일들을 한 곳이었다.

2006년 7월 12일 한미 FTA 찬성 시민 단체 결성 및 집회
2007년 4월 18일 사학법 재개정 촉구 평신도 대표 12만명 서명 기자회견
2007년 7월 27일 초대총제 김홍도 감독 취임
2008년 8월 5일 부시 미국대통령 방한 환영행사 공동주관
2010년 4월 16일 4대강 성공기원 기도회
2010년 9월        G20 성공기도회


아이고, 주여....... 피곤하시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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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 2011-08-22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저노므 문자를 받고 울컥 했다는 _ _ ;;;
오늘 갔던 교회에서 더군다나 투표하라고 하는 바람에 울컥했어. 예배드리다 뛰쳐나올뻔했어요. 하... 주여

감은빛 2011-08-22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기독교랑 전혀 상관없는데도 똑같은 문자를 받았어요.
그리고 이틀쯤 후에 아내도 같은 문자를 받았구요.

정말 저런 인간들이 섬기는 신이라면,
피곤하시겠군요!
 




루시드폴보다 더 노래를 못하는 가수를 좋아하게 되는 날도 살다보니 온다. 스케치북을 보니, 검정치마의 라이브는 정말 최고 오브 최고. 애정의 눈으로 보면 귀엽다. 진심,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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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면, 슈퍼스타K3가 시작된다. 매우 기대하고 있다. 김지수 같은 친구가 5명은 된다는 말에. 실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1회부터 보는 건 처음이다. 나도 지역 예선부터 꼬박꼬박 따라갈 수 있겠구나, 싶어 좀 신난다. :) 1년만에 TV 스트리밍 사이트에 가서 월 결제권을 끊었다. (여기는 1년이 지나도록 서비스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구나. 결제 모듈이 엉망이다 ;;)

TV가 있는 사람에게 TV를 보는 일은 그저 버튼 하나 누르면 될 일이지만, 나에게는 TV 스트리밍 프로그램을 결제해야 하고, 제 시간에 못본 경우 다운로드도 받아야 할 일이다. 컨텐츠 비용만 한달에 1만원 이상이 들어갈 때도 있는데, 그럼에도 TV를 사지 않는 것은 레알 테순 라이프를 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하루 한시간, 앞으로 가지 못하는 자전거를 돌리는 일이 허무해지지 않으려면 TV라도 봐야지. 덕분에 탑밴드도 편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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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와 빵을 끊은지 18일 정도 됐나보다. 아무리 생각해도 다이어트 메뉴, 이런 건 스스로 만들 재간이 없고, 운동을 죽어라 하는 것도 잘 못하고, 굶는 것도 자신 없어서.... 끊을 수 있는 거라곤 그나마 과자밖에 없는 것 같아서 끊었다. 실은 그동안 치즈케잌도 한번 먹었고, 베이글도 좀 먹었고, 피자를 먹은 적도 있긴 하지만 (ㅜㅜ) 그래도 과자는 입에도 안댔고, 아침마다 습관처럼 사오던 단팥빵 같은 것들도 끊었다. 간식이 땡길 땐 밤이나 냉동 블루베리같은 걸 먹었고, 집에서 종종 마시던 맥주 대신 탄산수, 산야초, 뭐 이런 걸 마셨다. (맥주 끊었다는 거 아님)   엄청난 다이어트 효과가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18일동안 1.5kg 정도 빠진 것 같다. 매일 매일 1kg 씩은 차이가 나지 않나요? 뭐 이렇게 물어보는 사람도 있는데, '빠졌다'의 기준은 무조건 최저점 기준이다. 아침에 99kg, 밤에 100kg이었다면 어느날 아침 98kg, 밤에 99kg이 됐을 때 1kg이 빠진 것. 1kg 빠질 때마다 스스로를 옷가게로 데려가주기로했다. 이게 정말 엄청난 자극제가 된다. 1kg이 더 빠질 때까지 옷을 살 수 없다고 생각하면 의지가 샘솟는다.

그리고, 마이클 폴란의 <잡식 동물의 딜레마>를 주문했다. 3~4년 전에 한참 읽던 밥상과 먹거리 관련 책들이 아무래도 약발이 떨어져가는 것 같기도 하고, 싶어서. 인간은 확실히 망각의 동물이라, 꾸준히 책을 읽으며 자극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는 듯하다. 그런데, 낮에 주문하려다가 갑자기 사정이 생겨 주문을 못하고는, 나는 오늘 하루종일 이 책을 저녁에 받겠구나, 생각하고 있었다. 저녁에서야 주문을 안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패닉. 아.

바보사람의 딜레마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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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모님께서 자신의 서재에 나에게 멘사 시험을 보라고 한 것에 대해, 혹시 내가 머리가 좋다고 오해를 하실 분이 계실 것 같아 한마디 하자면(정말로 계시더라고요 ;;), 예전에 병원에 입원했을 때 퍼즐 잡지를 풀고 싶어서 친한 언니에게 사다 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었는데, 언니가 더 좋은 것을 사다준다고 멘사 퍼즐을 사온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 책에서 단 한 문제도 풀 수가 없었습니다. 간염으로 입원했는데 홧병으로 입원이 연장될 뻔했습니다.









나는 멘사 문제 중 단 한 문제도 풀 수 없는 사람입니다. ㅜㅜ 정말이지, 저도 한 문제 정도는 풀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ㅜㅜ 제 수준은 딱 3천원짜리 지하철 가판대 퍼즐 잡지입니다! ㅎㅎ / 근데 왜 갑자기 존댓말? 그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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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후진 아파트이긴 하지만, 그래도 한강 근처에 산다는 것은 축복이다. 종종 놀러가는 건대입구에서 택시를 타고 오면 1만원 정도가 나오는데, 강변북로를 통해 서울의 야경을 보면서 오게 된다. 그 불빛이 너무 좋아, 나는 기꺼이 택시비를 지불한다. 오늘도 일산에서 택시를 타고 오는데, 역시 강변북로(로 추정되는 길)을 통해 왔다. 차분하게, 반짝반짝 빛나는 서울의 밤, 그 서울의 밤이 너무 좋아. 앞으로도 일산에 갈 일이 있으면 밤에 올 땐 꼭 택시를 타야지, 라고 결심을 해본다. 나는 차가 없으니까, 이 정도 사치는 귀엽게 봐주세요 :)



택시는 도시의 한가운데를 빠르게 달렸다. 번쩍거리는 네온사인을 단 커다란 건물들이 휙휙 지나갔다.

"서울의 밤은 이상해요"
미지근한 보온병을 붙잡고서 그녀가 말했다.

"불빛이 꺼지질 않아서, 기대를 버릴 수가 없어요"


정한아 <마테의 맛>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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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8-12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 [잡식동물의 딜레마] 선물 받았어요. 꽃청년으로부터. 읽고난 후 제가 달라질까요? 잘 모르겠는데, 흐음, 더 모르겠는건 제가 이 책을 언제 읽느냐 하는것..

[멘사퍼즐] 책이 있다는 건 웬디님덕에 처음 알았네요. 저 지금 검색해보고 5천원돈이라는 걸 확인한 순간..나도 사볼까.....그리고 자가진단 해볼까...이런 생각이 들어서......그런데 겁나요. 천재로 나올까봐. 그러면 나는 어떡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난 노멀하고 평범하게 살고 싶거든요. 특별해지고 싶지 않아요. 하하하하하하하하.

웬디님,
그래도 멘사 시험 봐봐요. 네? 나도 멘사회원인 친구 갖고 싶어요!! 네? 나 멘사회원 친구 갖게 해줘요. 네?

웽스북스 2011-08-13 01:21   좋아요 0 | URL
희희 오늘 왔어요! 책사줄 꽃청년이 없어서 제돈 다 내고 샀습니다. ㅋㅋ

음, 그리고 아무리 멘사라도 완전 평범하게 삽디다. 거 수학문제 좀 잘푼다고 삶이 달라집니까? ㅎㅎ 다 부질없어요. 다락방님이 이미 훨씬 특별해요 :)

(그러니까 다락방님이 시험 보란 얘기) ㅎㅎ


저는요 (진지하게) 대선을 나가볼까 해요. 다들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으니, 왠지 부전승으로 이길 것 같아요. 찍어주다는 사람도 다섯명이나 확보했고, 발바닥이 닳도록 뛰어준다는 사람도 있는데...

대통령 친구는 어때요?

다락방 2011-08-14 23:56   좋아요 0 | URL
대통령 친구 좋아요!! 나도 물론 표를 주고, 우리 식구들을 비롯 내 주변 사람들에게 웬디양님한테 표주라고 선거운동도 해줄게요. 그리고 되고 나서도 완전 평범하고 변함없는 노멀한 소시민 친구 해줄게요!! 일단 대통령만 되도록 해봐요, 얼른!!

개인주의 2011-08-12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런 밀가루를 끊다니.
그러지 맙시다. 네?!!

웽스북스 2011-08-13 01:22   좋아요 0 | URL
저 밀가루 안끊었어요. 좀 줄였을 뿐. ㅋㅋㅋ
어제는 자장면, 그제는 짬뽕 먹었는걸요. ㅋㅋ

치니 2011-08-12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휴일 씨의 이름이 예상 그대로 휴일에 태어나서 지은 이름이라는 말을 들으니, 그가 왜 가사를 그렇게 쓰는지 알 것 같았어요. 재미교포 특유의 말투가 약간 남아 있는데도 빠르게 말하면서 아닌 척 하는게 귀엽더라고요. ㅎㅎ 노래는 뭐, 난 그 정도면 잘했다 봄. ㅋㅋ (그다지 기대가 높지 않았어서, 그리고 그런 노래가 또 남이 부르면 그만큼도 못 부른다는 데 100원 걸 노래에요)

이제 탑밴드도 당일 보시는 거죠? 오예 ~ 수다 떨 사람 생겼다아 ~ (난 웬디 님이 멘사 회원 되는 것보다 티비 바로 바로 보고 나랑 수다 떨어주는 게 더 좋음 ㅋㅋ)

웽스북스 2011-08-13 01:26   좋아요 0 | URL
그 음정은 맞춰도 그맛은 못내겠다, 라며 저도 스스로 막 이해했어요 ㅋㅋㅋ 근데 일부러 그 빨간 스트라이프 티 선호하는 건지 궁금해요. 나도 스트라이프 좋아하는데 괜히 막 반갑고!!!

탑밴드 당일 가능하긴 한데, 약속이 없는날만요. ㅋㅋㅋㅋㅋ 그래도 어쨌든 너무 늦지 않게 진도 맞춰가며서 볼거에용!!!

네꼬 2011-08-12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쁜 페이퍼여라. 강변북로에서 보는 서울의 불빛은 정말 예뻐요. 그럴 때면 저조차도 응, 서울은 좋은 곳이구나, 하는 오해를 잠깐씩 하거든요. 근데 웬디님 멘사 회원 되어도 우리랑 거성호프 가 주는 거예요?

웽스북스 2011-08-13 01:28   좋아요 0 | URL
그죠! 그러고보니 네꼬님도 서울 넘어올 때 자주 지나겠어요. 전 서울은 좋은 곳, 이라는 오해를 자주하고, 이제는 심지어 좀 좋아하기도 해요. ㅋㅋ

네꼬님. 저 멘사 말고 대통령 하려고요 (자세한 내용은 다락방님 댓글 참조요 ㅋㅋ)

섬사이 2011-08-12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강변북로에서 바라보는 서울불빛 좋아해요.
한강으로 수직으로 내리꽂히는 불빛들은 꼭 폭포같기도 하고...

전 밀가루도 밀가루지만 커피를 끊어야 해요.
귀찮다고 믹스커피를 두봉씩 뜯어서 아이스커피를 만들어 하루에도 몇 잔씩 마셔대고 있으니... ㅠ.ㅠ

hnine 2011-08-12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멘사문제집, 저도 갖고 있는데 미국에선 '20xx년 영화, 비디오 가이드', '인체의 신비' 뭐 이런 책들과 함께 덤핑 가격으로 리스트에 꼭 끼는 책들 중 하나거든요. 도대체 어느 정도나 되나 보자 하고 심심풀이겸 사서는...ㅋㅋ 그 다음은 묻지 마세요.

굿바이 2011-08-12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래 부를 때 마다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가수가 있습디다. 저는 그게 김광진이었어요.
그래도 좋습니다 :)

비로그인 2011-08-12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웬디양님 덕분에 이것저것 시작하게 되는데요? 슈스케3도 챙겨봐야 되고, 검정치마 음악도 들어봐야 되고, 멘사 문제도 한 번 풀어봐야 되고 (응?) 바쁘네요 바빠 ㅎㅎ 다이어터는 어제부터 조금씩 읽고 있답니다. 재미가 쏠쏠하네요!

아참, 페이퍼 읽는데 루시드폴 가사가 문득 떠올랐어요. '난 단지 약했을 뿐 널 멀리하려 했던 건 아니었는데' - 제일 처음 이 노래 이 가사를 듣고 폭 반했지 뭐에요. 지금 얼른 음악 파일 뒤져서 들어야겠어요~~ 그런데 오늘 슈스케는 어떠셨어요? :)
 


누군가는, 어떻게 되야지, 라는 투철한 목표를 가지고 매진한다는데, 왠걸, 내 삶을 되돌아보면, 내 삶은 팔할이 디마케팅이었다. '곱게 늙기'를 인생의 과업으로 설정하고 나니, 몸서리쳐지게 싫은, 곱지 못한 모습들이 너무 많이 눈에 들어와, 이렇게 되지 말아야지, 이렇게 되지 말아야지, 가 하나 둘 쌓이다보니 오늘의 내모습이 된 것 같다. 명확한 목표 없이 계속 이렇게 디마케팅만 하다가, 이도저도 아닌 사람이 되는 건 아닐까 고민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러다보면 또 어떤 내가 되지 않을까 싶다. 세상에, 명확한 목표같은 게 어디 있담.  


- 작은 물에서 대장되고 싶어서 완장 차지 말 것
- 싫어도 원만한 관계를 위해 좋은 척 하지 말 것
- 완벽히 이해하지 못한 것을 내 중심으로 생각하고 결론내리지 말 것
- 까칠함, 시니컬함을 멋있음과 혼동하지 말 것
- 비판이 무조건 정의롭다고 생각하지는 말 것
- 남에게 보이기 위한 삶을 살지 말 것
- 작은 이익을 위해 품위를 저버리지 말 것


그 외에도 더 많은데, 잘 기억이 안난다. 삶으로는 기억하고 있을 게다. 아마도.

정한아의 <나를 위한 웃다>에 수록된 '댄스 댄스' 라는 단편에는 가난한 아버지가 딸에게 모든 것을 다 잃어도 품위를 잃어서는 안된다며, 그것만이 나의 유산, 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나도 있을지 없을지 모를 내 자식에게 단 하나를 물려준다면, 품위, 를 물려주고 싶다....고나 할까.

라고 말하다보니, 꽤나 품위있게 사는 것 같은데, 여기서의 품위, 란 뭐 고상하고, 우아하고, 그런 것은 아니다. 눈에 빤히 보이는 행동으로 다른 사람 눈살 찌뿌리게 하지 말기, 정도로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실은, 요즘 나의 모토 중 하나는 '유치하지만 천박하지 않게' 이다. (목표 없다며!)
난 매우 품위 있게, 유치한 사람이 될 작정인데 날이갈수록 유치뽕짝해지는 건 성공하고 있는 것 같다. 일주일에 두번씩은 '이런 유치한 것!!' 소리를 들으니 말이다. 이제 천박해지지만 않으면 성공인데, 그래서, 스스로, 천박하게 보인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자꾸만 디마케팅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미안하게도, 삶에서 그런 사람들을 조금씩 배제해 나가고 있다.

좋은 것, 좋은 사람과 함께 보내는 것만으로도 삶은 충분히 짧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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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8-08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싫어도 좋은척 하지 말것, 에 대해서는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고 있는것 같아요. 저는 그걸 안해서 어떤 경우, 비난의 대상이 되구요.
예전에 사귄 애인이 제게 많은것을 가르쳤고 저는 그의 대부분을 수용했지만, 너무 솔직하지는 마, 라고 했던 조언에 대해서는 아직도 듣지를 못하겠어요.

웽스북스 2011-08-08 23:48   좋아요 0 | URL
어쩔 수 없이 좋은 척을 하는 게 최소한의 예의인 경우에는 그럴 수 밖에 없겠지만, 자발적으로 달려가서 와락 안기지는 않으려고요. ㅎㅎ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겠죠 -_- 결국에는 적정선의 문제인데, 그걸 잘 감지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

다락방님의 그런 모습이 누구에게는 비난의 대상이 되지만, 또 저는 그런 이유로 다락방님을 좋아하잖아요! 천하를 버리고 절 얻으세요. (뭐래! ㅎㅎㅎ)

다락방 2011-08-08 23:49   좋아요 0 | URL
싫어도 좋은척을 하는 사람이란걸 안다면요 웬디양님. 부작용이 생겨요. 저 사람은 싫어도 좋은척 하는 사람이잖아, 나한테도 그러는거 아냐? 하는 거요. 모두를 지키려다가 모두를 잃는 양치기소년이 되겠죠, 그런 경우.
너무 솔직한건 잔인한 거라고 저도 생각해요. 그치만 솔직하지 못해서 상처를 주게 되는 경우보단 그나마 낫지 않나 싶어요.
윽. 제가 너무 제 생각대로만 말해서 정리가 잘 안되는데, 웬디양님이 이 댓글을 이해하실까 몰라요;;

웽스북스 2011-08-08 23:54   좋아요 0 | URL
아니, 저의 이해력을 뭘로 보시는겁니까. 흑흑.
꼭꼭 씹어 이해했어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누구엄마 2011-08-09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목록만 해도 대단한 목표처럼 보여요. 생각보다 은근 쉽지 않다니까요.

싫어도 좋은척. 이건 어렵기도 하고 사람들마다 원하는 '좋은척'의 수준이 달라서
사회생활에 가장 영향을 많이 주는데 그냥 제멋대로 하고 있어요. ㅡ_ㅡ+
완벽히 이해못한 것... 요건 특히 좀 신경써서 지켜나가려는 것 중 하나에요.
이게 생각보다 별 생각없이 쉽게 제 머리속에서 막 결론내게하더라고요.

유치해야 유쾌하다는 게 제 모토기도 한데,
대체 어떻게하면 일주일에 두번 유치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나요? *_*

웽스북스 2011-08-10 00:50   좋아요 0 | URL
앗!! 어른 아이다. 오랜만이야.

내가 보기에 당신은 그냥 살던대로 살아도 일말의 문제가 없어보입니다. 당신처럼 딱부러진 삶도 쉽지 않지요. 유치하다는 말 듣고 싶으면, 어이없는 유머를 막 날리면 돼. 그치만, 시우가 보고 배울라 ;;; ㅎㅎㅎ

pjy 2011-08-09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인간성을 돌아보게 하시는군요^^;
전 요즘 싫어도 다 티내지말고 제발~~~~~ 표정과 말투를 조심하자! 입니다ㅋ

평소 안하무인 생활이 짐작되는 목표인거죠~

웽스북스 2011-08-10 00:51   좋아요 0 | URL
아. 표정관리가 안되시는.... pjy님이시군요!! ㅎㅎㅎㅎ
실은 저도 표정에서 다 티가 납니다 ;;; 문제적 안면근육이죠 ㅜㅜ

비로그인 2011-08-09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간 머릿 속이 하얘졌어요. 나도 뭔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웬디양님 목록 중에서 '척하지 않기'는 제게 가장 필요한 덕목인 것 같아요.
솔직해져야겠다는 생각은 매번 하는데 진짜 솔직한 게 뭔지 아직 헷갈린달까요?
남의 기준과 내 기준을 뚜렷하게 구분하는 것에 서투른 듯한 ㅡ,ㅡ;;

저도 저만의 목록을 하나 만들어봐야겠어요.
8할이 디마켓팅인 삶도 저는 멋있다고 생각해요 웬디양님!

웽스북스 2011-08-10 00:59   좋아요 0 | URL
목록 만들고 따박따박 지키는 스타일은 저도 아니에요. ㅎㅎㅎ 다만 나이들수록 싫은 것들만 늘어나서, 어떤 경우엔 저렇게 보이기도 하는구나, 싶어 조심하자는 차원 정도이지요. 물불 안가리고 목표를 향해서만 매진하다보면 놓치게 되는 것들이 있는 것 같아서요.

뭐 암튼, 전 별로 멋있다고 생각 안해요. 수다쟁이님이 쓴 웃음, 에 대한 글이 훨씬 멋있던데요. :)

2011-08-10 18: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웽스북스 2011-08-10 22:39   좋아요 0 | URL
괜찮아요. 어차피 그분도 디마케팅 대상 :)
뭔가가 그분을 건드렸나보다, 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뭐, 그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