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를 별로 안 좋아했어서 냉면을 먹어도 냉면 고기도 안 먹고 그랬었는데 딸아이 낳고 그래도 냉면에 들어있는 고기는 먹었었는데 이렇게 냉면 고기 세트는 생전 두 번째로 먹어 본다. 물론 고기 먹고 후식으로 냉면 먹은 적은 많지만;;;(어쩐지 느낌이 다르잖아요??^^;;)
책읽는나무님의 짜장면 글을 읽고 짜장면이 너무 먹고 싶었지만 (어려서 부모님이 다 일을 하시니 특별한 날이면 짜장면 사주셨;;) 여긴 정말 짜장면 맛있게 하는 곳을 아직 찾지 못해서 고민이고 뭐고 할 것도 없이 포기. 암튼, 그 포스팅을 보고 댓글을 달고 잠들었는데(오전 11시 30분쯤) 오후 3시쯤 갑자기 허기가 지면서 냉면 생각이 딱 떠오르는 거다. 이불킥을 하고서 벌떡 읽어나 아주 예쁜 (주관적으로) 옷으로 갈아입고, 화장까지 하고서(그러면 더 맛있게 먹을 것 같은 느낌,, 혼자 식당에 추레하게 앉아서 먹는 것 보담은.;;;) 고속도로를 샥샥샥 달려서 (나 좀 빨리 달린다. 집 식구들 내가 운전하는 차 안 타려고;;;) 그 복잡한 식당 컴플렉스에서 운 좋게 식당 바로 앞 자리에 차 떠나는 거 포착하고 귀신같이 주차하고 식당에 들어섰다.
몇 분이냐고 해서 한 명이라고 하니까 좀 머뭇거리시더니 4인용 테이블로 안내를 하셨다. 앉자마자 "갈비하고 냉면 주세요." 했더니, "그건 점심 메뉴인데요..."하신다. 내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지금 런치 메뉴 할 수 있는지 물어보고 올게요." 하셔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얼굴에 홍조를 띠시고는 오셔서 "해줄 수 있다고 하네요. 물냉면으로 하실 거죠?" 원래 나는 비냉파이긴 하지만, 갈비랑 먹으려면 물냉이 더 낫겠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큰 소리로 "네에~~"
젤 먼저 따끈한 보리차와 반찬을 주신다.
침이 꼴깍.
음식 나올 때까지 기다리려고 했는데.. 의지는 쉽게 무너지고 부침개를 짚어서 한 입 먹었다.ㅎㅎ
한참을 기다리니까 고기가 나왔다. 왜 고기 먼저?ㅠㅠ
일명 엘에이 갈비!! 두둥~~. 맛은 역시 양념갈비나 생갈비지만, 런치 스페셜인데 뭐,, 저녁 시간에 런치 주신 게 어딤!!
또 한참을 기다리니까 (다른 식탁은 최소한 2명 이상인데 한 명인 나는 좀 밀리는 기분, 더구나 런치 스페셜. lol) 냉면이 나왔는데 잘라서 내 앞에 놓으셔서 그런가 맛이 없어 보이는 비주얼.
냉면 나올 때까지 야곰야곰 아껴 먹은 부침개.ㅎㅎㅎㅎ
결론은 배부르게 잘 먹고 집에 오는 길에 요즘 오프라인 쇼핑을 거의 안 한 것 같아서 양말 사러 근처 가게에 들름. 거기서 해든이 양말 왕창(6개짜리 3팩) 사고 추리닝 반바지 2개 (요즘 추리닝 아니면 안 입으시는 분;;;), 추리닝 긴바지 2개, 긴팔 티셔츠 3개, 내 양말 6개 짜리 2팩, 남편을 위해서 발목에 로고 안 보이는 하얀 양말 6개짜리 한 팩을 사서 왔다.
캘리가 원래 그렇긴 하지만, 해가 있는 동안은 따땃하고 덥기까지 하더니 해가 뚝 떨어지자마자 오들오들 떨게 만드는지라 쇼핑하고 집에 오니까 추웠다. 숙제를 하는지 뭘 하는지 모르는 해든이를 닦달해서 사온 옷을 입어보게 했더니 긴팔 티셔츠 3개가 다 작아!!@@ 사이즈 아동 18세 티셔츠인데 14세 해든이에게 작다닛!!ㅠㅠ
여러 겹 옷을 겹쳐 입고 남편을 꼬셔서 곧바로 티셔츠 돌리러 갔다. 바꿀 옷이 있나 하고 찾아봤는데 없어서 그냥 환불하고 집에 왔다. 남편이랑 차 타고 가며 오며 김현식의 노래를 들었다. <내 사랑 내 곁에>를 들으면서 내가 "김현식 레전드야, 그지?" 하니까 남편도 맞장구를 쳐준다. 그러면서 내가 "내 사랑 내 곁에를 한글처럼 짧고 확실한 느낌이 들게 영어로 만들 수 있어?" 하니까 이리저리 해보더니 남편이 인정. "한글 우수해!"ㅎㅎㅎㅎ
암튼, 냉면 먹고 집에 오면 식당에 갔다 온 사진 올리려고 했는데 자다가 벌떡 일어나서 다녀오느라 충분히 잠을 안 자고 중간에 추워서 덜덜 떨어서 그런가 환불하고 집에 오자마자 포근하고 따뜻한 침대에 들어가서 남편이 깨울 때까지 잤다. "얼른 사무실 가서 숙제해."라며 literally 나를 떠밀더라는.ㅋㅋㅋ
사무실에 와서 밀린 인스타그램을 봤더니 에밋 말고도 손주들이 거의 20명이나 되는 우리 큰형님네 아그들 할로윈 사진이 올라왔더라. 다 올리면 좋은데 스크롤 압박을 걱정하는 소심한 나는 2개만 올린다. 사진은 허락받을 시간이 없어서 얼굴을 가림.
우디하고 버즈라잇이어는 고양이 미소의 형님들! 기억하나요? 고양이 미소??ㅋㅋㅋ
그리고 옆에는 큰형님네 둘째 딸 아이들. 꼬마 여자아이의 표정이 넘 귀여운데 가려서 아쉽.
그리고 아침에 북플 들어와서 책읽는나무님의 짜장면 사진을 보기 전에 읽었던 보부아르의 책 중에서 마음에 들었던 인용.
지금은 7장 읽을 차례임. 나름 열심히 읽고 있는 나.ㅎㅎㅎ
나도 그런데 하는 느낌이 들면서 공감이 퐉!!!
나는 가족 개개인, 오프라인 사람들, 북플 친구들, 책들, 음식들, 등등 모든 각각을 유일한 것처럼 사랑한다. 그러니 비교는 금물.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거,, 누가 뭐라 하겠어. 완전 내 맘이지. 보부아르 덕분에 나도 커밍아웃.;;;;
김현식 - 내사랑 내곁에
이건 김현식 라이브, 상태가 별로지만 김현식을 볼 수 있다는 게 어딤!!!!
김현식의 어린시절 - SBS 스페셜
이거 너무 짧은데,,, 왜 중간이 없는지??ㅠㅠ
"세상은 외롭고 쓸쓸해, 때로는 친구도 필요해..."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