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4
나쓰메 소세키 지음, 노재명 옮김 / 현암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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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을 읽을 때 어떤 작품을 가장 먼저 읽어야 좋을까? 읽기 전에 해야 할 질문이므로 내게는 큰 의미는 없다. 읽기로 했으니 한 달에 한 권 정도는 소세키의 소설을 읽으려고 한다.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마음』, 『도련님』이 아닌 『태풍』을 선택한 건 우연이다. 읽고 나니 오히려 잘 한 일 같다. 사실, 지루한 감이 없지 않다. 이 책을 읽었으니 다른 작품은 얼마나 즐겁게 읽겠는가 싶은 거다. 


어떤 시대를 살든 누군가는 주류가 되고 누군가는 비주류가 된다. 자신이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선택하며 사는 삶이야말로 진정 주류가 아닐까 싶다. 그런 면에서 『태풍』 속 세 인물은 그야말로 내 맘대로 사는 사람이니까. 융통성이라고는 전혀 없는 도야 선생, 유유자적 돈 많은 한량 나카노, 과거 도야 선생의 제자이자 나카노의 대학 친구 다카야나기. 셋은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 않지만 돌고 도는 게 인생이라는 말처럼 셋은 운명처럼 만나게 된다. 


학교 선생으로 지냈으면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하지 않고 잘 지냈을 텐데, 도야 선생은 이런저런 이유로 마찰을 빚고 결국엔 도쿄로 되돌아왔다. 생활을 위해 닥치는 대로 글을 쓰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도야 선생은 자신이 추구하는 글을 쓴다. 이런 남편과 사는 아내는 얼마나 답답할 것인가. 부족함이라고는 하나 없는 도련님 그 자체인 나카노는 인생에 문제라고는 없다. 그러니 가난하고 병약한 친구 다카야나기를 이해하기는 어렵다.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려는 방법도 결국엔 다카야나기를 실의에 빠트리게 할 뿐이다. 그래도 친구라서 종종 만남을 갖는데 대화 도중에 과거 도야 선생을 학교에서 쫓아낸 이야기를 나눈다. 기회가 되면 꼭 용서를 빌고 싶다고 말이다.


도야 선생을 먼저 만난 건 나카노다. 잡지 기고 부탁으로 도야 선생이 나카노를 찾은 것이다. 둘 사이에 긴밀한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고 잡지에 쓴 글을 읽고 다카야나기는 도야 선생을 찾아간다. 가난한 살림에서 벗어나지 못한 도야 선생과 다카야나기는 비슷한 점이 많다. 인문과 문학을 꿈꾼다는 게 그렇다. 현실적으로 밥벌이도 안 되는 번역이나 글쓰기를 하고 있지만 그들이 목표로 하는 방향이 갔다고 할까.


『태풍』은 세 사람이 처한 상황을 그들이 입은 옷이나 집안 묘사를 통해 설명한다. 그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방법이다. 계절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다카야나기는 나카노의 결혼식에도 홀로 눈에 띄는 옷을 입었다. 그들의 세계가 얼마나 다른지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 다카야나기를 대하는 나카노의 태도는 묘한 부분이 있는데 뭐랄까, 다카야나기를 돕는데 악의가 전혀 없지만 이상하게 진심이 없어 보인다고 할까. 


노송나무로 만든 문짝에 은으로 만든 듯한 기와를 올린 문을 통과하면, 물을 뿌린 화강암이 깔린 비스듬한 길을 열 발자국 정도 걷는다. 포석의 끝자락에 간유리로 된 여닫이문이 좌우에서 쓸쓸하게 닫혀서, 가을이 깊어가는 저택 안이 고요하다. (46쪽)


도야 선생, 나카노, 다카야나기는 그 시대 가장 보편적인 지식인이었을 것이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사회에 기여할 방법을 고민하는 사람들 말이다. 나카노가 문화생활을 누리며 병약하고 아픈 친구를 걱정하고 자신의 일상에 초대하는 일, 도야 선생이 사람을 위하고 사회의 개혁을 위해 끊임없이 글을 쓰고 노력하는 일, 다카야나기가 문학자로 대단한 업적을 남기고자 하는 마음은 다르지 않다. 누구의 삶이 옳고 그르다고 판단할 수 없고 그 가치에 대해 논하기는 어렵다. 100년 전의 고민이 현재에 이르도록 같다는 게 놀라울 뿐이다. 결국 사는 일은 비슷비슷하고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가 생각한다. 도야 선생의 말에 공감하면서도 그를 응원하겠다는 말을 할 수 없겠다.


문학은 인생 그 자체입니다. 고통이 있고, 궁핍이 있고, 고독이 있고, 무릇 인생길에서 만나는 것들이 곧 문학이고, 이런 것들을 맛본 사람이 문학자입니다. 문학자란 원고지를 앞에 두고 숙어사전을 참소해가면 머리를 흔들어대는 그런 여유로운 사람이 아닙니다. 원숙하고 심오한 취미를 명심하고 지키며 인간만사를 기죽지 않고 적절히 다루거나 터득하는 보통 이상의 우리들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그렇게 처리한 방법이나 터득한 것을 종이에 옮겨놓은 것이 바로 문학서가 되는 것입니다. (100쪽)


그럼에도 나와 닮은 누군가를 만나고 그와 마음을 나누고 소통하는 일이 있어 살아갈 힘을 얻는다.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나 세상을 알고 조화를 배운다. 스스로를 외톨이라 인정하며 외톨이는 숭고한 사람이라고 자부하는 도야 선생, 세상이 하나의 색이 아닌 형형색색이라는 걸 인정하는 다카야나기, 자신만의 색으로도 충분한 나카노. 세상은 그렇게 다양한 인생이 만드는 것이다. 


『태풍』은 알려진 대로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 가운데 인기가 있는 건 아니다. 간단하게 말해 재미가 없다. 나쓰메 소세키의 팬이 아니라면 권하지 않는다는 게 맞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도야 선생과 아내가 티격태격하는 장면이나 나카노와 다카야나기의 만남과 대화나 그들의 분위기는 흥미롭고 나쁘지 않다. 감동의 파도가 밀려오거나 강력한 여운이 남는 건 아니지만 태풍처럼 휘몰아치는 대신 잔잔한 지루함이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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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2-27 12: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필이면 <태풍>을 가장 먼저 읽으셨어요! 하지만 자목련 님 말씀처럼 나머지 작품이 다 정말 재미나게 느껴질 것입니다...ㅎㅎㅎㅎㅎ

자목련 2023-02-28 09:41   좋아요 2 | URL
잘 참고(?) 읽고 나니 스스로 대견했어요. ㅎ 다음 소설은 더 큰 기대로~~

2023-02-27 16: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2-28 0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삭매냐 2023-02-27 16: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소세키 책들은 잔뜩
쟁여 두었으나 미처 읽지
못하고 있네요.

원 먼쓰, 원 북 프로젝트
응원하는 바입니다.

자목련 2023-02-28 09:44   좋아요 2 | URL
바로 바로 읽는 건 어렵고, 감히 전작읽기는 못해도 있는 책은 읽어보려고 해요.
응원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3-02-28 07: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원래 맛있는건 맨 마지막에 먹는거 아니겠습니까 ㅋ 순서대로 읽는것도 좋을거 같아요 ^^

자목련 2023-03-03 09:44   좋아요 3 | URL
그렇겠지요? 맛있는 걸 먹기 위해 쓴 맛을 참아보겠습니다. ㅎ

그레이스 2023-03-03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게는 갱부, 우미인초, 풀베개, 산시로가 기억에 남습니다.

자목련 2023-03-06 09:46   좋아요 1 | URL
폴베개와 산시로는 제 책장에 있어요. 언제 읽을지 모르지만 기대가 됩니다^^
 


어떤 내용인지 다 안다고 여기는 책이 있다. 제목이 익숙해서 영화나 드라마 뮤지컬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유명한 작품이 그러하다.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도 그런 책 중 하나였다. 괴물을 형상화하면 제일 먼저 떠오를 이미지가 바로 프랑켄슈타인이 아닐까. 그런데 정작 우리가 알고 있는 그 괴물의 이름은 프랑켄슈타인이 아니다. 그의 주인, 그를 만든 창조주의 이름이 프랑켄슈타인이다.


문예출판사에서 나온 『프랑켄슈타인』 은 일러스트레이터 버니 라이트슨이 7년에 걸쳐 완성한 세밀하고 독창적인 펜화 작품 45점을 수록해 더욱 풍성하게 만든 작품이다. 소설은 편지 형태로 시작된다. 북극 탐험을 하던 모험가 로버트 월턴이 여동생에게 쓴 편지로 여행 중 한 남자를 구한 이야기다. 그는 빅터 프랑켄슈타인으로 어쩌다 북극에 오게 되었는지 월턴에게 일어난 일들을 들려준다. 빅터가 사회에 공헌하기 위해 시작한 공부, 생명을 창조하기 위해 노력한 연구와 실험, 창조물을 만들었지만 괴물 같은 그것에 대한 애정은 존재하지 않았다. 창조물을 만들고 열병에 시달려 정신착란 증상까지 경험한 빅터, 그건 시련의 시작이었다.


가족의 죽음을 시작으로 친구와 사랑하는 연인까지 잃어야 하는 고통이 이어진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누가 이토록 빅터의 인생을 처참하게 만들었을까? 놀랍게도 빅터 자신은 알고 있었다. 그 모든 것이 자신이 만든 괴물의 짓이라는 걸 말이다. 그러나 그 말을 누가 믿어주겠는가. 이 소설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창조물(이하 괴물)의 시점이다. 자신을 만든 주인은 버렸고 스스로 세상에 내던져진 괴물, 스스로 자신의 모습에도 놀랄진대 누가 자신을 온전히 바라봐 주겠는가. 추위를 피해 숨어든 오두막의 주인이 혼비백산하여 달아나는 것만 봐도 충분하다.





모든 걸 혼자 해결해야 하는 괴물은 불이 주는 온기로, 열매를 먹으며 배고픔을 달래며 계절이 변화하는 것을 느끼고 배운다. 낮에는 숨어 지내고 밤에 활동하며 가난한 가족의 모습을 지켜보며 인간의 삶을 배운다. 눈 먼 아버지를 모시며 살아가는 남매는 어렵고 힘든 살림이지만 서로를 사랑한다. 그 모습에 감동하여 몰래 장작을 패고 도와준다. 그들을 엿보며 언어를 배우고 서로에게 가르치는 책을 통해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 자신의 존재에 대해 고민한다. 괴기스럽다는 이유로 자신을 만든 창조주로부터 거부당한 존재. 누구나 한 번쯤 마주했을 정체성의 시기를 마주한 것이다.


인간은 부와 신분이 높은 순수한 혈통 중 하나만 지녀도 존경을 받을 수 있는 것이오. 하지만 어느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부랑자와 노예 취급을 받으며, 선택받은 소수의 이익을 위해 자기 능력을 낭비할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할 거요! 그렇다면 나는 어떤가? (229쪽)


그들을 관찰한 바 자신의 존재를 인정해 줄 것 같았던 괴물은 용기를 낸다. 아버지가 혼자 있을 때 찾아가 자신의 처지를 설명한다. 괴물의 형체를 볼 수 없었던 아버지는 모든 걸 이해하고 받아주지만 나갔다 돌아온 남매는 달랐다. 예상했던 결과였다. 괴물은 혼자가 되었고 그 분노로 어린아이를 죽게 만드는데 그게 바로 빅터의 동생이었다. 빅터만이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진실을 밝힐 방법은 없었다. 가엾는 소녀가 범인으로 지목되었고 죽음에 이른다. 빅터와 만난 괴물은 자신과 같은 형상을 지닌 여성을 창조주에게 만들어달라고 부탁한다. 그럼 단둘이 사라져 살겠다고. 


빅터는 괴물의 부탁을 수락했다. 할 수 있을 거라 믿었지만 괴물과의 약속은 지키지 못했다. 악마가 된 괴물은 빅터의 소중한 친구를 죽이고 빅터는 범인으로 몰리기도 한다. 사랑하는 연인마저 죽음을 당하자 빅터와 괴물 간의 전쟁이 시작된다. 괴물을 죽이거나 빅터가 죽어야만 끝나는 전쟁. 기괴하고 무섭고 공포스러운 내용이지만 소설 전체를 아우르는 아름다운 자연 경광에 대한 묘사가 그것을 잊게 만든다. 당시 여행을 누릴 수 있는 이는 얼마나 될까? 빅터는 그런 여유와 사회적 지위를 가진 이었다. 


19세기에 이런 소설을 쓸 수 있다니 놀랍다. 하지만 단순히 고딕소설로만 읽을 수 없다. 소설 곳곳에 등장하는 가부장적 모습과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는 역할로 존재하는 여성. 빅터는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선택할 수 있지만 약혼자 사촌은 아버지와 집안을 돌봐야 한다. 그렇다면 괴물은 소설에만 존재하는가?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증명해야만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는 이들은 여전하다. 


빅터의 욕망과 괴물의 그것은 전혀 다르지 않다. 생명 탄생이라는 신의 영역에 도전한 프랑켄슈타인의 욕망이 빚어낸 결과는 새로운 욕망을 탄생시켰을 뿐이다. 현재 우리가 만들고 매달리는 인공지능, DNA 복제는 과연 어떤 미래를 우리에게 안겨줄까. 날로 커지는 인간의 욕망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를 영영 놓치는 건 아닐까. 공포가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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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02-21 14: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첫줄부터 뜨끔했어요 자목련님!! 😢 그리고 진짜 괴물 이름이 프랑켄슈타인인줄 헐 ㅋㅋㅋㅋㅋㅋㅋ이거 언젠가 읽어야지 하면서 미루고 잊고 지냈는데 자목련님 리뷰 읽으니 드디어 읽고싶어집니다...

자목련 2023-02-22 08:30   좋아요 1 | URL
대부분의 고전은 읽었다고 착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저도 그랬고요 ㅎ
은오 님, 맑고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여전히 누워있는 건 아니겠죠?

은오 2023-02-22 13:25   좋아요 0 | URL
일어났어요!! 저 지금 책상앞!! ㅋㅋㅋㅋㅋ 목련님도요💕

햇살과함께 2023-02-21 15: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청소년 소설 버전으로 읽었는데, 풀버전으로 읽어보고 싶네요!

자목련 2023-02-22 08:31   좋아요 0 | URL
청소년 버전은 어떻게 다를까 궁금하네요. 즐겁게 만나시면 좋겠습니다^^

책읽는나무 2023-02-21 16: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당연히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이름이라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다가 헉? 했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ㅋㅋㅋ
메리 셸리의 필력! 정말 대단한 소설이었어요^^

자목련 2023-02-22 08:32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요, 저도 그랬어요. 어떻게 어린 나이에 이런 소설을 쓸 수 있었을까 놀라워요^^

blanca 2023-02-22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소설 정말 아름다웠어요. 괴물 장르물인줄 알았는데 완전 오해더라고요.

자목련 2023-02-23 09:02   좋아요 0 | URL
맞아요.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이미지에 갇혀 있었던 게 아닌가 싶어요.

레삭매냐 2023-02-27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리 셸리는 이미 오래 전에
무언가를 창조해 내는 것이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것보다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혜안
을 제시한 게 아닐까요...

저는 2번으로 만났네요.

자목련 2023-02-27 11:52   좋아요 1 | URL
메리셸리에겐 선구안이 있었던 것 같아요.
놀랍고 대단한 작가구나 싶어요.

맛난 점심 드세요^^*

서니데이 2023-03-13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자목련 2023-03-15 08:23   좋아요 0 | URL
서니데이 님, 감사합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사랑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 - 우리가 사랑이라 말하는 모든 것들 날마다 인문학 4
정지우 지음 / 포르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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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가장 중요한 게 뭐냐고 묻는다면 사랑이라고 답을 하겠지만 그 사랑에 대해 말해보라고 한다면 주저할 것이다. 한때 내가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에 외면당했고 사랑이라는 말에 떨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사랑을 믿고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사랑은 단순히 누군가를 좋아하는 설렘에 국한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사랑은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이들을 향한 모든 감정을 대표하는 말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정지우의 『사랑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 사랑을 안내하는 괜찮은 책이다. 


경험한 이는 알겠지만 사랑은 개별적이고 고유한 감정이다. 사랑을 느끼는 상대도 저마다 다르고 그와 사랑을 유지하고 지키려는 노력도 다르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상대의 전부를 원하면서도 나의 전부를 꺼내놓는 건 거부하는 이기심, 그 안에는 나의 결점이나 단점을 보익 싶지 않은 마음이 있다. 그런가 하면 사랑으로 인해 다른 세계로 진입할 수 있는 용기를 얻는다. 단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삶을 포용하고 이제껏 가징 않았던 길을 선택하기도 한다. 그와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삶의 가치를 바꾸기도 한다. 사랑은 그런 것이다. 누군가 위대하다고 표현할 수도 있지만 누구가 무모하다고 할 수도 있는. 


사랑은 내 안의 기준이나 자아만 바꾸지 않는다. 사랑은 내가 존재하는 세계, 내가 경험하는 ‘세계 그 자체’를 바꾼다. 그 세계는 사랑 이전에는 없던, 경험할 수 없던 세계이다. (46쪽)


사랑을 하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사랑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아프고 고통스럽다. 무엇 때문에 아프고 힘든지 모른다는 게 우리를 더욱 힘들게 만든다. 때로는 익숙해서 그 익숙함이 권태로움으로 이어지고 새로운 것을 갈망한다는 이유로 또 다른 세계를 찾는다. 미래를 꿈꾸고 무엇이든 함께 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들이 하찮게 보인다. 그건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멈춰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사랑은 작가의 이런 표현처럼 ‘점’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나는 이 문장을 읽으면서 과거에 우리였던 시절이 점에서 끝났다는 걸 알았다. 우리가 선을 긋고 그다음으로 넘어가지 못했기에 우리가 아닌 혼자가 되었다는걸. 


서로를 옆에 세워 두거나 저기 어디에 둔 ‘점’으로 남기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서로의 삶으로 끌어들여 영향을 주고받는 ‘선을 만들어 가는 운동’이 사랑이다. 사랑은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가는 고정된 세계가 아니라, 세계와 함께 역동하며 만들어 가는 우주다. (89쪽)


선을 만들지 못한 관계는 상처를 남긴다. 이별은 당연한 수순이다. 그러나 사랑에 있어 이별은 큰일이 아니라는 걸우리는 배워야 한다. 이별은 어디에나 있고 우리가 반드시 마주해야 할 과제이니까. 연인과의 사랑뿐 아니라 가족, 친구, 부모 사이의 사랑도 마찬가지다. 이별은 감당해야 할 무언가가 아니라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사랑이 끝났다고 삶이 끝나는 게 아니라는 걸 우리는 알고 있으니까. 이별했다고 해서 나의 사랑이 부정당하거나 아무런 의미도 남기지 않는 게 아니다. 좋은 기억, 행복했던 순간, 사랑으로 인해 성장한 자신을 남겨두어야 한다. 영원한 이별 후 우리가 끊임없이 애도하고 그리워하는 것처럼. 


하나의 사랑이 끝났다고 해서 사랑이 사라진 건 아니다. 사랑은 언제든 시작할 수 있고 이전의 사랑으로 인해 더 나은 사랑을 할 수 있다. 사랑에 대해 조금 더 배웠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내가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되었고 상대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하지 않으면 좋을지, 일종의 서로의 간의 협의나 계약이 필요하다는 걸 말이다. 사랑하는 일에 있어 무슨 계약이 필요하냐고 의야 해 할 수도 있지만 생각해 보면 간단하다. 무조건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기대고 의존하다면 그건 온전한 사랑이 될 수 없다. 그 지점에서 우리는 다투고 갈등하고 서운함을 느낀다. 사랑하는 게 맞냐고 묻고 따지게 될 것이다. 그러니 협의나 계약은 중요하다. 사랑을 지속하고 지키기 위해서는 말이다. 중요한 것 협의나 계약을 위한 대화가 필수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더 이상 상대를 알려 하지 않고 사랑하기 때문에 무조건 나에게 맞춰야 한다는 건 좋은 사랑이 아니니까.


우리가 상대방을 사랑으로 대하는 것은 상대에게 끊임없이 열려 있는 것이다. 이는 우리 자신에 대해서도 다르지 않다. 나 또한 세월이 흐르며 많은 것들이 달라지는 한 명의 사람이다. 내가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나를 엄격하게 규정하여 그 속에 가두기보다, 변화하는 나를 조심스럽게 들여다보고 스스로 받아들이는 일이기도 하다. 결국 두 사람이 하는 사랑이란 그런 서로에 대해 ‘열려 있음’을 유지하며 폭력적으로 서로를 재단하지 않는 것이다. (164쪽)


『사랑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 은 철학, 문학, 영화 등 다양한 방면에서 사랑을 말하며 사랑을 정의하고 사랑을 관찰한다. 사랑이라는 모호하면서도 확연한 감정이 어떻게 흐르고 어떻게 변화하는지 보여줌을 통해 사랑에 대해 질문한다. 소개된 문학 작품이나 영화를 찾아보는 즐거움도 안겨주는데 내게는 모드 루이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내 사랑>을 보고 싶게 만들었다. 


저자가 안내하는 사랑이 모두 옳은 답은 아닐 것이다. 다시 생각한다. 사랑은 무엇일까. 저마다의 답은 다를 것이다. 그게 당연하다. 사랑을 배우고 사랑하는 방식은 다르고 고유하니까. 그러나 그 사랑 안에서 충만하고 아름답기를 바라는 마음은 같을 것이다. 내 사랑의 가치를 생각하고 내 사랑이 존중받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사랑은 그렇게 쉽게 얻어지고 지킬 수 있는 게 아니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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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지 2023-02-19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은 노력이라는 것을 조금씩 깨달아가는 중입니다:-) 언제나 실천은 쉽지 않네요.

자목련 2023-02-20 09:00   좋아요 1 | URL
갱지 님은 좋은 사랑을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따뜻한 하루 이어가세요^^*
 

인생의 주인은 나라고, 인생이라는 무대 위에서 주인공은 그 누구도 아닌 나라는 걸 안다. 하지만 1인 극이 아닌 이상 연극에서는 조연도 단역도 지나가는 행인도 필요하다. 때로 주연보다 단역이나 조연의 말이 깊은 울림을 주고 다시는 볼일 없는 행인의 말 한마디가 평생 남기도 한다. 그만큼 사는 일은 혼자만 잘 해서 되는 게 아니고 혼자만 잘 하기도 어렵다. 가깝게는 가족, 지인, 친구도 잘 지내야 하고 멀게는 사회와 나라도 잘 살아야 한다.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그대로 인생에 스며들면 좋겠지만 불행은 어디서든 슬그머니 찾아오기 마련이다. 때로는 어떤 암시로 때로는 어떤 기척으로. 


평온했던 일상이 깨지는 건 한순간이다. 한순간은 방금이 아니리 이미 예견된 것이기도 해서 당혹스럽다. 어떻게든 순간을 모면하면 괜찮을 거란 생각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뭔가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안고 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그 해결책이 있는 건 아니다. 누군가는 이가 빠진 그릇을 내동댕이치지만 누군가는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것처럼. 저마다의 인생은 그렇게 흘러간다. 그게 인생이라고, 그러니 어쩌겠냐고 카버는 말한다.





단편 소설집 『누가 이 침대를 쓰고 있었든』에 국내에 번역되지 않았던 11편의 단편은 그런 이야기다. 어찌할 수 없는 삶의 무게, 도무지 이유를 찾을 수 없는 일들 앞에서 무너지지 않으려 애쓰는 이야기. 너무 딱해서 그만 놔버리라고 말해버리고 싶은 이들이 등장한다. 나는 이해할 수 없는 삶, 그러다가 내가 어찌 감히 그들을 이해할 수 있을까 싶다. 표제작 「누가 이 침대를 쓰고 있었든」는 새벽 세 시에 잘못 걸려온 전화 한 통으로 시작한다. 재혼한 중년의 부부는 그 전화 한 통으로 잠을 설쳤다. 전화를 건 여자는 낯선 이름의 남자를 찾는다. 남편은 전하기 코드를 빼는 게 아니라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부부는 다시 잠들 수 없다. 소소하고 사소한 것들로 대화를 시작한다. 전 남편이 등장하는 아내의 꿈,에 대해 죽음이 다가왔을 때 생명유지 장치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토론으로 이어진다. 아내는 남편이 그것을 빼주기를 원하지만 남편은 다르다. 남편은 끝내 유지하기를 바란다.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면 어떤 형태의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우리는 미쳤다. 하지만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든 그게 언젠가 나에게 돌아오지도 모른다는 걸 깨닫는다. 이건 중요하다.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말하고 있는 건 죽느냐 사느냐 하는 문제다. (「누가 이 침대를 쓰고 있었든」, 123쪽)


귀찮은 전화 한 통을 누가 받을지 서로 다투고 잠을 설치고 커피를 타주기를 미루는 마음, 피곤함을 안고 출근을 하고 일상은 이어진다. 하지만 그 밤에 부부가 나눈 대화는 남편에게 어떤 선을 넘은 것 같고 한 번도 와 보지 않은 장소에 도착한 듯한 느낌이다. 다시 전화기가 울리고 같은 목소리의 그 여자는 새벽의 일을 사과한다. 여자의 전화가 아니었다면 부부는 죽음에 이르는 그런 심오한 대화를 나눴을까. 누구에게나 일어날 법한 불쾌한 경험을 카버는 인생의 중심으로 끌어다 놓는다. 산다는 건 시시콜콜한 것들로 채워지고 죽음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러니 내 앞에 놓인 문제들 때문에 속 썩을 필요가 없는 걸까. 고민한 만큼 소멸된다면야 모를까. 


나 혼자라면 괜찮다. 그게 아니라서 어려운 거다. 그놈의 가족, 그 관계 때문에 지치고 영혼은 낡고 닳아버린다. 모든 게 불평불만인 어머니가 이사를 가기 전 아들 내외와 저녁을 먹게 그릇을 챙겨오라는 「상자들」과 “동생에게 그 돈을 주는 게 실수였다는 건 알고 있었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코끼리」를 읽는 내내 나는 내내 불안했다. 뭔가 폭발할 것 같아서, 단편 속 누군가가 죽거나 다칠 것만 같아서 말이다. 작년 8월에 아들이 사는 곳으로 이사를 온 후 이삿짐을 샀지만 반년이 지나도록 이사를 가지 않는 어머니. 아들에게 자신이 얼마나 외롭고 쓸쓸한지 말하며 상자들과 함께 살아가는 어머니와 재혼한 아내 사이에서 아들은 어머니를 저버릴 수 없다. 어떤 결단을 내릴 수 없다. 


「코끼리」도 마찬가지다. 형밖에 부탁할 사람이 없다는 동생, 생활비를 안 줄까 봐 걱정하는 어머니, 이혼한 전처에게 지급되는 돈, 학비를 부탁하는 아들, 일을 구할 때까지만 도와달라는 딸. 피곤에 찌든 중년의 육체노동자를 떠올린다. 내 주변이 누군가와 닮은 듯한 그. 철들지 못하고 자립하지 못한 가족들. 경제적인 지원이 당연한 줄 아는 그들에게 화는커녕 단 한 번의 소리도 지르지 않는 남자. 그가 마침내 삶을 포기할까 봐 나는 무섭고 두려웠다. 카버가 그런 결말을 맺지 않아서 이상하게 고맙고 안도했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이런 우스갯소리를 할 수 있어서 좋다. 


새삼 생각하고 지난 삶을 돌아본다. 익숙함에 길들여져 놓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떠나야 할 이유를 편지에 썼지만 그걸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아내가 왜 떠나는지 짐작도 못하는 「블랙버드 파이」의 남편처럼 우리도 그런 실수를 한다. 어쩌면 예측할 수 없고 짐작할 수 없기에 지랄맞은 오늘을 보내고 내일을 기대하는지도 모른다. 무너졌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면서 살아간다. 어떤 암시를 찾으려 노력하고 귀를 기울여 낮은 기척에 반응하려 부단히 애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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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3-02-17 11: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서점갈 때마다 눈에 띄던데...자목련님 리뷰를 읽으니 또 스르르~ 책 읽고 싶네요.
한 번 찾아봐야겠어요^^

자목련 2023-02-17 11:52   좋아요 1 | URL
서점에 가셨을 때 꼼꼼히 살펴보시고, 단편 하나 정도 읽고 결정해셔도 좋을 듯해요^^
 

신간 알림을 설정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보다.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이 나온 걸 몰랐다. 온라인 서점에 들어갔다가 알게 되었다. 장바구니에 담고 구매를 클릭하려는 순간, 나는 주저했다. 구매를 할 수 없었다. 그 이유는 배송료가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제는 신간 무료 배송이나 만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정책이 바뀐 것이다. 나는 종종 책을 한 권씩 사며 책이 오기를 기다리는 즐거움을 누렸다. 책이 도착하면 빨리 읽어야지, 그 책을 읽고 또 다른 책도 주문해야지 하는 그런 마음을 쌓기도 했다.

이제는 그런 소소한 즐거움을 누리는 일이 줄어들 것 같다. 배송료 인상은 예상된 일이었다. 먼 거리 음식 배달에 추가 배달료가 생긴지 오래고 쇼핑몰에서 필요한 물건을 구매할 때 모르는 사이 배송료가 인상되었음을 발견하곤 했다. 그래서 무료배송을 조건으로 월 가입비를 받는 쇼핑몰로 있다. 




가장 많이 사용하고 구매하는 쇼핑몰은 단연 서점이다. 신간이 아닌 중고로 책을 구매하기도 하는데 이제는 조금 더 신중하고 꼼꼼하게 책을 사야 한다는 사실에 조금 서글프다. 그래서 지금 책을 사야 할까, 고민한다. 내가 자주 이용하는 서점 가운데 하나(예스24)는 오늘부로 배송료가 인상되었고 알라딘은 16일부터 인상된다. 이제는 고객센터 공지글도 살펴봐야 한다. 오늘 구매하려고 한 책은 무료 배송 정책에 포함되는 가격이 아니었고 무료 배송을 받자면 한 권 더 구매해야 하고 그러면 가격은 더 늘어난다. 눈 딱 감고 이번만 배송료를 결제해야 하나.


서점의 마케팅은 더 놀랍고 용의주도하다. 나도 모르는 사이 적립금이나 포인트를 지급하고 사용기간을 설정한다. 어떤 날은 너무 반갑고 고마운 포인트지만 어떤 날은 그 적립금(겨우 1000원)이 아까워 사고 싶었던 책이라는 이유로 충동구매를 하기도 한다. 처음부터 없었던 적립금이라고 생각하면 쉽지만 계정에 들어와 나를 똑바로 바라보는 그 숫자는 참으로 유혹적이다.


이제는 산 책이 아니라 사고 싶은 책 목록이 늘어나겠구나. 책탑 사진과 책 읽는 소녀의 등장도 뜸할 것이다. 사고 싶은 책들은 이렇다. 크리스티앙 보뱅의 에세이 『흰 옷을 입은 여인』, 아무튼 시리즈 중 홍한별의 『아무튼, 사전』, 김경미 시인의 『당신의 세계는 아직도 바다와 빗소리와 작약을 취급하는지』.















시집 한 권씩 가볍게 기분 좋게 사는 일이 어려울 것 같다. 다른 한편으로는 계획 소비를 진행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니 현명한 소비자로 성장할 수 있을까 싶은 마음도 없는 건 아니다. 그래도 한 권의 책이 주는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건 슬프다. 이 슬픔을 달래려 알라딘에서 책을 한 권 살지도 모르겠다. 모든 게 다 오른다. 촘촘한 생활을 요구하고 아끼는 일상으로 완전하게 전환해야 한다. 알고 있지만 실천이 어렵고 아끼는 일상은 힘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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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2-14 12: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말씀하신 것처럼 늘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소비를 하게 되더라고요.
적립금 천 원, 편집장의 퀴즈로 받은 500원 아까워서 결국 몇 만 원 더 쓰는;;; -_-

자목련 2023-02-15 08:51   좋아요 0 | URL
그래서, 오늘은 내내 고민할지도 모르겠어요. 한 권이라도 사야 하나 하고요. ㅠ.ㅠ

은오 2023-02-14 12: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적립금 6만원 받고 15만원어치 구입한자 뜨끔하고 갑니다.... 배송료도 배송료지만 책값이 너무 비싸요 ㅠㅠ 하 두세권 담으면 5만원이 훌쩍. 저는 한권씩 받는 것보다 여러 권 담긴 박스를 받을 때 더 쾌감(?)을 느껴서, 오히려 사고싶은 책이 한권씩 생기면 기다렸다가 여러 권씩 한 번에 주문하는 것 같아요. 이 점은 자목련님이랑 다르네요 ㅎㅎㅎ

잠자냥 2023-02-14 12:17   좋아요 3 | URL
그래서 책탑은 언제 올려요?
-저도 한번에 왕창 산 박스 뜯는 게 더 좋아요. 꼼꼼한 알라딘 박스 뜯기 귀찮은 인간.....-

은오 2023-02-14 12:27   좋아요 2 | URL
책탑 올리기 귀찮은데.... 오늘 다 오긴 합니다만 올릴지도 패스할지도 ㅋㅋㅋ
근데 우리 결혼하면 되겠네요 잠자냥님!! 박스 취향도 맞아!! 🤭

잠자냥 2023-02-14 14:13   좋아요 3 | URL
맞아요. 그거 엄청 귀찮죠. 귀찮으니까 하지마요.

독서괭 2023-02-14 21:15   좋아요 3 | URL
무엇이 귀찮은지 생략함으로써 은오님의 박스뜯기 귀찮음에 공감하는 동시에 청혼을 거절하는 잠자냥님의 지능적 대댓…

은오 2023-02-14 21:22   좋아요 1 | URL
정말 너무하지 않나요 ㅠㅠ 저 댓글 읽고 하루종일 울고있습니다 흑흑

독서괭 2023-02-14 21:37   좋아요 1 | URL
아 은오님의 귀찮음은 박스뜯기가 아니라 책탑올리기군요 ㅋㅋ 은오님 맨날 차이는 은오님…

자목련 2023-02-15 08:53   좋아요 1 | URL
맞아요, 책값이 너무 비쌉니다. 중고를 매의 눈으로 지켜볼 수도 없고.
은오 님의 책탑이 궁금하지만 올리기 귀찮으시니, 리뷰를 기다리겠습니다^^

자목련 2023-02-15 09:07   좋아요 2 | URL
우리 은오 님, 넘 귀여워요!
근데 책 주문 성향이 맞다고 결혼하는 건 이상하잖아요. ㅎ
그러지 말고 냥이를 키우는 집사가 되면 확률이 높아지지 않을까요. 이것도 아닐까요?

은오 2023-02-15 15:5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자목련님 팩폭 😫 잠자냥님 이미 육고집사라 냥이 키운다고 결혼 안해줄거같아요 ㅜㅜ 더 고민해봐야겠습니다 후....

잠자냥 2023-02-15 16:24   좋아요 0 | URL
냥이를 키우는 집사가 되면 공쟝쟝이 결혼해줍니다.
홉스를 한번 같이 키워보아요~

거리의화가 2023-02-14 12: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러네요. 얼마 전 무료배송 금액이 인상된다는 글을 보기는 했었는데^^; 시집을 한 권 담기에는 배송료 때문에 사기에는 애매해지겠습니다. 저는 한 권씩 사진 않고 장바구니에 너무 많이 담겨져 보기 싫을 때 한꺼번에 사는지라 어차피 의미는 없습니다만...ㅠㅠ
적립금의 유혹은 저도 공감합니다. 다만 500원, 1000원이라도 그게 넘어가게 되더라구요.

자목련 2023-02-15 08:55   좋아요 1 | URL
신간 무료 배송 정책이 사라지는 게 무척 아쉬워요. 적립금 사용 기한도. 당분간은 책장 읽기를 이어가야 할 것 같은데, 그게 될까 모르겠습니다. ㅎ

물감 2023-02-14 13: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엊그제 1만원 이하의 책 한 권을 무료배송으로 구매했는데요, 어떤 책들은 배송비가 붙더라고요.
이게 책마다 다른건지 정책이 다른건지 모르겠네요.
솔직히 배송비 아까워, 오프라인에서 중고로만 사고 있습니다.

자목련 2023-02-15 08:56   좋아요 1 | URL
물감이 구매하신 책은 신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까운 곳에 중고매장이 있다면 이용할 것 같은데 제가 사는 이곳은 작은 읍이라서..

레삭매냐 2023-02-14 13: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악! 그랬단 말입니까 -
책 배송료가 붙는 걸 몰랐네요.

전 오늘 만료되는 적립금이
무려 5,500원이나 돼서 결국
조지 오웰 시리즈 하나 질렀
습니다.

앞으로 더 책을 사라는 건가
요... 점점 더 각박해지네요.
우주매장에서 중고책을 더 사
게 될 것 같아요.

자목련 2023-02-15 08:57   좋아요 1 | URL
무려 5,500원!
조지 오웰 시리즈, 리뷰로 기대할게요^^
책을 살 때 진짜 신중해질 것 같습니다 ㅠ.ㅠ

북깨비 2023-02-14 16: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좀 전에 배송료 때문에 고민하다가 다른 분이 사셔서 중고책 놓쳤어요 😭 아직은 인연이 아닌가보다 하면서 셀프위로중입니다.

자목련 2023-02-15 08:57   좋아요 0 | URL
그럴 땐 진짜 속상하죠. 읽을 때가 아니다, 저도 그런 마음 키워보겠습니다. ㅎ

blanca 2023-02-14 17: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헉, 몰랐어요. 충격이네요.

자목련 2023-02-15 08:58   좋아요 1 | URL
어쩌면 당연한 일인데 왜 서운한 마음이 드는 지 모르겠어요.

blanca 2023-02-15 09:00   좋아요 0 | URL
자목련님, 그건 이런 것 같아요. 예컨대 김연수 작가가 신간을 냈어요. 나는 설레며 김연수 작가의 책 한 권을 바로 주문하고 그걸 기다리는 설렘을 이젠 경험할 수가 없는거죠. 반드시 다른 사고 싶은 책들이 생길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자목련 2023-02-15 09:05   좋아요 0 | URL
당장에 읽지 않더라도 그 책을 옆에 두고 바라보는 일도 정말 좋은데. 책값 맞추려고 가격 맞는 책을 고를지도 모르겠어요.

독서괭 2023-02-14 21: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배송료 오르는군요. 몰랐어요 ㅠㅠ 소소한 즐거움이 사라지는 게 아쉽다는 말씀이 공감가네요.

자목련 2023-02-15 08:59   좋아요 1 | URL
우울할 때, 기분 전환으로 책 한 권씩 지르는 일은 자제해야 할 것 같아요. ㅎ

희선 2023-02-15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알라딘은 신간은 한권도 무료라고 나오는데... 다른 곳은 만원 넘어야 무료고... 그런 게 없어지고 배송료가 올랐군요 택배를 많이 이용하는 사람이 많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인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그 일하시는 분들 힘들겠지요 고맙기는 해요 그런 분들이 있어서 편하게 사는군요


희선

자목련 2023-02-15 09:00   좋아요 0 | URL
말씀처럼 택배기사님을 생각하면 그럴 수 있겠지 싶어도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네요. ㅎ

yamoo 2023-02-15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한 권만 거의 구매하지 않아요. 한 권을 구매하려면 여러권 구매합니다. 만일 신간알림이 떠서 존 르 카레 미출간 작품이 뜨면 평소 찜해뒀던 책과 같이 구매합니다. 근데 신간은 좀처럼 구매하지 않고 중고서점가서 가끔 충동구매합니다. 어제는 괜히 예스 목동점 갔다가 카잔차키스 전집 나온거 보고 걍 바로 결재를...ㅜㅜ

자목련 2023-02-16 09:26   좋아요 0 | URL
충동 구매의 유혹 피하기 어려워요. 지금이 아니면 못 살 것 같은 이상한 마음도 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