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 2.0에 적응해 보는 중. 
이미지 그림도 바꾸고 스킨도 선택하고. 

이상하게도... 혼자라는 느낌. 

아무도 없어요? 

http://blog.aladin.co.kr/pleasure8 

플레져의 2.0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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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06-04 0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흔적 남기고 갑니다 휘리릭~~

하늘바람 2007-06-04 0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혼자라니요^^ 아니에요 여기 있잖아요

조선인 2007-06-04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리핑이 한눈에 안 보여 좀 외로운 느낌이죠?

2007-06-04 0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07-06-04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저도 여기 왔어요. 스킨이 너무나 멋스러워요.
고요하고 향기로운 방이네요.^^

플레져 2007-06-04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출근하셨겠네요. 지난 밤에 너무 조용해서 글 올려놓고 휘리릭 사라졌었어요 ㅎㅎㅎ


하늘바람님, 고마워요. 와주셨군요 ^^


조선인님, 정말 그래요. 브리핑을 펼쳐야 이웃들이 나타나시더군요.
메일로 받는 댓글 브리핑도 제목이 다르더라구요.
누군가 글을 남기셨습니다... 어쩐지 섬뜩했어요 ㅎ


속삭님, 그러셨군요 ㅎㅎ
전 오늘 보낼게요 ^^


배혜경님, 와주셔서 감사해요. 헤헤.
어젯밤엔 우리 동네도 조용하더니 지금은 무척 시끌벅적해요.

마늘빵 2007-06-04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2.0에 놀러와서 댓글 남겨요. :)

stella.K 2007-06-04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닦치면 적응해 볼까해요. 당췌 새것엔 길들이는데 익숙치가 않아서...-_-;;

blowup 2007-06-04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응에 앞서 변화가 귀찮구나 싶으니 이를 어째요.
재개발 아파트 입주권 생겼는데, 들어가 살고 싶지 않은 맘입니다.
네이버나 이글루에 블로그를 만들지 않고 그저 알라딘에 있었던 이유가
뭘까, 생각해 보고 있어요. 잉.

2007-06-04 17: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영엄마 2007-06-04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사용 방식을 익히질 않아서 모르는 점들이 있네요. 조만간 이 곳에서 님들을 뵙게 되겠네요. 언능 익숙해져야 할텐데....

JTL 2007-06-05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금만 기다리시면 왕창 몰려옵니다 ㅎㅎ

2007-06-06 0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J의 전화는 며칠전 아침에 걸려왔다. 그렇잖아도 기다리고 있던 터였다. J는 엄마와 먼저 통화를 했고 엄마는 J의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나를 무척 그리워하고 있다고. 이십년 정도 되었으니 그럴만도 했다. J가 회상하는 나에 관한 인상은 조금 우쭐하게도 만들었는데 압권인 것은 '공부 잘하는 누나' 라는 것이었다. 그 말에는 여러가지 설명이 따라붙었다. 열심히 공부했고, 공부밖에 몰랐던 누나, 라는 것이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엄마는 지금 누굴 얘기하는거지? 그 누나가 나 맞아? J가 회상하는 공부밖에 몰랐던 누나, 가 과연 나일까? 나는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내가 정말 공부를 잘했어?' J에게 중독된 것일까. 엄마는 서슴없었다. '그으럼~' 아.뿔.싸.

J는 외삼촌 아들이다. 엄마에게는 두 명의 남동생이 있다. 내게는 외삼촌. 두 분의 외삼촌과 우리 엄마는 같은 해에 각각 아이를 낳았다. 엄마에게는 막내딸이고, 큰 외삼촌에게는 둘째딸, 막내 외삼촌에게는 장남. 나는 4월생, 큰외삼촌 딸은 8월생, 막내 외삼촌 아들은 10월생. J는 막내 외삼촌의 장남, 문제의 J다.

막내 외삼촌은 아이들의 장래와 노후를 위해 서울을 떠나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가셨다. 드문드문 엄마와는 연락을 했지만 외삼촌네가 서울에 나오지 않는한 우리가 외삼촌이 떠난 나라로 가지 않는 한 만날 기회는 없었다. 이민을 결심하게 된 데에는 J의 학업성적이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았다. J는 나에게 과외를 받은 적도 있다. 외고 입시를 앞두고 있던 나는 J도 외고 시험을 보겠다고 나섰다. 말 그대로 동갑내기 과외하기. 지금 나를 부르는 호칭은 자연스레 '누나' 였지만 그당시엔 절대 누나라고 부른 적 없으며 이름조차도 부르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테이블 앞에서 내가 푸는 수학문제를 들여다보고 있었고, 테이블을 팔꿈치로 누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J는 시험을 앞두고 보름간 우리 집에 수학책을 들고 왔다. 내가 수학을 잘해서가 아니라 내가 J보다는 조금 공부를 잘했다는 것때문에 외숙모는 과외를 부탁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자존심이 상할만한 일인데도 J는 매일 낮 12시면 참고서를 짊어지고 우리 집에 왔다. 어린 시절에 한동네 살며 어울린 적도 있었지만 J와 특별한 추억은 없었다. 어른들이 J를 놀리려고 나와 큰외삼촌 딸에게 '누나' 라 부르라고 재촉한 정도? 돌이 지났을 무렵 우리집 마루에서 세아기가 바둥거리는 사진이 한장 있다. 나는 두 아이들보다 꽤 큰 축이었으며 남자 아이 같았지만 -_- J는 아기다운 아기였다. 귀여웠다는 뜻.

그런 J가 타국에서 무역업을 하고 있고 곧 결혼을 할 거라는 소식을 전해왔다. J는 씩씩한 음성이었다. 영어 발음이 섞여 있긴 했지만 '누나, 내 아내 보여줄게요' 라고 할 때는 내 아들의 며느릿감을 보는 것처럼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말미에 J는 내게 이런 말을 했다. '난 누나가 그런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누나, 정말 공부 열심히 했잖아. 누나 보고싶어요' 아마도 나를, 공부 잘 했다고 인정해주는 사람은 J밖에 없을 거다.

J와 전화를 끊고 토마토 주스를 만들었다. 다 갈리지 않은 알갱이가 입 속으로 스며들때마다 나는 J의 말을 곱씹었다. 가장 초라한 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J는 늘 내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내가 하는 일에 건투를 빌어주었다. 내가 보내는 이 순간은 가장 초라하다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누군가의 머릿속에서 나는 끊임없이 열심히 살고 있었던 것이다. J에게 남아있는 내 인상기를 떠올리며 나는 나를 한 발자국 멀리 떨어뜨려놓고 바라보았다. 나에게는 죽을맛인 내 인생인데, 남들에게는 내 인생이 괜찮아 보이기도 한다는 것은 처음 보는 보석처럼 놀라웠다. 가끔은 남의 인생을 보듯 내 인생을 투영해보기도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아무리 내 인생 내가 산다고 해서 내 인생을 내 것으로만 생각해서는 안되지 않나.

J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J가 생각하고 있던대로 공부를 열심히 했던 누나로 남고 싶다. 그 누나는 공부를 열심히 한 덕에 마땅히 지금 삶을 누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어떤 날은 다른 사람의 추억을 아름답게 해 줄 의무로 살아가기도 해야 하는 것이다.

 



피에쑤 : 공부를 잘하지는... 않았다. 공부를 잘 해보려고는...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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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05-22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비슷한 나의 또래...친척....우등하다면 모르겠지만 열등했다면....
참으로 스트레스입니다...제가 바로 그 열등의 진원지였었다죠...
(사실 그 녀석이 워낙에 우등했기에...S대 4년 장학생을 무슨 수로 눌러요..~)

플레져 2007-05-22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메피스토씨에게도 그런 사촌이 있군요 ㅎㅎ
뭐. 저는 그런 정도는 아녀요. J가 저를 잘 봐준 덕이니까요 ㅋㅋ

nemuko 2007-05-22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 제게도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네요. 또 뭉클해져서 갑니다^^

플레져 2007-05-22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무코님, 홧팅 한 번 해요. 홧팅!

날개 2007-05-22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언니의 둘째인 세희가 성재랑 동갑이어요.. 4개월 빠른..^^
둘이서 어찌나 경쟁을 하고, 어찌나 싸우는지... 글쎼, 말 한마디도 곱게 안넘어가더라구요.. 언젠가 성재는 세희를 누나라고 부르라는 어른들의 놀림에 울고 말더군요..ㅎㅎㅎ
나중에 이 둘도 어른되면 서로 위해주고 이쁜 기억들을 간직해 줄려는지....^^

홍수맘 2007-05-23 0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가 나를 기억해주는 누군가를 찾고 싶어져요.
님, 홧팅 하세요. ^ ^.

2007-05-23 08: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레져 2007-05-23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성재가 은근 스트레스 받겠어요. 어른들의 그 놀림... 성재 입장에서는 참 자존심 상하는 일일거에요. 부디 성재와 세희가 사이좋은 사촌이 되기를 바래요. (그 미운정이 새록새록한 정으로 변신해 있을 것 같아요. 대학생쯤 되면... 친하게 지낼걸요? ^^)


홍수맘님, 어디에선가, 누군가는, 나를, 기억하고 있을거에요.
홧팅하셨죠! ^^


속삭님, 음. 역시 님도 그랬을거라 생각해요 ㅎㅎ
그 기억이 맞을거에요. 지금도 그렇잖우 ^^

책읽는나무 2007-05-23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맞아요.나는 내인생이 왜 이렇나? 자책하기 바쁠때 누군가는 너의 삶은 여유롭고 멋져보인다라는 말을 들었을적에 정말 한 대 얻어맞은 듯한 충격이더라구요.
그리고 그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라는 생각도 들구요..백 번 공감입니다.
그리고 동갑끼리 서로 존경할 수 있다라는 것은 예사롭지 않아요.님의 글을 읽으면서 울쌍둥이들을 생각했습니다.서로 존경할 수 있는 사이가 될지? 글쎄요~~ㅋㅋ
그나저나 지윤이는 왜 매번 님의 댓글을 달적마다 방해를 하는지~~
ㅠ.ㅠ 그래도 오늘은 올릴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플레져 2007-05-23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J덕분에 제가 좀 숨통이 트였어요. 출구가 보이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또 이런 순간이 찾아오는 걸 보니 살만한 세상이라고...까지 느꼈습니다 ㅎㅎ
지윤이 지수는 서로에게 좋은 친구, 자매가 될거에요. 그들만의 텔레파시가 있다고 하잖아요 ^^ 그리고 지윤이...를 더 예뻐해야겠습니다. 언젠가 속으로 지수가 참 이쁘네... 한 적 있거든요. 지윤이가 아나봐요. ㅋㄷㅋㄷ
 

며칠전 몹시 기대했던 일이 어긋나 충격을 받았다. 충격, 이란 말은 늘 어감이 세고 과장되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 일의 결과를 미리 알고 있었고 (예지몽을 꾸었다) 마음의 준비는 되있었다. 그래도 그게 그렇지만은 않았다. 기대, 라는 게 있었으니까. 꿈이 반대라는 (나는 결코 믿지 않는 말) 위로도 있었으니까.

눈으로 그 일을 확인한 순간, 심장에 돌이 쿵,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외출을 하려던 순간이었는데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말았다. 약속을 취소하고 우리 집에 가장 구석진 곳을 찾았다. 숨을 수 있다면 동전만한 구멍으로라도 숨고 싶었다.

울까? 그런 맘이 들기 무섭게 "눈물을 아껴요" 라는 칼리 피오리나의 말이 내 눈물샘을 닫아버렸다. 그리고 차근차근 생각을 정리했다. 기대가 무너뜨린 내 두발이 너무 작아보였다.

마음을 터놓는 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언니의 위로는 따뜻했다. 전화를 끊자 허기가 져 마트에 갔다. 딱히 살 만한 것이 없어 컵라면 몇 개와 생수만 사들고 왔다. 그리고 그 순간, 엘리베이터에서 5층 우리 집까지 오는 순간, 나는 아주 긴 시간을 보냈다. 가슴이 답답했고 머리가 지끈거렸으며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장바구니를 팽개치고 반짇고리를 꺼냈다. 엄지 손가락에 실을 동여매고 바늘로 꾹, 찔렀다. 이보다 더한 체기가 있어도 하지 않았던 일이었다. 머릿속에서는 끊임없이, 엉뚱하게도 '살아야지...' 같은 말들이 쏟아졌다. 하여간...내 몸과 마음은 늘 엇박자다. 두 손가락과 두 발가락을 바늘로 꾹 찔렀다. 체한 것이 아니었다. 내 몸과 마음이 충돌하여 내 몸이 부러져버린 것이었다. 마음은, 정말 괜찮다고 말하고 있었는데, 그렇다고 포기할 내가 아닌데, 나는 쭉 그렇게 내 일을 사랑하며 써나갈 것인데 내 몸은 말을 듣지 않았다.



왼쪽 가슴이 아려서 누울 수도 앉아 있을 수도 없는 상태로 꼬박 밤을 세웠다. 숨을 쉴 때 마다 통증이 오고, 나는 아픈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더 견딜 수 없어 병원에 가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았다.

의사의 소견은 '정상' 이었다. 의사는 그 충격적인 일이 무엇이냐며 물었다. 말하지 않았다. 집안일이냐고 의사가 물었다. 아니요, 제 일과 관련한 것입니다, 라고 말하자 의사는 더 묻지 않았다. 의사는 불안 증세가 있다며 약을 처방했다. 집으로 돌아와 약을 먹고 나는 아주 깊은 잠을 잤다. 여전히 통증은 가시지 않았다.

인생은 9회말 투아웃 부터라고 했다. 내가 야구를 좋아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매 회마다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 있다. 3자 범퇴로 그 회를 마감하더라도 또 다른 기회가 온다. 살아있는 한, 내가 그라운드에서 물러나지 않는 한.

대통령배 고교야구 에서 서울고가 광주일고에 역전패했다. 그것도 9회말 투아웃에서. 패전투수가 된 서울고의 에이스 이형종 투수가 무릎을 꿇었다. 30분간 그라운드에서 눈물을 쏟은 저 어린 투수의 가슴이 그대로 느껴진다. 얼마전 한화 이글스와 기아 타이거즈의 경기에서도 한 투수가 우는 모습을 보았다. 한화에 홈런을 맞은 기아의 어린 투수가 (이름이...) 불펜에 앉아 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투수라는 포지션은 매혹적이다. 내 인생에서 투수는 나. 때로는 외야수처럼 내야수처럼 뛰어다니며 수비해야 하지만, 수비없이 홀로 투구수를 메워야 하는 순간이 있다. 꽉 찬 볼카운트에서도 공은 던져야만 한다. 이형종 투수는 우승의 문턱에 도달한 자신을 상상했을 것이다. 9회말 투아웃인데, 단 한 놈만 잡으면 되는데, 어떻게 우승을 상상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인생은 9회말 투아웃부터.

9회말 투아웃부터 라는 말은 내게 긍정적인 의미로 들렸다. 매일 진창이었어도, 아홉가지의 실수를 했어도 행운은 비껴가지만은 않는구나,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이형종 투수에게는 9회말 투아웃 이후에 불운이 찾아왔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것이다, 경험이다, 라는 말은 먼 훗날에나 위로가 될 테지만.



지난 겨울부터 지금까지 내게는 참 좋은 일만 생겼다. 실수가 행운이 되었고 행운은 빛이 났다. 생각해보면 내 왼쪽 가슴이 아플 정도로 충격적인 일은, 아주 사소한 일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내가 행운을 누리는 사이 누군가는 울기도 하였을 터. 한가지 역할만 오래 하면, 늘 같은 스타일의 노래만 부르면 식상하다. 기쁨도 나눠야 제 맛 아니겠는가. 어찌 그렇게 기쁨을 독식하려고만 하는지.

헹가래치며 웃는 저 어린 선수들의 사진도 참 뭉클하다. 패전한 투수가 있어 그들에게 기쁨이 온 것이 아니다. 그들 역시도 누군가가 박장대소 할 때 불펜에 앉아 땀인 것처럼 눈물을 닦았을 터. 기쁨은 즐기고 슬픔은 다져라. 다만, 그 순간에 너무 오래 머물러 있지 말 것. 기쁨의 순간도, 슬픔의 순간도 빨리 흘려보내고 평정심을 찾아 평행선을 달려야 한다. 몸에 기쁨과 슬픔이 오래 머무르면 안된다. 향신료처럼 반짝 즐기고 떠나보내야 한다.

약기운 덕분인지, 시간의 힘 덕분인지 오늘 아침은 쾌청하다.
내 몸이 기억하고 있는 슬픔이 독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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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5-04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형종 투수의 눈물... 오늘 아침 화제더군요.
정말 대단한 청년입니다. 저도 찡하게 기사 읽었어요.
제 댓글이 한심스러울 정도로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플레저님에게 좋은 날이 되기를요. 건강하세요 :)

stella.K 2007-05-04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더 기쁜 일을 위해 거쳐가는 그런 과정일거라고 생각해요. 너무 상심하지 말아요. 건강은 소견상 정상이라니 다행입니다. 그래도 조심하고 기쁜 날을 기대해 봐요.^^

Mephistopheles 2007-05-04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운내시길...^^
(저는 저 어린 투수의 눈물에서 여러가지를 생각했어요. 물론 우승을 놓쳤다는 아쉬움이 표면적인 것이겠지만..고등학생 운동부 학생들의 평소 생활에서 봤을 때 혹시 두려움의 눈물은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2007-05-04 1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5-04 1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5-04 1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7-05-04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기대가 차올라 그 기대를 만족시키는 결과가 나오기를 바랄게요. 힘내셔요. 화이팅!!

마태우스 2007-05-04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이 잘 안되셨군요......... 제 마음도 덩달아 쓰려옵니다...................... 어여 회복하시길.....

플레져 2007-05-04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셔고양2님에게도 더없이 푸근하고 행복한 날이 되기를요...^^


스텔라님, 엄살에 속지마세요. 엄살이랍니다. 한번 엄살 떨고나면 괜찮아질거에요. 그죠? ^^


메피스토님, 어린 선수에게 오늘은 참 괴로운 시간이었겠지만
우리에겐 '내일' 이라는 게 있지 않게습니까? ^^
아주 짠했어요. 그라운드에서 무릎꿇고 우는 선수를 처음 본 건 아닌데 말이죠.


속삭님, 감사해요.
잊지않고, 콕, 새겨두겠습니다.


t 속삭님, 신나는 하루 보내셨지요? 남은 시간도 ^^;;

그리고 나의 지기님, 감사해요.
님 방으로 갈게요.


마노아님, 기대는 접었어요. 기대없이 사는 게 더 나을듯 싶어요.
그래도 또 뭔가가 새록새록 비집고 올라오네요 ㅎㅎ
감사해요, 님도 화이팅 하세요!


마태우스님, 별 일이 아닐 수도 있는데... 어쩌다보니 또...^^;;

2007-05-04 2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5-05 1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5-06 0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5-06 0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레져 2007-05-08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i님, 잘 지내지요? 오랜만이라 인사부터 ^^
앓고난 후라 조금 지낼만합니다, 저는... ㅎㅎ
 

1. 을 씻고 나서 물기를 다 닦지는 않는다.
반신욕을 하는 순간이 아니면, 욕실에서 오래 머물러 있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이유로 손을 씻은 후 대충 물기를 닦고 옷에 문지르거나
물기가 있는 채로 펜을 쥐고 뭔가를 끄적일때도 있어
노트 한 복판은 간혹 물에 불곤 한다.

 

2. 피터팬의 공식, 영화를 보고 싶다.
영화를 볼 방법이 없다. 어둠의 경로와 익숙하지 않은 탓인가?
DVD도 출시되지 않았다.
OST로 영화를 상상할 수는 없지 않은가.
어느 인터뷰에서 감독이 영화의 판권을 풀어달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피터팬의 공식>의 판권을 가지고 계신 님께. DVD를 제작하시지 않을 거면, 저로 하여금 인터넷에 영화파일 띄울 수 있도록 허락해주시겠어요? (웃음)”  - <씨네21이 선정한 올해의 영화인, 인터뷰 중에서>

 

3. 며칠간 충실한 가정주부 노릇을 하고 나면 나만의 일요일이 찾아온다.
내게 더 없이 배시시한 일요일. 만끽하는 것으로 탕진하는 일요일.
언젠가 어설픈 글에서 일요일마다 선 보러 다니는 여자에게 '일요일' 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기억이 있다.


4. 쿵쿵따, 를 하는 줄 알았다. 
아파트 옆, 아파트 공사장에서 들려오는 공사 소음, 쿵쿵따.
점심시간이면 칼같이 소리는 사라진다.
아저씨들 따라 나도 점심을 챙겨먹는 시간.
우린 너무 호흡이 잘 맞는 이웃이 아닌가.



5. 곰돌이 푸우 알람 시계는 대단한 위력을 갖고 있다.
잠꾸러기를 단번에 일으켜주어 고맙지만
심장에 쓰나미 해일같은 충격을 안겨준다. 아.침.마.다.
얼마전 느꼈던 지진 소음은 댈 것도 아니다.
알람 소리는 오늘, 넓고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 집 한채, 에서 멈췄다.
내일은 스와니 강, 을 노래할 차례.
곰돌이 푸우는 너무 날씬하다.

 



6. 바느질 하는 소피처럼 한땀 한땀 공들이는 하루가 되기를.





명패없고 주소만 있는 집을 갖게 되었다.
아주 사소한 부재에 괜히 흥이 난다.
숨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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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7-02-06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서재 지붕과 이미지 좋습니다!^^

2007-02-06 14: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7-02-06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보습효과를 노리시는군요.홍~
2.에버트의 "위대한 영화"라는 책을 읽으면서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영화가 많다는 사실에 허탈했습니다.
3.요즘 저는 일요일이라는 존재를 잊어먹고 있는 듯 하다고나 할까요..??
4.장단에 맞춰 옆집 아저씨랑 쿵쿵따 게임 하는 것 다 알고 있습니다~~
5.메탈을 안불러 정말 다행이군요..ㅋㅋㅋ
6.생각같아서는 바느질이 아닌 미싱질을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흑흑..

2007-02-08 0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2-11 05: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2-11 2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머리와 가슴은 숙연해지지만 이놈의 끼는 멈출 줄 모르고 자꾸만 고개를 들고 올라온다. 동네 의상실 집 딸내미 덕분에 화려한 의상 잡지들과 옷감들을 만났다. 집에 돌아오면 종이란 종이마다 옷들을 그려내고 한 달도 되기 전 언니가 그려준 종이인형에게 천 벌의 의상을 해입혔다. 그때의 뿌듯함이란. 아빠의 단골 양복점에 쫓아가 자투리 옷감을 얻어 바느질을 시작했다. 얼기 설기 무채색 옷들을 입은 내 인형은 세상 어떤 인형보다 더 고왔다. 급기야는... 모델이 되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큰 머리통에 비실비실한 육신인줄도 모르고.

특별한 자리가 생기면 눈물부터 난다. 나를 보고 있는 시선을 보면 부끄러워 하는 대신 즐긴다. 잘할려고 하는 건 아니다. 알고보면 아무리 준비한다고 해도 그 순간에 튀어나오는 내 말들이, 내 행동이 진심이다. 나중에 그 행동들이 부끄러운 이유는 그때문이 아닐는지. 진심이란 어찌나 힘이 센지 숨어 있기 보다 얼굴 내미는 걸 좋아한다. 어제도 내겐 그런 날이 아니었을까 싶다. 주춤거렸지만 금세 회복하여 내가 해야할 말을 야무지게 해냈다. 야무지다는 표현은 순전히 고슴도치 친구들 덕분이다.

더 늙기 전에, 더 나이 들기전에 배우를 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써줄지는 모르겠지만 친구들중에 연출가도 있고 극작가도 있으니 한 십년간 조르면 단역이라도 성사되지 싶다. 해줄 때까지 술 사줘야지! 대학시절 40분짜리 연극에서 1분 30초 연기한 경력은 쳐주지도 않는데 내게는 소중한 추억이다. 주인공을 하고 싶었으나... 발성과 발음이 영... 아니었다. 평소 진지한 표정의 교수님이 내가 최선을 다해 연기하는데 마구 웃으셨다. 아, 교수님! ㅠㅠ 그러고는 마을사람2 가 내 차지가 되었다. 집에 와서 앓았다. 분했다. 조연이라도 시켜주지... 내가 몸매가 안돼, 얼굴이 안돼.......아, 연기가 안되는구나! OTL

꿈이란 접어놓고 단념하는 게 아니라 언젠가 이룰 수 있는 욕망이다. 기회란 잡으라고 있는 것, 어쩌면 내게 연기 제의가 온다면 꼭 눈물 연기를 해야지. 제 아무리 전도연이 최지우가 단숨에 눈물 흘린다고 하지만 사연많은 나를 당할 수는 없지! 내게는 너무 기뻐서, 어이 없어서, 외로워서 흘리는 다양한 눈물 연기가 준비되있다. 대사는 없고 그저 울기만 하는 역할이 있다면 내 차지다. 막 울다가 갑자기 웃는 역할도 자신있다. 암암. 웃다가 우는 역할 연습도 어제 터득했다. 울지 않기 위해선 엄지 손가락으로 검지 손가락을 마구 누르면 된다는 것도 알았다. 입술을 깨물어봤자 눈물은 새나온다. 뭐니뭐니해도 눈물을 보이고 싶지 않은 자리에 눈물이 비죽 나오려고 하면 아주 활짝 웃어버릴 것. 넌 아주 예쁘게 우는구나! 라는 의외의 말들을 듣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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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7-01-25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다가 웃는 연기 쉽지 않을텐데요...ㅎㅎ
그랬었구나, 그대.^^
전 연극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하나 아는 건 노력하는 사람한테 이길 장사가 없다는 거죠.
정말 더 나이들기 전에 꼭해요.
나이 들어서도 하구요.
세상에 연극에 젊은 배우만 쓰라는 법이 어딨습니까?
젊은 배우 늙은이 분장 시키는 것처럼 어색하고 추한 거 없더라구요.
내가 <사랑과 야망>을 왜 안 봤는데요...^^

Mephistopheles 2007-01-25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제 2의 전원주..가 되시겠다는 말씀이신 거죠..?? =3=3=3=3=3=3=3
오호호호호호호호호

하이드 2007-01-25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대학시절.이 생각나네요. 전 한시간 반 정도의 연극에 주연.을 맡았었어요. '소년' 역이었지요. 홍대앞 '예'라는 소극장에서 이틀간 공연을 했었네요. 아, 그 클라이막스에서의 한장짜리 대사. 그 연극이요, 글쎄, 브레히트였습니다. 게다가, 음악극. 이어서, 노래도 했습니다. 게다가






......................................................................................................................원어.였습니다.

물만두 2007-01-25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용까묵고 메피스토님 댓글에 정신빼고 갑니다 ㅡㅡ;;;ㅋㅋㅋ

플레져 2007-01-25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노력앞에 장사 없다는 말, 참으로 듣기 좋아요 ^^
나이 들어도 할래요. 아니, 대사 외울 기력만 있어요. 헤헤. 그때 꼭 와주삼!
<사랑과 야망>, 난 그래도 재미나게 봤는데... 걍 봐주시잖고 ^^;;


메피스토님, 급면회 신청!!! =3


하이드님, 우와. 주연!! 소년!! 적역을 맡으셨군요. 브레히트의 연극 중에 소년이 나오는거면...뭐가 있죠? 당최 배운지 오래되서리.................! (브레히트 희곡집을 더듬더듬 찾아볼까 생각중...흐흐)

플레져 2007-01-25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그니깐요... 메피스토님이 내 눈물연기 다 망쳤어..으앙~
메피스토님은 반성하라! 댓글 철회하라! 훌쩍.

마냐 2007-01-25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정말 죽기 전에 무대에 설 날이 있을까 싶네요. 가끔 상상만으로 근사한 그런 날들 말임다. 뭐, 결론은 능력과 상관없이 이런 꿈들이 생생하던 시절도 있었다....는 얘김다.

조선인 2007-01-25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이지 저도 연극무대에 오르고 싶어요. 아니면 무대 뒤라도 다시 서보고 싶네요.

2007-01-25 15: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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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01-25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급면회라고 하시면.....이런 분위기 인겁니까???






플레져 2007-01-25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 꿈을 잡으세요. 꿈을 놓아주지 마세요. 꿈을 괴롭혀주세요. 부디.


조선인님, 텅 빈 무대를 마냥 바라보고 있으면
배우가 없어도 소품이 없어도 침묵이 주단을 펼치고 연기하는 게 보여요.
언젠가 무대 위, 뒤에서 뵙기를 바래요.


메피스토님, 우리들에게 행복한 시간을 나눠주셔서 감사함다!
강동원은 어디에... -이나영 올림-

마노아 2007-01-26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접 극본을 쓰셔도 좋을 솜씨잖아요. 저는 관객으로 불러주세요. ^^

2007-01-26 17: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레져 2007-01-26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객 마노아님을 모셔놓고 연극 한판 올릴게요!

2007-01-28 2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리스 2007-01-30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앙, 플레져님 글 오랜만이어요. 부비부비...
ㅠ.ㅜ

플레져 2007-01-31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낡은구두님, 안녕...비부비부 ^^*

2007-02-01 1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2-02 1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