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의 세계사 - 인류의 문명을 바꾼 7가지 금속 이야기
김동환.배석 지음 / 다산에듀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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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인류의 역사 속에 담고 있는 금속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이 책을 펼쳐보기 전까지만 해도 과연 금속이라는 것이 우리네 지난 날 속에서 얼마나 많은 역할을 해왔던 것일까, 라는 의문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금속이라는 것을 이용한 것은 현대에 들어서 사용했던 것이 아닐까, 라는 막연한 생각만이 맴돌고 있던 나로서는 이 안에 들어있는 엄청난 이야기들은 그야말로 그 전에는 존재하는 지도 몰랐던 신세계로서 그저 현재 사용하고 있는 금속이 아닌 인류 속의 역사를 이끌어 왔던 한 축이었다는 금속에 관한 이야기는 알면 알수록 즐겁기 그지 없는 지식의 샘으로 다가왔다.

 구리에서부터 수은까지, 우리네 역사에 큰 축을 남긴 금속부터 하나씩 만나보는 시간은 학창시절 과학시간에 만났던 화학 시간의 복잡하고 지루했던 순간을 넘어 스스로 찾아보게 하는 즐거움을 전해주고 있다.

 우리는 인류의 역사를 금속을 중심으로, 석기 시대까지의 비금속기와 청동기 시대부터의 금속기로 나누어 구분 짓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인류가 석기 시대를 벗어나게 해 준 최초의 금속이 무엇이었는지, 우리가 무심코 청동기 시대라고 구분 짓는 그 시대 속에서 금속이 어떻게 인류의 삶을 변화시켰는지. 현재 진행 중인 철기 시대를 이끌어 온 것은 누구이며 앞으로 이 시대가 얼마나 더 지속될 것인지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금속이 인간의 삶 속에 너무도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서 그런 것일까. 마치 공기의 존재가 당연하게 느껴져 그 중요성 대한 인식이 옅어지는 것과 같이 우리는 역사 속 금속의 역할에 대해 너무나 관심이 없다. –본문

인류 최초의 금속으로 알려져 있는 구리는 고대 자신의 영역을 널리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서 동전 속 자신의 모습을 새겨 넣기도 했으며 때론 구리를 가지로 장식품인 송곳을 만들기도 하고, 성경을 기록하는 재료로도 이용해 왔다고 하니 10원짜리 동전의 재료로 익히 알고 있던 구리의 면모가 색다르게 보이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닥터 코퍼라는 이름으로 세계 경제의 지표를 예측하는 원소로도 자리매김을 했다고 하니, 널리 이용하기도 쉬울뿐더러 매장량도 나름 풍부한 구리가 왜 인류가 이토록 오랫동안 구리와 함께 해 왔는지를 되새겨 보게 된다.

납은 일반적으로 구리, 아연, 은 등과 함께 화합물로 발견되기 때문에 납을 얻기 위해서는 녹여서 납만 추출하는 제련 과정을 꼭 거쳐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정교한 납 비드가 발견되었다는 것은 납이 함유된 광석을 용광로에 녹여서 적당한 크기의 납 덩어리로 만드는 공정이 차탈휘이크에선 이미 행해지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도 언제? 기원전 6500년 전에! 납 비드의 제작 연대를 검사해 보니 지금까지 기록된 어떠한 납 사용 연대보다 앞선 기원전 6500년 전으로 확인되었다. 인류 최초의 납 공예인이 차탈휘이크에 거주했다는 사실이 이로써 명백해진 것이다. –본문

 유연휘발유나 박가분 안에 있던 납의 모습을 보노라면 인간에게 함부로 다뤄서는 안될 금속이라는 것이 명백하지만 이 납은 방사선의 노출을 방지하는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되는 자원이라고 한다. 납 중독이라는 것에만 포커스를 두어 납, 하면 무조건 피해야만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던 나에게 있어서 납이 인간에게 전해줄 이득과 위험은 모두 인간의 손 안에서 피어나는 것임을 배우게 된다.

 은보다는 금이 현재의 우리에게는 더 큰 가치로 다가오기에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누구나 금을 택하겠지만 고대에 있어서 은은, 특히나 이집트의 파라오에게 있어서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금속이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은은 질병을 치료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에 음식이나 물이 부패하지 않도록 돕는 것은 물론 화상이나 상처를 치료하는 대도 쓰였다고 하니, 은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가치가 높았던 그때로 시간을 되돌려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 않을까. 여하튼 금보다 귀한 이 은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제련 공정을 거쳐야 한다고 하니, 은을 쓰기 위한 인류의 노력은 아주 오래 전부터 계속 되어 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눈부시게 번영했던 이집트 문명을 들 수 있다. 고대 이집트 제4왕조가(기원전 2613!2498)가 지는 후부터는 이집트에서도 청동이라는 놀라운 재료를 알고 있었으나, 주 원료인 주석을 구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제 12왕조(기원전 1991~1786) 무렵까지는 청동기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4왕조에서 제 12왕조에 걸쳐 이집트 문화는 다른 여러 지역의 청동기 문화나 철기 문화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었는데 단지 청동이 없어서 못 쓴 것일 뿐이지 기술이 부족해서 못 쓴 것은 아니었던 셈이다. –본문

 청동기 시대를 열었던 주석의 이야기는 너무도 당연히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의 순으로 진행되는 것이라 생각했으나 주석이 지구 상의 모든 곳에 존재하지 않았기에 청동기를 쓸 수 없던 상황의 역설은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를 드러내는 것이었다. 시대를 구분하는 삼시대법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청동기 시대가 전 세계 적으로 동시에 발생했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생경하지만 신기하게 다가온다. 뿐만 아니라 주석의 동소체에 따라 나폴레옹의 진격은 실패로 돌아갔으며 극지방을 탐사했던 스콧은 죽음을 면치 못했으니, 금속이 역사 안에 담아 놓았던 비밀은 알고 보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지구 상에 있는 철이 회색조의 빛깔이겠거니, 라 생각했던 나에게 있어 철의 원색은 은빛이라는 것을 전해주고 있으며 지구상에 존재하는 금속 중 유일하게 액체로 존재하는 수은은 현재의 우리에게는 두려운 존재지만 진시황에게는 영생을 꿈꾸게 해주는 금속이었다고 하니, 금속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다시금 전해주는 반증이 아닐 수 없다.

 너무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어서 생각하지도 못했던 금속 안에 숨겨져 있던 역사가 이토록 장대했다는 것에서 페이지를 넘기면서 절로 고개를 끄덕거리게 된다. 인류의 역사를 바꾼 7개의 금속 이외에 또 다른 이야기들도 계속해서 전해지길 바라며 관련 내용들을 찾아보고 싶어진다 

 

아르's 추천목록

 

총, 균, 쇠 / 제러드 다이아몬드저


 

 

독서 기간 : 2015.03.15~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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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 새벽의 주검
디온 메이어 지음, 강주헌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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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르's Review

 

       

 그야말로 문제아처럼 살아오던 자토펙 판 헤이르던에게 켐프의 소개로 사설탐정으로 사건을 맡을 기회가 찾아온다. 주먹다툼으로 철장에 있는 그에게 무슨 사건이람, 이란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는 전직 형사이자 학자로서 꽤나 유능한 인재였으며 촉망 받는 미래를 거머쥐고 있던 사내였다. 현재는 자신의 분노도 주체하지 못하고 이래저래 휘둘리고 있는 신세긴 하지만 말이다.

 그런 그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교차되어 이야기가 전개된다. 유능하던 그가 어찌하여 지금의 터덜터덜한 현재가 되었는지에 대한 과거로부터의 회귀와 호프 베네커와 함께 풀어가야 할 사건을 쫓아가는 7일간의 여정 속에서 보여지는 이야기를 쫓아가다 보면, 그의 삶이 어떻게 그를 지금 이곳으로 이끌고 왔는지에 대한 보고와 함께 도무지 풀리지 않을 것만 같은 사건이 점점 퍼져나가며 광활한 비밀을 안고 있었다는 것이 드러나게 되면서 소설은 점점 깊은 심연 속으로 독자들을 끌어들이게 된다.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요하네스 야코뷔스 스미트. 대체 이놈은 무슨 거짓말을 한 것일까? 어떤 속임수를 썼던 것일까?
판 헤이르던은 금고에서 발견된 종잇조각, 즉 달러를 쌌던 포장지 한 조각을 근거로 지나친 비약을 했다는 걸 깨달았다. 지나친 비약이었다. 하지만 왜 그는 그런 금고를 지었을까? 그가 정상적인 시민, 법을 준수하는 시민이었다면, 총이나 보석을 보관하는 작은 금고를 살 수도 있었을 텐데. 법을 준수하는 시민들은 번거롭게 가짜 신분증을 만들지 않았다. 스미트라는 가짜 이름을 사용한 사람은 많은 것을 감추어야 했던 놈이 분명했다. 대체 놈의 진짜 신분은 무엇이었을까? 그 빌어먹을 금고에는 뭐가 있었을까? –본문

살인 사건의 현장에서 발견되었던 일말의 증거는 표면상으로는 그저 금고를 노린 살인사건이라 보여주고 있지만 실상 그 안을 파헤쳐갈수록 점점 사건을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오랜 시간 동안 이 마을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이웃들과 교류조차 없었던 얀 스미트는 망자와 11년 동안 동거를 했던 요한나 판 아스의 요청대로 금고 안에 담겨 있던 유언장을 찾아달라는 요청을 받게 되어 수사를 벌이게 되지만 이 난항을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도무지 방도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의 동거인이었던 요한나 판 아스의 소행이 아닐까, 부터 시작된 수사는 야코뷔스 스미트를 찾아가면 갈수록 그가 예사 인물이 아니었음을 조금씩 드러내고 있다.

평범한 고가구 운반을 하는 듯 했지만 남아프리카에의 커다란 금고 속에 있었을 법한 달러의 흔적.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하여 살고 있던 야코뷔스. 면식범의 소행이 높은 것으로 보이며 주로 미군이 사용한다는 M16까지. 대체 이 자가 안고 있었던 삶의 무게는 무엇이었을까. 판 헤이르던이 진짜 야코뷔스 스미트를 찾기 위해 호프의 고객이었던 카라 안 루소의 도움을 받아 스미트 사건과 그의 사진을 신문에 개제하게 되고 사건은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나는 마르네비크 사건을 다시 생각해보았다. 내가 모든 것을 또렷이 기억할 수 있었다는 것은, 베이비 마르네비크가 내 목을 에워싼 심리적 장애였고, 내 심리 세계에 자리 잡고 보이지 않게 온몸에 독소를 퍼뜨린 악성종양이었다는 뜻이다. 이런 심리적 장에 때문에 내가 나 자신에게 충실하지 못했던 것일까, 아니면 그 장애는 작은 원인에 불과했던 것일까? 마르네비크 사건은 내 삶의 다른 부분에도 악영향을 미쳤을까? 나는 모든 것을 곰곰

 거침없이 자신의 욕망을 판 헤이르던 앞에서 보여주는 카라 안의 모습과 함께 헤이르던이 걸어온 지난날의 모습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의 인생을 좌지우지했던 2명의 여인을 중점적으로 바라보자면 먼저 어머니의 친구이자 유명한 시인이었던 베이비 마르네비크는 그에게 육체적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려준 장본인이었다. 한창 끓어오르던 10대의 그에게 깊은 사랑을 알려준 그녀가 무참히 살해당한 것은 그로 하여금 이 사건을 어떻게든 풀어나가야 한다는 죄책감과 같은 무게를 안고 있던 그가 범죄심리학 박사로서 성장해 나가는 것은 어찌 보면 그가 세상을 살기 위한 몸부림이었는지도 모른다. 그의 심연에 남아있던 이 사건의 해결을 위한 집념은 한 성범자자의 차 안에서 발견된 접착테이프를 바라보고서는 그가 연쇄 살인범일 것이라는 단초를 찾아가게 되고 그렇게 베이비 마르네비크를 포함한 여성들을 무참히 살해한 심멜이란 인물을 밝혀냄으로서 학계에서 신명 받는 연구자로 주목을 받게 된다.

판 헤이르던이 그 당시의 여자친구였던 벤디의 바람대로 교수로서 계속 그의 업적을 이어나갔더라면 지금쯤 평범한 가장으로서 오늘을 살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되면서 빌리 시얼 경감은 그를 형사라는 새로운 세계로 인도하고 있었으며 그 곳에서 그는 나헬과 노니 나헬을 만나게 되면서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시간을 보내게 된다.

 다시 사건으로 돌아와 야퀴보스 스미트라는 인물이 실은 루퍼트 데 야허르였다는 것과 그가 1976년 이미 망자가 되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 되었다는 것을 그의 어머니인 루퍼트 데 야허르를 통해 발견하게 되면서 이 사건이 거대한 장막 속에 드러낸 일부의 무엇이라는 것을 직감하게 된다. 그저 한 남자의 죽음이라고 생각하기에는 CIA부터 시작하여 군정보국과 살인강도부의 알력까지, 너무나 많은 것들이 포함되어 있고 판 헤이르던은 이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서는 공권력의 힘이 아닌 어둠의 통로를 통해서 이 문제를 즉시해야 한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파악하고서는 오를란도 아렌세를 찾아가 이 문제에 대한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스페클이 말했습니다. ‘난 누가 우리 비밀을 발설할지 알고 싶어. 부시와 나는 어느 편에 서야 하는지 결정했어. 포라와 루퍼트가 어느 편에 섰는지도 알고 있고.’ 그러자 부시가 소총을 헤리와 클린턴, 레드와 코스에게 겨누었습니다. ‘너희도 어떤 생각인지 분명히 밝혀야 할 거야!’ 스페클은 이렇게 말하고 다코타에 올라탔습니다. 잠시 후 총성이 울렸습니다. 조종사였습니다. 스페클이 조종사를 쏘아 죽였습니다.
 
언젠가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었는지 누군가 나한테 심리학적으로 설명을 해줘야 할 겁니다. 우리는 지칠 대로 지친 상태였습니다. 나흘 동안 거의 잠을 자지 못했고 극도로 불안했습니다. –본문

30여 년 전의 한 순간의 판단이 이 안에 있던 모든 이들의 인생을 구덩이 속으로 밀어 넣어 버렸다. 그때도 수 많은 사람들이 죽었으며 그 비밀을 안고 살아가던 이들 역시도 살아도 살아가는 것이 아닌, 늘 어디선가 감시 받으며 살아야 했다. 뿐만 아니라 루퍼트 데 야허르를 파헤쳐가고 있는 판 헤이르던과 호프, 그의 어머니와 야허르의 어머니까지도 또 다시 모두 죽음과 마주해야만 했는데 이 사건의 중심으로 들어가면서 드러나는 비밀의 장막은 서서히 악의 장막을 드러내고 있다.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다고 말하는 이 이야기의 시작과 결말을 보노라면 눈앞에 펼쳐지는 수 많은 죽음의 단상도 단상이지만 그 뒤에 이 모든 것들을 벌이고 있는 인간의 악랄함에 송연해진다. 착오가 불러일으켰던 사건을 덮기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의 피로 물들여야 했던 그 순간은 그 시간을 함께 했던 이들로 하여금 평생 벗어날 수 없는 올가미를 스스로 묶게 만들었으며 판 헤이르던 역시 자신 안에 숨겨져 있던 악마와 같은 모습을 바라본 적이 있었기에 이 문제를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기에 마지막을 향해 나아갈 수 있었을 것이다.

 다시 그의 손에 들린 달러와 이 이야기의 굴레가 더 이상 다른 사람들의 목을 조이는 일이 되지를 않기를, 그의 곁에 있는 호프와 함께 잔잔하지만 희망이 있는 내일을 지내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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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테우스 / 디온 메이어저


 

 

독서 기간 : 2015.03.02~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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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 세상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 플라톤 아카데미 총서
고은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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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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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하며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처럼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살아가는 동안 우리의 눈 앞에서 계속해서 던져지는 인생의 화두이겠지만 그 정답은 늘 살아가는 동안에 배워야 하는 것이 아닐까그렇기에 이 질문은 단 한번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에서 늘 고민할 수 밖에 없는 것일 게다어릴 때는 그저 부모님 말씀 잘 듣고 공부를 열심히 하며 친구들과 사이 좋게 지내는 것이 전부라고 느꼈던 세상은 어른이 되어감에 따라 점점 해야 할 것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생각의 틀이 넓어지면 넓어질수록 과연 무엇이 잘 사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만 깊어지게 된다아마도 그저 나에게 주어진 몫을 잘하기만 하면 됐던 어린 시절과는 달리 주변에 보이는 것들이 너무도 많기에 나름의 비교와 타인과 나를 향한 잣대를 재느라 갸우뚱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토록 쉬이 말할 수 없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다양한 분야에 몸담고 있는 이들이 인문학을 기반으로 하여 그 답을 전해주고 있다물론 이것이 우리네 삶을 살아가는 인생의 답안지가 될 수는 없겠지만 그들이 전해주는 이정표를 통해 현재의 내가 어디에 서 있으며 어디로 나아갈지에 대한 고민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어 봐야 할 충분한 이유라 생각된다. 

인문학은 그 손가락의 끝을 자신을 향하게 합니다특히 아포리아에 빠진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향해 손가락 끝을 가리켜야 합니다인문학은 어떻게 하면 빨리 노를 저어서 아포리아를 극복할 것인지를 가르치지 않습니다인문학은 어떻게 하면 빨리 노를 저어서 효율적으로 목적지에 도착할 것인지를 가르치지도 않습니다그것은 인문학의 과제가 아닙니다인문학은 오히려 노를 내려 놓으라고 말합니다잠시 노를 내려놓고 고개를 들어 밤하늘의 별을 보자는 것입니다동료와 이웃의 손을 잡고 북극성이 어디에 있는지 함께 찾아보는 것입니다이것이 바로 인문학이 아포리아에 빠진 대한민국에 주는 대답입니다. –본문 

 위기의 대한민국 안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답 대신에 잠시 쉼표를 권하고 있는 이 책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통해서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되어 있는 시선을 이제는 나의 곁에 있는 주변을 향해서 돌아볼 때라고 알려주고 있다남보다 내가 우선이 되고 다른 사람들보다 높이 있어야만 오늘이 의미 있는 것으로 여기고 있는 우리에게 무엇을 위해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경각심을 울리게 하는 이야기로 인문학을 통해 바라보는 인생을 ‘나’ 에만 국한되어 바라보는 것은 반쪽 짜리의 답을 구하는 것이라는 것을 이 책의 모든 페이지마다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보이는 것에만 치중되어 있는 현재의 우리의 모습을 소크라테스가 보았다면 무엇을 위해 그토록 겉에 보이는 것들에 아등바등하고 있는 것인지 안타깝게 여길 것이다내면이 아름다워지기를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나의 내면과 동일하길 바라던 소크라테스는 당시 그가 살던 시대에 말을 잘하는 소피스트들에 집중되어 있는 것을 넘어 자기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것에 의의를 두며 계속된 문답법으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었다.

 또한 영화 <명량>을 통해 이순신 장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서 그를 등용했던 유성룡에 대한 관심과 그가 후대를 위해 기록해 놓은 <징비록>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현재의 모습이 계속 눈에 띄고 있는 요즘이 책에서도 어김없이 유성룡의 징비록을 통해 우리가 바라봐야 할 미래의 모습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찰해보고 있다. 

 반면 이 <징비록>에 담겨 있는 정신에 더 주목한 나라는 일본이었습니다. 17세기 초반에 제작된 <징비록>이 중후반을 거치면서 부산의 왜관을 통해 일본으로 건너갑니다왜관운조선에 온 일본인들의 무역과 통신을 위한 일종의 외교 사무실이었습니다그런데 왜관에는 평소에도 1,000여명이 넘는 일본인들이 우글거렸습니다아침에 왜관 문이 열리면 인근의 주민들은 채소거리나 생선각종 부식들을 판매합니다이처럼 왜관의 일본 사람과 조선 사람 사이에 잦은 접촉이 이루어집니다심지어는 왜관에 조정에서 발행한 관보를 팔아먹는 사람까지 생겨났습니다. (중략)
 
전쟁이 끝난 뒤 조선에서는 <징비록>에 거록된 개혁론이 이렇다 할 실천과 실표를 거두지 못하고 흐지부지된 사이정작 일본에서는 조선을 더 열심히 연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물론 일본 자체의 침략성을 탓해야겠지만 조선 스스로가 위기의식을 잊어버렸다는 것도 깊이 생각해야 할 문제입니다. –본문

 우리나라에서는 임진왜란이라 이야기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삼한정벌’을 지나 ‘문록경장의 역이라는 이름으로 일컫고 있는 이 비극의 역사의 중심에 서 있었던 유성룡의 징비록을 보노라면 권력이 부패해가고 그 어디에도 브레이크를 걸 제동장치가 없던 당시의 사대부의 행태가 초래한역사의 단초를 보노라면 절로 고개를 가로젓게 된다.

자신들의 이익만을 챙기기 급급했던 당시의 사대부의 모습에서는 민초를 바라보는 눈 따위는 이미 저 멀리 내 던져 버린 지 오래였으며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발발 당시 힘이 없단 당시의 조선은 명의 방패를 이용해서 일본과 대항해야 했으니우리나라를 돕겠다는 명분으로 들어선 명은 언제나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만 움직이고 있던 현실 속에서도 선조는 자신의 왕위를 이어가기 위한 고민에만 빠져있었으니이 답답한 조선의 현실은 400여년이 지난 지금의 모습과도 별반 다르지 않기에 앞으로 우리는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던져주고 있다특히나 이 징비록의 이야기를 전쟁으로 인해 초토화가 된 우리보다도 일본에서 먼저 찾아보고 있었다는 것은 역사가 주는 메시지는 물론 이 모든 것을 그저 과거의 뒤안길로 넘겨둬서는 안될 것이라는 경종을 다시금 울리게 한다.

아이들에게 돈을 버는 이유로 많은 것을 소유하거나 부모가 덕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더 많은 경험과 체험을 쌓기 위해서라고 가르쳐야 합니다이것은 우리가 자녀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가르침이고 우리도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하는 가르침입니다. –본문

 행복해지기에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는 행복을 위해서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우리네 손에 잡혀야그러니까 행복하기 위해 어떠한 조건들이 충족해야만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마음가짐의 변화가 행복을 가져다 준다는 것은 너무도 인상 깊은 이야기였다물질적이나 금전적으로 남들보다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 오늘을 사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경험과 체험을 위해서 오늘을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일상의 소소한 기쁨을 전해주는 메시지로서 행복이라는 것이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인문학을 통해서 바라보는 삶의 의미와 방향이라는 주제가 쉽지 않겠구나라고 생각했었지만 이 안의 이야기를 마주하는 동안 어느새 나도 모르게 고개를 주억거리게 된다살아가는 동안의 필요한 것들임에도 늘 바쁘다는 핑계로 놓치고 있던 것들을 이 책을 통해서 다시금 생각해보며 내일을 어떻게 지내야 할지를 생각해보게 되는데 그 짧지만 깊은 상념들이 어제의 나와는 또 다른 나를 만들어 줄 것이라는 믿음은 이 책의 페이지를 바삐 넘기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물질적인 것만 쫓던 이전의 나를 조금씩 놓을 수 있다는 것에서 이 책의 의미가 사뭇 크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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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에 묻다, 행복은 어디에 / 백성호저


 

독서 기간 : 2015.03.06~03.07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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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구나무
백지연 지음 / 북폴리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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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구나무

같은 출발선에서 동시에 달려 나갔지만 수십 년 후 너무나 달라진 여섯 여자의 인생!

앵커계의 전설이자 전문 인터뷰어 백지연이 소설가로 돌아왔다. 대단히 사실적인 대화를 통해 여섯 여자의 인생을 들여다보는 첫 작품 『물구나무』를 통해 에세이보다 더 내면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해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여섯 여자의 물구나무를 서는 것처럼 위아래가 바뀐 듯한 인생의 면면들을 섬세하고 심도 있게 보여주며 우리의 인생이 어느 하나의 시각에서만 바라볼 수 없는 아이러니한 것임을 일깨워준다.

전문 인터뷰어인 민수에게 어느 날 여고 단짝 친구였던 수경이 연락을 해온다. 27년 전 사소한 일로 틀어져 친구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후 소식도 모르고 지내던 민수는 수경에게서 친구 무리 중 한 명인 하정이 의문의 죽음을 맞았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된다. 물구나무서기를 못해 친해져 고교시절 내내 여섯둥이처럼 붙어 다니며 어울렸고, 모두 명문대에 합격하며 더욱 진한 우정을 나눴던 민수, 수경, 승미, 문희, 미연, 하정.

학생회장이자 최고의 수재로 서울대에 입학한 수경과 의료 엘리트 집안 자녀로 치의대에 입학한 하정, 3개 국어 능통자에 따뜻하고 자상한 아버지를 가진 문희, 반면에 보스 기질이 있고 당당한 성품이었지만 집한 환경은 어려웠던 승미, 그리고 공부보다는 로맨스와 소설에 빠져 살았던 미연. 수십 년을 이들과 남처럼 지낸 민수는 하정의 내면을 재구성하기 위해 나머지 친구들을 차례로 만난다. 친구들의 인생을 타임캡슐처럼 열어보게 된 민수의 앞에는 전혀 예상치 못한 광경이 펼쳐지고, 그들이 가진 하정이에 대한 기억으로 완성된 퍼즐 역시 의외의 모습으로 드러나는데…….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아르's Review

 

     

  10여년 만에 다시 만난 여고 동창생들을 보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때는 같은 교실에서 같은 교복을 입고서는 비슷한 길이의 단발머리를 휘날리며 언덕을 뛰어다니던 우리가 이제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구나, 라는 생각 말이다. 그때는 동일한 출발선 앞에 같이 서 있었는데 이제는 너무도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노라면 한때 우리가 함께했던 시간들이 있기는 했던 걸까? 라는 아득함마저 밀려오게 되는데 얼마 되지 않은 듯 하지만 이미 10여년이 훌쩍 지나가 버린 그때의 시간을 더 오래 전에 지나왔을 <물구나무> 속 그녀들을 통해서 다시금 회상해보게 된다.

옛 친구는 오랜만에 만났어도 그런 사소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 나도 기억하지 못하는 예전의 나를 앨범같이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잃어버린 기억의 파편을 찾은 듯한 느낌이 들어 환한 얼굴로 그녀의 말을 받는다. –본문

 지금이라면 그저 웃어 넘길 미팅의 아련한 추억은 민수와 나머지 5명의 친구들간에 오랜 시간 동안에 교류가 단절되어 버린 희대의 순간으로 변모해 버린다. 작은 것에 희희낙락 웃고 떠들며 또 작은 것에 상처받았던 당시의 그녀들에게 있어서 그날의 배신은 민수로 하여금 그녀들과의 3년이라는 시간을 버리고 후의 몇 십 년의 시간도 잊게 만든 사건이 된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흘러 드문드문 흘러드는 소식에 친구들의 이야기를 알음알음 전해 듣던 민수에게 수경의 메시지메 도착하게 되고 이 메시지는 잃어버린 그녀들의 삶을 이어지게 하는 불씨가 된다.

  그때는 공부만 잘하면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에 쉴 틈 없이 쏟아지는 수행평가 속에서도 이것들만 넘으면 세상의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을 것만 같았지만 실상 세상이 보여주는 현실은 그것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더 높고 험한 굴곡들을 하나씩 밀어 넣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거울 속 내 얼굴에서 젊은 날이 사라지는 것을 보는 것도 가슴 서늘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모습에서 세월을 느끼는 것도 슬픈 일이다. 내 기억에 남아 있는 오래전 그 모습이 아니라, 세월에 쇠락해버린 모습일 때는 가슴이 시려온다. 나와 전혀 상관없는, 젊은 날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배우가 세월에 짓눌려 생가도 윤기도 없이 변한 모습을 보는 것도 안타까울 때도 있으니 친구의 변화는 말해 무엇하겠는가. –본문

  새로운 세상으로의 도약을 하려는 시점에 전해진 하정의 부음 소식은 나머지 친구들로 하여금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것을 전해주고 있다.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려 했던 하정의 안타까운 죽음 앞에서 그녀들은 또 다른 세상을 준비하게 되지 않을까. 긴 시간이 흘러서야 아버지의 사랑을 이해했던 민수처럼 지금의 우리는 또 얼마나 많은 것들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잔잔하지만 또 쉬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속에서 내가 지나온 길들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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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딸들, 건투를 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 공지영의 장편소설『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초판, 개정판, 개정신판으로 20여 년을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온 이 소설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와 울림을 담고 있다. 착한 여자에 대한 환상, 능력 있는 여자 혹은 똑똑한 여자에 대한 편견, 그리고 이율배반적인 두 가치를 동시에 요구받고 있는 여성들의 혼란과 고통을 그리고 있다. 친구인 혜완과 영선, 경혜의 삶을 통해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에 대한 안쓰러움을 드러낸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독서 기간 : 2015.03.01~03.03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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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야사록 1 - 실록이 전하지 못하는 놓쳤던 조선사
최범서 지음 / 가람기획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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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야사록

『조선왕조야사록』은 지난 2003년 『연려실기술』을 토대로 각종 야사를 참고하여 출간한 『야사로 보는 조선의 역사』를 깔끔한 편집과 내용으로 새롭게 구성한 개정판으로 총 2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1권은 태조부터 명종까지, 2권은 선조부터 순종까지, 시대를 바꾼 결정적 사건과 인물의 이야기를 다룬 야사를 모았다. 사건과 인물 위주로 엮어 정사에 기록된 사건과 인물이 야사에서는 어떻게 기록되어 있는지 비교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아르's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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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간에서 사사로이 기록한 역사란 의미를 지닌 야사는 동일한 역사의 기록임에도 불구하고 정사만을 바라본 것이 대부분이었기에 야사에 담긴 이야기는 그저 정사의 이면에 담긴 시시콜콜한 것들을 담아 놓은 것이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러니까 정사는 무언가 검증된 기록이라는 느낌이라면 야사는 개개인이 남겨 놓은 자신들의 기록이라고만 생각했기에 야사 자체에는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던 찰나 이 책의 소개 글을 읽으며 야사도 읽어봄 직 하구나, 라는 생각에 조심스레 책을 펼쳐보게 되었다.

 태조에서부터 명종까지의 시대 속에 담긴 야사를 들여다 보노라면 그 동안 들어왔던 굵직굵직한 역사 속 사건의 내막에 이러한 일들이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뿐만 아니라 고려에는 존재했던 야사가 조선 초기에는 폐지 되었다는 것은, 고려를 넘어 조선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연 태조에게 있어서 야사에 남게 될 정당성의 위협이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를 주목하게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까 야사는 정사와 함께 그 존재가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으로 원척석이 남겼다는 야사를 훗날 가문의 멸망이 두려워 후손들이 다 태워버렸다고 하니, 야사를 그저 야사로만 바라볼 수 없게 한다.

 조선을 건국하기 전 이성계가 꾸었다는 꿈에 대한 이야기는 익히 들어왔었으나 명궁으로서의 이성계의 모습은 이 책을 통해서 처음 만나게 되었다. 중국 송나라의 명장 악비의 자손으로 알려진 퉁두란과 의형제가 된 모습을 보노라면 이성계의 호탕한 모습을 절로 느끼게 되는데 명궁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웠던 퉁두란이 이성계의 호연한 모습에 매료되어 이지란이라는 이름으로 그의 곁을 계속해서 지켜왔다니, 그들이 어떻게 의형제가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이성계의 진면목이 느껴진다.

 수양은 정난을 일으킨 후 아무리 생각해봐도 김종서의 오른팔 격인 이징옥이 껄끄러웠다. 그리하여 박호문을 함길도 절제사로 임명하여 임지로 보냈다. 이징옥에게는 날벼락이었다.
 
이징옥이 박호문에게 자리를 인계해주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조정에 나가봐야 찬밥 신세일 것 같았다. 조정은 이미 수양의 측근들로 포진되어 있고, 김종서의 사람인 자기는 자칫 그들의 마수에 걸려 개죽음을 당할 수도 있다는 판단이 섰다.
 
! 나라고 못할 것 없지. 나대로 북쪽 변장에 제국을 세우자.’ -본문

 수양대군이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하게 다가오는 세조의 뒤에 숨겨져 있던 이징옥의 비화는 그 어디서도 마주한적 없던 이야기라 보는 내내 흥미롭게 다가온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밝았던 이징옥은 자신도 역시 수양과 같이 자신만의 세상을 이룩하고자 하는 꿈을 꾸게 되는데 스스로를 황제로 지칭하며 오국성을 세운 그의 나라는 오래지 않아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면 한단지몽이 바로 이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사의 굵은 뼈대는 필히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일 게다. 그리고 그 안에 부족한 것들 또 정사가 놓치고 바라보지 못한 것들을 야사로 채워나가면서 역사의 이야기가 더욱 풍성하면서도 깊이 있게, 그러면서도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시간들이기에 꽤나 오랜 시간 이 책을 잡고 있었다. 그 뒤에 이어질 숨겨진 야사는 어떤 것들이 있을 지, 다음의 책도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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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 속에 이런 이야기가?
정사와 야사를 넘나들며 우리가 모르는 37가지 우리 역사 이야기를 시대별로 재미나게 구성했다.
선정 기준은 어디까지나 재미!
재미난 이야기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의 이야기광이라는 저자의 말대로, 널리 알려진 이야기들의 배후와 사건들 사이의 틈새를 찾아 헤매다 건져 낸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다. 이처럼 ‘역사’라는 거창한 이름 뒤에서 잊혀지고 덜 주목 받는 소소한 이야기들에 귀 기울이다 보면, 질투에 눈멀고 복수심에 불타고 연정에 휩싸인 주인공들에게 저절로 연민과 공감을 느끼게 된다. 그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았음을, 시대만 바뀌었을 뿐 사람 사는 이야기는 다 거기서 거기라는 자조와 공감이다. 역사란 다름 아닌 우리가 살아가고 만들어 가는 이야기임을 이 37가지 이야기들은 말하고 있다.
책 제목이 ‘한국유사’인 것도 역사로 기록된 거창한 역사가 아닌 에피소드로서 이 땅에서 일어난 일들이기 때문이다.

[예스24 제공]

 

 

 

독서 기간 : 2015.03.02~03.05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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