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것인가 - 세상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 플라톤 아카데미 총서
고은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아르's Review

 

 

     

    

 생각하며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처럼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살아가는 동안 우리의 눈 앞에서 계속해서 던져지는 인생의 화두이겠지만 그 정답은 늘 살아가는 동안에 배워야 하는 것이 아닐까그렇기에 이 질문은 단 한번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에서 늘 고민할 수 밖에 없는 것일 게다어릴 때는 그저 부모님 말씀 잘 듣고 공부를 열심히 하며 친구들과 사이 좋게 지내는 것이 전부라고 느꼈던 세상은 어른이 되어감에 따라 점점 해야 할 것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생각의 틀이 넓어지면 넓어질수록 과연 무엇이 잘 사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만 깊어지게 된다아마도 그저 나에게 주어진 몫을 잘하기만 하면 됐던 어린 시절과는 달리 주변에 보이는 것들이 너무도 많기에 나름의 비교와 타인과 나를 향한 잣대를 재느라 갸우뚱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토록 쉬이 말할 수 없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다양한 분야에 몸담고 있는 이들이 인문학을 기반으로 하여 그 답을 전해주고 있다물론 이것이 우리네 삶을 살아가는 인생의 답안지가 될 수는 없겠지만 그들이 전해주는 이정표를 통해 현재의 내가 어디에 서 있으며 어디로 나아갈지에 대한 고민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어 봐야 할 충분한 이유라 생각된다. 

인문학은 그 손가락의 끝을 자신을 향하게 합니다특히 아포리아에 빠진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향해 손가락 끝을 가리켜야 합니다인문학은 어떻게 하면 빨리 노를 저어서 아포리아를 극복할 것인지를 가르치지 않습니다인문학은 어떻게 하면 빨리 노를 저어서 효율적으로 목적지에 도착할 것인지를 가르치지도 않습니다그것은 인문학의 과제가 아닙니다인문학은 오히려 노를 내려 놓으라고 말합니다잠시 노를 내려놓고 고개를 들어 밤하늘의 별을 보자는 것입니다동료와 이웃의 손을 잡고 북극성이 어디에 있는지 함께 찾아보는 것입니다이것이 바로 인문학이 아포리아에 빠진 대한민국에 주는 대답입니다. –본문 

 위기의 대한민국 안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답 대신에 잠시 쉼표를 권하고 있는 이 책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통해서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되어 있는 시선을 이제는 나의 곁에 있는 주변을 향해서 돌아볼 때라고 알려주고 있다남보다 내가 우선이 되고 다른 사람들보다 높이 있어야만 오늘이 의미 있는 것으로 여기고 있는 우리에게 무엇을 위해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경각심을 울리게 하는 이야기로 인문학을 통해 바라보는 인생을 ‘나’ 에만 국한되어 바라보는 것은 반쪽 짜리의 답을 구하는 것이라는 것을 이 책의 모든 페이지마다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보이는 것에만 치중되어 있는 현재의 우리의 모습을 소크라테스가 보았다면 무엇을 위해 그토록 겉에 보이는 것들에 아등바등하고 있는 것인지 안타깝게 여길 것이다내면이 아름다워지기를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나의 내면과 동일하길 바라던 소크라테스는 당시 그가 살던 시대에 말을 잘하는 소피스트들에 집중되어 있는 것을 넘어 자기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것에 의의를 두며 계속된 문답법으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었다.

 또한 영화 <명량>을 통해 이순신 장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서 그를 등용했던 유성룡에 대한 관심과 그가 후대를 위해 기록해 놓은 <징비록>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현재의 모습이 계속 눈에 띄고 있는 요즘이 책에서도 어김없이 유성룡의 징비록을 통해 우리가 바라봐야 할 미래의 모습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찰해보고 있다. 

 반면 이 <징비록>에 담겨 있는 정신에 더 주목한 나라는 일본이었습니다. 17세기 초반에 제작된 <징비록>이 중후반을 거치면서 부산의 왜관을 통해 일본으로 건너갑니다왜관운조선에 온 일본인들의 무역과 통신을 위한 일종의 외교 사무실이었습니다그런데 왜관에는 평소에도 1,000여명이 넘는 일본인들이 우글거렸습니다아침에 왜관 문이 열리면 인근의 주민들은 채소거리나 생선각종 부식들을 판매합니다이처럼 왜관의 일본 사람과 조선 사람 사이에 잦은 접촉이 이루어집니다심지어는 왜관에 조정에서 발행한 관보를 팔아먹는 사람까지 생겨났습니다. (중략)
 
전쟁이 끝난 뒤 조선에서는 <징비록>에 거록된 개혁론이 이렇다 할 실천과 실표를 거두지 못하고 흐지부지된 사이정작 일본에서는 조선을 더 열심히 연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물론 일본 자체의 침략성을 탓해야겠지만 조선 스스로가 위기의식을 잊어버렸다는 것도 깊이 생각해야 할 문제입니다. –본문

 우리나라에서는 임진왜란이라 이야기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삼한정벌’을 지나 ‘문록경장의 역이라는 이름으로 일컫고 있는 이 비극의 역사의 중심에 서 있었던 유성룡의 징비록을 보노라면 권력이 부패해가고 그 어디에도 브레이크를 걸 제동장치가 없던 당시의 사대부의 행태가 초래한역사의 단초를 보노라면 절로 고개를 가로젓게 된다.

자신들의 이익만을 챙기기 급급했던 당시의 사대부의 모습에서는 민초를 바라보는 눈 따위는 이미 저 멀리 내 던져 버린 지 오래였으며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발발 당시 힘이 없단 당시의 조선은 명의 방패를 이용해서 일본과 대항해야 했으니우리나라를 돕겠다는 명분으로 들어선 명은 언제나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만 움직이고 있던 현실 속에서도 선조는 자신의 왕위를 이어가기 위한 고민에만 빠져있었으니이 답답한 조선의 현실은 400여년이 지난 지금의 모습과도 별반 다르지 않기에 앞으로 우리는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던져주고 있다특히나 이 징비록의 이야기를 전쟁으로 인해 초토화가 된 우리보다도 일본에서 먼저 찾아보고 있었다는 것은 역사가 주는 메시지는 물론 이 모든 것을 그저 과거의 뒤안길로 넘겨둬서는 안될 것이라는 경종을 다시금 울리게 한다.

아이들에게 돈을 버는 이유로 많은 것을 소유하거나 부모가 덕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더 많은 경험과 체험을 쌓기 위해서라고 가르쳐야 합니다이것은 우리가 자녀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가르침이고 우리도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하는 가르침입니다. –본문

 행복해지기에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는 행복을 위해서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우리네 손에 잡혀야그러니까 행복하기 위해 어떠한 조건들이 충족해야만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마음가짐의 변화가 행복을 가져다 준다는 것은 너무도 인상 깊은 이야기였다물질적이나 금전적으로 남들보다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 오늘을 사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경험과 체험을 위해서 오늘을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일상의 소소한 기쁨을 전해주는 메시지로서 행복이라는 것이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인문학을 통해서 바라보는 삶의 의미와 방향이라는 주제가 쉽지 않겠구나라고 생각했었지만 이 안의 이야기를 마주하는 동안 어느새 나도 모르게 고개를 주억거리게 된다살아가는 동안의 필요한 것들임에도 늘 바쁘다는 핑계로 놓치고 있던 것들을 이 책을 통해서 다시금 생각해보며 내일을 어떻게 지내야 할지를 생각해보게 되는데 그 짧지만 깊은 상념들이 어제의 나와는 또 다른 나를 만들어 줄 것이라는 믿음은 이 책의 페이지를 바삐 넘기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물질적인 것만 쫓던 이전의 나를 조금씩 놓을 수 있다는 것에서 이 책의 의미가 사뭇 크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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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에 묻다, 행복은 어디에 / 백성호저


 

독서 기간 : 2015.03.06~03.07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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