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실리콘밸리의 자유로운 업무 방식 - 구글 애플 페이스북 어떻게 자유로운 업무 스타일로 운영하는가
아마노 마사하루 지음, 홍성민 옮김 / 이지북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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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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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리콘밸리라는 이름은 들어보긴 했지만 구태여 나와는 상관 없는, 그러니까 그곳은 오롯이 그들만의 세상이라고 생각했다. 그 안에 몸담고 있는 이들은 나와는 그 어떠한 공통점 따위는 없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이들이 그 안에서 살고 있을 것만 같았는데 무언가 파라다이스 같은 느낌이랄까. 세상 어딘가에 존재는 할 수 있지만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그곳의 모습을 그저 막연하게 그려보고만 있을 뿐 대체 어떠한 모습인지조차 알지 못하는 나에게 이 <세계 1위 실리콘밸리의 자유로운 업무 방식>은 그 안의 신랄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었고 그 책을 통해 바라본 실리콘밸리는 기회만 된다면야 버선발로 달려가고픈 매력적인 곳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실리콘밸리만의 모습들을 그저 동경하는 것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그 안의 모습들을 내가 서 있는 곳을 그러한 마력의 모습으로 변모시키기 위해 어떻게 하면 될지에 대한 이야기들도 전해주고 있다.  

일본에서 좋은 대학에 가는 이유는 졸업 후 큰 조직에 들어가기 위해서, 안정된 생활을이해서다. 그래서 좋은 대학에 가도 큰 기업의 조직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은 무능하다’, ‘쓸모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반해 실리콘밸리에서는 벤처 사업가가 되지 못한 사람이 무능한 사람이다. 우수한 인간은 대기업에 들어가지 마라, 창업해라. 이것이 실리콘밸리 대학의 교육이다.
 
실제로 우수한 학생은 창업을 목표로 한다. 직접 창업하지 않아도 우수하다면 반드시 벤처기업으로부터 제안은 받는다. 창업도 하지 않고 제안도 받지 못한 인간. 벤처에 들어오지 못한 인간이 어쩔 수 없이 대기업에 들어가는 그런 도구다. –본문

 일본과 만찬 가지로 우리나라 역시 대학은 어느 새 취업을 위한 하나의 통과의례로 변모해 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어디에 취업을 했는지는 취업의 문턱이 점점 좁아지다 못해 젊은이들의 목을 죄어오는 숨막히는 나날 속에서 졸업을 유예시키는 것은 물론 토익에 학점에, 봉사활동에 어학연수에 필요한 것들은 점점 늘어나 그야말로 스펙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우리네 모습과는 달리 실리콘밸리의 대학에서는 벤처 사업가가 되는 것이 그들의 목표로 오늘을 달리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어느 기업의 한 명의 사원으로 일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그 관문에 들어가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것과는 달리 실리콘밸리에서는 자신의 사업을 만들어나가는, 확고하지만 우리의 입장으로 보았을 때는 무모해 보이는 꿈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위험하고 무모하게만 보이는 그 길을 대체 왜 가려고 하는 것일까? 내 머리를 스치는 것은 바로 이 문제였다. 창업을 한다는 것은 자신만의 사업을 열어간다는 당찬 포부일지는 모르나 그 모든 리스크를 오롯이 내가 짊어진다는 것이다. 이미 레드 오션의 늪 아래 과연 작은 1인 기업이 일어설 자리나 있을 수 있을까. 다부진 포부로 시작을 한다고 해도 대부분은 쓰러지고 마는 벤처기업의 모습 속에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시작의 설렘보다도 훨씬 크게 느껴지는 나에게 실리콘밸리는 리스크는 거의 느끼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실리콘밸리는 기업의 힘, 조직의 힘보다 개인의 힘, 개인의 네트워크에 의존해서 일을 한다. 예를 들어 형식적을 어딘가의 회사 직원이지만 주도권을 갖는 것은 그 사람 자신이다. 
 
회사와의 관계가 좋으면 그곳에서 능력을 발휘하면 되고, 그렇지 않으면 다른 회사로 이동하거나 독립해 창업한다는 선택지가 있다. 
 
창업했다가 실패해도 다시 시작하면 된다. 개인으로 연결된 사회에서는 실패는 도리어 좋은 경험으로 인식되어서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는다. –본문

 실패를 실패라 생각하지 않고 경험이라 생각하며 누군가 하나가 쓰러졌다 해도 그의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는 것은 철저한 인맥 시스템으로 실리콘밸리가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쉬이 생각하는 인맥 시스템은 상하의 관계 속에서 누군가가 끌어주고 그 안에 충성을 하는 모습이라면 실리콘밸리에서의 모습은 수평적 관계를 보여주게 된다. 자신의 이익에 부합되는 것도 아니지만 자신이 걸어왔던 길을 따라오는 젊은이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서스름없이 보여주는 모습이라든가, 비슷한 직종의 이들이 네트워킹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서로를 북돋아 주는 모습을 보노라면 개인이기에 기업보다 자유롭게 자신들의 생각을 나누는 모습과 그 자유로움이 실리콘밸리를 만들어 가는 기반이라는 것을 점차 느끼게 된다.

 과연 이 안에 있는 이들은 대체 어떠한 사람들일까? 라는 물음에는 생각보다 평범한 이들의 모습들도 눈에 띄게 되는데, 우리와 같이 평범한, 그러니까 원어민처럼 영어를 잘하는 이들보다도 무작정 이 곳을 와서 이 안의 시스템을 먼저 대면하고서 그 안에서 수 많은 시간을 내달려 왔던 이들이라는 점을 부각하여 설명해 주고 있다.

 뒷면에서는 이러한 실리콘밸리에 들어가기 위해서 필요한 비자 등 실무적인 것들도 설명해주고 있는데 이 안의 이야기들을 보고 있노라면 당장이라고 그곳을 향해 뛰어 나가고 싶은 마음뿐이다. 취직이 아니라 취사를 말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 속에서 과연 내가 꿈꾸던 회사는 무엇이었으며 그 안의 나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그려보게 된다. 실리콘밸리처럼 파라다이스는 세상에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에서 조금씩 그 안으로 들어서는 나를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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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지니어스 / 키스 소여저


 

 

독서 기간 : 2015.03.02~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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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모른다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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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너는 모른다

《너는 모른다》는 《그림자》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카린 지에벨의 대표소설이다. 코냑추리소설대상, SNCF추리소설대상, 엥트라뮈로스 상, 로망느와르소설 페스티벌 등 무려 4개의 추리문학상을 휩쓸며 카린 지에벨을 프랑스 추리소설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부상하게 만든 느와르스릴러의 최고 걸작이다. 이 책은 인간의 절제하지 못하는 욕망의 분출이 세상을 어둡고 불행한 곳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한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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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을 떠보니 철창 안이었다. 어젯밤 차에 문제가 있어 아등바등하고 있는 여자를 도와주었고 일이 잘 해결되자 차 한잔 하고 가라는 이야기에 그녀의 집에 들어선 것이 브누아 로랑의 마지막 기억이었다. 대체 그가 왜 이 자리에 있는 것인지, 어젯밤 분위기가 달아오르던 그 모습과는 다른 현재의 모습은 그에게 무한한 물음표는 물론 리디아가 그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골똘히 생각해보게 한다.

  그래, 당신이 마른 남자가 되어가는 건 싫지만 속죄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니까 멈출 수는 없어. 당신은 속죄를 위해 기아, 추위, 불안, 고독, 두려움, 절망 그리고 육체적인 고통을 감수해야만 해.”

 브누아는 등골이 오싹해질 만큼 두려움을 느꼈다.
 
속죄를 하고 나면 그 다음 과정은 뭐가 있지?”
 
그 다음? 그 다음은 죽음이 있지. 방금 내가 말한 모든 고통을 치르게 한 다음 당신을 죽음에 이르게 할 거야. 물론 당신이 나를 흡족하게 할 만큼 용서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편안하게 눈을 감게 해주지.” –본문

 리디아가 브누아를 가둔 이유는 무엇일까? 과연 그녀는 무엇을 위해 그를 이 철창 속에 가두어 조용히 죽어가길 바라는 것일까. 이 질문의 답은 그녀의 섬뜩한 울부짖음과 시간이 지날수록 가혹해지는 고문과 함께 약 3개월 동안 그녀가 브누아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었다는 사실 속에서 점차 모습을 드러나게 된다. 유년 시절 그녀와 오롯한 반쪽이었던 쌍둥이 자매인 오렐리아의 갑작스런 죽음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그녀에게 내려준 숙명은 리디아로 하여금 팜므파탈 속에 괴물의 모습을 키우고 있었고 브누아의 창고에서 오렐리아의 펜던트가 발견되는 순간 모든 것이 폭발하게 되는 것이다.

 리디나는 나무상자 안에 든 잡동사니를 헤치며 뒤적이다가 한순간 동작을 멈췄다. 그녀의 시서는 그가 말했던 호텔영수증에 붙박인 듯 멈춰 섰다.
 
호텔에서 발행한 영수증에 그의 이름, 날짜, 금액이 적혀 있었다. 브누아 로랑은 1990 1 2일부터 12일까지 분명 그 호텔에 숙박했었다. 그곳은 오렐리아가 실종된 오셀에서 무려 수백 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이었다. 그처럼 먼 곳에서 오셀까지 왔다가 돌아간다는 건 불가능했다.
 
리디아는 두 손에 얼굴을 파묻고 밤새도록 눈물을 흘리며 신음했다. –본문

   결론적으로는 그 누구 하나 제대로 된 팩트를 알지 못한 채 막을 내리게 되는 이 이야기가 독자에게는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해답으로 왜? 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전해줄지는 모르겠지만 그 누구라도 브누아나 리디아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왠지 입안을 씁쓸하게 만든다. 비뚤어진 욕망이 가지고 오는 처참한 결말. 결자해지라고 했지만 과연 이 안에서 체스 판을 움직이던 그들은 그 순간만큼은 세상이 오롯이 자신들의 것이라 믿었을까. 진실 따위는 알 길 없이 그저 눈을 감아야 했던 그들이 처연하게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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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결점 스릴러라는 찬사를 받은 카린 지에벨의 심리 스릴러!

연필을 쥘 수 있을 때부터 글쓰기를 좋아했고,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통학지도사, 프리랜서사진기자, 국립공원관리인, 변호사 등 다양한 직종을 두루 경험하며 이를 바탕으로 소설 쓰기에 착수한 작가 카린 지에벨 대표작 『그림자』. 프랑스 심리스릴러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저자가 작품을 통해 선보이는 독특한 개성이 있는 등장인물, 순간적인 호흡곤란을 불러일으킬 만큼 섬뜩한 서스펜스, 허를 찌르는 반전까지 모두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이다.

회사에서 차기 회장으로 유력시될 만큼 성공한 클로에는 외면적인 성공과는 달리 내면적으로는 어린 시절 실수로 여동생을 반신불수의 식물인간으로 만들었다는 죄책감 때문에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새벽녘, 파티를 끝내고 귀가하던 클로에는 차를 주차해둔 곳으로 돌아가던 중 이상한 기미를 느끼고 뒤돌아본 결과 수상한 그림자에게 미행당하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머리에 후드를 뒤집어쓰고 얼굴에 복면을 하고 스카프로 입을 가린 그림자는 마음만 먹으면 한달음에 달려와 그녀를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지만 일정한 거리를 두고 뒤따라올 뿐 아무런 위해를 가하지 않는다. 두 갈래 길에서 오른쪽으로 접어든 클로에는 힘껏 달려 그림자의 추적으로부터 벗어났다고 생각하고 마음을 놓는 순간 눈앞에 나타난 그림자와 정면으로 조우하는데…….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독서 기간 : 2015.03.03~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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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작가의 옮김 1
에두아르 르베 지음, 정영문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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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자화상

어떤 수치심이나 자랑 없이 자기 자신에 대해 담백하게 써내려간 어느 천재의 지독한 자화상

에두아르 르베의 장편소설 『자화상』. 서로 연관관계도 인과관계도 없는 문장들로 이루어진 이 작품에서 저자는 일상의 모든 면을 간결하고 단정적인 건조한 문장들로 엮어 육체적, 정신적, 감정적, 성적, 정치적, 철학적, 미학적 자화상을 그려냈다. 기존의 관념을 뒤엎는 완벽한 자서전이자 완벽한 소설로 읽힐 수 있는 이 작품은 독자들에게 새로운 형식의 자전적 허구의 세계를 선사한다.

사진작가로서 활동하던 저자가 2002년 미국 전역을 여행하며 낮에는 사진을 찍고 저녁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문장들을 조금씩 써내려갔는데 그 당시의 쪽글들이 모여 이루어진 이 작품은 거대한 한 폭의 자화상을 이룬다. 지나온 삶과 작품, 일상, 습관, 의혹과 불안에 관련된 문장들이 연대기적 순서 없이 나열되어 있다. 평범한 것들을 일상적인 언어로 썼지만 ‘나’에 대해 이야기하는 전통적인 프랑스 문학과는 또 다른 의미에서 비범한 예술 작품으로 평가된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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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스로 자신을 그린 초상화란 뜻을 담은 이 <자화상>이라는 소설은 소설로 분류되어 있기는 하나 저자인 에두아르 르베의 모든 것을 담을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소설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그에 대한 나름의 백과사전 같은 느낌이었는데 어디서도 보지 못한 생경한 느낌의 이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그에 대한 마성의 이야기로 빠져들게 한다.

 직설적으로 말하는 것보다는 에둘러 말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그의 고백처럼 그가 말하는 이야기를 보노라면 무엇이 좋다, 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어느 것을 더 좋아한다, 라는 조심스러운 듯 전해지는 이야기가 송글송글 맺혀 간다. 어머니의 자궁의 고독과 내 무덤 속의 고독 사이에서 수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관계를 맺어 갈 것이라 말하는 그의 삶에서 실제 그가 얼마나 많은 삶의 그물을 남기고 갔는지에 대한 뚜렷한 결말은 없지만, 그가 매 순간 그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치열하게 순간순간을 자신의 삶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반증일 것이다.

나는 독서로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나 자신을 대단한 독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읽은 것을 다시 읽는다. 내 책꽂이의 책들 가운데는 끝까지 읽지 못한 것이 읽은 것만큼이나 많다. 읽은 책들을 셀 때 나는 끝까지 읽지 않은 것도 세는 속임수를 부린다. 나는 내가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는지 결코 알지 못할 것이다. –본문

 자신의 자화상이 수 많은 사람들의 손에 들려 있는 것을 보면 그가 무어라 말했을까. 인생의 중간이 열다섯 살이라 말한 그의 수 많은 그의 단편들을 보면서도 아직 그의 모습이 확고하게 그려지지 않는다. 어느 정도 그의 모습을 그려볼 수는 있지만 그의 모든 것을 바라볼 수 있는 더 이상의 기회가 없다는 점에서 안타까움만이 전해지는데 그의 인생 최고의 날이 다시 올 수 있도록 조금 더 진득하니 기다려보았으면 좋았을 것을. 자신의 자화상을 너무 빨리 남기고 가버린 그가 야속할 뿐이다.

어떠한 형식도 없이 자신만을 바라보고 있는 이 이야기가 생경하게 느껴지지만 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과연 나는 이토록 나를 또렷이 바라본 적이 있었던가, 를 떠올리게 한다. 그가 남긴 자화상처럼 나도 조금씩 나의 조각들을 찾아가는 작업을 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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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렐렘』은 매우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작품이다. 소설의 전통적인 형식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는 이 작품은, 마리화나를 피우고 있는 주인공의 의식을 따라가는 단일 구조의 파격적인 소설이다. 그런데 그 단순한 구조가 품고 있는 감각의 갈래들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환각 상태 속에서 주인공 ‘나’는 온전한 정신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애쓰는 동시에 환각으로 인해 엉켜가는 생각들을 독특한 방식으로 곱씹는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독서 기간 : 2015.03.0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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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의 영웅들 - 필멸의 인간 영웅 아킬레우스에서 아고라의 지성 소크라테스까지
그레고리 나지 지음, 우진하 옮김 / 시그마북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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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고대 그리스의 영웅들

고대 그리스 영웅, 그 개념을 뒤집다!

『고대 그리스의 영웅들』은 고대 그리스 전승에서 특별한 숭배의 대상이 되었던 영웅에 대한 종교적 개념을 다양한 측면에서 조명하는 책이다. 등장하는 모든 기록과 작품은 원래 고대 그리스어로 되어 있는 것을 번역해서 소개했으나, 특별히 중요한 내용에 대해서는 그리스어 원문을 그대로 담아냈다. 또한 고대 그리스의 항아리 표면에 새겨진 그림과 같은 유물의 사진들을 부족함 없이 보충해 독자들의 생생한 이해를 도왔다.

고대 그리스에서 ‘영웅’이 갖는 의미가 현 세대가 이해하는 것과 크게 다르다고 역설하는 이 책은, 역사적인 맥락의 분석을 통해서만 아킬레우스와 오디세우스, 오이디푸스, 그리고 헤라클레스와 같은 영웅들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을 바탕으로 서사시와 서정시의 가장 오랫동안 남아있는 형태 속에 등장하는 영웅부터 다양한 산문매체 속에 등장하는 영웅들 등을 총 5부로 구성해 소개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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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 신화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으로 이런 저런 책들을 뒤척여보기는 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텅 비어 버리는 나로서는 늘 이 분야에 대해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갈망만을 안고 있었는데 이 <고대 그리스의 영웅들>은 그리스 신화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신화 속 영웅으로 칭송 받는 인물들에 대해 깊게 파고드는 강의라고 하니, 그리스 신화 속 영웅의 모습과 더불어 하버드 대학의 강의를 이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는 것에서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서 책장을 넘기게 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현대의 영웅의 이미지와 고대의 영웅의 모습은 다르다고 시작하는 이야기는 과연 그 당시의 영웅은 무엇이었으며 이 신화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에 대한 접근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 서사시에서 아킬레우스의 아버지는 필멸할 수밖에 없는 인간임이 분명히 드러나며, 따라서 이 영웅 주의 영웅도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는 운명에 처한다. 이는 다른 모든 고대 그리스 영웅들에게도 똑같이 주어진 운명이었다. 또한 그 영웅들이 어떤 식으로든 신들의 후손이라 할지라도, 수명이 아무리 길다 해도 영웅들은 결국 죽음을 피할 수 없는 필멸의 존재들이다. –본문

 고대 그리스에서 말하는 영웅은 오래 전 살았던 인간을 지칭하고 있는데, 이들은 남녀의 구분 없이 신들의 후예라고 한다. 그러나 이들이 신들의 후손이지만 어찌되었건 인간이기에 신과 같이 불멸의 존재로 살아갈 수 없는, 그러니까 유한한 삶을 안고 사는 이들인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죽음이 도래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점에서 짐승과 구별되며 신과 같이 영원을 살 수 없음에 신들과도 다르다는 것을 전하며 결국 죽음이라는 것은 인간만이 경험하게 되는 오롯한 것이라 말하고 있다.

 화병에 그려진 그림을 보노라면 무덤이 그려진 그림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무덤의 모습과는 달리 하얀 봉분 속에는 사자가 지키고 있으며 그 봉분의 주인공의 이름은 봉분 주변에 그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그 위에는 달려가고 있는 전사의 모습이 보이는데 이것은 특별히 추종을 받는 영혼을 가리키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전사는 죽은 후에도 자신의 무덤 위를 떠돌고 있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리스 로마 속의 영웅들의 모습을 쉬이 배워보자는 시도로 시작된 이 독서는 수 많은 시간 동안 이 안의 이야기들이 쉽지 않다는 것을 톡톡히 배운 시간이라 할 수 있었다. 강의 형식으로 만들어진 각 챕터의 이야기들은 친절하게 A부터 Z까지의 모든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 고전을 기반으로 하여 그 안의 핵심 내용들을 가지고 설명하고 있기에 그리스 신화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지 않을 경우 이 책이 설명하는 바를 쉬이 이해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아무래도 나에게 있어서는 이 책은 그리스 로마의 신화를 거의 다 배웠다고 생각할 때 마지막에 다시금 찾아봐야만 하는 책으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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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프 슈바브의 그리스로마 신화』 제1권 《신과 영웅의 시대》. 그리스 로마 신화에 재미를 느끼고, 신화의 전체 체계를 잡고자 하는 사람에게 딱 맞는 그리스 로마 신화 책이다. 지은이 구스타프 슈바브는 20년간 학생들을 가르치며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그리스 로마 신화 책의 필요성을 느껴, 오랫동안 자료를 수집하고 집필에 몰두한 끝에 시간의 흐름과 맥이 있는 이야기를 만들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독서 기간 : 2015.02.18~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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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형제 동화전집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1
그림 형제 지음, 아서 래컴 그림, 김열규 옮김 / 현대지성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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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형제 동화전집

『그림 형제 동화전집(완역본)』에는 그림 형제의 작품 210편이 담겨 있다. 《개구리 왕자》 《백설공주》《라푼첼》《헨젤과 그레텔》 등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익숙한 동화의 제목이자 오늘날에는 애니메이션, 영화 등의 형태로 끊임없이 재해석되는 이야기들의 공통점은 그림 형제가 약 200년 전 수집했던 이야기들이 원작이라는 점이다. 유럽 지역에 전해 내려오던 이야기 속에서 인간적인 심성의 기원이 무엇인지 밝히고자 노력했던 그림 형제. 그들의 노력으로 시간이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야기를 통해 인간 본성의 여러 가지 모습과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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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형제의 유명한 동화를 완역했다는 말마따나 어린 시절 보았던 이야기들은 물론 존재하는 지도 몰랐던 새로운 이야기들까지 가득 담겨 있는 이 책을 마주하는 순간, 그야말로 기대감이 증폭되어 설렘까지 느껴졌다. 조심스레 페이지를 넘기며 읽어 내려가며 느낀 생각은 생각보다 이야기의 길이가 짧다는 것과 그리고 이전에 느꼈던 것처럼 따스한 느낌보다는 의외의 잔혹한 면들도 담고 있구나, 라는 점이었다. 그러니까 내가 어릴 때 느꼈던 그림 동화의 느낌은 솜사탕처럼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것이었다면 지금 다시 마주한 이야기들은 예리한 칼날을 숨기고 있는 벌집 같은 느낌이랄까. 그 안에 달콤한 꿀이 있기는 하나 수 많은 벌들이 지키고 있는 그 안의 이야기들 하나하나를 오롯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전에 내가 가지고 있던 그림 동화에 대한 감정과 틀을 철저히 부셔뜨려야만 했다.  

 난 피곤해요, 공주님. 나도 공주님처럼 침대에서 자고 싶어요. 날 침대 위로 올려 주세요. 안 그러면 아버님께 일러바치겠어요!”
 
이 말에 공주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개구리를 집어 들어 있는 힘껏 벽에다 던졌습니다.
 
이제 푹 쉴 수 있을거야, 이 더러운 개구리 같으니!”
그러나 개구리가 방 바닥에 떨어졌을 때 개구리는 이미 아름다운 눈을 지닌 왕자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공주는 이제 아버지가 지시하신 대로 왕자를 자신의 다정한 친구요 남편으로 맞아드리게 되었습니다. –본문

 개구리 왕자의 마법이 풀리기 위해서는 공주의 따스한 입맞춤이 필요했던 것이 아니라 그저 그녀의 곁에 함께하는 것만으로 마법이 풀리는 것이었다니. 특히나 황금공을 되찾기 위해 개구리에게 했던 약속 따위는 잊은 채 모르쇠로 일관하다 아버지의 명령에 의해 자신의 약속을 억지로 지키는 모습을 보노라면 그저 심술쟁이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개구리 왕자가 벽에 부딪치는 순간 마법이 풀리며 아름다운 왕자로 변하지 않았더라면, 공주는 개구리를 계속해서 편애하고 괴롭히지 않았을까.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는 감언이설도 마다 하지 않던 그녀가 개구리를 대하는 모습은 우리네 사회 속에서도 종종 보아왔던 모습 같아 씁쓸하게만 보인다.

 내가 죽일까요?”
아내가 물었습니다.
 
안 돼! 이 놈은 잔인하게 죽여야 해. 내가 삼켜 버리겠어.”
그러더니 새를 통째로 삼켰습니다. 참새는 사나이의 목 속에서 퍼덕거리더니 목구멍까지 다시 기어나왔습니다. 참새를 머리를 삐죽 내밀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네 목숨도 성치 않을 줄 알아라!”
 
마부는 아내에게 도끼를 건네면서 말했습니다.
 
내 입 안의 새를 죽여!”
 
아내를 도끼를 휘둘렀습니다. 그러나 빗맞은 도끼가 마부의 머리를 정통으로 내리치고 말았습니다. 결국 마부는 쓰러져 죽고 참새는 멀리멀리 날아갔습니다. –본문

 주인에게 버림받아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해 굶주림에 빠져있는 개를 보고서는 참새를 도시로 함께 갈 것을 종용하고 있다. 그곳에서 참새는 개에게 고기를 물어다 주기도 하고 빵을 전해주기도 하며 개의 주린 배가 채워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이윽고 배불리 먹은 개는 길 위에서 잠이 들게 된다. 한가한 초원 위에 잠이 들었으면 좋으련만 안타깝게도 개가 누워있던 곳은 마차가 오가는 길목이었고 저 멀리서 다가오는 마차가 개를 향해 돌진하는 것을 본 참새는 마부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게 되지만 마부는 이 경고를 무시하고선 마차를 계속 움직이고 있다. 결국 개는 마차에 치어 세상과 작별을 고하게 되고 그 모습을 바라본 참새가 마부에게 복수하는 장면이 이어지게 되는데 이 혈투 넘치는 복수 장면을 보노라면 과연 개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었는지에 대한 의문과 참새는 왜 막무가내로 마부에게 길을 돌아가라 명령하며 그렇지 않으면 망하게 될 것이라 폭언을 쏟아 부은 것인지, 마부 또한 자신의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서는 자신의 파멸을 불러일으키는 것인지. 읽으면 읽을수록 이 안의 이야기들에 계속해서 물음표를 던지게 된다. 물론 우리가 있는 현재의 모습도 늘 모든 것이 나의 생각대로만은 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은 말이다.

 어른과 아이를 위한 이야기이지만, 실상 아이보다는 어른을 위한 동화가 아니었을까. 그림 형제의 동화 속에서만큼은 현실이 아닌 동화 속의 환상에 빠져들고 싶었던 바람은 되려 더욱더 깊은 현실의 진창에서 허덕이다 나온 듯한 느낌이다. 어찌되었건 그들의 원작 이야기를 이 한 권으로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의미는 남다르다고 생각된다.

전체서평보기 : http://blog.yes24.com/document/7971168

 

 

아르's 추천목록

 

 

어른이 되어 다시 읽는 고전 명작!

어른들을 위한 동화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세트. 『어린왕자』,『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작은 아씨들』 등 시대를 초월해 감동을 선사하는 고전 명작들을 어른의 감성으로 재해석한 일러스트들과 함께 담아낸 시리즈이다. 명작들을 읽다보면 순수했던 어린 시절의 감수성과 추억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더불어 그때는 미처 느끼고 깨닫지 못했던 메시지를 어른이 된 나의 생각과 마음으로 새롭게 느끼는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명작의 깊이에 버금가는 일러스트로, 읽는 재미뿐만 아니라 보는 재미를 더했으며, 하드커버 양장 제본으로 제작하여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책으로서의 가치를 부여했다. (전15권)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독서 기간 : 2015.02.28~03.03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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