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생각 제989호 - 2006년 5월 23일


예전엔 몰랐지. 출근하는 손에 묻어 있는 고단함과 인내를.

또 예전엔 몰랐지. 출근이라도 할 수 있는 고단함이 얼마나 달콤한 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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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6-05-23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본문도 좋고, 마누아님의 덧붙이신 글도 좋습니다 ^ ^

마노아 2006-05-23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시인의 그 감성과 시적 언어가 놀라울 따름이에요^^
 
비천무 1 - 애장판
김혜린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처음 비천무를 만났을 때는 내가 아직 초등학생이었고, 작품은 완결도 나지 않았다.

중학생이 되었을 때 작품은 완결이 났고, 그때는 나보다 나이 많은 언니들과 이 작품의 우수성을 열심히 얘기했었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이 책의 우수성을 전파(?)하느라 중간고사 하루 전을 몽땅 할애한 적도 있었고...;;;;

가장 친했던 친구가 생일 선물로 이 책을 준비해주기도 했고, 나는 꽤 여러 번 이 책의 내용을 드라마틱하게 입술로 옮겨보기도 했다.

그러다가 이 책이 영화로 옮겨진 것을 알았다. 기대하는 마음으로 극장에 간 나는 울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세상에 이렇게 못 만든 영화가 있다니...ㅠ.ㅠ 돈 아까와서 눈물이 하염없이 나온...;;;

내가 보여주고도 욕 엄청 먹었었다. 이 작품의 원작을 보면 절대 그런 반응 나올 수 없다고 열렬히 변명해야 했었다ㅠ.ㅠ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은 진부할 수도 있는 스토리였다. 무협지나 무협 드라마에 흔히 나올 법한 설정들이 많기도 했다.

그러나, 흔하다고 해서 모두 싸잡아 별 볼일 없는 작품이 될 수는 없는 노릇.

작품은 역사만화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역사적 사실을 잘 부합시켰고, 무협의 상상력을 이용하여 역동성을 부여했고, 순정만화의 액기스를 모아 감동으로 도배를 하였다.

적재적소에 배치된 두보와 당나라 시인들의 멋드러진 글귀들은 작품에 고품성을 부여하기도 하였다.

먹물을 잔뜩 쓴 조금은 어두운 그림은, 취향에 따라 별로라 할 수도 있겠지만, 작품의 분위기를 고려해 보면 동양적 느낌이 잘 묻어나고 동시에 '한'의 정서를 잘 그려낸 수작  그림인 것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솔직히 김혜린의 그림은 서양인에는 별로 안 어울리는 것으로 느껴진다. '테르미도르'가 그랬다..;;;;;)

원명 교체기가 배경이지만, 그 시절에 역사 한 페이지를 장식한 고려인의 이야기도 잘 그려주었고, 많이 슬프지만 그저 신파로만 끝난 것이 아니고 새로운 희망과 시작을 알려주었기에 나는 이 작품이 더 멋있다고 느낀다.

게다가 등장 인물 중에서 몇몇 조연 빼고는, 남자들이 하나같이 모두 멋진 인물들이다.(인물이 멋지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개인적으로 설리의 오라비 야훌라이가 몹시 인상적이었다.  정말 '칸'의 영광을 재현해낼 수 있는 그런 인물이 아닐까.

이 작품이 시리즈물로 다시 영화화했는데, 중국에서는 방영을 했지만 국내에서는 방영을 하지 못했다. 박지윤이 또 다시 설리를 얼마나 망쳤을 지 상상하기 싫지만, 주진모는 제법 잘 어울렸다는 소문(!)은 들었다. 조금 궁금하기는 하지만 또 실망하고는 싶지 않은 두려움...;;;;

차라리 나는 작품을 한 번 더 읽겠다. 다시 읽어도 질리지 않는다. 거의 흡사하게 이야기로 전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고딩 때와 달리 내게서 이런 이야기를 몇 시간에 걸쳐 듣겠다는 친구가 없다. 우린 모두 그렇게 나이를 먹었다. 슬프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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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6-05-23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마노아님 엄청난 독서량을 보여주시네욤... 우어.

마노아 2006-05-23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억에 의존한 리뷰도 더러 있죠. 몇번이나 다시 본 책들도 물론 있구요^^;;;
 
종횡무진 서양사 - 남경태의 역사 오디세이 3부작 종횡무진 역사 시리즈 5
남경태 지음 / 그린비 / 199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종횡무진 시리즈가 많은데 동양사 서양사를 모두 넘나들길래 혹 깊이가 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지레 짐작했었다. 아직 동양사는 읽어보지 못했지만, 일단 서양사만 지켜본 바로는 너무 훌륭한 책이라 입이 다물어지질 않는다.

고대사에서부터 중세사 근세사 현대로 넘어오기까지를, 씨앗과 뿌리, 줄기, 꽃, 열매로 나누어 설명을 하였는데, 이런 식의 표현을 다른 사람들도 쓰기는 하지만, 남경태씨는 문학적인 표현까지 곁들여 더 이해하기 쉽게 그리고 공감할 수 있게 만드는 힘을 가졌다. 게다가 탁월한 유머 감각까지 갖고 있으니, 읽다가 재밌는 표현들이 너무 많아 크게 웃은 것도 몇 차례였다.

이를 테면 죽쒀서 개 준,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떼놈이 번... 이런 종류의 속담도 많이 이용했는데, 각 왕조의 군주들이 행한 실책과 탁월한 정책 등을 적절히 버무리고 비벼서 우리 입맛에 너무 잘 맞게 맞추어 주었다.

책이 무척 두꺼운데 눈이 부시지 않은 재생지 느낌의 종이여서 더 좋았고, 생각보다는 가벼워서 또 좋았다.  표지도 감각적이고 쓸데 없이 여백만 많지 않아서 또 만족했다.

그런데 하나 흠이 있으니, 사진과 지도가 좀 부족하다. 특히 지도가 많이 아쉬운데 서양사를 통사로서 다루고 있으니 전반적인 흐름을 살펴봐 줄 지도가 적재적소에 나와 있다면 이해도 더 쉽고 책의 완성도도 훨씬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지도가 없다 해도 별 다섯은 충분히 주고도 남을 만큼 좋은 작품이지만, 지도가 여전히 아쉽기는 하다^^;;;

세계사를 어떻게 접근하고 어떻게 엮을 것인가를 고민하던 찰나에 모처럼 좋은 책을 만나, 다른 책들도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중이고 공부가 아주 재밌어졌다.

아무래도 종횡무진 동양사도 남경태씨 책으로 공부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다음 번엔 통사 말고 미시사도 이분의 책으로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마 새 책이 나왔다는 정보만으로 흥분해서 펄쩍펄쩍 뛰고 말 것이다.

그런 날이 정말 빨리 왔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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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갈라테이아의 탄생? – 안드로이드 [제 448 호/2006-05-22]
키프러스의 왕이자 조각가인 피그말리온.
그는 자신의 조각 솜씨를 발휘하여 상아로 세상의 그 어떤 여성보다도 아름다운 여인상을 만들고 ‘갈라테이아’라고 이름 붙였다. 피그말리온은 이 여인상을 만져보고 포옹하고 조개껍데기나 구슬을 선물하기도 하였다. 아프로디테 신전에 나아간 그는 이 여인상을 자기 아내가 되게 기원하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날 기적이 일어났다. 여느 때처럼 갈라테이아를 어루만지고 있는데, 몸이 부드러워지고 따뜻한 체온이 느껴지는 게 아닌가. 피그말리온의 마음을 헤아린 여신 아프로디테가 상아 조각상에 생명을 불어넣어 조각상이 눈부신 여인으로 변한 것이다.

이와 비슷한 일이 우리 나라에서도 일어났다.
키 160cm, 몸무게 50kg의 체격에 한국 고유의 미인형 얼굴을 가진 아름다운 여인(?)이 탄생한 것이다. 생산기술연구원이 1년간 연구 끝에 공개한, 인간의 모습을 닮은 로봇 ‘에버원(Ever-1)’이 그 주인공이다. ‘에버원’의 눈에는 영상 인식용 카메라가 장착돼 있어 바로 앞에 있는 사람을 알아보고 눈동자를 움직여 눈을 맞출 수 있다. 또 입술, 눈, 안면 근육을 움직여 슬프거나 기쁜 표정을 지을 수도 있고, 팔 동작 역시 사람처럼 자연스러웠다. 생기원은 이를 위해 35개의 초소형 전기 모터를 사용해 움직임을 표현했다고 한다.
실리콘으로 된 특수 재질로 만들어진 외피는 사람 피부와 비슷한 느낌이 들도록 했다. 어색하긴 했지만 영락없는 사람이었다. 또한 한국어와 영어로 된 400개의 단어를 알아들을 수 있고 간단한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지능(?)을 갖췄다. 현대판 갈라테이아인 셈이다. 아쉽게도 하반신은 거의 움직임이 없지만, ‘에버원’의 등장은 사람을 꼭 닮은 로봇의 출현이 멀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사실 인간을 닮은 인조인간(Android) 연구의 선두주자는 일본이다.
2003년에 탄생한 ‘액트로이드(Actroid)’가 벌써 활발한 사회 활동을 하면서 고수익을 올리고 있을 정도다. 활발한 성격의 24세 여성 아나운서를 모델로 만들어진 ‘액트로이드’는 키 170cm, 몸무게 100kg의 매력적인 여성의 모습이다. 걷지는 못하지만 어깨, 팔, 손목 등 각종 관절을 사람처럼 유연하게 움직인다. 특수 실리콘 고무를 이용해 얼굴 표정까지 사람과 흡사하게 지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에버원’과 비슷하다.
미리 짜인 프로그램에 따라 4개국 언어를 구사하며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액트로이드’는 아이치 엑스포에서는 일본 전통 의상인 기모노를 입고 안내데스크를 지켜 호평을 받았으며 최근에는 진화를 거듭해 유료(?)로 사회를 보고 있기도 하다.

오사카대 이시구로 교수 역시 인간을 닮은 로봇인 '리플리(Repliee)'를 개발했다. 키 1m50㎝에 40㎏ 몸무게의 ‘리플리’는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것은 물론이고, 사람 얼굴에 나타난 표정을 보고 감정 상태까지 파악할 수 있다. 표정을 바꾸고, 눈썹도 찡그리는 등 섬세한 감정도 얼굴에 나타낼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갈라테이아처럼 ‘완벽한 여인’이 등장할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부품이 소형화 되고, 제어기술이 많이 발전 했다고는 하지만 우선 인간의 다양한 표정과 동작을 따라 할 수 있는 근육을 만들어 내는 게 아직까지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얼굴 표정은 인간 동작의 한 모습일 뿐이다. 인간처럼 온몸을 움직이고 두발로 자유롭게 걸어 다니는 것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더욱 섬세한 모터와 제어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미리 낙담할 필요는 없다. 이미 이 분야에서도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자동차 회사인 혼다가 개발한 ‘아시모’는 두발로 걷는 분야에서 빠른 발전을 보이고 있다. 신장 120cm, 몸무게 43kg인 ‘아시모’는 계단이나 경사면을 자유롭게 이동하고 음성명령을 알아듣고 간단한 인사말과 대화도 가능할 정도다.

로봇에 지능을 부여하는 일은 마지막 관문이 될 것이다.
카네기 멜론 대학 로봇연구소 한스 모리벡 박사는 여기에 대해서도 낙관적이다. 금세기 로봇들은 IT의 발달에 힘입어 인공지능이 10년마다 세대가 바뀔 정도로 급속히 발달하게 되고 2050년이면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는 인공지능이 등장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속도로 컴퓨터 지능이 발전한다면 2010년쯤 도마뱀 수준(5,000MIPS)의 지능을 가진 로봇이 등장하고, 2020년까지는 문고리를 잡는 등 반복적인 작업을 통해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편한지'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을 갖춘 생쥐(10만MIPS) 정도의 지능, 2030년까지는 원숭이(5백만MIPS)만큼 머리가 좋은 로봇이 등장할 것이라는 것이다. 모리벡 박사의 예상대로라면 2040년대 이후에 나타날 로봇은 인간의 지능(1억MIPS)에 가까운 로봇이 될 전망이다. 로봇 스스로 생각하면서 철학이나 역사인식을 갖게 되는 단계라는 것이다.

이 때쯤이면 완벽한 ‘갈라테이아’가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가벼운 배터리와 연료전지, 낮은 전력사용이 가능한 칩, 가격이 저렴하고 정확성이 높은 센싱 장치, 무선통신분야의 기술발전 등이 뒤 따라야 할 것이다. 지금이야 인조인간 연구에 환호하지만, 그 때쯤이면 지금의 배아줄기세포 연구 논쟁처럼, 인조인간 연구에 대한 논쟁이 생겨날 지도 모를 일이다. (글 : 유상연 - 과학칼럼니스트 )

 

http://www.yeskisti.net/yesKISTI/Briefing/Scent/View.jsp?type=1&class=100&seq=2513

 

그런데 왜 남자로봇은 안 만들고 여자로봇에 집착할까요? 갑자기 스필버그의 영화가 생각나네요.

그... 제목이 뭐더라...(ㅡㅡ^)....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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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6-05-22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성주의적 시각이 아직까지 지배적이라서 그런 것 같거든요.
자신과 유사한 또는 경쟁자에 대한 거부감이겠죠...
여자로봇은 만만하잖아요..

스필버그 영화라.. 로봇?

마노아 2006-05-22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그렇겠죠. 스필버그 영화는 결국 검색해서 알아냈어요. A.I. 꼬마 연기가 몹시 인상적이었는데... ^^
 
21세기 먼나라 이웃나라 6 - 이탈리아 먼나라 이웃나라 6
이원복 지음 / 김영사 / 200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요새 먼나라 이웃나라 책을 즐겨 보고 있다. 이전의 흑백판보다 칼라 그림이 훨씬 보기 좋고 아무래도 학생 때보다는 배경 지식이 늘어났을 터이니 보다 즐겁게 읽을 수 있었는데, 별 다섯을 행진하다가 갑자기 별 넷으로 추락한 것은 제본의 불량 때문이다ㅡ.ㅡ;;;

책을 거의 다 읽어갈 무렵이었는데, 맨 뒤 30페이지를 남겨두고 책이 갈라지기 시작하더니 낱장으로 분해되기 시작했다. 이런 낭패가....ㅠ.ㅠ

한번 읽고 책이 이렇게 망가지다니 난감할 뿐이다. 테이프로 붙여도 지저분할 것이고 다른 방법은 없으니...

일단 정리해서 꽂아두었는데, 나중에 펼쳤다가 책장이라도 분실될까봐 걱정이다. 흠, 제본만 아니었다면 아주 만족했을 텐데...

하여간, 그건 그렇고... 내용은 아주 재밌게 보았다. 아무래도 고대 로마에 대한 관심이 많았었기에 2/3를 모두 고대 로마사에 할애했음에도 큰 불만은 없었다.

이탈리아가 근대에 들어와 민족적 통일을 이루기 전까지는 이렇다 할 내용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왜 르네상스에 대한 얘기는 거의 하지 않았을까?  그 부분도 꽤 많은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는데 조금 뜻밖이었다.

아무튼, 근대의 이탈리아 통일에 대한 이야기는 짧은 페이지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잘 응축시켜 놓아서 이해가 아주 쉬웠다.

이탈리아인들의 민족성에 대한 얘기는 거의 하지 않았는데 지난 월드컵을 떠올리면서 그들의 기질에 대한 얘기도 같이 나왔더라면 좀 더 이해하기 좋았을 거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이미 속으로 그들이 기질을 못박아 둔채 얘기한다....;;;;)

최근에 본 영화 미션 임파서블 3에서 바티칸으로 숨어 들어가 미션을 마치는 장면이 나왔는데 뜬금 없이 책 보다가 같이 떠올랐다^^;;;;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편을 보았는데, 이어 네덜란드를 보아야 할지 스위스 편을 보아야 할 지 잠시 고민해 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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