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은 알고 있다. 너의 과거를... [제 452 호/2006-05-31]
 
아차 하는 순간에 길에서 어린 아들을 잃고 가슴앓이를 해오던 충북 제천시의 어느 한 부부가 15년 만에

 극적으로 아들을 찾았다. 한국복지재단의 ‘어린이 찾아주기 종합센터’에서 미아의 신상명세서를 뒤져가며 아들을 찾은 것. 그러나 이들 부부는 100% 확신할 수 없어 아들과 아버지의 머리카락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유전자 정보 검색을 의뢰했고, 그 결과 부자 관계임이 입증됐다.

그렇다면 왜 많은 신체기관 중 하필 머리카락을 검사하는 것일까? 중국 속담에 ‘모든 것은 결국 머리카락 한 올의 차이에 불과하다’는 말이 있다. 머리카락이 친자 관계를 입증해 줄 만큼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는 얘기다. 셀 수 없이 많은 사람 가운데서 한 사람을 가려낼 정도로 고정밀도를 자랑하는 머리카락은 과연 무엇을 어디까지 알아낼까.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머리카락 검사는 1960년대 말부터 시작되어 지금은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여러 가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유전자(DNA) 검사, 약물복용검사, 미네랄 검사 등이다.

유전자란 사람 세포에 있는 23쌍의 염색체에 담겨 있는 3만여 개의 ‘유전 정보’를 말하는데 이 유전 정보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아 복제를 거듭하면서 자손에게 물려주는 것으로 생명의 설계도 구실을 한다. 사람의 차이가 바로 유전자의 차이인 셈이다. 이 ‘유전 정보’를 확인해 부모로부터 어떤 유전 형질을 물려받았는지 검사하는 것이 유전자 검사다.

모든 세포에 새겨진 이 유전자 정보가 머리카락의 모근에도 들어 있다. 따라서 유전자 진단에는 머리카락을 주로 이용하는데 채취가 수월하고 정밀도가 높기 때문에 특히 유용하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사실은 머리카락의 뿌리가 없으면 유전자 검사시 친자 확인 등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실 머리카락의 대부분은 케라틴이라는 단백질 덩어리에 불과하며, 머리카락 주인의 생물학적 정보는 머리카락을 뽑았을 때 끝부분에 하얗게 보이는 뿌리인 모근과 모구에 담겨 있다. 모근과 모구는 다시 혈관으로부터 영양을 공급받아 머리카락을 성장시키는 모모세포와 모유두로 이뤄져 있는데 머리카락 주인의 구체적인 생물학적 정보를 알기 위해서는 모구에 위치한 모모세포를 관찰해야 하는 것이다.
반면 술이나 담배, 마약 등을 복용할 경우에는 케라틴 단백질층에 그 성분이 남기 때문에, 약물복용 정보는 모근이 없는 머리카락만으로도 알 수 있다.

이같은 머리카락의 유전자 분석은 범인을 잡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범행현장에 떨어진 머리카락과 용의자의 머리카락을 비교 분석하여 신원을 확인한 자료는 법정에서 가장 확실한 증거물로 채택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나 FBI 법의학연구소에서 제출된 증거자료를 가장 먼저 받아보는 곳도 바로 모발-섬유 부서. 미국의 경우 FBI 모발-섬유 부서가 1년에 다루는 범행현장의 머리카락 증거는 무려 2천5백종이나 된다.

머리카락 검사는 또한 무통증 정밀영양검사로 불릴 만큼 우리 몸의 영양상태를 정확히 반영한다. 몸에 유익한 칼슘(Ca), 나트륨(Na) 등 필수 영양미네랄과 암에 대항하는 길항력을 갖는 셀레늄(Se) 등 미네랄의 결핍과 과잉된 상태, 즉 미네랄 밸런스를 알아내어 암, 당뇨 등 앞으로 나타날 질병이나 합병증 등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
머리카락은 일종의 저축 기관이기 때문. 머리카락은 성장하여 외부로 노출되기 직전에 바깥층에 점차 두터운 벽을 형성하여 나무의 나이테처럼 인체내의 미네랄 상태의 정보를 영구적으로 기록한다. 또 보통 1일 0.03cm, 한달 동안에는 1cm 정도씩 자라기 때문에 만약 지금 머리카락이 약 10cm 길이라고 한다면, 약 10개월 간에 걸친 인체의 건강정보가 1개의 머리카락에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다. 그러므로 머리카락 분석을 의뢰할 때에 모근에서 3~4cm 정도의 머리카락을 채취하여 제출한다면, 약 3 ~4개월 동안 내 몸에서 일어난 건강정보의 평균 데이터를 알아낼 수 있다. 특히 머리카락은 혈액이나 소변과 비교해 볼 때 10~50배의 농도로 미네랄 정보를 저장하기 때문에 훨씬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

인체는 매일매일 매 순간마다 변화한다. 때문에 혈액검사나 소변검사는 검사 시점의 그 순간만의 상태를 아는 것에 불과하여 과거의 건강정보를 밝혀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머리카락은 과거부터의 기록을 갖고 있다. 따라서 과거로부터 현재까지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데는 머리카락만큼 좋은 정보원이 없다. (글 : 김형자 – 과학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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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에 1cm가 자랄 수 있는데, 왜 내 머리카락은 이다지도 느리게 자랄까??? 야한 생각이 좀 필요한가??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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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없는 낙원 1
사노 미오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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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이트에선가 순정만화 추천해 달라는 요청에 누군가 "네가 없는 낙원"을 추천하였다.

그때는 당장 궁금하지 않았지만 나중에라도 보려고 제목을 적어두었는데, 그리고 나서 이 책을 내가 다시 찾아보기까지는 일년이 더 걸려버렸다ㅠ.ㅠ

책방에서 마땅히 고를 게 업어서 서성이다가 다시금 이 책의 제목이 눈에 띄었다.

처음에도 그리 생각했지만 제목이 몹시 문학적이다. 그림을 펼쳐보니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그래도 누군가 적극 추천했을 법한 작품이라고 생각하니 호기심이 일었다.

그래서 두어권을 빌려서 읽었는데, 뜻밖에 무지 재미있는 것이다.

이때의 재미란 깔깔깔 웃는 성격의 그런 글은 아니지만 잔잔한 여운이 남으면서 기대가 되는 그런 느낌 말이다.

영화로 치면 "미술관 옆 동물원"같은 기분? ^^;;

그래서, 몇 권을 더 빌려보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결국 구입해 버렸다. 아무래도 앞으로 나오는 책들을 계속 빌려보는 것은 낭비란 생각에.

나도 이미 지나쳐온 중고등학교 시절이건만, 이렇게 학원물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보고 나면 아련한 향수에도 젓게 되고, 그 시절 그랬는데... 라며 까마득해지는 기억을 추스려 보기도 한다. 그리고 이렇게 생생하게 현장감을 느끼게 해주는 작가들이 신기하고 고마웠다.

주인공 토모에가 아버지와 나누었던 교감과, 그녀 자신의 자연에 가까운 성격 취향 등등도 모두 독특했고, 그녀의 거칠지만 예뻤던 사랑 이야기도 수줍음 이상으로 감격적이었다.

특히 7권이었던가. 마음 속에 도사리고 있던 애틋한(그러나 애절에 가까운) 감정을 기어이 깨닫게 되는 순간을 지하철 역 내에 물이 파도처럼 차오르는 장면으로 연출한 것은 내가 생각하는 베스트 씬이었다.

'사랑'이란 게 그랬던 것 같다. 긴 것 같으면서 아닌 것도 같아 혼란스럽고, 멀어져 있으면 가까이 있고 싶고, 가까이 있다 싶으면 부담스럽고, 다시 멀어지면 불안하고, 한 순간에 모든 사고를 마비시킬 수 있는 강한 중독성도 지니고 있고, 그 하나로 세상 모두를 가진 것 같은 기쁨도 줄 수 있는 놀랍고 신기한 존재.

아이였을 때의 토모에와 다시 중학생, 고등학생으로 성장했을 때의 토모에의 삶과 가치관, 그리고 사랑의 모습은 저마다 차이가 있다. 그녀의 성장을 바라보다 보면 어느새 나 자신도 같이 성장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이 작품의 진정한 또 하나의 매력은 이미 작품 제목에서 말해주듯이 "네가 없는 낙원"이다.

아버지는 유명 사진 작가. 이름만 들어도 모두가 알 법한 인물인데, 그는 또 자연주의작가이다. 놀랍고 기이한,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도 그가 보내오는 엽서의 말미에는 매번 같은 문구가 적혀 있다. "네가 없는 낙원에서 아빠가..."

세상에 아무리 아름답고 멋진 풍경을 보고 있더라도, 함께 있어서 좋을 그 사람이 없다면 그곳은 낙원이되 진정한 낙원이 될 수 없다. 아버지의 사랑과 마음을 모두 증명해주는 한문구, "네가 없는 낙원"..

그래서, 작품이 경쾌하게 진행이 되더라도, 가슴 한구석에서는 뭔가 싸아하면서 아련한 기운이 느껴진다.

그것은 이미 내가 어른이 되었고, 그래서 삶이 결코 녹록치 만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는, 또 "네가 없는" 낙원이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를 알법한 시간을 지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평범한 학원물처럼 보여지는 이 작품에는 인생이 있고 사랑이 있고 또한 우리의 추억이 같이 담겨 있다.

그래서, 아직 완결도 되지 않은 이 작품을, 나는 선뜻, 무조건 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서둘러 주변에 소문 좀 내고 같이 수다라도 떨고 싶건만, 애석하게도 이 작품을 아는 사람이 그닥 많아 보이지 않았다.(남자 주인공이 좀 더 잘생겨야 하는데, 그림상으로는 미남이 아니다ㅠ.ㅠ) 그래서, 다그치는 마음으로 글을 써 본다.

보다 많이 읽으라고.. 정말 좋은 책이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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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의 사진과 애절한 음악이 절묘하게 조합되어 있군요.

사도세자, 정조... 참 가슴 아픈 이름입니다. 게다가 이 노래 제가 엄청 좋아하는 곡인데..^^;;

화성에 다시 가보고 싶어요. 다음에 갈 때는 융릉도 같이 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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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와 전두환이 다르다? | 정의로운 사회 2006/05/24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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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에서 퍼왔습니다. 내일 이후가 두렵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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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영웅전설 - 제8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박민규 지음 / 문학동네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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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으로 바로 팬이 되어버렸기에 주저함 없이 책을 구입했다.  이름 있는 상도 수상했지만, 그들의 평보다는 나 자신의 주관적인 느낌을 더 믿기로 했다.

처음에는, 현실과 과거를 반복해서 왔다갔다 하기 때문에 조금 몰입이 어려웠다. 그러다가 감이 잡히는 순간, 나는 또 다시 박민규의 팬으로 두번째 행복해지기 시작했다.

우리들 모두 알고 지냈던 여러 영웅들, 그들이 만화영화나 드라마 속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도 즐거운데(비록 책 속이라지만 그만큼 사실적인 느낌이었다) 그들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내부비리(?) 혹은 진짜 정체(???) 등등까지 같이 나오니 꼭 추리물을 보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블랙코미디를 보는 것 같은 흥미진진함도 느껴졌다. 무엇보다도 나는 박민규식의 유머가 너무 즐겁다.

몹시 심각하게 이야기하지만, 그 속에 엄청 뼈가 있고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담겨 있고, 세대와 시대를 비판하는 풍자도 꼭 같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영웅들에게 버림 받은 지구의 바나나맨은 현실 속에서 영어 학원 강사를 하며 'r'과 'ㅣ'의 차이를 알려주며 바쁘게, 그리고 피곤하게 살고 있다.

그를 다시 만나러 와준 수퍼맨의 그 오만함이란.

마치, 우리에게 자유민주주의 국가 '美국'의 이미지로 남아 있지만, 실상 '米국['에 지나지 않는, 더 깊이 들어가면 참으로 '未국'에 불과한 그 나라의 속성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래서, 은유보다는 직유에 가깝다는 기분이 들었다. 이런 식의 비유와 풍자가 흔하다라는 당선 비평도 본 것 같다. 그러나 흔하다고 해서 작품의 가치가 꼭 떨어지는 것만은 아닐 터.

나는 즐거웠고, 많이 웃었고, 함께 비판하고 씁쓸해 했다.

박민규의 이같은 현실 풍자는 '카스테라'에서 더 정교해지고 구체화된다. 그 자신의 문체와 스타일도 보다 명확하게 구분되어진다. 보다 과도기적이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 책 역시 매력면에서 그닥 떨어지지 않는다.

다만, 미국의 수퍼 영웅물의 양대 구조를 머리 속에 약간이나마 인식하고 보는 것이 좀 더 도움이 될 듯하다.

그러니까 수퍼맨과 베트맨, 스파이더맨과 엑스멘의 차이를 조금은 알아야 더 재밌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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