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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다다오의 도시방황]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안도 다다오의 도시방황
안도 다다오 지음, 이기웅 옮김 / 오픈하우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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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거칠게 깎은 돌로 이루어진 수도원에 들이비치는 빛에는 일종의 장엄함과 웅장함으로 정신을 정화하고 승화하는 신비로운 힘이 존재했다. 나는 몸을 바짝 죄는 듯한 긴장감에 사로잡힌 채 홀로 수도원 내부를 걸어다니며, 금욕적인 석조방에 너무나 크게 울리는 내 발소리에 놀랐다. 이 공간에서는 정신만이 중요할 뿐 육체의 쾌락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아무것도 업는 곳에 들이비치는 빛의 엄격한 아름다움, 돌뿐인 방에 울려 퍼지는 소리의 장엄함. 모든 것을 버린 끝에 남은 것들은 한층 심원해지며 본질과 원리로 향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본질과 원리는 신의 영역이라 바꿔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콘크리트를 그대로 노출한 건축을 만들기 시작한 배경에는 세낭크에서의 체험이 바탕에 분명 깔려 있다."(264) 

안도 다다오가 프랑스의 세낭크 시토 수도원에 갔을 때의 느낌과 그 느낌이 자신의 건축에 미친 영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안도 다다오의 도시 방황이라는 책을 받아들면서 왜 요즘 다들 안도 다다오에 미쳐있는 것처럼 그의 자서전에서부터 건축에 이르기까지 온갖 책이 다 나오는걸까,라는 심정으로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이미 그의 자서전을 읽은 기억에 더 이상 글로 그를 만나는 것은 큰 의미가 없고 다만 직접 그의 작품들을 보는 것이 소원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때문에 더욱 그런 기분이 들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그의 노출 콘크리트 작품이 자연의 숲과 나무들과 어우러지며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도 생겨났기 때문이다. 제주도의 야트막한 돌담과 앙증맞다 싶은 밭두렁들이 오밀조밀 어우러지는 것과는 달리 시멘트 덩이가 하나 덩그러니 놓여있게 디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 것도 사실이다. 이건 어쩌면 그의 작품을 실제로 본적없이 콘크리트의 회색덩어리만 이미지로 떠올리고 있기 때문이리라.
그러니 나는 안도 다다오에 관한 온갖 종류의 책이 아니라 실제 그의 작품을 보는 것이 더 급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책을 펼쳐들고 심드렁하게 읽어내려가다가 책 제목을 다시 쳐다봤다. 안도 다다오의 '도시 방황'. 이건 그의 자서전도 아니고, 그에 대한 평전도 아니고 그의 건축작품에 대한 해설도 아니라는 걸 그때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건물이 완성되고 주변의 풍경에 녹아들고 일상에 뒤덮이면서 공사 중 건축에서 느껴지는 긴장감과 날선 생명력은 안으로 가라앉고 언젠가는 보이지 않게 되리라. 그렇기에 완성 과정에 놓인 이러한 상태야말로 건축으로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다.
인간도 똑같으리라. 인간이 삶과 죽음이라는 결과로 향하는 과정에 놓인 존재라면, 인간의 생이 지닌 아름다움 역시 그 과정 속에 있기 마련이다. 인간도 건축과 마찬가지로 미지의 가능성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에 진정한 아름다움이 숨어 있을 터. 그렇기에 나는 공사중인 건축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좀 더 많은 이들이 알아주기를 바란다."(130-131)  

그는 건축이라는 것을 하나의 건물을 완성해 내는 결과물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여행생활자들은 '삶은 곧 여행'이라고 말한다. 그처럼 안도 다다오는 세계의 곳곳을 다니며 건축에 대한 영감을 얻고 그를 통해 삶의 의미에 대해 성찰을 하고 그 결과물로 작품을 탄생시킨다.
"생각해보면 여행이란 목적지에 이르기 전, 그 시간 동안 존재하며 그 과정 속에서 당황하고 방황하는 데 진정한 의미가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여행의 행로는 미로처럼 엉켜 복잡할수록 얻을 것이 많아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관점은 인생에 적용해도 어긋남이 없으리라. 명쾌함만을 추구한 나머지 근대 도시가 베네치아 같은 미로를 버리고, 사회 또한 복잡함과 애매함을 배제하면서, 현재 우리 인간의 생에서도 심원한 방황이 상실되고 말았다. 대체 인간의 문화와 정신이 깃드는 순간은 대체 어디로 가버린 걸까? 수로가 흐르는 베네치아의 골목을 헤매며, 문득 나는 그런 생각에 사로잡혔다."(243) 

인간의 문화와 정신이 깃드는 순간은 정말 어디로 가버린 걸까? 엊그제 우리 사찰 건축의 자연과의 조화로운 어울림과 아름다움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조금씩 사라져가버리고 있는 공간과 여백의 미가 안타까움을 느끼게 하고 있는데,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건물들이 진정 우리 삶의 편이성을 가져오는 것인지 생각해 볼 문제다.  

쓸데없는 뱀다리를 하나 덧붙이자면 건축이야기를 담은 책이니만큼 책의 디자인에도 꽤 신경을 쓴 느낌은 든다. 폼도 나고 깔끔하기도 하고 멋지다. 하지만 책상에 앉아 형광등빛에 반사되는 회색빛 글씨를 읽기 위해 책을 이리저리 각도조절하면서 애써 읽어야 하는 것은 그리 익숙하지 않은 책읽기를 연출해냈다. 디자인만 멋진 건축이 실용성이 없다면 무엇에 쓰겠는가 싶은 마음에 비유되니 어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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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콥스키, 그 삶과 음악]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차이콥스키, 그 삶과 음악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시리즈 7
제러미 시프먼 지음, 김형수 옮김 / 포노(PHONO)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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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에 문외한인 내가 차이코프스키를 읽는다니... 이건 정말 어려운 숙제와도 같아,라는 생각을 했다. 차이코프스키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그의 음악세계에 대해서도 모르는데, 라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내가 그를 잘 안다면 뭐하러 책을 읽겠어? 라는 조금은 당연한 생각이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그의 음악에 대해 흥미가 없기 때문에 그 삶에 대해서는 더군다나 알고자 하는 맘이 없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인걸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정말 별 생각없이 책을 펼쳐들었다. 

우선 책을 읽기 전에 음악이나 들어보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무래도 대포소리 쿵쿵거리며 신나게 들었던 1812년 서곡이니 그걸 찾아서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에 음반을 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평소 책을 꽂아둘 공간도 없는 방에서 비좁게 지내느라 시디도 박스같은 곳에 몰아넣어버려서 왠만한 정성이 아니면 찾아내기 힘들어 우선 눈에 보이는 교향곡을 꺼내들었다. 귀가 밝지도 않고 음악을 듣는 재능이 있는 귀도 아니니 그냥 이래저래 귀에 익숙한 교향곡 6번.
책을 읽으며, 일을 하며, 친구와 수다를 떨면서도 그냥 흘려들으며 지내다보니 이상하다.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이 괜히 친근하게 느껴지니 말이다. 

"후세는 변덕스러운 정부 같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변덕스러운 연인 같다. 그리고 결국에는 의제를 설정하는 주체는 대중이지 비평가나 전문가가 아닐때가 대부분이다. 이것이 후세에 정식으로 인정받는 유일한 관점이다. 마침내 권위자들도 대중이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다는 의견에 동의하게 된다. 그러나 음악은 본질상 불가피하게 주관적인 경험이며 '좋은 음악'이 무엇인지는 순전히 개인적인 판단의 몫이다. 음악이 좋은지 나쁜지 증명하는 객관적인 기준은 물론 근접한 성과도 없다"(214) 

이 글에 용기를 내어 오로지 내 개인적인 감상을 이야기한다. 솔직히 책을 다 읽은 지금도 차이코프스키의 삶에 대해서는 그닥 관심을 쏟게 되지 않는다. 이슈가 되는 에피소드만 찾아내보자면 절대 만나지 않기로 약속하고 (두어번 스치기는 했지만 서로 모른척하고 지나간) 그의 재정적인 후원자 나데즈다 폰 메크 부인에 대한 이야기라거나 그의 동성애적 성향과 애인들, 역시 동성애자인 동생 모데스트와 차이코프스키와 결혼한 안토니냐... 하지만 그런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예민하고 감정의 기폭이 컸지만 그의 음악은 결코 예민하지 않다.
클래식은 들어도 들어도 잘 모르는 음악이지만 그래도 처음 들었을 때부터 마음에 쏙 들어오는 곡들이 있는데 베토벤의 전원교향곡, 모짜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바흐의 무반주 첼로곡, 쇼스타코비치의 왈츠... 는 언제 들어도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느낌에 좋아하는 곡이다. 그리고 사실 백조의 호수,라고 하면 선율이 떠오르지는 않는다 해도 그 선율을 들어보면 아, 이 곡이구나 할 수 있을만큼 많이 알려져있고 그런 측면에서는 차이코프스키의 곡들이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져있다는 생각과 함께 듣기 편한 곡들이 많음을 느낄 수 있다. 

이제 차이코프스키의 꽤 유명한 레닌그라드 필하모닉 연주, 예프게니 므라빈스키 지휘의 교향곡 4,5,6번을 들으며 책을 다 읽었으니 슬슬 책에 부록으로 딸려있는 음반을 들어봐야겠다. 클래식을 잘 모른다 해도 귀에 익은 선율들은 분명 있겠지 라는 기대를 갖고. 어쨌거나 오랜만에 음악을 듣고 있으려니 너무 좋다. 내 개인적인 판단을 하라고 한다면 역시 음악은 좋은 것이다. 
그리고 책에 대해 덧붙이자면 차이코프스키의 생애뿐만 아니라 19세기의 배경과 연표, 시디곡 해설까지 부록으로 실려있으며 본문의 중간에 간주곡으로 차이코프스키의 곡 설명이 되어 있다. 음악을 잘 모르니 곡 설명이 마음에 확 와닿지는 않지만 그래도 곡을 찾아 들어가면서 다시 설명을 읽으면 그 느낌이 조금은 더 강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사실 꽤 오랫동안은 내 느낌대로 음악을 듣는 것이 더 좋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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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어머니 모시고 로마에 다녀올까.. 합니다. 에어프랑스에서 파리 경유 로마로 들어가는 항공권이 그나마 좀 싼 것 같아 그 항공편으로 9월초 다녀오려고요. - 혹, 비슷한 비행시간 대비 저렴한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는 방법 있으면 좀 알려주심 감사;; 

어머니 연세도 좀 있으신데다가 가리는 음식도 많아서 당췌 뭘 준비하고 가야할지 좀 막막한데. 

어르신들 보행용 지팡이, 좀 괜찮은 것은 어디서 구입하는 것이 좋을까요? 

육식을 전혀 안하시는데다가 버터같은 향이 들어간 음식도 안드시고... 절간의 산채비빔밥 같은 거 드리면 아주 잘 드시지만, 로마에 가서 먹을 수 있는 건 아마 과일정도가 아닐까 싶은데 햇반같은 걸 사들고 가야할까요? 좋은 아이디어, 정보 부탁드립니다. 

더불어 로마, 아씨시, 베네치아, 피렌체.... 혹시 추천해주고 싶은 명소가 있다면 거리낌없이 추천해주시면 또한 감사! 

 

기타, 도움되는 말 있으면 아무말이나 막 해주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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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1-08-16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빔고추장 튜브 강추! 해외에서 입맛 안 맞는 음식이라도 비빔고추장을 곁들여 먹으면 어떻게든 먹게 되더라구요.

chika 2011-08-16 13:57   좋아요 0 | URL
네! 비빔고추장. 스파게티에 뿌려먹어도 맛있을까요? ^^;;

pjy 2011-08-16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유럽은 못가봐서 그닥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 엄마와 다른 여행가셨던걸 참고하셔서 김치랑 햇반이나 통조림 반찬 같은걸 잘 챙기셔야 될겁니다..어쩌면 낯선 동네에서는 새롭게 적응하실수도 있겠지요~ 다니다보면 오히려 저희들보다 더 오픈마인드 이시던데요^^
저희 엄마는 저보다 튼튼하셔서 일정대로 걷고 구경하고 막 돌아다닐때는 별로 걱정이 없었지만, 비행기는 너무 싸구려 생각하지 마세요~ 유럽은 꽤 오래타니깐 너무 좁고 불편하면 첨부터 힘들수도 있겠더라구요~
가서 등산할거 아니면 평범한 등산용 지팡이로 비싸지 않아도 괜찮을거 같은데요~
저도 엄마랑 바티칸에 가보자고 말나온지 한참인데요~ 급 자극되는데요^^

chika 2011-08-16 14:08   좋아요 0 | URL
요즘 항공기 검색이 강화되면서 포장김치 같은 것도 들고가기 쉽지 않다는 얘기를 들었던 것 같기도 해 어쩔까 싶어요.

어머니는 연세도 많으신데다가 척추 수술을 했었어서 오래 걷기 힘들어하시거든요. 로마에서는 기본적으로 걷는 거리가 만만찮은데 걱정입니다. ㅠ.ㅠ
그래도 로마에 가려고 하는 건, 그곳에 아는 신부님이 계신데 학기 개학전에 시간이 된다고 해서 안내를 부탁드렸거든요. 차 렌트해서 안내해준다고 하니 좀 염치불구하고 삐대볼려고요. (저...저는 어쩌다보니 베드로 성전엔 세번이나 가봐서리;;;; 기회가 된다면 저는 까따꼼베에서 미사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토토랑 2011-08-16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음.. 거기 4개월 출장 갔던 옆지기의 말에 의하면.. 로마는 무지 덥다고 합니다..
더위에 대한 대비!! 잘 하시구요.. 아시겠지만 차 무지 막힌다고 하구요..

그리고 여행용 음식으로는 오뚜기 '누룽지' 추천이요. 마트가면 라면파는 코너에 종이박스에 즉석누룽지 있어요. 컵에든건 부피가 크고.. 종이 박스에 있는건 비닐봉지 이긴한데 뜨거운 물만 부으면 되니깐요 ^^;; 호텔에 물끓이는건 거의 있으니..
김치는 풀무원 볶음김치. 작게 포장된거. 급하면 밥 비벼 먹어도되고, 걍 반찬으로 먹어도 되고. 생김치 보다 안변하니까요..

음 그리고, 유럽 대부분은 한국식 민박집에 꽤 있으니 숙박을 한국 민박집으로 가시는건 어떨런지요?
최소한 한끼는 한국식으로 먹을수 있고.. 집주인이랑 얘기만 되면 직접 해먹을 수도 있고. 9월초면 대학생들도 대충 빠져서 그리 많이 시끄럽지도 않을거 같구요..

아, 글구 꼭 항공권 예약하고 나서 항공사 얘기해서 휠체어 서비스 받으세요. 척추수술했다고 하시구요.
그럼 승무원이 휠체어 밀어서 태워주고 내려주고 다 해요. 치카님도 곁에서 같이 줄 거의 안서고 프리패스.

참 더워서 땀많이 흘리면 수분, 염분 보충해야 하잔아요?
저희 어머니랑 동새은 현지 슈퍼서 올리브 절인거 하나사서, 물 따라 버리고 생수 부어서 한나절 있다가 다시 맹물 부어서, 메일 아침 락앤락 작은거에다가 몇개씩 건져가지고 다니면서 먹었대요.
적당히 짠물이 빠져서 장아찌 비슷한 느낌이 나거든요. 지금도 집에서 가끔 그렇게 먹어요.
그거랑 프레시 모짜렐라 치즈(냄새안니니 거부감 덜해서.. 두부랑 비슷한 느낌 이잔아요?), 튜브 고추장을 빵에 발라 먹으면!!! >.< 것도 별미지요 ㅋㅋㅋ

chika 2011-08-18 09:20   좋아요 0 | URL
누룽지, 알아봐야겠어요. 햇반은 전자렌지 없으면 무용지물. 그리고 볶음김치.

올리브 절인건 생각못해봤는데 좋은 방법이네요. 맛은 별로 안좋아할 것 같지만 그래도 장아찌 종류는 잘 드시니까, 먹을게 열악한 환경에서는 그런것도 다 드시지 않을까 싶네요.

글고 안그래도 휠체어서비스를 문의해봤는데 경유지환승하는것까지 다 도움을 준다고 하네요. 솔직히 길 잃고 헤맬까 걱정이었는데 다행이예요.
이 깨알같은 도움말, 무지 감사드려요! ^^

비연 2011-08-16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누룽지 추천이구요. 햇반과 컵라면도 추천입니다. 로마에서는 먹을 게 스파게티 등등의 류가 대부분인지라.
한국식 민박집에서 두분이 한 방을 쓰셔도 좋을 것 같은데, 요즘 로마 민박집에서 안 좋은 사건들이 있어서 어떨런가 모르겠어요. 테르미니역 앞에 민박집이 많은데 좀 후미진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9월이면 아주 덥지는 않을테지만 그래도 어머니 다니시기에는 좀 무리일 수도 있을테니 일정을 넉넉하게 잡는 게 좋으실 듯. 항공권은 에어프랑스가 그나마 저렴한 편이구요. 다른 사람들 보니 러시아 항공이나 핀에어로 저렴하게 가기도 하더군요. 로마는 언제나 가도 참 멋지고 이쁘고 좋아서 아주 좋은 여행이 되실 듯^^

chika 2011-08-18 09:24   좋아요 0 | URL
에어프랑스 사이트에서 예약하면 대한항공을 탈 수 있어서 왠만하면 그냥 그렇게 가려고요. 아무래도 어머니는 대한항공이 편할 듯 하고 비행시간도 그게 그나마 좀 짧더라고요. 다른 지역에서는 민박을 알아볼 생각이고, 로마에서는 유학중인 신부님이 묵으시는 한인기숙사가 있는데 그곳에 가려고 해요. 민박요금과 차이도 없고 한국 신부님들이 많이 계신 곳이니 안전하기도 하겠고요. 고마워요.
한편으로는 막 걱정이 되고, 또 한편으로는 시큰둥해 보이지만 막 기대하고 있는 어머니 모습 보면서 왠지 맘이 짠해지기도 하고...아무튼 복잡미묘해요. 제가 좀 소심하고 겁이 많아서리...ㅎㅎ
그래도 좋은 여행이 되겠죠? ^^

2011-08-18 1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차분히 앉아 일처리를 못하고 있다. 이럴땐 책을 읽어도 글자만 읽을 뿐 내용은 전혀 알아챌 수 없게 되는데....어쩌나. 

1. 아침 버스에서 들은 대화 

아고게, 우산 어디 가부러시? 분명 들렁와신디 어서졌져. 안들렁와신가?
나신디고르믄 어떵헐말이우꽈 안들렁와실테주 난 여기 고만히 아자신디 나가봐실말이우꽈 나신디 골믄 어떵헐말이우꽈

........ 할머니 한분이 앞자리에 앉았다가 내릴때가 되니 들고 오신 우산을 찾으신다. 찾아도 안보이니 안들고 나왔나...생각해보다가 아무래도 버스에 있는 것 같아서 마구 찾는데, 하필 앞자리에 앉은 아저씨에게만 자꾸 묻는다. 가만히 지켜보다가 자꾸만 물어보니까 어쩔 수 없이 아저씨의 퉁치는 한마디. 가만히 자리에 앉아있었는데 자기한테 자꾸 우산 달라고 찾으면 어떻게 하냐고.... ㅎ
뒤쪽에서 구경하던 나는 웃음을 터뜨릴뻔했다. 그 아저씨가... 운전기사 아저씨여서 안웃을수가 없었어. 설마 할머니가 내내 버스 운전 하느라 자리보전하고 계신 아저씨에게 우산달라고 하신 뜻은 아니었겠지? 괜히 두분의 대화가 정겨운 느낌이어서 재밌는 하루의 시작이 되었다. 

 

2. 재미교포 

조카가 갑자기 '교포'의 뜻을 묻더라. 뭐.. 외국에 사는 우리나라 사람? 정도로 얘기를 해 줬는데 열다섯살짜리 조카가 TV를 가리키면서 재미교포는 재미난 사람? 이러는데... 웃기면서도 뭔가 아쉽다. 8살때부터 열다섯살이 되도록 외국생활을 하느라 우리말을 체계적으로 못배웠는데 가끔 쓰는 말을 보면 한때 우리에게 웃음을 전해주던 카라의 니콜이 떠오른다.
예전에 조카가 반년정도 한국에 있을 때의 일이다. 엄마의 핸드폰이 울렸는데 전화를 못받아서 엄마가 바로 누구 전화였냐고 확인해보라니까 전화기에 뜬 걸 보고 외친 조카의 한마디는.
'엄마, 부재중이라는 사람이야' 

.............
 

3. 라면 

조카녀석들과 올케는 신변안전 및 기타 여러가지 이유로 상해에서 살고 오래비만 혼자 중국 본토에서 근무를 한다. 워낙에 넓은 땅덩어리인지라 우리 기준으로 보면 오지라고 해도 무방할 그런 곳인데 한국사람도 없고 처음엔 조선족조차 없었더랜다. 그런데 지금은 조선족 - 이라고 하지만 한국음식도 잘 못하고 뭐 그런;;; - 식당이 하나 생겨 그곳에서 식사를 하곤 한다는데 가장 기본적인 라면도 라면맛을 못느낄만큼 온갖 잡탕음식을 만들어버린다고 한다.
그래서 어느날 라면 고유의 맛을 좀 느껴보고 싶어서 그 아줌마에게 라면에 달걀하나 외에는 아무것도 넣지 말고 끓여달라고 했단다. 그래, 가끔은 그렇게 야채도 필요없이 라면에 달걀 하나. 

그런데 아줌마가 당당하게 들고나온 라면은....
뽀얀 국물에 면과 달걀 하나.
라면에 달걀만 넣으라니까 정말 라면스프마저 생략해버리신거다...... 

웃긴 이야기지만 왠지 그러고 살아가는 일상이 좀 안쓰럽긴 하다. 예전에 집에 있을 땐 배고파 죽을지경이어도 꼼짝않고 있다가 내가 집에 들어가면 신발도 벗기전에 라면 하나 끓이라고 소리치던 오래비가 혼자 식사를 해결해야 하고 있는 것도 그런데 외식마저 마땅찮으니. ㅉ 

  

 

......... 이럴때가 아니지. 이제 맘을 좀 다잡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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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8-10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 모임에 가야 하는데, 나가기 귀찮아서 늦잠 잤다고 문자만 날리느라 알라딘 들어와서~ 이거 보고 엄청 웃었어요. 물론 웃는게 웃는 게 아닌 짠한 마음을 동반했지만요.^^
오랜만에 남기는 댓글이라 염치 없지만, 브리핑에 새글 뜨면 잘 본답니다. 헤헤~

chika 2011-08-10 15:43   좋아요 0 | URL
ㅎㅎㅎ 저도 그런걸요 뭐.
근데 정말 엄청 웃으셨어요? (웃어달라고 올린 글인데 엄청 웃으셨다니 반가워서 말이죠 ㅎ)

울보 2011-08-10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태풍피해는없으신지요, 신분에 제주해수욕장에사람이없다는데 제가돌보고있는아이가월요일에 제주로피서를갔는데 님생각이났어요 류독ᆞ고싶다는데 가을에나가볼수있을까싶어요

chika 2011-08-10 15:43   좋아요 0 | URL
저도 가을엔 여행을 떠나고 싶어요! ;;;
 

 

 

 

 

 

 

 

 

 

 

휴가였었습니다. 더 이쁜 사진을 찍을 수 있었지만 온갖 귀차니즘과 내 형편없는 찍사 살력으로 인하야 겨우 요정도의 사진만 골라봤습니다. 물론 인물사진까지 하면 더 많아지겠지만 얼굴 나온 사진을 모두 빼느라 뭐 별로... 

아, 작정하고 페이퍼 쓰고 리뷰 하나 쓰려고 했는데 열한시도 안된 지금, 몹시 피곤하고 덩달아 머리속도 텅텅텅 비었습니다. 그러니 더 이상 나올글이 없는게지요. ㅡㅡ; 
 

================== 라는 글까지 쓰고 페이퍼 올리기를 클릭하고 자버렸는데, 아침이 되니 사진이 사라져부렀군요. 그냥 다른 곳의 사진을 복사해왔더니 그리 된 듯 합니다. 휴~ 

이번 휴가는 그냥 쉬는 날, 이었던 것이고 진짜 휴가 여행은 가을에 계획중입니다. 물론 시간과 돈...이 따라주어야 원하는 곳으로갈텐데말입니다. 

내가 그냥 쉬는 날, 우리 조카들과 같이 갔던 곳이 어디냐고요? (맞추시는 분...은 대단;;;;;;) 

심심한데 약간의 궁금증을 키워보기 위해 빈칸으로 둡니다. 맘껏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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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1-08-09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정말 멋지네요..어딜까나 어딜까나...^^

chika 2011-08-09 13:22   좋아요 0 | URL
비연님! 지금은 저곳이 어딘지 짐작했으려나? ^^
비연님이 여행다녀왔던 그곳(!)과는 다르지만 여기도 멋있죠? ㅎ

pjy 2011-08-09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처럼 깨끗한 바다와 하늘이네요~~ 그 속에서 한가로움이라니...휴가란 이런거죠^^

chika 2011-08-09 13:23   좋아요 0 | URL
바닷물을 지저분하게 만든 건 오로지 넘쳐나는 파래...파란 이파리들뿐. 바다가 정말 이뻤어요. 진짜 휴가같은 휴가를 보냈지요 ㅎ

뽀송이 2011-08-09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빛과 하얀모래가 정말 휴혹적이군요.^^
사람도 별로 보이지않고? 섬인가요?? 저도 막~ 궁금하네요.^^
님~ 오랜만이예요.^^

chika 2011-08-09 13:24   좋아요 0 | URL
조개를 캐 볼까..하고 일부러 물이 빠지는 시간을 택해 갔어요. 서울서 놀러왔다는 한 꼬맹이는 커다란 삽도 들고 왔더군요. 저는 걸으면서 발로 느낌이 오는 녀석들을 잡아챘답니다. 재밌더라구요 ㅎ

울보 2011-08-09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여기가 어딜까요,
정말 이쁘고 멋진곳이네요,
저도 이런곳에 가서 그냥 쉬었으면 좋겠어요,,
아무 생각 없이,,,,,,

chika 2011-08-09 13:26   좋아요 0 | URL
울보님, 가족여행 한번 오세요. 굳이 휴가철이 아니어도 제주 바다는 이쁘니까요! 느릿느릿 걸으면서 이쁜 바다도 보면서 쉬었다 가면 좋은데 말이죠

chika 2011-08-09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쇠소깍 전경
2. 거문오름(유네스코 지정 세계 자연유산 ^^) 트래킹 후 마을 어귀에 있는 갤러리 앞 돌담에 핀 해바라기
3.4.5. 에코랜드 - 돈 내고 들어가는 관광지는 가지 말자..했지만, 조카들을 위해 그냥 가봤어요. 아직 정비가 덜 된 느낌이고 도민 할인해서 좀 저렴하게 댕겨왔습니다. 아마 골프장 만들면서 그 주위의 넓은 유휴지를 기차로 돌게 만든 것 같아요. 역 중간 중간 내려서 사진도 찍고 걷기 체험도 하고... 나름 괜찮았어요.
6. 이하... 하도 해수욕장. 성산포에서 세화쪽으로 가다보면 철새 도래지가 있는데 그 앞쪽 해수욕장이예요. 사람들이 잘 몰라서 안찾는 곳인지라 저렇게 여유롭게 즐길 수 있고, 샤워장 화장실 다 있습니다. 물이 빠지는 시간에 맞춰가면 - 우린 세시쯤 갔는데 저녁까지 물이 계속 빠진다더군요. - 조개도 캐고, 가끔 게도 잡고 소라도....ㅎㅎㅎ

자, 제주도로 놀러~ 오세요! ^^



hnine 2011-08-09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번째 사진은, 제가 지금까지 본 해바라기 사진 중 제일이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해바라기꽃 때문이 아니라 사진 자체가 그냥 해바라기랄까요?

chika 2011-08-09 16:07   좋아요 0 | URL
아, 실제로 보면 돌담옆에 핀 해바라기에 반하실거예요 ^^

무스탕 2011-08-09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제주는 이뻐요 +_+
어제그제 비 많이 왔지요? 요즘 아주 비님때문에 전국이 난리라서리..
저도 올해 휴가는 섬으로 들어가서 조개잔치를 하고 왔어요 ^^

chika 2011-08-09 23:06   좋아요 0 | URL
주말에 태풍이 지나가서 다행이다...하고 있었어요. 커다란 화분이 넘어져 깨진것과 마당에 심어 둔 토마토 줄기가 넘어진 것 말고 큰 피해는 없었는데 월요일 출근할때 여기저기서 빗자루로 뭔가를 쓰는 소리가 요란하더군요. 버스 정류장 근처에는 어딘가에서 깨진 유리창과 나뭇가지가 널부러졌고 사무실 근처에는 어딘가에서 떨어진 간판과 유리 파편들 그리고 역시 좀 심하게 꺽어진 커다란 나뭇가지들이 널부러져 있고...
태풍에 피해입은 농어민들은 어찌할지......
태풍이 오기전에 실컷 놀아서 미안한 마음보다 다행이다 싶은 맘인게 조금 미안해지긴 하누만요;;;

BRINY 2011-08-10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쇠소깍, 에코랜드~ 2군데 맞췄네요. 제주도는 참 좋아요. 7월중순에 일찌감치 대평포구로 2박3일 휴가 다녀왔는데, 마을길을 걷는 느낌이 색다르고 좋았습니다.

chika 2011-08-10 09:14   좋아요 0 | URL
역시! ^^

거문오름은 8월에 특별히 용암굴 코스 개방을 한다고 해서 갔는데 우리 복장이 좀 불량해서(신발도 그렇고, 다들 준전문가같은 차림새인데 우리 식구들만 소풍분위기였거든요 ㅎ) 상대적으로 쉬운 능선을 그냥 다녔어요. 기회되시면 거문오름도 한번 가보셔도 좋아하실 것 같은데요. 바다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면 북적거리기전에 휴가 받는것도 좋은거죠 ^^

순오기 2011-08-10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주는 어디를 가도 다 환상적인 풍경이 연출되는군요.
저런 풍경을 누리고 사는 제주민들이 부럽네요~~~~~
고동이 기어간 자국이 인상적이네요~ 마지막 사진 키다리 그림자도 멋지고요!!^^

chika 2011-08-10 15:42   좋아요 0 | URL
저런 풍경을 날마다 누리는 건 아니고요.... ㅎ
저도 휴가였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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