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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오랜 친구 JJ가 내게 이런 말을 했었다.

" 니가 글을 쓰는건 좋은데,
작가들은 다 하루 종일 담배 피고, 불규칙적인 생활하고 그런거 아냐?
난 니가 글을 쓰는건 좋은데, 작가가 되는건 싫다.걱정돼."

많은 사람들이 작가,더 나아가 예술가들에 대해 이런 선입견을 갖고 있다. 꼴초에 작업이 안 되면 미친 듯 술을 퍼 마시고, 낮에 자고 밤에 작업하고, 사생활이 정돈되지 않고 등등....

작가나 예술가들이 정말 다 그럴까?
많지는 않지만, 내가 알고 지내는 몇몇의 예술가들은 아주 성실하다. 사실 성실하지 않으면 꾸준하게 작업을 할 수 없다.
소설 하나 쓰거나 그림 하나 그리고 죽을꺼 아니면 말이다.

며칠 전,신문을 보니 한국문인협회 소설분과라는 이름도 긴 단체의 소설가 100여명이 담뱃값 인상안 규탄 결의대회를 열었단다.
참....코미디언들은 생계 유지에 위기를 느낄 것 같다.
타직종 사람들이 이렇게 웃겨주니....

“담배는 소설가의 유일한 벗?” 한국문인협회 소설분과는 18일 성명을 내어, “경기 침체로 생업인 원고 집필이 점점 어려워지는데, 창작의 유일한 벗인 담뱃값을 올린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정부는 담뱃값 인상 계획을 당장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한겨레 18일자 기사 일부.

‘담뱃값 인상안 규탄 결의대회’에 참여한 소설가 100여명은
소설가 전체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다.
즉, 소설가 모두가 담배를 유일한 창작의 벗으로 삼으며,
담배값 인상에 반대하는 궐기대회에 참여하고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정치적 행동을 하는게 아니라는 거다.

"한국문인협회 소설분과".
조직 이름이 참 길다.
궁금해서 네이버 검색창에 "한국문인협회"를 치고,
이 협회의 싸이트에 들어가 보았다.


사단법인이라.....참 거창하다.
이상하게도 해병대 전우회가 연상되었다.
왜 작가들이 각각 독립적이고 자유롭게 글을 쓰면 되지, 친목모임도 아니고 사단법인까지 필요한거지?

만약 자유에 대한 동경으로 소설가가 되었다가
이런 "사단법인"에 가입해야 한다면 참으로 갑갑할 것 같다.

이런 소설가들이 "창작의 유일한 벗" 운운하느니,
차라리 공사장에서 일하시는 아저씨들이
하루 종일 안전하지 않은 작업장에서 힘 쓰고
소주 한 잔 하면서 모여 앉아 피우는 담배가 얼마나 맛있는데,
경기가 나빠서 옛날 만큼 수당도 못 받는 이 힘든 시기에
담배값 까지 올리는건 너무하지 않냐고 궐기대회를 하는게 더 설득력 있을 것 같다.

이 기사를 읽고,
마루야마 겐지의 <소설가의 각오>를 다시 읽었다.

문학은 읽는 것이며 쓰는 것이지,논하는 것이 아니다.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고 있다.소설쓰기를 목표로 하는 자는,문학론 따위와는 가능한 한 멀리 떨어진 곳에 자리해야 한다.그리고 홀로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야 마땅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 세상을 혼자 살아가겠다는 사고는 오만불손하기 짝이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이런 일을 하는 이상은 무리가 되더라도 혼자 사는 방식을 추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샐러리맨 같은 생활을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고독을 이길 힘이 없다면 문학을 목표로 할 자격이 없다.
세상에 대해,혹은 모든 집단과 조직에 홀로 버틸 대로 버티며 거기에서 튕겨나오는 스파크를 글로 환원해야 한다.가장 위태로운 입장에 서서 불안정한 발밑을 끊임없이 자각하면서 아슬아슬한 선상에서 몸으로 부딪히는 그 반복이 순수문학을 하는 사람의 자세인 것이다.

- <소설가의 각오>중에서.

글 쓰다가 막힐 때,
꽉 막혀서 단 한 줄도 더 써지지 않을 때,
그럴 때 담배 한 대가 큰 위안이 될 수 있다.

<흡연여성 잔혹사>의 저자 서명숙은 담배를 가르켜
"영적인 카리스마"를 가진 존재라고 말하기도 했다.

자신이 작업할 때 담배가 도움이 된다면 피우는거 좋다.
밤새 담배를 피우면서 작업하는게 도움이 된다면, 그건 소설가의 전적인 자유다.

하지만...
100명씩 마로니에 공원에 모여서 결의대회를 하고,
국회에 성명서를 제출하며 단체행동을 하는 것은....
코미디다.

소설가의 고뇌의 원천은 일상생활의 태도에 있지 않을까.그렇게 무질서한 생활을 하다 보면, 어떤 인간이든 기존 소설가와 비슷한 타입이 되지 않을까.요컨대 그것은 일종의 정신병이 아닐까.

내게는 물론 정신도 있지만 그에 앞서 육체가 있다.그런 당연한 사실을 깜박 잊고 있었던 것이다.소설을 쓰느냐,마느냐 하기 이전에,젊은 이 육체를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였다.

- <소설가의 각오>

이런 생각으로 마루야마 겐지는 시골로 내려가서,
자연의 품에 안겨 글을 쓰는데 전념했다.

소설가들이 다 마루야마 겐지 처럼 고독하고 절제된 생활을 할 필요는 없다.

다만..... 모임을 줄이고 혼자서 글을 쓴다면 담배값 오른 만큼의 생활비는 줄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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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4-11-20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코미디다...
 

울 회사의 출근시간은 8시.
아침잠이 많은 나는 힘들게 일어나 칼출근을 한다.

<아침형 인간>을 읽고 2주 정도 새벽 5시에 일어나
산책도 해보고 그랬는데, 결과는 참담했다.
쌍코피를 쏟으며 포기.
다 타고난 생체리듬이란게 있는거지....

집에서 7시에 나와 버스를 탄다.
출근길 버스에서 사람들 틈에 치이는 것 보다 힘든건,
원하지 않는 라디오 방송을 들어야 한다는 거다.

버스나 택시를 타면 기사 아저씨의 취향에 따라
라디오를 듣는 인내를 감수해야 한다.

출근길에 난 항상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들어야 한다.
주로 책을 읽거나 딴 생각을 하기 때문에 거의 들리지 않는데,
요즘 나를 자극하는 노래가 있으니.....

"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울어.
참고 참고 또~ 참지 울긴 왜 울어."


오늘 아침 남편에게 힘이 되는 노래를 불러 주세요! 손도 한번 잡아주시구요!

마음의 힘 캠페인, 교보생명


마음의 힘을 얻으라고 이런 캠페인을 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캔디 주제가를 들으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얻을지 모르지만,

난.... 짜증이 난다.

난 캔디 주제가가 싫다.
"울면 안돼!"
"참고 참고 또 참아!"
"끝까지 견디자! 오직 인내하는 자만이..."

난 이런 말이 싫다.

힘들 때 좀 울면 어떠냐?
지치도록 울고 나면 속이 얼마나 시원한데....

캔디 주제가에서 희미한 군국주의의 냄새를 맡는다면 내가 너무 삐딱한걸까?

특히 남자들은
어렸을 때 부터 처절하게 감정표출을 억제할 것을 강요 받는다.

남자애들이 울면 부모님, 선생님들이 한 목소리를 내어 혼낸다.

" 사내 자식이 울긴 왜 울어? 창피하지도 않아? "
" 계집애들도 이런 일로는 안 울겠다."
" 사내 자식이 이렇게 약해 빠져서 뭐가 되려고 그래?"

남자들은 어렸을 때 부터
'남자는 강해야 한다'라고 세뇌교육을 받는다. 그래서....어른이 된 후 누구 앞에서 울면 큰 일 나는지 안다.

불쌍하다.
좀 울면 어떠냐?
우는 것도 웃는 것 처럼 자연스런 감정의 표출이다.

뭐하려고 힘든데 참고 참고 또 참아야 하는지...
그냥 시원하게 좀 울어 버리면 뭐 어때서....
아무리 힘들어도 강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

진정 현명한 아내라면
출근한는 남편의 뒷모습을 보면서
캔디 주제가를 부르는 대신,
이렇게 말하는게 어떨까?

" 여보! 오늘 회사 하루 쉬어! 그 놈의 회사 다니기 싫으면 때려 쳐 버려. 당신 이제 좀 쉬어도 돼. 공부도 더 하고 싶다면서? "

말이라도 한번 이렇게 하는게 더 힘이 되지 않을까?

남자 혼자 짐을 다 지게 하지 말자.
회사 다니는거....진짜 장난 아니게 힘들다.
더러운 일, 치사한 일, 기가 막혀서 말도 안나오는 일....허다하다.

출근하는 남편의 손을 잡고
참고 참고 또 참으라고 노래를 불러주는 대신,
" 당신 쉬고 싶으면 좀 쉬어!"라고
말할 수 있는 당당한 아내가 많다면
이 세상이 보다 평등하고 평화롭지 않을까?

작년인가, 어떤 또라이랑 선을 본 적이 있다.
그 남자는 무슨 면접관 처럼
여러가지 허접한 질문을 잔뜩 준비해 와서 끊임 없이 질문을 했다.

" 남편에게 아침밥을 차려 줄 수 있어요? "
" 시부모님을 잘 모실 수 있나요? "

무슨 종신제 파출부 면접왔는지 아나....

예의상 대충대충 성의 없는 대답을 하고 넘겼는데,
그 남자가 결정적인 질문을 했다.

"내조를 잘 할 수 있어요?"

아..... 그 심오한 질문의 세계.
난 잠시 망설이다 물었다.

"내조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그 남자....당황했다.
할 말을 잃고 나를 쳐다 봤다.

난 대답했다.

"반찬 잘 하고, 집 이쁘게 꾸미고,
매일 새벽에 일어나서 따뜻한 국을 준비하고
와이셔츠를 날서게 다리는게 내조라면 남들 보다 잘 할 자신 없어요.

그런데....
전 내조란 서로 행복할 수 있도록 돕는거라 생각해요.

남자가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가족들한테 얽매여서 포기한다면 슬프쟎아요?
전 남자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최소한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할 자신은 있어요."


그 남자는 나의 일장연설에 질려버렸다.

내가 사랑하는 남자가 힘들어 한다면,
축 쳐진 뒷모습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애써 웃는 모습을 보이려 한다면,
난 슬플 것 같다.

참고 참고 또 참으라고 노래를 부르는 대신,
같이 실컷 울고 싶다.
속이 시원해 질 때 까지....

남자가 내 앞에서 실컷 울 수 있도록
그런 편한 상대가 되어주고 싶다.

그리고 제발...
남자에게건, 여자에게건, 이 세상 그 누구에게건,
참고 참고 또 참으라고 하지 말자.

참으면....병 된다.
힘든 일이 있으면 같이 나눠야지.

힘들 땐,
실컷 울어요! 속이 시원해 질 때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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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벌식자판 2004-11-11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

야클 2004-11-11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짝짝짝!!! 공감이 가는 글이네요. 하지만....그래도..... 울때 울더라도 참을만큼은 참아보고 견딜만큼은 견뎌보고 울렵니다. ^^~

릴케 현상 2004-11-18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때는 울어야죠^^ 저는 어릴 때 울면 아버지가 좀 우렁차게 울라고 하던데...무슨 아긴가^^

kleinsusun 2004-11-18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울 때 울어야 해요. 속이 후련하게...

글쿠...중요한건....울고나서 후회하면 안되요.ㅋㅋ

marine 2004-12-16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저도 출근길에 손석희의 "시선집중" 듣는데, 요즘 카풀하면서 어쩔 수 없이 김성주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거 들어요 시선집중 들으면 뉴스 안 봐도 되고 시사문제에 밝아질텐데, 참 아쉽죠

글샘 2004-12-18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결혼은 당분간 힘들겠군요. ^^ 우리나라에서 클라인수선님처럼 행복한 내조를 받을 수 있는 남편은 드물거든요. 하긴, 남자들이 좀 그런 면이 있답니다. 역사가 만들어낸 디엔에이 같은 거요. 에쿠니 가오리의 '이쿠츠모노슈마츠' 읽으면서, 아, 여성들이 바라보는 남성은 이런 거구나. 했습니다.

글이 시원시원해요. 성격도 그럴 것 같네요. 시원시원하고 재미있고... 혼자 있으면 좀 멜랑콜리해 지면서 게으름을 즐기는, 뒹굴뒹굴족.^^ 틀리면 그만이고요.^^

icaru 2005-01-07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외로우면 울고...힘들면 힘든티도 내는거죠...

저는 그래서.... 극기훈련 같은 게 젤 싫더랍니다....
 

애마부인으로 널리 알려진 영화배우 김부선이 ‘대마초를 허(許)하라’며 헌법 소원을 냈다.
멋진 여자다.
대마초 폈다 걸렸다고 머리 푹 숙이고 두손으로 얼굴 가리고 카메라를 피할 필요는 없다.

연예인이 대마초 피다 걸리면,
기사거리가 없어서 쫄쫄 굶던 기자들에게 횡재거리가 되고
이리 씹히고 저리 씹히고,
어떻게 해도 사람 하나 한 순간에 망가지기는 마찬가지다.
고개 숙이고 구차하게 변명한다고 해서 달라지는거 없다.
차라리 당당하게, 자기가 할 말이 있으며 해야지.

김부선은 말한다.

대마초가 몸에도 사회에도 해를 끼치지 않는데
과잉 규제돼 자신의 "행복추구권"이 침해됐다고...
담배나 술보다 중독성이 약한데 대마초만 규제하는 건 차별이라고...

대마초를 코카인,필로폰 같은 무서운 마약이랑 똑 같은 "마약관리법"으로 단속하고, 연예인 하나 걸려 들면 실컷 씹은 다음에 감옥까지 보내는건 사실 좀 너무하다.

김부선 기사를 읽으면서 전인권이 생각났다.
몇년 전 크리스마스 이브 때 전인권 콘서트에 갔었다.
전인권은 자신의 새해 목표를 얘기했다.
일본에 자기 앨범을 많이 수출해서 정부에서 문화공로상(?, 상 이름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을 타고 싶다고 했다.
난 들으면서 참 안 어울리는 새해 목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다음 말이 압권이었다.

"왠지 아세요? 그 상 타면 대마초 하다 걸려도 구속되는거 한번 봐줘요. 상 탔다고 한번 봐주는거지.... 그 상 타서 마음 놓고 실컷 피우고 싶어요."

농담인지 정말인지 아직도 모르겠는데
참 어이없기도 했고,
전인권이 불쌍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웃기기도 했고,
막 박수를 치면서 꼭 상타라고 열광하기도 했다.

오늘 이런 생각을 했다.

왜 전인권은 이민을 안가는거지?
네덜란드에서는 대마초가 "합법"이다.
대마초는 "Light Drug"으로 분류되서,
사고 팔고 피우는데 아무런 제약도 없다.
오히려 국가 수익을 올리는 존중 받는 사업이다.

암스테레담에 가면 널리고 널린게 "coffee shop"이다.
이 동네의 "coffee shop"은
서울 처럼 헤이즐넛,카푸치노, 카페오레 이런거 팔면서
한잔에 8천원씩 받는 그런 coffee shop이 아니고,
"마리화나"를 즐길 수 있는 장소다.

메뉴에는 각종 마리화나의 이름과 용량, 가격이 써 있다.
어떻게 아냐고? 가봤으니까....
그냥 말 그대로 cafe에서 마리화나를 팔고,
손님은 편안하게 쇼파에 기대어 앉아 좋은 음악을 들으면서
마리화나를 피는 거다.

왜 전인권은 이런 지상천국으로 이민을 가지 않을까?
툭하면 구속되서 온갖 고생을 다하면서....


한겨레 신문 11월 2일자를 보면,
전인권이 마약범죄학 박사 전경수 교수랑 김형중 식품의약안전청 과장이랑 한 토론을 볼 수 있다.

전인권은 말했다.

"우리는 자연인입니다. 산의 열매, 쑥, 시금치처럼 땅에서 나는 거 먹어요. 대마초도 그 가운데 하나로 먹는 거예요. 대마초 피웠다는 이유로 언론이 굉장히 좋아하는 검찰한테 인간 이하 취급 당하는 데 인간이 그런 취급 당하는 것보다 대마초가 더 문제인가요? 저는 대마초로 4번 구속기소 됐는데 잡혀 들어가면 이 자식아 반말부터 해요. 저도 그래도 똑같이 이 자식아라고 덤볐어요. 제가 검찰에 덤빈 놈으로 유명해요. 발에도 수갑을 채웠어요. 제가 왜 그런 취급을 당해야하는지 모르겠어요. 반항하면 마약에 취해서 난동 부린 거라고 해요. 언론이 만들어낸 대마초에 대한 편견도 있어요. 박정희 정권 땐 대마초 피우는 사람들 거지가 되서 콧물 나고 그렇게 그렸지만 그런 사람 하나도 없어요. 대마초 하는 사람들은 자연인으로 돌아가요. 산에 올라가서 조그만 집 짓고 산이 된 사람도 있어요. 구걸이나 남에게 해를 주고 누굴 때리거나 그런 행동 안 해요. 미국에서 유엔에서 그런다고 무조건 쫓아가는 건 맞지 않아요."

기가 찬다.
발에도 수갑을 채우다니...
이 기사 읽다가 울뻔 했다.
그런데 왜....
도대체 왜....
전인권은 이민을 가지 않을까?


사람들은 말한다.
대마초 피다가 걸린 주제에 뭐가 잘났다고
헌법 소원까지 내냐고....

김부선이 승소할 확률은 1%도 안되겠지만,
그래도 잘했다.
대마초를 핀다는 이유만으로 인권을 유린당해서는 안되기에...
처절하게 언론에 씹히고 너덜너덜해져서 단역으로 복귀하거나,
아예 잊혀지는 연예인이 얼마나 많은가?

대마초를 피다 걸렸다는 이유만으로
"마녀 재판"을 해서는 안된다.
다른 죄들도 마찬 가지다.
죄명이 뭐건 일단 구속 시키고, 신체적 자유를 빼앗고,
인간을 마구잡이로 모멸하는
그런 구시대적인 악습은 송두리째 없어져야 한다.
아주 뿌리를 뽑아야 한다.

대마초 보다 더 위험하고, 더 해로운게
인권을 유린하고 인간을 모멸하는 행위다.
김부선이나 전인권은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 거다.

김부선의 헌법 소원을,
전인권의 항변을
그냥 흘려듣지 말자.

우리들의 애마부인,
만약 구속되더라도 당당하세요!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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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2004-11-06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박수!!!
 

" You need talk? "

좋은 cafe에 앉아서,
같이 밥 먹어주고,
맥주나 칵테일도 마시면서
농담 따먹기를 하고
그 댓가로 돈까지 받는 직업이 있다.
대화 이상의 "찝쩍 거림" 은 허용하지 않는다.

그런 직업이 진짜 있냐구?

상하이에서 외국인들에게 아주 인기가 많은 거리가 있다.
이름하여 "신천지(新天地)".
신천지에 있으면 내가 중국에 있는건지 싱가폴에 있는건지 헛갈린다.

청담동 카페 정도 되냐구?
될데가 못된다.
청담동은 비싸기만 하고 너무 "local" 스럽다.

신천지는 말 그대로 新天地다.
cafe 건물 자체도 예술이고,
온갖 문화가 뒤섞여서 말 그대로 " Fusion" 이다.
웨이터들까지 다국적이다.

너무도 즐거웠던 추석연휴의 상하이 여행.
난 매일 신천지에 있는 cafe Luna로 출근했다.
왜 그 많은 cafe중에 한 군데만 갔냐구?

웨이터가 너무 잘 생겼기 때문이다.
필리핀에서 왔다는데,
걔는 정말 허리우드에 진출을 한다 하더라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신천지에는 남자 혼자 있거나, 남자들만 있는 테이블을 찾아 다니며, "You need talk?"를 물어보는 중국 여자들이 있다.
뭐 별로 이쁘지도 않다.
그런다고 영어를 잘하느냐?
그냥 "Where are you from?"
"Are you working here?"
"Do you like Shanghai?"
뭐 이 정도의 실용영어회화 수준이다.
상하이에 대해서 떠듬떠듬 설명 좀 해 주고....

그런데 이 이쁘지도 않고, 영어도 잘 못하는 여자들이
있어 보이는 외국 남자가 혼자 있는 테이블에 가서
" You need talk?" 그러면 다 좋다고 한다.

곧 그 여자는 자연스럽게 그 테이블에 앉아서
젤로 비싼 음식을 시키고, 칵테일도 하나 시키고
그 남자랑 "대화"를 한다.

남자의 나라 얘기,
상하이 얘기나 자기 고향 얘기(주변 도시에서 온 여자들이 많다.)
뭐 이런 시시콜콜한 얘기 좀 하다가
여자는 영어가 딸리니까 주로 남자가 얘기를 한다.
남자들의 표정을 보면,
알아 듣건 말건 별 상관이 없는 것 같다.
그냥 얘기하는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주절주절....무슨 말이 그렇게 많은지 계속 얘기를 한다.
그럼 여자는 제대로 알아 듣지도 못했으면서,
"Really?" , "Wow!","Great!" 등등의 감탄사를 연발하며
진정한 over action이란 무엇인지를 온몸으로 보여준다.

실컷 얻어 먹고 여자는 100Yuan을 받는다.
우리 나라 돈으로 15,000원인데 중국에서는 엄청 큰 돈이다.
그리고 또 다른 cafe에 있는 남자들을 찾아 간다.

남자들이 원하는건 단지 "대화",
아니 좀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대화"도 아니고,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4박 5일동안 이런 남자들을 맨날 보니,
불쌍해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약간 과장)

얼마나 외로우면,
얼마나 말할 사람이 없으면,
밥 사주고 돈까지 주면서 말을 할까....

얼.마.나. 외로우면....

상하이 뿐 아니라 "You need talk?"는 이제 이 세상 어디에나 있다.
"대화"를 해 주고 돈을 받는 직업.

Tokyo의 유명한 환락가 신주꾸.
요즘은 이상한 쇼하고 난리 치는 업체 보다,
조용히 얘기만 나누는 업체가 인기란다.

카운셀러나 신경정신과 의사 찾아가는 대신,
예쁜 여자한테 회사에서 있었던 스트레스, 부인 험담, 시시콜콜한 고민, 남이 들어주지 않는 잘난체 이런거 하고 돈내는 거다.

왜 이 난리일까?
얼마나 외로우면......

왜 갑자기 이 글을 쓰느냐구?
상하이 갔다 온지도 벌써 2주가 다 되어가는데?

아까 저녁 먹으러 가는데 어떤 할머니가 가방을 사고 있었다.
삼성생명 빌딩 지하 아케이드는 워낙 장사가 안되는 곳이라,
( 지나가는 유동인구가 거의 없다.)
손님 한명 가면 점원이 두세명씩 달라 붙어서,
가증스럽기까지한 목소리로 오버 액션을 하며
닭살스런 일본식 친절이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거기서 그 할머니는 아주 "행복한" 표정으로 이 가방, 저 가방을
걸쳐 보고 있었다. 그 할머니에게 진정 필요한건 가방이 아니라
"대화"와 "관심" 같았다.

쇼핑 중독중 환자들도 인정 받고자 하는 욕구가 커지며 주체하지 못하는 병을 얻는거라던데....

어쩌다 세상이 이렇게 외롭게 되었을까?
얼마나 외로우면,
얼마나 말이 하고 싶으면,
돈을 주고 말을 할까?

그런데....
내 주변의 사람들도 외롭지 않을까?
우리 부모님들도 외롭지 않을까?
우리 할머니들도 외롭지 않을까?
우리랑 말하고 싶지 않을까?

오늘은 조금이라도 빨리 들어가서
아빠랑 10분은 얘기하고 자야겠다.

문득.....
우리 아빠도 외로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 You need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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