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도서관이 있어서 자주 애용하지요.
지금도 주변 도서관을 자주 이용합니다만, 요즘 도서관 서비스에 감동먹어서리....
1.
처음 책을 빌리러 간 날 도서관 카드를 아무리 뒤집어보아도 대출 권수 얘기가 없어서
책 두세 권을 골라들고 쭈볏쭈볏 처음 온 티를 팍팍 내며 사서 할머니에게 다가갔습니다.
나: 저기...책 몇 권까지 대출되나요?
사서 할머니: (세상에 별 소리를 다 들어보겠다는 표정으로) 그런거 없는데?
나: 그럼 맘대로 보고싶은거 다 빌려도 되나요?
사서 할머니: 네가 들고갈 수만 있으면 100권든 200권이든 상관없어.
나: 헉???
당장 다시 들어가서 미친듯이 골랐지만 팔힘이 약해서 -_- 11권밖에 못 집어왔다는 이야기...
2.
검색 시스템도 아주 잘 되어있어서 주변 도서관 소장 도서까지 모두 검색이 됩니다.
(이건 한국도 그렇죠 ^^)
제가 빌리려던 책이 마침 가까운 곳에는 없고 조금 떨어진 도서관에 있더군요.
나: 저기...이 책을 빌리고 싶은데 여긴 없고 다른 도서관에 있거든요? 거기 위치가 어떻게 돼요?
사서 아줌마: 거길 왜 가? 우리가 갖다줄께.
나: 갖다준다니요?
사서 아줌마: 그냥 인터넷으로 찜(hold) 해놔. 그러면 그쪽에서 책 빌려다가 여기다 맡아둘께.
나: 헉???
보유도서 중 다른 사람이 대출해간 책을 찜한다는 얘기는 들어봤어도 다른 도서관에 있는 책까지 빌려다준다는 소리는 처음 들었네요 -_-;;; 이제까지 항상 다른 도서관까지 직접 갔는데;;;
어쨌든 땡잡았다 싶어서 그동안 보고싶었던 책을 클릭 클릭;;; 마구 찜했습니다.
3.
어제 퇴근하는데 도서관에서 온 편지가 우편함에 들어있더군요.
아주 무슨 공문같이 정중한 정식 편지로;;;;
"님이 찜해두신 책 x권이 우리 도서관에 도착했습니다. 와서 빌려가세요~"
나: 헉??? 이걸 편지도 보내주나???
4.
그래서 오늘 퇴근길에 도서관에 들렀습니다. (차로 5분거리;;)
책 분류 번호와 작가 이름으로 찾아봤더니 서가에 꽂혀있지 않더군요.
그래서 사서 아저씨한테 가서 물어봤습니다,
나: 제가 이 책들 찜했는데 도착했다고 편지가 왔거든요? 근데 서가에 없어요.
사서 아저씨: 아~ 찜한 책은 저쪽에 따로 있어. '예약'이라고 쓴 곳에서 네 이름을 찾아봐.
나: 헉??? 내 이름???
어리둥절하며 예약이라고 쓰여진 서가쪽으로 갔습니다.
그랬더니 제 이름을 프린트해서 제가 찜한 책 몇 권과 함께 예쁘게 리본으로 묶어 알파벳 순서로 정리해 놓은 것이 아닙니까! 완전 감동했음 ㅠㅠ
책을 빌려가지고 나오면서 '아저씨 진짜 고맙습니다 흑흑 ㅠ' 이러면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물론 아저씨는 어리둥절이시더이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