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만 보는 바보 진경문고 6
안소영 지음 / 보림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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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학, 실학자.
박지원,박제가, 정약용, 홍대용......
실사구시, 조선후기 성리학을 비판하고 상공업의 중요성을 주장함.
저서 뭐뭐뭐뭐.......

고등학교 역사시간에 달달 외워서 아직까지 어슴푸레 기억하고 있는 내용들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이들 실학자는 내게 피와 살이 없는 존재들이었다.
그런데 저자인 안소영씨가 어찌나 그린듯이 묘사를 해 놓았는지
책을 덮고 나니 한동안
내가 이들과 친구하고, 이들의 고뇌를 함께 슬퍼하며
같은 책을 읽고, 함께 울분을 토하고, 이들의 가난을 함께 체험하고 책 속에서 같이 거닐다 빠져나온 듯 하다.

간서치.
책만 보는 바보.

그러나 그들은 절대 책만 보는 바보는 아니었던 것이
책 속에서 인간에 대한 연민의 마음과
나라를 일으킬 새로운 지식과
백성들의 어려움을 해결할 실제적인 해결방법을 찾아 헤맸던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그럴 때마다 저는 조선 농민들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하루 종일 들에서 일하고 돌아와 흙 묻은 옷을 제대로 갈아입지도 못한 채, 때에 전 가마니 위에 그대로 쓰러져 잠들어야 하는 우리 조선 백성들의 모습 말입니다.

'실학' 이라 하면 부국강병이나 근대화, 편리함 등등의 말이 먼저 떠오르지만 실제 그들의 생각이 어디서 출발했는지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백성들의 가난과 고난에 찌든 모습을 가슴이 아리도록 안타까워 했을 그들의 모습이 이 책에서 절절하도록 묘사된다. 그리고 철저한 신분사회였던 조선에서 서자 출신으로 아웃사이더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아픔도 그 위에 오버랩 된다. 역시 아픔을 겪은 자 만이 타인의 아픔을 이해하는 것......

안소영씨가 어린이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수많은 고문서와 씨름했을 것이라 짐작된다. 이렇게 문학적 향기가 느껴지는, 역사인물을 소재로 한 소설(그렇지만 철저한 고증으로 이 책은 그대로 인물열전(?)으로도 읽힌다)로 우리의 옛 사람을 만나는 기쁨을 다시 누리고 싶다.

나는 사실로 문살을 반듯하게 짠 다음 상상으로 만든 은은한 창호지를 그 위에 덧붙여 문을 내 보았습니다. 이 문을 통해 햇살도 드나들고, 바람도 드나들고, 옛사람과 우리의 마음도 서로 드나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자가 자기 책에 대한 묘사를 이렇게 잘해 놓아서 더 덧붙일 말이 구차할 지경이다. 사실로 짠 문살에 창호지로 바른 상상이라....바람이 드나들 듯 옛사람과 마음으로 교류하라고.....딱 그랬다.

책 사이사이 몇쪽을 넘길 때마다, 족자처럼 길게 펼쳐진 그림도 정말 아름다웠다. 잘 만들어진 책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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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전에 써 놓은 리뷰.
뭐가 맘에 안들었는지 비공개 카테고리에 들어있다.
지금 보니 뭐가 거슬렸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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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06-12-01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만들어진 책. 잘 쓰인 리뷰구먼유. 뭐가 마음에 안드셨슴까.
갑자기...제 미완성 리뷰들을 함 살펴봐야 싶슴다...ㅋ

blowup 2006-12-01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임을 단박에 알게 해주는, 게다가 무엇에 매료되었는지도 알 수 있는, 좋은 리뷰입니다. 뭘 더 바라시나요?-,-
소설 리뷰는 거의 1년 만이군요. 와우.

sooninara 2006-12-01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도서관에 있던데..빌려 봐야지..ㅋㅋ

깍두기 2006-12-06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 맘에 안들었던 건지, 미완성이었던 건지, 지금은 모르겄시유^^
나무님, 그러고 보니 그러네요. 1년만. 소설 읽기는 꽤 읽었는데.
수니님, 아주 좋은 학교도서관이네요 ㅎㅎㅎ
 
평행우주 - 우리가 알고 싶은 우주에 대한 모든 것
미치오 가쿠 지음, 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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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를 미션스쿨을 다녔다.
기독교에 대해 사춘기적 반감을 가지고 있었던 나는
1주일에 한번 들어오시는 교목 선생님에게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던져대곤 했다.

"하나님이 제 1일에 빛이 있으라, 해서 빛이 생기고 그다음에 별이 생겼다매요?
별에서 빛이 나오는 건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과학적이지 못하잖아요?"

이 질문에 교목님이 뭐라고 대답하셨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어쨌든 속 시원하게 대답해 주시진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
빛이 먼저인게 맞다. 빅뱅에서 탄생한 우주는 처음에는 휘황한 빛덩어리였다고 한다. 우주배경복사인가 뭔가 때문이라는데.(한달 전에 읽어 기억이 가물가물)

종교는 인민의 아편, 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고
그 정도는 아니지만 종교란 것이 인간이 선한 삶,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방편 정도라고 생각하며 내 생의 대부분을 보냈다.
과학이 발달할수록 종교의 자리는 좁아질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 최신과학서적을 읽으며 오히려 종교에 대해 오래오래 생각하게 됐다.

과학이 한발한발 차근차근 밟아가며 증명한 이 세상 물리법칙과 우주의 모습을
어마어마하게 큰 통찰과 직관으로 단 한번에 꿰뚫어본 것이 종교가 아닌가 하고 말이다.

상대성 이론으로 과거미래를 넘나들고, 양자역학으로 물질과 정신이 상호교류하고
끈이론으로 11차원을 왔다갔다하며 평행우주라 하여 여러겁의 무한우주의 존재가 과학적으로 조금도 모순이 없다는 사실을 읽다보면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이 우주의 진실한 모습을 설명하면서
과학과 종교는 어느 지점에서 언젠가는 만날 거란 느낌을 받는다.

찰나도 되지 않을 순간을
모래 한알에도 미치지 못하는 몸뚱아리로 살다 스러지는 인간이 
이 끝없는 시공간을 사유하며 느끼는 감회는
그 사유가 종교적인 것이든 과학적인 것이든 결국에는 같으리라 생각한다.

 

우리는 아무 것도 아니면서, 모든 것인 존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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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wup 2006-10-31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멋져요.... 이 리뷰.
문과 계열의 독서만으론 이런 사고가 안 되는 것 같아요.
자극 받고.^^

딸기 2006-11-01 0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맞아요. 빛이 있고 별이 있었지요.
그런데 과학자들이 뭔가를 '입증'해내기 이전에 분명 전근대 사람들의 통찰력은 작동하고 있었거든요. 과학책 읽을 때마다 그걸 확인하게 돼요, 저도.

깍두기 2006-11-01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무님, 이 책 참 좋고요. 전 이런 계통의 책을 좋아한답니다.
물론 다 이해하고 읽는 건 아니지만.....
좀 오래되어 최신이론은 없지만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한번 읽어보세요.
과학서적이지만 정말 명문입니다. 감동적이고요.(이 책보다는 훨씬 쉽고^^)

딸기님, 최신이론을 접할 때 그런 생각이 더 들더군요. 이 책 읽으면서
11차원 끈이론이 어떻고, 다중우주가 어떻고 하는데
내가 종교에 대해 잘 모르지만 힌두교, 불교 같은데서 묘사한 시작도 끝도 없는
이 세상의 모습이 거기 겹치더군요.

가랑비 2006-11-08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기하게, 전에 아메리카 원주민 신화 하나를 읽는데, 이 사람들은 지구가 둥글다는 걸 알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건 그렇고, 빛이 먼저 있고 별이 생겼군요. 흐음.

구라성인 2007-01-02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그정도의 일치는 세계 어느 종교에도 있는 것이지만 종교를 통해서 선해지는 사람들이 있기도 하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엄마의 마흔번째 생일 청년사 고학년 문고 5
최나미 지음, 정용연 그림 / 청년사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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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읽으셨고, 나를 알고 있는 분들이라면
이 책에 나오는 엄마가 나라는 것은 다 동의하실 것이고.
(무엇보다 나는 이 동화의 엄마와 나이도 같고, 자식들과 가정을 위해서만 살고 있지 않은 것도 같고,
그걸 그렇게 미안해 하지 않는 것도 같고, 또 뭐 아무튼 기타 등등)

이 책에는 또 하나의 '나'가 있는데.
이 집의 큰딸 '가희'다.
가희의 하는 짓과 성깔머리가 어렸을 때의 나와 얼마나 비슷하던지
전혀 웃긴 이야기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배꼽을 잡았다.
치매 걸린 할머니와 한방 쓰라는 말에 딱 잘라 거절하는 야멸찬,(그래서 결국 그건 만만한 동생몫이 된다)
엄마가 일하는 데 찬성하고 엄마의 고민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면서도
결국은 엄마가 자기 도시락 안 싸 줄까봐 그게 가장 걱정되는
이 싸가지 없고 이기적인 아이는
딱 어렸을 때의 내 모습이다.

나도 좋은 건 다 내 차지에다가 내 물건 동생들이 건들지도 못하게 했다.
책을 읽다 기억난 게 있다.
친척들이 놀러와 밥을 먹는데
따뜻한 밥이 모자라서 찬밥이 두 그릇이 나왔다.
하나는 당연한 듯이 엄마가 드시고, 한 그릇을 나를 줬는데
내가 '난 찬밥 안 먹어!'라고 말해서 그 찬밥은 결국 남동생 몫이 되었다.
내가 찬밥을 싫어했냐면 그건 아니다.
그냥 그 찬밥을 '내가' 먹어야 한다는 게 싫었을 뿐이다.

근데 가희가 어렸을 때의 내모습이랑 닮아서 그런지
나는 이 야멸차고 인정머리없는 아이가 싫지 않다.
착하디 착한 동생은 엄마가 치매 걸린 할머니를 돌보지 않고 자기 삶을 찾아나서는 걸 이해 못하는데 비해
가희는 비록 결국은 자기 도시락 걱정을 하긴 하지만 엄마의 심정을 아주 잘 이해한다.

우리 엄마도 드디어 마흔이 되었잖아. 엄마한테도 시간이란 게 있어. 더 늦으면 엄마가 뭘 할 수 있겠어? 참, 그런데 엄마가 일 나간다고 내 도시락 안싸주면 어떻게 하지? 다시 학교 급식 먹으라고 하지는 않겠지? 아, 몰라. 진짜 짜증 나.

엄마 아빠가 별거하는 건 아무렇지 않게 친구에게 말하고 다니면서도
살 빼려고 에어로빅 하는 건 절대 비밀인
얄미운 아이가 난 왜 좋은 거지?
나랑 닮아서?
그것도 그거지만
별거니, 이혼이니, 가정불화니 하는 유쾌하지 않은 문제를
질질 짜고, 우울하고, 축축하게 만들지 않는
그 건조함이 마음에 들어서인지도 모른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어서인지도?


그건 그렇고
이 책에 나오는 아빠가 대한민국 평균적인 남편의 모습이라면
아직도 대한민국 여자들의 삶은 참 괴롭고 힘들겠다.
시부모가 치매 걸리면 당연히 며느리가 꼼짝 말고 집에서 봉양해야 하는 건가?
아들딸이 주루루인데도?
내 부모도 아닌데, 라고 생각하는 나는
영락없는 가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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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6-01-29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흐 너무나도 솔직한 깍두기님. 제 모습이랑도 맞을것 같네요~~ 뭐 나이는 제가 한살 어립니다만...호호호
전 시댁이 옆집인지라 낮에 시댁가서 일하고, 저녁 먹고 집으로 다시 왔으며, 내일 아침에 다시 가야할 몸이지만 깍두기님은 어케 이시간에???

게으름이 2006-01-30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그때 찬밥먹어서 지금 장이 안좋은가봐 ^^

숨은아이 2006-01-30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깍두기님, 올해도 두 남자 지휘하며 거뜬히 차례상 차리셨나요? ^^

깍두기 2006-02-01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명절은 잘 보내셨나요? 제 답글이 너무 늦었네요.
가희가 님의 모습은 아닐 것 같은데....제가 본 바에 의하면^^

게으름이님, 남 탓 하지 말고 술이나 줄이세요.

숨은아이님, 그거이.....^^;;; 님은?

2006-08-22 2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파의 왕따 일기 파랑새 사과문고 30
문선이 지음, 박철민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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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초등교사의 입장에서 봤을 때 이 동화는 놀라우리만치 아이들의 모습을 현실감 있게 담고 있다.
여기서 묘사하는 왕따 사건은 우리반, 내 옆반에서 올해, 또는 작년에 벌어졌을만한 일들이며
등장인물의 심리나 행동묘사는 감탄스러울 정도로 내가 만나는 아이들의 모습을 닮아 있다.

미희라는 아이가 슬슬 '파'를 만들고 중심인물이 되어가는 과정,
공부도 잘하고 패션감각도 있고, 카리스마가 있어서 주위에 항상 친구를 몰고 다니는 미희라는 아이는
초등학교 교실 어느 반에나 들어가 보면 비슷한 아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주인공인 정화도 그렇다.
중심세력에 끼고는 싶지만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나서지도 못하고
조용히 속으로 동경만 하면서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는 아이, 많이 본 모습이다.
미희의 주변 아이들도 그렇다.
반에서 영향력이 커진 아이 주변에서 친위대를 형성하는 아이들은 꼭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은 4학년인데
그 즈음부터 시작해서 여자애들이 패거리를 만들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한번 무슨 '파'가 형성이 되고 나면
담임교사는 골머리를 썩는다.
남자아이들의 보이는 데서 주먹 날리는 단순한 싸움과는 달리
이런 경우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암투가 장난이 아니다.

내가 특히 이 책에서 감탄한 것은 여자아이들의 화장실 문화에 대한 묘사이다.
여자애들은 화장실을 자신들만의 친교공간으로 사용하는데
친한 친구들끼리 할말 있으면 공부시간에 화장실 간다고 하고 나가는 작전을 쓰기도 한다.
심지어는 같은 칸에 같이 들어가는 것이 우정의 돗수를 나타낸다고 생각하는지
둘셋씩 짝지어 한칸에 한꺼번에 들어가기도 한다.
여자애들의 인간관계의 각종 시소게임 및 밀고 당기기가 아마 화장실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이 책에서도 '양파'들은 화장실에서 자기들의 우정을 확인하고
할 얘기가 있으면 화장실로 불러낸다.

'양파'들이 우정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다른 아이들을 배척하는 모습,
자기들끼리 유치한 의식을 치르는 모습,
대장격인 미희의 부당한 횡포에도 아무 말 못하고 비위 맞추는 모습,
부당함을 느끼면서도 소외될까 두려워 대항하지 못하는 모습 등은
아이들의 단체생활을 바라보는 입장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장면이며
그럴 때마다 난감함과 서글픔을 느끼게 된다.

작가는 그 안에서 억울함과 두려움, 자기자신의 비겁함 때문에 괴로워하는
(미희의 말을 무조건 따라야 하는 억울함,
나도 왕따되지 않을까 두려워 하는 마음,
왕따되는 친구를 변호하고 놀아주지 못하고 자기도 왕따의 대열에 합류하는 비겁함)
주인공 정화의 심리를 따라가는 작가의 정확한 시선이 감탄스러웠다.
마치 정화의 일기장을 보는 느낌이었다.

그 외에 정화가
아빠를 자랑스럽게 여기지 못한 죄책감에 괴로워서
울면서 잠이 드는 장면의 묘사는 정말 훌륭했다.
아이들의 심리를 정말 잘 아는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는 마지막을 해피엔딩으로 끝마치지 않는다.
왕따로 괴롭힘을 당하던 정선이는 전학을 가고
미희의 잘못을 아무도 묻지 않는다.
그러나 깨끗하고 깔끔하게 끝내는 것보다
그것이 더 생각할 거리를 책을 읽는 어린이들에게 제공하리라 생각한다.
내가 주인공이라면 앞으로 미희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내가 미희라면 이제 어떻게 하는게 옳을까?

이 책을 읽으며 아이들과 할 이야기가 많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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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6-01-26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왕따가 중학교로 오면 폭력성까지 동반하게 됩니다. 참 난감하죠. 자기 반에 이런 경우가 생기면 담임은 그야말로 1년 내도록 이 아이들 뒤치닥거리에 시달리게 되고.... 그래도 미리 알경우에는 그나마 다행인데 그게 여학생들의 특성상 눈에 띄지 않고 은밀히 진행될때는 문제가 커지는 경우가 많아요.

깍두기 2006-01-26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등학교는 그래도 아직은 자잘하게 일을 벌이죠^^
그래도 반에서 사소하게라도 저런 일이 일어나면 괴로워요. 무엇보다 아이들이 안 이뻐 보여서....

반딧불,, 2006-01-26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전율을 느끼면서 읽었었어요.
...

깍두기 2006-01-26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반딧불님. 우리가 역시 눈이 일치하는군요.
좋은 작품을 보는 눈이 있달까.....^^

반딧불,, 2006-01-26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깍두기님 그게 아니라..
저희는 심리묘사와 아이들과 가까운 책에 열광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작품을 그닥 안좋아하더라구요..^^

깍두기 2006-01-26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 저는 현실과 동떨어진 거 아주 좋아해요. (판타지 앤드 sf 팬이잖아요^^)
근데, 현실적인 얘기를 썼는데 그게 어딘가 어색하고 잘 안 들어맞으면, 그건 또 엄청 싫어요^^

반딧불,, 2006-01-27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오해받게 글을 썼군요.
맞아요. 제말이 그거여요. 현실적인 얘기에서 동떨어진 작품은 아무리 좋다고 극찬을 해도 싫여요.

깍두기 2006-01-27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 별님.
우리 모두 비슷한 생각을 약간씩 다르게 표현하고 있는 듯.
하여간 이 책은...놀라웠어요^^
 
현대사 인물들의 재구성 - 웃음과 감동이 교차하는
고지훈 지음, 고경일 그림 / 앨피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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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제가 언젠가 무슨 책 리뷰를 쓰면서 얘기한 적 있죠?
근현대사는 제게 쥐약이라고.
아마 이유도 말했을걸요?
오대빵으로 진 축구경기, 재방송으로 보고 싶지 않다고요.

그러나 이제 그 말 취소해야겠습니다.
오대빵으로 처참하게 진 축구경기도 재방송으로 얼마든지 볼 수 있습니다.
해설자만 훌륭하다면.
바로 이 책, <현대사 인물들의 재구성>처럼요.

이 책에서 우리에게 현대사를 해설해 주는 고지훈이라는 분은
축구 경기 해설자로 치면 정통 스타일은 절대 아닙니다.
뭐랄까.....얼마전 MBC 주말 뉴스를 진행하던 최일구 아나운서가 떠오릅니다.
최일구 아나운서, 처음에 엄청 황당했죠.
정색을 하고 진지하게 내보내야 할 뉴스, 그것도 9시 뉴스에서
그가 가끔 폭탄처럼 던진 멘트들 때문에
시청자들은 생소해 하기도 하고, 어처구니없어 하기도 했으나
그건 또 그 나름대로 재미도 있고 괜찮아서
나중엔 최일구 아나운서가 무슨 말을 할까 기대하며 뉴스를 지켜보았습니다.

이 책도 첫장을 넘기면서 좀 걱정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근현대사가 전혀 즐거운 분야가 아닌데.....이거 이 페이스로 계속 나가도 괜찮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괜한 기우였습니다.
이 책은 웃겼을 뿐만 아니라
핵심을 정확히 꿰뚫고 있었고
역사에 임하는 작가의 진지함과 성실함 때문에
수많은 농담과 역사인물에 대한 비아냥이 조금도 거슬리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저처럼 조봉암과 조병옥이 다만 이름이 비슷하다고 해서 헷갈리는
무지한 독자에게는 이 책보다 더 좋은 현대사 입문서가 없을 듯 합니다.

후진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오늘의 세대에 생존하는 우리들의 생명을 건 희생적 노력을 다하지 않는 한, 내 조국, 내 민족의 역사를 뒤덮은 퇴영의 먹구름은 영원히 걷히지 않을 것입니다. ....정부로부터의 시혜를 기대하기에 앞서 스스로의 의무를 다하며......일하는 국민, 협조하는 국민으로 재기합시다.

누가, 언제 한 말일까요? 박정희가 5대 대통령 취임연설에서 한 말입니다. 이 뭔가 수상쩍지만 말인즉슨 옳은 것 같기도 한 애매모호한 연설(저......사이에도 길고 긴 말들이 있습니다)을 이책의 명 해설자는 짧고 명쾌하게 해석해 줍니다.

"노동자? X나게 일해. X나게 일하고 난 다음에? 또 X나게 일해. 일하고 또 일하고 또 일하고......이런 생명을 건 희생적 노력을 먼저 하란 말이야! 정부가 뭔가 해주기 전에 말이지!"

사실 역사서에 숱하게 등장하는 법조문, 포고령, 신문기사, 이런 것들
그냥 본문 그대로 실려 있으면 읽어봐도 무슨 소린지 모릅니다.
이 책에선 그런 것들을 절대로 날 것 그대로 내놓지 않습니다.
그게 무슨 의미이며, 무엇을 노린 것인지, 누구를 향한 화살인지
이런 걸 절대로 구구절절하지 않게 촌철살인의 한마디로 정리해 줍니다.
그렇다면 저자가 역사에 대한 자기 나름의 의역이 너무 심하지 않을까?
에 대해서는 제가 이 분야에 취약하기 때문에 뭐라 말할 수 없지만
제 주관으로는 그렇지 않을거라 믿습니다.

그런 믿음은 저자가 역사인물에 대해 재구성하여 우리에게 보여 주면서
내놓은 새로운 통찰에 제가 저도 모르게 감동하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자는 마지막에 전두환에 대해 언급하면서
수천명을 죽인 살인자 전두환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수천억을 해먹었다는 도둑놈 전두환에 대해서는 게거품을 물었던
이 시대 우리들의 자화상에 거울을 들이댑니다.
과연 이것이 정상이냐고.
그러고 보니 우리의 모습도 괴물입니다.

 

저자에게 강의를 듣는 학생들은 엄청 재미나겠다, 고 생각하며
이번에는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통사적으로 해설해 주시는 책을 내신다면
당장 사보겠습니다.
(그리고 이 책이 만화책인 줄 알고 있어서 실물을 봤을 때 살짝 실망할 뻔 하였으나
읽다보니 만화보다 더 정신없이 빠지게 되어 그 실망을 얼른 취소하였음을 밝힙니다.
그런 착각을 한 것은 책소개에서 '한국컨텐츠 진흥원 우수만화 선정작'이라는 대목을 봤기 때문인데
그것은 이 책 군데군데 있는 인물 캐리커쳐 때문인 듯 합니다.
책 내용과 딱 맞아 떨어지는 만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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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6-01-13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웅... 너무 재미있겠어요...!!!!

깍두기 2006-01-13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주미힌님, 진~~~~짜 재밌어요!

바람돌이 2006-01-13 0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역사는 누가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지요. 거기다 그걸 풀어낼 능력까지 갖춘 사람이라면 금상첨화군요. ^^

검둥개 2006-01-13 0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깍두기님 요즘 맹렬독서중이시군요. ^^;;; 제가 잠시 자리를 비웠다 돌아와보니 이렇게 주옥같은 리뷰들이 줄줄이! 이 책도 보관함에 넣겠습니다. :)

호랑녀 2006-01-13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새해에는 참아보려고 했는데... 지름신이여요...ㅠㅠ

마냐 2006-01-13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깍두기님, 정말 뽐뿌지수 높으심다....으윽.

깍두기 2006-01-15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우울한 근현대사를 이런 식으로 얘기해 주니까 속 좀 덜 아프고 읽게 되는군요^^

검둥개님, 맹렬독서는~^^ 생각만큼 안되고 있어요. 서재에 자주 좀 출몰하세요.

호랑녀님, ㅎㅎ 그분의 말씀을 거역하지 마시라니까요^^

바람구두님, 땡스~ 그러고 보니 우리 엄청 오랜만이구만요^^

마냐님, 하여간 전 엄청 재밌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