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쇼와 전집 문학과지성 시인선 428
황병승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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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내가 접해 온 시들과는 다른 언어의 세계를 접한다. 황병승 시인의 시집은 몇 권이 더 있으나 이 책으로 처음 황병승 시인을 만난다. 난 이렇게 강하고도 깊은 단어를 쓰지는 못한다. 경험해보지 못했고 상상해보지 못했다. 시는 작가의 이야기도 되지만 읽는 이의 해석이기도 하다. 황병스 시인의 다른 시집들을 접해보며 그가 던진 단어들을 모아본다. 


강신주의 상담코너가 요즘 인기를 모으고 있는 듯 하다. 그의 말은 돌려 가지 않는다. 바로 말하는 이에게 바로 꽂힌다. 강하다. 사실 이런저런 갈등에서 누군가 길을 열어주길 바라는 희미한 인생들이 참 많다. 나도 그중 하나이다. 가는 길에 이것 저것 이런 저런 것들을 모아가며 나를 맞추어가는 일이 인생이며, 시가 아닌가 싶다. 


강신주는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하라고 했다. 사라지고 없어질 것들을 말이다. 영원한 것들이 아닌 죽어가늘 것들, 아파할 줄 아는 것을. 이 시집에서 불연 그러한 것들을 더 찾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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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정호승 시집 창비시선 362
정호승 지음 / 창비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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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고 사는 것들, 특히 부모에 대한 생각들을 하게 만들었다. 이별과 만남에 대해서 그리고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부딪히는 일상의 것들에 대해서 생각한다. 바쁘게만 돌아가는 일상에서 한 줄의 시는 멈추어 생각할 시간을 마련한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오늘 아침에도 남의 불행을 통하여

나의 불행을 위로받으려고 밥을 먹었다


 소시민들의 일상이다. 상처받고 사는 사람들, 위로받아야 할 사람들을 위해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생각하는 시간이 되어 준다. 그리고 시인은 그러한 이들이 그들대로 아름답게 살아가는 시간을 가기를 소망한다


이제 당신도 웃을 때가 있기를 바란다

고요한 미소로써 우리를 바라보길 바란다

당신에게도 봄은 오는 대로 오고

꽃은 피는 대로 피고

눈은 내리는 대로 내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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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창비시선 357
함민복 지음 / 창비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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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는 애처로운 기분이다. 삶과 사람 사이에 놓인 그 무엇. 그것이 가난이든, 삶을 향한 연민이든 상관없다. 시를 읽고 나면 뭔가 마음이 정화된 듯한 느낌을 받으면 나는 그것으로 만족한다. 시인에게서 떠난 시는 시인의 것만이 아니다. 모두의 것이며 읽는 이의 몫이라 나는 생각한다. 그러면에서 함민복 시인의 시는 나에게 그런 의미로 다가 온다


시골에서 서울 올라 온 사람이 느끼는 듯한 풍경이 들어 있다. 문명과는 떨어져 살다가 낯선 세계에 떨어져 부딪히는 그 이상한 것들을 느끼게 한다. 낯설지 않게 받아들이고 사는 우리들에게 낯선 것이 무엇이며, 정작 무엇을 멀리하고 사는가를 깨닫게 한다. 우리가 가까이해야 할 것과 멀리해야 할 것들을 구별하지 못하고 산다. 나의 고향, 나의 부모, 나의 형제를 떠나 살면서 세상 멀리 떨어져 있는 소식들에 열광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을 깨닫게 한다. 부모의 지난 생애보다 더 자세히 알고 있는 오늘 우리 사회들의 모습이나 연예인들의 그 자질구레한 이야기들을 더 잘 알고 있지 않는가.

 

이번 함 시인의 시는 다소 무거운 느낌이 드는 시집이다.

 

그 중 하나는 불탄 집

 

불탄 집에 어둠이 산다

불탄 집엔 더 이상 불이 살지 않는다.

 

불탄 집에 소리가 살지 않는다

불탄 집에 고요가 산다.

 

그리고 작은 씨앗 하나에서도 세상을 발견하는 우주를 발견하는 시인의 눈을 따라간다.

 

씨앗을 먹고 살면서도

씨앗을 보지 못했었구나

씨앗 너는 마침표가 아니라

모든 문의 문이었구나

 

씨앗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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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의 책 - 파블로 네루다 시집
파블로 네루다 지음, 정현종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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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교보문고에 걸린 시라서 한 번 더 찾아봤다. 시인 정현종이 틈틈이 그간 번역해 온 시를 묶은 것이다. 원문을 더 읽고 나니 그 맛이 더 다르다. 처음 그 느낌과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결국 내 삶을 좀 더 알고 나를 둘러싼 환경을 이해하려면 질문을 해야 한다. 묻는 것이 글이 되고 시가 되고 삶이 되었다. 다른 책도 더 만나고 싶고 읽어 보고 싶다. 잘 안다고 넘긴 것들에 대해서 한 번 더 묻는 연습을 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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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시간 - 박경리 시집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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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는대로 읽고 싶다.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마구 씹어 먹고 싶다. 그래서 머릿속에서 스스로가 알아서 내 생각을 만들었으면 한다. 여러 재료들을 다 넣으면 내가 먹고 싶을 때 먹고 싶은 것 먹듯이 내 생각도 그러했으면 좋겠다. 내가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으면 싶다. 말도 안되는 소리. 생각이 서랍장처럼 꺼내쓰고 닫고 보관할 수 있나. 그렇게 정형화된 사물화된 생각은 이미 생각이 아니다. 죽은 있는 단어일 수밖에 없다. 살아있는 말은 생명이다. 시인의 말은 살아 있다. 생명에서 바라본 것들, 그 속에서의 삶을 통해 인간을 바라보고 느낀 것들을 그대로 담는다. 그것이 2차라 할 지라도 그 조차도 못하는 평민들에게는 대단하고도 엄청난 일이다. 우리들의 시간을 나는 그런 느낌으로 읽었다. 생명은 자유다. 그런데도 우리는 물줄기를 이리틀고 저리틀고 막고 가두어버리듯 우리의 몸과 생각들을 틀에 맞추고 끼어넣고 맘대로 죽이고 살리려한다. 그건 이미 생명이 아니다. 그것이 스스로가 움직이도록 하는 일이되어야 한다. 내가 자연과 다르지 않고 자연이 바로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있는 것이 인간이다. 따로 따로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시간은 외롭고 고독한 한 사람의 전투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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