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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 4집 - Op. 4
박정현 노래 / 티엔터테인먼트/코너스톤 / 2002년 6월
평점 :
품절
8집이 나온 마당에 4집에 대한 리뷰라니, 아주 많이 늦고 또 미안한 감도 있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 4집은 정말 짱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물론 박정현의 앨범을 가지고 있는건 4집이 전부라 다른 앨범과 비교가 불가하긴 하지만, 역시 어쩔 수 없다. 4집이 진짜 짱이다.
몇년전에 박정현의 「꿈에」라는 노래를 들었을 때는 가창력이 좋은 가수구나, 정도의 느낌밖에 갖질 못했었는데, 요즘에야 반복해 들으며 가사가 귀에 들렸다. 맹세코 나는 이 가사가 이렇게 절절한줄 몰랐다.
어떤말을
해야하는지
난
너무 가슴이 떨려서
우리
옛날 그대로의 모습으로 만나고 있네요
이건
꿈인걸 알지만
지금
이대로 깨지않고서
영원히
잠잘수 있다면
분명 꿈에서 만나서 좋아했으면서, 그래서 그 꿈에서 깨고 싶지 않았으면서 이렇게 끝맺는다.
이제
다시 눈을 떴는데 가슴이 많이 시리네요
고마워요.사랑해요
난
괜찮아요 다신오지 말아요
난 괜찮다고, 다신 오지 말란다. 이 노래를 듣던 어느 늦은밤, 나는 참지 못하고 여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격한 감정을 토로했다. 마지막에 뭐래는 줄 알아? 괜찮으니까 다시 오지 말래. 아, 정말 미치겠지 않냐? 내노래야, 내노래. 그랬더니 여동생은 그 노래 좋은거 오래전부터 알았다며 자기노래라고 하는거다. 아 그래? 난 내 노래인줄 알았는데? 그리고 여동생은 말했다. 박정현은 노래 한곡의 모든 가사, 그 모든 단어 하나하나를 진심으로 부른다고.
맞다. 그래서 그 노래들이 모두 듣는사람으로 하여금 '내노래'로 인식되게 만드는게 아닐까. 내가 언니라고 부를 수 있는 가수가 있고(라고는 하지만 언니라는 말은 해본적이 거의 없어서 어색하기 짝이 없으며 오글거림이 하늘을 찌르는구나), 그 가수가 이토록 오랫동안 이렇게나 좋은 노래들을 불러대고 있다니, 진짜 감사한 일 아닌가. 이 세상은 아름답지 않은가.
물론, 이 앨범에서 이 노래만 좋은게 아니다. 그랬다면 별 다섯은 어림도 없었을 터. 모든 노래가 좋다. 「상사병」, 「미장원에서」, 「이별하러 가는길」, 「생활의 발견」, 「여자친구 참 예쁘네」, 「사랑이 올까요」등. 세상에, 앨범에서 단 한 곡의 노래가 좋기도 힘든데 앨범의 모든 노래가 보석같다니.
언니, 진짜 짱이에요! 이렇게 노래해줘서 고마워요! 이 노래들이 이토록 좋은건 언니가 불렀기 때문이에요. 가사에 마음을 담았기 때문이에요. 짱입니다!!
박정현의 모든 노래속에 내가 있다. 더이상 무슨말이 필요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