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자히르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 : 오 자히르O Zahir, 2005
저자 : 파울로 코엘료
역자 : 최정수
출판 : 문학동네
작성 : 2006.10.30.


“자히르의 의미는 작품 속에서 찾을 것이니…….”
-즉흥 감상-


  흐아. 13일부터 읽기 시작해 꼬박 2주일동안 읽어버렸다는 사실을 감상기록의 시작을 통해 발견하고 말았습니다. 뭐 중간 중간 다른 작품들을 만나버렸기도 했지만, 흐음. 사실 이번 작품은 이때까지 읽은 작자님의 이야기 중에서 ‘이해’라는 것이 처음으로 어려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고만 말씀 드리고 싶어지는군요.
  그럼 이번에는 떠나버린 아내를 찾고자 멀고도 먼 길을 걸어야만 했던 한 남자의 이야기를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작품은 사랑하는, 아니. 사랑했던 아내의 갑작스러운 실종과 함께 용의자로 보이는 한 남자가 있다는 것을 말하는 주인공인 ‘나’의 이야기로 그 문을 열기 시작합니다.
  남부러울 것 없는 세계적인 작가가 되었지만 결국 찾아오게 된 결혼 생활의 삐걱거림 속에서 서로 싸우기 시작한 부부.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이별의 말 한마디 없이 떠나버린 아내를 찾기 위해 진정한 사랑에 대한 물음표를 안게 되는 그. 하지만 아내의 실종에 대한 용의자로 보이던 한 남자 ‘미하일’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게 되고, 잃어버린 꿈을 되찾기 시작하는 주인공은 결국 아내가 있는 곳을 알게 되지만, 뜻하지 않게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고 마는데…….


  흐음. 사실 이번 작품은 읽기가 참 힘들었습니다. 앞서 읽은 니콜 크라우스 님의 소설 ‘사랑의 역사The History of Love, 2005’를 읽을 당시의 기분 이었다 랄까요? 아무튼 먼저 접했던 파울로 코엘료 님의 다른 작품들 보다 읽기 벅찬 기분이 들었었습니다.
  그것은 왜 일까요? 이번 작품의 주인공은 이미 소설 ‘순례자O Diario de um Mago, 1987’에서의 주인공처럼 ‘산티아고의 길’을 걸었었지만, 어느덧 현실 속에 안주하며 사랑과 꿈을 잊게 되고 말았고, 아내의 실종에 의해 다시금 한 사람의 안내를 받으며 도시 속에서의 순례길을 걷기 시작하는, 아. 무엇인가 환상 가득했던 앞선 작품들보다 더욱 현실 속에서의 이야기를 해서 인지 읽는 내내 멍~ 하니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합니다. 그러면서도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또 하나의 동그라미를 만나버린 기분이라니. 하지만 그런 동그라미를 만나면서도 이번에 접한 이야기와 수많은 말씀들은 그리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기분입니다.


  소중한 것의 부재로 인해 그 공석을 채워준 ‘자히르’. 하지만 그것은 소중한 것에 대한 자신이 가지고 있던 허상이었을 뿐, 그것이 더욱 선명해짐에 고통스러워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일단 주인공이 처한 상황을 벗어나 저를 포함한 수많은 이들 또한 유사한 체험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다시 적어보자면 추억이라는 것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마음속에 남아있는 상황과 비슷하지 않나 싶은데요. 그런 그리웠던 추억이 어느 날 갑자기 진정한 모습으로서 다가와 거짓된 영광의 과거와 대면하게 되는 순간의 고통이라 생각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흐음. 글쎄요. 아무튼 이번 작품은 아직 제가 접하기에는 인생경험이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밖엔 안 드는군요(웃음)


  요즘 들어 가득 참과 비워짐의 주기가 너무 빨라지고 있다는 기분입니다. 무엇하나 집중하기 힘들어지고 만사가 귀찮아지는 반면, 막상 시작한 새로운 일이 있게 되면 그저 끝없이 해치워버리고 싶어지고, 아무리 먹어도 끝없이 찾아오는 허기가 저를 블랙홀로 만들어버리는 것 같은 이상한 감각. 그렇다는 것은 저 또한 지금은 그 실체를 망각해버린 무한으로 영광스러웠던 시절에 대해 ‘자히르’라는 것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군요.


  그럼 오늘 점심은 피자를 먹고 싶다는 충동과 함께 이번 감상기록을 마쳐볼까 합니다. 아아. 과연 이 상황을 타파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란 무엇일까요.


Ps. 입대를 하면서 봉인해두었던 병뚜껑들을 다시 꺼내 세척 중에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다시금 편안해 지는 기분이 드는군요(웃음)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끝없는 이야기 비룡소 걸작선 29
미하엘 엔데 지음, 로즈비타 콰드플리크 그림, 허수경 옮김 / 비룡소 / 200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 : 끝없는 이야기Die Unendliche Geschichte, 1979
저자 : 미하엘 엔데
그림 : 로즈비타 콰드플리크
역자 : 허수경
출판 : 비룡소
작성 : 2006.10.26.


“네가 원하는 것을 해라? 흐음. 내가 원하는 건…….”
-즉흥 감상-


  뭔가 잔뜩 꼬이고 밀려간다는 기분에 결국 아무것도 하기 싫어진 어느 날. 문득 참으로 두껍게만 보였던 책인 ‘끝없는 이야기’가 머릿속에 떠올라버렸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교사의 길을 착실히 걷고 있던 친구와 오랜만에 맛있는 저녁을 함께하게 되었고 벌써 1년 정도 대여상태에 있었던 책을 돌려받게 되었다지요. 그렇게 건빵 세 봉지를 종류대로 사들고 집에 돌아와 읽기 시작했고, 그런데 이거!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그럼 장대한 페이지임에도 불구하고 지겨움은커녕 한시라도 눈을 땔 수 없었던 이번 작품을 조금 소개해보겠습니다.


  작품은 11월 어느 추운 날의 아침. 고서점의 문이 갑자기 열리며 창백한 얼굴의 통통한 소년이 등장하는 것으로 그 막이 열리게 됩니다. 소년의 이름은 바스티안 발타자르 북스. 자신에게 괴로움만을 선사하는 학교에 가기 싫어 고서점으로 잠시 몸을 피한 소년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고서점 주인아저씨와 실랑이를 벌이게 되고, 결국 구리 빛 비단의 표지에 뱀 두 마리가 서로의 꼬리를 물고 있는 장식이 있는 ‘끝없는 이야기’라는 책을 슬쩍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학교 창고로 숨어들어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자신을 끌어당기는 책을 읽기 시작하는군요.
  환상세계를 조금씩 지워나가기 시작하는 ‘무無’와 병에 걸린 황금빛 눈의 소원의 지배자 ‘어린여제’를 괴롭히는 정체불명의 병. 그리고 그런 세계를 살리기 위한 구원자를 찾기 위해 초록 피부의 아트레유와 행운의 용 푸후르의 여행이 시작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읽고 있던 소년은 결국 결정적인 순간에 환상세계로 들어가 버리게 되는군요. 하지만 다시 현실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행하게 되는 모든 행동들은 소년이 가졌던 현실세계의 기억들을 하나 둘씩 지워나가기 시작하는데…….


  절대적인 힘의 상징인 보석 ‘아우린’. 그리고 소망하고 쓰여 지는 모든 것들이 현실이 되어버리는 책 그 자체이자 책속의 책인 ‘끝없는 이야기’. 어린 시절 처음 영화 ‘네버엔딩 스토리The NeverEnding Story, 1984’로 만나 이번에는 이렇게 원작이라 말해지는 책으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비록 가물가물한 기억속의 영상물이지만 원작과 비슷하면서도 미묘한 차이를 감지할 수 있었는데요. 자세한 것은 한국에서도 정식 출시되었다고 조사되어지는 DVD를 만나보는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어떻게 보면 지루할 수도 있을 아니, 주인공이 결국 책속으로 들어간 바로 직후의 부분에서는 분명 지루한 감이 없진 않았지만 장대하면서도 긴장감 가득 환상적이며 실감나는 이야기의 전개 속에서 저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지침이 될 수 있는 수많은 조언들이 곳곳에 산재해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을 종합적으로 적어보자면 즉흥 감상에서도 말했고 또 주인공의 모든 소원을 이뤄주는 보석 ‘아우린’의 뒷부분에도 적혀있는 “네가 원하는 것을 해라”. 하지만 그런 절대적인 힘의 대가로 소중한 기억을 하나 둘씩 잊어버린 다는 점을 통해서는 어떤 행위에도 그에 따른 책임이 뒤따른 다는 것 또한 말해주는 듯 했습니다.


  그럼 그저 즐거웠다는 말씀과 함께 ‘끝없는 이야기’처럼 기록하는 것이 곳 현실이 되는 책을 꿈꾸며 이번 감상기록을 마쳐볼까 합니다.


Ps. 일단 제가 가진 작가님의 다른 책들도 그 두께 때문에 읽기를 망설이고 있었는데요. 글쎄요. 그런 두려움을 무시하고 첫 장을 넘기기 시작한 작품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었으니 다른 작품들 또한 빨리 만나보고 싶어지는군요. 그렇다는 것은 또 한분의 작가 분께는 팬이 되는 것일까요?(웃음)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례자
파울로 코엘료 지음, 박명숙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 순례자O Diario de um Mago, 1987
저자 : 파울로 코엘료
역자 : 박명숙
출판 : 문학동네
작성 : 2006.10.13.


“이 이것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향하는 순례지도?!”
-즉흥 감상-


  추선 연휴를 이용해 읽기 시작했던 파울로 코엘료 님의 작품들. 하지만 뜻하지 않게 나태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게 되었다보니 이번에 읽던 ‘순례자’는 그 마지막 장과의 만남이 늦어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여정의 끝에서 저를 다시금 일상으로의 보내준 멋진 이야기를 조금 소개해볼까 하는 군요,


  1986년의 세하 두 마르 산 정상의 검은 봉우리라 불리는 지역 부근에서 ‘람’의 어떤 의식 현장으로 기록의 장이 열리게 됩니다. 하지만 의식의 마지막에 이르러 주인공의 마스터는 이 의식이 실패 했으며, 주인공에게 ‘산티아고의 순례길’이라 불리는 중세 도로를 따라 걸으라는 임무를 부여하게 됩니다.
  그렇게 아내와 함께 프랑스에 가게 된 그는 순례자로서 아내와의 이별에 이어 한 남자의 안내를 받으며 의식의 완성임을 증명하는 ‘검’을 찾아 순례의 길을 걷게 됩니다. 그렇게 언제 끝날지 모를 여정의 길을 걷게 되는 그는 안내자의 가르침을 하나 둘씩 받으며 각각의 깨달음을 얻게 되지만 그 길의 끝에서 또 한 번의 좌절을 경험하게 되는군요. 하지만 그런 그의 행로는 완성과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향하게 되는데…….


  사실 이번 글은 소설이라기보다는 소설 형식을 빌린 자서전 내지 순례일지라고 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작품속의 주인공은 그저 가공의 어떤 인물이 아닌 작가 자신이며 단순 허구의 이야기가 아닌 실제 순례자로서 경험한 것을 기록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루하루가 같은 모습으로 돌아간다고 인식하며 상상력을 상실해 이 일상을 벗어나는 어떤 행위에도 두려움을 동반한 ‘불가능’을 먼저 생각하게 되는 삶. 그리고 그런 삶에 절어있는 저를 포함한 현대를 살아가는 상당히 많을 것이라 생각되는 분들은 이번 작품을 보면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될까요? 앞선 소설 ‘연금술사O Alquimista, 1988’보다도 더욱 난해한 소설? 자기가 남보다 잘난 인생을 살았다고 자랑하는 것? 그것도 아니라면 헛소리? 흐음. 개인 적으로도 그런 부정적인 안 해본 것은 아니라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만, 분명 그 작품은 작가님의 처녀작으로서 그 뒤에 계속해서 나온 작품들의 초석이 되었다는 것은 믿어 의심치 않게 되었습니다.


  작가소개에도 나와 있는 나름대로의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작가 님. 그리고 어느 날 모든 것을 버리고 오르게 되었다는 순례의 길. 어느 하나 정리되지 않고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내년 초 친구와의 인도 여행에 앞서 이번 작품을 보고 있자니, 그리고 책 앞에 수록되어있는 순례지도까지 보고 있자니, 인도보다도 작가님과 수많은 순례자들이 걸었다는 ‘산티아고의 길’을 저 또한 걸어가고파 지는 것 같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얻게 된다는 깨달음의 순간이란 과연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일까요? 후훗. 글쎄요. 이 작품을 보고 있으면 각 장마다 작은 원을 만나 작품 전체로 거대한 원이 그려진다는 기분은 들었지만, 이것은 작가님 개인의 어떤 깨달음의 기록일 뿐 이번 작품만큼은 완전에 가까운 동화됨을 체험하진 못했군요. 하지만 스스로의 길을 발견한다는 것. 그리고 기록 중간 중간에 나오는 가르침과 수행 방식은 한번 따라 해보고 싶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소설 ‘오 자히르O Zahir, 2005’을 집어 들어 볼까 합니다.


Ps. 흐음. 작가님의 책이라면 일단 한국에 출간 된 것으로 다 소장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뽀뽀 상자Histories d'Enfance’와 ‘다섯번째 산’이라는 작품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소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Veronika decide morrer, 1998’를 일본에서 영상화 시켰다는 정보를 잡았습니다. 제목은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ベロニカは死ぬことにした, 2005’로 그다지 변한 건 없군요. 오오 소환 시작이라는 겁니닷!!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악마와 미스 프랭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 : 악마와 미스 프랭O demonio e a srta. prym, 2000
저자 : 파울로 코엘료
역자 : 이상해
출판 : 문학동네
작성 : 2006.10.06.


“나는 선을 가장한 악인가? 악을 가장한 선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즉흥 감상-


  드디어 달력상의 추석당일. 성묘도 다 돌았겠다. 친척들과도 다들 만나 인사하고 해어졌겠다. 거기에 조부모님 댁의 뒷산에 올라가자는 부모님과 남은 친척 분들의 제의에 정중히 거절의사를 밝히고 뜨끈뜨끈한 황토바닥에 배 깔고 엎드려 이번에 읽던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수 있었습니다.
  그럼 왜 이번에 접하게 된 세 작품들이 ‘그리고 일곱 번째 날…’ 3부작인지 알게 해준 이번 작품을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15년 가까이 매일같이 자기 집 문 앞에 나와 앉아 있는 베르타라는 노파의 소개와 함께 작품의 문이 열리기 시작하는군요. 그리고 그런 그녀가 마을로 이동 중인 한 이방인의 등장에 ‘무엇’인가를 감지하게 됩니다.
  무엇하나 특이할 것 없는 마을에 비구름과 함께 도착한 한 이방인 남자. 그는 다음날 아침 숲 속으로 들어가 자신이 가져온 금괴를 숨겨두게 되고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한 여자, 미스 프랭에게 자신의 어떤 악마 같은 계획에 협조할 것을 요청하게 되는데…….


  살아가는 인생에 한번 올까 말까한 일획 천금의 기회. 하지만 그 대가로 일정 기한 내로 ‘살인하지 말라’라는 계명을 깰 것을 요구하는 금괴의 주인. 물론 그 금괴를 그냥 들고 가도 된다고는 하지만 성인의 전설과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선善’의 마을에 그 어떤 행위가 일어나도 ‘죄’를 만들려는 남자와의 두뇌 싸움은 정말이지 읽으면 읽을수록 반전에 반전이 거듭 일어난다는 점에 즐거움의 비명을 지르며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한때 지인으로부터 “너는 ‘극선極善’을 행하는 것 같다.”라는 말을 들은 기억이 문득 떠올라버렸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나름대로 ‘옳다’라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있을 때의 일이었을 뿐, 그로 인한 결과는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추억이 있군요. 덕분에 선행과 악행에 대한 딜레마에 빠져 지내기도 했었습니다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를 상황에 적어도 후회만은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살아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저 또한 발견해볼 수 있었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한 두 번씩은 경험하게 되는 위험한 ‘선택’의 상황들. 하지만 어떠한 선택을 하여도 부정적인 결과만이 약속되는 상황이라면 사람들은 어떠한 모습을 보이게 될까요? 이번 작품에서는 비극적인 운명 앞에서 자신의 영혼을 악마에게 팔아버린 한 사람이 그 상황을 또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번 이야기는 앞선 이야기들에서 담은 중심이야기처럼 진정한 자아의 발견과 절대적인 사랑을 찾아 나선다기 보다는 좀 더 깊은 내면의 끝나지 않을 선과 악의 전쟁에 대한 거대한 원을 그렸다라고 받아들였다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후훗, 그러고 보니 문득 예전에 읽었던 댄 브라운 님의 소설 ‘천사와 악마ANGELS & DEMONS’가 떠오르는군요. 그럼 보름달 휘영청 뜬 추석날의 밤. 잠이 들 하루의 남은 시간까지는 영화 ‘화씨9.11 Fahrenheit, 2004’을 시청해볼까 합니다.


Ps. 아. 그러고 보니 왜 ‘그리고 일곱 번째 날…’ 3부작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안했군요.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앞선 두 작품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Na Margem do Rio Piedra eu Sentei e Chorei, 1994’와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Veronika decide morrer, 1998’ 그리고 이번의 세 작품은 모두 일주일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만 해두겠습니다.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Veronika decide morrer, 1998
저자 : 파울로 코엘료
역자 : 이상해
출판 : 문학동네
작성 : 2006.10.05.


“나는 왜 그토록 죽고 싶어 했었던가?”
-즉흥 감상-


  아아. 정말이지 시끄러워 집중을 할 수가 없습니다. 쉴만한 공간이면 TV가 있고, 어딜 가든 사촌동생 막내가 졸졸 따라 다니니 책 읽기가 여간 곤욕이 아니군요. 거기에 추석맞이 준비와 밭일 등으로 인해 여기저기 부름을 받고 있는데다가 그렇다고 또래라던가 말 상대도 없다보니 쉬로 온 것인지 스트레스를 받으러 온 것인지 구분이 가질 않습니다.
  뭐 그런 한편으로도 또 한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으니 조금 소개해볼까 하는군요.


  1997년 11월 21일의 어느 방. 베로니카라는 이름의 여인이 자신의 ‘죽음’을 위하여 하나 둘씩 자신을 정리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준비해둔 수면제를 한 알 한 알 삼키기 시작하는군요. 하지만 그녀는 극심한 고통과 함께 ‘빌레트’라는 정신병원에서 눈을 뜨게 됩니다.
  그렇게 이어지는 이야기로 우울증을 치료받고 있던 제드카, 공황장애를 치료받고 있던 마리아, 정신분열증 치료를 받고 있던 에뒤아르의 이야기가 수면제로 인한 ‘원하는 죽음’이 아닌 심장병으로서 ‘원하지 않은 죽음’에 초읽기의 삶을 살아가게 되어버린 베로니카를 중심으로 하나 둘씩 말해지기 시작하는데…….


  흐음. 앞으로 소설 ‘연금술사O Alquimista, 1988’의 영향이니 뭐니 하는 것은 생략하고 파울로 코엘료 님의 작품을 즐겨보고자 합니다. 진정한 자아의 발견과 절대적인 사랑을 찾아나서는 이야기를 동화 같은 느낌으로 만났던 ‘연금술사’ 말고는 ‘11분Onze Minutos, 2003’,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Na Margem do Rio Piedra eu Sentei e Chorei, 1994’, 거기에 이번에 접한 작품까지는 무엇인가 현실적 차원에서 하는 듯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번 작품은 그런 중심이야기에 ‘죽음’과 함께 그 무대를 ‘정신병원’에서 하고 있다는 기분이랄까요?


  이번 작품을 읽으면서 생각하게 된 것이라면, 과연 ‘미쳐있음’이란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 하는 것입니다. 정신병에 걸린 사람치고 자신이 정상이라 말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고들 하는 언덕 위의 하얀 집. 아. 물론 이 작품에서의 ‘빌레트’는 언덕위에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주인공이 죽음에서 돌아와 하루하루 살아가는 그 특수한 환경에서의 이야기는 과연 누가 미쳐있는 것인지 모를 다양한 시각에서의 이야기가 마련되어져 있었습니다.


  여담이긴 하지만 이 작품의 주인공인 베로니카 말고 그녀와의 사랑을 경험하게 되는 남자 에뒤아르의 이야기에서 저는 많은 공감을 가질 수 있었는데요. 바로 한때이긴 하지만 꿈의 좌절을 통해 저 또한 ‘자살’을 꿈꿔 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 감각에 완전히 잠식당하기 전에 그것을 억제하고 비어버린 육체에 영혼이 가득 차오르는 감각을 경험할 수 있었기에 아직 살아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는군요(웃음)


  각 편마다 민감한 소재로서 마음 깊은 곳을 당황스럽게 간질이는 작품들의 행진. 그러면서도 하나하나의 분석이 있기 보다는 그 다양한 접근으로서도 거대한 원을 그려나가는 기분에 정말이지 그저 황홀한 감동을 받는 것만 같습니다.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이번 작품에는 하나의 재미있는 연출을 위해서인지 작가이신 파울로 코엘료 님이 ‘나는 이런 이야기를 듣고 글로서 담아보았노라’식으로 등장하시더군요. 전에는 ‘연금술사’에서의 주인공 인 산티아고의 이야기가 ‘11분’에서 특별출연 하는가 싶었는데 말이죠.


  그럼 이번에는 소설 ‘악마와 미스 프랭O demonio e a srta. prym, 2000’을 집어 들어 볼까합니다.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