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와 미스 프랭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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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악마와 미스 프랭O demonio e a srta. prym, 2000
저자 : 파울로 코엘료
역자 : 이상해
출판 : 문학동네
작성 : 2006.10.06.


“나는 선을 가장한 악인가? 악을 가장한 선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즉흥 감상-


  드디어 달력상의 추석당일. 성묘도 다 돌았겠다. 친척들과도 다들 만나 인사하고 해어졌겠다. 거기에 조부모님 댁의 뒷산에 올라가자는 부모님과 남은 친척 분들의 제의에 정중히 거절의사를 밝히고 뜨끈뜨끈한 황토바닥에 배 깔고 엎드려 이번에 읽던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수 있었습니다.
  그럼 왜 이번에 접하게 된 세 작품들이 ‘그리고 일곱 번째 날…’ 3부작인지 알게 해준 이번 작품을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15년 가까이 매일같이 자기 집 문 앞에 나와 앉아 있는 베르타라는 노파의 소개와 함께 작품의 문이 열리기 시작하는군요. 그리고 그런 그녀가 마을로 이동 중인 한 이방인의 등장에 ‘무엇’인가를 감지하게 됩니다.
  무엇하나 특이할 것 없는 마을에 비구름과 함께 도착한 한 이방인 남자. 그는 다음날 아침 숲 속으로 들어가 자신이 가져온 금괴를 숨겨두게 되고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한 여자, 미스 프랭에게 자신의 어떤 악마 같은 계획에 협조할 것을 요청하게 되는데…….


  살아가는 인생에 한번 올까 말까한 일획 천금의 기회. 하지만 그 대가로 일정 기한 내로 ‘살인하지 말라’라는 계명을 깰 것을 요구하는 금괴의 주인. 물론 그 금괴를 그냥 들고 가도 된다고는 하지만 성인의 전설과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선善’의 마을에 그 어떤 행위가 일어나도 ‘죄’를 만들려는 남자와의 두뇌 싸움은 정말이지 읽으면 읽을수록 반전에 반전이 거듭 일어난다는 점에 즐거움의 비명을 지르며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한때 지인으로부터 “너는 ‘극선極善’을 행하는 것 같다.”라는 말을 들은 기억이 문득 떠올라버렸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나름대로 ‘옳다’라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있을 때의 일이었을 뿐, 그로 인한 결과는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추억이 있군요. 덕분에 선행과 악행에 대한 딜레마에 빠져 지내기도 했었습니다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를 상황에 적어도 후회만은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살아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저 또한 발견해볼 수 있었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한 두 번씩은 경험하게 되는 위험한 ‘선택’의 상황들. 하지만 어떠한 선택을 하여도 부정적인 결과만이 약속되는 상황이라면 사람들은 어떠한 모습을 보이게 될까요? 이번 작품에서는 비극적인 운명 앞에서 자신의 영혼을 악마에게 팔아버린 한 사람이 그 상황을 또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번 이야기는 앞선 이야기들에서 담은 중심이야기처럼 진정한 자아의 발견과 절대적인 사랑을 찾아 나선다기 보다는 좀 더 깊은 내면의 끝나지 않을 선과 악의 전쟁에 대한 거대한 원을 그렸다라고 받아들였다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후훗, 그러고 보니 문득 예전에 읽었던 댄 브라운 님의 소설 ‘천사와 악마ANGELS & DEMONS’가 떠오르는군요. 그럼 보름달 휘영청 뜬 추석날의 밤. 잠이 들 하루의 남은 시간까지는 영화 ‘화씨9.11 Fahrenheit, 2004’을 시청해볼까 합니다.


Ps. 아. 그러고 보니 왜 ‘그리고 일곱 번째 날…’ 3부작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안했군요.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앞선 두 작품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Na Margem do Rio Piedra eu Sentei e Chorei, 1994’와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Veronika decide morrer, 1998’ 그리고 이번의 세 작품은 모두 일주일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만 해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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