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비수가 된다

겨울 나목처럼 솔직한 고백도

여름 풍성한 나뭇잎속 들쑤시는 강렬한

햇빛같은 말들도

누군가의 가슴을 후벼파는

비수가 될 수 있다

내가 내뱉은 나의 말들이

누군가의 가슴에 상처를 주기보다

그의 영혼에 향기로 오래 남을 수 있는

꽃이 되었으면 좋겠다

끝내 시간이 지나 시들어 떨어질지언정

그 향기만은 오래

남을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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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취미의 권유 - 무라카미 류의 비즈니스 잠언집
무라카미 류 지음, 유병선 옮김 / 부키 / 2012년 2월
절판


이 책은 무라카미 류가 비즈니스맨을 위한 잡지에 연재한 글을 모은 것이다. 리더로서의 자질이나 업무와 관련된 품격, 부하나 상사와의 관계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실상 일상을 살아가는 자세와도 깊은 연관을 지니고 있다.
그는 리더의 자질, 품격, 부하와의 관계맺기에 신경쓰는 것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이런 것들은 하등 업무처리를 하는데 있어 도움을 주는 것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가치있는 목표를 함께 공유하고 있는가의 여부다. 즉 뚜렷한 목표가 있고, 그것이 가치가 있다면 우선순위를 정해 일을 처리해 간다면 그만인 것이다. 리더란 이런 것을 제시하는 사람이면 되는 것이고 이 과정에 품격이 들어갈 여지는 없다. 이런 목표를 따라오지 못하는 사람은,또는 가치를 공유하지 못하는 사람은 제외를 시켜야 하며, 실수하고 잘 못하는 사람들은 가르치면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런 직업내의 관계는 사업의 동반자는 물론 부부와 같은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 신뢰와 전망을 공유할 때 이상적인 동반자로서 첫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26쪽)는 것이다. 즉, 뚜렷한 목표와 가치를 함께 공유하고 서로에 대한 믿음이 전제된다면 미래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는 구체적인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 것이며, 일의 진행은 고정관념을 벗어난 도약을 필요로 하겠지만 말이다. 또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을 핑계삼아 한번 해보자는 식이면 곤란하다. 이런 말은 성공한 사람만이 건넬 수 있는 것으로 일반인들에게는 실패란 곧 나락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철저한 우선 순위를 두고 온힘을 다해 쏟아부을 수 있는, 하지만 유연한 마음과 정신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그럴 때만이 미래의 성공을 위한 희망 속에서 자신의 길을 또박또박 걸어갈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성공은 무수한 시도 속에서, 그 시도란 것 또한 틀에 박힌 평범함을 벗어난 새로움 속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천재적인 작품(일) 즉 걸작이란 그 많은 시도된 것들 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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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루종일 삭이고 또 삭인다. 입으로 넣은 음식물을 삭여야 하고, 상대로 인해 마음 속에 일어난 화를 삭여야 한다.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사람을 대한다면 삭이는 일이 어렵지 않다. 하지만 우리가 먹고 대하는 것들이 마냥 좋은 것일수만은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삭이고 또 삭여야만 한다. 힘을 들여 시간을 들여 삭여야만 한다.

 

잘 삭일 수 있다면 잘 사귈수도 있다. 아니, 반대로 잘 사귈수만 있다면 잘 삭일 수 있다. 꼭 몸에 좋은 것만을, 좋은 사람만을 고집할 필요가 없어진다. 오히려 좋다고 생각했던 것이 독이 될 수도 있다. 반대로 피톤치드처럼 자연이 갖는 독 성분이 내 몸에 이로운 작용을 하듯, 독이 독이 되지 않도록 잘 사귀기만 한다면 오히려 잘 삭아 몸에 좋은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남탓할 일이 아니라 삭이는 내 몸을 잘 지켜보아야 할 이이다. 특히 시간을 들일 일이다. 공을 들일 일이다. 삭이는 것은 뚝딱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시간을 거름으로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스턴트는 사귀기는 쉬워도 삭이기는 힘들다. 잘 삭이려면 쉬운 것만을 찾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세상에 쉬운 일은 별로 없지 않던가. 몸도 마음도 잘 삭여지기를 기원해본다. 그래야 우리 삶이 세상과 잘 사귈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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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지리학 - 최창조의 망상록 妄想錄
최창조 지음 / 서해문집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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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자생풍수가라 할 수 있는 최창조씨의 땅과 삶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자생풍수라 함은 도선국사 이래로 전해져 온 도선풍수라고 할 수 있겠다. 그 기본 생각은 결함이 있는 땅에 대한 사랑이다. 그렇기에 고침의 지리학, 치유의 지리학이기도 하다. 결함이 있는 곳 즉 문제 있거나 좋지 않은 것에 대한 지고지선한 사랑이 있어야하기에 비보 풍수이기도 하다. 즉 고치고 치유하겠다는 인간의 의지가 개입되어야만 비로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자생풍수의 입장에서 명당이란 완벽한 땅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풍수무전미(風水無全美). 완전한 땅이란 없는 것이다. 자연은 말 그대로 본래 있는 그대로의 것을 받아들이는데 뜻이 있다.

 

명당을 찾는다는 것은 안온한 삶, 근심걱정없는 안정에 대한 욕구에서 출발했을 것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복을 비는 묘자리 같은 음택풍수가 아니라 살아갈 집, 절터, 도읍지 같은 양택풍수라는 점이 자생풍수의 특성을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터를 잡는다는 것은 땅과 생명체가 기를 상통시킬 수 있는 자리를 잡는다는 것이다. 조화로운 감정과 안정을 선사하는 곳이다. 즉 어머니의 품속과 같은 땅을 찾는 것이다. 그 방법은 본능과 직관, 사랑이라 할 수 있다. 복잡하고 미묘한 방법론(간룡법, 장풍법, 득수법, 정혈법, 좌향론)보다는 이러한 순수함을 찾아가는 것이 자생풍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우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다. 이걸 인정하면 명당은 우연이 주는 선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 이곳에 나는 어떻게 정착하게 됐는가. 지금 이곳이 편안하다면 바로 명당이지 않겠는가. 좋은 점은 부각시키고 마음에 들지 않은 부분은 그냥 받아들이면 된다. 개선의 여지가 있다면 바꾸도록 한다. 이 바꾸려는 시도가 바로 비보다. 자기가 살고 있는 곳과 공명할 수 있다면 비로소 명당이 완성되는 것이다. 나와 땅의 문제만이 아니라 나와 타인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벽을 쌓고 단절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공명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그래야 평안함이 찾아온다.

 

명당은 사람이 사람다운 사람이 되지 못하는 한 어떤 수단으로도 얻지 못하는 것이다. 또한 욕심으로 잡은 자리는 그 욕심만큼의 재앙을 땅 임자에게 주는 법이다. 그렇기에 비보풍수, 즉 안좋고 떨어지는 것을 바꾸려는 노력을 들이겠다는 의지가 중요한 것이다. 명당은 나의 의지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사족

우리 자생풍수는 혁명이나 개벽사상의 기반으로도 기능했다. 권력의 폐해가 극심해지면 기득권의 기반을 없애고 새로운 정치를 꾸려가기 위해 새로운 터가 필요했던 것이다. 새로운 터에 대한 기반이 바로 자생풍수였다. 그 기반을 바탕으로 기득권과 싸우고 새로운 삶을 도모했던 것이다. 홍경래의 난이나 전봉준처럼 개벽이 실패했을 땐 정감록과 같은 도참사상이나 민족적 신흥종교 속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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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한다면 해보고 후회하는 게 낫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결혼했다.

 

결혼에 대한 이런 말도 있다.

예전엔 배우기 위해서 결혼하는데, 요즘은 결혼하기 위해서 배운다.

 

이 말의 뜻은 예전엔 결혼이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었지만, 지금은 이것저것 따지는 그 스펙의 하나로 학력이 요구되는 사회가 됐다는 것일게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결혼은 예전의 뜻을 지니고 있다.

 

훌륭하고 좋은 것만을 상대하고 좋아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여자라면 소지섭이나 현빈을 누구나 사랑하듯, 남자라면 김태희나 송혜교 등등을 좋아하듯 말이다. 하지만 진정 사랑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부족하고 남루하고 문제가 있는 것임을 알면서도 좋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아니, 그렇게 할 수 있을 때만이 진짜 사랑이라고 느끼게 됐다. 결혼을 통해서 말이다. 그러니 결혼은 배우기 위해서 한다는 말이 옳은 것이 아니겠는가. 사랑에 대한 참뜻을 온몸으로 느끼게 됐으니 말이다. 그러나 나를 사랑하지 않는 상대를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또는 그 상대를 사랑하는게 옳은 일일까. 결혼은 끊임없는 배움을 요구한다. 사랑이 올가미가 되지는 않아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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