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달러로 세상에 뛰어들어라 - 삶의 방식을 재발견하고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는 법
크리스 길아보 지음, 강혜구.김희정 옮김 / 명진출판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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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가 없어서. 일자리를 잃어서. 꿈을 찾고 싶어서. 대박을 꿈꾸며....

창업이 요구되는 시대다. 창업을 하고 싶어서 하는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창업해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성공하는 창업의 비밀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런데 이 책 <100달러로 세상에 뛰어들어라>는 망해도 별로 손해볼 것 없는 창업의 기술을 가르쳐준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니 한번 해보자는 것이다. 물론 책 내용이야 성공한 창업가들, 전세계적으로 약 100여가지 사례의 공통점을 모아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탐색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큰 밑천이 없어도 창업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IT의 발전 덕분이다. 따라서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대부분의 창업은 컨설팅이나 온라인 강습, 전자책 출판과 관련된 내용이 많다. 그렇다고 겁먹을 필요는 없다. 이 컨설팅이나 강습, 출판이 다루고 있는 주제가 꼭 전문적이어야 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일반 사람들이 접근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이 활짝 열려 있기 때문이다. 맛집 추천이나 뜨개질, 재미있는 지도 제작 등 사전 지식없이 열정만으로도 가능한 분야들이 널려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처럼 보인다.

다만 창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가치있는 일, 사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돈을 쫓지 말고 가치를 쫓으라는 것이다. 물론 이런 가치를 쫓는 일이 결국 생계를 보장해주는 돈벌이가 되겠지만 말이다. 여기에서 가치란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 서비스 등을 말한다. 즉 고객에게 유용한 것을 제공하고, 그것의 숨은 진정한 가치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가치를 제공하는 일이 자기 자신에게 있어서도 가치가 있어야만 한다. 자신의 재능과 열정이 함께 할 수 있는 영역일 때 자신에게도 고객에게도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자신의 열정과 남들이 소중하다고 느끼는 부분의 교집합을 찾아서 창업하라는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것은 지금까지 자신이 몸담고 잘 해왔던 핵심 역량 뿐만 아니라 잠재적 역량이다. 그리고 지금 당장 시작하라는 것이다.

이 책은 그 시작법부터 성공까지의 길을 자세히 가르쳐준다. 한쪽짜리 사업계획서, 거절할 수 없는 제안하기, 상품 출시, 허슬링(말과 일의 이상적 조합. 말도 많고 그만큼 일도 충실한)과 트위킹(살짝 살짝 정기적으로 손을 대는 지속적 활동)하는 법, 돈을 모으는 법, 아웃 소싱이나 파트너십, 제휴 프로그램 등에 이르기까지 실제 필요한 일이 상세하게 나와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가치를 팔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남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 그 생각이 강렬할 때, 그리고 그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을 때 비로소 창업할 준비가 되어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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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할 권리
김연수 지음 / 창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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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일어나는 게 바로 인생이다" 41쪽

여기서 무슨 일이란 뜻하지 않은 사건, 사고를 말하는 것이지만, 우리는 이런 꿈을 꾼다. 기차여행을 하면서 빈 옆자리에 아름다운 이성이 앉기를, 차갑고 쓸쓸한 겨울바다에서 로맨스가 피어나기를 말이다. 뭐, 어쨋든 여행은 사람이든 사건이든 새로운 만남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만남을 통해 변화가 생긴다면 비로소 여행이 관광과 구별되는 어떤 매력을 지니게 될 것이다.

 

1. 이 책 <여행할 권리>는 작가 김연수가 중국, 일본, 독일, 미국 등에 상당 기간 머물며 지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가의 아버지가 어렸을 적 보냈던 곳을 찾는다거나, 작가 이상의 행적을 쫓는 등 다분히 목적이 있는 여행들이다. 현지 가이드나 사람들과의 인연 등이 씨줄로, 강용흘, 이미륵, 김사량, 이광수, 이상, 김수영 등 일제시대 작가들의 행적을 날줄로 엮어 소감을 피력하고 있다. 이 씨줄과 날줄을 관통하고 있는 단어는 국경, 즉 경계다.  

 

한번도 경계를 넘어서지 못한 사람은 자신이 속한 세계와 다른 세계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결코 납득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세계관이란 그런게 아닐까?  167쪽

그 어떤 경계에도 갇히지 않는 문학. 진지한 작가라면 바로 이런 소설을 꿈꾼다. 그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시공간에서 가장 먼 곳까지 가려고 든다.... 진지한 작가들은 필연적으로 볼온해질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났다.  169쪽

문학이란 가장 멀리까지 가본 자들만이 하는 행위다. 275쪽

 

우리가 국경을 넘어 해외를 여행하게 되는 경우 몇가지 버려야 할 것들이 있다. 바로 고정관념과 체면과 같은 것이다. 이것을 끝끝내 고집하고 짊어지고 가는 경우 여행은 고달픈 일이 되고 만다.

하지만 반대로 눈치 볼 일이 없어진 세상은 홀가분하다. 그 홀가분해진 몸뚱아리로 세상을 바라보면 인간도 더 잘보이기 마련이다. 그것은 인식의 지평을 넓혀주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국경은 또한 우리 인식의 경계이기도 하다.    

 

2. 멀리 가면 풍경은 달라지지만, 인간들은 다 똑같으니까. 지기 싫어서 악을 쓰다가 실수를 하고, 그 실수를 후회하느라 또 얼마간 시간을 헛되게 보내고, 그러면서 조금씩 배워나가는 게 삶이니까. 인간들이 다 똑같은 한에는 우리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으니까. 72쪽

 

여행은 이렇게 인간을 이해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것은 또한 나를 이해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또한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열린 사고를 얻을 수 있다. 이것이 여행의 가장 큰 혜택이지 않을까 싶다. 어쨋든 사는 방법은 가지각색이다. 그 삶의 방식을 이해하는 일도 나의 가치관의 경계를 넘어서는 일을 필요로 한다.

 

하루종일 아무런 일도 하지 않으면서도 그렇게 꿋꿋하게 웃으면서 살 수 있다니, 존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103쪽

주책 바가지들. 평생 철모르는 인간들.... 공무원이나 학자들은 왜 자꾸 우리를 취직시키려고 하는 것일까? 그러지 않으면 우리가 빈둥거릴 텐데, 그 꼴만은 절대로 두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109쪽

 

사실 우리가 기계를 발명하고 녹색혁명과 같은 유전자 조작을 시도하는 것들은 배고픔의 문제를 벗어나는 것은 물론이요, 노동의 굴레에서도 해방되고자 함일 것이다. 한마디로 놀고 먹는 삶을 위해 이제껏 진보니 발전이니 하며 채찍을 가해 달려왔다는 생각이 든다. 열대의 한가로운 섬사람들을 부러워하는 마음도 이런 욕망의 표현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왜 빈둥거리는 사람들을 그토록 증오하는 것일까. 그것은 질시의 그릇된 표출이지 않을까 싶다. 다같이 유유자적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그런 호사로움은 지금 당장엔 극소수들만이 누릴 수 있는 자유다. 하지만 잠깐만 생각해보면 지금의 생산기술과 생산력만으로도 베짱이 같은 삶을 유지하는게 어려운 일일까 의문이 든다. 끊임없이 부추겨지는 욕망에 장단을 맞추는 것. 그것은 진정 누구를 위한 것일까.

 

3. 언어 자체는 객관적인 것이 아닌가? 이 질문에 이 친구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주관적이며, 그래서 모든 게 정치의 문제라고 단언한다. 언어라는 게 오염됐다는 이야기인데, 무슨 이야기인지 알 것 같다. 194쪽

 

현 시대가 이야기하고 있는 담론들을 살펴보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언어 살피기는 또다른 경계를 찾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2013년 대한민국은 복지라는 담론이 활개를 치고 있다. 복지가 시혜가 아닌 공정한 출발선을 갖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는 생각이 우리 사고의 경계선을 확장하는 일일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여행할 권리가 항상 주어져야 한다. 사람을 이해하고 삶을 이해하고 그 이해의 폭을 넓히고 사랑할 수 있도록 우리는 우리의 경계를 저멀리 밀어내는 일에 힘써야 한다. 그것이 바로 여행할 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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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기억이 정확한지 모르겠으나 <위대한 탄생 시즌 1>에서 우승했던 백청강은 예선에서 이런 평을 들었다. "평범한 톤, 흔히 들을 수 있는 목소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열정과 노력이 그를 정상에 서게 했다. 물론 그의 성장배경이 우승을 하는데 한몫 했을지도 모른다. 하여튼 우승하면 바로 데뷔할 정도의 보석을 찾아내는 <슈퍼스타K>와는 달리 <위대한 탄생>은 멘토라는 제도를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과정을 엿볼 수 있었다. 반면 는 각 기획사를 대표하는 3인이 최고의 연습생을 뽑는듯이 보인다. 마치 훌륭한 원석을 발굴해내 나중에 찬란한 보석을 만들어 보이겠다는 투다. 즉 '타고난' 아이들을 뽑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타고난' 재능을 뽑고자 하는 것이 <위대한 탄생 시즌3>에서도 주 흐름으로 나타난 듯하다. 이것은 열정이나 노력은 이제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사항이 되버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래서 '타고난' 목소리, 톤, 끼가 있어야 심사위원들의 눈에 들 수 있는 것이다.

 

2.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논어 옹야편에 나오는 글이다. 흔히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 정도로 이해한다. 그리고 바로 이런 맥락에서 한때 이영표를 비롯해 운동선수들의 단골 인터뷰 내용이 되기도 했다. "운동장에서 즐기고 싶다." 내심 이기고 싶은 마음을 이렇게 표현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든 즐기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그것에 동감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시절이 수상해진 탓일까. 마음껏 즐기거나 <미쳐야 미친다>고 외치기 보다 타고남이 우선으로 보이는 시절이 도래한 듯하다. 죽어라 노력해도 안되는 일을 자꾸 마주치다 보니 일어난 현상일지도 모르겠다.

 

3. 열정이 노동이 되어버린 세상이다. 청춘의 열정을 이용해 돈을 벌어들이려는 사람들이 많다. 열정에 대한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사회 제도가 아직 제대로 정립되지 못한 탓이다. 그래서인지 모르겠다. 열정이 사업이 되라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것을 찾으라고 충고하는 말들이 넘쳐나는 시대가 됐다. 그러나 사람들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에 열광하는지 잘 알지못한다. 우리가 받아온 교육은 자신의 재능을 알아채는 것이 아니라, 남들과의 싸움에서 지지 말라는 것이었으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타고난' 재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내는 또는 평가하는 심사위원들의 눈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내가 '타고난' 것은 무엇인지 알 수 있다면 그것을 위해 미칠 수 있을테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이 재미있는 이유는 바로 그런 눈을 볼 수 있다는 데 있다. 그런데 그런 눈은 그냥 길러지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 딜레마가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우리는 우리 몸뚱아리를 가지고 몇년, 몇십년을 살아오지 않았는가. 천천히, 그리고 찬찬히 나를 돌아보자. 내가 '타고난'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자. 그리고 그것에 몸을 맡겨보자. 밥벌이의 험난함이 우리를 가로막고 있을지 모르지만 위대한 탄생의 꿈마저 잃는다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이 아니겠는가. 나는 나를 캐스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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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길잡이 - 자연을 그리워하는 땅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귀농 길잡이
전국귀농운동본부 엮음 / 소나무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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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귀농인구가 늘고 있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그 증가추세는 더할 기세다. 그런데 귀농을 바라보는 관점은 크게 세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대중매체에서 가끔 접할 수 있는 부농에 대한 접근법이다. 즉 농사를 직업의 하나, 그것도 블루오션의 하나로 바라보는 것이다. 도시에서 창업을 하듯 농사를 잘만 지으면 억대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관점이다. 이는 도시민의 직업이 농업으로 바뀌었을뿐 삶의 방식이 바뀐 것은 아니다. 두번째는 시골을 별장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여유롭게 은퇴한 사람들이 건강도 챙길겸 시골에 내려와 텃밭을 가꾸는 것이다. 마치 TV 프로그램 잘먹고 잘사는 법에나 나올 법한 사례들 말이다. 세번째는 자립을 꿈꾸는 사람들이다. 이는 삶의 대변혁을 의미한다. 도시의 무한경쟁과 소비만능주의에서 벗어나 자급자족할 수 있는 즉 자립할 수 있는 대체적인 삶을 바란다.

이책 <귀농 길잡이>는 세번째 관점에서 농촌으로 내려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길잡이가 되고자 하는 책이다. 앞서 귀농한 사람들의 소중한 경험담이 녹아져 있다.

먼저 농사를 짓기 위해선 4W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4W란 Way, Water, Worker, Wife다. 즉 맹지가 아닌 길이 난 땅을 구입해야 하고, 깨끗한 물이 있어야 하며,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고, 협력자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이 네가지가 갖춰진 후에는 의식주, 의료, 교육에 있어서 자급자족을 추구해야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옷을 직접 지어입는 것은 너무 많은 시간과 노동력을 필요로 하기에 염색 정도만 도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먹는 것은 쌀의 경우 논 한마지기 200평당 3가마 즉 3인 식구가 먹을 만한 양이고, 부식으론 간장, 된장, 김치를 담아먹을 정도, 밭은 400평 정도면 자급자족이 가능하다. 살 집은 헌집 고치기부터 시작해 단열이나 태양열을 이용한 집짓기, 빗물 저장통과 같은 에너지 순환을 생각해 직접 짓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뒷간은 이것이 거름으로 활용해야 하므로 부숙이냐 발효냐에 따라 그 종류를 결정해야 한다. 의료는 우리 전통의 뜸과 침을 배워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아이들 교육은 대안교육이나 홈스쿨링 등도 생각해볼 수 있다.

여기에 완벽한 자급자족이 안될 경우나, 재해 등을 대비해 약간의 여유로움을 얻는 방법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선 생계+a를 위한 돈벌기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도시에서 귀농한 사람들은 친지나 지인들을 활용한 유통망 확보를 공고하게 해야 한다. 물론 그 밑바탕에는 유기농이나 태평농법과 같은 안전한 농산물을 기본으로 한다. 여기에 덧붙여 가공을 생각해볼 수 있다. 농가공은 크게 장류와 효소, 차로 나눠볼 수 있겠다. 알음알음 팔 게 아니라면 식품제조업 허가가 필요하다. 이에 대한 공부도 필요하다.

이 책은 귀농을 위해선 삶의 철학을 점검해보고, 근본부터 바꿔나갈 용기를 갖추어야 함을 말하고 있는 듯하다. 한편으론 모종이나 벌키우기, 콩심기 등등 아주 구체적인 작물키우는 법 등이 나오고 있어 길잡이라고 하기엔 한발 앞서 나가 있는 내용들도 있어 당혹스럽게 만든다. 농사가 너무 어려운 것 아닌가 하는 두려움을 주기 때문이다. 물론 농사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시작도 해보기 전에 겁부터 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정신무장을 단단히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읽어볼 필요는 있다. 또한 지금 우리가 먹고 있는 농작물이 얼마나 많은 노력으로 일구어진 것인지를 생각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부자되기를 권하는 사회, 부자만 되면 모든게 달라질 것 같은 세상, 하지만 그 부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인지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그래서 누군가는 가난해야 큰 부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잊어버리게 만드는 제도(행운의 편지같은 제도)들을 뒤로하고, 직접 몸으로 흙과 사람들을 만나는 길을 택한다는 것. 그것이 귀농이라 생각한다. 그러기에 첫발을 내딛는게 조마조마하다. 머리로는 시멘트를 벗어나 흙을 향해 걷고자 하나 아직 발이 떼지지 않는다. 이 책은 첫발을 떼는 법을 조금이나마 다양하게 가르쳐준다. 그리고 힘내라 한다. 그래, 스스로 서는 법을 배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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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최대 볼거리는 분장쇼다. 휴 그랜트가 1인 6역이나 했나? 아니, 저 사람이 수잔 서랜든이었어? 배두나 같은데... 톰 행크스가 틀림없어.  할 베리가 저런 모습으로 나타나다니! 등등 6종류의 다른 시간대의 인물들로 나오는 주인공들을 확인하는 재미가 솔솔하다. 1849년에서부터 2321년 까지의 6가지 사건을 다룬 이 영화의 흐름은 시간의 순서대로 흐르지 않기 때문에 종잡을 수 없을 정도다. 게다가 이들의 탁월한 분장 솜씨를 확인하는 것은 줄거리를 이해하는데 방해가 될 수 있으니 엔딩 자막이 오르며 나오는 보너스 장면을 통해 놀라는 기쁨을 누리면 될 것이다.
 
2. 500년이라는 시간동안 주인공들은 환생을 통해 거듭된 만남을 갖는다. 다만 영화가 헷갈렸던 것은 같은 모습으로 환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배역을 통해 환생을 쫓아가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대신 감독은 별똥별 모양의 점을 통해 한 인물의 궤적을 따라갈 수 있도록 배려해놓았다. 이것은 마치 환생이 똑같은 인생을 되풀이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는 듯하다. 반대로 예를 들어 톰 행크스라는 배역을 통해 환생을 쫓아가다보면 그의 변화된 심상을 확인할 수도 있다. 욕망에 가득찬 의사에서 점차 남을 생각할 줄 알게된 박사, 그리고 사랑에 성공한 남자로. 이렇게 쫓아가는 것은 인과응보라는 관점에서 옳은 선택일 수도 있겠다.
 
3. 2144년 네오 서울의 모습은 워쇼스키 감독의 전작 <메트릭스>를 떠올리게 만든다. 아일랜드와 메트릭스, 토탈리콜을 합쳐놓은 듯한 내용. 다른 시대들의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어디선가 본듯한 것들의 뒤섞임이라는 인상을 벗어나지 못한다. 3시간이 안되는 러닝타임에 6시대의 사건들, 즉 1시대당 45분 정도의 러닝타임으로 이야기를 꾸려나가는 셈이다. 45분 정도면 충분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6가지 사건 중 호기심을 자극하거나 감동을 주는 이야기는 없는듯하다. 물론 이것이 서로 연결된 구조임을 감안해 전체 맥락에서 보더라도 이야기는 그다지 재미가 없다.
 
4. 환생 또는 죽음이란, 문을 닫고 새로운 문을 여는 것이라는 생각이 영화의 핵심 테제라고 본다. 그리고 그 새로운 문을 열었을 때 사랑하는 사람이 기다리고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삶이 주는 신비, 또는 행복이라 하겠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다른 이들에게 친절을 베푸는 착한 일을 전생에 많이 해야 할 것이다. 세상은 나 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며, 그것은 내세로도 이어진다는 것이 영화가 말하고 싶어한 것일지 모른다. 그리고 내세가 보다 나은 세상이 되려면 경계 앞에서 두려워 주춤하지 말고 훌쩍 뛰어넘을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노예해방운동, 핵발전소를 둘러싼 오일기업의 비리 파헤치기, 클론들의 인권운동, 외계 종족과의 교류 등등. 세상은 누군가의 용기로 더 나아진 것이다. 그 용기는 그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동반자가 있을 때 더욱 힘을 발휘한다.
 
5. 소음과 소리, 음악의 구별은 마음먹기에 따라 달렸다고 말하는 주인공. 일체유심조를 떠올리게 만드는 단어들과 카르마와 환생을 말하는 것이 불교를 떠올리게 만든다. 그러나 불교는 환생의 고리를 끊는 것이 목표다. 되풀이 되는 인생이란 고통의 연속이며, 이것은 집착이 낳은 것이기에, 8정도를 통해 그 집착을 없애면 환생의 고리가 끊어지고 열반의 세계로 간다는 것. 그런데 영화는 열반의 세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되풀이되는 현생이 더 나은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이란 나를 따스하게 안아줄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그래서 영화는 해피엔딩의 동화로 끝난다. 더 나은 세상을 향해 힘쓴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행복해진다는. 그러나 감동은 없다. 다만 인생은 혼자가 아니라는, 또는 아니여야만 한다는 위로를 가슴 속에 쓸쓸히 담아둘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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