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
조지 오웰 지음, 도정일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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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엇이건 두 발로 걷는 것은 적이다.
2. 무엇이건 네 발로 걷거나 날개를 가진 것은 친구이다.
3. 어떤 동물도 옷을 입어서는 안된다.
4. 어떤 동물도 침대에서 자서는 안된다.
5. 어떤 동물도 술을 마시면 안된다.
6.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여선 안된다.
7.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26쪽

"뭐든 잘못된 일이 있으면 모두 <스노볼이 그랬다>가 되었다. 창문이 깨지거나 배수구가 막혀도 꼭 누군가가 나서서 지난밤 스노볼이 들어와서 그랬다고 말했다."-71쪽

"그들은 지금의 삶이 고단하고 힘들다는 것, 자주 춥고 배 고프다는 것, 잠자는 시간을 빼면 하루 종일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99쪽

"동물농장의 주인 여러분, 당신들에게 다스려야 할 하급 동물들이 있다면, 우리 인간들에겐 다스려야 할 하층 계급들이 있습니다."(나폴레옹과 대화중 한 인간 曰)-120쪽


"그 책을 쓰는 이유는 내가 폭로하고 싶은 어떤 거짓말이 있기 때문이고 사람들을 주목하게 하고 싶은 어떤 진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의 일차적 관심은 사람들을 내 말에 귀 기울이게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글 쓴다는 것이 동시에 미학적 경험이 아니라면 나는 채을 쓰지 못하고 잡지에 실릴 글조차도 쓸 수가 없다. 누구든 내 작품을 검토해 보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내가 쓴 것들 중에 전적으로 선전적인 책의 경우에조차 본격 정치인의 눈으로 봤을 때는 어울리지 않는 요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141-1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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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
조지 오웰 지음, 도정일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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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지오웰의 <동물농장>. 2002년 초겨울에 처음 읽었고 2005년 초여름에 다시 읽다. 난 <동물농장>을 두 번 읽었다. 3년의 차이를 두고 읽어서 그런지 내용들이 새롭다. 물론 전체적인 구도는 파악하고 있지만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됐었는지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나의 기억력은 매우 나쁘다. 나는 책을 읽으면 도대체가 기억하는게 없다. 그래서 또 읽고 또 읽고 해야한다. 지난달에 읽은 책도 난 기억하지 못한다. 내용이 뭐였는지도 기억하지 못한다. 다만 확실한 사실은 내가 그 책을 읽었다는 것뿐. 혹자는 내게 그런 말을 한다. 너의 삶의 현실이 그 책을 읽을 때 맞물리지 못해서 그렇다라고. 그때는 나도 그런가보다 했다. 그런데 그건 아닌거 같다. 내게는 정말 뭔가가 문제가 있는거 같다. 도대체가 여지껏 읽은 책들을 줄거리 조차 기억하지 못할 수가 있단 말인가. 나는 현실을 살지 않는 사람인가? 어떤 책은 기억나고 어떤 책은 기억나지 않고 하면 나도 그 '혹자'의 말에 동감하겠는데 그렇지 않으니 문제다. 내가 책을 읽고 흔적을 남기는 건 나의 기억력에 의존해서는 그것들을 보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서론이 길었다. <동물농장> 말 안해도 다 아는 고전이다. 대개의 고전은 재미가 없기 마련인데 이 책은 완전히 이솝우화다. 그래서 아무나 읽어도 무방하다. 내가 가르치고 있는 중학교 2학년의 도덕교과서에도 <동물농장>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흑백논리를 가르치면서 <동물농장>에 나오는 나폴레옹 돼지의 7가지 계명을 언급한다. "네 발은 좋고 두 발은 나쁘다"

 중학교 아이들에게 이 책을 아느냐고 물어보면 그들 중 소수는 이 책을 이미 봤다고 한다. 허. 이런. 놀라워라. 요즘 아이들에게 독서가 강조되고 있기는 하지만 얘들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엄청나게 책을 읽어대고 있었다. 무섭다. 아이들 수준에서 너무 어려운 책들을 읽히는건 아닌지 걱정도 되지만. <동물농장> 정도는 중학생에게 읽혀도 이솝우화정도로 읽히니깐 상관은 없을 듯 하다.

 조지오웰. 에릭 아서 블레어라는 본명을 가지고 인도의 뱅골만에서 태어났다고 하며, 영국의 이튼스쿨을 다녔다. 캠브리지 대학에 진학할 기회가 있음에도 신분을 이유로 포기, 버마에서 대영제국 경찰을 했다. 이후 접시닦이, 노동자, 거지 등의 하층생활을 전전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했다. 참 어렵게 삶을 살아온 듯 하다.

 1947년에 낸 책, <동물농장>을 통해서야 비로소 경제적인 압박감에서 벗어나지만 폐병이 악화되어 병원을 왔다갔다 결국 1950년에 사망. 이제야 빛을 보는가 했는데 죽음을 맞이했다. 47세의 나이로.

 내가 <동물농장>을 접한 것은, 그의 또다른 작품 <1984년>을 접한 뒤였다. 그리고 두 작품을 통해 난 그의 매니아가 되었고, 영남대 법학과 박홍규 교수가 쓴 <조지오웰>이라는 책까지 사서 보게 되었다. 이 책 역시 무슨 내용인지는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동물농장>에는 사람이 별로 등장하지 않는다. 온갖 농장의 동물들이 판을 친다. 그중 돼지가 으뜸이다. 흔히 멍청하다고 알고 있는 돼지가 이 소설에서는 가장 뛰어난 지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농장 주인 존스가 놔두고 간 책을 통해 글을 익힌다.

 메이저 라는 늙은 돼지의 유언으로 농장의 혁명은 성공, 스노볼이라는 젊은 돼지가 집권한다. 그러나 곧 스노볼은 나폴레옹에 의해 쫓겨나고 나폴레옹 집권기가 되자  혁명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나폴레옹과 스퀼드, 그리고 9마리의 사나운 개들은 다른 동물들을 위협한다. 메이저가 유언하고 스노볼이 주창한 동물들의 평등은 이제 없다.

 스노볼과 나폴레옹은 혁명이 성고한 뒤 다음과 같은 계명을 만든다.

 1. 무엇이건 두 발로 걷는 것은 적이다.
 2. 무엇이건 네 발로 걷거나 날개를 가진 것은 친구이다.
 3. 어떤 동물도 옷을 입어서는 안된다.
 4. 어떤 동물도 침대에서 자서는 안된다.
 5. 어떤 동물도 술을 마시면 안된다.
 6.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여선 안된다.
 7.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하지만 스노볼이 쫓겨나고 나폴레옹이 집권한 뒤에 일곱 계명은 변질된다. 예를 들어,
 
 "어떤 동물도 침대에서 자서는 안된다"라는 계명은 "어떤 동물도 시트를 깔고 침대에서 자서는 안된다"라는 계명으로 변질되고, "어떤 동물도 술을 마시면 안된다"라는 계명은 "어떤 동물도 지나치게 술을 마셔서는 안된다"라는 계명으로 바뀌며,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여서는 안된다"라는 계명은 "어떤 동물도 이유없이 다른 동물을 죽여서는 안된다"라는 계명으로 변질된다.
 
 계명이 변질된 이유는 나폴레옹 자체가 계명을 어겼기 때문이고 이를 합리화 시키기 위해 법칙을 바꿨던 것이다. 글을 모르는 동물들은 물론이고 글을 알지만 이상하게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사나운 개들과 스퀼러의 설득력에 취해버린 모든 동물들은 원래 계명을 자기들이 잘못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농장의 생산물은 나폴레옹과 스퀼러를 비롯한 돼지들에게 돌아가고 나머지 동물에겐 가난과 핍박뿐이다. 그러나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은 사실 구소련의 볼셰비키 혁명 이후를 그리고 있다. 그 자신이 사회주의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우파진영과 좌파진영 양쪽으로부터 오해를 받았는데 그 이유는 우파에게는 오웰이 좌파를 비판한 것으로 비춰져 우파로 오인됐고, 좌파에게는 좌파임에도 불구하고 좌파를 공격했다고 비난받은 것이다.

 오웰이 사회주의자였던 것도 사실이고, 오웰이 좌파를 비판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것은 진실된 의미에서의 사회주의자의 혁명이후의 잘못된 방향에 대한 비판이었던 것이다. 자기진영을 향해 쓴소리를 내뱉은 격이라고 봐야할까.

  오웰은 <나는 왜 쓰는가>라는 장을 통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 책을 쓰는 이유는 내가 폭로하고 싶은 어떤 거짓말이 있기 때문이고 사람들을 주목하게 하고 싶은 어떤 진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의 일차적 관심은 사람들을 내 말에 귀 기울이게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글  쓴다는 것이 동시에 미학적 경험이 아니라면 나는 채을 쓰지 못하고 잡지에 실릴 글조차도 쓸 수가 없다. 누구든 내 작품을 검토해 보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내가 쓴 것들 중에 전적으로 선전적인 책의 경우에조차 본격 정치인의 눈으로 봤을 때는 어울리지 않는 요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오웰이 사회주의의 잘못된 흐름에 대한 비판을 위해, 그 거짓에 대고 진실을 말하고 싶었던 이유는 이 책을 쓰게 된 동기이며, 또한 다른 동기는 미학적 경험을 위해서다라고 말하고 있다.

 오웰이 이솝우화와 같은 재미난 구성과 형식을 통해 이렇게 무거운 메세지를 전달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진실을 말하고 싶었던 것과 동시에 미학적 경험도 추구했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이 책은 어렵게 출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출판과 동시에 엄청나게 팔려나갔으며 지금까지도 고전의 베스트셀러로 자리잡고 있다.

 그가 <동물농장>을 통해서 말하고 싶었던 진실은, 민중의 무지와 무기력함이 권력의 타락을 방조하고, 독재와 파시즘은 지배 집단 혼자만의 산물이 아니다. 또한 권력을 맹종하고 아부하는 순간 모든 사회는 이미 파시즘과 전체주의로 돌입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 메세지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우매한 다수의 민중들의 암묵적 동의는 권력의 타락을 불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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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쌉싸름한 초콜렛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15
라우라 에스퀴벨 지음, 박경범 옮김 / 울림사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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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예전에 얼핏 인터넷 서점에서 제목과 표지를 본 기억이 있었던 책이다. 그때 내 눈에 비쳤던 책은 민음사에서 출판된 것인데 정작 난 민음사 전에 울림사에서 나왔던 구판을 접하게 되었다. 돈을 주고 책을 샀다면 최신 완역판인 민음사 것을 택했을 것이다. 그러나 어쩌다 내 손에 들어오게 된 책이기에 구판이지만 그냥 읽었다. 크게 관심있었던 책은 아니었으므로.

 이 책은 멕시코 작가 라우라 에스퀴벨의 작품이다. 최근 소설을 위시한 문학작품에서 남미열풍이 불면서 아마도 주목받게 된 책이 아닌가 싶은데 <달콤쌉싸름한 초콜릿>은 이 작가의 처녀작이라 한다.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전세계 20여개국에서 출판되어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았다고 하는데 사실 책은 다 읽은 지금 내게는 그다지 머리를 깨우치게도 가슴을 울리게도 하지 않는 그런저런 작품들 중 하나로 남아있다.

 이 소설을 기반으로 해서 영화도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내가 알고 있는 것은 그뿐 영화가 언제 나왔는지 배우가 누구였는지조차 모른다. 단지 책이 영화로 만들어질 정도라면 아마도 베스트셀러였다는 점은 사실로 믿어도 될 듯 한데 내게는 그런 감동이 오지는 않았다는 것만이 현재 확실한 점.

 소설에는 무지한지라 순전히 이 책을 읽고 난 뒤의 나의 느낌만을 적어볼까 한다. 그다지 많은 소설을 읽어본 적도 없고 소설이론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나로서 이에 대해서 언급할 수 있는 바는 오로지 나의 주관적 느낌뿐이다.

 사랑하지만 결혼할 수 없다. 왜냐면 막내딸이기 때문에. 막내딸은 어머니가 죽을 때까지 어머니 옆에서 그녀를 보살펴야만 한다는 운명을 갖고 태어난다.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도,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도 모두 괴로울 수 밖에 없는 상황. 정말 이런 풍습이 멕시코 어느 마을에는 존재하는 것일까. 사실 소설의 시작이 내게는 쌩뚱맞았다. 작가의 인위적인 설정인가 아니면 실제 멕시코 어느 마을의 풍습인가.

 또 쌩뚱맞은 하나의 설정은, 막내딸을 사랑하는 남자는 곁에서 막내딸을 지켜보기 위해 그녀의 언니와 결혼을 했다는 사실. 또한 언니도 이를 알고 있다. 이 얼마나 견디기 힘든 고통인가. 언니는 동생을 미워할 수 밖에 없다.

 위와 같은 설정 이외에도 소설의 줄거리는 내게 현실적이지 않다라는 느낌을 전해주지만 주어진 운명 속에서 사랑을 개척해나가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꽤 진실하게 다가왔다. 지금껏 그래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에게는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고 이 금기를 깬다. 그리고 언니의 아이, 막내딸이 태어났을 때, 그 어린아기에게 태어남과 동시에 주어져버린 운명에 분노하며 이 아기가 나중에 자유롭게 살 수 있게 육아나 교육면에서 도움을 준다.

 소설에서 또한 두드러지는 부분은 각각의 상황에서 항상 요리하는 과정을 집어넣음으로써 맞물려 비유한다는 점이다. 그닥 요리를 잘하지도 좋아하지도 않는 내게는 그런 것들이 별 다른 감흥을 일으키지 못하지만 아마도 이 책을 좋게 평가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부분은 그런 부분이지 않은가 싶다. 하지만 언제나 감동은 주관적이고 내게는 전해지지 않았다는 것이 지금 확실할 뿐.

 구판의 번역자는 후기에서 그렇게 말했다. 멕시코의 음식문화에 대한 부분이 우리네 것과는 사뭇 달라 완역하지 않았노라고. 아마도 번역자도 나와 같이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한 듯 한데 그렇더라도 번역자의 태도로서는 별로 좋지 않다고 본다. 일단 완역을 하고 그것을 어떻게 우리네 것과 조화를 이룰 것인지를 고민해야지 우리네와 다르다고 해서 작가의 작품을 의도적으로 수정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후에 기회가 된다면 민음사의 완역본을 다시 한번 볼까 생각중이다. 그때 다시 읽으면 좀 다른 느낌을 가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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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ky 2005-06-05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 아프락사스님이 남자분이라서 별 감흥이 없었나봐요. 솔직히 이 책 순정만화 같았거든요. ^^ 그리고, 민음사는 번역이 정말 훌륭했었답니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설정인 음식쪽을 완역하지 않았다니, 울림사 너무 했다 싶네요. ^^;

마늘빵 2005-06-05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네 제가 감성적인 부분이 많이 부족한가봅니다. 민음사 것으로 다시 읽어봐야겠네요.

marine 2005-06-09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은 저도 아프락사스님과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저도 요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감동이 적었을까요? 논리적으로 너무 개연성이 없는 만화식 전개가 맘에 안 들더라구요 (전 민음사 걸로 읽음) 그런데 책을 본 후 영화를 보니까 훨씬 이해가 쉽더군요 상상만 하던 장면들이 영상으로 펼쳐지니까 참 재밌더라구요 만약 영화만 봤다면 아주 재미없었을텐데, 함께 보니까 참 좋았어요

마늘빵 2005-06-09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만 그런건 아니었군요. 저도 요리도 잘 모르고, 너무 만화같더라구요. 순정만화보는 듯함. 비현실적인 전개도 그렇고. 영화를 나중에 봐야겠네요. ^^

marine 2005-06-11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영화 너무 기대하진 마세요 비헐리우드 영화는 확실히 화면 구성이나 전개 방식이 덜 세련된 느낌이예요 다만 책과 거의 100% 똑같기 때문에 (원래는 시나리오로 쓴 걸 소설로 출판했다네요) 책에 나온 장면들을 확인하는 재미가 있더라구요 영화로 보니까 훨씬 더 개연성도 있어 보이고... 그런데 책을 안 보고 영화 보는 사람은 과연 주인공들이 왜 저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까, 심히 의심스럽더군요
 
그리스 로마 신화 - 김혜니 교수 에센스 세계문학 1
토마스 불핀치 지음, 김혜니 옮김 / 타임기획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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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부터 신화열풍이 불더니 이제는 어린이용 그리스 로마 신화 만화가 나오고 붐이 일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제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우리에게 친숙하고 어렵지도 않다.

 우리네 신화격인 <삼국유사>는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서양사상, 서양문화의 기원인 그리스 로마 신화가 각광을 받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나 어쨌든 서양을 이해하는데 있어 기본이 되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많은 이들이 친숙해지는 것은 좋은 현상인 듯 하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보통 토마스 불핀치가 쓴 책이 가장 많이 읽힌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나온 책들도 대부분 토마스 불핀치의 책을 번역하거나 짜집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김혜니 교수의 에센스 세계문학의 시리즈 1권인 <그리스 로마 신화>도 역시 토마스 불핀치의 책을 토대로 편역한 것이다. 이전에 <신곡>을 언급하면서도 고전 축약본에 대한 생각을 밝혔지만 나는 고전을 축약해서 내놓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축약함으로써 고전의 묘미를 다 살릴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바가 없겠지만 사실 두꺼운 원전을 번역하면서 이미 한번의 오류를, 그리고 완역본을 축약시키면서 또 한번의 오류를 범하며 고전이 퇴색될 수 있기 때문이다. 타임기획의 <그리스 로마 신화> 또한 완역본의 축약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는 무수히 많은 신들이 등장한다. 제우스, 헤라, 프로메테우스, 아폴론, 다프네, 바우키스, 나르키소스, 에로스, 프시케, 시지포스, 안티고네 등 이런 식의 이름이 익숙치 않은 우리에게는 이들이 누구인지 일일히 다 기억해내기 힘들다. 물론 자꾸 자꾸 보면 구분이 되겠지만 처음에는 정신이 없다. 오히려 원전 완역본을 읽는 것보다 만화로 먼저 접한 아이들이 신의 이름과 특성을 더 잘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일단 재미와 흥미를 느낀 아이들은 마치 포켓몬스터 만화에 나오는 포켓몬의 이름과 성격을 다 파악하고 있듯 그리스 로마 신화도 그런 만화 중의 하나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각각의 장들이 재밌고 쉽기 때문에 책은 금방 읽힌다. 문제는 나중에 기억해내려고 하면 너무 많은 신들의 경우를 본지라 기억하기 쉽지 않다는 점. 내가 아직 그리스 로마 신화에 친숙하지 않기 때문인지 모르지만.

 책의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흑백의 삽화들은 읽으면서 흥미를 더욱 유발시킨다. 읽으며 상상한 장면들과 삽입된 그림들을 보면서 비교도 해보며. 

 가급적 완역본을 읽었으면 좋겠지만 단기간 내에 고전을 훑어보려는 사람들에겐 타임기획 시리즈 물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역시 고전은 천천히 뜯어보는 맛이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내가 타임기획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본 것은 완역본을 읽기 위한 사전작업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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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보수를 論한다 - 보수주의자의 보수 비판
박효종 외 지음 / 바오 / 2005년 3월
절판


"'보수'란 말은 지금 우리 사회에서 널리 쓰이지만, 그것은 깔끔하게 정의하기 어려운 개념이다. 그것은 대체로 현 체제를 지지하는 사람들과 그들이 지닌 태도의 복합체를 뜻한다. 그래서 보수란 말은 엄밀한 뜻에서의 보수주의와 그리 큰 관련성이 없고 그 두 말은 구별되어 쓰여야 한다." (복거일) -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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