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시대 - 뉴스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
알랭 드 보통 지음, 최민우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57
뉴스는 사회의 악행을 폭로하고 그 고통을 직시함으로써 사회를 돕는 한편, 선함과 용서와 분별력을 충분히 갖춘, 구성원들이 기여하기를 원하는 가상의 공동체를 구축하는 중요한 임무 또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85-86
헤드라인 밑에서 자신만만하고 냉정하게 자신의 중요성을 내뿜고 있긴 해도, 우리가 읽는 기사들은 천사들의 비밀회의 후 나온 초자연적인 칙령에 의해 결정된 것이 아니라 전망 좋은 사무실에서 머핀과 커피를 앞에 놓고 골치 아픈 회의를 해가며 그럴싸하게 기사 목록을 만들고자 분투하는, 보통은 다소 피곤에 절고 압박에 시달리는 편집자 집단에 의해 결정된 것이다. 기사 제목은 현실에 대한 궁극적인 설명이라기보다는, 우리와 똑같이 편견, 실수, 미혹에 시달리는 필멸의 존재인 편집자들이 무엇이 정말 중요할까라는 질문에 맨 처음 떠올린 생각을 통해 정해진다. 우리 종족에게 날마다 닥칠 수억 건의 잠재적 사건들의 웅덩이 속에서 솟아오른 어림짐작 말이다.

86
개개의 뉴스들 역시 뉴스 브랜드의 비호 아래 전달됨으로써 힘을 얻는다. 탁자 맞은 편에 앉은 사람이 제기했다면 우리가 보다 철저하게 검토하려 들었을 의견들이 특정한 언론사 이름 아래 있기만 하면 거의 신화적인 힘을 획득할 수 있다.

197
시기심은 언제나 맹렬한 도덕주의적 비판의 표적이 되어왔지만, 이는 품위 있는 삶에 꼭 필요한 감정이기도 하다. 시기심은 신중해져야 한다는 신호다. 이 감정에는 우리 인격의 혼란스럽지만 중요한 부분에서 보내온,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뒤틀린 메시지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시기심을 주의깊게 응시하는 건 우리가 진정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는, 고통스럽지만 꼭 필요한 발걸음을 떼는 데 도움이 된다.

시기심은 처음에는 굴욕감과 열패감을 동반하며 일어나는 감정이지만, 이를 통해 우리가 시기하는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는 근본적인 질문을 가만히 던질 줄도 알아야 하는 것이다. ‘내가 이 감정을 통해 무엇을 깨달을 수 있을까?’

208
만약 그들(유명인들)이 이런 유의 관심, 즉 저질스런 관심이라 일컬을 만한 것에 불평이라도 할라치면, 사람들은 이내 근엄한 척 굴면서 그들의 분수를 깨닫게 해준다. 대중의 환심을 얻으려 하는 자는 자기에게 어울리는 관심을 고를 수 없다는 사실을, 그러니 어떤 관심이든 감사히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다.

217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 뒤 자기 눈을 후벼판 남자의 이야기(오이디푸스 왕), 동생의 아내가 저지른 부정에 대해 복수하려는 계획의 일환으로 자기 딸을 살해한 남자의 이야기(이피게네이아),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리려는 부정한 남편의 계획을 망치고자 자기 아이 둘을 살해한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메데이아) 등을 보라.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기원전 335년경에 저술한 “시학”에서, 이런 이야기들을 고상한 사람이라면 응당 피해야 하는 기괴한 구경거리로 간주하는 대신, 이런 이야기에 끌리는 인간적 매혹을 관대하게 바라보았다. 그는 그러한 이야기들이 잘 쓰이고 솜씨 좋게 상연될 경우, 사회 전체의 정서적이고 도덕적인 교육에 결정적인 자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거기 묘사된 잔혹행위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들은 사람들을 교화하는 힘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올의 교육입국론 - 혁신교육감시대를 위한
도올 김용옥 지음 / 통나무 / 201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4
우리가 지금 ‘도덕’이라는 말을 서양말의 모랄리티에 해당하는 말로서 의식 없이 쓰고 있는데, ‘도덕’이라는 말은 본시노자의 사상에서 유래된 것이다. 그것은 도와 덕의 합성어이다. “도덕경” 51장에 보면, “도는 생하는 것이고 덕은 축하는 것이다.”라는 함축된 명제가 있다. 도는 생생하는 천지 그 자체를 일컫는 것이라면 덕이란 그 천지의 생생지덕을 몸에 축적해 나가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도는 스스로 그러한 것이다. 그것은 교육의 대상이 아니다. 교육이란 축적해 나가는 과정, 즉 덕의 측면과 관련되어 있는 것이다.

59-60
평균적 가치의 시민상의 핵심을 ‘자유’로 생각하는 것은 거대한 오류이다. 민주는 오직 성숙한 인간의 관계망 속에서만 의미를 지니는 도덕이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민주 사회 제1의 명제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시민의 제1의 덕성은 자유가 아니라, 협력이다.” 자유는 소극적 가치이며 협력은 적극적 가치이다.

60
시민은 개인의 모든 덕성을 포섭하지만, 반드시 협력을 전제로 해야만 시민다움을 구현할 수 있다.

64
서울대학은 학부가 폐지되고, 그 전체가 새로운 고등 교육기관으로 승격되어야 하며, 전국의 국립대학이 국립서울대학 부산캠퍼스, 광주캠퍼스, 대구캠퍼스, 전주캠퍼스, 제주캠퍼스, 청주캠퍼스, 대전캠퍼스, 춘천캠퍼스…로 통합된다. 그리고 전국 국립대학의 등록금은 사립대학의 3분의 1이하가 된다. 그리고 교수들에게는 정당한 재원이 지원되며 주기적으로 각 캠퍼스를 따라 이동한다. 우수한 교수들의 이동은 대학을 평준화시킬 것이다. 그리고 학생은 통합시스템 속에서 학점을 자유롭게 트랜스퍼할 수 있다.

76
인간이 소유를 통하여 삶을 자유롭고 독립적으로 형성한다는 꿈은, 결국 소비를 조장하는 극소수 대기업과 그 기업과 결탁된 관료제의 폭력이 조작하는 자국민의 식민지화정책의 일환일 뿐이라는 사실에 눈을 뜨면 허망한 것이 되고 만다. 소유모드에 빠져있는 인간은 자신의 정체성이 자기가 소유하는 것의 양과 질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믿기 때문에 되도록 더 많이 더 좋은 것을 소유하려고 하며, 이를 위하여 힘을 필요로 하게 된다. 결국 이러한 힘의 요청이 ‘여민동락’을 거부하는 ‘독락’의 폭력 사회를 요청하게 되는 것이다.

77
자율이란 반드시 교육을 통하여 달성되는 교양이며 이 교양의 집합을 우리가 문명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81-82
나는 우리나라의 사범대학제도와 교사임용고시제도를 전면 재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대학에 문리과 대학의 국문과, 물리학과와 사범대학의 국문과, 물리학과가 2원적 구조로 따로 있을 필요가 없다. 대학에서는 무전제의 순수학문을 전공하고, 교사의 임용은 대학원 레벨의 고등교육기관의 심오한 훈도를 받은 자들에게 자동적으로 허락되는 것이 정도일 것이다.

100
교사의 자질을 결정하는 두 가지 위대한 덕성이 있다. 그 첫째는 학생들에 대한 따사로운 인간적 사랑이다. 학생들을 인격적 개체로 존중하고 그들의 마음상태에 이입하는 정서적 폭을 갖춘 인격이다. 둘째는 자기가 소유한 지식과 자기가 신념으로 생각하는 정당한 가치를 가급적인 한 효율적으로 학생에게 분유시키고자 하는 지적 열정이다.

102
국민의 의견이 획일주의적으로 통일되면 국가가 강해진다는 생각은 모든 우파적 성향의 꼴통들이 지니는 독단이다. 의견의 제일성은 국가멸망의 첩경이다.



 
 
 
노동자, 쓰러지다 - 르포, 한 해 2000명이 일하다 죽는 사회를 기록하다 대한민국을 생각한다 17
희정 지음 / 오월의봄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노동력을 제공하고 얻은 임금으로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 법 형식상으로는 자본가와 대등한 입장에서 노동 계약을 맺으며, 경제적으로 생산 수단을 일절 가지는 일 없이 자기의 노동력을 상품으로 삼는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등록된 노동자에 대한 정의이다. 이 글을 쓰는 나는 노동자이며,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노동자일 확률이 매우 높다. 사무실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며 일을 하는 사람도, 사람들 잠든 새벽에 쓰레기를 치우는 환경미화원도, 갖가지 먹을거리로 진열된 대형 마트의 계산원도, 편의점 시간제 직원도 모두 노동자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노동력을 기업에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임금을 받아 생활한다.


그런데 어떤 노동자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어떤 노동자는 제 노동력을 제공하고 돈을 벌지만 개인 사업자로 등록되어 있고, 어떤 노동자는 자신을 향한 모욕과 폭력에도 미소를 지으며 일하고, 어떤 노동자는 일하다 다치거나 병에 걸려 죽는다. 


“스웨덴 사람에게 ‘일하다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물어봤더니 ‘사람이 일하는데 왜 죽느냐’고 의아해했다. 나는 당시 그 답변이 한국의 상황과 너무 달라서 충격을 받았다.”(노동건강연대 임준 교수)


“지구상 어딘가에 노동자가 일하다 죽지 않는 나라가 있다면, 한국에서도 사람이 일하다 죽을 필요가 없다는 말이 하고 싶었다.”는 저자의 말처럼 먹고 살려고 일을 하는 이들이 일하다 죽는 사태가 벌어져서는 안 된다. 이 책은 일을 하지만 돈을 벌지 못하고, 일을 하다 다치고, 일을 하다 죽는 사람들을 썼다. 


신문 기사나 텔레비전 뉴스, 각종 시사 다큐멘터리를 통해 알 만큼 안다고 생각했지만, 이 책에 쓰여 있는 내용들은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넘어선다. 가령 이런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안 되는 것 두 가지가 있다. 산재 신청과 노조 활동. 퀵서비스와 택배 기사들은 분명 노동자다. 그런데 이들은 산업 재해를 신청할 수 없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이 개정된 뒤에나 신청 자격이 생겼지만, 산업 재해를 인정받기도 쉽지 않은 현실이다. 


“의료보험, 연금보험은 맨날 적자라고 그러잖아요. 고갈된다고. 그런데 국가가 관리하는 보험 중 산재보험만 흑자예요.”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얼마 전 2014년 7월 현재 포털에서 ‘건강보험 인상’이라고 치면 다음과 같은 기사 제목이 뜬다. ‘2016년 건강보험 적자 전환 전망, 건보료 인상될까?’(파이낸셜 뉴스), ‘건강보험 2년 뒤 적자 예상, 건보료 대폭 인상 우려’(JTBC) 등 다른 언론사들도 비슷한 제목을 달고 있다. 어느 기사에서 공단 관계자는 “앞으로 5년 동안 건보료 인상률을 연 1.35%로 가정하고 4대 중증질환 보장 확대 등 국정과제 계획에 따라 지출이 늘어나는 것으로 계산하면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건강보험 인상 우려에 대해 그 이유를 말했다. 공단이 적자를 보는 데에는 공단 관계자의 말과 같은 요인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이유도 있다. 


“2011년 근로복지공단은 1조 원가량 흑자를 냈다. 우스운 이야기로, 조선소 지역에서 산업재해를 밝혀내는 유일한 국가기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라고 한다. 산업재해를 당해놓고도 산재보험이 아닌 의료보험 혜택을 받는 이들이 많아, 적자에 시달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이런 환자들을 찾아내어 산재신청을 종용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일하다 다친 노동자들이 산재보험을 적용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신청해봐야 되지도 않을 뿐더러 신청하면 기업에서 나쁘게 생각하여 제 일자리가 사라질 거라고 예상하는 노동자들도 있다. 아마도 예상이 아니라 현실일 것이다. 노동자들은 이미 이전의 경험을 통해 스스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내가 일하다 다친 것이 분명하지만 그런 티를 내서는 안 된다. 비정규직 노동자, 외주 노동자이기에 언제든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때문에 그들은 산재보험이 아닌 건강보험을 적용받아 치료한다. 


한 철도 노동자가 야간 선로 작업 중 열차 파편에 맞아 죽었다. 그러나 동료들은 구급차를 부르지 않는다. 허가받지 않은 작업이었고, 안전장비도 갖추지 않은 상황에서 인명사고가 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어렵게 구한 일자리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은 죽은 동료를 선로에서 먼 곳으로 옮긴다. 선로 사고가 아닌 것처럼 위장하기 위하여.

다행스럽게 이것은 현실이 아닌 영화 ‘네비게이터’의 내용이다. 그런데 이 내용을 읽다가 현실처럼 느꼈다면 우리 현실에서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에서 실제 이보다 더 한 일이 벌어졌다. 코레일테크 산하 협력업체 노동자 다섯이 야간 선로 작업을 하다가 순간 덮친 불빛에 목숨을 잃었다. 이미 지나갔다고 여긴 열차가 그들을 친 것이다. 작업자 과실을 외치던 철도 공사의 주장과 달리 그들은 작업 장소에 대한 정보, 안전 장비를 제공받지 못했다. 

 

영국에서 한 회사에 대해 기업 살인법으로 유죄 판결을 내린 판사는 판결문에 이렇게 덧붙였다. “벌금 때문에 회사가 파산한다 해도 이것은 불행하지만 필연적인 결과다.” 한국 사회라면 어떨까. 노동자 스스로 산재 신청을 꺼리게 만들고, 산재 신청을 해도 인정되지 않는 나라에서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이 책을 구입하고 첫 장을 넘기면서 발을 떼 보자. 

 




5
300여 명이 탄 배가 바다로 가라앉고
구조라는 말이 무성해도 살아 돌아오는 사람은 없을 때,
거대 기업의 조선소에서 8명의 노동자가 차례차례 죽어나갈 때,
나는 이 책이 소꿉장난 같다고 생각했다.

어떤 행위도 어떤 사물도 노동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
커다란 선박과 이를 관리하는 안전 시스템 또한 노동이라는 과정을 거친다.
그 노동의 어딘가가 고장 나면
배는 가라앉고 누군가 목숨을 잃는다.
지금도 삐걱대고 있는 우리 사회의 노동에,
그리고 목숨을 잃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50
“의료보험, 연금보험은 맨날 적자라고 그러잖아요. 고갈된다고. 그런데 국가가 관리하는 보험 중 산재보험만 흑자예요.”
2011년 근로복지공단은 1조 원가량 흑자를 냈다. 우스운 이야기로, 조선소 지역에서 산업재해를 밝혀내는 유일한 국가기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라고 한다. 산업재해를 당해놓고도 산재보험이 아닌 의료보험 혜택을 받는 이들이 많아, 적자에 시달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이런 환자들을 찾아내어 산재신청을 종용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이런 아이러니는 산재를 은폐하는 기업과 이를 방조하는 국가 덕분이다.

57-58
노동안전보건 단체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물은 적이 있다. 인간이 일하다 죽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냐고. 그는 ‘감수성’이라 대답했다. 안전장치와 관리 감독과 구조와 시스템을 제치고, ‘감수성’이라니.
그는 인간이 일하다 죽는 것을 아파하는 감수성이 우리에게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 대답이 오래 남은 까닭은 죽음을 하찮게 보도록 연습되어진 우리 삶 때문이다. 노동자가 일하다 죽는 사회보다 더 문제는, 노동자가 일하다 죽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사회다.

86
원칙적으로 모든 산재는 예방 가능하다. 사람이 실수하더라도 사고가 나지 않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산재 예방의 기본이다. 사고가 날 수밖에 없는 환경과 구조를 만들어놓고 노동자 실수 운운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다. 건설 현장에서 어쩔 수 없이 사고가 날 수밖에 없다면, 왜 유럽 주요 나라 건설 현장에서는 사고가 적은 것인가? 문제는 한국 노동자의 ‘안전 불감증’이 아니다. 한국 기업의 노동자 생명과 건강에 대한 책임 회피, 속도 경쟁, 실적 위주의 관리와 운영이 문제인 것이다.(2012년 최악의 살인 기업 시상식)

142
우리의 역할은 기업이라는 논에 키워지는 미꾸라지이다. 눈을 감고, 메기에게 쫓겨 숨이 차고 지느러미에 경련이 일 정도로 아팠던 헤엄질을 떠올려보자. 위험을 가까스로 피했을 때 대신 메기 입으로 빨려 들어간 동료를 떠올려도 좋다. 죽지 않기 위해 지금보다 더 빨리 헤엄치기만 한다면, 우리에게 남는 것은 통통한 몸이라는 단기적인 실적과 짧아진 수명뿐이다.

321
감정 노동은 노동 시장에서 여성의 위치와 맞물리면서, 재미있지만 씁쓸한 경로를 그린다. 얼굴과 젊음마저 하나의 서비스가 되는 20대 여성은 주로 화장품 등의 판매직에, 육아와 병행을 할 경우가 많은 30~40대 여성은 콜센터에, 젊음을 잃은 40~50대 여성은 마트 판매직으로 간다. 그리고 더 이상 사회가 그들에게 젊음의 싱그러움, 환한 웃음과 같은 서비스를 요구하지 않은 나이가 되면 청소, 식당 노동자로 또는 어머니의 역할이라 믿어지는 간병인, 산모 도우미 등 돌봄 노동자로 변모하게 된다.

352-353
영국에서 ‘기업살인법’으로 첫 유죄판결을 받은 기업은 지질환경측정회사였다. 노동자가 시험 광구에서 샘플을 채취하다 웅덩이에 빠져 사망한 것이다. 기업에 부과된 벌금은 38만 5,000파운드(한화 7억 원)였다.
당시 판사는 판결문에 이 말을 덧붙였다.
“벌금 때문에 회사가 파산한다 해도 이것은 불행하지만 필연적인 결과다.”

353
모든 것을 ‘비용’의 문제로 다가가는 것이 기업이다. 안전을 책임지지 않았을 때 자신들이 져야 할 부담이 크다는 것을 말해주어야 한다.



 
 
 
창의융합 콘서트 - 급변하는 세상을 꿰뚫어보는 힘
최재천 외 지음 / 엘도라도 / 201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66~67
잘 유통되는 콘텐츠에는 또 3가지 공식이 있습니다. 첫째, 연관이 있어야 합니다. 상관이 있는 것이라는 걸 알려줘야 하죠. 둘째, 유용해야 하죠. 유스풀. 쓸모 있는 것임을 보여줘야 합니다. 셋째, 재미죠. 펀하게 해야 합니다. 이게 바로 잘 유통되는 콘텐츠의 기본적인 공식입니다.
그리고 성공하는 콘텐츠에도 3가지 공식이 있습니다. 첫째, 단순해야 합니다. 머리 쓸 필요 없이 직관적으로 이해가 돼야 하죠. 둘째, 쉬워야 해요. 매뉴얼이 필요 없을 정도라야 합니다. 사용 설명서가 필요한 서비스는 성공할 가능성이 그 페이지 수만큼 뚝뚝 떨어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셋째, 달라야 합니다. ‘뭔가 좀 다른 것 같은데’라는 느낌이 있어야 하죠. (박용후)

76
중국에서는 디자인을 설계라고도 해요. 설계를 한다는 건 가상의 일이잖아요. 계획 단계인 것이죠. 그런데 저는 가상의 것을 현실화시키는 작업까지를 디자인이라고 생각해요. 계획을 하고 설계를 하고 구도를 만들고 하는 것은 디자인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의미입니다. (이영혜)



 
 
 
메디치 효과 Harvard Business 경제경영 총서 31
프란스 요한슨 지음, 김종식 옮김 / 세종서적 / 200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47쪽
교차적 혁신의 특징
놀랍고 매력적인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비약시킨다.
참신한 분야를 개척한다.
창안자는 추종자를 끌어 모으며, 그들의 지도자가 될 수 있다.
앞으로 몇 십 년간에 걸쳐 지향적 혁신의 원천을 제공할 것이다.
전례 없는 방식으로 세상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155쪽
우리가 브레인스토밍을 제대로 실행하면 오히려 교차적 아이디어를 효과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중략)
첫째, 그룹별로 브레인스토밍을 실시하기 전에 구성원 개개인이 먼저 약 20분간 브레인스토밍을 미리 진행한다. 그러면 실제 브레인스토밍에서 아이디어를 잊어버릴까봐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브레인스토밍 진행자는 문제를 명확하게 진술하도록 유도할 수 있어서 더욱 효과적이다.
둘째, 그 다음에는 구성원들을 모아 집단 회의를 시작한다. 단 구성원들이 돌아가면서 목록을 읽어서는 안 된다(참가자들이
적극적으로 서로의 아이디어에서 힌트를 얻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에 모든 참가자들로 하여금 회의 속도를 좀더 신속하게 하고, 또 이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한다. 끝으로 발언이 끝날 무렵에 참가자들의 아이디어에 대해 모두 난상토론을 실시한다.

162쪽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이를 즉시 판단하지 않고 조금은 미뤄두는 게 현명하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마음은 교차적 통찰력의 가치를 기존 분야에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것과 비교하여 판단하기 쉽다. 하지만 기존 분야는 우발적인 발상의 결합에서 비롯된 아이디어를 평가하기에 좋은 지침이 되지 못한다. 그 대신에 냉정한 관점에서 이 교차적 아이디어를 평가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충분히 교차적 아이디어를 생각할 시간을 두고서 판단하는 게 더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