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부르는 숲 - 개역판
빌 브라이슨 지음, 홍은택 옮김 / 까치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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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세계를 재면 거리는 전적으로 달라진다. 1킬로미터는 꽤 먼 길이고, 2킬로미터는 상당한 길이며, 10킬로미터는 엄청난 길이며, 50킬로미터는 더 이상 실감할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당신이나 당신의 얼마 안 되는 동료 등산가들이 경험하는 세계는 어마어마하게 넓다. 지구 넓이에 대한 그런 계측은 당신만의 작은 비밀이다.(112p.)


그래서 나는 머리가 좋은 사람 보다 다리가 튼튼한 사람 말을 듣고 싶다. 물론 머리도 좋고 다리도 튼튼한 사람도 있지만, 드물다. 머리만 좋은 사람은 대개 다른 사람의 발로 걸으려 들기 때문에 튼튼한 다리를 유지하기가 어렵다. 다리만 튼튼한 사람은, 각성하고 머리를 개발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한 머리가 좋아지기 어려운데, 그 '각성'의 기회라는 것이 대개는 가까운 사람의 배신, 농락, 무관심 등과 같이 오기 마련이라, 분노와 억울함에 치를 떨다가 각성의 기회마저 날려버리는 수가 많기 때문에 역시나, '머리도 좋은 사람'이 되기가 어렵다. 오랜 시간이 흘러, 이제서야 조금 머리가 좋아지고 있는 내가, 약해진 다리뼈를 위해 걷고, 먹고, 돈벌이하면서 살아간다.


"그저 걸으려는 의지뿐이다.(112p.)"

발로 세계를 재면 거리는 전적으로 달라진다. 1킬로미터는 꽤 먼 길이고, 2킬로미터는 상당한 길이며, 10킬로미터는 엄청난 길이며, 50킬로미터는 더 이상 실감할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당신이나 당신의 얼마 안 되는 동료 등산가들이 경험하는 세계는 어마어마하게 넓다. 지구 넓이에 대한 그런 계측은 당신만의 작은 비밀이다. - P112

이젠 어떤 약속이나 의무, 속박, 임무, 특별한 야망도 없고 필요한 것은 눈곱만큼도 없다. 당신은 마음의 격렬한 동요를 거쳐 더 이상 어떤 자극이나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탐험가이자 식물학자였던 윌리엄 바트럼이 표현한 대로 "투쟁의 자리에서 멀리 떨어진" 고요한 권태의 시간과 장소에 놓인 존재가 된다. 당신에게 요구되는 것은 그저 걸으려는 의지뿐이다. -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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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06-14 12: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 이란 책을 오디오로 들은 적이 있어요. 김영하의 팟캐스트에서였던 것 같아요. 재담을 섞어 쓴 재밌는 여행기로 들어서 장바구니에 담아 뒀죠.
저는 제 몸 중에서 다리가 가장 튼튼해요. 걷기 운동을 많이 해서 그런 듯. 다리 빼면 다른 곳은 약해요. ㅋㅋ
좋은 책을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잘잘라 2021-06-14 19:34   좋아요 2 | URL
페크님, 오오~ 다리 부심 부럽습니다!
나를 부르는 숲, 진짜 좋아요. 발칙한 유럽산책도 읽어볼께요.
편안한 저녁 시간 보내세요~! ^^

북다이제스터 2021-06-14 16: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제 10킬로 걸어봤습니다.
어제 온몸이 두들겨 맞은 듯하여 거의 아무 일도 하지 못했습니다.
맞습니다, 발로 거리를 잰 10킬로는 보통 거리가 아님에 깊이 공감합니다. ^^

잘잘라 2021-06-14 19:45   좋아요 3 | URL
북다님 10킬로!!! 와우, ‘엄청난 길이‘를 걸으셨네요.
북다님 항상 건강하세요~!!

서니데이 2021-06-14 17: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저자의 책 저도 몇 권 있어요.
재미있는 책이 많았어요.
잘잘라님 좋은하루되세요^^

잘잘라 2021-06-14 19:47   좋아요 3 | URL
서니데이님도 좋아하실 것 같아요. ^^
서니데이님 편안한 저녁 시간 보내세요!!

새파랑 2021-06-14 17: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글 보니 다리가 튼튼한 사람이 머리가 좋은 사람보다는 더 의지가 갈거 같아요~!

잘잘라 2021-06-14 19:57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은 어쩐지 다리도 튼튼하고 머리도 좋은 사람일 것 같아요.
아무튼 새파랑님! 몸도 마음도 건강한 나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붕붕툐툐 2021-06-15 00:20   좋아요 2 | URL
맞아요~ 새파랑님은 많이 읽으시고 또 많이 걸으시니 양쪽 다 가지신 분!!

붕붕툐툐 2021-06-15 00: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리 근육 많은 사람이 젤로 부럽다요!(하지만 운동은 하지 않죠, 후훗~)

잘잘라 2021-06-15 07:06   좋아요 1 | URL
붕붕툐툐님 다리 근육 부자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일주일 그림책 수업 - 원고 한 편이 완성되는 금요일의 기적
채인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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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합니다! 훌륭한 그림책 교재, 만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책으로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채인선 작가님 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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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파상 단편선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50
기 드 모파상 지음, 김동현.김사행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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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드 모파상(1850~1893)이 쓴 단편소설 19편을 모은 책. 차례대로 〈보석〉, 〈달빛〉, 〈목걸이〉를 읽었다. 끝까지 읽겠지만 사실 〈보석〉에서 이미 게임 끝났다. 사랑이 남는 듯 했으나 결국, 보석이 남았다. 내가 가고 나면 무엇이 남을까? ......아무튼 100자평만 남기고 죽지는 말아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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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6-09 14: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게임 셋이라니 주섬주섬. 마지막 다짐 저도 주섬주섬~^^♡

잘잘라 2021-06-09 14:50   좋아요 4 | URL
미미님 화이팅!!! 👍👍👍

coolcat329 2021-06-09 18: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보석이 남았다 ㅋㅋ

잘잘라 2021-06-09 21:43   좋아요 1 | URL
ㅋㅋ 귤을 다섯개 연달아 까먹었더니 제 앞에는 껍데기가 수북합니다.🍊🍊🍊🍊🍊

페크pek0501 2021-06-14 1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의 애독자입니다. 이런 책, 아주 좋아합니다.

잘잘라 2021-06-14 12:42   좋아요 0 | URL
‘이런 책 애독자‘에서 ‘이런 책 작가‘가 되실 페크님!
페크님이 쓰신 『피은경의 톡톡칼럼』을 아주 좋아합니다.
 
- 누구나 하고 싶어하지만 모두들 하기 싫어하고 아무나 하지 못하는
스터즈 터클 지음, 노승영 옮김 / 이매진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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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 133명 인터뷰집. 880쪽, 그림 한 장 없이, 까만 것은 글씨, 하얀 것은 종이 뿐이건만, 우와, 생동감 펄펄, 다채로움 철철, 끓어 넘친다. 꼴불견이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다. 으아, 나같으면 중간에 집어치웠을텐데... 끝까지 써준 스터즈 터클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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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하고 싶어하지만 모두들 하기 싫어하고 아무나 하지 못하는
스터즈 터클 지음, 노승영 옮김 / 이매진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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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 해 여름을 에번즈빌의 공장에서 일했어요. 공장 일은 마음에 들지 않더라구요. 일이 그해 여름으로 끝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잠깐이었지만 공장에서 일한다는 게 어떤 건지 알고 있어요. 돈이야 많이 벌지. 하지만 분위기가 갑갑해. 공기나 이런저런 것들 있잖아요. 나는 공장은 이상한 냄새가 나서 적응이 안 되더라고요. 이상한 냄새가 나요. 들에서는 그런 냄새가 안 나지.『』(72p.)


*

곤드레 나물을 사다가 된장찌개를 끓였다. 냄새가 좋다. 찌개 냄새가 좋기도 하지만 실은 내가 만든 음식에서 좋은 냄새가 난다는 사실에 더 뿌듯한 건지도 모른다. 기쁘기로야 엄마가 끓여주는 찌개 냄새가 최고고!


들에서 나는 냄새가 어떤 냄새인지 특정하긴 어렵다. 들에서는 계절마다, 때마다, 날씨마다 다른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공장 근처에 있는 들이라면 공장에서 나는 이상한 냄새가 날아올 수도 있고... ... ... 냄새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냄새가 문제라면, 일단 눈에 보이게 만드는 작업부터 해야한다. 숫자로, 그래프로, 글로, 그림으로, 사진으로, 사람으로.. 시간이 많이 필요한 일이다. 


오늘도 시간이 문제다.



이상한 냄새가 나요. 들에서는 그런 냄새가 안 나지.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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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5-31 11: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대학때 알바했던 공장이 돈을 너무 적게 줘서 싫던데 에번즈빌은 돈을 많이 줬나봐요. ㅎㅎ
갑자기 곤드레나물밥이 먹고싶네요. ㅎㅎ

잘잘라 2021-05-31 13:22   좋아요 3 | URL
곤드레나물밥 드셨나요? 점심에 못드셨다면 저녁에 꼭 드시기를 바랍니다. ^^ 바람돌이님~~ 강원도에 가서 점심에 막국수, 저녁에 곤드레밥, 아침에 또 곤드레밥 먹고 오고 싶어요.ㅎㅎㅎ(생각만해도 흐믓~~)

scott 2021-05-31 16: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곤드레!
파스타하고도 어울리는 뎅ㅎㅎ
잘잘라님의 시간
⌛⌛⌛⌛
무한으로 늘려놓고 가여 ㅎㅎ
건강 잘챙기기 ✧٩(๑❛ω❛๑)

잘잘라 2021-05-31 18:22   좋아요 3 | URL
아~ 파스타!!! 어남선생 류수영 배우가 알려준 버터,우유 파스타에다가 트러플오일인가 그거 대신 곤드레 넣어서 한번 먹어봐야겠습니당~~!! ㅎㅎ
scott님이 늘려주신 시간 덕분에 오랜만에 느긋하게 저녁밥 챙겨먹으러 갑니다. 감사합니당~~😄❤👍

붕붕툐툐 2021-05-31 21: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들냄새는 알 듯 말듯하지만, 된장찌개향은 확실히 알지용~ 구수한 향이 여기까지! 너무 좋네용~👍

잘잘라 2021-06-01 00:31   좋아요 2 | URL
결정했어요! 낼 아침에도 된장찌개로~~!! ^^ 붕붕툐툐님 편안한 밤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