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나?

또는

왜 일하나?

라는 질문에 대하여,

돈 말고 다른 이유가 더 많았던 때가

나도 있긴 있었는데..

아이고.

 

오랜만에 만난 동생이 나더러

"꼭 돈 때문에 가게하는 건 아니잖아?"

라고 하는데

"야! 돈 벌라고 하지. 그거 아니믄 뭐 한다고 내가 장사를 하냐 장사를!"

이라고..

버럭하고 말았다.

 

겨우 그 정도였어?

자책했지만,

그럴 필요가 있었나?

한 번 더 물어보면 될 것을.

 

"돈 벌어서 뭐 할라고?"

 

돈 벌어서 땅 살 거다.

 

땅 사서 뭐 할라고?

 

땅 사서 집 지을 거다.

 

집 지어서 뭐 할라고?

 

집 지어서 천년만년 잘 먹고 잘 살거다.

 

아하~!

하하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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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방학을 했다.

담배 팔 때 신경을 써야 할 때가 된 것이다.

 

낯선 사람이 담배를 달라고 하면 일단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한다.

예전부터 사람 나이 가늠하는 거에는 재주 없다는 걸 알았지만 어째 요즘은 더 어렵다.

 

 

 

오전에 한 껀!

 

그을린 피부에 콧수염, 큰 키, 서글서글한 인상으로 봐서 영락없는 서른 즈음 청년으로 보이길래 농담을 했다.

 

ㅡ손님:  0000 한 갑 주세요.

ㅡ나: 안 보여줘도 괜찮을 것 같지만, 그래도 처음 오셨으니까 신분증...?

ㅡ손님 친구: 캬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크크크크

ㅡ나: 왜요?

ㅡ손님: 아 제발 그냥 보여달라고 해주세요.

ㅡ나: 앗? 죄송^^

 

신분증 봤더니 20대 초반 손님..

 

 

 

오후에 또 한 껀!

 

이번에도 키 큰 청년 둘이 들어온다.

이번에도 콧수염에 한 명은 왼 손 약지에 은색 반지까지 장착했다.

응당 대학생이려니 했다.

컵라면과 음료수를 골랐는데... 엇?

이상해서 물어보았다.

 

ㅡ 몇 학년이니?

ㅡ 중2요.

 

중2!!!!!!!!!!!!!!!

크헐.

 

뒤 이어 그 친구들의 친구 둘이 더 와서 컵라면, 음료수, 과자 등을 사먹는데 아아아, 아무리봐도 대학생으로 보인다.

아, 내 눈이 삐었나?

요즘 애들은 다 그런가?

 

아..

이상하다.

내 나이도 헷갈린다.

왜 갑자기 이렇게 노인네가 된 기분이지?

크헐........

 

 

 

기분 전환이 필요해.

책을 주문했다.

 

 

 

 

 

 

 

 

 

 

 

 

 

 

 

 

 

내일 올까?

내일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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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균,쇠> 살다보니 내가 이런 책도 다 사는군.

<운동이라는 것을 한번 해보자!> 이런 책이야 뭐. 안 봤으면 모르되 본 이상 안 사고는 못배길 책이니.. 어차피 살 거 빨리 사버렸다.

<시골, 돈보다 기술> 이런 책은... 이런 책을 자꾸 사는 거 보면 역시나 시골에 살고 싶다는 얘긴데.. 시골 사는 거는 책 사는 거랑은 달라서 어차피 살 생각이라고 해도 빨리 살아버릴 형편은 아니니.. (형편 살피다가 연애 못 해, 결혼 못 해, 애 못 낳는다는 말은 죄다 핑계야 핑계. 형편 살피다가 살아보지도 못하는 수가 있다는 말이지. 그럼 억울해서 어쩌냔 말이지. 기왕 사는 거 하고 싶은 대로 시작이라도 해봐야될 거 아니냔 말이지.) 알았다고요. 얼마 안 남았다고요. 보채지 말라고요. 따지고 보면 지금도 시골 사는 거지 뭐. 건물보다 논밭이 훨씬 더 많은 동네에 살지 않냐고요.

 

 

 

 

 

 

 

 

 

 

 

 

 

 

 

 

 

 

 

<감(GARM) 01 목재>

<감(GARM) 02 벽돌>

<감(GARM) 03 콘크리트>

이런 책은, 우선 번역서가 아니라는 점만 해도 반가운 마음에 덜컥 주문부터 하고 볼 뻔 하였으나 형편이 형편인지라 우선 한 권만 주문해서 받아보고 내용이 괜찮으면 두 권 더 사도 되지 않겠나 하며 잠시나마 점잔을 떨어보았으나 역시나 한꺼번에 주문해서 만약 내용이 실망스러우면 반품도 한꺼번에 하면 되니까 그냥 주문해버리자 하다가, 아차차 만약에 책이 비닐포장되있어서 개봉시 반품이 안된다고 하면 낭패가 아닌가 하며 또 이러구 있는데~

 

뭘 그래. 세 권 다 해봐야 5만원도 안되는구먼. 되려 알라딘 문구점에서 노트랑 볼펜 같이 넣어서 5만원 이상 주문시 2000 마일리지를 챙겨야 쓰겄구먼. 허허허.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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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할까 말까.

커피숍에 손님이 다섯 명 들어왔는데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두 잔 시킨다.
종이컵을 두 개 달라고 한다.
주문 받은 음료를 만드는 중이어서 있는 데를 알려주며 직접 가져가라 했더니 알아서 대여섯 개 집어 간다. 그러더니 당당하게 매점에서 사 온 1.5리터짜리 미닛메이드 홈스타일 자몽주스를 따서 종이컵에 따라 마신다. 이젠 뭐 그리 놀랍지도 않은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그냥 둘 수도 없다.

말을 했다.
ㅡ 저 손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ㅡ 아, 안되나요?
ㅡ 그럼요. 저희가 자몽 주스를 안 파는 것도 아닌데요.(어저께 여기서 자몽주스 사드셨잖아요!)
ㅡ 아, 미안해요. 이번에만 마시고 다음엔 안 그럴께요.
ㅡ (쓴웃음)

거기다가 바리바리 싸 들고 온 음식 보따리까지 한 상 차려놓고 먹기 시작! 여자 손님 다섯 명이 자두, 참외, 복숭아 따위를 우적우적 씹어 먹는다. 과일 국물 떨어지는 소리도 들리는 듯하다. 아아아....

말을 할까 말까, 열 두 번 망설인다.
ㅡ(아니, 안됩니다. 다음에도 안되고 이번에도 안됩니다. 안되니까 안된다고 말씀드린 건데 왜 계속 이러십니까. 무시하시는 겁니까? 지금 쪽수로 일단 뭉개고보자 뭐 그런 겁니까? 제 말이 말같지 않습니까? 미안하다면서 도대체 지금 몇 분 쨉니까? 말로만 미안하고 먹을건 먹어야겠다 이겁니까?)

그러는 동안 시간은 가고
1분, 2분, 10분, 20분, 30분, 50분.
장장 50분 동안 먹고 마시고 낄낄대다가,
드디어 간다.

ㅡ 아 배불러.

하며 당당히 퇴장.
과일 껍데기 가득한 쟁반과 과일 국물이 남았다.

아.
마음 공부 너무 시킨다.
이러다 마음 박사 되겄다.





* 입 밖에 내놓지는 않았지만 아마 내 얼굴에 다 나타났을 것이기 때문에 그녀들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느꼈더라도 모른채 하며 다음에 또 그럴 수 있다. 충분히. 하지만 괜찮다. 누구 말마따나 장사란 그런 것이다. 손님을 판단하지 말고 그저 매뉴얼대로 응대할 것! (그렇다면 말이지, 내 매뉴얼에 따르자면 말이지, 다음 번엔 말이지이!! 으흐흐흐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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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7-07-01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인이 아닌 저도 열받네요.
1인1메뉴는 아니더라도 외부음식반입은 에휴~~

예전에 조카가 제부랑 음식점 놀이하다가 제부가 조카를 놀리려고 진상 손님 흉내내다가 조카 열받아서 ‘당신에게 안 팔아!‘하고 한 소리한것이 생각나네요.
 

컴컴하다.

바람 분다.

비 오기 일보 직전.

 

한가하다.

이런 분위기 좋아 좋아 참 좋아.

 

그래도 커피 열 세 잔 팔았다.

담배도 다섯 갑 팔고,

컵라면 네 개, 단팥빵 한 개, 꿀호떡 두 개, 곰젤리 한 개, 꼬깔콘 한 개, 부라보콘 한 개, 핫바 한 개, 캔커피 네 개, 생수 큰 거 네 개, 이온 음료도 두 개 팔았다.

 

와우~

써놓고보니까 한가하지가 않구만 그랴. 쿠하하 그거 참.

그게 그런 건가?

원래 그런 거라고?

그래 그런 건가봐.

 

오오오~

쓰기 전과 쓴 뒤의 분위기가 이렇게 다르다니!

 

으음~

읽기 전과 읽은 뒤의 세상이 달리 보이는 것 보다,

쓰기 전과 쓴 뒤의 차이가 훨씬 크다.

읽기 보다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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