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들의 나라, 켈름>을 리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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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들의 나라, 켈름 -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아이작 싱어의 유쾌한 고전 동화
아이작 B. 싱어 지음, 강미경 옮김, 유리 슐레비츠 그림 / 두레아이들 / 2009년 7월
평점 :
세상에 이같은 바보들이 정말로 존재할 수 있을까? 바보 이반도 바보같긴 마찬가지였지만, 그는 바보같았기에 오히려 커다란 복을 받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켈름이라는 나라는 다르다. 사람들 모두 다른 나라 바보같다고 정평이 나 있을 정도였으며, 지도자라고 사람들이 세운 다섯 명의 현자와 황소 그로남은 전쟁을 일으켜 노예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패전을 만들었고, 그렇게 일어난 반란군의 지도자 부넴 포크라카는 나라에 화폐를 없애는 멍청한 짓을 저질렀으며, 후에 또 폭동을 일으켜 왕이 된 도둑 파이텔은 도둑의 물건만 아니라면 물건을 훔쳐도 죄가 아니라는 멍청한 법을 만들며 비록 옆의 두 국가의 침략에 성공했으나 연합군에게 완벽히 패해서 나라를 말아먹는다.
정말 이런 나라가 존재하다면, 그 국가는 다른 나라의 노예 생활을 할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우화이다. 하지만 그들을 보고서 웃을 수밖에 없지는 않다. 지금 우리 현실을 돌아보자면, 이들보다 더 멍청한 이들이 권력을 잡고 사람을 잔혹하게 다루는 경우가 다수이기 때문이다. 공산주의는 화폐를 없애는 것과 같은 결과를 만들었고, 폭군이 반란군의 우두머리에 올라 왕이 되어 사람을 그 전보다 더 괴롭게 만드는 재주들이 있다.
하지만 오히려 바보같은 사람들이 더 삶이 편리하지 않을까? 그들은 단순히 일만 해서 먹고 살면 되기 때문이다. 머리 좋은 사람들은 자기가 더 머리가 좋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은 편히 쉬고, 다른 사람을 부려먹으려고만 한다. 사실 공산주의도 꽤 괜찮은 제도지만, 사람들 모두가 바보가 되지 않고서는 전혀 세워지지 않는 체제이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 모두가 바보일 때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게 바로 이 공산주의다.
하지만 과거엔 깨닫지 못했던 사실이 있는데, 토마스 모어가 말한 유토피아가 바로 공산주의를 만한 것이다. 유토피아의 한 대목을 살펴보면, 나라에서는 풍년이 든 지방에서 흉년이 든 지방에 생산된 양을 나누어주어 다음 농사가 잘 되도록 격려한다. 만약 내가 힘들여 생산한 곡식을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넘긴다는게 이해가 되지 않지만, 그렇게 하는 게 인간이 가장 편하게 사는 길이라고 하니 결국 유토피아는 모두가 열심히 일할 때만 모두에게 권리가 주어지고, 그렇게 모두가 잘 사는 사회가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사회의 모습을 보자면 유토피아는 무슨... 이라는 말이 쉽게 꺼내진다. 공산주의를 위해 지도자가 된 사람들은 모두 잘 사는 국가는 커녕 모두 밥조차 챙겨 먹기 하는 국가로 전락시켰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겠는가? 모두 열심히 일하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결국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자본주의 제도의 일부 제도를 도입해야만 비로소 사람들은 열심히 일한다. 예를 들어 북한은 초과 생산량은 그 생산량을 생산자에게 나누어주는 제도를 통해서 사유 재산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켈름의 사람들은 결국 열심히 일해서 물자를 만드는 일만이 살길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쓸데없이 머리를 굴린 무능한 지도자들, 그로남과 부넴 포크라카, 파이텔은 없는게 더 나았다. 정치라는 것은 권력의 꼭대기를 차지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말을 되새겨 볼때, 이 세상엔 바보 이반의 나라는 없다는 것을 깨달을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