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감사했을 뿐인데 - 관계, 사랑, 운명을 바꾸는 감사의 힘
김경미 지음 / 메이트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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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심리학을 오랫동안 연구해 온 상담심리전문가 김경미의 책. 감사하는 습관이 하루를 바꾸고 인생을 변화시키는 원리와 사례를 담고 있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 '왜 우리는 늘 행복해야 하는가?'에서는 행복에 이르는 여러 훈련 중에서 가장 강력한 도구로 손꼽히는 감사에 대해 설명한다. 감사는 과거에 겪었던 고난과 역경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구성하고,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삶을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삶으로 새롭게 인식하게 도와준다. 삶의 의미를 발견한 사람은 전보다 훨씬 행복해질 수 있다. ​


제2장 '감사함, 행복에 이르는 강력한 도구다'에서는 감사함이 바꿔놓은 삶의 작은 기적들을 소개한다. 저자는 헬렌 켈러의 책 <3일만 볼 수 있다면>의 일부를 인용한다. "만약에 내가 3일 동안만 볼 수 있다면 꼭 보고 싶은 것들이 있습니다. 첫날에는 친절과 우정으로 나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들어준 사람들의 얼굴을 볼 것입니다. ... 둘째 날은 인간 발전의 발자취를 보려고 박물관으로 갈 것입니다. ... 3일이 되는 마지막 날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평범한 길거리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이 글을 읽으면 우리가 누리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 어떤 사람에게는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는 걸 알 수 있다. ​ 


제3장 '감사함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들'에서는 감사함이 우리 삶에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영향을 소개한다. 감사하는 습관을 들이면 자존감이 향상되고, 대인관계에 힘이 생기며,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심지어 잠도 잘 잔다. 나 하나만 잘 살면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공동체의 선(善)을 생각하게 되며, 학교와 직장에서 활력을 경험할 수 있다. 제4장 '감사함을 방해하는 것들'에서는 삐딱한 마음, 물질주의, 사회비교, 높은 자기애 등 감사함을 방해하는 구체적인 요인들을 설명한다. '어차피 난 혼자야', '다 의미 없어' 같은 말들은 상대방의 선의와 친절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걸 방해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로막는다. 부정적인 마음으로 부정적인 말과 행동을 반복하다 보면 인생 또한 부정적으로 흐르기 마련이다. ​


제5장 '감사도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와 제6장 '감사함도 훈련이 필요하다'에서는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감사 습관이 정리되어 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감사함 수업, 부부나 연인이 함께하는 감사함 수업, 일터에서 하는 감사함 수업, 자기 자신의 변화를 위한 감사함 수업 등이 일목요연하게 제시되어 있어 독자의 실천을 돕는다. 책 중간중간에 감사 일기를 쓰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는 점도 인상적이다. 이 책을 읽고 감사의 힘을 느꼈다면, 직접 감사 일기를 작성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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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츠드렁크 - 행복 지수 1위 핀란드 사람들이 행복한 진짜 이유
미스카 란타넨 지음, 김경영 옮김 / 다산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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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휘게', 스웨덴의 '라곰'에 필적하는 핀란드의 라이프 스타일 트렌드 '칼사리캔니(kalsarikanni)'를 소개하는 책이다. 칼사리캔니는 속옷을 뜻하는 핀란드어 '칼사리(kalsari)'와 취한 상태를 뜻하는 '캔니(kanni)'의 합성어이다. 이를 영어로 번역한 것이 이 책의 제목인 '팬츠드렁크'이다. ​ 


팬츠드렁크는 말 그대로 어디도 나가지 않고 오직 집에서 속옷 차림으로 술을 마시는 행위를 의미한다. 팬츠드렁크가 독창적인 이유는 이러한 행위 자체라기보다는 이 행위가 주는 효과다. 팬츠드렁크의 핵심은 '의미 있는 무의미함'이다. 인위적인 행동이나 실천을 강조하는 휘게, 라곰과 달리, 팬츠드렁크는 사람을 혹사시키거나 소진시키지 않는다. 집 밖으로 나갈 필요도 없고, 누구를 만나기 위해 자신을 꾸밀 필요도 없다. 그저 자신이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로, 자신의 집 안에서 마음껏 술을 마시며 하고 싶은 행위를 하면 그만이다. ​ 


이 책에는 핀란드 사람들이 팬츠드렁크를 즐기게 된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환경적 요인을 비롯해 팬츠드렁크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과 구체적인 기술이 나온다. 핀란드 사람들이 팬츠드렁크를 즐기게 된 것은 핀란드의 기후와 무관하지 않다. 핀란드는 1년 중 9개월 보름 정도가 우울하고 어두침침한 눈비 날리는 날씨다. 이런 날씨에는 어디에도 가지 않고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제일이다. 최근에는 소셜 미디어와 유튜브, 넷플릭스 등 동영상 서비스가 크게 발전해 팬츠드렁크를 즐기는 시간이 훨씬 다채롭고 편리해졌다. ​ 


집 밖에서 사람들과 어울리기보다 집 안에서 푹 쉬는 걸 선호하는 집순이로서, 이 책이 강조하는 팬츠드렁크의 효과에 대해서는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 다만 핀란드가 전 세계적으로 행복 지수 1위인 이유 중 하나가 팬츠드렁크라면, 핀란드 사람들만큼이나 집에서 혼자 뒹굴며 술 마시기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은 왜 핀란드 사람들만큼 행복하지 않은지 의문이다. 지금보다 더 많이, 자주 팬츠드렁크를 해야 한다면 환영이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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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키
D. M. 풀리 지음, 하현길 옮김 / 노블마인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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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망하면 은행 금고 안에 보관되어 있던 돈이나 귀중품은 어떻게 될까? 2014년 아마존 브레이크스루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 부문 1위를 차지한 D. M. 풀리의 소설 <데드키>는 지금처럼 예금자보호법이나 은행 시스템이 완비되어 있지 않았던 시절에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한 은행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갑작스럽게 도산하고,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혔던 은행의 '대여금고'가 우연히 발견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 


이야기는 1978년 클리블랜드 퍼스트뱅크에 비서로 고용된 십 대 소녀 베아트리스와 1998년 클리블랜드 퍼스트뱅크의 설계도를 작성하기 위해 파견된 건축공학 기술자 아이리스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학을 갓 졸업하고 건축사무소에 취업한 아이리스는 20년 전 파산한 후 폐쇄된 상태로 방치되어 있는 클리블랜드 퍼스트뱅크의 설계도를 작성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귀신의 집처럼 으스스한 분위기의 건물 내부를 이리저리 둘러보던 아이리스는 20년간 한 번도 열리지 않은 대여금고의 존재를 알게 된다. 아이리스는 우연히 '수전'이라는 여인의 책상에서 547번 대여금고의 열쇠를 찾고, 금고를 열어 과거의 진실을 파헤치고 싶은 욕망과 싸운다. ​ 


가까스로 수전의 연락처를 알아낸 아이리스는 수전으로부터 그 금고는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말과 함께 베아트리스라는 이름을 듣는다. 베아트리스는 1978년 이모의 소개로 클리블랜드 퍼스트뱅크에 취업한 소녀로, 고아에 미성년자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은행에서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일했다. 이후 여러 서류와 물건에서 베아트리스의 흔적을 발견한 아이리스는 베아트리스가 547번 대여금고는 물론 은행의 파산과도 무관하지 않은 인물임을 직감하고 관련된 정보를 찾아 나선다. 아이리스가 과거의 사건에 호기심을 느끼며 파고들수록 주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며 말린다. "묘지에서 절대로 훔치지 마라. 귀신들의 잠을 깨울 수도 있으니까." 급기야 회사에서도 아이리스에게 과거를 들쑤시고 다니지 말고 설계도 작성에만 집중하라는 지시가 내려오는데, 그럴수록 아이리스는 이 일의 심각성을 깨닫고 547번 대여금고 열쇠가 숨기고 있는 진실 찾기에 골몰한다. ​ 


시대는 다르지만 사회 초년생인 두 젊은 여성이 직업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이나 인간관계로 인한 갈등, 재정적 어려움 등을 미스터리의 한 요소로 활용한 점이 신선했다. 가까운 가족에게조차 의지할 수 없는 두 여성의 상황이 아무도 믿지 못하고 믿어서도 안 되는 미스터리 소설의 속성과 연결되며 자연스럽게 긴장과 흥분을 야기한다. 내로라하는 유명인들과 부유층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대여금고라는 설정과 파산 후 20년간 폐쇄된 상태로 방치되어 있던 은행이라는 공간적 배경 또한 매력적이다. 파산 직전의 은행에서 고군분투하는 베아트리스의 모습과, 파산한 지 20년이 된 은행에서 홀로 과거의 진실을 파헤치는 아이리스의 모습은 반드시 영화로 보고 싶을 정도다. 영화화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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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듦의 기술 - 단단하지만 홀가분하게 중년 이후를 준비한다
호사카 다카시 지음, 황혜숙 옮김 / 상상출판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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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정신과 의사 호사카 다카시가 인생 후반을 활력 있고 즐겁게 보내기 위해 발상을 전환하는 방식이나 생활 습관을 들이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정신과 진료실에서 살아갈 목적을 잃고 우울증에 걸린 사람, 도박 혹은 알코올 중독자, 노후의 외로움으로 정신 질환을 앓는 환자 또는 그 예비군을 적지 않게 봤다. 이들을 가만히 살펴보니 재정적 조건이나 사회적 지위, 생활 환경보다도 삶을 받아들이는 태도나 노후에 대한 사고방식에 따라 노후의 삶의 질이 크게 달라지는 듯 보였다. 이 책은 총 6장에 걸쳐 나이 듦을 즐겁고 여유롭게 받아들이는 구체적인 기술을 소개한다. ​ 


제1장 '매일이 즐거워지는 마음가짐'에서는 지금까지의 삶의 방식을 돌아보라, 구체적으로 원하는 모습을 그려라, 별것 아닌 일도 재미있어하는 습관을 들이자 등의 조언을 제시한다. 저자는 스스로 '내가 점점 좋아지는 간단한 비결'을 깨닫고 실천하는 중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외모도 능력도 별로고, 어디 하나 크게 잘난 곳이 없어도 그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내가 봐도 이런 점은 썩 괜찮은 것 같아'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크게 칭찬하는 것이다. 빼어난 미인은 아니지만 뽀얀 피부에 자신이 있다면 "피부가 참 희고 곱네. 화장품 매장 직원도 인정하는걸."이라고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면서 스스로에게 말하는 식이다. ​ 


제2장 '인생의 버팀목이 되는 취미와 공부'에서는 젊은 시절 좋아했던 취미를 떠올려보라, 노후에도 계속할 수 있는 취미를 시작하라, 퇴직 후에 활동할 모임을 만들라 등의 조언을 제시한다. 학위나 자격증 취득 같은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놓고 공부를 시작해도 좋고, 결과보다 과정을 즐기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가볍게 공부나 취미에 임해도 좋다. 정년퇴직 후에도 일을 계속할 거라면 퇴직과 함께 자신의 경력 인생을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현역 시절과 달리 퇴직 후에는 업무의 양과 질도 줄고 수입도 줄어든다. 현역 시절의 연봉이나 사회적 지위와 퇴직 이후의 처지를 비교할수록 힘든 것은 자기 자신이다. ​ 


이어지는 제3장 '부담 없이 산뜻한 인간관계'에서는 노후의 인간관계에 대해, 제4장 '마음을 흩뜨리지 않는 삶의 방식'에서는 노후의 재테크와 소비 방식에 대해, 제5장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건강 관리'에서는 노후에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제6장 '바로 지금부터 행복해지는 방법'에서는 삶을 정리하고 죽음에 대비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조언이나 충고가 추상적이지 않고 구체적이며, 당장이라도 실천할 수 있는 실용적인 것이 대부분이다. 인생 전환기를 맞은 중장년층은 물론, 인생 전환기를 아직 먼 일처럼 여기는 청년들도 미리 한 번쯤 읽어두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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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스피드
김봉곤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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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남자의 사랑. 철모르던 시절부터 팬픽이니 BL이니 하는 것들을 적잖이 섭렵하고, 커서는 본격적인 퀴어 소설, 퀴어 만화, 퀴어 영화, 퀴어 드라마 등을 꾸준히 봐왔던 나로서는 전혀 새로운 소재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읽은 두 권의 퀴어 소설집, 김봉곤의 <여름, 스피드>와 박상영의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는 깊은 인상을 남겼는데, 그것은 이 두 권의 소설집이 한국 문학계에서는 보기 힘든 퀴어 소설인 데다가, 두 작품 모두 퀴어 소설로는 드물게 많은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나는 이게 한남 문학과 결별하고 싶고 이성애 서사에 따분함을 느끼는 독자들의 취향이 반영되어 생긴 경향이라고 보는데 어떨까. 경향이라는 단어로 함축하기에는 두 작품이 그 자체로 좋기도 하지만. ​ 


<여름, 스피드>는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보다 세 달 먼저 퀴어 문학임을 표방하고 나온, 김봉곤의 첫 소설집이다. 이 책에는 '컬리지 포크', '여름, 스피드', '디스코 멜랑콜리아', '라스트 러브 송', '밝은 방', 'Auto' 등 여섯 편의 소설이 실려 있고, 여섯 편 모두 성소수자 남성의 사랑과 이별을 절절하게 그린다. 여섯 편 중에 나는 '컬리지 포크'가 압도적으로 좋았다. 전 남자친구와 헤어지고도 이 년 넘게 같이 살다가 그에게 새 애인이 생기자 쫓겨나듯 교환학생으로 일본에 온 '나'는 일본 생활에 잘 적응하는 듯 보이지만 실은 하루하루가 외롭고 지겹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소설 창작 수업을 맡고 있는 '에하라 교수'의 성적 취향을 알게 되고, '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적극적으로 에하라 교수에게 다가간다. 두 사람은 그동안 입에 올렸던 작가들과 작품들이 서로를 향한 구애의 메시지였음을 인정하는 듯이 급속히 가까워진다. 


'컬리지 포크' 다음으로는 '여름, 스피드'와 'Auto'가 비슷하게 좋았다. '여름, 스피드'는 '나'가 오래전 대시했던 후배 '영우'로부터 페이스북 친구 신청 메시지를 받으면서 시작된다. '나'는 당황한 마음을 숨기고 짐짓 괜찮은 체하며 만나자는 요청을 받아들이는데, 이런 '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영우'는 친구로 남자고 했다가, 조금만 더 같이 있자고 했다가 하면서 '나'의 마음을 더 복잡하게 만든다. 'Auto'는 강렬했던 사랑이 일방적으로 끝난 후 남겨진 사람의 심정을 일종의 오토 픽션의 형식으로 쓴 소설이다. 단번에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작품이지만, 앞의 다섯 작품을 다 읽고 나서 읽으니 다섯 작품의 화자가 한 사람으로 수렴되고, 소설집 전체가 한 사람의 이야기로 다시 읽히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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