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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쟁이페달 54
와타나베 와타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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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제39회 코단샤 만화상 소년 부문 수상에 빛나는 인기 만화 <겁쟁이 페달> 제54권이 출간되었다. 스포츠 만화 중에는 흔하지 않은 소재인 자전거(로드바이크) 로드 레이스를 다룬 전형적인 소년 만화다. 


주인공은 애니메이션 오타쿠인 고등학생 오노다 사카미치. 돈을 아끼기 위해 집에서 오타쿠들의 성지인 아키하바라까지 왕복 4시간 거리를, 그것도 소위 '아줌마 자전거(마마 챠리)'를 타고 오가는, 평범한 건지 비범한 건지 알 수 없는 녀석이다. 그런 그가 이마이즈미라는 로드레이서와 엮이게 되고 고등학교 자전거부에 들어가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로드 레이스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다. 


제54권에서는 고교 3학년이 되어 새로 들어온 부원들과 신체제를 결성하고 전국 대회에 임하는 오노다와 소호쿠 고등학교 자전거부 부원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대회 3일째 레이스가 시작되고, 소호쿠 고등학교 자전거부 부원들은 쿠사츠 온천을 통과해 하쿠네산 정상까지 가는 코스를 열심히 달린다. 골인 지점은 군마현과 나가노현의 경계이자 일본 국도 최고점이기도 한 산 정상. 가파른 오르막길이 계속되는데도 부원들의 얼굴은 지친 기색 하나 없이 밝기만 하다. 


만화를 보는 내내 나 자신이 자전거 페달을 밟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긴장되고 박진감이 넘쳤다. 1권부터 전부 챙겨 본 만화가 아니라서 어떤 전개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림체로 보나 이야기로 보나 스포츠 만화 특유의 열정과 투지가 넘치는 신나는 내용인 건 알겠다. 뭐니 뭐니 해도 험하기로 소문난 로드 레이스 선수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순수하고 심지어는 연약해 보이기까지 하는 오노다 군이 너무 귀엽다. 어쩌면 조만간 1권부터 챙겨볼지도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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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씨와 그녀? 7 - 안 보여도 괜찮아
모리코 로스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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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노보와 유령인 '그녀'의 알콩달콩한 동거 생활을 그린 만화 <노보 씨와 그녀?> 제7권이 출간되었다. 월세 8천 엔(한국 돈으로 약 8만 원)이라는 터무니없이 저렴한 가격에 혹해 덜컥 자취를 시작한 노보는 얼마 후 자신의 자취방에 유령이 출몰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런데 뜻밖에도 유령은 우렁각시 못지않게 살림 솜씨가 좋고 노보에게 친절했다. 유령이 만들어주는 음식을 먹고, 유령과 대화를 나누며 외지살이로 인한 외로움을 잊은 노보는 급기야 유령에게 자신의 여자 친구가 되어달라고 부탁하기에 이른다. 우여곡절 끝에 연애를 시작한 노보와 유령(그녀). 그런데 그 무렵부터 어떤 남자가 노보의 집 앞에 나타나 노보의 집 안을 들여다보는 등 수상한 행동을 한다. 대체 이 남자는 누구이며, 무슨 사연으로 노보의 집 앞을 서성이는 걸까. 


이 남자가 유령의 친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게 된 노보는 수소문 끝에 남자가 일하는 직장을 찾아내 남자를 만나러 간다. 마침내 유령의 친아버지(장인어른?)와 만난 노보는 유령의 과거 이야기를 듣게 된다. 유령의 부모가 이혼을 했고, 유령은 어머니를 따라갔으며, 어머니가 재혼한 남자가 유령을 신체적, 정신적으로 학대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노보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 유령이 완전히 죽은 게 아니라는 말을 듣고 노보는 깜짝 놀라는데...! 


몇 년 전에 본 카토리 싱고 주연의 일본 드라마 <희미한 그녀>와 설정도 비슷하고 전개도 비슷해서 결말도 비슷할 줄 알았는데 전혀 다를 것 같다. 어쩌면 이제까지 유령이었지만 더는 유령이 아닌, 멀쩡한 육신을 지닌 그녀와 노보의 행복한 결말을 보게 될 수 있을지도? 아마도 완결권이 될 다음 8권이 몹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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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비 사중주 4
히무카 토오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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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찬 성격의 여고생 마나카 쵸코와 쵸코를 수호하는 시노비(닌자)들의 일상을 코믹하게 그린 히무카 토오루의 만화 <시노비 사중주> 제4권이 출간되었다. 


대기업의 후계자이기도 한 쵸코는 조만간 열리게 될 생일 파티에 측근 후보인 시노비들과 친구들을 초대한다. 유력한 측근 후보인 우죠 역시 쵸코에게 생일 초대장을 받고 들뜬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우죠가 받은 쵸코의 생일 초대장이 감쪽같이 사라진다. 범인은 다름 아닌 우죠의 아버지. 우죠의 아버지는 우죠가 자신의 영역에 타인의 침입을 허락한 것으로 모자라 천하태평하게 잠만 자고 있었다며, 그런 정신머리로 어떻게 쵸코의 측근이 되어 쵸코를 지킬 수 있겠느냐고 야단친다. 우죠의 아버지는 저택의 뒷산 정상에 있는 사당에 초대장을 두었으니 그걸 가져오면 쵸코의 생일 파티에 가도 된다고 말한다. 과연 우죠는 쵸코의 생일 파티에 참석할 수 있을까? 


뒷산 정상에 있는 사당까지 가는 길이 험할 줄은 알았는데, 어려서부터 우죠를 미워하고 괴롭힌 우죠의 형제들까지 나타나 훼방을 놓을 줄은 몰랐다(불쌍한 우죠...). 쵸코는 쵸코대로 자신의 생일 파티에 우죠가 오지 않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과연 이 둘은 행복해질 수 있을까. 그림체가 예쁘고 여주인공 성격이 당차서 귀엽다. (연재 속도가 느린지) 국내 정식 발행 속도가 느린 게 아쉽다(1년에 1권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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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수집 생활 - 밑줄 긋는 카피라이터의 일상적 글쓰기
이유미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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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수집 생활>의 저자 이유미의 직업은 카피라이터이다. 카피라이터가 되려면 으레 대학에서 국문학이나 광고학을 전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저자의 전공은 가구디자인이고 졸업 후 오랫동안 미술학원 강사, 편집 디자이너 등 카피와는 전혀 상관없는 직업을 전전했다. 그런 저자가 온라인 쇼핑몰 '29CM'의 카피라이터로 전격 발탁된 비결은 무엇일까. 


저자에 따르면, 그 비결은 단연 소설 읽기와 필사다. 저자는 하루 동안 여러 권의 책을 돌려 읽는다. 잠들기 전에는 주로 긴 호흡의 장편소설을 읽고, 출퇴근길 지하철에서는 짧은 호흡의 에세이나 자기계발서를 읽는다. 회사 사무실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루틴처럼 필사를 한다. 책을 읽으며 수시로 밑줄을 긋거나 모서리를 접어놓은 문장들을 출근 후 워드파일에 타이핑한 다음 파일로 정리해 놓는다. 보통 3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린다. 


이렇게 '수집'한 문장들은 저자가 카피를 쓸 때 귀하고 요긴한 재료가 된다. 이를테면 서유미의 소설 <당분간 인간>을 읽고 "자판기 커피의 양은 초면인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면서 마시기에 적당했다."라는 문장을 필사해 두었다면, 나중에 커피잔 광고 카피를 쓸 때 문장을 살짝 변형해 "처음 만난 사람과 어색한 대화를 나누며 마시기에 적당히 작은 커피잔" 이라고 쓰는 식이다. 


엄연히 저작권이 있는 작가의 문장을 저자가 상업적 용도로 가공해 사용하는 것이 과연 적법한지 의문이 남기는 하지만(인터넷 서점 리뷰를 쭉 보니 나와 같은 의문을 품은 분들이 많은 듯하다), 매일 책을 읽고 마음에 와닿는 문장을 수집해 필사하는 습관만큼은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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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남긴 증오
앤지 토머스 지음, 공민희 옮김 / 걷는나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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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9월. 미국의 힙합 뮤지션 투팍(2PAC)이 총에 맞아 사망했다. 흑인의 삶을 솔직하게 담아낸 음악으로 인권 운동을 하기도 했던 투팍은 '당신이 아이들에게 심어준 분노가 모두를 망가뜨린다(The Hate U Give Little Infants Fucks Everybody, THUG LIFE)'라는 유명한 랩을 남겼고, 이는 그가 세상을 떠난 지금까지도 수많은 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1위를 동시에 석권하고, 2017년에 이어 2018년에도 아마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소설로 선정된 앤지 토머스의 소설 <당신이 남긴 증오>는 바로 이 투팍의 가사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제목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평범한 16세 흑인 소녀 스타다. 스타는 흑인 거주 지역에서 태어나 지금도 흑인 거주 지역에서 살고 있지만, 교육열 높은 부모님의 뜻에 따라 백인 거주 지역에 있는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이로 인해 (흑인이 대부분인) 동네에선 백인들이 다니는 고등학교에 다닌다고 미운 오리 새끼 취급 당하고, (백인이 대부분인) 학교에선 흑인이라고 역시 미운 오리 새끼 취급 당하는, 이중의 시련을 겪고 있는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동네 파티에 참석한 스타는 어려서부터 친하게 지낸 친구 칼릴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귀가하다가 큰 사건을 겪는다. 칼릴이 백인 경찰이 쏜 총에 맞고 그 자리에서 사망한 것이다. 충격을 받은 스타는 유일한 목격자로서 사건의 진실을 밝혀야한다는 책임과 얼굴과 이름이 알려지면 위험해질 수도 있다는 부담 사이에서 고민한다. 그동안 경찰과 언론은 칼릴이 마약 거래상이었고 사건 당시 총으로 경찰을 위협했으며, 이 사건으로 인해 선량하고 성실한 경찰 한 사람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식으로 사건을 왜곡 수사, 보도한다. 사건의 여파는 점점 커져서 동네에선 집회와 시위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그 때마다 경찰이 출동해 최루탄을 던지고 탱크까지 투입한다. 스타는 사건의 진실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으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마침내 결단을 내린다. 


인종 차별, 혐오와 배제에 관한 소설이라고 하면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연상하기 쉽지만, 이 소설은 여느 하이틴 소설처럼 밝고 경쾌하다. 복잡한 가정사와 어려운 생계에도 불구하고 자식들을 헌신적으로 돌보는 부모님, 스타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오빠 세븐, 흑인인 스타를 차별하지 않고 이해하려 노력하는 백인 친구들과 남자 친구 크리스 등 스타의 주변 인물들도 매력적이다. 끔찍하고 절망적인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는 와중에도 서로의 기념일을 챙기고 파티를 열고 배려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 따스하고 정겹다. 


이 책은 나에게 두 가지 깨달음을 주었다. 첫째는 내가 흑인 인권운동의 역사와 현실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것이다. 마블 시리즈의 영화 제목으로만 알았던 '블랙 팬서(Black panthers)'는 1996년 흑인들의 힘을 보여주자는 골자로 휴이 뉴튼이 설립한 흑인 무장 조직 단체의 이름이기도 하다. 1995년 일리노이의 14세 흑인 소년 에밋 틸은 식료품점에서 계산대 일을 보던 점원에게 휘파람을 불었다는 이유로 심한 구타를 당했고 총상을 입은 채 사망했다. 당시 린치에 가담한 백인은 기소되지 않았고 전원 백인 배심원단에 의해 무죄로 풀려났다. 책에서 저자는 에밋 틸을 비롯해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로 경찰에 의해 억울한 죽음을 당하고도 마땅한 사죄나 보상을 받지 못한 자들의 이름을 호명한다. 이중에는 17세, 12세, 고작 7세에 불과한 어린 아이도 있다. 


둘째는 혐오와 차별의 대상은 달라도 그 양상은 비슷비슷하다는 것이다. 스타의 아버지는 말한다. "칼릴이 마약을 팔다 붙잡히면 평생을 감옥에서 썩거나 아니면 제대로 된 직업을 못 구해서 다시 마약을 팔아야 할 수도 있어. 그게 사회가 우리에게 주는 증오란다. 우리에게 맞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어둔 것. 그게 터그 라이프야." 흑인에게 맞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어놓고 평생 고통받게 하는 것이 터그 라이프라면, 여성에게 맞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어놓고 평생 고통받게 하는 것이 가부장제이고, 무산계급에게 맞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어놓고 평생 고통받게 하는 것이 자본주의다. 백인이 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흑인으로 살지도 못하는 스타를 보면서, 남성이 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관습적 의미의) 여성으로 살고 싶지도 않은 나를 본 것은 착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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