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츠드렁크 - 행복 지수 1위 핀란드 사람들이 행복한 진짜 이유
미스카 란타넨 지음, 김경영 옮김 / 다산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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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휘게', 스웨덴의 '라곰'에 필적하는 핀란드의 라이프 스타일 트렌드 '칼사리캔니(kalsarikanni)'를 소개하는 책이다. 칼사리캔니는 속옷을 뜻하는 핀란드어 '칼사리(kalsari)'와 취한 상태를 뜻하는 '캔니(kanni)'의 합성어이다. 이를 영어로 번역한 것이 이 책의 제목인 '팬츠드렁크'이다. ​ 


팬츠드렁크는 말 그대로 어디도 나가지 않고 오직 집에서 속옷 차림으로 술을 마시는 행위를 의미한다. 팬츠드렁크가 독창적인 이유는 이러한 행위 자체라기보다는 이 행위가 주는 효과다. 팬츠드렁크의 핵심은 '의미 있는 무의미함'이다. 인위적인 행동이나 실천을 강조하는 휘게, 라곰과 달리, 팬츠드렁크는 사람을 혹사시키거나 소진시키지 않는다. 집 밖으로 나갈 필요도 없고, 누구를 만나기 위해 자신을 꾸밀 필요도 없다. 그저 자신이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로, 자신의 집 안에서 마음껏 술을 마시며 하고 싶은 행위를 하면 그만이다. ​ 


이 책에는 핀란드 사람들이 팬츠드렁크를 즐기게 된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환경적 요인을 비롯해 팬츠드렁크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과 구체적인 기술이 나온다. 핀란드 사람들이 팬츠드렁크를 즐기게 된 것은 핀란드의 기후와 무관하지 않다. 핀란드는 1년 중 9개월 보름 정도가 우울하고 어두침침한 눈비 날리는 날씨다. 이런 날씨에는 어디에도 가지 않고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제일이다. 최근에는 소셜 미디어와 유튜브, 넷플릭스 등 동영상 서비스가 크게 발전해 팬츠드렁크를 즐기는 시간이 훨씬 다채롭고 편리해졌다. ​ 


집 밖에서 사람들과 어울리기보다 집 안에서 푹 쉬는 걸 선호하는 집순이로서, 이 책이 강조하는 팬츠드렁크의 효과에 대해서는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 다만 핀란드가 전 세계적으로 행복 지수 1위인 이유 중 하나가 팬츠드렁크라면, 핀란드 사람들만큼이나 집에서 혼자 뒹굴며 술 마시기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은 왜 핀란드 사람들만큼 행복하지 않은지 의문이다. 지금보다 더 많이, 자주 팬츠드렁크를 해야 한다면 환영이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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