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가 사육인가 문화의 바다로 2
김종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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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상은 교육에서 배움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아직도 교육에서도 벗어나지 못하고, 아니 교육도 되지 못하고 사육에 머물러 있는 우리나라 교육이라니... 

서로가 행복해지기 위해 교육을 하고 교육을 받고 하는데, 학교라는 제도는 이에서 거리가 많이 멀어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하지만 언제까지 한탄만 하고 있어서는 안되고, 이미 혁신학교를 비롯하여 교육에서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는데, 이를 더욱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이 책을 비롯한 교육에 관한 많은 책들은 옳은 소리만 하고 있다. 

오히려 옳은 소리만 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더 많지 않을까 싶다. 

읽으면서 느낀 점인데, 교육을 바라보는 관점이 숲의 차원에서 보는 관점과 나무의 차원에서 보는 관점이 있는데, 대부분의 책들은 숲의 관점에서 교육을 보고 있지 않나 하는 점이다. 

숲의 관점에서 보면 지당한 이야기, 당연한 문제들만 보인다. 이렇게 할 수 있고, 이렇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또 이 이야기들은 너무도 당연해서 틀릴 수가 없다. 그리고 많은 이들을 반성하게 한다. 

반성하게는 하되, 거기에서 끝이다. 너무도 당연하기에 그런가 보다하고 말지, 어떻게 해야 하지, 나는 무엇을 할까 하는 데까지 나아가지 못한다. 

숲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하되, 반드시 필요한 관점이 나무의 관점에서 교육을 이야기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야만 무언가 변화를 이끌 수 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역사를 보는 데서 이제는 미시적인, 사소한 것에서 역사를 보는 쪽으로 많이 나아가고 있지 않은가? 파시즘 역시 정치사적인 면에서 뿐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적인 면에서도 파악하고 있지 않은가. 그것을 한 때 우리 안의 파시즘이라고 했었는데... 

교육 문제는 더하지 않겠는가? 큰 관점에서 비판하기는 쉽다. 대안을 제시하기도 쉽다. 그러나 미시적인 관점에서 우리의 일상적인 관점에서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거시적인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만큼 미시적 관점에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 

이 책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우리의 교육을 이야기 하고 있다. 한국 교육의 현주소에서 시작하여, 역대 정권의 교육정책을 살펴보고, 핀란드, 미국, 프랑스, 독일, 영국, 일본의 교육을 둘러보고 장단점을 이야기 하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한 교육이라고 우리 교육이 이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다만, 글쓴이가 교육 분야에 종사하지 않고, 기자 생활을 오래 한 사람이라서, 교육 특히 학교의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단지 큰 틀에서 방향을 제시할 뿐이다.  

이런 방향제시가 바람직하기는 하다. 그러나 여기서 멈춰선 안된다. 방향이 제시되었다면 어떻게 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 하는 어떻게를 채울 준비를 해야 한다. 

자, 이 준비를 누가 할 것인가? 

바로 이 책을 읽은 사람,우리가 해야 한다.  

틀이 마련되었으면 내용을 채워야 한다. 그 내용을 누구와 어떻게 채울지 우린 고민해야 한다. 

이 책은 교육이 교육다워야 하는, 우리나라를 살리는, 아이들을, 청년들을, 더불어 우리 모두를 살리는 교육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큰 틀을 제시해 주고 있다. 그 틀에 맞는 내용은 우리 몫이다. 한 번 채워놓아보자. 지금까지 채워본 적이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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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학교는 불행한가 - 전 거창고 교장 전성은, 대한민국 교육을 말하다 전 거창고 교장 전성은 교육 3부작 시리즈 1
전성은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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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은 교장. 거창고등학교의 교장으로 이름이 있는 분이다. 우리나라에서 거창고등학교 하면 대학을 잘 보낸다는 의미보다는 소신있는 교육으로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을 양성하는 학교로 유명하다. 

특히 거창고등학교의 직업 10계명은 많이 알려져 있는데, 이 학교를 이 자리까지 올려놓은 전영창 선생의 공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전영창 선생은 전성은 선생의 부친이고, 실질적인 거창고등학교의 설립자라고 보면 된다. 이 분에 대한 이야기는 이 책의 뒷부분에서도 소개가 되어 있듯이 책으로도 나와 있는데, 나는 성산 장기려 선생의 평전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6.25전쟁 중에 위대한 바보 의사 장기려와 전영창의 만남. 이런 만남이 진정한 만남이리라.  

이 책은 한 때 교육개혁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전성은 선생이 자신의 교직생활과 그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니 전영창, 원경선, 그리고 홍종만 선생 등 자신이 만나왔던 분들의 이야기를 대신 정리해서 알려주는 책이라고 보면 된다. 

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이 이야기들은 교육의 목표는 평화이어야 한다는 말 하나로 귀결이 된다. 

이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 학교의 교육목표를 정해야 하며, 교사들은 어떻게 교육을 해야 하며, 교육청이나 교육부는 어떤 태도로 학교를 대해야 하는가를 이야기해 나가고 있다. 이런 이야기가 마치 사랑방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듯 나긋나긋하게, 차분하게 경험을 섞어 전개되고 있어서 읽기도 편하고, 마음에도 확 와닿는다. 

무엇보다도 법을 바꾸기보다는 제도를 바꾸어야 한다는 말, 법은 금방 되돌리기 쉽지만, 제도는 한 번 확립이 되면 되돌리기 어렵다는 사실, 그래서 우리나라 교육은 법을 바꾸기보다는 제도를 바꾸어야만 한다는 그의 주장은 교육개혁에 대한 여러 방안이 나오고 있는 지금 다시 한 번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이 책에 나와 있는 말 중에 경쟁은 불안->두려움->공격->불안이 악순환되는 사회를 만들고, 공존은 안정->협력->기쁨->안정이 선순환하는 사회를 낳는다(144쪽)는 말이다. 우리가 학생들을 교육하는 이유는 경쟁에서 이기려는 학생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부처나 예수처럼 세상에 평화를 가져오는 학생을 만들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처나 예수, 공자처럼 교육을 한다고 하여 이들의 사상을 주입하면 안된다고 한다. 이렇게 주입을 하면 그것은 바로 독이 되고 만다고 전성은 선생은 주장하고 있다. 교사는 정말로 자신의 생각을 학생에게 주입하지 말고, 자신의 행동으로 삶으로 보여주어야 한다는 말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데, 이러한 교사와 학생의 만남이 우연이 아니라 인연이라고 그가 주장하듯, 이런 만남에서 사랑이 싹틀 수 있고, 이 사랑은 바로 세상을 평화로 가득찬 곳으로 만들 수 있다. 

그래, 왜 제목이 학교는 불행한가였나 생각을 했는데, 그냥 역시 학교는 불행하구나 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학교의 탄생은 왕이나 권력기관을 위한 기관이었다는 시작점에서부터 불행이 내재되어 있었고, 이런 불행에서 벗어나려면 예수나 석가처럼 기존 제도와는 타협하지 않고, 무엇이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가를 고민하고, 우리가 함께 살 수 있는 길이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뜻으로 제목을 이리 붙였구나 하게 되었다. 

우리는 이제 바꾸어야 한다. 불행한 학교를 행복한 학교로,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제도를 바꿀 것인가 고민도 해야 한다. 

이 책에서 전성은 선생은 학교에 대한 간섭을 최소화하고, 학교의 자율성, 학생의 자율성, 교사의 자율성을 회복하고, 교육청은 행정적 지원을, 그리고 평기기관을 두어 평가를 하되, 질책이 아닌, 성적을 매기는 평가가 아닌 더 좋은 방법을 찾도록 지원을 하는 평가를 하는 세 기관이 평등한 그러한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이 상태에서 자율성을 가지고 교육을 한다면 학교는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고, 행복한 학교에서는 행복한 교사, 행복한 학생이 나올 수밖에 없으며, 결국 사회도 행복해지고, 이 행복은 세상에 대한 평화로 가게 될 것이다. 결국 우리 교육의 이념인 홍익인간은 이러한 생각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렵지도 않고 잘 읽히고 또 생각할 거리도 많은 이 책은, 우선 교육관료들부터 읽어야겠다. 이 사람들이 읽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 교과부 관료, 교육청 관료, 그리고 학교의 교장, 교감까지는 의무적으로 읽어야만 학교교육에 대해서 조금 더 발전적인 생각을 하지 않을까 한다.  

그 다음에 교사들이 읽으면 좋겠지... 교사들은 늘 교육에 대한 책은 읽어야 하니까. 그리고 학부모들, 우리나라에서 교육의 전문가라고 자처하는 부모들은 이런 책을 읽어야 한다. 좋은 책은 읽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사회의 발전에 조금씩 이바지할테니 말이다. 

덧말 

그런데 두 가지 의문점이 있다.  

11쪽에 북쪽은 조선인민민주공화국이라고 했다고 되어 있는데, 북한의 공식 명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아니던가. 

136쪽에 1990년 민주교사협의회가 교원노조를 결성했다고 되어 있는데, 교원노조는 1989년에 결성되었는데... 전성은 선생이 년도를 착각한 것인지, 아니면 거창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일만을 이야기하는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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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잡는 자가 대권을 잡는다 - 대한민국의 학교를 단번에 바꿀 교육 정책 제안
이기정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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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교육에 관한 책이다. 그러나 교육에 관한 책으로 분류하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사회-정치 분야의 책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교육은 그만큼 우리 사회의 화두이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제목이 교육을 잡는 자가 대권을 잡는다이겠는가. 

우리나라는 모두가 교육전문가라고 자처하고 있다. 이는 새삼스런 얘기도 아니다. 그리고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하여 백년을 내다보고 계획해야 하는 아주 중요한 분야라고 말하고도 있다. 모두들 이렇게 말하고는 있는데, 정말로 교육을 중요하게 여기는지는 생각해 보아야 한다. 왜 아직도 우리들은 모두 교육에 대해서 만족하고 있지 못하는지, 이는 교육 분야를 사회의 다른 분야, 특히 정치 분야와 연계하는 작업이 없었다는 데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이 책이 하게 했다.

대선에서 각 후보들이 교육공약을 내거는데, 그 교육공약이 경제, 정치 분야의 공약에 가려 전면에 나서지 못하고 있지 않았던가. 교육공약이라고 해야 다른 공약을 뒷받침하는 비중밖에는 차지하고 있지 않았던가. 그리고 또 교육공약들은 그 소리가 그 소리라고, 우리들은 이미 체념하고 있지 않았던가. 

그렇게 중요하다 중요하다 말은 하면서도 정작 대선 후보들에게, 또 총선 후보들에게 우리는 이에 합당한 공약을 제시하게 하고, 그 공약을 과연 실현하고 있는지를 감시하려고는 하지 않고 있지 않았던가.  

교육공약이 전면에 나섰다고 할 수 있는 선거가 바로 직전 선거였던 지방자치와 교육감 선거 때 무상급식 문제 아니었던가. 이 책의 저자에 의하면 다른 분야에 비해서는 교육적 의미가 적은 무상급식이 전면에 나섰던 지난 선거에서야 비로소 교육문제가 선거에서 가장 핵심으로 등장했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은 대학생들이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라고, 공약을 실현하라고 시위를 하고 있다. 반값 등록금, 이것이 과연 대학생들만이 나서야 할 문제일까. 오히려 우리 국민 모두가 나서야 할 문제 아니던가. 무상급식이 초중등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듯이, 반값 등록금도 대학생만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 모두의 문제이지 않은가. 그러나 반값 등록금 보다 더 중요한 문제도 있지 않은가.  

학생들의 자살이 늘어가고, 학업에 대한 흥미가 없으며, 온갖 스트레스를 받고,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이, 과연 미래에 어떤 부담으로 다가올까 생각하면, 지금 우리는 반값 등록금과 더불어 다른 교육 문제들에 대해서도 전면적인 검토를 하고, 필요하면 시위도 해야 한다. 

그런데 시위를 하기 전에 내년으로 다가온 총선, 대선을 생각하면 시위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의 저자가 말하듯이 이들이 교육 분야의 문제해결방법을 공약으로 내걸게 압박을 하는 방법이다. 

가장 바람직한 교육공약을 내건 후보에게 표를 주어 그가 당선되게 하고, 그가 공약을 실천하도록 지켜보는 태도, 민주주의 사회라는, 형식적 민주주의는 아직 지켜지고 있는 이 나라에서 선거를 통해 우리의 표를 죽은 표가 아닌 살아있는 표로 만드는 방법이 바로 이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공약이 바람직할까? 이 책의 저자는 우선 핵심 과제로 6가지를 들고 있다. 여섯 가지는 중,고등학교의 무학년 학점제-수준별 맞춤형 수업,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로의 감축-그것도 점진적이 아닌 즉각적인 감축, 이 감축과 더불어 현재의 교실을 두 개로 나눠 교실을 확보할 것, 교육과 사무행정의 분리-교육 중심의 학교제도(학교 사무행정 업무 직원 신규 채용과 교원 성과급의 빅딜 제안), 교장자격증제 폐지-교장 공모제를 통한 교장 선출, 특목고, 자사고 폐지와 고교 평준화 확대, 교과서 자유 발행제도 및 교과서 자유선택제도이다. 

이 항목 하나하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첫째와 둘째 제안인 무학년 학점제와 학급당 20명 이하로의 감축만 이루어져도 학교 수업은 상당한 내실을 기할 수 있고, 사무행정업무를 이관해도 역시 교육적 효과를 상당히 얻을 수 있으며, 교장 제도의 개선으로 학교 문화를 개선할 수 있다. 그리고 교과서 문제를 해결하면 교사의 자율성과 수업의 내실, 그리고 평가의 다양성, 학생들의 창의성 회복 등이 이루어질 수 있다. 

물론 이 제안들은 조금 더 구체적인 실천 정책들을 통해 공표되어야 하지만, 이들이 이루어지는 것이 허황된 일이 아닌, 현실 가능하다는 사실을 이 책의 저자는 조목조목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 핵심 여섯 가지 외에 다섯 가지를 첨부하고 있는데, 학교도서관 활성화, 수학능력시험 겉멋 제거-문제 유형의 단순화, 청소직원에 의해 유지되는 깨끗한 학교, 교대-사대와 학교의 연계성 강화, 교장의 수업 참여-교장이 수업을 하면 학교가 변한다가 그것이다. 

이들이 지니는 의미는 한 번 천천히 곱씹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2부에 있는 교육에 관한 논쟁거리들에 대한 저자의 생각과 자신의 생각을 비교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저마다 머리 속에 있는 교육에 관한 생각들을 이렇게 글이든, 말이든, 행동이든, 무엇으로든 드러내어, 정치권에서 이를 수합하여 공약으로 내걸게 하고, 표로 심판을 받게 하는 모습을 우리가 가지게 된다면 교육은 지금까지의 제 자리 걸음에서 나아가, 분명 좋은 쪽으로 진보하게 될 것이다. 

저자의 생각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이 책은 교육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또 교육 분야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그렇다. 찻잔 속의 태풍처럼 우리끼리 얘기하고, 우리끼리 울분을 토하지 말고, 형식적 민주주의든, 실질적 민주주의든 이용할 수 있는 제도를 이용하여 우리들의 바람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인식하게 해주는 장점이 있다. 

많이 읽고, 많이 이야기하면 교육은 그만큼 좋아지겠단 생각이 들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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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학교 : 한국교육의 희망과 미래
성열관.이순철 지음 / 살림터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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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너무 거창하다. 학교가 바뀌면 수업이 바뀐다는 말은 이 책의 본문에도 나오지만, 또한 관계가 바뀌어야 학교가 바뀐다는 말도 있지만, 학교가 바뀌어야 사회가 변한다니... 얼핏 당연한 말인데도 참 낯설게 다가온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학교는 사회의 변화를 선도한다기보다는 사회의 변화를 쫓아가기에 급급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미래의 인재를 키운다는 학교에서 오히려 과거의 것들에 매달려, 시대의 변화를 막는 걸림돌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 일례로 서양에서는 동양정신과 서양기술을 접목하려는 노력을 한 지가 꽤 오래되었음에도 우리는 동양정신에 대해서는 아무런 준비도 없이 오직 과학기술, 정보화 하면서 기계문명 쪽으로만 내달리고 있었고, 학교의 교육과정도 그런 쪽으로 짜여져 왔다. 

덕분에 신자유주의 교육의 최첨단 역할을 학교가 하게 되었고, 신자유주의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하는 교사들을 좌파니, 세상 물정 모르는 교사니 하면서 배척한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교육에서 미래의 가능성을 찾지 못하자, 사람들은 공교육을 포기하고 대안교육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대안교육에 관심을 두고 대안교육에 참여한 사람이 획기적으로 는 지가 벌써 10년이 넘었다. 

대안 교육 10년 동안 과연 공교육은 변했는가? 

자신들을 되돌아볼 거울인 대안교육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공교육은 끈질기게도 과거의 관습에 매달려 변화를 거부하고 있지 않았는가. 그 변화의 거부의 중심에는 교육부 관료들과 교육감, 그리고 학교를 책임지는 교장, 교감들이 있지 않았는가? 변화를 추구하는 교사들은 이단으로 몰려 학교 현장에서 점차 사라지거나 무기력증에 빠지지 않았는가?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우리 공교육이 침체기에 접어들기만 해서는 안 되니... 

이런 공교육의 부실에 한 줄기 빛이 보이기 시작했으니, 그것이 바로 혁신학교다. 

몇 년 전, 불과 2-3년 전 시작된 혁신학교는 공교육의 성공사례로 많은 사람들에게 모범이 되고 있으며, 이러한 혁신학교를 따라하려는 학교도 늘고 있다. 게다가 진보교육감들의 등장으로 공교육이 변할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을 마련하고 있으며, 혁신학교 성공 사례가 퍼지면서, 공교육에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 책은 이러한 혁신학교의 기본적인 틀을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들이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교육에 종사하고 있는 교사들이 읽으면 가장 좋을 책이다.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혁신학교의 틀이 교사들에게는 자신들이 근무하는 학교를 어떤 학교로 만들 것인가, 나는 어떤 교사가 될 것인가에 대한 토론, 토의거리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책을 교사들만 읽어야 하나.. 아니다. 우선은 학교의 교장, 교감부터 읽어야 한다. 

혁신학교의 성공 여부는 교장, 교감에게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이들의 비중은 매우 크다. 교사들이 아무리 열심히 하려고 해도 교장, 교감에게 제동이 걸린다면 더이상 혁신학교의 움직임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교사들을 민주적으로 잘 이끌고, 학부모를 비롯한 지역사회와의 교류를 이끌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교사가 교장이 된다면 학교는 이미 절반쯤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이 책을 읽어야 할 사람들은 당연히 교사들이다. 최근 무력감에 빠져 있는 교사들은 자신들의 돌파구를 이 책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꼭 읽어야 할 사람은 학부모들이다. 바로 우리들이다. 우리들은 자칭 교육전문가로 행세하고 있지만, 그것은 내 자식의 성공만을 위하는 마음에서 교육에 관심을 가진 경우가 많다. 도대체 내 자식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학교,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아이는 어떤 학교에 다니는 것이 좋을까를 고민하는 계기를 이 책이 제공해 줄 것이다. 

저자들은 말한다.  

혁신학교는 배움과 돌봄의 책임있는 공동체 교육을 지향한다고. 

그렇다. 학생들은 교육이 아닌 배움을 추구하고, 교사들은 한 명의 사람도 소외되지 않도록 책임있는 돌봄 교육을 하고, 우리 모두는 나만이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공동체를 지향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자연스레 사회도 변하지 않을까. 아니 자연스레 사회가 변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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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치료의 이론과 실제
권성훈 지음 / 시그마프레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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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암울한 생각에 빠진 적이 있었다. 절망에 빠졌다고 해야 하나.  

세상이 캄캄한 암흑이고 광명은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 

마치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에 들어와 있는데, 앞으로도 뒤로도 끝이 보이지 않아, 이대로 이 터널 안에 갇혀 벗어나지 못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이 절망에서 벗어나지 못 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으로 자신이 점점 더 움츠러들던 때. 

이 때 이육사의 '절정'이 마음 속에서부터 나왔다. '절정'을 그 때마다 머리 속으로, 입으로 흥얼거렸다. 

'매운 계절의 채찍에 갈겨' 

힘들고 힘든  상황을 이렇게 표현하다니, 지금 내 상황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마침내 북방으로 휩쓸려 오다' 

쫓겨나고 쫓견고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상태 

'한 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그러나 여기서 포기하지 않는다. 희망을 생각해야 한다.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이 말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정확히 해석이 되지는 않지만 마음에 굉장한 울림으로 남아있다. 

겨울은 나에게 무지개이긴 하지만, 강철로 된, 즉 나에게 부드럽게 다가오지 않고, 나를 단련시키는 존재로 다가온다고, 그냥 그렇게, 이 겨울은 지금 나를 힘들게 하지만, 결국은 내게 무지개가 될 거라고... 

터널 속에 들어와 있다는 생각을 한다는 자체가 이미 출구를 인식하고 있다는 생각. 

그렇다면 이 절망은 언젠가는 끝날 수밖에 없다는 생각.  

자, 결코 희망을 버리지 말자고... 더 앞으로 나가자고. 한 발 한 발 나가다 보면 빛이 보일 거라고. 

이렇게 시를 통해 힘을 얻었다. 이것이 바로 시치료다. 

뭐라고 제시하지 않아도 내 맘 속에 남아 필요한 순간 나에게 힘을 주는 존재, 바로 시. 

이 책은 이러한 시치료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이것을 문학이나, 철학으로 분류하지 않고 교육이야기에 넣은 이유는 바로 시의 교육적 효과에 있기 때문이다. 

시치료를 배우고 가르친다는 의미를 떠나서 시 자체에 이미 교육적 효과가 담겨 있고, 시를 읽게 하고 쓰게 하는 행위 자체가 교육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시읽기 보다는 시쓰기에서 치료 효과를 찾고 있고, 따라서 시읽기의 치료론이라기 보다는 시쓰기의 치료론이라고 할 수 있다. 시를 쓰는 과정에서 자신을 치료한다는 이야기. 

그래서 시쓰기 치료에서 작용하는 요소로 리듬, 비유와 상징, 이미지, 시적 형식을 들고, 이를 시대별 시인의 예를 통해서 내용을 이끌어가고 있다. 

일제시대에 한용운, 김소월, 이육사는 리듬을 통해서 일제라는 어둠을 어떻게 극복해나갔는가 살피고 있으며, 5-60년대 전쟁이후의 시대 어둡고 힘든 시대를 김수영, 김춘수, 서정주를 통해 비유와 상징의 시 쓰기로 어떻게 이 시대를 견뎌나갔는지 서술하고, 7-80년대는 김지하, 신경림, 신동엽을 통해 이미지를 통해 시대를 극복해나가는 모습을 전개하고, 8-90년대 민주화 시대에는 김남주, 박노해, 황지우를 통해 시적 형식의 변모를 통해 시대를 이겨나가는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다. 

시대 환경을 인간이 벗어날 수 없다면 자신의 시대를 인식하고 이 시대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는 시대를 나름대로 극복해나가는 자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자세를 글쓴이는 시쓰기의 다양한 방법에서 찾고 있다.  

결국 시쓰기란 사물이나 현상 속에 숨어 있는 본질을 꿰뚫어 그것을 언어로 표현해 냄으로써 자신의 마음을 치유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고, 이런 시쓰기에는 반드시 관조와 성찰이 따르게 된다. 

관조와 성찰이라면 일종의 거리두기, 다르게 바라보기 등이니, 자신의 모습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고, 자신의 삶을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반성하는 사람, 이 사람은 세상을 올바로 살 수밖에 없다. 

여기에 시치료의 의미와 효과가 있다고 본다. 

다만, 의문이 드는 점은, 일제시대에 김소월이 자신의 시쓰기로 그 암담한 현실을 나름대로 극복해냈다는 저자의 주장이 맞는다면, 그가 왜 자살을(?)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김소월은 시쓰기를 통해 자신을 완전히 치유하지 못하지 않았을까? 

또 김춘수는 무의미 시는 현실부정의식의 결과물이라고 했는데, 세상이 별로 좋아지지도 않은 80년대 초반에 그는 왜 정치권에 참여했을까 하는 의문도 들고... 

서정주를 비유와 상징으로 시 치료에서 다루고 있는데, 과연 서정주를 시치료에서 다룰 수 있을까? 시치료라면 삶이 바르게 된 사람을 다루어야 하지 않을까? 서정주는 아직도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지 않은가? 정몽주나 이황을 보라. 이들은 시와 삶이 일치하지 않는가? 시가 결국 자신의 삶을 정립하는 중요한 요소라면 서정주는 좀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몇 가지 의문점을 빼고는 개인의 차원에서가 아니라, 시대와의 연관성에서 시치료를 다룬 이 책은 여러가지를 생각할 수 있게 해줘서 좋았다. 

학교에서 시를 가르칠 때, 단지 개인에게 다가오는 의미만이 아니라, 김소월 같은 경우도, 김춘수 같은 경우도, 심지어 서정주 같은 경우도 사회, 시대와의 관련 속에서 자신에게 시가 어떻게 다가오는지, 시를 통해 자신을 어떻게 표현하고 고쳐가고 있는지를 이야기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는 책이다. 

시를 읽지 않는 시대, 불행한 시대다.  

시를 읽을 수 있게, 시에 대한 여러 책들도 필요하겠지만, 우선 시를 읽고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 이는 학생들에게 또는 어른들에게 시를 읽어라, 읽어라 하지 말고, 읽을 시간을, 읽을 여유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바쁘게만 사는 현대 삶의 방식. 다시 한 번 생각할 필요가 있다. 

어쩌면 여기서 짧은 시는 반성과 통찰, 관조와 성찰을 통해 이런 시대를 사는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에 시치료가 아니더라도, 시에 대한 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 시교육이 제대로 된다면 시치료는 무의식중에라도 자연스레 시교육에 따라오게 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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