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부터 가르쳐라 - 강하게 키워 행복하게 만드는 독일 학교의 행복수업
에언스트 프리츠-슈베어트 지음, 김태희 옮김 / 베가북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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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앞부분 추천하는 글에 이런 말이 나온다. 

"행복하기 위해 교육을 받지만, 교육 때문에 아이들은 오히려 불행하다." (18쪽) 

이 얼마나 역설적인 말인가. 교육의 목표가 행복인데, 오히려 그 목표를 없애는 방향으로 교육이 작동하고 있다니... 

학생들에게 학교가 좋냐고 물어보면 대다수의 학생들이 학교를 싫다고 한다. 다시 질문을 바꾸어 학교에 다니는 것이 행복하냐고 물어보면, 대다수의 학생들은 행복하지 않다고 대답하리라. 

행복한 학교라면 학생들의 표정이 살아 있어야 하고, 활기찬 생동감이 느껴져야 하는데, 우리나라 학교 같은 경우는 똑같은 옷에, 똑같은 머리에, 똑같은 모습의 교실에, 똑같은 모습의 책상과 의자에, 그리고 거의 같은 모습의 교사들에 둘러싸여 비슷한 생활을 하면서 지내기, 생동감은 커녕, 학생들 스스로 무엇인가를 하려는 능동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힘든 상황이다. 

여기에서 어떻게 행복을 찾을 수 있는가? 

그런데도 행복을 찾을 수 있고, 또 행복은 가르칠 수 있으며, 행복은 연습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얼마전에 읽은 행복교과서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독일에서 행복수업을 한 사람의 경험담이다. 그래서 현실성이 있다. 우리나라에도 충분히적용이 가능하단 생각이 든다. 

왜 우리는 수업 시간에 국영수과 중심의 교육을 해야만 하는가? 미래형 교육과정에서는 창의적체험활동이라는 과목이 있던데, 이 과목의 비중이 커지면 독일처럼 행복수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교과서가 없다고? 앞에 언급했던 행복교과서도 있고, 교과서의 문제라기보다는 행복을 위해 함께 무엇인가를 해나가야겠다는 의지의 부족 아니던가? 

대학에 진학하면 행복이 시작된다는 착각 속에 머물고 있지는 않은가? 

대학에 가면 대학생 나름대로 학비 문제부터 취업 문제로 온갖 고민에 빠져 있어, 행복을 추구할 여유가 없으며, 취업을 하면 또 실직되지 않기 위해 여유를 잃고 살아가지 않나? 

그런 삶을 평생 살아가게 해야 하나? 질문은 여기서 시작되어야 한다. 

정말로 우리의 후배들이, 후손들이 이런 삶을 살기를 바라나? 

학생때부터 4-50대, 아니 노년이 되어서는 삶의 질을 유지하는 문제로 평생 고민만 하게 해야 하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해줘야 하지 않나? 

행복은 저 멀리 있는 무엇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삶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야 하지 않나?  

이런 면에서 행복 수업은 정말로 시급한 문제이고, 이 책이 그러한 행복 수업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고 본다. 

앞부분 읽다보면 독일 청소년들도 우리나라 청소년들과 같은 고민, 같은 방황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이 청소년들의 문제가 단지 한 나라에 국한되지 않고, 전세계가 공유할 수 있는 문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 선진국이라는 독일도 이러한데, 그래서 이렇게 행복수업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행복을 찾아가게 해주고 있는데, 독일보다는 교육여건이 열악하고, 청소년들의 행복지수도 떨어지는 우리나라에서는 행복 수업은 뒤로 미룰 수 없는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행복을 추구한다고 해서, 그냥 오냐오냐 해주는 것은 아니고, 또 어려움을 피하게 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명확하게 나누되, 주로 해야 할 일을 중심으로 긍정적인 마인드를 중심으로 내세우면서 교육을 하고, 또 어려움을 이겨나갈 수 있는 강인함을 키워주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한다. 

행복은 회피에서 오지 않고, 어려움과 맞부닥쳐 그것을 넘어섰을 때 온다고 하니, 하나하나 마음에 새겨둘 내용들이다.   

정말, 이제는 행복을 가르치자. 

행복을 배우게 하자.  

그래서 행복한 사회를 만들자.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교육이 꼭 지식교과나 예체능 교과로만 이루어질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사람이 많아져야 하니... 

행복 수업도 하고, 그밖의 다른 여러 가지 수업도 하고 하면 학교는 학생들을 불행에 빠뜨리는 공간이 아니라, 행복하게 만드는 공간이 되지 않을까. 

 

덧글 

1. 이 책의 20쪽 칸트와 헤르만 헤세 같은 대문호라고 했는데... 아마도 칸트가 아니고, 괴테일 듯. 

2. 이 책은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와 같은 그의 책과 함께 읽으면 더 좋다. 행복은 삶의 의미를 깨달았을 때 비로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의미치료를 주장한 프랭클의 책들은 강인한 의지를 키우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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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교과서 - 청소년들의 행복 수업을 위한 첫걸음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 (문용린.최인철 외) 지음, 문다미 그림 / 월드김영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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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합니까라고 질문을 하는 개그 프로그램이 있었다. 여러분 행복합시다. 그러면 행복한 겁니다라고 말하는 어찌보면 불행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행복을 찾아내는 행복전도사를 자칭하는 개그맨이 진행하던 꼭지였다.  

요즘은 감사합니다란 꼭지가 있다. 우리가 흔히 불행하다고 생각해야 하는 부분에서도 감사할 거리를 찾아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하는 꼭지. 

물론 이들은 상황을 비틂으로써 웃음을 유발하지만, 이 때 우리는 웃음을 웃음으로써 행복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환하게 웃음으로써 주변 역시 밝아짐을, 행복은 전염됨을 느낄 수 있다. 

오죽하면 속담에 '웃는 낯에 침 뱉으랴'는 말이 있을까. 자신이 행복하면 자연스레 얼굴에 웃음기가 묻어나고, 그 얼굴을 보는 상대방도 웃음기를 머금게 되니 화를 낼 일도 많이 줄어든다는 행복에 관한 우리 선조들의 경험이 속담으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속담도 있는 나라에서 행복지수를 따져보면 우리나라는 아직도 행복지수가 낮은 쪽에 속한다고 한다.  

경제성장은 이루었을지 모르지만, 세계 최장의 노동시간을 유지하고 있고, 사회보장은 많이 부족하여 내가 내 노후를 걱정하며 살아야 하고, 또 교육에 관해서는 모두들 죄수의 딜레마에 빠져 있어 헤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학생들은 세계 최장의 학습시간을 유지하고 있으니... 

성공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과 행복하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 다르다고 했는데, 삶의 만족도나 건강은 소위 말하는 성공여부가 아니라 행복하다 아니다를 느끼는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을 명심한다면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은 바뀌어야 한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학생들에게 행복수업을 해야 하고, 행복수업을 할 때 기본적으로 사용할 교과서로 쓰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우리가 다 아는 내용이라고 생각하고 별거 아니네 할 수도 있지만, 사실 별거 아닌 것 속에 진리가 있는법 아니겠는가? 

국어, 영어, 수학으로 대변되는 주요과목의 학습보다는 오히려 이러한 수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주어진다면, 매년 학업스트레스로 시달리는 학생들의 수가 많이 줄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편제가 10장으로 되어 있는데, 2장부터 10장까지는 직접 수업 시간에 활용가능하게 짜여 있다. 이야기 둘을 읽고 생각해 보고, 함께 생각해보고, 내가 만들 수 있는 행복을 고민하고, 또 생각넓히기로 다시 한 번 행복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한다. 

2장부터 10장의 제목만 보아도 우리가 많이 듣던 내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많이 알되, 실천은 잘 하지 못했던 것들. 

관점 바꾸기 - 행복은 마음에 달려 있다

감사하기-감사는 인생의 시크릿이다 

비교하지 않기 - 행복의 최대 적은 남과 비교하기이다 

목표 세우기 - 목적이 이끄는 삶이 행복하다 

음미하기 - 현재를 충분히 만끽하고 음미하라 

몰입하기 - 집중할 수 있는 마음이 행복하다 

관계를 돈독하게 하기 - 행복은 '사이'에 있다 

나누고 베풀기 - 내가 행복해지는 가장 좋은 길은 남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용서하기 - 용서는 자신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다 

어떻게 보면 참 쉬운 실천방법이고, 어떻게 보면 참 어려운 실천방법이다. 이런 실천방법이 쉬워지려면 어려서부터 자꾸 연습하는 길밖에 없다. 

연습을 통해 삶의 습관처럼 만들면 자연스레 일상생활에서 이러한 방법들을 실천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어찌 이런 연습이 학생에게만 필요할까? 

물론 학생 때부터 수업시간을 통해 이러한 연습을 하면 아이들의 행복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고, 아이들이 행복하면 어른들도 행복해져서 더 좋겠지만, 행복은 아래에서 위로만 올라오는 것은 아니다.  

어른들부터 이러한 방법을 연습해서 자신이 삶에 체화한다면 이 행복은 다시 아이들에게로 내려가 아이들도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행복은 일방적이지 않으니, 함께 노력하는 교과서로 삼으면 어떨까? 

친절하게도 구체적인 방법까지도 알려주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 모두 행복한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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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 교육혁신을 말하다 전국교수공공부문연구회 공공부문총서 6
김상곤.김윤자.강남훈 외 지음 / 창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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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학교, 교육 혁신... 

이 말들이 우리 사회를 규정짓고 있는데... 

교육학자들이 쓴 교육 혁신이 아니라, 경제학자들이 쓴 교육 혁신에 관한 책이다. 

경제학적으로도 교육혁신이 이익이라는 사실을, 학자들이 논증해내고 있으니... 아무래도 교육혁신은 우리 시대의 화두이면서, 실행해야 할 다급한 실천과제라 할 수 있다.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교육에 관한 원론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자, 교육은 경제학적으로 말하면 지대에 해당된단다. 생산해낸 무엇이 아니라, 가만히 있음에도 가치가 상승하는 지대. 그래서 이 불로소득에 가까운 지대를 공평하게 나누는 방법이 필요하고, 이는 곧 교육혁신이 이루어져야 하는 필연성을 제기한다. 

2부에서는 대학개혁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교육학자의 교육 원론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경제학자의 손익을 계산한 논의가 이어진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사항은 바로 대학  시간강사를 국가연구교수로 고용하자는 제안과, 국립교양대학을 만들자는 제안이다. 

시간강사, 박사 학위를 받고도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사람들, 이들을 나라에서 고용해, 각 대학에 수업을 하도록 보내고, 이들 강사에게 지급하던 돈을 학생들 등록금을 인하하는데 쓰자는 제안은 경제적으로도, 교육적으로도, 그리고 윤리적으로도 타당성이 있는 제안이다. 이런 제안을 실효성있게 하려면 더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나오면 되겠다. 

국립교양대학은, 대학서열화, 학벌사회를 타파하기 위한 방편으로 제시되고 있는데, 이는 학제의 개편과 함께 가야 할 문제이기에 전국민적인 이슈로 만들어야 하고, 더 나아가서는 아예 국민투표로 나아가는 방법도 제시되어 있다.  

국민들이 모두 관심을 가지고, 정책에 참여하는 것이 그 다음에 일어날 사회적 갈등에 들어갈 비용을 절약하는 길이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3부는 초중고 개혁을 위한 제안이다. 여기서는 새로울 것이 없는 논의들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는 다른 분야에서도 많이 논의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경제학적인 면의 논의가 첨가되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그리고 4부와 3부는 굳이 따로 나누지 않아도 되겠단 생각을 하게 되는데... 4부가 재정이나 친환경, 또는 평화교육 등 좀 다양한 문제들을 다뤄서 따로 분리를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마지막 5부에서는 논자들의 좌담이 이어지는데... 앞의 논의들을 총정리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교육혁신, 늦출 수 없는 과제다. 반드시 해야할 일이기도 하고. 

모든 문제의 근원이 교육이라면, 우리는 교육을 혁신하는 문제를 다른 문제들보다 우선시해야 한다. 즉 4대강이나 한미 FTA 등 다른 문제들보다 교육의 문제를 더 먼저 이야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전국민적인 대토론을 거치고, 이를 정책으로 반영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강제해야 한다.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이렇게 하도록 압력을 넣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교육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이라고 한다. 교육 문제는. 그렇다고 우리가 마냥 알렉산더를 기다릴 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는 이 매듭을, 하나씩 하나씩 풀어가야 한다. 단 칼에 끊을 수 없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근차근 풀어가야 한다. 결국 풀릴 때까지. 

그렇다. 교육은 교육학자들만 이야기해서는 안된다. 이 책처럼 경제학자도 말해야 하고, 정치학자도, 사회학자도, 과학자도, 철학자도, 그리고 우리들도 이야기해야 한다. 백가쟁명이 되어야 한다. 백가쟁명을 통해 교육 혁신을 이끌어가야 한다. 

그래야 한다고 이 책은 말한다. 이 책에 제시된 좋은 방법들을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을 입안하게 해야 한다. 또 더 나은 방법이 있으면 이야기하고 공유해야 한다.  

교육문제는 진보와 보수가 따로 없다. 각자 자신들이 제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하고, 이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통합하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  

그러면 교육은 혁신이 이루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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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넘어 교육으로 - 누스바움 교수가 전하는 교육의 미래
마사 누스바움 지음, 우석영 옮김 / 궁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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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위기 

지금 교육은 위기에 처해 있다. 비단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세계의 교육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물론 몇몇 나라에서는 그런 소리가 들리지 않지만. 

그 중에서 교육이 경제 성장에 이바지하지 못한다고, 이게 문제라고 하는 말들이 심심찮게 들린다. 우리나라도 어떻게 하면 경제성장에 이바지하는 교육을 할까 하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고, 대학에서도 사회에서(사실 말은 사회라고 하지만, 이 사회는 바로 회사를 의미하고, 이는 경제성장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관점이 깔려 있다) 필요한 교육을 해야 한다고, 학부를 개편해야 한다고 한다.  

이런 말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학생들이 진학하는 모습을 보면 최상위권의 학생들은 의대로, 법대(이제는 로스쿨이라고 해야 하나?)로 빠져나가고 순수과학을 하는 학생들이나 인문학을 하는 학생들은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그럼에도 아직도 교육은 사회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교육을 관장하는 기관의 이름을 보라. 교육과학기술부이다. 이 말에는 과학과 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미가 들어있다. 이 기관의 이름 어디에서도 인문학에 대한 강조는 찾을 수가 없다. 

돈이 되지 않는 학문은 학문으로서 존립하기도 힘든 상황이 되었다. 이런 상황을 교육의 위기라고 하지 않으면 무엇이라 부를 것인가? 

 

위기의 교육을 살리는 법 

누스바움의 책은 이러한 문제제기에서 출발한다. 지금 교육은 전부 시장중심주의로 흘러 사람다운 사람을 길러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이익을 위한 교육일 뿐이다. 이익을 위한 교육에서 인간은 주체적인 인간이 되지 못하고, 수동적인, 시키는대로 하는 인간으로 길러질 뿐이라고 한다. 이 때 필요한 교육이 무엇일까? 

바로 민주주의를 위한 교육이라고 한다. 그런데 민주주의를 위한 교육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토론교육이다. 토론 교육, 이는 바로 시민이 되게 하는 교육이기도 하다.  

그러면 토론의 방법은 무엇일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소크라테스식의 논쟁법을 익히는 일이라고 누스바움은 주장한다. 자신의 주장을 명료하게 펼치되, 남의 주장을 경청할 줄 아는 인간, 주장의 맹점을 살필 줄 아는 사람으로 교육을 해야 한다고 한다. 

이런 교육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자기검토를 할 수 있는 사람으로 길러야 한다고 한다. 자기검토를 하지 못하는 인간, 즉 자기성찰이 없는 사람이 얼마나 위험한 사람인지는 우리가 말을 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다. 이러한 인간은 목표를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며, 남의 말에 쉽게 휘둘리고, 서로를 공경심 없이 대하기 십상이라는 데서 문제가 발생한다고 한다. 

우리 교육에 비춰보자. 우리는 과연 자기검토, 자기성찰을 할 수 있는 학생들을 길러내고 있는가? 오직 주어진 것만을 달달 외우도록, 생각이 거세된, 주어진 것만을 학습하도록 하지 않는가? 수많은 자기주도학습법이 난무하고 있지만, 말만 자기주도학습법이지 사실, 이마저도 주어진 학습방법을 밥을 받아먹듯 그냥 받아들이게끔 하지 않는가? 

그래서 소크라테스식 논쟁이 중요하다고 한다. 이러한 '소크라테스식 사색은 그 어떤 종류의 민주주의 체제에서도 중요하다'(104쪽)고 누스바움은 주장한다. 

이런 논쟁 방식에 이어 누스바움은 '세계 시민 교육'을 해야 한다고 한다. 세계 시민 교육은 자기 것을 잊고 세계인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자기 것을 익히되, 남의 것도 익히는, 남의 것은 남의 것대로 나름의 특성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교육을 하자는 것이다. 이는 어릴수록 좋다고 한다.  

우리는 흔히 다름을 틀림으로 보는 경우가 있는데, 말 그대로 다름은 다름일 뿐이고, 이 다름들이 바로 다양성을 이루고, 우리들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한다는 사실을 어려서부터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다름을 몸으로 익히기 위해서 필요한 요소가 바로 상상력을 기르는 일이다. 이 상상력은 문학과 예술을 통해서 습득이 될 수 있다. 많은 나라에서, 또 우리나라에서도 문학과 예술을 홀대하며, 기술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미래를 보고 교육을 한다면, 그리고 온전한 인간으로 홀로 설 수 있으며, 남과 공감할 수 있는 인간은 이런 인문학을 통해서 형성된다고 누스바움은 주장하는 것이다. 

단지 문학과 예술만이 아니라, 놀이를 통해서도 형성이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면, 놀 시간이 없는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놀 시간을 줘야한다는 데 동의하게 된다. 

 

이대로 가면 

교육은 희망이 없다. 무언가 방향을 바꿔야 한다. 방향은 명확하게 나와 있다. 단지 우리가 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의 교육과정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전면적인 개편을 해야 한다.  

놀 시간이 없는 우리 아이들에게 놀 시간을 마련해줘야 한다. 그리고 평가방식을 바꿔야 한다. 지금과 같은 일제식, 선다식 평가로는 학생들의 토론 능력, 자기성찰 능력, 남과 공감하는 능력을 기를 수 없다. 

다들, 위기다, 위기다 한다. 그럼에도 고치려고 하지 않는다. 고쳐야 하는데...  

따라서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이 읽어야 한다. 읽고, 우리 교육을 이런 방향으로 이끌어가자고 압력을 넣을 수 있어야 한다. 단 한 번에 교육이 바뀌기를 바라는 것은, 마치 우연히 잡혔던 토끼를 나무아래서 기다리는 어리석은 나무꾼의 모습과 같다.  

우리들 스스로 바람직한 교육의 방향에 대해 토론하고, 토의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가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책은 교육분야에서 영향력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읽어야 한다. 

그들이 읽고, 이 책에 나온 내용과 우리나라 교육현실과 비교를 하고, 바람직한 교육이 어떤 것인지 그들은 제시해야 한다. 이렇게 하자가 아니라, 이렇게 하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야 한다. 

국민들이 단일한 집단인 국민으로서가 아니라, 모두 자신의 생각을 지니고 있는 개개인으로서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사람이 되게 교육해야 한다. 

그것이 교육이 살 길이다. 나라가 살 길이다. 지금처럼 가면... 앞날은 어둡다. 

 

덧말 

이 책의 옮긴이의 말. 참 읽을 만하다. 여러모로 생각할거리가 많다. 누스바움의 논의를 읽고, 이를 우리나라의 현실에 적용하려고 한, 적용해야 한다고 하는 글이다. 옮긴이의 말을 읽어두면 좋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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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학생들은 학교를 좋아하지 않을까? - 학교수업이 즐거워지는 9가지 인지과학 처방
대니얼 T. 윌링햄 지음, 문희경 옮김 / 부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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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 다가오면 학생들은 너무나 기대하는 마음을 지닌다. 반대로 개학이 다가오면 왠지 모를 불안감에 휩싸인다. 마치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소처럼 마음에 안정을 찾지 못한다. 

그만큼 학교는 학생들에게 즐겁고 행복한 공간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안 갈 수 있을까 하는 공간이 된 지 오래다. 학생들은 할 수 없이, 부모님이 가라고 하니까, 아니면 학교 안 다니면 이상한 눈으로 보니까, 대학에 가려고, 사실 대학도 학교인데, 그렇다면 취직 잘하려고 어쩔 수 없이 거쳐야 하는 한 단계로 학교를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학교에서 배움의 즐거움은 있을 수가 없다. 도대체 왜 배우는지, 내가 배운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조차 하지 않고, 오직 시간만 보낼 뿐이다. 

글쓴이는 여기에서 출발한다. 왜 학생들은 학교를 좋아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는 이에 대하여 학교 수업이 즐거워지는 9가지 인지과학 처방을 내리고 있다. 

그는 9가지 처방이라고 하지만, 마지막이 교사에 대한 처방이니, 학생들과 관계 있는 처방은 8가지이다. 그런데 자세히 읽어보면 이건 학생들이 읽고 대책을 세워야 하는 책이 아니다. 교사들이나 부모가 읽어야 하는 책이다.  

8가지 처방도 학생들 스스로 이렇게 하면 학교가 좋아진다가 아니라, 학교에서, 또는 교사가, 수업이 이렇게 되면 학생들이 학교를 좋아하게 된다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말이다. 

그가 던진 앞의 8가지 질문만 우선 보자.  

1. 왜 학생들은 학교를 좋아하지 않을까? 

2. 시험에 꼭 필요한 기술, 학생들에게 어떻게 가르칠 수 있을까? 

3. 왜 학생들은 텔레비전에서 본 건 다 기억하면서 교사가 한 말은 다 잊어버릴까? 

4. 왜 학생들은 추상적 개념을 어려워할까? 

5. 반복훈련과 연습은 유용한 학습인가? 

6. 학생들이 과학자, 수학자, 역사가처럼 생각하도록 가르치는 비법은 무엇일까? 

7. 학생들 각각에 따라 교수법을 어떻게 조절해야 할까? 

8. 학습부진아는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이 질문들을 보면 답은 교사가 찾아야 한다. 교사가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고 수업에 적용하면(이 책은 인지과학적 처방을 내리고 '학교 수업에 주는 함의'라고 각 장의 마무리 부분에서 다시 정리해주고 있어서 수업에 적용하기가 편하다) 학생들의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쪽으로 내용이 전개되고 있다. 

그리고 이 질문들에 대한 정리는 279쪽에 표로써 아주 잘 정리해주고 있다. 이 표를 참조하면 수업방식의 개선에 대한 도움을 얻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이를 총 정리한 질문이 마지막 질문이다. 

9. 학교 수업을 맡아하는 교사는 어떠해야 할까? 

결국 이 책은 학교에서 교사가 수업을 어떻게 진행해야 학생들이 학교를 좋아하게 되나라는 질문으로 귀결된다. 이 질문은 우리가 꼭 해야 하고, 이에 대한 답은 반드시 찾아야 하는 질문이다. 

좋은, 훌륭한 교사는 학생과 인간적으로 교감할 줄도 알고, 수업을 흥미롭고 이해하기 쉽게 이끌어 갈 수도 있어야(98쪽)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사들이 이 책을 읽고 자신의 수업을 되돌아보면 그 되돌아봄이라는 행위 자체로도 학생들에게 좋은 교사로 한 발 다가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은 현직교사들과 예비교사들, 그리고 교육에 관심이 있는 부모들에게 학생들의 인지적 특성을 이해하고 조금 더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게 하는데 도움을 주는 책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이제는 개학을 기다리는 학생이 나오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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