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전쟁 2 - 금권천하 화폐전쟁 2
쑹훙빙 지음, 홍순도 옮김, 박한진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큼직 큼직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혹시 누군가가 개입된 것은 아닐까? ' '어떤 세력이 개입되었다'고 하더라 식의 루머가 뒤따른다. 거기에는 굵직 굵직한 금융가문들의 이야기도 슬며시 끼어들곤한다. 국제금융가문인 '로스차일드가'의 이야기도 경제 기사가 아닌 음모론과 함께 자주 떠오르는 가문의 이야기이다. 혁명이나 전쟁, 암살의 뒷 배경으로도 금융가의 이야기가 떠돌아다니기도 한다.  세계 경제계를 주름잡는 유태인 금융인들의 이야기도 역사속에서, 아니면 현상황속에서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소문들의 근원지가 되기도 한다.
그럴때마다 사실 유무가 불확실하기에 그저 그렇게 지나쳐 버렸을 것이다.
세간의 많은 관심을 받았던 '화폐전쟁'에 이어 '화폐전쟁2'가 출간되었다. 제목만으로도, 그리고 6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은 책 두께에서부터 조금은 버거운 느낌이 드는 책이기에 선뜻 읽기가 힘들었던 책이다.
 

17개 은행가문들이 20세기초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세계 금융 시스템을 지배했고, 어떤 금융 수단과 사건으로 은행 시스템을 비롯해 원유, 공업, 군수 산업을 장악했는지 파헤쳤다. (p4 - 책소개글)
300여 년 세계를 지배해 온 17개 금융 가문 인맥을 대해부한다는 전제를 가지고 이 책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많은 독자들은 이 책의 내용이 가설에 불가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고 읽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감수자인 '박한진'도 이 책을 읽기 전에 3가지 관점을 가지고 있기를 권한다.
(1) 사실(fact)에 허구 (fiction)을 가미한 팩션( faction)으로 받아들인다.
(2) 사고 실험적 접근으로 책을 읽자
(3) 겉으로 드러난 사실보다 그 속에 감추어진 배경과 흐름에 초점을 맞추어라.
지금부터 300년동안에 유럽(독일, 영국, 프랑스 중심으로 설명), 미국의 주요 금융세력의 형성, 발전, 퇴출, 충돌, 연합, 견제 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들 금융 가문들의 인맥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그들이 관심있게 생각하고 개입했던 사건들이 어떤 것들이 있었느지를 '인맥도'를 그려서까지 설명해 준다.
프랑스 대혁명을 비롯하여, 세계대전 등에서 그들의 어떻게 숨어서 세계의 경제를 좌지우지 하였는지를 알게 해준다. 흔히들, 전쟁이 일어나야 재벌이 탄생한다는 말도 있는 것처럼, 그들은 그 혼란한 경제 상황을 틈타서 저렴한 가격으로 국유자산을 사들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얻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상황이 자신들에게 유리할 지를 판단하고 그렇게 되도록 활동을 하는 것이다.
세계 금융가문으로 가장 주목받는 '로스차일드'가문의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바이런의 글 중에서
누가 세계의 권력을 주관하는가. 주인공은 유대인인 로스차일드가와 그들의 동료이자 기독교도인 베어링가 사람들이다.
이런 글을 적을 정도를 로스차일드가의 세계적 위상은 대단하다.
19세기에는 로스차일드가문이 세계 금융 패주의 자격으로 중국에 진출하여 정치 경제, 전쟁 등에 커다란 영향을 주기고 했다. '정경유착'이란 말이 뜻하는 것처럼 금융가와 정치가는 손에 손을 맞잡고 움직인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프랑스 대혁명의 막후에는 스위스 은행가문이 커다란 움직임을 보였다. 금융계의 황제들이 권력으로 부를 움켜쥔 것은 나폴레옹 3세때가 그 대표적 사례로, 재무부 장관이었던 아실폴라가 정계에 진출한 경우를 들어 보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이후 드골 대통령시절의 총리인 퐁피두도 원래는 로스차일드가 산하의 프랑스 은행 총재를 역임했음을 상기해 본다면 금융가문들의 정치 진출을 단순한 관리기용의 의미로만 보아서는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국에서는 유대계 은행가문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오늘날 월스트리트 금융권력의 90%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유대계 금융가문인 것이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그들은 미국이란 거대한 국가를 앞세워 세계적인 정치상황이나 전쟁 등에 보이지 않는 권력으로 세계를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히틀러가 '비어폭동'을 계기로 전세계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게 되면서, 하룻밤사이에 국제적 명사가 되고, 그당시의 금융계의 혼란을 정권 탈취의 기회로 이용하게 된 것도 '화폐'의 위력이 아닐까 한다.
  이 책에서 흥미를 끄는 내용 중의 하나는 1983년에 일어난 '대한항공007편 보잉 747여객기 피격 사건'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당시 온국민이, 전세계가 경악을 금치 못했던 사건인데, 그당시 미스테리한 의문점들이 있었고, 한동안은 여객기에 탄 사람들이 소련의 어딘가에 살아 있다는 소문까지 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이 사건을 탑승객 중에 미하원의원인 '로렌스 패턴 맥도널드'가 국제 은행가문들의 세계 지배계획을 떠벌릴 것을 우려하여 만들어낸 사건이라고 이야기한다.
중국인이 쓴 책에서 이와같은 내용의 글을 읽게 되니, 그 사건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어 주면서 사실여부에 관심이 가기도 한다.
이 책은 지나간 이야기들을 주로 다루지만, 10장 '미래로 돌아가다'의 가상 이야기가 가장 흥미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타임머신을 타고 2024년의 세계로 떠나본다. 그런데, 이때의 정부는 세계 단일 정부이고, 세계 단일 은행, 세계 단일 화폐를 사용하게 된단다. 과연?...... 
유럽연합의 단일 화폐인 유로화의 사용에도 부작용들이 뒤따랐는데, 세계 단일 화폐라니..... 여행갈 때 환전의 번거로움이 없어져서 좋기는 하겠지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라다이스1'에 나오는 작품속에서는 환경오염으로 인하여 결국에는 세계가 단일 정부가 된다는 발상의 소설을 읽어보기는 했지만, 소설이 아닌 경제서적에서 가까운 미래에 세계 단일 정부라니..... 아직은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기도 하다.
중국인이 쓴 유럽을 대상으로 하는 경제관련 서적. 유럽의 화폐, 금융 경제사, 금융가문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이 좀 특색이 있는 책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역사와 경제에 대한 어느 정도의 소양이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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