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벨리의 네 얼굴 - 군주론 너머 진짜 마키아벨리를 만나다 한겨레지식문고 7
퀜틴 스키너 지음, 강정인.김현아 옮김 / 한겨레출판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내가 알고 있는 마키아벨리 (1469~1527)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학창시절에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란 책이름과 함께 알게 되었지만, 수업시간에 뭐 그리 심도있게 다루지 않아 주었기에 그냥 책이름과 함께 그가 16세기 정치가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그후에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전권을 읽으면서, 또 마키아벨리가 살았던 시대을 그린 작품인 <체사레 보르자 혹은 우아한 냉혹>을 읽으면서 메디치가문과 연결지어서 잠시 생각해 보았을 정도가 내가 알고 있는 '마키아벨리'이다.
그런데, '시오노 나나미'는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 <마키아벨리 어록>까지 썼으니 그녀에게는 '마키아벨리'라는 인물이 대단하기는 대단한 친구(?)인가보다.
그러나, '마키아벨리'에 대한 평판은 그리 좋지만은 않다. 오히려 '마키아벨리즘'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그를 폄하하고 있다.
지독하게 냉혹한.... 군주들에게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수단과 방법이라도 사용하여야 함을 일깨워주는 것이다.


이 책의 한 문장을 인용한다고 해도 그런 느낌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는 현명한 군주는 "잔인하다는 평판을 얻는데 개의치 않아야"하며, 특히 군 지휘관의 경우 잔인하다는 평판에 신경쓰지 않는 것이 필수적이라는점을 의미한다. (p91)

이 문장은 그 잔인하고 잔인했던 히틀러의 행동까지도 정당화시킬 정도의 무시무시한 글일 수도 있다.
이와같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의 문장들을 들어서 정치사에서의 평가는 "교활함, 표리부동, 불신의 대명사"로 치부해 버리고 있다.


또한, 그에 대한 평가는 비단 어떤 부류에 속한 것이 아니라 모든 교파의 도덕론자, 보수주의자, 혁명가에게까지도 똑같은 악평을 듣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추세가 요즘에는 조금은 누그러져서

역저 〈군주론, principe〉은 목적만 정당하다면 수단은 아무래도 상관이 없다는 비윤리적 견유주의(犬儒主義)를 제창한 것으로 인식되어 오랫동안 비난을 받아왔으나 정·교 분리의 주장과 함께 권력현실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이 행해지고 있는 점에서 근대 정치학의 초석으로 평가되고 있다 (브리태니커: 마키아벨리 개요중에서)

마키아벨리가 필요 이상으로 사악하게 비쳐진 이유는 사람들에게 강력한 충격을 주고자 했던 그의 의도 때문이었다. 이러한 태도는 거침없는 경구들과 더불어 가톨릭 반동세력의 표적이 되었고 사탄의 화신 정도의 평판을 불러일으켰다. 프랑스인들은 이탈리아적인 것이라면 무엇이든 부정하려는 경향으로부터 '마키아벨리즘'이라는 경멸적인 표현을 창출해냈다. 위대한 재능을 갖추고 있었던 그는 불행한 삶을 살았음으로 해서 희생양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마키아벨리는 역사철학의 창시자로서 그때까지 누구도 시도해본 적이 없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었다. 그는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는 원칙으로부터 역사순환론을 이끌어낸 최초의 인물이었으며 인간에 대한 인식을 정치학의 토대로 정립한 최초의 인물이기도 했다. (출처 : 브리태니커 - 마키아벨리 평가 중에서)


세계의 정치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인 '마키아벨리' 그리고 그의 저서들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 것인지는 다각적인 면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기에 그에 대한 연구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저자인 "퀜틴 스키너'가 '마키아벨리'의 일생을 시기별로 네 부분으로 나누어서 그의 주요 저서들을 쓰게 된 배경과 저서의 내용들의 문장들을 살펴보면서 새롭게 '마키아벨리'를 재조명하고 있다.

나는 여전히 마키아벨리가 본질적으로 인문주의 정치사상의 신고전주의적 형식의 대표자라고 생각한다. (...) 마키아벨리가 지닌 정치 비전의 가장 독창적이고 창조적인 측면은 그가 물려받았고 또 기본적으로 계속 유지했더 인문주의적 가정에 대한 일련의 논쟁적이고,  때로는 풍자적인 반응에서 가장 잘 이해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바이다. 나의 주요 목표가 국가통치술에 대한 마키아벨리의 관점을 쉽게 소개하는 것일지라도 나는 이 해석이 관련 분야 전문가들에게도 어느 정도 흥미를 불러 일으길 수 있길 희망한다. (p5~6)

이런 저자의 바람으로 시작한 <마키아벨리의 네 얼굴>의 '마키아벨리'의 생애를 순서대로 네 부분으로 나누어서 각각 네 얼굴을 설명해 준다.
이 네 얼굴은 '마키아벨리'가 활동했던 공직이나 저술활동, 그리고 그 시기마다 썻던 저서들을 내용을 중심으로 설명된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의 저서에 담긴 의미들을 자세히 살펴보고, 그런 생각이 어디에서 나오게 되었는지까지 살펴보는 것이 그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1장 - 외교관 마키아벨리
29세의나이로 피렌체 공화국 제2서기장이 되지만, 그당시에 그에게는 아무런 행정경험이 없었다. 그런데 그가 그런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은 그의 가정은 부유한 편은 아니었으나, 아버지가 변호사로서 피렌체내의 가장 명성있는 인문집단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으로 본다.(이때 피렌체에서는 지도적 인문주의자를 요직에 앉히는 조치가 있었다.)
또한 이 시기에 마키아벨리느 공화국 외교관계를 다루는 10명의 전쟁위원회 임무까지 맡게 되고, '체사레 보르자'를 만나게 되면서 국가 통치술을 직접 관찰 평가하는 작업을 수행하게 되는데, 이런 직책에서 만나게 되는 군주와 정치가들에 대한 평가를 하게 된다..
그러나 피렌체 공화국의 몰락과 함께 메디치가의 정권에 맞서다가 투옥된다.

2장 - 군주의 조언자 마키아벨리
감옥에서 나오게 되지만 공직 복귀는 힘든 상황이고, 공직에 있었던 15년간 체득한 통찰력을 담아 <군주론>을 쓰게 된다.


체사레 보르자, 교황 율리우스2세, 막시밀리안, 페르난도 2세 등의 지도자들에 대한 통찰을 고대시대의 인물과 비교하여 썼다.

이 당시의 
마키아벨리의 주된 관심사는 메디치가에 자신이 쓸 만한 인물이며, 그냥 놔두기에는 아까운 전문가라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시키는데 있었다. (p48)

또한,'운명'에 관한 견해도 많이 나온다.

운명의 여신이 용감한 사람, 즉 "덜 신중하고 좀 더 공격적인" 사람의 친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p59)
인간이 운명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견해는 때때로 마키아벨리 특유의 통찰로 제시됐다. (p60)
이 <군주론>은 메디치가에 헌정을 하면서 공직에 복귀를 하길 희망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문필가의 글로 쓰기로 한다. 이 부분에서는 <군주론>의 집필기간이기에 그 내용들이 많이 소개된다.

마키아벨리는 일반적으로 선하다고 여겨지는 자질이 실제로 이런 덕을 비웃는 통치자를 예외없이 악에 빠뜨릴 정도의 미덕이라 할지라도, 통치자는 통치하는데 유용하거나 통치와 무관한 악덕을 행하는 것을 걱정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p89)

여기에서 앞에 인용했던 문장인
"이는 현명한 군주는 "잔인하다는 평판을 얻는데 개의치 않아야"하며, 특히 군 지휘관의 경우 잔인하다는 평판에 신경쓰지 않는 것이 필수적이라는점을 의미한다. (p91)" 에 대한 주제에 '군주를 위한 조언서들의 저자들'은
"도덕적 강직함에 필수적"이며, "사생활에 대한 어떠한 비행도 삼가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마키아벨리는 "당치도 않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한다.
그러니, 이런 마키아벨리의 생각이 담긴 <군주론>의 내용을 두고 후세의 정치사가들의 악평을 듣게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3장 - 자유의 이론가 마키아벨리
메디치가의 정권에 유용한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이 바로 자신이 공직에 복귀하는 것이며, 그의 꿈이었지만, 그것이 좌절되자 문필가로의 전환을 모색한다.
그래서 쓰게 된 희곡이 <만드라골라>인데, 이 희곡은 공연까지 한 작품이다.
그리고 이어서 <로마사 논고> 총 3권을 집필하게 된다.
리비우스의 <로마사>의 주석서 형식이지만, 이 책에서는 '자유'에 대한 그의 생각을 싣고 있기도 하다.
이 시기는 <로마사 논고>에 대한 내용들이 주요 내용으로 실려있다.

<로마사 논고>는 통치이론에 대해 마키아벨리가 남긴 가장 방대한 분량의 저술이며, 동시에 여러 측면에서 그의 가장 독창적인 기여가 돋보이는 저작이다. (p97)

4장 - 피렌체의 역사가 마키아벨리
1장, 2장이 <군주론>에 관한 내용들이, 3장이 <로마사 논고>에 대한 내용들이 실려 있고, 4장은 <피렌체사>의 내용이 실려 있다.
그가 꿈꾸던 공직의 꿈은 이룰 수 없었지만, 마키아벨리는 메디치가로부터 부름을 받게 되는데, 그것은 <피렌체사>의 저술이라는 공식 임무를 부여받게 되는 것이다.
남은 여생의 대부분을 <피렌체사>의 집필에 쏟는다.
<피렌체사>의 가장 핵심 주제는 '부패'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부패의 사악한 영향력이 피렌체를 사로잡아 도시의 자유를 질식시키고 마침내 전제(전제)와 불명예를 가져왔는지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p156)

절대군주시대, 아름다운 도시 피렌체 그리고 마키아벨리, 군주론.....
나에게 마키아벨리는 이렇게 어울리지 않는 생각들로 뒤범벅이 된 그런 인물에 불과했다.
15~16 세기의 피렌체를 소재로 한 작품을 읽다가 언뜻 언뜻 스쳐가는 그런 인물.
"군주론"이란 책명만으로도 나와는 무관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고, 얼마나 딱딱한 내용의 글일까 하는 선입견에 사로잡혀 있었던 그런 책이었다.
그저 "들어는 보았지?" 라는 물음에 "그래,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썼잖아"라고 답할 수 있는 그런 정도였던 얇팍한 지식이 전부였다.


'마키아벨리'에 대해서 깊이있게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그런 인물이었다.
그런데, 이번 기회에 아주 얇은 책. 그리고 아주 작은 책을 통해서 많은 새로운 내용들을 접할 수 있었다.
<마키아벨리의 네 얼굴>은 문고판 사이즈에 192 페이지 분량의 내용이지만, 참고문헌을 빼면 170 페이지가  조금 안되는 책이다.
그리고 책의 내용이 '마키아벨리'의 생애를 네 부분으로 나누어서 적고 있기에 그다지 부담감이 안 가는 내용이다.
한 인물을 평가한다는 것, 그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물론, <군주론>의 내용들을 보면 '마키아벨리'가 그런 악평을 들어서 마땅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확실한 사실이다.
그러나, 좀더 폭넓은 해석을 읽고 싶은 독자들이라면 한 번 읽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탈리아를, 아니 피렌체를 알고 싶은 사람들도 한 번 쯤은 읽어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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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 주세요.

1. 조선희의 힐링포토 / 조선희  

조선희 사진작가의 작품을 그동안 몇 권을 읽었는데, 그녀의 사진뿐만아니라 글도 감성적인 문장들이 많았습니다. 

사진과 어우러진 그녀의 감성적인 글들을 접하고 싶습니다. 

2.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 고도원 / 홍익출판사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통해서 이미 작가의 글이 얼마나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 주는 가는 잘 알고 있기에 이번의 신간 서적이 마음에 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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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사랑한다는 건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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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알랭 드 보통'은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작가이다.
내가 그의 작품을 접하게 된 것은 '여행의 기술'을 통해서이다. 여행관련 서적들을 많이 있다보니,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여행에세이라고는 하지만 글을 풀어나가는 방법이 신선하고 독특하면서도 책속에 담겨진 구절들중에 마음에 와닿는 내용들이 많았다. 그렇게해서 시작된 '알랭 드 보통'의 작품은 '행복의 건축'.
여기까지는 무난하게 읽게 되었는데, 그 다음에 읽게 된 작품은 좀 힘겹게 읽었다.
바로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였다. 분명 사랑에 관한 소설이라고 알고 읽었건만 그 느낌은 이 책을 읽어 본 사람들은 거의 다 느꼈을 그런 느낌.....
책을 별로 읽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중간에 포기하고 말 그런 책인 것이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파리에서 런던으로 가는 브리티시 항공 보잉기 안에서 1인칭 화자와 클로이(여)의 만남에서부터 헤어짐까지의 사랑의 과정을 저자만의 새로운 시각으로 엮어 나간다.
두 사람의 만남이 이루어지게 되는 비행기 탑승의 확률 계산으로 부터 시작한다. 보잉기의 내부 그림까지 곁들여 가면서 계산한 확률은 5840.82분의 1이란다. 이것이 두 남녀의 '낭만적 운명'에서 정해진 필연적 사건의 만남이 될 이야기의 시작이다. 그이후의 과정별 상황 전개의 심리적 분석, 어떤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 그때의 철학적 분석 등이 계속 이어진다. 모든 상황에 의미가 부여되는 것이다. 마르크스, 자유정치, 공포정치까지 동원하여 설명이 이어진다.
그러니 달콤한 사랑이야기를 생각했다면, 읽는 도중에 많은 갈등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읽고 나면 '사랑'의 과정 과정의 심리적 분석과 철학적 사유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번에 출간된 '너를 사랑한다는 것'이미 1995년에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이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소개된 작품이다.
'알랭 드 보통'의 작품 중에 소설로 분류되는 작품은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Essays in Love>(1993>,<우리는 사랑일까 The Romantic Movement>(1994),<너를 사랑한다는 건 Kiss and Tell>(1995), 이렇게 세 편뿐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작품들은 모두 작가의 20대 작품들이니, 초기 작품들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 세 작품을 묶어서 "사랑과 인간관계 3부작"이라고 칭한다고 한다.
그러니, 이 세 작품 중의 한 작품이라도 읽어 보았다면 '알랭 드 보통'의 초기 작품의 성향을, 그리고 그의 작품의 특색을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결코 소설이라고 분류는 되지만 소설, 철학적 사유가 담긴 에세이인 것이다.
그런데, '너를 사랑한다는 건'은 여기에 전기(傳記)라는 형식을 더 첨가해야 할 것이다.


알랭 드 보통은 2010년 인터뷰에서

“내 글은 모두 일종의 자서전이죠. 나는 늘 독자와 직접적이고 개인적인 관련을 맺는 것, 내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온 글을 쓰는 것을 목표로 삼습니다.” (p334)

위와같이 이야기했으니, '너를 사랑한다는 건' 주인공도 역시 작가의 페르소나인 '나'인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나'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나'는 그동안 애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 "공감할 줄 모른다.", " 자기밖에 모른다."는 말을....
'알랭 드 보통'이 다방면에 걸쳐서 지적 수준이 상당히 높으니, 자칫하면 들을 수 있는 말들임에는 틀림없다.
상대방을 제대로 이해할 줄 모른다면 더욱....
그래서 그는 이사벨을 만나게 되면서 그녀를 알아나가려는 노력을 하게 되는 것이다. 겉으로 나타나는 모습이나, 성격만이 아닌 그녀에 관한 어떤 작은 것이라도 낱낱이 분석하고 생각하고 알아가려는 노력을 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그녀에 대한 전기를 쓰는 것이다.
전기란 흔히 특별한 사람의 일생을 쓰는 것이지만, 이런 기존의 전기가 아닌, 자신이 사랑하게 될지도 모르는 이사벨의 전기를 쓰는 것이다.


새로 만나게 된 여자의 전기를 자신의 손으로 써 나가는 것이다.
그녀에 관한 일이라면, 조상대부터 시작해서, 그녀의 부모, 친지, 가족, 그녀의 태어남, 학창시절 등.... 시시콜콜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 조차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써 나가는 것이다.

 


이사벨을 알기 위해서 이사벨의 삶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전기를 써 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이 '알랭 드 보통'의 소설이니, 그렇게 쉽게 이야기를 풀어나가지는 않을 것은 이미 짐작했을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토대로 작가는 철학적 사유, 문학 등 그가 알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폭넓게 펼쳐 보여주는 거이다.
'알랭 드 보통'만이 쓸 수 잇는 독특한 문체로 설명이 필요하다면 그 어떤 자료도 모조리 수집하여 ....



그런 이야기속에는 작가의 자전적 경험과 풍부한 지식, 유머 등이 함께 담겨 있다.
위트를 엿 볼 수 있는 내용 중엔 '코딱지 파기'에 대한 요령과 처리방법까지 소개되니....  
남자와 여자가 다르다는 것. 그리고 책읽기만으로도 서로 다른 것을 읽게 된다는 것은 너무도 수긍이 가는 문장들이다.
내가 읽은 <호밀밭의 파수꾼>, <죄와 벌>.
알랭 드 보통이 읽은 <호밀밭의 파수꾼>과 <죄와 벌>.
그리고 이사벨이 읽은 <호밀밭의 파수꾼>과 <죄와 벌>은 모두 다 다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 책들의 배경에 대한 생각에서부터 작품 속의 이해까지...
이사벨이 그리스 여행을 가려고 할 때 그녀가 범하는 '그리스'의 위치에 대한 오류. 그것 역시 작가는 그만의 재치있는 생각을 보여준다.


이렇게 '알랭 드 보통'은 다른 작가의 작품에서는 절대로 느낄 수 없는 그만의 독특한 문체와 작품의 전개 방법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일의 기쁨과 슬픔>, <공항에서 일주일>을 쓸 수 있는 것이며, 그 작품들 속에서도 작가의 독특한 문체와 함께 모든 일에 한치의 틈도 보여주지 않는 완벽함과 열정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알랭 드 보통'의 작품들이 내가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부분들도 있고,
그의 작품들을 읽다보면 나의 지식이 너무도 짧음에 나자신이 작아지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계속 그의 작품에 몰입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의 작가의 페르소나인 '나'와 이사벨은 좋은 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을까?" 하는 것이 궁금할 것이다.
이렇게 완벽하게 타인을 이해해 가려는 노력을 했는데, 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에 대한 답은 바로 책 속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다보면 중간 부분을 넘어서 몇 페이지에 걸쳐서 사진이 나오게 되는데, 그 사진들을 보면 이사벨과 그의 부모, 가족, 사귀었던 남자친구들의 사진까지 나오게 된다.


역시, '알랭 드 보통'의 글들은 모두 자전적 내용이었다는 것을 입증해 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알랭 드 보통'의 작품은 만나면 만날수록 친해지게 되는 그런 작품들이다.
읽기에 좀 힘겹게 느껴지더라도 한 번 끝까지 읽게 되면 그의 작품을 또 찾게 되는 매력이 있는 그런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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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도시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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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중그네>로 너무도 잘 알려진 '오쿠다 히데오'.
정신과 의사 '이라부'와 엽기 간호사 '마요미'라는 독특한 캐릭터가 펼치는 코믹하고 유쾌한 이 소설을 읽다보면 한바탕 웃음이 "팡" 터져 나온다.
"도대체, 뭐 이런 의사가 있어? 간호사는 또 왜 이래?"라는 생각은 잠시 어느새 '오쿠다 히데오'라는 작가에 관심이 가게 된다.
그래서 읽게 되는 작품이 <공중그네>의 2탄인 <인 더 풀>.
그리고 또 그의 작품을 찾아 읽다보면 <스무살 도쿄>.
일탈을 꿈꾸는 30대 부부들의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쳐지는 <오 해피 데이>
이런 작품들은 내용이 그리 길지 않은 몇 시간이면 잠깐 앉아서 읽을 수 있는 작품들이다.
그런데, 2010년 겨울의 막바직에 읽었던 '오쿠다 히데오'의 장편소설인 <올림픽의 몸값 1>, <올림픽의 몸값2>는 각각 470 페이지에 달하는 긴 장펴이었다.
그리고, 앞의 작품들과는 다른 긴 호흡과 진지함이 묻어있는 나에게는 꽤 깊은 감동을 주는 작품이었다. 이미 40여년이 넘은 1964년의 도쿄 올림픽이 시대적 배경인데 오랜 동안의 문헌과 영상, 인터뷰 자료를 조사하여 '소카지로 사건'을 소설의 장치로 썼다는 것도, 그리고 저자의 첫번째 서스펜스 작품이라는 것도 큰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내가 이 작품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멍멍한 것은, 이 당시의 일본의 불균형적인 경제발전 속에서 올림픽을 담보로 벌이는 '시마자키 구니오'의 한판 승부. 불보듯 뻔한 결과를 가져 올 수 밖에 없지만, 그의 무모한 행동이 결국은 그를 쓰러트릴 수 밖에 없었던....
인력노동자인 형의 죽음이 아니었다면 가장 인텔리계층으로 자신의 길을 걸어 갔을 도쿄대학원 경제학도 '시마자키 구니오'의 망가지는 모습이 너무도 안타까웠다.
그외에도 이 작품은 너무도 많은 이야기를 깊이있게 다루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오쿠다 히데오'를 <공중그네>를 비롯한 유머가 깃든 그의 작품들보다는 깊이있는 <올림픽의 몸값>으로 더 좋아하는 작가이다.


이번에 읽은 <꿈의 도시>도 600 페이지가 넘는 분량과 일본의 불균형적인 경제 발전 등을 다루고 있다고 하기에 많은 기대를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역시 저자의 글은 그 누군가가 읽어도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쉽고 이해하기 쉬운 문체로 풀어나간다.
그러나, <공중그네> 정도를 읽고 이 책을 읽었다면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팡" 터지는 웃음)의 실종을 느끼게 되면서 새로운 이미지로 작가를 평가하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의 특징은 일본 사회의 모순을 끄집어 내서 작가만의 부담없는 문체로 조롱하듯이 이야기를 펼쳐보여주는 특징이 있음을 알고 있는 독자들이라면, 별 특이한 작품은 아님을 알 수 있기도 한 것이다.
작품의 제목인 <꿈의 도시>는 이 소설의 배경인 "유메노"라는 소도시.
"유메노"는 일본의 경제 발전의 무대에서는 소외된 작은 3개의 소도시가 합쳐져서 탄생을 하게 될 신도시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대도시로 떠나고, 떠날 수 없는 사람들. 언젠가는 떠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사는 도시. 마치 루저들만이 남아 있는 듯한 그런 도시이다.
그러니, 소설의 제목은 "꿈의 도시"라는 이미지가 나타내는 느낌보다는 역설적인 의미가 더 강하게 담겨 있는 그런 도시를 말하는 것이다.
'오쿠다 히데오'는 이 소설에 5명의 주인공을 등장시킨다. 다소 많은 느낌의 5명.
작가는 이 소설에서 다양한 군상들의 이야기를 펼쳐내고자 했지만 역시, 소설을 읽다보면 5명의 거의 같은 비중을 가진 주인공이란 많다는 느낌이 든다. 그것은 그만큼 작품속에서 자칫 어수선한 느낌이 들 수 있음을 말해주기도 한다.
또한 이 5명의 독특한 캐릭터의 인물들은 서로 전혀 상관이 없는 인물들이다. 그러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우리들이 거리를 거닐다가 모르는 사람들과 어깨를 스치고 지나가듯이 잠깐 마주치는 인물들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야기는 그것으로 끝이지, 그들의 만남이 더 이상의 진전을 가져오지는 않는다.



5 명의 주인공을 잠깐 소개한다면.
아이하라 도모노리: 시청에서 생활보호대상자들을 관리하는 일을 맡아한다. 빈둥빈둥 놀면서 생활보호비를 받는 수급자를 줄여야 한다. 그러나 내년이면 이곳을 떠나기에 조금은 느슨한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어느날 주부매춘에 빠지게 되고, 누군가 자신을 해치려는 덤프트럭의 추격을 받게 된다.
가토 유야: 20살무렵까지 이 지역 최고의 폭주족 단체인 '화이트 스네이크'의 간부였으며, 지금은 누전차단기를 점검한다는 명목하에 노인네들을 속여서 사기 세일즈를 한다. 이혼남에 전처는 생활보호수급자이나 생활보호비가 삭감되자 아들을 유야에게 보낸다. 어느날 브라질인과 화이트 스네이크의 싸움의 중재에 나섰다 다치기도 하고, 선배의 살인사건에 얽히게 된다.
구보 후미에: 고등학생, 그녀는 도쿄에서 대학생이 되기를 원한다. 그러나 사이코패스이자 은둔형외톨이인 노브히코에게 납치된다. 노브히코는 인터넷 게임에 빠진 자로 후미에를 게임의 공주 메일린으로 생각한다. 그는 자신이 후미에를 납치할 정도로 강한 인물이라는 생각과 자신의 부모에게는 강하게 대처하며 폭행을 일삼는다. 그러나, 현실에 적응못하는 지독하게 소극적인 인물.
후미에는 몇 차례 탈출의 순간이 있지만 탈출시도를 할 수가 없었다. 탈출후의 세상의 이목이 두렵기에.... 
호리베 다에코 : 드림타운 마트에서 소매치기를 잡는 보안요원.그러나 잡았던 소매치기가 만신쿄라는 신흥종교의 초보 신도인데, 자신이 다니는 신흥종교인 사슈카이에 다니게 하려다가 만신쿄 신도들의 계략에 걸려 직장도 잃고 병든 엄마를 자신의 집에서 모셔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야마모토 준이치 :부모에게 물려받은 재산과 정치 조직을 업고 시의원을 하는 사람. 그러나 새로운 도시 유메노 시의원이 되기위한 작업을 하던 중에 갖가지 작업을 하던 중에 산업폐기물 처리장을 반대하는 사람들과의 갈등이 생기게 되고, 해결을 위해서 야쿠자를 고용하게 된다. 그러나, 자신의 야망을 채우기 위해 살인을 하게 되고, 또 다른 납치사건에 연루되게 되는데....
이렇듯이 이 소설의 5명의 캐릭터는 다양하다. 일본의 불균형적인 경제 발전속에서 쇠락한 소도시의 모습은 이렇게 회색빛깔로 칙칙할 수 밖에 없고, 그 도시에 살고 있는 군상들의 모습은 대체로 이렇게 5명의 주인공들처럼 사회로 부터 소외된 사람들이거나, 자신의 현 위치에서 추락해 가고 있는 사람들인 것이다.
그런 소도시가 "유메노"가 된다고 해서 "꿈의 도시"가 되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오쿠다 히데오'는 회색의 도시 유메노의 군상들의 이야기를 일본 사회의 문제점의 집합체처럼 각색하고 있는 것이다.
이혼남, 이혼녀, 생활수급자. 가정폭력, 만신쿄, 사슈카이 등의 신흥종교, 정치권의 세습과 부조리. 은둔형 외톨이, 폭주족, 사기 세일즈 등의 사회적 문제점을 꼬집어 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작가는 이런 이야기들은 깊이있게 다루지는 않는다. 그냥 스쳐 지나가듯이 슬쩍 슬쩍 문제점을 들추어 나가기만 하는 것이다.
그것은 작가가 들추어낸 문제점을 독자들이 충분히 느끼고 생각할 수 있으리라고 보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소설은 전개도 그렇게 명쾌하게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5명의 주인공들은 아무런 관련도 없고 이야기속에 얽히지도 않는다.
그저 스쳐 지나가는 정도인 것이다. 그리곤 그것이 스토리로 진전되지도 않는다. 그 이유는 작가의 말을 들으면 이해가 될 것이다.

“저는 기본적으로 스토리에는 흥미가 없습니다. 이야기 속에 그려진 인간들의 모습에 관심이 있습니다.” _ '오쿠다 히데오'의 말 중에서

이렇게 전개된 이야기가 어떤 결말을 이끌어 낼 것인가 무척 궁금했는데....
결말은 너무도 황당한 것이다. 억지로 꿰 맞추어 놓은 것처럼 겉도는 느낌이 든다.
어찌 이런 결말이 있단 말인가?
아마도 신인작가의 작품이라면 아무리 소설이 '허구' 라고는 하지만 어느 정도 실현가능한....  현실성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책을 받을지도 모른다.
너무 궁금하시다면 책을 읽는 수 밖에 없겠지요~~~
그러나, 이 소설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한 것은 일본의 불균형적인 경제 발전 속에서 소도시에 살고 있는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 그것도 소도시의 군상들의 모습에 관심을 두었던 것이라고 하니 그런 모습을 접하게 해 준 작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 다음은 독자 자신들이 나름대로의 느낌을 가지는 것이 이 소설이 원하는 방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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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양육 혁명 - 과잉보호와 소비문화에서 아이들을 살리는 젊은 부모들의 반란
톰 호지킨슨 지음, 문은실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즐거운 양육 혁명'을 읽기 전에 이 책의 저자에 대해서 잠깐 살펴본다면, 이 책의 내용을 절반 정도는 이해하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톰 호지킨스'는 칼럼니스트이며 3 아이의 아버지이다. 그가 첫 아이를 키우면서 혼돈을 겪게된 양육 스타일을, 다음의 2 아이에게는 다른 방법으로 적용시켜 보고 느낀 점들의 상당 부분을 그는 이 책에서 풀어 나가고 있다.
그의 저서로는 <게으름을 떳떳하게 즐기는 법>, <게으른 즐거움>이 있는데, 이 책의 내용의 대부분이 과잉보호와 소비문화에서 아이들을 살리는 길은 '게으른 부모'가 되는 것임을 저자는 누누히 강조하고 있다.
'게으른 부모가 되라!!'
좀 낯설게 느껴지는 주장이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천하는 세상에서 '게으른 부모'가 되라니,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란 말인가?
그런데, 잠깐 생각을 정리해 보면 그 뜻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 부모들 얼마나 부지런하게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가?
미처 우리말도 잘 모르는 자녀들에게 영어 유치원을 보내기도 하고, 유치원도 들어가기 전의 어린이들이 피아노, 수영, 태권도, 미술, 발레 등의 학원으로 내몰려서 어른들보다도 더 꽉찬 스케즐을 소화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지 않던가.
자녀들의 나이에 어울리지도 않는 값비싼 장난감을 사들이기도 하고, 자녀가 원하는 것이라면 가격에 구애됨이 없이 사주는 것이 자녀를 사랑하고 제대로 양육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들도 상당수가 있지 않은가.
이렇게 부모는 자녀들을 과잉보호하고, 물질로 감싸려는 경향이 있기도 하고, 충분히 자녀들이 할 수 있는 일도 자녀들이 못 미더워서 미리 부모들이 앞장서서 해주고, 그에 따라와 주지 못하면 자녀들에게 잔소리를 하고, 자녀들의 삶 속에 깊숙이 부모들이 파고 들어가 있는 것이다.
이런 모든 양육 형태를 뒤집어 놓는 내용이 바로 '톰 호지킨스'의 양육 혁명인 것이다.
'부모노릇'이란 고생길이라는 무거운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부모와 자녀가 함께 새롭고 아름다운 세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음을 일깨워준다.
그러기 위해서는 '게으른 부모'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즐거운 양육 혁명>을 읽게 되면 설득력있게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들이 많이 있는데, 그것은 저자가 자신의 3아이들을 키우면서 부딪혔던 이야기들과 함께 11세기 이래 유럽의 현자, 성인들의 양육에 관한 가르침이 함께 어우러져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중에서도 내가 대학시절 교육학 관련 서적에서 많이 읽었던 <에밀>의 저자 '루소'와 교육학자이기도 한 '로크'의 사상이 많이 소개되기에 그들의 교육 사상을 재조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즐거운 양육 혁명>은 책의 구성이 19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각 장의 내용은 '게으른 부모'가 되라는 내용과 일치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각 장의 내용들은 그것만으로도 별개의 이야기로 읽을 수 있기에 독자들은 처음에는 순서대로 읽고, 나중에 자신의 자녀들을 양육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점과 일치되는 내용들은 필요한 부분만 따로 읽어도 무난하게 구성되어 있다.

그중의 몇 장의 내용 중을 소개하면
2장: "더 이상 징징거리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면"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자신의 일을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은 부지런한 부모들은 자녀에게 노예부모가 되기 쉽다. 언제나 부모는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는 것에 익숙해지게 되면 자녀는 징징거리는 소리를 내게 마련이다.
부모는 자녀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들어주지 말아야 한다. 어릴 때부터 무엇이 가능하고, 무엇이 가능하지 않은가에 익숙해지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자녀앞에서 부모들이 투덜거리거나 한탄하지 말아야 한다.
4장 : "아이에게 자연을 선물하라"

자연은 자유롭고 재미있으며 멋진 교사다. (p85)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내용 중에 자녀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것을 제공하기 위해서 과잉소비를 하게 되는 경우를 상당히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
부모들이 아이들을 위한다는 명목하에 들어가게 되는 돈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스키휴가, 호텔투숙, 외출, 여행 등. 비용이 많이 드는 휴가나 외출에 의한 돈의 낭비를 하지 말기를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자녀들이 가지고 놀게 되는 장남감에 대한 저자의 생각은 부정적이다. 아이들이 가지고 싶어하는 장난감은 일시적이라는 것. 그리고 자녀들은 그 장난감이나 값비싼 오락기등을 소유하는 것보다는 그것을 갖고자 하는 소망에 더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장난감에 시간과 돈을 낭비하지 말고, 자연 속에서 장난감도 구하고, 놀이감도 구하고 자연속에서 놀기를 바란다.

 
8장: "텔레비전 대신 더 큰 세상의 자유를 안겨줘라."
텔레비전은 없게 하거나 그 앞에 머무는 시간을 제한한다.
그러나, 예외는 <톰과 제리>비디오, <심슨 가족>DVD이다.
14장: "동물들과 살아라."
어릴 때 동물과 함께 생활을 하는 것은 동물에 대한 사랑과 정서적 감정이 풍부해 진다는 것이다.

집에 동물이 있으면, 우리는 그 '멋진 신세계'를 막다른 골목에 몰아넣고 묶어 둘 수 있다. 어른들과 아이들은 갖가지 난장판 속에서 자연의 현실을 보며, 삶과 죽음의 온갖 현실을 본다. 동물도 가정 생활에 즐거움과 재미를 불러오며, 아이들 마음에 동정심을 길러주고, 우리 모두를 자연과 연결시켜준다. (P253)

 

18장 : "아이에게 좋은 책. 아이에게 나쁜 책"

단지, '책'이란 이유로, 책이란 좋은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어떤 오래된 책이라도 집에다 쌓아 놓을 일이 아니라, 오로지 좋은 책들만 들여놓아야 한다.
(P304)

시중에는 많은 자녀 양육 관련 서적들이 나와있다. 근간에는 관련 서적들의 출간이 더 많아진 것이다.
그것은 그만큼 자녀 양육에는 정도(정도)가 없다는 말일 수도 있다. 모든 부모들이 같은 상황이 아니고, 모든 자녀들이 똑같지 않기 때문이다.
<즐거운 양육 혁명>의 내용들도 나 자신이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편견도 많이 들어가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 책의 저자는 자녀들을 위한 과잉소비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는 장난감도 자연속의 나뭇가지와 돌멩이들에서 찾으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너무도 시대착오적인 생각이고, 그가 강력하게 거부하는 텔레비전과 컴퓨터 게임을 비롯한 오락기에 대한 거부 반응도 조금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지나친 과잉보호에서 사주는 장남감은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좋은 장난감들과 게임을 통해서도 감정이 풍요로워지고 상상력이 풍부해 질 수도 있는 장점도 있는 것이다.
스키휴가나 값비싼 외출에 대한 거부반응도 그 정도가 조금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요즘 부모들이 자녀들은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 것에는 상당 부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자녀들을 무조건 내버려두는 것도 문제가 될 수가 있는 것이다.


나는 자녀 교육에 관한 책을 읽을 때에는 그 책의 내용에 전적으로 수긍하지는 않는다. 그 책에서 배울 점은 배우고, 내 상활과 맞지 않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과감하게 무시해 버린다.
그것은 나와 내 자녀와의 상황이 책 속의 내용과 꼭 일치할 수 없기때문이다.

<즐거운 양육 혁명>은 확실히 요즘의 부모들이 참고해야 할 내용들이 많이 담겨져 있다.


부모들의 지나친 간섭과 기대감에 어깨가 무거워져 가는 자녀들에게 어떻게 양육해야 할 것인지를 말해주는 책이기때문이다.
요즘 부모들이 인내심을 가지고 느긋하게 자녀를 대하지 못하는 현실에서는 꼭 참고해야 할 내용들이 많이 담겨있다.
아무쪼록 많은 부모들이 지금보다는 좀 더 '게으른 부모'들이 되어서 자녀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자신을 생각을 옮길 수 있는 시간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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