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양육 혁명 - 과잉보호와 소비문화에서 아이들을 살리는 젊은 부모들의 반란
톰 호지킨슨 지음, 문은실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즐거운 양육 혁명'을 읽기 전에 이 책의 저자에 대해서 잠깐 살펴본다면, 이 책의 내용을 절반 정도는 이해하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톰 호지킨스'는 칼럼니스트이며 3 아이의 아버지이다. 그가 첫 아이를 키우면서 혼돈을 겪게된 양육 스타일을, 다음의 2 아이에게는 다른 방법으로 적용시켜 보고 느낀 점들의 상당 부분을 그는 이 책에서 풀어 나가고 있다.
그의 저서로는 <게으름을 떳떳하게 즐기는 법>, <게으른 즐거움>이 있는데, 이 책의 내용의 대부분이 과잉보호와 소비문화에서 아이들을 살리는 길은 '게으른 부모'가 되는 것임을 저자는 누누히 강조하고 있다.
'게으른 부모가 되라!!'
좀 낯설게 느껴지는 주장이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천하는 세상에서 '게으른 부모'가 되라니,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란 말인가?
그런데, 잠깐 생각을 정리해 보면 그 뜻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 부모들 얼마나 부지런하게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가?
미처 우리말도 잘 모르는 자녀들에게 영어 유치원을 보내기도 하고, 유치원도 들어가기 전의 어린이들이 피아노, 수영, 태권도, 미술, 발레 등의 학원으로 내몰려서 어른들보다도 더 꽉찬 스케즐을 소화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지 않던가.
자녀들의 나이에 어울리지도 않는 값비싼 장난감을 사들이기도 하고, 자녀가 원하는 것이라면 가격에 구애됨이 없이 사주는 것이 자녀를 사랑하고 제대로 양육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들도 상당수가 있지 않은가.
이렇게 부모는 자녀들을 과잉보호하고, 물질로 감싸려는 경향이 있기도 하고, 충분히 자녀들이 할 수 있는 일도 자녀들이 못 미더워서 미리 부모들이 앞장서서 해주고, 그에 따라와 주지 못하면 자녀들에게 잔소리를 하고, 자녀들의 삶 속에 깊숙이 부모들이 파고 들어가 있는 것이다.
이런 모든 양육 형태를 뒤집어 놓는 내용이 바로 '톰 호지킨스'의 양육 혁명인 것이다.
'부모노릇'이란 고생길이라는 무거운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부모와 자녀가 함께 새롭고 아름다운 세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음을 일깨워준다.
그러기 위해서는 '게으른 부모'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즐거운 양육 혁명>을 읽게 되면 설득력있게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들이 많이 있는데, 그것은 저자가 자신의 3아이들을 키우면서 부딪혔던 이야기들과 함께 11세기 이래 유럽의 현자, 성인들의 양육에 관한 가르침이 함께 어우러져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중에서도 내가 대학시절 교육학 관련 서적에서 많이 읽었던 <에밀>의 저자 '루소'와 교육학자이기도 한 '로크'의 사상이 많이 소개되기에 그들의 교육 사상을 재조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즐거운 양육 혁명>은 책의 구성이 19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각 장의 내용은 '게으른 부모'가 되라는 내용과 일치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각 장의 내용들은 그것만으로도 별개의 이야기로 읽을 수 있기에 독자들은 처음에는 순서대로 읽고, 나중에 자신의 자녀들을 양육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점과 일치되는 내용들은 필요한 부분만 따로 읽어도 무난하게 구성되어 있다.

그중의 몇 장의 내용 중을 소개하면
2장: "더 이상 징징거리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면"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자신의 일을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은 부지런한 부모들은 자녀에게 노예부모가 되기 쉽다. 언제나 부모는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는 것에 익숙해지게 되면 자녀는 징징거리는 소리를 내게 마련이다.
부모는 자녀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들어주지 말아야 한다. 어릴 때부터 무엇이 가능하고, 무엇이 가능하지 않은가에 익숙해지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자녀앞에서 부모들이 투덜거리거나 한탄하지 말아야 한다.
4장 : "아이에게 자연을 선물하라"

자연은 자유롭고 재미있으며 멋진 교사다. (p85)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내용 중에 자녀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것을 제공하기 위해서 과잉소비를 하게 되는 경우를 상당히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
부모들이 아이들을 위한다는 명목하에 들어가게 되는 돈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스키휴가, 호텔투숙, 외출, 여행 등. 비용이 많이 드는 휴가나 외출에 의한 돈의 낭비를 하지 말기를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자녀들이 가지고 놀게 되는 장남감에 대한 저자의 생각은 부정적이다. 아이들이 가지고 싶어하는 장난감은 일시적이라는 것. 그리고 자녀들은 그 장난감이나 값비싼 오락기등을 소유하는 것보다는 그것을 갖고자 하는 소망에 더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장난감에 시간과 돈을 낭비하지 말고, 자연 속에서 장난감도 구하고, 놀이감도 구하고 자연속에서 놀기를 바란다.

 
8장: "텔레비전 대신 더 큰 세상의 자유를 안겨줘라."
텔레비전은 없게 하거나 그 앞에 머무는 시간을 제한한다.
그러나, 예외는 <톰과 제리>비디오, <심슨 가족>DVD이다.
14장: "동물들과 살아라."
어릴 때 동물과 함께 생활을 하는 것은 동물에 대한 사랑과 정서적 감정이 풍부해 진다는 것이다.

집에 동물이 있으면, 우리는 그 '멋진 신세계'를 막다른 골목에 몰아넣고 묶어 둘 수 있다. 어른들과 아이들은 갖가지 난장판 속에서 자연의 현실을 보며, 삶과 죽음의 온갖 현실을 본다. 동물도 가정 생활에 즐거움과 재미를 불러오며, 아이들 마음에 동정심을 길러주고, 우리 모두를 자연과 연결시켜준다. (P253)

 

18장 : "아이에게 좋은 책. 아이에게 나쁜 책"

단지, '책'이란 이유로, 책이란 좋은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어떤 오래된 책이라도 집에다 쌓아 놓을 일이 아니라, 오로지 좋은 책들만 들여놓아야 한다.
(P304)

시중에는 많은 자녀 양육 관련 서적들이 나와있다. 근간에는 관련 서적들의 출간이 더 많아진 것이다.
그것은 그만큼 자녀 양육에는 정도(정도)가 없다는 말일 수도 있다. 모든 부모들이 같은 상황이 아니고, 모든 자녀들이 똑같지 않기 때문이다.
<즐거운 양육 혁명>의 내용들도 나 자신이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편견도 많이 들어가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 책의 저자는 자녀들을 위한 과잉소비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는 장난감도 자연속의 나뭇가지와 돌멩이들에서 찾으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너무도 시대착오적인 생각이고, 그가 강력하게 거부하는 텔레비전과 컴퓨터 게임을 비롯한 오락기에 대한 거부 반응도 조금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지나친 과잉보호에서 사주는 장남감은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좋은 장난감들과 게임을 통해서도 감정이 풍요로워지고 상상력이 풍부해 질 수도 있는 장점도 있는 것이다.
스키휴가나 값비싼 외출에 대한 거부반응도 그 정도가 조금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요즘 부모들이 자녀들은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 것에는 상당 부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자녀들을 무조건 내버려두는 것도 문제가 될 수가 있는 것이다.


나는 자녀 교육에 관한 책을 읽을 때에는 그 책의 내용에 전적으로 수긍하지는 않는다. 그 책에서 배울 점은 배우고, 내 상활과 맞지 않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과감하게 무시해 버린다.
그것은 나와 내 자녀와의 상황이 책 속의 내용과 꼭 일치할 수 없기때문이다.

<즐거운 양육 혁명>은 확실히 요즘의 부모들이 참고해야 할 내용들이 많이 담겨져 있다.


부모들의 지나친 간섭과 기대감에 어깨가 무거워져 가는 자녀들에게 어떻게 양육해야 할 것인지를 말해주는 책이기때문이다.
요즘 부모들이 인내심을 가지고 느긋하게 자녀를 대하지 못하는 현실에서는 꼭 참고해야 할 내용들이 많이 담겨있다.
아무쪼록 많은 부모들이 지금보다는 좀 더 '게으른 부모'들이 되어서 자녀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자신을 생각을 옮길 수 있는 시간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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