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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여름호>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Asia 제17호 - Summer, 2010
아시아 편집부 엮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좋은 인연으로 생각하지도 않았던 계간지를 받아보게 되었다. 낯선 계간지였지만, 그 책이 의미하는 바와 그 속에 실린 낯선 글들이 새롭게 다가온다.
'Asia (계간)'은 세계인이 함께 읽는 아시아 문예 계간지이다.

아시아의 눈으로 아시아 각국의 문화와 예술, 사회를 읽어 내고 세계인과 그 가지를 공유하려는 열린 매체입니다. (책표지 옆 글중에서)
2006년 여름에 창간호가 출간된 후에 2009년 여름호에 '인도문학' 특집호가 실렸었는데, 이번호에는 '팔레스타인문학' 특집으로 꾸며졌다.

팔레스타인~~~ 이 단어만으로도 침울하고 힘겨운 사람들의 일상이 떠오르는 것이다.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 건설된 640 km의 벽. 그 높고 긴 벽, 그 벽속에 팔레스타인들은 감금아닌 감금을 당하고 있다. 1948년의 이스라엘의 독립으로부터 시작된 이 지역의 아픔, 비극.... 도대체 어떤 근거로 이스라엘은 이 지역을 이렇게 거대한 벽으로 둘러치고 있는 것일까. 물론, 곱지않은 세계의 시선들이 있지만, 그래도 이런 안하무인격의 행동을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세계인들. 그런 차가운 세계속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은 외롭게 홀로 투쟁을 하고 있다.
이 계간지에서 '팔레스타인 문학을 빛낸 별들'이란 주제로 좌담의 사회를 맡은 작가 '오수연'의 이스라엘 공항에서의 일화를 읽으면 정말 이스라엘군의 횡포에 가까운 검색은 어이가 없을 정도이다.

'팔레스타인 문학을 빛낸 별들'중의 한 사람인 '마흐 무드 다르위시'(갈릴리 출생,2008년 사망)은 이런 말을 했다.
"당신은 팔레스타인인일 수 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이어야 하는 건 아니다." 이런 의미에서 나는 팔레스타인인이다. 내가 살아야 할 곳에서 배제되었다고 느끼지만 달리 갈 곳은 없다. 그리고 내 위에 쌓인 문제들이 첩첩이고 지구 끝까지 얽히고 설켜, 내 문제가 해결되려면 세계 모든 문제가 해결되어야 할 지역이라는 걸 안다. 그렇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다. 어디에 살건 나처럼 느끼는 많은 이들도 같은 의미로 팔레스타인인일 것이다. (p14)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이 책에 실린 글들을 읽어본다.
세계인이 함께 읽는 책이기에 책은 한글과 영문을 함께 싣고 있다. 책의 내용들은 다양한 장르의 글들로 채워져 있다. 좌담, 에세이, 단편소설, 시, 민담.....
  그런데, '팔레스타인문학' 특집호라는 내용을 접했을 때처럼 역시, 팔레스타인 문학은 생소하다.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작가들과 작품들. 그런데, 그 작품들은 언젠가 우리글로 번역 출판된 적들이 있는 작품들도 여럿 있었지만, 우리들의 시선을 비켜갔던 것이다. 그만큼, 우린 팔레스타인의 현재의 모습도 그들의 문학들도 등한시해 온 것이다. '파드와 뚜깐', '에드워드 사이드' , '갓산 카나파니', '마프무드 다르위시'등 좌담에서 주제로 삼았던 작가들의 짧은 글들이 있다.
'마흐무드 아부 하시하시'의 '순교자의 잉크'는 잃어버린 땅에 대한 절절함이 묻어 있다. 이스라엘의 억압에 의한 비참한 죽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글속의 사진들에 차마 눈길을 주기가 미안해 진다.  

그밖에 우리나라 신인작가 '이호빈'의 '즐거운 나의 집', 안도현의 시...
아시아의 작가들의 작품들도 선보인다.
'Asia (계간) : Volume 5 No. 2 여름 2010'를 통해 아시아 작가들의 작품을 세계인이 함께 읽어본다. 그리고, 팔레스타인 문학을 생각한다. 또한, 팔레스타인의 비극적인 역사의 현실을 더듬어 본다.
처음 접해본 새로운 계간지였지만, 이 책의 내용이 알차고 읽을거리가 풍부하기에 다가올 가을호의 주제는 어떤 것일지, 그리고 어떤 내용의 글들이 담겨질지 살짝 기대가 된다.
우리 돌아가리 (아부 살마)
사랑하는 팔레스타인이여, 내 어찌 잠들 수 있으리
고문의 광경이 눈앞에 선연한데
그대의 이름으로 세상을 정화하노니
그대의 사랑이 나를 지치게 하지 않았다면
내 감정을 비밀로 간직했을 텐데
지나가는 날들의 대열이
적들과 친구들이 공모를 수군댄다
사랑하는 팔레스타인이여! 내 어찌 살 수 있으리
그대의 평원과 언덕을 떠나?
피로 물든 산기슭이
나를 부른다
지평선도 핏빛으로 물들고
탄식하는 해안이 나를 부른다
내 탄식은 시간의 귀에 쟁쟁하다
도망하는 시내들이 나를 부른다
그들의 땅속에서 낯설어진다
그대의 고아가 된 도시들이 나를 부른다
그대의 마을과 성곽들이
내친구들 내게 묻기를 "우리 다시 만날까?"
"우리 돌아가게 될까?"
그래! 우리 이슬 머금은 대지에 입 맞추리
우리 입술 붉은 열정으로 달아올라
내일, 우리 돌아가리
우리 발자국소리
후세들이 듣게 되리
우리 폭풍우와 함께 돌아가리
번갯불과 유성과 함께
비상하는 독수리와 함꼐
사막에 미소 짓는 신새벽과 함께
바다의 파도에 물드는 아침과 함께
핏방울 든든 깃발과 함께
빛나는 창칼과 함께 (p 14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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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육계 - 모략과 지략의 미학
천차이쥔 엮음, 박영환 옮김 / 시그마북스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올들어 우연하게도 중국인이 저자인 책을 여러 권 읽게 되었다. 소설책이 아닌 자기계발에 관한 책들이었다. '삼십육계'도 역시 중국인인 '천자이쥔'이 쓴 책으로 일상생활에도 응용할 수 있는 지략과 모략이 담긴 책인 것이다.
흔히 이렇게도 저렇게도 할 수 없는 궁지에 몰렸을 때에 '36계 줄행랑을 쳐' 이런 말들을 많이 할 것이다. 옮긴이는 '옮긴이의 말' 첫 문장에서 '줄행랑이 최고'라는 잘못 인식되어 온 '삼십육계'에 대해서 그 오류부터 설명을 한다. 나 역시 '36계 줄행랑'을 손무(손자)가 쓴 '손자병법'의 마지막 계책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손무의 손자병법'과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삼십육계'는 다른 병법책인 것이다.
  물론, 이 두 책은 병법에 관한 책이기에 서로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고, 병법의 내용도 그 표현방법이 다를뿐이지 일치되는 병법들이 상당수가 있다.
손무의 '손자병법'과 '삼십육계'는 중국 고대 병법을 집대한 책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그런데, '삼십육계'는 작가나 연대가 부정확하다. 책에 쓰여진 어휘나 명칭을 보면 명대의 군사적 내용과 중국 전통사상인 유불도사상이 포함되는 등 다양한 사상과 철학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보아 '삼십육계'가 세월을 거치면서 어느정도 다른 사상들도 가미되지 않았을까 한다.

'삼십육계'는 다음의 세가지 측면으로 생각해 볼 수가 있다.
(1) 유가의 '역경' 사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음양법칙에서 출발되었다.)
(2) 중국인의 다양한 사유방식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3) 복잡 다양한 사회속에서 군사적 측면뿐만아니라 정치, 경제, 외교, 경영 등 지혜로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일종의 개인생활 지침서로도 응용될 수 있다.

'삼십육계' 사상의 출발점은 '역경'이다. (p9)
'삼십육계'의 구성을 보면 모두 6 개조로 되어 있으며, 각 조마다 6 개의 계략이 있다. 그러니까 전체적으로 보면 36 개의 계략이 소개되는 것이다. 이런 36개의 계략을 원문 그대로 읽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36계의 각 조의 계략들은 하나씩 원문으로 소개하고 - 번역하고 -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계략을 분석해주고 - 이 계략을 적용했던 사례들을 소개해 준다. 또한, 현대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어휘는 주석을 달아서 보충 설명을 해 준다.
 
  이런 사례들은 '36계'가 병법이기에 전쟁에서 이 병법이 응용된 사례가 단연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중국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삼국지에서 보여주는 '지략과 모략'을 떠올릴 것이다. 전쟁이란 꼭 군사력이 우위여야만 승리하는 것이 아님을 삼국지를 통해서 많이 접해온 사실일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조조와 유비의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마치 토막 토막의 삼국지를 읽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많이 등장한다.  진시황제의 중국 대륙의 첫번째 통일이야기.춘추전국시대 이야기, 유방과 항우의 '위촉오'의 싸움. 당나라의 안록사의 난, 비교적 열세였던 송나라 이야기. 명의 마지막 황제 이야기. 중일전쟁이야기 등등 중국의 역사를 토막토막 들여다 보는 것처럼 재미있는 병법이야기가 펼쳐진다. 이와함께 제 1,2차 세계대전에서의 전술이야기. 상술, 기업이나 경영과 관련된 이야기 등....
  
내가 픽션이 가미된 역사소설보다는 가공되지 않은 순수한 역사이야기를 좋아해서인지 책의 내용들이 재미있게 느껴진다. 그런데, 사람의 목숨이 오락가락하는 전쟁의 이야기여서인지 병법의 적용은 그 상황에서는 당연한 이치일지는 모르겠으나, '36계'는 어찌 보면 '모략과 지략'이기에 그 계책속에는 사기와 거짓, 속임수가 들어가 있는 것이다.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 기업의 전략상, 정치가들의 당선되기 위해서.... 의 이유로 병법이 적용되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나쁘게 생각하면 타인을 해칠 수 있는 방법들인 것이다. '36계'가 다방면에 걸쳐서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은 공감하지만, 자칫 의도적으로 누군가에게 해를 끼친다면 그것은 좋은 결과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줄행랑'.
36계: 주위상(走爲上)- 때로는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번역) 군대는 강한 적군을 만나면 피해서 퇴각해야 한다. 2보전진을 위한 1보 후퇴로써 적군을 물리치는 것으로, 이것은 정상적인 병법에도 어긋나는 것이 아니다. (p395)
피하는 것은 가장 낮은 자세이지만 가장 높은 전략이기도 하다. (p396)
'36계'는 고대 중국인의 지혜가 담긴 병법이지만, 일상생활속의 많은 부분에서 적용될 수 있는 것이며, 어려운 일을 쉽게 헤쳐나갈 수 있는 지침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려되는 것은 '36계'가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는 일에 적용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특히, 정치, 세계정세 등에 '모략' 역할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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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싸게, 멋지게 - 열심히 일하지 말고 똑똑하게 일하라!
마이클 해머 지음, 박나영.한상석 옮김 / 타임비즈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빨리, 싸게, 멋지게' 간결한 문장속에 더 많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바로 이 책의 간결한 제목처럼 지지부진하게 어떤 일을 잡고 있는 것보다는 능률적으로 단 시간에 더 낮은 비용으로 더 잘 일을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기야 말을 쉽지만 누군들 더 일을 잘하고 싶지 않으며, 어느 기업인들 더 좋은 성과를 내고 싶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을 꼼꼼히 읽어보면 책 속에서 그 답이 보일 것이다.

이 책의 이론들은 해머 박사가 '비즈니스 변혁의 이론'을 제안한 후에 그것을 그대로 따랐지만 어떤 기업은 실패를 했고, 어떤 기업에서는 성공을 했다고 한다. 그러면, 왜 다른 결과가 나왔을까 하는 생각에서 종합적으로 솔루션을 탐구하면서 기업들의 성공사례와 실패사례를 모두 다시 연구해보게 되었고, 또한, 그 기업들이 해머 박사의 이론을 행했던 것과 행하지 않았던 것들도 모두 연구를 하게 되는데 10 년이상이 걸리게 되었다. 그 결과 해머는 자신의 신념을 실제 기업에 적용해 나감으로써 성공과 실패의 가능성을 실험하고 가장 실효성이 높은 솔루션을 찾아 내게 되었던 것이다.  그것이 바로 '빨리, 싸게, 멋지게 !' 이며, 이것은 지금은 고인이 된 그의 평생의 키워드이자, 마지막 제안이 되었던 것이다.
이 책이 다루는 내용들은 모든 기업들이 조직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한 프로세스를 활요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며, 그 방법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기업들의 이야기, 개인의 이야기까지 많은 사례들을 함께 담고 있다. 
 
'더 빨리, 더 낮은 비용으로, 더 잘 일하는 것' 이 3가지가 함께 이루어진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어려울 것같지만, 모든 업무에는 그 일의 시작에서 끝나는 시점까지 하나로 연결되어서 평가하게 되고, 모든 관계자들이 공통의 목적을 가지고 배치되어 있기에 그 과정에서 어떤 문제점을 해결한다면 이 3가지는 쉽게 함께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간단한 예로. 어떤 전화회사에서 고객 클레임 전화가 한 건 올 때마다 평균 3 명의 인력이 투입되었다고 한다. 전화를 받고, 문제를 진단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그런데 이 3 사람의 몫의 일을 한 명의 사람이 받아서 처리하도록 하니까 '첫 통화'로 문제점이 해결되었다고 한다.  3 명이 할 일을 1명이 일사천리로 처리하게 되는 프로세스를 거치자 능률이 150%로 증가했다고 한다. 물론, 단순업무이기에 가능한 일일테지만, 어떤 경우에 있어서든지,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있으면 좋은 성과를 가져올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이것도 저것도 안된다면, 처음부터 다시 하는 것이 낫다.
낡은 프로세스는 고치거나 개선하느니, 버리는 것이 낫다. (p264)
이 책을 읽다보면 분명히 이 책은 일에 대한 능률, 성공을.... 그리고 더 나아가서 회사의 성과를 증진시키기 위한 지침서 역할을 하는 내용의 글들이지만, 개인에 있어서도 가정에 있어서도 적용할 수 있는 내용들이 상당히 많아서 공감이 가는 부분들이 많다.
다음의 내용을 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성과평가의 씻을 수 없는 7가지 죄악
 1 _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지 의미 없는 ‘공허함(Vanity)’
 2 _ 나만 괜찮으면 만사 오케이 ‘부서이기주의(Provincialism)’
 3 _ 팔이 안으로 굽는 원리, ‘나르시시즘(Narcissim)’
 4 _ 알거야 - 괜찮겠지 - 이쯤이야, ‘게으름(Laziness)’
 5 _ 전체를 훼방 놓는 지엽적 집중, ‘협소함(Pettiness)’
 6 _ 파급력을 판단하지 못하는 땜질식 조치, ‘어리석음(Inanity)’
 7 _ 진지하지 못한 태도, ‘경솔함(Frivolity)’
결국, 국가, 사회, 기업, 가정, 개인에 있어서의 시스템은 이처럼 공통적으로 같은 맥락에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마이클 헤머'는 에필로그에서
누군가의 권유로 이 책을 집었든, 스스로의 동기부여로 집었든, 한 번 읽고 서가에 꽂아두지 마시길 바랍니다. 어떤 한 대목, 어떤 한 장을 조금씩 혹은 통째로 당신이 속한 조직에서 시도해보길 바랍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대를 갖게 하고 싶다면, 이 책을 그 사람에게도 건네 주십시요. (p310)
이 문장을 읽으면서 많은 독자들이 그동안에 자신이 이런 장르의 책을 읽었을 때에 자신이 읽었던 책을 무심코 책꽂이에 꽂아두고 책 내용을 까맣게 잊어버렸던 경우가 떠오를 것이다. 역시, 작은 대목 하나라도 실천을 해야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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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미나토 가나에 지음, 오유리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미나토 가나에' - 내놓는 작품마다 화제를 모으고, 일본 문화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작가 - '소녀'의 작가를 소개하는 글이다.
내가 읽은 '미나토 가나에'의 작품은 2009년에 많은 독자들에게 읽혔던 '고백', 그리고 이번에 '소녀'가 두 번째 읽게 된 작품이다.
'소녀'가 출간되었은 때에 인터넷 서점에서 읽게 된 광고문안이 참 자극적이었던 것이다.

"사람이 죽는 순간을 보고 싶어!" 죽음을 직접 보길 갈망하는 두 소녀의 잊을 수 없는 여름방학이 시작된다! (책뒷표지글 중에서)
나는 이 문장을 보는 순간 서름끼치게 괴기스러운 장면을 연상했다. 언젠가 살인범이 자신이 살해하는 사람들의 죽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는 그런 믿거나 말거나 한 내용의 글을 볼 적이 있기에, 나름대로 그런 살인의 장면을 연상하게 된 것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이 소녀들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미나토 가나에'의 전작인 '고백'에서 내가 받았던 충격이 너무 컸었기때문인 것이다. 이 소설은 여선생님이 자신의 딸을 살해한 두 제자를 계획적으로 복수를 하는 내용이었는데, 마지막에 밝혀지는 그 복수가 너무도 충격적이었다. 두 제자가 자신의 딸을 고의적으로, 그러나 또한 실수로 죽음의 순간에 이르게 만들고, 실수로 인한 그 죽음의 순간을 은폐하기 위해서 또 고의적인 살인을 방조했지만, 그 제자들이 미성년자이기에 처벌을 받을 수 없고, 그런 이유로 자신이 가하는 처벌. 인간과 인간의 이야기보다 더 진한 교사와 제자의 관계가 이토록 잔인해질 수 있음에 후반부에는 거의 충격속에 잠겼었다. 그래서 '고백'를 쓴 작가라면 어렵지않게 그런 이야기 전개를 보여줄 수도 있겠다는 선입견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고백'이 열세 살의 남학생들의 이야기였다면, '소녀'는 고등학교 여학생들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작품의 분위기가 닮은 듯이 보인다.
'소녀'는 아쓰코와 유키라는 두 여학생의 이야기가 주축을 이룬다. 두 소녀는 가정환경, 성격, 가치관 등이 서로 다르지만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다. 두 소녀 모두 검도를 하다가 중간에 신체적 상처로 인하여 그만두게 되었으며, 자신들이 원하던 명문고등학교에 가지를 못하게 된 것이다. 이런 이유때문에 서로 가까운 친구이면서도 멀게 느껴지는 그런 관계다. 더군다나 유키는 치매할머니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아쓰코는 자신이 검도를 그만두게 되면서 겪게되는 소외감으로 과호흡 증상을 가지고 있다. 이런 두 소녀가 갈망하고 보고 싶은 것이 바로 '죽음' 그 순간을 보고싶은 것이다.
보고싶다-. 인간의 죽은 모습을. 아니, 사오리가 본 것이 시체라면 나는 죽는 순간을 지켜보고 싶다. 사오리가 베스트프렌드의 시체를 봤다면 나도 그만큼 가까운 누군가의. - 누가 있지? (p37)
"바로 앞에 보이지만 존재하지 않는다. 바로 그런 게 진짜 '죽음'이란거지. (p34)
죽음, 그것은 아름답지도 숭고하지도 않다. 새하얗게 변색되어 그 자리에서 사라지는 것이다. 단지 그뿐이다. (p 261)
이 소설의 소녀들의 이야기는 여름방학 직전부터 여름방학동안의 경험의 이야기들로 꾸며진다. 그들이 방학동안에 자원봉사를 가게 되는 노인요양센터와 소아병원 난치병 환우들의 이야기와 함께. 그리고, 소설속에는 또다른 소설. '요루의 외줄타기'가 또 하나의 소재로 등장한다. 성장소설과 추리소설의 형태가 접목되기는 했으나, 추리의 성격이 좀 약하다고 볼 수 있다. 이 소설은 탄탄한 구성에 드라마틱한 소재와 설정들, 그것이 초반부터 거의 다 드러나 있는 상태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중간 중간에 복선이 깔려 있어서 그 복선이 이야기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그리고, 후반에 또다른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 그리고, 역시 결말부분은 깜짝 놀랄만한 장면이 연출되어서 '아니 !! 역시, '미나토 가나에' 다운 설정 ?' 하면서 놀라기는 하지만.... 그래도 '고백'에서 워낙 큰 충격을 받았기에 '소녀'의 반전은 약한 충격이라고 해야 할까.
죽음을 보고 싶다는 설정이 한 가닥을 이루고는 있지만, 이 소설은 일본의 여고생들의 생활, 치매노인 문제, 난치병 환우의 우정, 그리고 아쓰코와 유키의 우정과 가족애 등을 함께 다루고 있다. 그래서 이 소설은 추리소설의 형식을 빌린 청춘소설, 또는 성장소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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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그리움 - 자전거 타고 대한민국 멀리 던지기
이종환 지음 / 하늘아래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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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여행'이 같은 모습일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어떤 '여행'이건간에 같은 모습은 아닐 것이다. 가장 먼저 여행의 교통수단부터 여러 모습으로 나타나기에. 같은 길을 가더라도, 걸어서 갈 때와 자동차를 타고 갈 때에 바라보게 되는 시각에서부터 차이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자전거를 타고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닌다면 어떤 모습으로 우리의 마음속으로 들어오게 될 것인가?

한 눈팔지 않고 온몸으로, 온 마음으로 몰아야 쓰러지지 않는 것이 자전거 타기이다. 김수영이 시쓰는 것을 가리켜 '머리나 심정으로가 아니라 온 몸으로 밀고 나가는 일'이라고 설파한 것은 '자전거 타기'와 정확히 동일선상에 있다. 그런 점에서 자전거 타기 역시 시를 쓰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책 뒷표지 글중에서)

  문학비평가이기도 하고 에세이스트이기도 한 '이종환'은 처음에는(책의 1부) K 와 함께... 그리고 K 의 다리부상으로 해서 그 다음에는 (책의 2부)는 홀로 자전거 여행을 떠난다. 길을 따라서~~~~ 그러나, 우리나라의 도로 사정이 자동차 위주로 건설되어서 갖은 고생을 해야 할 경우도 생기게 되는 것이다. 갓길을 따라.... 그리고 터널을 건널 때의 무시무시한 트럭들의 횡포(?)를 피해서... 그리고, 자전거 도로라고 해서 가는 길끝자락의 허술한 도로처리로 위험 천만한 경우를 당하기도 하면서...   그러나, 이것은 교통수단이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하는 도중의 어려움일 뿐이고, 그가 가는 길위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것이다.
 
  그는 여행은 세가지 풍경을 이 책 속에 담고 있다. 길의 풍경. 자전거의 풍경. 의식의 풍경. 그것들은 독자적으로 보일지 몰라도 결국에는 서로 겹치는 풍경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그런 여행의 길 위에서 '문장'을 보게 되는 것이다. 여행자는  그 길들을 읽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행자는 자신이 가는 길 위에서 자신의 여행 속도에 따라서, 어떤 길은 천천히 읽게 되는 것이고, 어떤 길은 빨리 읽을 수 있는 것이라고 표현을 하고 있다. 마치 자전거 여행을 시쓰는 일과 은유적으로 비교하기도 하는 것이다. 시를 쓰는 일과 같은 맥락으로 자전거 여행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이런 비교도 신선한 사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처음에 이 책을 읽으려고 저자 소개글을 찾으니 그 부분부터 이색적이었다. 저자의 경력대신 그의 생각들이 쭉 나열된 문장들이...
나는 나에게 중독되어 있다는 것, (...) '자아사고' (...) 자아사고는 세상을. '나를 둘러싼' 어떤 것으로 이해한다. 그 현실은 추하다. '나를 감옥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에 추하고, 나를 탈옥하도록 부추기기  때문에 추하다. (작가 소개글중에서)

  펼쳐 본 책표지 안쪽의 작가의 사진과 함께 실린 작가의 이력을 나타내는 페이지에는 이와같이 알 듯, 모를 듯한 글들이 실려 있었다. 여행서이기에 가볍게 집어들었던 손이 잠시 멈칫했다. 이 책의 성격을 아니, 저자를 이해하기에는 다소 난해한 문장이기에 순간 내 머리는 긴장을 했다. 그러나, 이 책의 이야기들은 서울에서 서해안을  따라 남해안, 그리고 울릉도, 동해안을 돌아 청평 그리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오는 길위의 풍경들과 단상들이 담긴 여행서인 것이다.
그가 이야기하듯, 자전거의 길이란, 균형을 잡아야 쓰러지지 않고 갈 수 있는 길. 그리고 자전거여행은 긴장과 이완, 그리고 휴식과 노동을 동반하는 것. 바로 우리 인생의 길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는 자전거의 길인 것이다.
 
달리다 보면 마땅한 휴식처도 없어서 나는 중간 중간 길 위에 자전거를 세우고 멀리 들판이며 오밀조밀 나 있는 샛길과 철길 등을 바라보는 것을 하나의 낙으로 삼는다. 길들은 하나같이 어딘가로 가고 있는데 내게는 '만남의이미지'보다는 '떠나감의 이미지'로 더 크게 다가온다. (P141)
그는 무엇때문에, 그리고 무엇을 보기위해서, 무엇을 깨닫기 위해서 자전거 여행을 하게 되었을까....
자전거를 타는 동안 나는 속새로부터, 나로부터 멀어져 간다. 나로부터 멀어져 주변이 되고 만물이 된다는 것. 그것이 존재의 궁극아닐까? (책 뒷표지글중에서)
두 바퀴에 의존하여 균형을 잡고 세상을 돌아보는 여행. 아마도 자전거 여행은 가장 소박하고 힘든 여행이 아닐까. 그렇기에 자전거위에서 보는 풍경들. 그리고 스쳐가는 생각들이 가장 세상을 밝은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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