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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마 선생의 조용한 세계
모리 히로시 지음, 홍성민 옮김 / 작은씨앗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한 학생이 대학에 진학해서 고리타분한 물리학의 세계에 빠져들어 학자의 길을 걸어가는 이야기를 쭉 늘어놓고 있다. 세상일에 초연한 듯한 연구자의 자세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약간은 전문적인 내용까지 섞어가면서 무미건조한 투로 읆조리는 형식이다. 쉬운 글쓰기 때문에 읽히기는 하지만, 건조한 장편영화를 보면서 중간 중간 졸기에 딱 좋은 그런 소설이다. 그런데도 끝까지 읽게 되는 것은 은근한 매력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밋밋한 이야기 속에 삶의 우여곡절이 들어있고, 한 길만을 파고드는 끈기와 열정의 힘을 느낄 수도 있다. 너무 도인 같은 삶을 사는 사람의 모습이라서 피부에 와닿지는 않고, 나쓰메 소세키의 냄새도 은근히 풍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