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그요정
김호준 지음 / 양철북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8년 무술년 첫 책으로 보광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시는 교사이시기도 한 김호준작가님의 첫 책 「디그요정」을 선택하였습니다.
디그(Dig)란 배구 경기에서 상대 팀의 스파이크(spike)나 백 어택(Back Attack)을 받아내는 리시브(Receive)를 말하며 상대편 공격수가 사납게 스파이크한 공을 달래어 자기 편 세터에게 올려 주고 상대편 공격수가 얄밉게 속임수로 속도를 죽여서 넘긴 공은 몸을 사리지 않고 어떻게든 살려내는 일을 하는 선수들을 다른 말로 디그 요정이라고 한다(66~67쪽)고 하는 데 사실 읽으면서 어느 정도 떡밥을 주시기는 했지만 제가 예상했던 것과 맞아 떨어져서 좋았습니다.
김수능이라는 발기왕성 아니, 혈기왕성한 고등학생이
나를 보는 듯한 느낌(저는 고등학생 때 수능이처럼 담배피고 야자째는 양소년은 아니었으며 수석이같은 귀여운 동생도 없었지만 그냥 저를 보는 듯했어요.) 배우 김상호씨를 닮은 강봉수 선생님과 통닭집 사장이며 배우 고창석씨를 닮은 고영갑, 그리고 어릴 때는 실컷 응징해줬지만 크면서 위치가 달라진 축구를 그만 두게 된 어벙이 동규, 그리고 사랑을 알게 해 준 연주, 그리고 늘 증오만 했던 그 사람까지...... 많은 사람들을 알아가며 성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강봉수선생님과 고영갑사장님 그리고 수능이의 아버지이자 디그요정이신 김성기오씨를 보면서 김상호, 고창석, 유해진씨가 떠올랐고 수능이를 보면서도 봉태규씨가 생각났었어요.
저도 언제 만날 수 있을 지는 모르지만 이젠 그 사람을 너무 미워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김호준 선생님, 아니 김호준 작가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통 말통
김다은 지음 / 상수리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올해의 마지막 책인 김다은작가님의 장편소설 「소통 말통」을 편의점픽업으로 받자마자 읽어봄.
선생님과 소통되지 않는 제자들, 부모님과도 소통되지 못하는 자식들의 모습을 보며 나 역시 학교에서는 선생님과 친구들, 집에서는 부모님과의 소통이 되지 않아 냉랭하고 마주치면 아무런 말도 나누지 못하고 때로는 내가 의도하고 했던 말이 상대방에게는 오해로 받아들이거나 내가 무심코 던진 말또한 타인에게는 상처가 되는 것을 보면서 정말 ‘말‘이라는 것이 매우 어려운 것이구나 새삼 느껴졌음.
이 소설에 등장하는 문복이가 모든 만물이 내는 소리에 관심이 많지만 부모님은 그런 문복을 못마땅해하고 자신또한 자신의 이런 꿈에 확신이 없었지만 영어선생님이 ‘폴리 아티스트‘라는 전문적인 직업에 대해 일러준 후로 자신의 꿈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는 모습이 인상깊음.
문복에게 많은 것을 보여 주었고 힘이 되어 준 예강의 부재가 아쉽기는 히였지만 서로 각자의 꿈을 이루게 되면 만나게 될 것을 문복이보다 내가 기대하게 되는 것 같음.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재는재로 2017-12-31 2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해복많이받으세요
 
간사지 이야기
최시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 읽은 최시한작가님의 연작소설 「간사지 이야기」는 마치 사랑에서 잎담배를 신문지에 말아 피우던 창수 아저씨가 새끼를 꼬으며 옛날 이야기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에게 들려주는 데 그 곳에 나도 같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음.
지금은 너무 멀어져버렸지만 우리 아버지는 어촌에서 나고 자라셨는 데 그 때의 아버지와 13명의 형제들의 이야기를 나에게 가끔씩 들려주셨는 데 「간사지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 생각이 나면서 내가 태어나지도 않았던 그 때의 모습이 그려지는 듯 했었고 과장같지만서도 그 때에 나도 존재했으면 어떤 느낌이었을 까 많은 생각이 들었음.
갑갑한 농촌생활과 부모님에게서 벗어나고자 서울에 가는 ‘나‘를 뒤따라 몰래 서울로 가출한 경숙이 누나, 서울에서 내가 사는 간사지까지 찾아왔던 내게 편지를 보내던 금희, 그리고 똑똑하여 장차 크게 출세할 것이라 누구나 확신했던 선호 형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었던 것도 이른 바 ‘똥섬‘에 살았던 말을 어눌하게 했던 진석이, 그리고 진죽역에 내렸어야 하지만 깜빡 졸은 바람에 낯선 역에 내렸고 그 곳에서 차를 태워다주었으며 의도치않게 외투를 빌려 준 운전기사아저씨까지.....
분명 나의 이야기나 우리 아버지의 이야기도 아니지만 낯설지 않아 좋았음.
작가님, 감사합니다. 그러고 건강하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교양과 광기의 일기
백민석 지음 / 한겨레출판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목화밭 엽기전」에 이어 백민석작가님이 2015년 가을 쿠바의 아바나에서 시작하여 2017년 여름 대전에서 완성하신 신작 장편소설 「교양과 광기의 일기」를 읽어보았음.
9월 28일부터 12월 23일까지 일기형식으로 교양을 지닌 이성적인 남자 ‘나‘와 광기로 가득 차있으며 본능적인 수컷 ‘나‘, 같은 한 사람 안에 두 개의 자아가 일기를 쓰며 소설이 진행되는 데 소설가인 나가 일본에서 카메라를 구입하여 쿠바로 가 한인들을 상대로 강의를 하고 토크쇼에서 대담을 하는 공식적인 행사를 하며 틈틈히 신작 장편소설을 쓰거나 한국의 출판사에서 보낸 출간예정인 소설의 표지 시안을 고르며 일본에서 산 카메라로 쿠바의 풍경들을 담아내는 한편 본능적인 마초같은 남자는 ‘다나이스‘라는 스물 두 살(처음에는 열 여섯이다가 열 여덟이라고 속이지만 자신의 눈에만 보이고 남에게는 보이지 않는 친구들 덕분에 진짜 나이를 알수 있었음.)의 러시아 남자와 산티아고 여자 사이에서 태어난 물라토 여성을 만나 함께 맥주를 마시고 피자도 먹으면서 러시아인 그녀의 아버지 이야기도 듣고 그녀를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하우스의 백인 돼지에게 따끔한 일침을 놓기도 하면서 자유롭게 지내는 일상들을 일기의 앞(‘교양‘을 가진 남자)과 뒷(‘광기‘로 가득찬 남자)면으로 쓰고 있는 데 사실,
앞면의 교양을 지닌 남자는 뒷면의 광기로 가득찬 남자, 그러니까 자신에게 또 다른 자신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며 오직 뒷면 광기의 남자가 진실을 알고 있는 데 다 읽은 입장으로 보아 아예 앞면의 남자가 뒷면의 남자를 인식하여 정면로 충돌하는 모습이 나왔으면 더 흥미진진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 데 그 것은 아마도 12월 23일 가난했지만 흥이 넘치는 쿠바를 떠나 미국에서도 특히나 자본이 우선인 라스베이거스로 가게 되면서부터 서서히 의식하게 되지 않을 까 싶음. 물론 뒷면의 남자도 총기소지가 합법인 미국에서 감옥같은 갑갑한 앞면의 남자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총구를 매만지고 있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목화밭 엽기전
백민석 지음 / 한겨레출판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금으로 부터 18년 전에 소설 속 시간으로 치면 20년 전에 남자아이를 납치하여 감금하고 윤간하며 거름으로 만들어 둔덕에 묻어버리는 대학강사 한창림(이 이름이 낯설지 않았던 건, 작년 말에 읽은 「공포의 세기」에서도 등장하기 때문.)과 과외교사 박태자부부(뭐, 대학강사와 과외교사를 무시하기는 조금 그렇지만 처음에 읽었을 때 이들치고는 너무 살림형편이 좋아보인다고 생각했었는 데 이 소설이 쓰여진 시기를 미처 생각하지 않았던 것.)의 이야기이자 백민석작가님이 20대의 마지막에 쓰신「목화밭 엽기전」이 2017년 말에 새롭게 개정판으로 한겨레출판에서 출간되어 읽어봄.
사실, 지금도 아이들을 납치, 감금하고 윤간하는 장면을 찍고 아이들을 거름(거름으로 만드는 구체적인 장면이 나오지 않아서 조금 궁금했음.)으로 만들어 둔덕에 파묻었다는 게 엽기적이지만 20년 전에 이러한 소설을 쓰셨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음.
마지막까지 펫숍 삼촌이 걸리기는 했지만 한창림의 최후의 포효가 인상적으로 남았고 무엇보다 가장 좋은 것은 개정판으로 인해 내가 이 무시무시한 소설을 읽을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 아닐까 싶음.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장소] 2017-12-28 08: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개정판은 초판 1쇄로...들어가는군요!.. ㅎㅎㅎ 몰랐어요. ^^ 제목부터 퍽퍽하니 터진 목화씹은 느낌 ..^^

물고구마 2017-12-28 08:47   좋아요 1 | URL
2000년에 출간당시에는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가 한겨레출판으로 재출간된거라서 그런 것 같아요.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도 같은 경우더군요.
정말이지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드는 것 같아요.

[그장소] 2017-12-28 08:59   좋아요 1 | URL
아..출판사가 다르군요! ^^ 같은 책인데..다흔 출판사..그러니 1쇄로 가겠네요. 읽은지 꽤 되서 .. 충격도 거의 흐려졌는데.. 다시 봐도 좋겠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12-28 08: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물고구마 2017-12-28 09:10   좋아요 0 | URL
저는 잘 모르던 작가였는 데 「혀끝의 남자」이후로 꾸준히 신간이 나오거나 개정판나오면 읽게 되었어요. 이번에 신간인 「교양과 광기의 일기」도 기대가 됩니다. 빨리 읽어보고 싶네요.

순오기 2017-12-28 1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우~ 이런 끔찍한 이야기는 읽기 쉽지 않을 듯, 영화도 눈가리고 보게 되던데...그래도 궁금해서 손에서 놓을 순 없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