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를 비추는, 발목을 물들이는
전경린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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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린작가님의 작품을 꽤 많이 읽었다고 생각했는 데 세어보니 2010년에 출간된 장편소설「풀밭 위의 식사」(도서관에서 빌려봤던.)와 2014년에 출간된 장편소설 「해변빌라」이렇게 2권 뿐이었더군요.
2014년에 앞서 출간되었던 소설집 「천사는 여기 머문다」도 읽었지만 끝까지 읽지는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2017년 12월에 출간된 신작 장편소설 「이마를 비추는, 발목을 물들이는」을 읽으며 무언가 생경한 느낌을 받았던 것 같아요.
이 이야기는 나애와 상과 도이의 이야기일까, 어긋나버린 도이를 잊지 못하는 나애의 이야기일까, 아니면 3년간 임시동거인으로 살았던 희도와 이별하며 겪게 되는 라애의 이야기일까, 그것도 아니리면 병원집에 라애를 버리다시피 하고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는 장난을 치다 나애가 집을 나가고 나애를 찾은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무차별적으로 폭력을 휘두르며 어머니와 라애의 고통스러운 과거와 잘못에 대한 이야기일지...... 딱 이 것이다, 하나로 정리하기엔 어려운 이야기를 읽으며 과거 속의 제 모습을 떠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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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랑 로망 컬렉션 Roman Collection 11
윤이형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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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되는 고품격 로맨스 소설 Roman Collection, 그 열한번째로 윤이형작가님의 「설랑」이라는 작품입니다.
보름달이 뜨면 꿈 속에서 늑대인간이 되어 사랑하는 사람을 파괴시키고 그 사람과 이별한 후에 글을 써내려가는 작가와 그런 그녀를 이해하려는 신인작가와의 사랑이야기를 정말 비밀스럽게 읽었습니다.
정말 이러면 안 되는 데 더 이상 빠져들면 그 사람에게 분명히 씻을 수 없는 큰 상처를 줄 것이고 또 그 사람에게서 상처를 받을 것을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 자석처럼 서로에게 강하게 끌리며 뜨겁게 사랑하는 두 여자의 모습이 ‘아름답다‘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강렬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치 이렇게 될 것임을 알았던 것처럼.
저는 아직 어떠한 사랑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지나쳐버린 것 같아서 다양한 사랑을 보여주고 있는 Roman Collection의 소설들을 읽으면서 제가 앞으로 하게 될 누군가(이성이 될 수도 있지만 동성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이성, 동성을 막론하고 그 어떤 대상일지라도.)와의 사랑을 꿈꾸게 되고 어떠한 모습으로 제게 나타나게 될지 기다려집니다.
윤이형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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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녹는 온도
정이현 지음 / 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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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로만 만나봤던 정이현작가가 10년만에 10개의 이야기와 산문을 묶은 「우리가 녹는 온도」를 발표하셨고 출간되었다는 알라딘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고 예약구매하였음.
10편의 짧은 이야기 속에서 맺어지는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 평생을 갈 것이라 약속하고 생각했지만 어떤 이유로 인해 헤어지고 다시 만나기도 하고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기도 하고 심지어는 곁에서 떠날 수 밖에 없는 것을 지켜봐야하는 모습들을 보며 많은 생각과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음.
녹을 줄 알면서도 ‘눈사람‘을 만들고 눈사람을 오랫동안 보고 싶어 냉동실에 가뒀다 어른이 되고 자신을 쏙 닮은 자식이 있을 때 다시 꺼냈다 바깥에 눈사람을 놔두었다는 이야기가 인상깊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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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면접에서 돌발 행동을 보인 MAN에 관하여 욜로욜로 시리즈
박지리 지음 / 사계절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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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혜성처럼 우리 곁에 나타나 또 갑자기 우리 곁에서 사라져버린 박지리작가님의 마지막 작품인 「3차 면접에서 돌발 행동을 보인 MAN에 관하여」를 읽어 보았는 데 어쩌면 제가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게 다 연극같고 이 시간에 글을 쓰고 있는 저를 무대 바깥의 관객들이 지켜보고 있는 듯한 기분입니다.
마흔 여덟번(정확하게는 마흔 아홉번째이지만 면접보러 오라는 전화에 이미 면접을 봤기 때문에 보러 가지 않겠다고 자발적으로 선택한 것이라 포함하지 않았다는, 곧바로 후회했지만.)의 면접을 보기 위해 정장을 맞쳐 입고 머리를 다듬이며 면접할 때만 신은 애지중지한 구두를 신고 면접 볼 회사의 내력이나 면접관이 물을 예상 질문에 대한 예상 답변을 생각하는 이름은 모르지만 편의상 ‘M‘으로 불리게 될 남자가 마흔 여덟번째 면접에서 가까스로 합격한 후 끝인 줄 알았으나 4주간의 연수원에서 합숙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에 합숙을 하게 되고 그 곳에서 자신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경쟁자이자 동료들)의 면면을 보게 되는 모습을 보며 그리고 4주간의 합숙 후 메비우스의 띠처럼 이어질 경쟁사회를 떠오르면서 머지않아 저 역시도 ‘M‘처럼 어디에 쓰일지는 모르지만 거기에 포함될 아주 작은 부품 한 개가 되기 위해 이리뛰고 저리뛰며 거절당해 눈물을 흘리거나 좌절할 수도 있겠지요.
그 걸 바깥의 사람들이 관객이 되어 제 모습을 지켜보거나 제가 다른 사람의 모습을 관객이 되어 바깥에서 지켜보겠지요.
박지리작가님의 모습과 앞으로의 신작은 더 이상 볼 수 없겠지만 작가님이 쓰셨던 작품들은 영원히 남아 언제든지 볼 수 있기에...... 편히 쉬시면서 제가 이 시간에 이 곳에서 글을 쓰는 것을 지켜보시지 않을 까 분명히 제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자꾸만 두리번거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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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8-01-14 12: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지리 작가의 ‘합체‘와 ‘맨홀‘을 보고 기대감을 키웠는데, 갑작스런 죽음에 충격받았어요.ㅠ 사계절출판사에서만 작품을 냈는데...
 
유랑탐정 정약용
김재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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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봄날의 바다」로 만나 보았던 김재희작가님이 신작 장편소설 「유랑탐정 정약용」으로 돌아오셨습니다.
「목민심서」, 「흠흠심서」를 집필하셨고 거중기를 발명하신 정약용선생과 선생보다 7살이 더 많지만(역사적으로는 20살 차이가 납니다.) 학문으로나 명민함으로나 웬만한 학자 못지 않기에 친구로 지내는 이가환선생이 탐정으로 활약을 하게 되는 이야기로 역사를 가미한 추리소설이라서 그런지 흥미진진히여 빠르게 읽어나갔습니다.
조용한 마을에 장기가 모조리 사리진 채 발견 된 시신이 연쇄적으로 발견되는 사건이 일어나게 되면서 18년 전 길을 잃은 도중에 만난 의문의 남자 ‘진‘이 떠올랐고 이 사건의 범인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암호를 추리하여 알아낸 장소인 광대골로 들어가게 되는 와중에 신내림을 정식으로 받지 않았으나 신기가 있는 채련에게 묘한 마음을 품는 정약용을 보며 바로 작년 초에 읽었던 최문희작가님의 「정약용의 여인들」에서 정약용을 지극히 보살피던 여인 ‘진솔‘이 자연스럽게 떠올리더군요.
물론 「정약용의 여인들」은 정약용이 유배를 당하고 난 그 후의 이야기가 중심이기도 하고 이 것이 소설이기 때문에 사실인 지 허구인 지는 잘 모르겠지만 작가가 다르지만 ‘정약용이라는 사람‘의 인생의 모든 것을 한 눈에 보게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실, 다른 북플친구들처럼 추리소설의 향기가 조금은 옅은 것은 사실이지만 흥미롭게 읽었기 때문에 저는 만족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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