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과 광기의 일기
백민석 지음 / 한겨레출판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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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화밭 엽기전」에 이어 백민석작가님이 2015년 가을 쿠바의 아바나에서 시작하여 2017년 여름 대전에서 완성하신 신작 장편소설 「교양과 광기의 일기」를 읽어보았음.
9월 28일부터 12월 23일까지 일기형식으로 교양을 지닌 이성적인 남자 ‘나‘와 광기로 가득 차있으며 본능적인 수컷 ‘나‘, 같은 한 사람 안에 두 개의 자아가 일기를 쓰며 소설이 진행되는 데 소설가인 나가 일본에서 카메라를 구입하여 쿠바로 가 한인들을 상대로 강의를 하고 토크쇼에서 대담을 하는 공식적인 행사를 하며 틈틈히 신작 장편소설을 쓰거나 한국의 출판사에서 보낸 출간예정인 소설의 표지 시안을 고르며 일본에서 산 카메라로 쿠바의 풍경들을 담아내는 한편 본능적인 마초같은 남자는 ‘다나이스‘라는 스물 두 살(처음에는 열 여섯이다가 열 여덟이라고 속이지만 자신의 눈에만 보이고 남에게는 보이지 않는 친구들 덕분에 진짜 나이를 알수 있었음.)의 러시아 남자와 산티아고 여자 사이에서 태어난 물라토 여성을 만나 함께 맥주를 마시고 피자도 먹으면서 러시아인 그녀의 아버지 이야기도 듣고 그녀를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하우스의 백인 돼지에게 따끔한 일침을 놓기도 하면서 자유롭게 지내는 일상들을 일기의 앞(‘교양‘을 가진 남자)과 뒷(‘광기‘로 가득찬 남자)면으로 쓰고 있는 데 사실,
앞면의 교양을 지닌 남자는 뒷면의 광기로 가득찬 남자, 그러니까 자신에게 또 다른 자신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며 오직 뒷면 광기의 남자가 진실을 알고 있는 데 다 읽은 입장으로 보아 아예 앞면의 남자가 뒷면의 남자를 인식하여 정면로 충돌하는 모습이 나왔으면 더 흥미진진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 데 그 것은 아마도 12월 23일 가난했지만 흥이 넘치는 쿠바를 떠나 미국에서도 특히나 자본이 우선인 라스베이거스로 가게 되면서부터 서서히 의식하게 되지 않을 까 싶음. 물론 뒷면의 남자도 총기소지가 합법인 미국에서 감옥같은 갑갑한 앞면의 남자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총구를 매만지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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