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0일 목요일입니다. 지금 시각은 오후 8시 36분, 바깥 기온은 25도입니다. 편안한 저녁시간 보내고 계신가요.
어제까지 비가 많이 내렸는데, 오늘은 비가 내리지는 않고, 곧 비가 올 것처럼 하늘에 구름이 가득합니다. 서울 경기, 강원 지역에 내리던 비가 오늘은 충북 지역으로 내려간 것 같습니다. 29일까지 서울, 경기 지역에는 1년 강수량의 절반 이상이 되는 비가 갑자기 내리는 지역이 있었는데, 서울 안에서도 비가 많이 내린 곳과 비가 적게 내린 곳의 차이가 크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어제까지 비가 내리고 오늘은 비가 오지 않으니까, 잠시 어제 비가 많이 왔다는 것을 잊어버립니다. 어제 저녁에는 우산을 쓰고 편의점을 다녀왔는데, 오늘은 그게 아주 오래 전 같습니다.
가끔 그럴 때가 있어요. 바로 전의 일인데, 무척 오래 전의 일처럼 느껴지는 때가. 한 일주일 정도 더 지나면 그 때는 조금 전처럼 가깝게 느껴지는데, 조금 전, 어제, 몇 시간 전의 일이 그렇게 멀게 느껴지는 것처럼, 어제 비가 왔던 것이 그렇고, 오늘 낮에 있었던 일이 그렇습니다. 기억력이 별로 좋지 않은 가봐요. 조금 전에 뭐했지? 같은 것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은데, 가끔 조금 더 심할 때가 있고, 조금 덜 할 때가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제 일인데, 그렇게 멀게 느껴지다니, 같은 기분이 됩니다.
요즘 시간이 될 때마다. 바깥에 나오면 초록색 잎으로 가득한 나무 사진을 열심히 찍습니다. 지금은 나무가 초록잎으로 가득한 것들이 일상적인 모습이지만, 조금만 지나면 달라질 풍경일 것 같아서요. 지나가면서 보면 실은 무슨 나무인지도 잘 모르고 지나가는 것들이 많은데, 봄에 꽃이 피었던 것들은 조금 알 것 같아요. 그리고 나뭇잎을 보고 아는 것도 있습니다. 아, 이건 은행나무야, 또는 저건 단풍나무다, 그런 정도라서 많지 않습니다. 이 은행나무 아래에는 넓적한 돌이 있어서 가끔 고양이도 졸고, 지나가던 사람도 앉아서 쉴 때가 있어요. 여름의 시원한 자리입니다.^^
어제 있었던 일도 멀지만, 지난 주의 일들은 조금 가깝게 느껴진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건 기분이 그런 거지,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것 같아요. 왜냐면 지난주의 목요일과 이번주의 목요일, 한 주일을 사이에 두고 두번의 목요일에 비슷한 실수를 또 했으니까요.
지난주에는 도서관에 이용증 갱신하러 갔다가 오는 길은 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왔는데, 무척 힘들었어요. 그 날은 태풍이 오기 전날이었는데, 무척 덥고 습도가 높아서 집에 올 때까지 옷이 다 젖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다시 그 도서관에 갔는데, 집에 올 때 또 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왔어요. 그 날은 오늘보다 조금 더 더웠지만, 무거운 가방이 없었는데, 오늘은 그날보다는 덥지 않고 가방은 조금 더 무거웠습니다.
처음에는 별 생각없이 걷다가, 근데, 내가 왜 걸어온다고 했지? 같은 생각이 들었을 때는 중간에는 다시 돌아가기도 귀찮고 해서 집에 와서는 아우, 너무 힘들어, 상태가 되었어요. 1주일 단위로 반복되는 바보짓이군, 그런 생각이 듭니다. 걷는 것이 좋을 때도 있고, 걸을 수 밖에 없을 때도 있지만, 오늘은 그냥 버스타고 집에 왔어야 했는데, 아무래도 지난주 일을 잊어버려서 그런 것 같아요. 그러니 오늘 페이퍼의 앞부분에 썼던, 일주일 전의 일은 조금 전 같다는 말은 기분이 그런거지 제대로 기억하는 건 없는 것 같다, 로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하긴 어제 본 문제집도, 오늘 아침에 본 문제집도, 그리고 조금 전에 본 문제집도 늘 새로운 느낌이긴 합니다. 그러다, 내가 줄을 긋기는 햇는데, 왜 그었지? 라거나, 내가 쓴 글씨인데, 이게 뭐라고 쓴 거지? 같은 해석을 요하는 일들도 생깁니다. 어느 때에는 다시 들어도 새롭습니다. 개정판을 사면 진짜 더 새롭습니다. ;;
오늘도 별일 아닌 일로 시간이 금방 금방 지나가서 벌써 밤 9시입니다. 이제는 9시는 밤 같아요.
어딘가 오늘도 비가 많이 내리고 있습니다. 비 때문에 큰 피해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편안한 저녁시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