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누리 교수의 강연을 영상으로 보고 뼈아픈 사실 하나를 알게 되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 농단이 드러났을 때 우리 국민들의 광화문 촛불시위는 전 세계에 울림을 주었다. 평화적이었지만 그만큼 더 강력했던 시민들의 민주적인 행동. 기존에 잘 알려져 있었던 기적과 같은 한국의 경제성장뿐 아니라 민주주의도 세계적인 수준임이 확인된 것이다. 중앙대 독일유럽연구센터 소장이자 독문학과 교수인 김 씨에게 독일의 유력 언론사도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는 기쁘게 응했다.  4.19와 5.18등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 싸웠던 우리 국민들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고. 그러나 인터뷰하는 동안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이 계속되었다는 점이 사실상 모순적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제대로 성취되었다면 반복해 싸울 필요가 없었을 테니 말이다.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은 광장에 모여 기적을 만들었지만 각자가 집에 돌아갔을 때 그 민주의식은 힘을 잃었을 거라고. 가부장적인 남편으로, 권위적인 선생님으로, 고압적인 상사로 말이다. 그 이유는 우리의 민주주의는 사상누각처럼 그 기반이 약했기 때문이다. 그런 교육을 애초부터 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유할 필요 없는 기계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결과가 의대 쏠림 현상이다.-근본적으로는 변한 게 없었다. [여전히 미쳐있는]을 읽으며 페미니즘의 거듭된 물결도 비슷한 이유로 싸움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겉보기에는 투표권도 생기고 정치계에도 발을 들이는 등 상황이 조금씩 나아졌지만 여성들의 현실에 근본적인 변화는 없었던 것이다. 거기에다 끊임없는 백래시의 공격과 내부의 분열로 여성해방운동가들은 지치고 거듭 불의한 현실, 한계를 체감했다.



서른다섯의 오클라호마대학교 법학 교수 애니타 힐은 백인으로만 구성된 상원 법사위원회 앞에서, 그것도 아이러니하게도 평등고용기회위원회에서 그녀의 상사인 대법관 후보 클래런스 토머스가 그녀를 성희롱했다고 증언했다. 힐은 그의 제안을 거부했는데도 그가 집요하게 수간, 그룹 섹스, 강간 이야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토머스가 일어나서 " 잘나가는 흑인에 대한 최첨단 린치 행위" 라고 하면서 이 증언을 비난하자 텔레비전 시청자들은 화면에 시선을 집중했다. 사법위원회의 공화당 의원들은 기이하게도 힐에게 반대하며 영화 [엑소시스트]를 상기시켰고, 그녀가 증언한 그의 빈정거리는 발언이 그녀가 상상으로 꾸며낸 것이 틀림없다고 넌지시 주장하려고 그녀의 "성욕이상증"을 언급하기도 했다. 372




이 사건은 1991년 미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하지만 많은 여성들은 33년이 지난 지금도 이런 일들이 낯설지 않다는 사실에 공감할 것이다. 그녀의 용기 있는 고발은 미디어와 정치계의 비난으로 역공을 맞이해야 했다.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냈음에도 그녀를 신뢰하지 않는 사람들, 함부로 비난하는 사람들 때문에 애니타 힐은 너무나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두려움 때문에 성희롱에 맞서지 못하고 참아야만 했던 여성들에게 그녀의 용기 있는 행동은 분명 힘을 불어넣었다. 관련 영상을 찾아보고 나도 감동을 느꼈다. 이후 많은 여성들이 더는 참지 않기를 선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안희정을 고발한 김지은, 서지현 검사의 미투가 2차 가해와 무고라는 비난, 갖은 인신공격을 당해야만 했다. 김지은 씨는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글로 당시 이야기를 쓰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살기 위해 선택했던 첫 번째 말하기가 극심한 고통을 주었기에 한참을 주저했다. 그러나 거짓이 횡행하는 상황을 이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글을 쓰기 시작했다. 병원에 입원해서도 펜을 놓지 않았다. -김지은입니다.



이 모든 주장은 상식적으로 진위 여부의 확인이 가능한 허위 증언들이었지만, 재판의 증언들은 언론에 그대로 중계되어 대중에게 알려졌다. 사실 확인은 전혀 없었고, 일방 적인 주장이 사실처럼 전달되었다. -김지은입니다.



같은 처지에 놓인 여성들은 이런 일들을 보며 기본적으로 두 가지 감정을 느낄 거라 생각한다. 하나는 '저 봐. 저렇게 말해봤자. 소용없잖아? 오히려 마녀사냥이나 당하고. 나는 그때 참기를 잘했어.' 다른 하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당당히 맞서다니 용기 있는 행동이었어.' '나도 저렇게 말했더라면, 어땠을까?' 한 사람에게 두 가지 생각이 모두 들 수도 있다. 적어도 '다른 대안'이 있다는 사실을 안다는 건 중요하다.



죽음이라는 "최종적인 침묵"과 대면했던 이 3주 동안 로드가 가장 후회했던 것은 그동안 침묵했다는 사실이었다. 그녀의 개인적인 자각은 ("내 침묵은 나를 보호해주지 않았다.") "당신의 침묵은 당신을 보호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로 변형되었다. "눈에 띄는 일에 대한 두려움, 가혹한 시선과 어쩌면 비판에 대한 두려움"은 우리를 나약하게 만들지만, 말의 자유는 "가장 큰 힘의 원천"이 되어준다. 그것은 말이 "우리 사이의 차이들을 잇는 다리"를 놓아주기 때문이다. "우리를 무력하게 만드는 것은 차이가 아니라 침묵이다. 그리고 깨져야 할 침묵은 너무나 많다. " 316 ,여전히 미쳐있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교육이 근본부터 바뀌지 않는 한 늘 위태로울 것이다. 능력주의와 경쟁만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불행해지고 갈등을 빚고 있다. 하지만 때로 변화는 외부로부터 온다. 늦었지만 미국도 대학 입시제도를 바꾸려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많은 대학이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한다. 환경 역시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경계를 넘어서고 있다. 앞으로의 세대는 기존 세대에 비해 환경의 역습을 더 많이 경험해야 한다. 



그러나  페미니스트 이론가들은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 스스로를 계속해서 확장해왔다. 역사상 이런 운동이 있었던가? 인종차별, 반전시위, 강압적 이성애, 발전주의와 지구 온난화의 위협, 동물권에도 공감하고 페미니즘과의 교차점을 찾았다. 많은 문제가 실은 서로 얽혀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 거듭된 투쟁과 학습의 결과다. 물론 불가능했을 테지만 만일 문제가 예전에 해결되었다면 여성운동가들이 이런 확장, 연대, 교차점을 찾아야 할 필요성을 느꼈을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도 페미니즘의 역할이 결코 작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차고 넘치는 남성의 역사와 말하기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여성의 시간들. 지워졌으나 결코 비워져 있지 않았던 그 시간들을 일부 살려낸 [다락방의 미친 여자들]은 많은 여성들에게 대안의 지도가 되어주었다. 샌드라 길버트와 수전 구바는 그 두 번째 책 [여전히 미쳐있는]을 통해 전작에 담지 못했던 이야기와 이후의 시기 여성작가들의 삶과 투쟁, 연대기의 명과 암을 써냈다.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 하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기만적인 '자기초월'보다는 '연대의 확장'을 거듭 시도한 이들의 역사는 무엇보다 희망적이다. 사람들의 의식을 흐리는 신자유주의의 파괴력 앞에서 자기 착취에 빠져 전쟁과 불평등을 키우는 현실정치의 대안은 페미니즘이다.




 

사진작가 신디 셔먼의 작품











    


   


 

  



 

   


 

   





*[여미쳐]에 언급된 작가들의 책인데 대부분 친숙한 목록들이고 (이게 다 '여성주의 책 함께읽기'의 리더이신 다락방님 덕분!) 누스바움은 이번에 신간이 나왔길래 넣었다. 내년에는 이 책들을 꼭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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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12-29 13: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읽으면서 너무 좋아서 좋아요를 누르고 마저 읽었습니다. 좀전에 뒤늦게 <서울의 봄>을 보고 와서 한국의 민주주의, 침묵, 나는 나설 수 있겠는가… 다 너무 와닿아요.

이렇게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새해에도 좋은 글 계속 보여주세요! 🥰

미미 2023-12-29 13:19   좋아요 0 | URL
읽어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수하님^^*

<서울의 봄>보고 오셨군요! 저도 꼭 볼거예요. 김누리 교수님은 우리나라의 불평등을 말할때 여성에 대한 차별을 포함하기 때문에 신뢰가 갑니다.

수하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도 함께 읽고 쓰기로해요! 🥰

다락방 2023-12-29 14: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오 역시 미미 님, 글도 정말 깔끔하고 정리정돈 잘하며 쓰시네요. 같이 읽으면서 한 책에 대해 저마다 다른 글이 나온다는 게 당연하면서도 재미있고 신기합니다. 미미 님, 같이 읽어주시고 또 이렇게 감상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맞습니다, 우리 내녀에도 함께 읽고 쓰도록 해요!!

미미 2023-12-29 14:45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다락방님!!^^* 글이라도 깔끔하게 쓰려는 본능이 있는걸까요?ㅋㅋ (책상은 엉망..장난아님요)

올해도 다락방님 덕분에 보람있게 보냅니다. 쌓여가는 여성주의 책들 보면 신기해요. 저에게 끈기를 심어주셔서 늘 감사해요. >.<

페넬로페 2023-12-29 21: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지껏 읽은 책과 미미님의 인식이 어우러져 너무 좋은 글이 나온 것 같아요.
관심있는 분야가 약간 달라도
내년에도 열심히 같이 책 읽어요^^

미미 2023-12-29 21:51   좋아요 1 | URL
페페님!! 다정한 말씀 고맙습니다. >_<
글로 생각을 표현하고 정리한다는게 점점 어렵네요. 갈수록 제 부족함, 한계만 크게 느껴집니다. 읽는건 아무 부담이 없는데 말이죠ㅋㅋㅋ내년에도 페넬로페님과 함께 즐겁게 읽겠습니당!

새파랑 2023-12-30 11: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전히 독서기계이신 미미님~!! 오늘은 눈비가 오네요 ㅜㅜ 올해 마무리 잘 하시고 내년에는 더 즐거운 책 많이 만나시길 바라겠습니다~!!

미미 2023-12-30 13:35   좋아요 1 | URL
새파랑님 연말이라 많이 바쁘신것 같습니다! 아침에 집앞 눈을 쓸었는데 원상복구가 되었네요ㅜㅜ
설국의 날입니다ㅋㅋㅋ 새파랑님도 마무리 잘하시고 내년에도 함께 즐거운 독서해요!! ^0^

얄라알라 2023-12-30 17: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침 어제 문상철의 [몰락의 시간]을 읽었어요. 해시태그 올리신 김지은님의 책도... 미미님의 명쾌하고 뜨거운 목소리 감사히 듣고 갑니다. ˝설국의 날˝이라는 댓글, 낭만적이네요. 온 세상이 하얗고, 미세먼지는 촘촘하고, 목구멍은 따갑습니다^^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미미 2023-12-30 18:11   좋아요 0 | URL
얄라님! <몰락의 시간>읽으셨군요. 문상철, 김지은씨 등 용기 있는 목소리는 소수지만
그래서 더 전염성도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죠! 요 며칠 공기질이 나쁘더군요.

건강 유의하시고 얄라님도 새해 복 듬뿍 받으시길요^-^

독서괭 2023-12-31 2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용해주신 오드리 로드의 말 저도 인상 깊었어요!! 침묵하지 않는 법에 대한 제시와 희망,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미님도 계속 읽고 써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미미 2024-01-01 08:54   좋아요 1 | URL
마음에 새기고 싶은 문장입니다. 이런 멋진 언니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되어 뿌듯했어요!! 함께 사유하며 24년도 채워나갔으면 합니다. 괭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레이스 2024-01-01 1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인상적이네요.
메시지가 명확한, 전복적인...!
미미님 글처럼~♡
새해도 좋은 글 부탁드려요 ~~^^

미미 2024-01-01 13:35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님~♡ 부족한 글 응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올해는 평화로운 날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구름모모 2024-01-19 08: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빨강의 지서전 책 정보 읽다가 미미님 글까지 정독! 사진도 강열하고 글내용도 강합니다. 힘있는 글 감사합니다^^

미미 2024-01-19 10:49   좋아요 0 | URL
읽어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모모님! 워낙 다 강열한 책들이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모모님 힘 나는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올해 가장 좋았던 책 두 권을 소개합니다.
슐라미스 파이어스톤의 성의 변증법과 아모스 오즈의 블랙박스!

https://www.youtube.com/watch?v=wsiy211ewnU
  • 성의 변증법슐라미스 파이어스톤 지음, 김민예숙.유숙열 옮김꾸리에 2016-05-23장바구니담기
  • 블랙박스아모스 오즈 지음, 윤성덕 외 옮김민음사 2023-07-28장바구니담기
  • 죽어가는 자의 고독노베르트 엘리아스 지음, 김수정 옮김문학동네 2012-12-10장바구니담기
  • 피로사회한병철 지음, 김태환 옮김문학과지성사 2012-03-05장바구니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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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3-12-28 22: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리고 보니 좌우가 바뀌었네요ㅜ.ㅜ

페넬로페 2023-12-28 23:07   좋아요 1 | URL
ㅋㅋ
그러네요^^

페넬로페 2023-12-28 23: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알라디너 TV 출연하셨네요~~
마지막에 ‘안녕‘이 넘 귀여워요^^

미미 2023-12-28 23:17   좋아요 2 | URL
페넬로페님! 허접한 영상을 끝까지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요즘 글이 도무지 잘 안써져서 찍어봤습니다. 그런데 치명적인 실수를ㅜㅜ
페페님 좋은 밤 되세요🥰

페넬로페 2023-12-28 23:19   좋아요 1 | URL
깜빡하고 ‘좋아요‘를 누르지 않아 다시 누르고 왔어요.
수고 많으셨어요.
그리고 불현듯 미니 74님이 보고 싶어졌어요^^

미미 2023-12-28 23:23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페페님🙆‍♀️ 저도요!! 내가 뭘 잘못해서 서운하셨나, 집에 무슨일 있으신가 별별생각 다했습니다. 늘 재밌게, 알차게 책 이야기 해주셨는데 언제라도 꼭 돌아오시면 좋겠어요.^^

다락방 2023-12-29 08: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시청했어요! 유튜브에 댓글 달았다가 제가 누군지 모르실 것 같아 삭제하고 여기로 왔습니다.

미미 님, 평소에 글도 정갈하게 잘 쓰시는데 말씀도 되게 조리있게 잘하시네요. 따로 원고를 준비해두고 하시는건가요? 아니면 영상 촬영하면서 바로 말씀하시는 건가요? 멋집니다.

게다가 <성의 변증법>이 올해의 픽이라니 흑흑 ㅠㅠ 비록 저의 올해의 픽은 페이드 포 였지만 미미 님의 픽 너무 근사합니다!!

미미 2023-12-29 10:12   좋아요 1 | URL
시청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다락방님 >.<

요즘 통 글이 안써져 이거라도 해야지 하고 찍었어요ㅋㅋㅋㅋ
그래도 <여미쳐>는 어제부터 쓰는 중입니다.
영상 찍기직전에 원고를 미리 써두었어요. 안그러면 더더욱 두서없어지더라고요ㅋㅋ

<페이드포>는 인생의 픽입니다. 다락방님 덕분에
인생의 픽이 점점 늘어가고 있어요!! 🙆‍♀️

2023-12-29 09: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미 2023-12-29 10:19   좋아요 0 | URL
오디오 북이라니! *^^*
너무 고맙습니다 자목련님!
<블랙박스>일부 문장을 따로 찍으며 읽기도 했는데 넣질 못했어요. 이 소설
어떤 문장들은 무척 아름답다고 느꼈습니다.
언젠가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전쟁때문에 요즘 불안하지요. 남의 일 같지가 않네요. ㅜㅜ

거리의화가 2023-12-29 11: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영상은 오전에 이미 보고 댓글달러 왔습니다. 목소리 정말 예뻐요. 제가 가질 수 없는 목소리!ㅋㅋ 저는 중성적인 목소리라 이런 목소리 가지신 분들이 부럽습니다.
이 중 <블랙박스> 궁금하네요. 언젠가 읽어보고 싶습니다. <피로사회>는 한병철의 대표작이자 지금 읽어도 유효한 책이라 놀라운 책이죠^^ 이달의 알라디너TV가 되길 기원해봅니다ㅎㅎ
내년에도 잘 부탁드려요. 미미님^^

미미 2023-12-29 11:47   좋아요 1 | URL
화가님 영상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저는 중성적인 목소리 좋아합니다!! 훨 개성있고 멋지잖아요. 우리 서로 바꿔요!ㅋㅋㅋㅋ

<블랙박스>때문에 아모스 오즈의 작품을 전작하고 싶어졌어요.
<피로사회>읽어보셨군요! 면역학적 비유에 머리를 얻어맞는 기분이었습니다.
말도 다 잘하시고 편집도 훌륭한 분들이 너무많아 좌우까지 바뀐저는 시무룩해졌어요ㅋㅋ
화가님! 내년에 저도 잘부탁드립니다😍

은오 2023-12-29 17: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왕.... 미미님 목소리를 들었다...🥹 집중해서 봤습니다!! >_<
<성의 변증법>이랑 <피로사회>는 저도 좋았고요. <블랙박스>가 미미님의 올해 가장 좋았던 책 “두권” 중 한권이라니 갑자기 읽고싶어지네요?! 찜!!!!!
<죽어가는 자의 고독>도 보관함에 있는 책인데 내년에 읽어봐야겠습니다.

미미 2023-12-29 17:42   좋아요 2 | URL
에구구 부끄럽네요ㅋㅋㅋ
은오님 영상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블랙박스>정말 좋았어요!
시집도 아닌데 낭독하고 싶어지는 문장들이 꽤 있었답니다. 아들의 반항끼도 웃겼던거 생각나요.ㅋㅋㅋ
뒤에 두 책은 모두 잠자냥님 100자평보고 골랐어요. 그러니 분명 <죽어가는 자의 고독>이 마음에 드실거예요!

서곡 2023-12-29 17: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튜브 앱으로 접속 조아요 꾹 누르고 왔어요 ㅎㅎ 음성 넘 조으세요 연말의 주말잘보내십시오!!!

미미 2023-12-29 17:54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서곡님!! 😉
밤에 찍느라 저음으로 말하려니까 힘들더군요. (본래 소프라노인데ㅋㅋㅋ)
서곡님도 주말 즐겁게 보내시길 바래요👍

새파랑 2023-12-30 12: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행비 타러 가시는분이 미미님인가요? ㅋ 다시 유튜버로 복귀하셨군요. 구독 해야 겠습니다~!!!

미미 2023-12-30 13:37   좋아요 1 | URL
네ㅋㅋㅋ독서여행 컨셉이랄까요? >.< 허접한 영상 봐주셔서 감사해요!

페크pek0501 2023-12-31 13: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꼭 적어 놓겠습니다. 많은 도움이 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미미 2023-12-31 14:16   좋아요 1 | URL
책에 관한 이야기로 도움이 되는 것만큼
이곳에서 기쁜 일은 없지요ㅋㅋㅋㅋ

페크님도 새해 복 듬뿍 받으세요^0^

scott 2024-01-01 11: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모스 오즈
최애 작가 중 한 명 입니다

양심있는 이스라엘 출신 작가 중 한 명!
미미님 새해 오로지 건강과 행복 만이 가득 하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떡국 먹는 날 ^^

미미 2024-01-01 11:59   좋아요 1 | URL
역시 스콧님!
아모스 오즈의 글을 읽으면서 셀수없이 여러번 감탄했어요.

스콧님도 올해 평안하고 사랑가득한 한 해 되시길 바랍니다

떡국만 먹고 나이는 안먹고 싶습니다^^
 

좀 다른 각도로 영웅을 이해하고 생각해야 합니다. 기존의 영웅에 대한 생각과 태도라는 것은 다른사람들을 착취하거나 침략하거나 약탈하는 자들이 영웅으로 되어 있지 않습니까? 이제 우리는 진짜 영웅이란 정의와 평등을위해 권력과 정부에 맞서서 의연하게 투쟁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 P36

 제가 말하고자 하는 역사는 좀 다른 각도에서 접근하는 다른 종류의 역사입니다. 그건 그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한 무언가를 말하게 됩니다. 그건 뭐냐 하면, 훌륭한 인간이 되려면 이래야 해, 하는 모델을 제시하게 된다는 겁니다.  - P37

제가 말하고자 하는 역사속의 사람이란 란 어떤 모범을 보여주고자 하는 존재인 것이지요. 그런 사람은인종주의적 차별과 전쟁에 맞서고 여성의 권리를 위해 싸우기도하는 사람이지요. 또는 이런 사람은 도러시 데이처럼 간소한 삶을 살고 비폭력의 가치를 믿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가 바로 역사입니다.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역사와좀 다른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 P37

ㅡ억압의 사슬ㅡ

영국에 의해 억압받는 백인, 백인에 의해 억압받는 흑인이 존재한 거지요. 그게 바로 억압이 작동하는 방식입니다. 그런 사슬들이 이어지면서 서로가 서로를 억압하는 거고 그런 까닭에 이 사슬을 깨는게 어렵기도. - P58

독립했다고해서평등한 사회가 생겨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노예제도는 여전히 존재했는데 사실 이 노예제도는 노예제도라는 말 한마디 쓰지 않고도 미국 헌법에 담기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런 게 바로독립선언서가 있음에도 노예 소유주들이 가지고 있던 인식이었고 그렇게 해서 이 나라는 부자들이 지배하는 나라가 되었던 것입니다. - P69

 대의제의 작동이 일부 있긴 했지만 우리가 그토록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는 자기 교정 시스템이라는 건 빈부 격차의 영역에서는 작동해본적이 없습니다. 독립전쟁 당시 미국의부 40퍼센트를 식민지 지배계급의 1퍼센트가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만일 오늘날 그와 같은 통계를 살펴보면 똑같은 결과를얻게 될 것입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미국의 역사 전체를 통틀어 일관해서 유지되고 있는 것은 부의 독점입니다. 물론소수의 부자들이 부를 몽땅 다 차지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정한 정도는 최상류 계급 아래로 분배되어서 반란을꿈꾸지 않을 정도로 만족할 만한 중산층 계급을 만들어내는 거지요. - P70

19세기에 벌어진 현실에 대응한 노동자들은 스스로 조직하기시작했고 사회적 투쟁, 파업, 직접행동 등을 통해 자신들의 삶의조건을 바꾸어나갔습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이 사회에서 그나마의 개혁을 성취했던 것입니다. 이런경제적 상황말고, 노예제 문제를 한번 떠올려보십시오. 이건 또 교정의 과정이 얼마나오래 걸렸습니까? 그래서 자기 교정의 시스템이 우리에게 있다고 말하는 건 우리 사회의 상층부에게 과도한 점수를 주는 셈입니다. 그건 마치 에이브러햄 링컨 (1809~1865)이 갑자기 노예해방의 꿈에 사로잡히게 되었다던가, 의회가 노예해방이라는 발상에 폭 빠지게 되었다고 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 P71

갈등은 언제나 사람들 사이에서 있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이런 갈등을, 또 가장 많은 부를 차지하는 이들이 이용하기도 한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중요한 사안입니다. 흑백갈등으로부터 부자들은 이득을 얻습니다. 서로 각기 어려운 조건에서 살고 있는 이들이 공통의 이해를 가지고 연대하는 것을 이들 부자는 더 어렵게 만들어버립니다. 이 점은 미국의 역사에서본질적인 사회변화를 가져오는 데 늘 문제가 되어온 바입니다. - P73

그건 인류가 가진 최상의 이상, 말하자면 독립선언서에 담긴 이상과 그와는 달리 실제로 사람들이 노예제도,
인종주의, 경제적 착취, 성적 불평등을 통해 경험하는 현실과의갈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달리 말해서 이상과 현실 사이의갈등이 미국 역사 전반에 걸쳐 관통하고 있는 바라고 할 수 있습니다. - P73

민주주의는 위로부터 오지 않습니다. 민주주의는 자신들이 서로 공통적으로 무엇을 가지고 있고 무엇이 결여되어 있는지를알아가는 보통의 시민들로부터 옵니다.  - P74

어떤 사람은 부를 축적하고 전쟁을 일으킵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마틴 루터 킹처럼 정의를 위해 투쟁하고 전쟁을 반대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에게 서로공통적인 면모가 있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는 겁니다.
인간을 달리 평가할 수 있는 결정적인 것은 바로 이런 점들입니다. 그 차이가 바로 도덕성과 인권의 차원에서 생겨나는 문제이며 그것이 사람들이 제대로 봐야 하는 대목입니다. - P76

누구의 관점에서 보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많은 경우,
미국인들은 일상을 잘살고 있습니다. 이 나라는 매우 부유하고풍요로운 국가입니다. 하지만 4천만 명의 미국인이 의료보험 없이 살고 있습니다. 200만 명의 사람이 감옥에 갇혀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수감자가 있는 나라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런 것들은모두 우리 사회가 병을 앓고 있다는 징조입니다. - P97

전쟁이야말로 테러입니다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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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12-26 15: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끝사진을 보니, 대단히 있어 보이십니다.
밑줄긋기, 응원하겠습니다. ^^

미미 2023-12-26 18:16   좋아요 1 | URL
그런가요?ㅋㅋㅋ어제 서점에서 찍었어요. 응원 고맙습니다 페크님 *^^*

베터라이프 2023-12-26 22: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전에 노엄 촘스키가 세상을 떠난 하워드 진을 그리워하는 듯 보이는 문장들을 여럿 발견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제게도 하워드 진은 뭔가 그리운 이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런 그의 글을 미미님 서재에서 발견하니 더욱 반가운 기분이 드네요. 조만간 결제를 해봐야겠습니다.

미미 2023-12-26 23:18   좋아요 1 | URL
오! 그 문장들이 궁금하네요.^^ 노엄 촘스키의 책은 난해하게 느껴져서 아직까지 완독을 못했어요. 이 책에는 인터뷰 내용이 담겨 있는데 질문이 때때로 어수선한 반면 쉽고 명확하게 답변하는 하워드 진에게 감탄했습니다.

그레이스 2024-01-01 0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웅과 관련된 문장, 하워드 진의 다른 책에서도 본 내용이네요. 이 책도 읽고 싶고,,, 몸은 안 따라주고!^^
그러네요

미미 2023-12-27 10:59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님! 저도 읽은 책이 있는데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답니다. ㅜㅜ 마음,욕심 같아서는 하루 1~2권 뚝딱인데 말이죠ㅋㅋㅋㅋ
 




<24년 1~2월의 책>



  





사회적으로나 저 개인에게도 버라이어티 했던 2023년이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종종 이야기 나누던 몇몇 서재 이웃들이 보이질 않아 아쉽기도 하고 새로운 이웃들의 등장에 반갑기도 했습니다. 내년에는 그리운 분들이 돌아와 주시길, 지금 이웃들은 쭉 함께해 주시길 바랍니다. 폭넓은 독서에 벽돌 책도 꾸준히 깨고 계신 믿음직한 이웃, 거리의화가님께 제안 드리고 원서 읽기를 시작했습니다. 거창한 목표는 세월의 무게에 일찌감치 흘려보내고 그저 '원서 읽는 습관'을 만들자는 소망이었는데 함께해 주시는 이웃들이 늘어나 그 힘으로 4개월을 이어오고 있네요. 화가님과 독서괭님, 수하님, 나무님, 그 외 말없이 읽고 계시는 숨은 이웃들도 감사합니다. 특별히 원서 선정에 큰 도움을 주신 우리 '함달달'의 정신적 지주, 멘토! 하이드님께도 감사드립니다. 



24년에는 지난 번에 말씀드린 대로 수잔 바우어의 the story of the world 2권으로 시작합니다. 424쪽이니 두 달간 읽겠습니다. 음원은 역시 이곳에서 다운로드해 들으시면 됩니다. https://willbookspub.com/data

기존에 1권을 읽지 않은 분들도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함께 읽다가 바쁜 일이 있을 땐 쉬었다가 다시 함께 하셔도 괜찮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부담을 갖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이 책은 초등생을 대상으로 쉽게 쓰여있어 도전하기 어렵지 않은 편입니다. 역사 이야기라 무엇보다 흥미진진합니다. 원서 읽기 하면서 음원을 들었더니 리스닝이 향상되는 느낌이 듭니다. 미드를 볼 때도 전보다 잘 들리는 것 같고 자막 없는 영상도 겁 없이 들어보게 되더군요. 최근에 라디오헤드 음악을 즐겨들으면서 톰 요크의 인터뷰도 찾아봤어요. 미드 '홈랜드' 인터뷰도요. 자막이 없어서 슬픈 영상들을요. 그런데 그에 대해 알고 싶다는 욕망과 원서 읽기 해서 조금 나아진 실력 덕분인지 전보다 더 들리더라고요. 완벽히는 아니지만ㅋ 아무튼 그렇습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지요. 특히 서서히 쌓은 거라면 더더욱이 그렇다고 믿습니다. 내년에도 같이 고고씽!!!




그 다음 책들




















추천하실 책이 있거나 의견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목록은 의견을 참고하여 변경할 수 있습니다.

그 외 후보들  https://blog.aladin.co.kr/759250108/14816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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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3-12-22 19: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기다렸습니다 미미님!! 중세편은 더 재밌을 것 같아서 기대되네요~ 저는 나중에 프론트데스크 2권도 읽고 싶어요^^
미미님 덕에 원서읽기 꾸준히 하고 있어 감사드립니다~~!!

미미 2023-12-22 19:54   좋아요 3 | URL
2권은 번역서가 없지만 어렵지 않을듯하니 다음에 같이 읽어요!! 중세편 저도 기대됩니다. 1권만큼 재미나겠죠? >.<
괭님이 함께해주신 덕분입니다. 혼자 읽었다면 저는 벌써 중도포기 했을거예요^^

페넬로페 2023-12-22 20: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함달달!
멋져요^^

미미 2023-12-22 21:05   좋아요 2 | URL
페넬로페님 응원 고맙습니다. *^^*

거리의화가 2023-12-22 21: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잊지 않고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원서읽기 미미님께서 먼저 말을 꺼내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몰라요^^ 원서는 역시 함께 읽어야 진도가 나가는 것 같거든요. 응원 받아서 더 열심히 읽었더니 실력도 조금씩 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간 가능하신 분들 부담없이 참여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다음 달 저도 처음 읽는 책이라 무척 기대가 됩니다. 함달달 계속 화이팅!

미미 2023-12-22 21:59   좋아요 2 | URL
다른 책들도 그렇지만 원서읽기 화가님 함께 해주셔서 무척이나 의지가 된답니다. ^^
저 힘든일 있어서 몇번 서재 오래 쉴까 했었는데 그때마다 함달달 동지들이 마음에 걸렸어요.ㅎㅎ 여성주의 책 읽기도요. 워낙 끈기가 없는 저인데 화가님을 만나 행운입니다! 24년에도 함께 화이팅해요^^

햇살과함께 2023-12-22 2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집에 있는 책은 같이 따라 읽어볼게요. Holes도 다시 읽어보고 싶고요!

미미 2023-12-22 22:30   좋아요 0 | URL
네네 햇살님! ^^ Holes는 영화로만 봤는데 재밌었어요. 원서도 좋다고 해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재독이시면 더 수월하게 읽으실 수 있겠어요!

건수하 2023-12-26 09: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다행히 12월 안에 다 읽었습니다 ^^ 미미님 덕분에 좋은 책 읽었어요.
내년에도 함께 해요~

미미 2023-12-26 18:14   좋아요 0 | URL
함께해주셔서 감사해요 수하님^^ 하이드님 덕분에 오래 기억할만한 소설을 읽었네요. 저도 거의 끝나갑니다. 네!! 내년에도 같이 읽어요>.<
 


   




밀릿은 군사 ,산업,기술,대학,과학,정치,금융 분야에서 여성을 남성의 독점 행위에 골복시키는 제도가 보편화되었다고 강조한다. 밀릿에 의하면 이런 구조를 지속시키는 데 필요한 (공격적이거나 가학적인) 남성적 특성과 (수동적이거나 피학적인) 여성적 특성을 만들어내는 제도가 있으니, 바로 가족이다. 사랑 가족이 해부학적 성과 구분되는 심리학적 젠더 역할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203



결혼 전 성을 지키지 못한 힐러리 이야기, 열한 살 음악 신동이었던 니나 시몬이 백인 가족에게 1열 좌석을 양보한 자신의 부모가 본래 자리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연주하지 않겠다고 한 일. 그러나 폭력적인 남편을 참아 냈던 일. 페미니즘의 역사 속에 등장한 수많은 여성들의 사례들은 자신의 길을 가는 것, 신념을 지키는 것이 쉽지 않음을 몸소 증명하는 것 같다. 나라면 어땠을까? 이건 아마...저건 아마...책을 내려놓고 오래도록 생각했다. 하지만 실비아 플라스가 그랬듯 그들이 남긴 불꽃은 오늘날까지도 살아남았다. 




  



정치인 한 사람에게 투영하는 개개인의 욕망은 '좋은 자리'. '부의 축적'등 개인마다 모두 달랐다. 정치인의 보상 심리와 주변 사람들의 다양한 탐욕은 한데 묶여 '대통령'이라는 단어 안에 응축됐다. 집결된 사람들의 욕망 아래 파편화된 개인의 인권은 '작은 일'로 치부되었다. 214



이 책은 대한민국에서 정치가 변질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정확히 포착하고 있다. 좀 더 나은 사회를 위해 포부를 갖고 시작했음에도 불의와 타협하면서 서서히 몰락의 길을 걸어간 정치인 안희정. 내실을 다지기 보다 외면에 치중한 그를 보며 우상화에 빠진 팬덤,  사익을 추구하는 자들과 얽혔고 몰락은 가속화했다. 남성 권력의 정점이라는 정치세계에서 여성들이 얼마만큼 취약한지 알 수 있었다. 10년의 정치경력이 물거품이 되었음에도 피해자와 연대한 그는 인세 수익 전액을 한국 성폭력 상담소에 기부하기로 했다. 




  



정말 프랑스인답게 실증주의적이고 데카르트적으로 사고하시는군요....... 하긴 당신이 며칠 뒤 '처음으로' 이곳에 올 거라고 내가 말하긴 했죠. 하지만 그뒤로는 자주 이곳에 나타날 겁니다. 심지어 당신은 이 집에서 당신 부인과 자식들을 데리고 거주하게 될 거예요. 그렇지 않다면, 왜 당신 사진이 그 벽에 걸려 있겠어요? 102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영화 '패러독스', '인사이드 르윈'이 떠올랐다. 반복적인 꿈은 그 자체로 그로테스크한 면이 있다. 좋은 일도 반복되면 기이하게 여겨질 것이다. 보통은 어떤 문제, 풀지 못한 원한, 말할 수 없는 슬픔, 고통스러운 기억, 후회로 인한 집착 등이 되풀이되며 해결해 달라고 아우성을 친다. 나는 비행기 타고 여행가는 꿈을 자주 꾸었다. 그때마다 여권이나 티켓이 잘 있는지 불안해 한다. 요즘 조르주 페렉의 '어렴풋한 부티크'를 조금씩 읽고 있는데 그래서 남의 꿈을 엿보듯 수수께기, 아이러니의 연속인 이 소설을 어렵지 않게 읽어낸 것 같다. 페렉의 도움이 없었다면 보다 난해하게 느꼈을 것. 알랭 로브그리예는 실험적이고 독특한 세계를 창조했다.




  



나는 이제 몸무게가 안정적이고, 이 일은 대체로 과거가 되었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아직 대처법을 찾지 못한 여자들이 무수히 있다. 나는 여름 해변에서 꼬챙이 같은 다리를 가진 그들을 본다. 찰스강에서 죄수처럼 수척하고 음침한 얼굴로 강둑을 달리는 그들을 본다. 173



이 책을 읽으며 여성들이 외모 때문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심지어 페미니스트를 공격할 때에도 외모 비하는 빠지지 않는다. 예쁘고 날씬하면 들어줄건가? 거식증처럼 성형 중독도 여성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와 무관하지 않다. 있는 그대로 자신을 받아들이기 보다 사회적 이상에 맞추려 하는 집착은 종착역이 없으니까. 병원에서 일할 때의 기억이 마구 떠올랐다. 한번은 연예인처럼 예쁜 여성이 남자친구와 함께 상담을 온 일이 있었다. '고칠데가 없는데...' 환한 얼굴로 엉덩이에 실리콘 보형물을 넣고 싶다고 말했다. 남자친구의 선물이라고. 캐럴라인 냅은 술과 사람들과의 관계, 가족에 관한 이야기들까지 공감할 만한 글을 잔뜩 풀어놓았다. 덩달아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지는 글이었다.  





절반쯤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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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12-21 06: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미님은 여전히 책을 다독 하시는군요~!! 페렉 궁금했는데 ㅋㅋ <진>이 제일 궁금하긴 합니다. 모두 극찬하시는군요~!!

미미 2023-12-21 08:54   좋아요 1 | URL
<진>은 분명 묘한 매력이 있어요! 부분적으로 재독 했는데 그때마다 느낌이 달랐어요ㅋㅋㅋ 새파랑님
아마 좋아하실 거예요^^

페넬로페 2023-12-21 07: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여러 종류의 책을 열심히, 많이 읽으시는군요.
여기 있는 책, 모두 읽고 싶은 책입니다.
저는 명랑한 은둔자에 관심이 가네요.
제목에서 주는 의미가 궁금하기도 하고요^^

미미 2023-12-21 08:57   좋아요 1 | URL
올해 양껏 읽지 못한것 같아 막판에 달리는 중입니다ㅋㅋ <명랑한 은둔자>는 읽는 내내 작가와 이야기 나누는 느낌이었어요.^^ 위로받고 서로 다독이다 까르르 웃다 했죠ㅋ재독하고 싶은 책이에요!

다락방 2023-12-21 08: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한 삼분의 일쯤 읽은 것 같아요, 미미 님. 읽다가 실비아 플라스가 썼다는 <아빠>라는 시도 찾아 읽어보았답니다. 처음엔 아빠를 향해 나중엔 남편을 향해 쓴 것 같더라고요.

그 왜, 남자친구가 여자친구 몰래 여자친구 커피잔에 살빠지는 약 넣어두는 영상도 있었잖아요. 그런데 이 컨셉으로 다이어트약 광고도 하더라고요? 그리고 여자친구가 자기도 모르게 그거 마셔놓고 나중에 남자친구 고백듣고 좋아하는.. 미친 나라 같아요.

자, 열심히 읽어봅시다.

미미 2023-12-21 09:07   좋아요 1 | URL
네 다락방님^^ 실비아 플라스가 여러 형식 중에서 시를 남겨주어 고맙네요.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열어주어 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포용할테니까요.

어머 그런 영상이 있었네요?!!찾아봐야겠어요 한국남성들 비만이 여성의 두배라던데 왜 남자친구가 먹지 않았을까요? 아우...

자본주의는 여성들을 참 다양한 방식으로 착취하네요.

다락방 2023-12-21 09:43   좋아요 1 | URL
이건 네이트 판이요.

https://www.instiz.net/pt/5124412

저 컨셉 광고는 인스타에서 봤는데 지금 못찾겠네요 ㅠㅠ

미미 2023-12-21 10:01   좋아요 0 | URL
저 이렇게 저렇게 검색해봤는데 안나와서 답답해하고 있었는데!

글 올린분 너무 충격이었을것 같아요. 그래도 단호하게 헤어졌다니 잘했네요! 예전에 제 외모에 집착하는 전남친 때문에 힘들었던일 떠올라요 ㅠㅠ

독서괭 2023-12-21 12:53   좋아요 1 | URL
으악 진짜 미친 나라네요.. ㅜㅜ 여친에게 선물로 엉덩이 실리콘 보형물..아오..짱남.. ㅠㅠ

독서괭 2023-12-21 12: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열심히 읽고 계시군요^^ 안희정 사건 피해자 조력자였던 비서가 쓴 책이 나왔다니, 읽어보고 싶네요. <진>도 재미날 것 같고.. 하지만 당장은 여미쳐에 전념하겠습니다! 남은 2023년 열심히 읽어보아용^^

미미 2023-12-21 14:13   좋아요 1 | URL
이 책 말고도 다른 비서가 쓴 책이 하나 더 있더군요. 김지은씨가 민사소송도 꼭 이겼으면 합니다.
넵!! >.< 여미쳐 23년을 마무리하기에 딱이라고 생각됩니다.^^

단발머리 2023-12-21 13: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미미님과 같은 부분에 밑줄을 그었어요. 이런 사회를 강제하는 가장 큰 힘이 가정이라는 주장에 절로 수긍할 수 밖에 ‘없음‘입니다.
저는 그 제도가 가진 가능성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하기는 하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네요.
저도 <여미처> 반 정도 지나왔어요. 우리 모두 화이팅!!

미미 2023-12-21 14:19   좋아요 1 | URL
늘 긍정적인 측면도 보려고 하시는 모습이 귀감이 됩니다!!ㅎㅎ
저 오늘 테일러 스위프트 관련영상 찾아봤는데 단발님 생각났었어요^^
아자아자 화이팅!!

거리의화가 2023-12-21 1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남자친구의 선물로 실리콘 보형물...-_-; 생각만 해도 싫네요.
저는 아직 여미처 아직 시작도 못했는데 마음 먹고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달려보겠습니다!^^

미미 2023-12-21 14:23   좋아요 0 | URL
순간적으로 스쿼트를 권하고 싶었는데 꾹 참았었어요ㅋㅋㅋ
네! 화가님은 금방 읽으실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