겟 스마트 - 생각하고 행동하는 최단거리형 노력의 힘
브라이언 트레이시 지음, 허선영 옮김 / 빈티지하우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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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한 만큼 보상받고 싶은 것은 모든 사람의 바람이다. 그러나, 나의 노력이 100% 결실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올바른 생각법이 중요하다. <겟 스마트>는 바로 그 10가지 생각법을 제시한다. 그리고 이 생각법은 모든 노력이 빛을 발하는 방향으로 당신을 인도해줄 것이라고 말한다. 책에서 제시하는 생각법들은 성공한 사람들과 행복한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책에서 말하는 생각법 중 인상적인 것 중 하나가 바로 나에게 주어진 가장 큰 문제를 무엇인가를 가르쳐주기 위한 선물로 생각하라는 것이다. 즉, 어려움과 고난을 그 자체로 보지 말고 교훈을 얻는 하나의 과정으로 관점을 전환하라는 것이다. 여기에 깔려 있는 중요한 원리는 바로 인간은 (대체로)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은 보이는 대로 믿는 것이 아니라, 이미 믿고 있는 대로 본다는 점이다. 어렵다고 생각하면 마냥 어렵고 힘들지만 무엇인가를 배우고 얻으려는 관점으로 접근한다면 실제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저자가 지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 내리는 것도 새겨 들어야 한다.

 

"자신의 결정과 행동의 결과를 정확히 예상하고 예측하는 능력이야말로 지능의 진정한 척도다."

 

즉, 지능이 높은 사람은 자신이 지금 무엇을 이해하고 있고 무엇을 이해하지 못하는지에 대해서 분명히 알고 있는, 다른 말로 하면 메타인지가 높은 사람이다. 

 

인생 공부 팟캐스트에 나오는 예화가 이에 대한 좋은 사례이다. 수능 상위권 학생들과 일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단기간 단어를 암기하는 테스트였다. 테스트 결과 놀랍게도 상위권 학생들과 일반 학생들의 테스트 결과는 대동소이했다. 그러나 큰 차이를 보인 실험 결과가 있었으니, 바로 자신이 몇 문제를 맞혔는지에 대한 예측이었다. 상위권 학생들은 한 명을 빼고 정확히 예측한 반면, 일반 학생들은 아무도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 즉, 상위권 학생들이라고 해서 단기 암기력이 높은 것이 아니라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즉 메타인지가 높았던 것이다.

 

<겟 스마트>에서는 지능적 행동이란 원하는 것에 더 가까이 다가가도록 만드는 행동이라고 말한다. 즉, 메타인지가 높은 사람은 스스로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인지하기 때문에 그것을 보완하여 목적에 더 빨리 다다를 수 있는 방법을 다른 사람보다 효율적이고 빨리 고안해낸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또한 밴필드의 <천국 같지 않은 도시>를 인용하며 경제적 성공과 실패를 진단할 때 '시간 전망'이 압도적으로 중요한 요소라고 말한다. 성공한 사람일수록 미래지향적이고 전망하는 기간을 길게(몇 년, 몇 십 년 혹은 다음 세대) 가지고 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목표가 분명할수록 지금 올바른 결정을 더 쉽게 내릴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성공한 사람들은 미래의 더 큰 보상을 위해 현재의 즉각적 만족을 기꺼이 미루는 이들이다. 이는 그 유명한 마시멜로 실험에서도 나타난다. 

 

이러한 방식으로 생각을 계속 연습해야 한다. 부정적인 사람이 원래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라 부정적인 생각을 계속하다 보니 부정적인 사람이 되어 버린 것이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훈련과 연습을 하다 보면 어느새 긍정적인 사람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억지로라도 매일 웃는 연습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지금 당장 결심해야 한다! 

 

"당신이 진정으로 정신적 능력의 깊이를 헤아리고자 한다면 배우고 반복해서 연습해야 한다. 다행히도 무엇이든 반복적으로 하면 곧 습관이 된다. 일단 습관이 되면, 쉽게 그리고 저절로 하게 된다."

 

탁월한 생각의 3요소를 명료성, 몰입력, 집중력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 요인을 발전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분명한 목표이다. 목표를 세울 때는 내가 누구이며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계속해서 질문해야 한다. 나아가, 목표하는 것과 생각한 것을 종이에 옮겨 적으라고 말한다. 추가로 타이핑이 아니라 손으로 적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더 선명해진다고 조언한다. 또한 의사 결정을 할 때는 가능하면 천천히 시간을 두고 최대한 많은 정보로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를 위해 규칙적으로 고독을 연습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당신이 목표를 더 많이 생각할수록, 더 많은 아이디어를 성취하게 될 것이다. 강렬한 목표 지향성이 당신의 무의식과 초의식을 자극해 목표 달성을 향해 나아가게 한다. 목표에 관해 더 많이 생각하고 계획하고 노력한다면, 당신은 더 빨리 목표에 다가가고, 목표도 더 빨리 당신을 향해 움직일 것이다."

 

또한, 부정적인 감정을 멈추고 긍정적인 사고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부정적인 감정을 멈추기 위해서는 일단 "내 탓이오"라고 말하라고 한다. 그리고 다음으로 용서해야 한다. 용서하지 않고 화가 난 사람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당신이 용서하기를 거부하고 여전히 화가 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앞바퀴 중 하나에 브레이크를 잠가 둔 상태와 똑같다. 당신의 삶은 계속 헛바퀴만 돌 것이다. 그러면서 당신은 감정적으로, 신체적으로 소진될 것이다. 결코, 진심으로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아무런 발전도 할 수가 없다."

 

마지막으로 꾸준한 기술의 학습과 업그레이드를 위한 헌신이 상위 20%와 하위 80%의 차이라고 말한다. 상위 20%는 책을 읽고 강좌를 듣는 등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다. 하위 80%는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그냥 그 자리에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뒤처지게 된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성공은 우연이 아니다.
실패 또한 우연이 아니다.
당신이 지금 있는 위치와 당신의 현재 모습은 당신 자신, 당신의 사고와 행동 때문이다.
당신의 미래가 어떤 부분에서 더 나아지길 바란다면, 이 책에 설명한 지침을 따라 당신의 생각부터 바꾸고 개선해야 한다. 새로운 선택을 하고 더 나은 결정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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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슈테판 츠바이크는 18881년 부유한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난 현대소설가이다. 또한 조제프 푸셰, 마리 앙투아네트, 메리 스튜어트, 디킨스, 도스토옙스키 등에 대한 평전을 출간해서 평전 작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미래의 나라, 브라질>은 1941년에 쓴 작품인데, 그는 1942년 <체스 이야기>가 출간된 것을 보고 다음날 두 번째 부인과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저자는 <미래의 나라, 브라질>에서 브라질의 역사와 경제, 문화, 주요 도시 등 다양한 영역을 다루며 브라질을 소개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브라질의 평등하고 관용을 바탕으로 된 융합되고 조화로운 삶의 모습이야말로 모든 나라가 추구해야 할 이상적인 모습이 아닐까라고 이야기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요컨대, 이 세상에서 사람들이 인종, 계급, 피부색, 종교, 신념이 결정적으로 다른데도 어떻게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을까? 이는 모든 나라에서 절박하게 다가오는 문제다. 특히 복잡한 인적 구성(인종적 구성) 때문에 브라질에서 이 문제는 어느 나라보다도 심각했지만 브라질만큼 원만하고 모범적으로 그 문제를 해결한 나라도 없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것을 증언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책을 시작하며 자신이 아직도 브라질을 완벽하게 알 수 없다라고 고백하며 겸손한 태도를 보여준다. 그러나 그의 겸손한 태도와는 반대로 책에서 담고 있는 브라질에 대한 소개는 방대하고 깊이가 있다. 물론, 브라질에 대해 기본적인 시각이 긍정적이기 때문에 브라질의 어두운 면과 부족한 점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은 반드시 읽어야 하는 개론서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브라질은 여러 인종이 함께 살아가면서도 인종 차별이 없는 신기한 나라이다. 흑인과 백인, 혼혈인과 황인종 사이에 절대적 평등이 원칙이 적용된다니 이런 나라가 있나 싶다. 원칙만 그런 것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사회가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이러한 사회가 될 수 있었던 기반은 브라질에서는 순수 혈통이라고 주장할만한 개념 자체가 없다는 점이다. 

 

저자가 브라질의 이러한 점을 높이 산 것을 당시 사회적 상황에서 이해할 필요는 있다. 저자는 나치가 자신의 책을 금서로 지정하고 압박을 가하자, 유럽을 떠나서 브라질 등에서 거주하며 강연을 했던 것이다. 이렇게 나치즘과 민족주의와 인종 차별로 인해 전쟁이 발발하고 많은 이들이 죽음을 당하는 혼란스러운 유럽을 벗어나 브라질에 와보니 브라질은 천국 그 자체였던 것이다. 

 

그러나 인종차별을 비롯한 각종 차별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나라에도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 슬픈 현실이다. 브라질에는 인종차별도 없고 모두가 평화롭게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우리나라처럼 단일민족을 자랑하는 사회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다. 우리만 보더라도 서양인을 바라볼 때와 동양인을 바라볼 때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서양인에 대해서는 뭔가 모를 동경심을 가지고 있고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 이 자체가 차별적 발상이고 우리 문화 기저에 깔려 있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브라질은 처음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땅이고 식민지였다. 왜냐하면 포르투갈이 브라질을 발견했을 때 그 땅에는 금과 은, 그리고 어떤 광물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 브라질을 발견하고도 유럽인들 중 오직 수백 명이 포르투갈에 살게 되었다. 그리고 이후, 포르투갈은 추방 제도를 도입해 사형에 처할 조인들 중에 의향이 있는 이들을 사형시키지 않고 브라질로 보냈다. 

 

그중에서 유일하게 자발적으로 브라질에 간 이들이 바로 예수회 사제들이었다. 유일하게 이들이 브라질을 위해 무엇인가를 하려고 했고 건설적인 생각을 하며 다가올 세대를 생각했다. 그리고 바로 이들이 도덕적 평등을 우선시하며 혼종과 교육을 통해 새로운 나라로 발전시키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학교를 설립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겼다.  물론 이들은 이러한 목적이 수 세대를 거쳐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음도 알고 있었다. 자신들이 뿌린 씨의 열매를 보지 못하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예수회 사제들은 브라질을 위해 헌신을 한 것이다. 놀라운 희생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브라질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금 이야기이다. 처음 브라질을 발견한 개척자들은 금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후에 포르투갈은 내륙 원정에서 금이 나는 지역을 발견하게 된다. 또한 다이아몬드도 발견된다. 브라질의 금과 다이아몬드 매장량은 엄청났는데, 초기에 전 세계 발견된 금과 24캐럿 이상의 다이아몬드 생산량의 5분의 1을 차지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물론 이는 다 포르투갈의 차지였다.

 

그러나, 문제는 금의 매장량이 무한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불과 50년이 채 못되어 금은 바닥나고 포르투갈은 직격타를 맞아 경제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마치 로또를 맞아 수십억을 벌었는데 이 돈으로 사업을 진행하다가 돈은 추가로 계속 필요한데 수십억이 바닥난 것과 같은 상황이었다. 반면, 브라질은 황금을 발견하러 떠났다가 비옥한 광야를 발견하고 정착하며 마을과 도시가 생겨나게 되었다. 인구가 골고루 분산되면서 좀 더 균형을 잡게 되어 해안 국가가 아닌 진정한 국가로 변하게 된다.

 

포르투갈은 나폴레옹에 의해 결국, 왕실 가족이 1만 5천 명의 사람들과 함께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로 가게 된다. 이로 인해 브라질은 각종 규제가 철폐되며 리우데자네이루는 학술 기관, 박물관 등을 갖추게 된다. 이제 포르투갈과 브라질은 정치적으로 완전한 평등한 나라가 된 것이다.

 

브라질의 주요 수출품에 대해서도 저자는 이야기하는데, 바로 설탕과 담배, 그리고 카카오였다. 이 3가지 상품들이 18세기까지 브라질 경제를 떠받치는 주요 세 기둥이라고 저자는 표현한다. 그 이후, 브라질은 커피를 통해 다시 한 번 세계 시장을 독점하게 된다. 그러나 브라질 경제는 커피에 너무 의존하게 되고 커피값이 떨어지자 국가의 재정은 휘청거리게 된다. 이어 브라질은 고무나무를 통해 큰 이익을 보게 된다. 그러나 이 고무나무 씨앗이 영국과 싱가포르, 수마트라, 자바 등으로 퍼져가게 되면서 말레이시아에 생산력이 밀리게 된다. 

 

또한 1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수출이 막히고 주요 물품 수입이 불가능해지게 되었다. 브라질은 이러한 위기를 맞으며 전화위복을 도모하게 되는데, 국내의 산업을 육성하게 되고 공산품과 수공업 제품도 생산하여 자급자족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 이제 더 이상 한 가지 수출품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시발점이 된 것이다.

 

<미래의 나라, 브라질>에는 역사와 경제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지만 동시에 문화 및 주요 도시인 리우데자네이루와 상파울로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책을 읽으며 한 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재밌게 풀어낼 수 있는 저자의 탁월한 능력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슈테판 츠바이크를 이 시대의 지성인이라고 부르는 이유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는 기회였다.  따라서, 단지 브라질에 대해 관심을 가진 이들 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가 한 번은 읽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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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와 산과의사 - 개정판
미셀 오당 지음, 김태언 옮김 / 녹색평론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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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분만'과 '제왕절개' 등, 어떻게 아이를 낳을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면 반드시 읽어보아야 하는 책이다. 제왕절개는 많은 산모와 아이를 살리게 된 매우 유익한 의료 행위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저자는 제왕절개를 통한 산업화된 출산이 과연 인간에게 진정으로 이로운가 혹시나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부정적인 측면이 없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산업화된 출산과 산업화된 농사를 비교하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라이프 프로젝트>에서 코호트 연구를 통해 밝히듯이, 아기가 엄마 배속에 있을 때 받은 여러 영향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 <농부와 산과의사>의 저자 미셀 오당도 동일한 이야기를 한다. 

 

"'초기' 건강연구 자료은행을 한번 훑어보기만 하면 누구라도 우리의 건강이 상당한 범위까지 태내에서 형성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저자는 산업 영농에 관련된 화학물질에 의한 자궁 내 오염이 태속에 있는 아이에게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언급한다. 뿐만 아니라 태속에 있는 아이들에 미치는 영향이 다 분석되고 파악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한다. 한 예로 PCB 등의 화학물질을 보면, 태내 오염이 모유오염보다 더 아기들에게 심각한 위협이 된다. 11살 아이들의 IQ와 성취도를 검사해보니, 태중 PCB에 노출된 아이들이 IQ 지수가 낮게 측정되었다. 놀랍게도 '태반을 통해서 보다 모유를 통해서 더 많은 PCB가 전달되지만, 결함은 출생 전 오염에 관련해서만 발견되었다.'라고 설명한다.

 

출산과 관련해서 먼저 저자는 산업적 출산의 시대에 산모는 '환자'가 되었다는 표현을 쓴다. 기본적으로 산모에게 에피듀럴 마취제와 옥시토신 촉진제가 주입된다. 아기는 초음파 검사에 의해 주기적으로 체크를 받는다. 그리고 통증이 심해지면 방광을 비워주기 위해 요도로 관을 넣는다. 출산에 엄청난 의료 행위가 개입을 하는 것이다. 사실, 근데 저자도 말하지만 많은 산모들이 마취제와 제왕절개를 선호한다. 처음 유럽에 이러한 방식이 도입되었을 때, 미국에서 원정출산을 갈 정도였다. 당사자들이 이렇게 열광하는데 왜 문제 제기를 해야 하는가?

 

먼저, 인류는 오랜 세월을 거치며 인체에 질서와 규칙을 정립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호르몬이다. 엔드로핀과 옥시토신 등 '사랑의 호르몬'인 복합물질이 분만과 분만 후에 분비된다. 그러나, 제왕절개를 비롯한 의료 개입은 이 호르몬이 분비를 막게 된다. 문제는 이렇게 자연적 질서에 의료가 개입했을 때 어떤 부정적 영향이 미치는지 충분히 추적조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저자는 그 부정적 영향 중 하나를 범죄율이라고 이야기한다. 범죄율과 산과적 개입의 비율에 상관관계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제왕절개 비율이 천문학적으로 높은 곳은 범죄율이 높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산전관리는 생리적 반응들을 질병으로 간주한다고 이야기하며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예를 들어 탄수화물대사의 일시적 조정작용을 '임신성 당뇨'라고 부른다. 태반이 잘 활동하고 있다는 신호인 혈액량의 증가를, 평소보다 혈액이 묽어졌고 따라서 헤모글로빈 등의 농도가 낮아졌다고 해서 빈혈로 본다. 반복된 산전검사들은 왕왕 임신한 여성들의 마음에 불안감을 심어주어 아주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나는 그것을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라고 부른다."

 

특히, 마지막 두 문장은 깊이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 아무리 건강한 산모라도 병원에서 산전 검사를 받았는데 빈혈이 있어서 주사를 맞지 않으면 출산 때 위험하다고 하면, 정서적으로 불안해지고 걱정을 안 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부정적 마음은 실제로 산모의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출산을 할 때는 잠을 잘 때와 비슷한데 둘 다 신피질의 활동이 줄어든다. 즉, 뇌의 지적 활동이 줄어든다. 따라서, 출산을 할 때는 잠을 잘 때와 마찬가지로 신피질을 자극하는 이성적인 언어 같은 것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 그래서 산모가 진통 중일 때는 남편이든 병원의 관계자든 최대한 질문을 자제해야 한다. 또한 밝은 곳보다 어두운 곳이 두뇌 피질을 자극하지 않는다. 그러나, 병원에서 많은 산모들이 밝은 빛 아래서 아기를 낳고 있다. 

 

무엇보다 프라이버시가 무시되는데 잠을 잘 때 누가 옆에 있으면 신경이 쓰여서 잠들기 힘든 것처럼 출산 때도 주변에 신경이 쓰이면 온전히 아기를 낳는데 집중할 수 없게 된다. 특히, 출산 과정 중에 계속해서 아기의 상태를 체크하는 것은 산모가 더 집중하지 못하게 해서 제왕절개로 갈 확률만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 마찬가지로, 출산 장면을 촬영하는 것도 출산을 방해하는 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이처럼 병원에서 아기를 낳는 방식은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게 만든다.

 

저자는 안전한 후산을 위해 두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는 그곳이 충분히 따뜻해야 아드레날린(옥시토신에 적대적)이 분비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둘째로 산모는 오로지 아기와 접촉하며 아기에게만 집중해야 한다는 점이다. 

 

궁극적으로 저자가 주장하는 것은 생명역동적(bio-dynamic) 출산을 강조한다. 이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생명역동적 태도는 생리학적 과정에 대한 충분한 이해에 기초한다. 요점은 어머니와 아기의 생리학적 잠재능력 전체를 이용하는 것이다."

 

즉, 계속해서 저자가 이야기하듯, 인위적인 의료의 개입이 아닌  오랜 세월을 통해 자리 잡은 인간의 생리학적 능력을 믿고 그 원리에 따라 출산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저자도 위급상황이 발생하면 당연히 제왕절개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다만, 위급상황이 아닌데도 생리학적으로 충분히 아기를 낳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현대 의료 시스템은 제왕절개를 추천하고 제왕절개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간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출산 전 계속해서 병원에 다니며 초음파를 검사하고 산전검사를 하는 것에 부정적이다. 결국 이런 검사를 통해서 혈압, 체중, 빈혈, 임신성 당뇨, 노산, 엽산 부족 등등에서 자유로울 '정상적인' 여성은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검사 없이도 충분히 건강하고 정상적으로 분만할 수 있는데, 병을 부르는 진료가 되고 이는 실제로 노시보효과에 의해 난산의 시초가 된다.

 

대한민국에서도 이러한 맥락에서 변화의 바람은 불고 있다. 산부인과 중에서도 이제 실내를 어둡게 하고 출산을 진행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고 '자연분만'이 유행하고 있다. 그러나 미셀 오당이 말하는 생명역동적 출산이 되려면 아직 멀었다. 미셀오당이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듯, 우리도 함께 구호를 외치며 변화의 물결에 동참해야 한다.

 

"출산을 치유함으로써 지구를 치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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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의 공부 - 완벽한 몰입을 통해 학문과 인생의 기쁨 발견하기
오카 기요시 지음, 정회성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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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천재 수학자 오카 기요시의 <수학자의 공부>이다. 오카 기요시가 얼마나 뛰어난 수학자인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는 그의 이름이 달린 theorem이 있다는 사실이다. Oka coherence theorem인데, 얼마나 뛰어난 수학자 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 하나는 그의 이름이 달린 theorem이 있느냐이다. 물론 앤드루 와일스처럼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와 같은 난제를 푸는 경우도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

 

대학 때 수학과 교수님 중에서 본인의 이름이 달린 Lemma(보조정리)를 가지고 계신 분이 계셨는데, Lemma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업적이라고 들었다. 하물며 theorem 이면 두말할 필요도 없을 만큼 대단한 업적이다. 우리나라 수학자들 이름이 달린 theorem이 얼마나 되는지 한 번 찾아보긴 해야 될 것 같다.

 

하여간! <수학자의 공부>를 쓴 저자가 평범한 수학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자신이 수학을 얼마나 즐 기쁘고 즐겁게 연구했는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열심히 하는 자가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라는 말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나로 말하자면, 단지 수학을 배우는 기쁨을 먹고 마시며 살아갈 뿐이다. 수학을 배우는 기쁨을 먹고 마시며 사는 존재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수학을 배우는 기쁨이란 '발견의 기쁨'이다."

 

또한 자연스럽게 학문에 몰입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고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몰입은 그런 식으로 찾아오는 것 같다. 약간의 긴장감을 유지한 채 난생처음 가는 길을 걷듯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일을 계속 진행하기. 거기에 더해 졸음만 쏟아지는 일종의 방심 상태에 놓여 있기. 이 두 가지가 '발견'의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던 게 아닌가 싶다."

 

재미있는 것은 몰입이라는 것이 계속해서 긴장된 상태로 연구를 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긴장과 이완이 반복되는 몰입 상태'라고 표현한다. 즉, 치열하게 뚫어지라 파고들다가도 한 발자국 떨어진 상태로 이완하는 것도 몰입의 한 부분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저자는 오히려 한 발자국 떨어져 있을 때 발견의 순간이 찾아온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자신이 수학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프랑스 유학을 떠난 뒤였다고 말한다. 보통 수학자라고 하면 초등학교 중학교 때부터 수학에 특출난 재능을 보인 영재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은 것이다. 

 

저자는 수학의 본질은 '믿음'이라고 이야기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그 답이 옳다는 믿음을 가져야 되는 것이다. 그리고 공식이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 결과가 나온다는 확신을 가지고 문제에 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마치 길을 찾을 때 목적지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그 길을 찾아가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목적지가 과연 있을까 없을까라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길을 찾는 것이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

 

또 하나, 어린아이들에게는 비판적 사고보다는 문화 친화력을 키워주고 정서적 환경을 강화해주고 정서 그 자체를 음미하는 시간을 마련해줄 것을 조언한다. 왜냐하면 아직 아이들은 보는 자신과 남들에게 보이는 자신의 구별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의무교육은 도덕적 판단력과 분별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수학자라고 하면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정도로 냉정하고 치밀할 것 같은데, 의외로 오카 기요시가 강조하는 것은 예술적이고 감정적이고 도덕적이며 문화적인 부분이다. 이러한 정서 구조를 토대로 다른 학문과 지식이 쌓인다는 것이다. 앞으로 점점 삭막해지는 이 세상에서 눈여겨봐야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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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집에 관한 거의 모든 것 - 흙건축가 황혜주 교수의 단단한 집 짓기
황혜주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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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성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흙집에 대한 로망이 있다. 기회가 되면 너무 늙기 전에 땅을 사서 아내와 함께 A부터 Z까지 흙집을 짓고 싶다. 과연 서울에서 가능할까 싶지만 그래도 꿈은 꿀 수 있으니깐. 흙집을 직접 지으려면 그래도 50이 넘기 전에는 착수해야 될 것 같은데 가능할지는 미지수지만 틈나는 대로 책을 통해 관력 지식을 습득해야 될 것 같다. <흙집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은 그 시작인데, 사실 이 책만 제대로 읽고 책에서 소개하는 단체에 문의하면 흙집을 지을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저자는 건축학과 교수이자 흙 건축 전문가이다. 또한 한국흙건축학교의 책임교수이다. 저자는 처음 대학원 석사 때 콘크리트를 공부했었다. 그런데 첫아이를 낳고 이 아기가 내 연구실에 들어오면 어떻게 하지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한다. 애가 오면 안 되는 위험한 연구를 저자는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콘크리트 연구를 안 하겠다고 교수님께 말씀드리게 된다.

 

"처음 건축에 입문했을 때는 '인류의 건강한 생활을 위해서 건축을 한다'고 배웠는데, 우리 애를 연구실에 오지도 못하게 하는 그런 건축을 하고 있구나. 이건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접어야겠다는 생각을 처음 했습니다."

 

저자는 직접 흙집을 짓는데 대표적으로 김제에 있는 지평선중학교와 지평선 고등학교를 10년 동안 학교가 돈이 생길 때마다 건물 하나씩 지어나갔다. 그리고 최근에는 목포에 흙 건축 마을을 짓고 있다. 만약에 내가 흙집을 짓기로 결정한다면 꼭 방문해야 하는 곳들이다.

 

흙집을 소개하며 저자는 먼저 우리나라 전통적인 집의 구조에 대해서 설명한다. 방, 주방, 욕실 등의 먹고 자고 씻는 것의 일차적 기능뿐만 아니라 마루나 마당 같은 이차적 기능도 중요시했다고 우리 조상들 집의 특징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대조적으로 아파트는 이차적인 기능을 찾기 어렵다고 말한다. 즉, 아파트는 집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만 모아 놓은 것이다. 

 

핵심적인 요소만 모아 놓으면 되지 무엇이 문제인가라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저자는 '집은 쓸모없는 공간이 있어야 삶이 윤택해진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아파트에 대한 반론을 제기한다. 아파트는 아무리 넓어도 일차적인 기능만을 제공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는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이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그나마 한국의 아파트는 한옥의 평면 모양과 굉장히 닮았는데 한국처럼 거실이 큰 아파트는 별로 업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따라서, 흙집을 짓기 전에 단순히 '주거'가 아니라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살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즉, 단순히 집 짓는 기술이나 방식이 아닌 삶의 방식과 문화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제대로 된 '집'을 짓는 것이다. 

 

흙집은 친환경 건축이고 지속 가능한 건축이다. 바로 흙 자체가 자연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재료를 가공하거나 무엇인가를 첨가하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로 흙집이다. 그러나 현대 건축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재료는 바로 철, 시멘트, 유리이다. 이 중에서 철을 제외하면 다시 지구 자원으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특히 시멘트는 1t 정도 만들고 나면 1t 정도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이것도 하나의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인상적인 것은 목재는 20~30년 된 재료이고 흙은 몇십억 년 재료라고 저자는 말하는 대목이다.

 

흙은 약산성인데, 의학적으로 인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다고 저자는 솔직히 이야기한다. 그러나 흙은 원적외선이 많이 나오고 음이온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몸에 좋을 것이다라고 소개한다. 또한 흙은 따로 가공 과정이 없기 때문에 지구 환경에 훨씬 해가 적다는 장점도 있다. 

 

그렇다면 흙집을 지을 때 다른 재료는 일체 쓰면 안 되는가? 그렇지는 않다. 일부분에만 흙을 사용해도 저자는 충분히 흙의 효과를 볼 수 있고 '흙집'이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흙집이라고 하면 계속 보수해야 한다는 편견이 있는데 이제는 기술이 발달하여 처음에 배합만 잘하면 부스러질 일도 없고 보수할 일이 없다고 확언한다. 뿐만 아니라, 안에 철근 등을 이용하면 높이도 제한 없이 지을 수 있다. 또한 곰팡이도 석회를 섞으면 발생하지 않는다. 실내의 경우는 미장하고 하루 이틀 사이에 빨리 건조를 시키면 곰팡이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혹시라도 흙집에 곰팡이가 생기면 과산화수소나 붕산으로 제거가 가능하다고 덧붙인다.

 

흙집은 국가에서 정한 단열 기준을 맞추려면 벽체가 2m나 되어야 하기 때문에 단열재를 사용해야 한다. 저자는 스티로폼이나 발포우레탄 같은 단열재보다는 친환경 단열재인 숯이나 왕겨, 왕겨숯(훈탄)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흙건축협동조합 TERRACOOP(테라쿱)'을 추천한다. 건축 전문가들과 한국흙건축학교를 졸업한 분들이 만든 조합인데 한국흙건축학교로 문의하면 된다고 하니, 흙집을 지으려는 분들은 꼭 한 번 문의하면 좋을 것 같다. 이곳에 문의하면 가장 적합한 흙 배합에 대해서 알 수 있다. 

 

책의 후반부에는 실제 집을 짓는 과정을 단계별로 사진을 찍어서 소개하고 있다. 이 사진들과 사진에 달려 있는 설명들만 열심히 보아도 실제 흙집을 짓는데 많은 도움이 될 정도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나중에 흙집을 짓게 된다면 다시 한 번 읽어야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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