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생각뿔 세계문학 미니북 클라우드 15
프란츠 카프카 지음, 안영준 옮김, 엄인정 해설 / 생각뿔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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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집을 완독을 꼭 제대로 해보고 싶은 고전 목록에 있는 작가들이 몇 있다.

내 리스트에 있는 작가들 중 한 명인 프란츠 카프카.

다른 작가들과는 달리 그의 작품은 아직 한 번도 읽은 적이 없어 기대감도 있었고,

고전이라는 것 때문에 혹시 어렵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살짝 들기도 했다.

하지만 단편집이니 장편을 읽는 것보다는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했는데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은 작품의 길이에 상관없이 그 무게가 상당했다.

 

 

MINI BOOK CLOUD LIBRARY 15

 

변신

 

 

차례

 

 

 

'변신'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프란츠 카프카의 단편들을 모아 만든 단편집이다.

가볍고, 두껍지 않아 가지고 다니면서 읽기에 좋았다.

여러 작품들 중 개인적으로 좋았던 것은 '변신', '법 앞에서'였다.

 

 

단편들 중 가장 길고, 임팩트가 있었던 '변신'.

어느 날 아침잠에서 깨어보니 자신의 모습이 이상했다.

그런데 이 이야기의 주인공, 영업사원인 그레고르는 아침에 눈을 떠 벌레가 되어버린 자신의 모습에 놀라기 보다 일 걱정만 하고 있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보다는 훨씬 더 놀라고, 걱정하고, 패닉 한 상태였을 텐데,

그레고르는 생각보다 훨씬 침착했다.

오로지 회사에 가지 못한다는 걱정만을 하면서.

 

정상적으로 출근할 시간이 되어도 가지 않은 그레고르를 이상하게 여긴 지배인이 집에 찾아와

그레고르를 만나려고 하지만 이미 벌레로 변해버린 그레고르는 정상적인 말도 할 수 없다.

잠긴 그레고르의 방문 앞에서 아마 아들이 아파서 출근을 못 한 것일 거라고 이야기하는 어머니에게 지배인은 이야기한다.

 

"대수롭지 않은 병이길 바랍니다.

하지만 한 가지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우리처럼 장사하는 사람들은 행복인지 불행인지 간에

몸이 불편한 것쯤은 대개 열정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p.44)

 

열정으로 아픈 것을 극복하라니...

말이 안 된다 생각하지만 지금 우리 현실도 별반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이야기는 충격과 연민을 느끼게 해주었다.

아버지를 대신해 가장으로 열심히 일한 아들이지만 벌레로 변하고, 아무 일도 하지 못하게 되고 나니 그에게 돌아온 건 결국...

 

가족임에도 아픔, 슬픔, 불안을 감싸주고 위로해주기보다는

구성원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했을 때 보여주는 시선이 너무 차가웠다.

오로지 희생만 해왔던 그레고르의 인생이 너무 안타깝다.

 

가족이라는 것에 대한 진정한 의미가 무엇일까,

가족은 어디까지 책임이 있는가 등 '가족'에 대해 진지한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법 앞에서' 겨우 4페이지 정도의 이야기였다.

법을 지키는 첫 문지기의 문조차 통과하지 못하고

그 앞에서 세월만 보냈던 시골 사나이를 누가 비난할 수 있을까.

조금만 더 용기를 내고 뚫고 들어갔더라면 자신이 원하던 바를 이룰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더 무서운, 힘이 센 문지기들이 버티고 있다는 말을 듣고 지레 겁을 먹고 눈치만 보는 시골 사나이가

더 많은 것이 현실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두 작품 외에도, '갑작스러운 산책', '원형 극장의 관람석에서', '옷', '오래된 기록'은 

오래전에 쓰인 글이지만 지금 현대 사회의 문제와 연관 지어 읽어보아도 전혀 괴리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이 살아가고 사고하는 방식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단편집의 첫 시작은 '판결'이라는 짧은 이야기로 시작된다.

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친구와 편지를 주고받는 게오르크.

친구에게 자신의 약혼 소식을 알리지 않았던 그는

고민 끝에 편지로 자신이 약혼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리려고 한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아버지에게 말하자 아버지는 게오르크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고 말을 한다.

게오르크와 아버지는 계속 비난과 말다툼을 이어가던 중

아버지는 게오르크에게 악마 같은 인간이라 말하며 죽을 것을 선고하고,

게오르크는 그 길로 집에서 나가 다리 위에서 뛰어내린다.

언제나 부모님을 사랑했다고 말하며.

 

미니 북으로도 겨우 22페이지 정도밖에 되지 않는 '판결'을 읽고 난 후

이게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카프카가 실제로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그런 그들의 상황이 이렇게 작품으로 나오게 된 것 같다는 생각 외에는 더 이상의 무언가를 이해하기에는 좀 어려웠다.

 

'시골의사' 또한 나에게는 난해한 작품이었다.

다행히 책 끝에 작품 해설이 나와 있어 당시 카프카가 이 작품을 썼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단편집을 읽고 보니 '가족'에 대해 다루는 작품들이 몇 있었다.

그의 가족은 독일계 유대인으로 정체성의 혼란을 겪기도 했고,

권위적인 아버지와의 관계 속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어릴 때 겪은 동생들의 죽음도 그의 성장과 성격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그래서 '가족'을 다룬 그의 작품을 읽어보면 그런 면들이 드러나 있는 것이 보였다.

아마 그 자신의 가족을 소재로 한 자전적 소설일지도 모른다.

 

그러한 작품들을 읽고 나니,

그의 다른 작품들뿐만이 아니라 프란츠 카프카라는 인물에 자체에 대해서도 궁금해졌다.

어려울지 모르나 꼭 한번 그의 장편들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 이 서평은 리뷰어스 클럽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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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번째 여왕 백 번째 여왕 시리즈 1
에밀리 킹 지음, 윤동준 옮김 / 에이치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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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와 로맨스의 만남!

트와일라잇, 헝거게임 이후 오랜만이다.

 

잘 쓰인 판타지 영화는 읽는 재미도 있지만

말도 안 되게 화려한 액션과 마법들이 머릿속으로 상상만 하기에는 너무 아까워

꼭 영화로 보고 싶어진다.

'백 번째 여왕' 시리즈도 영화로 나오게 될까?

 

 

 

백 번째 여왕

 

 

사미야 수도원.

주인공인 칼린다가 있는 곳이다.

사미야 수도원에서 칼린다를 비롯한 자매들은

신이 부여한 다섯 가지 계율인 복종, 봉사, 자매애, 겸손, 관용에 헌신하며

진정한 자매 전사가 되기 위한 훈련을 받는다.

 

(연약한 여주인공이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강인한 여주인공의 탄생이 기대되었다!)

 

 

그녀들을 정신적, 신체적으로 강인하게 만들어줄 것 같은 이 훈련 이면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어떤 사정으로 수도원으로 오게 되었든 평생 수도원에서, 바깥으로 나가보지도 못한 채

수녀가 되어 살 수밖에 없는 그녀들에게 단 한 번 수도원을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바로 '소환'되는 것.

 

(수도원 밖으로는 나간 적도 없고, 수녀와 자매들 외에 외부인도 만난 적이 없는 그녀들에게

바깥세상은 그녀들에게 자유를 줄 것만 같은 기대감이 분명 있었을 것이다.)

 

 

소환되기 위해서 거치는 테스트를 모두 통과한 자매들일지라도  

그들 중에 기껏해야 한두 명에게만이 그 기회가 주어진다.

뽑히지 않은 자매들은 수녀회에 소속되어 평생 수도원에서 수녀로 살아가게 된다.

 

칼린다에게도 수도원을 벗어날 수 있는 이 소환의 기회가 왔다.

하지만 소환되기를 간절히 원하는 다른 자매들과는 달리

그녀와 그녀의 친구 자야는 차라리 수도회에 남아 수녀가 되기를 원한다.

 

그것은 이 '소환'이 말하는 진짜 의미가 단순히 '전사'로서의 삶이 아닌

여자를 소유물로 여기는 남자들이 원하는 대로의 삶을 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전사이면서, 동시에 하녀가 될 수도, 첩이 될 수도, 어쩌면 아내가 될 수도 있다.

수녀회에서도 남자들이 그녀들의 주인이자 보호자라고 가르치기까지 한다.

 

(아... 이 설정 진짜.... ㅠㅠ 뭐야~ 뭐야~)

 

 

어느 쪽이든 칼린다는 그런 삶을 살기 싫었다.

그래서 차라리 테스트에서 떨어져 수도원에서 차라리 수녀가 되는 삶을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운명은 그녀가 원하는 대로 살기를 내버려 두지 않았다. 

어차피 시작부터 그녀가 원하던 삶은 아니었으니.

 

(칼린다와 자야, 서로 테스트에서 떨어져 그냥 수도회에 남기로 약속하지만

나는 알았다... 이들의 계획대로 되지 않을 거라는 것을.

그래야 이야기가 진행되니까. ㅠㅠ)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제 곧 그녀는 자신이 오래도록 생활해 온 그곳을 떠나야 한다.

백 번째 여왕이 되기 위해서.

또 다른, 더 위험하고, 더 외로운 전투를 치르기 위해서.

 

칼린다를 소환한 사람은 다름 아닌 왕, 라자 타렉이었다.

그리고 그에게는 이미 99명의 부인이 있었다.

게다가 200명이 넘는 첩까지 있다. ㅡㅡ;;

칼린다가 100번째가 될 것이다.

그리고 고대부터 내려오는 전통에 따라 칼린다는 99명의 그녀들과 목숨을 건 전투를 해야 한다.

그녀들 모두 자신의 목숨을 위해, 자신의 서열을 위해 이겨야만 했다.

 

 

라자의 100번째 아내로 칼린다가 선택되었으니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다.

100명의 아내들에게 '라니'가 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

그녀는 라니가 될 수 있을까?

 

 

200명이 넘는 첩들이 단 한자리가 남은 라니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결투를 신청한다.

그녀들에게 라니라는 위치는 부와 명예, 그리고 서열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처음엔 그런 줄 알았는데 읽다 보니 그녀들이 그 자리를 간절히 원하는 이유가 있었다.

자신의 안전, 생존, 첩이라는 신분에서 겪는 끔찍한 일들을 피할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가 걸린 자리라는 것을 뜻했다.

그녀들은 살기 위해 도전하는 것이었다.

칼린다 역시 자신이 살기 위해, 친자매 같은 자야를 살리기 위해 지켜내야 한다.

 

 

 

나오는 용어들이 생소해 독특하다 생각했는데

저자가 수메르 신화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낸 이야기라고 한다.

수메르 신화... 이름만 기억했지 자세한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아 책을 다 읽은 후에 찾아보았다.

책을 읽기 전에 알았더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을 텐데 살짝 아쉬운 마음이... ㅠㅠ

나의 게으름을 탓해야지....

다행히 시리즈인 책이라 다음 시리즈 읽기 전에 수메르 신화 공부 좀 해둬야겠다.

 

 

마법 판타지라고 하면 해리 포터가 먼저 생각나는데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헝거 게임의 분위기와 비슷하려나??​

 

오랜만에 보는 실로 강한 여주인공이다. ^^;

자신의 신념을 믿고 어렵더라도 개척해 나가고자 하는 강인한 전사 칼린다.

순탄하지 못한 날들이 계속해서 이어질 듯하다.

 

2권에 대한 내용이 1권 끝에 살짝 나와 있는데 본격적으로 재미있어질 것 같다.

새로운 등장인물과, 좀 더 진전될 로맨스도 기대된다.

아니면 꼬이게 될 로맨스? ^^;

그리고 버너인 칼린다가 보이게 될 불의 마법!

본격적으로 시작될 마법들에 대한 내용도 기대된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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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의 집구석 내가 들어가나봐라
글쓰는 청소부 아지매와 모모남매 지음 / 베프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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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챙겨보는 신간 소개에서 눈에 확 들어오는 제목이 있었다.

 

'이놈의 집구석 내가 들어가나봐라'

 

이게 뭐야~하고 깔깔 웃으며 엄마에게 이야기했다.

'엄마~엄마, 책 제목이 너무 웃겨!'

 

 

그리고 빵~빵~ 터지게 해주는 웃음을 기대하며 책 소개를 읽었다.

제목의 첫 느낌과 달리 막 웃을 수 없는 내용임을 깨달았다.

 

이것은 수많은 불행과 불운을 '진심으로 함께 이겨낸' 한 가족의 성장기였다.

그들의 '이놈의 집구석'이 '이놈의 사랑스러운 가족'이 되기까지의

한 걸음, 한 걸음...

행복으로 향하는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 이루어진 이야기였다.

 

 

이놈의 집구석 내가 들어가나봐라

 

 

이야기의 주인공인 집구석 가족 소개!

우리 가족을 소개합니다

 

엄마, 딸 그리고 아들 셋으로 이루어진 한 가족이다.

 

 

목차

 

 

 

 

1부 속앓이

​이 가족의 문제가 무엇이었을까?

'이놈의 집구석'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엄마, 딸, 그리고 아들의 입장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들이다.

가정불화, 부모의 이혼, 계속되어 온 가난, 그리고 그로 인해 이어지는 많은 불행들이 있었다.

이겨낼 의지조차 빼앗아버린 그런 아픔들이었다.

가족들은 자신들의 아픔들을 하나씩 글로 털어놓는다.

 

그때 나는 이랬었다고.

이만큼 아팠었다고.

그래서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1장 자식만 바라보던 엄마

힘들었던 결혼 생활과 이혼 후 가장이 되어 생계를 책임질 수밖에 없었던 엄마.

그 모든 상황들과 시간들이 그녀를 억척스러운 아줌마로 만들어 버린 것 같았다.

앞만 보고 살았다는 엄마의 이야기를 읽으며 너무 마음이 아팠다.

 

출산 이야기는 그냥... 충격이었다.

 

설날 하루 전날, 갑자기 배가 아프고 허리가 끊어지는 것처럼 아팠다. 시간이 늦어 앞집에 사시던 작은어머니께서 시어머니에게 "형님, 질부가 저렇게 아프다고 하는데 왜 병원에 보내지 않고 있습니까?"하니까 "우리 집에 누가 병원 가서 애 낳았나? 다들 집에서 애 낳았지"라는 답이 돌아왔다. (p.23) 

 

통증이 너무 심해 택시를 타고 조산소로 가니 산모만이라도 살려야 한단다.

아기가 거꾸로 자리 잡은 것을 몰랐었단다.

임신하면 수없이 드나드는 산부인과를 딱 한 번 간 것이 다라서,

그것도 목욕 간다고 속이고 갈 수밖에 없었단다.

다행히 대학병원에서 수술로 산모와 아기 둘 다 무사할 수 있었다.

이렇게 아들이 태어났다.

 

 

2장 왕따라서 미안한 딸

 

딸의 지각에 대해 엄마의 이야기만 읽고는 솔직히 딸이 너무했다 싶었다.

좀 심하지 않나 싶었다.

하지만 딸의 이야기를 읽고 보니 딸의 마음도 이해가 갔다.

오랜 기간 왕따로 마음고생을 얼마나 했을까, 학교가 얼마나 가기 싫었을까.

 

만일 과거에 내게 있었던 일들이 없었더라면, 나는 어땠을까.

어릴 때, 내가 엉금엉금 기어 다니지 않고 빨리 걸을 수 있었더라면, 걷는 게 늦다고 무조건 회초리로 때리는 것보다는 기어 다니지 않을 때까지 걷는 연습을 시키고 기다려주었다면 어땠을까.

어린이집 선생님한테 회초리를 맞지 않았더라면, 그랬다면 그 이후로 다른 사람들이 어린 나를 만지거나 강하게 충격을 줄 때마다 경기를 일으키지 않았을 텐데. (p.39)

 

어린이집에서 회초리라니...... 그것도 걸음마가 늦다고 회초리라니...

내 마음이 다 아프다... ㅠㅠ

 

이것이 바로 소통의 부재에서 오는 문제점이겠구나 깨달았다.

상대방의 상황도, 마음도 모르니 내 기준으로만 판단해 비난할 수도 있겠구나 반성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도 휴대폰 요금이 100만 원이 넘게 나왔다는 것은 좀... 그래도 너무했다. ^^;;

 

 

3장 결핍의 악순환에 갇힌 아들

 

이 모든 좋지 않은 상황에서 혼자라도 벗어나고자 열심히 노력했던 아들.

하지만 현실은 나아지지 않았다.

집이 가난해서 여자친구와 헤어지게 되었고, 가정 형편도 나아지지를 않았고,

노력하는 일들도 잘 풀리지 않았다.

동생이 친 사고를 수습해야 했고, 엄마의 하소연을 들어야 했다.

 

엄마는 자책인지 협박인지 모를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내가 모든 걸 포기하고 싶어 진다는 거을 모를 것이다. '언제까지 가족의 문제를 내가 책임져야 할까'하는 생각이 들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p.68)

 

아들의 이야기를 읽으니 아들 또한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마음에 내 마음까지 답답해졌다.

한편으로는 이 가족이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도 버티고 있었던 것이

바로 이런 아들이 있었기 때문인 것도 같았다.

 

 

엄마, 딸, 아들.

어느 한 사람이라도 덜 힘든 사람이 없었다.

각자 자신의 짐이 너무나 크고 무거워 다른 사람을 살펴볼 여유가 전혀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가장 가까이 사는 가족이었지만 어쩌면 가장 먼 존재가 되어버렸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보니 이 가족의 행복도 너무 먼 존재가 되어

행복을 상상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싶었다. 

 

 

 

2부 속마음 

 

가족 전부 자신 인생의 무게를 버텨내느라

다른 가족이 어떠한 마음과 생각으로 살고 있는지 관심조차 없었다.

서로 배려하기보다는 '나 힘들다'만 생각해오던 시간들.

그때 내가 아닌 다른 가족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았을까?

 

 

1장 앞만 보고 달리던 소녀, 엄마 

 

지금 부모님 두 분 다 돌아가시고 계시지 않지만 돌아갈 수 있다면 엄마, 아버지하고 부러운 것 없이 살았던 10대에서 27세의 나이로 돌아가고 싶다. ~

구슬치기도 많이 하고 고무줄놀이도 하고, 줄넘기도 많이 하고 콩주머니 놀이도 많이 했었다.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그 시절이 제일 좋았었다. (p.81)

 

엄마의 이야기는 왜 이렇게 슬픈 것일까...

 

엄마가 되고, 가장이 되어 자신보다는 어린 자식들만을 위해 살았을 엄마.

그 삶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웠을까?

 

부모님과 함께 아무 걱정 없이 즐겁기만 했던 그 시절이 제일 좋아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엄마의 마음에서 많은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엄마의 속마음은 이렇게나 눈물이 나는 것이었다.

담담하게 써진 글의 분위기가 더 슬프게 느껴진다.

 

우리 엄마는, 우리 아빠는 언제가 가장 좋을까? 언제로 돌아가고 싶을까?

엄마도 엄마로서, 아빠도 아빠로서 삶의 무게가 많이 힘들겠지?

그래도 나와 함께 있는 시간이 아니라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있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이야기한다면

그 마음 이해하면서도 아주 조금은 섭섭할 것 같다.

아마... 내가 엄마라도 그렇게 말할 것 같긴 하다. ^^;

 

 

2장 이불 밖이 무서운 외톨이, 딸

 

나는 사람을 만나면 말조심부터 한다. 최대한 말을 자제하고 사람을 관찰한다.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의사표현을 하는 사람들 때문에 상처받은 기억이 많기 때문이다. ~ (p.124) 

 

어릴 적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받아 온 많은 상처가 트라우마로 남은 것 같다.

딸은 너무 외로웠다.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한 명이라도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가끔은 가족에게 못하는 이야기라도 그런 친구에게는 할 수 있는 이야기도 있으니 말이다.

 

많은 아픔을 겪었지만 그래도 이제라도

한 발 한 발 세상 밖으로 발을 떼어 보려고 하는 딸에게 용기의 박수를!

 

딸의 이야기를 읽으며

혹시 나도 다른 사람에게 생각 없이 한 말이 있지는 않을까 반성하게 된다.

 

 

3장 집구석 탈출을 꿈꾸는 아들

 

가족은 나와 함께 행복해질 필요가 있는 평등권을 가진 존재이다. 가족의 행복평등권은 서로를 위해 주지 않으면 효력을 발하지 못한다. ~ 그러기 위해서는 나부터 평등해질 필요가 있다. (p.170)

 

일방적인 희생만으로는 오래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지고 헌신했다 하더라도 상대방이 그 진심을 알아주지 않고

여전히 변화가 없다면 그냥 포기해 버렸을지도 모른다.

 

이 문제를 이 가족들은 솔직한 대화로 잘 풀어나간 듯싶었다.

 

가족들 나름 모두 힘들었지만 이 각자 힘든 가족들을 하나로 모은 아들이 없었다면

그들의 어려움을 극복하기는 힘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을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가족과 함께 행복해 보고자 하는 아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기에

이 모든 일이 가능했다.

 

 

 

3부 함께 꿈꾸다

 

도저히 이렇게는 행복으로 향할 수 없다 느낀 아들은

'이 씨네 2개년 성장 계획'을 세워 가족 구성원 모두 자기계발을 통해

자존감도 회복하고 자립심을 키울 수 있도록 노력을 이끌어 내기로 했다.

 

 

1장 나를 꿈꾸기 시작한 워킹맘, 엄마

 

내가 죽었을 때, 주변 사람들이나 아버지, 어머니에게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살아갈 것이다. 100%는 만족하지 못하지만 70%는 힘들어도 앞만 보면서 살아왔다고 말할 것이다. 삶의 어려움은 누구에게나 있다는 것을 공감하기를 바라며, 지치고 힘겨운 삶에서도 중년 아줌마의 소녀 같은 욕구 충족과 함께 살아가는 기쁨을 나누고 싶다. (p.210)

 

늦은 나이에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안다.

해본 적 없던 일이라 잘 못할 것 같다는 생각, 잘 되지 않을 것 같은 부정적인 예감,

어차피 해도 무슨 쓸모가 있을까 하는 부정적인 생각들이 들어 긍정적인 에너지를 막아버리는 것 같다.

 

이것은 꼭 어른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나도 무언가 하지 않은 일을 억지로 하려고 하면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아들의 강요에 의해 억지로 했든, 원해서 했든 간에 엄마는 나름의 속도로 열심히 해내고 있었다.

나이를 핑계로 배우기를 겁내 하시는 우리 엄마에게도 용기를 드리고 싶어졌다.

나도 아들처럼 긍정의 기운을 팍팍 불어넣어드리고 싶어졌다.

 

 

2장 만남을 준비하는 대인관계 초년생, 딸

나는 사소한 말이라도 예쁘게 해주는 사람들이 좋다. (p.230)

 

요즘 '말'에 대해 자주 생각해 보게 된다.

특히 위로의 말을 할 때는 얼마나 많은 주의와 생각이 필요한 지 알게 되었다.

나도 나름대로 생각해서 해준 말들이었는데 그것이 사실 상대방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는 말들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는 많이 후회하기도 했다.

 

사람은 말을 하지 않고서는 살 수 없다.

집에만 있는 딸이라도 가족과의 대화는 할 수밖에 없다.

평생 하고 들어야 하는 말, 이왕이면 상처 주지 않고, 배려하는 예쁜 말을 나도 해주고도, 듣고도 싶다.

 

 

3장 가족이란 자존감을 얻게 된 아들

 

가족 구성원은 가족관계에서 각자 역할이 정해진다. 그렇지만 누군가에게 역할이 몰려있거나 희생양, 군림하는 자 등의 권력구조가 확고해지면 가족은 남보다 못한 관계가 된다. 가족에게 각자의 역할은 서로를 도우며 성장하거나 쉴 수 있는 공생관계여야 한다. ~ 가족이 각자 스스로 홀로서기를 하려면 스스로가 맡고 있는 역할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너무 많은 역할은 내려놓고, 역할이 적은 사람은 나눠가지는 지혜 또한 발휘해야 한다. 무의식적인 행동들을 의식적으로 바로잡는 노력이 필요하다. (p.271~272) 

 

어쩌면 가족이니까, 다른 사람들보다 더 오랜 시간을 가까이서 지내는 사람들이니까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더 조심해야 하고, 더 아껴줘야 한다.

가정에서 충분한 사랑을 주고, 받고, 배려를 주고, 받으며 살면서

물질적으로는 부족함이 있을지 몰라도 정서적으로는 최대한 부족함이 없도록

서로 주고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엄마와 딸과 아들이 자신들 각자의 행복을 위해서도, 그리고 함께 행복하기 위해서도

스스로의 길을 만들어 가고 있다.

온전히 혼자 힘으로 걸어갈 수 있도록 서로 밀어주고, 끌어가기도 한다.

그러면서 진정한 가족이 무엇인지를 깨달아 가고 있었다.

진정한 사랑을 깨달아 가고 있었다.

그들이 가는 길 끝에는 분명 행복이 있을 것 같았다.

그들은 진짜 가족이었다.

 

 

각자의 입장에서 들려주는 그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 가족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우리 가족도 자식들이 커가면서 점점 대화가 줄어들게 되었다.

대화의 중요성을 이들을 보며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부모님이 하시고 싶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졌다.

최근 중국어에 관심이 생기신 아빠에게 도움을 드려야겠다.

어플도 깔아드리고, 책도 사드려야겠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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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독신 아니에요, 지금은 강아지랑 살고 있어요 - 견생전반전 하나와 인생후반전 도도 씨의 괜찮은 일상
도도 시즈코 지음, 김수현 옮김 / 빌리버튼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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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저도 강아지랑 살고 있어요!

 

이 책의 저자 도도 시즈코와는 달리 가족과 함께 살고 있지만

강아지와 함께 살고 있다는 공통점만으로도 선택하게 된 책이다.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 요즘,

좋은 점은 관련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는 것!

읽고 싶은 책들이 점점 늘어간다는 것은 내게는 엄청난 기쁨이자 즐거움이다.

 

강아지와 둘이서 서로에게 집중하며 소소한 일상을 즐기며 사는 삶은 어떤 삶일까?

 

직장이 있는 사람이라면 혼자서 지낼 강아지가 걱정되어 둘이서만 사는 삶은 추천하지 않지만

인생 후반기가 된 저자처럼 함께 있어 서로에게 사랑과 위안을 주고받을 수 있다면

그 또한 행복한 삶이라 생각한다.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며 책장을 펼쳤다.

 

 

 

견생 전반전 하나와 인생 후반전 도도 씨의 괜찮은 일상

저 독신 아니에요, 지금은 강아지랑 살고 있어요.

 

 

"누구나 나에게 맞는 확실한 행복의 순간이 있다."

 

 

차례

 

 

예순한 살의 삿포로에 살고 있는 작가 도도씨.

그리고 그녀와 함께 살고 있는 한 살의 암컷 요크셔테리어 하나.

 

이십 대에 6년여의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혼자가 된 저자.

자식마저 없었던 그녀의 곁에는 부모님과

그녀의 공허한 마음의 빈자리를 한결같이 지켜준 존재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강아지들.

이제 겨우 한 살이 된 하나 이전에 15년간 그녀와 함께 했던 리키가 있었고,

리키 이전에도 다른 강아지들이 있었다.

 

걷기 싫어하는 그녀의 반려견 하나의 이야기에서는 함께 '세나개'라도 보면서

어떻게든 하나가 걸으며 하는 산책의 즐거움을 알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현재 그녀의 강아지는 하나이지만

하나 이야기를 하면서도

하나가 그녀와 함께 살기 두 달 전 무지개다리를 건넌 리키의 이야기도 종종 하고 있다. 

 

'돌아올 힘을 잃어버린 것은 물론 리키가 아니라 나였다.' (p.32)

 

많은 강아지 반려인들의 공감 부분!

산책 후 지쳐 돌아오는 것은 강아지가 아니라 사람.... ^^;

 

 

'타고난 성격이라면 무리해서 바뀌게 하지는 말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애정이다,

라고 언제나 결론을 내린다.' (p.38)

 

강아지에게 무언가를 명령해 가르치려 하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여주는 그녀의 마음이 좋다.

 

 

 

'~ 이 나이가 되면

책을 읽고 재미있었다고 함께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전혀 없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다.

세상의 수많은 예순한 살은 이제 더 이상 책을 읽지 않는 것인가.

~ 책을 읽고도 아무 말없이 침묵하는 건 건 정말이지 괴롭고, ~' (p.49~50)

 

아, 이건 정말이지 싫은 일이다.

다른 부분에서는 충분히 공감하며, 나도 나이가 들어 저자의 나이쯤 된다면

아마 비슷한 생각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 부분에서는 정말 그렇지 않았으면 한다.

 

하지만 그건 그저 소망일지도 모르겠다.

지금 부모님을 보더라도 눈이 피로하시다고 아프시다고 글 보기가 힘들다 하신다.

그래서 큰 글자로 쓰인 책을 사다 드리려고 하는데, 제한적이다 보니 고르는데 한계가 있다.

그래서 나는 당장이라도 눈 건강 관리에 집중하고 싶어졌다.

 

 

'격려나 기운을 북돋아주려고 하는 대부분의 말이 오히려 상대의 마음을 찌르는 비수가 되는 경우가 많다. 신중한 침묵을 바탕으로,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고 함부로 반론을 하지 않는 것이 상대를 상처 입히지 않는 기본자세다.' (p.137)

 

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하는 자세를 배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누군가 힘들 때 내 나름대로 했던 위로가

진정 그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위로가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여러 책들에서 배우게 된다.

위로하려는 말수를 줄여야겠다.

 

 

오래전에 남편과 헤어졌다.

그리고 부모님도 돌아가시고, 친했던 친구마저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오랜 시간 그녀와 함께 있어준 강아지들도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그녀는 아직 그들의 죽음을 마음으로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녀의 아픔을 너무나 잘 느낄 수 있었다.

사람이 나이가 들어가면 언젠가는 죽는 것은 어느 누구나 마찬가지이지만

머리로는 알고 있어도 당연하다 생각해도

지금으로서는 나는 아마 평생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생각한다.

 

 

 

처음에는 강아지와 함께하는 노년의 소소한 일상들이 기대되어 읽은 책이었으나

절대 가볍게만은 읽을 수 없었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웃으며 잘 읽었다고 하기보다는

정말 진지한 표정으로, 심각하게, 좋은 책이었어라고 표현하고 싶은 느낌이다.

 

너무나 현실적이었다.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내지만 그것으로 인해 그녀의 아픔과 외로움이 더 크게 느껴졌다.

 

 

그녀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 현실은 누구나 나이가 들어 겪을 수 있는 일이었다.

나이가 들면 몸이 불편해질 것이고,

그것을 인정하기까지 마음이 아플지도 모르고, 우울해질 수도 있고,

그러다 결국 인정하며 즐겼던 것, 하고 싶었던 것을 하나씩 포기하게 될 지도 모른다.

그리고 소중히하는 존재들이 하나둘 저 먼 세상으로 떠나게 될 것이다.

그렇게 결국 누구나 혼자 남겨질지도 모른다.

 

 

지금 저자에게는 총량 3.4kg의 행복이 있다고 한다.

이런 감정은 상대적인 것이라 너무 부족하다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마지막에 느낀 그 말에서 나는 부족함을 느끼지 않았다.

하나 짱이 건강하게 그녀와 함께 오래 살아준다면

그녀는 그렇게 3.4kg의 행복으로 그녀만의 소소한 일상을 즐기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보면 마이 웨이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것 같은 느낌이기도 하다.

 

 

하나짱! 도도 씨와 오래도록 건강하게 행복하길 바라!

 

 

 

 

 

 

 

 

 

 

 

 

 

* 이 서평은 리뷰어스 클럽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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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베스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
요 네스뵈 지음, 이은선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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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몇 년 전 도서관에 갔다가 추리소설이 읽어보고 싶어 고른 책이

노르웨이 작가 요 네스뵈의 '레오파드'였다.

요 네스뵈라는 작가도 처음이었고, 노르웨이 작가의 책도 그때가 처음이었다.

 

작가이면서 저널리스트이기도 하고, 록 밴드 보컬이기도 한 특이한 이력의 작가 요 네스뵈.

그의 작품 레오파드를 처음 읽었던 느낌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북유럽 특유의 서늘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듯한 그의 소설은

두꺼운 분량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치밀하고, 짜임새 있는 구성과 매력적인 인물로 시리즈를 이루고 있었다.

시리즈인지 모르고 읽은 책이었지만 그 한 권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었던 책이었다.

이후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한 번씩 추천해주는 작가이기도 하다. 

 

 

이번에 새로 출간된 요 네스뵈의 작품이 출간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맥베스'

바로 유명한 영국 극작가 셰익스피어의 작품 '맥베스'를

그의 스타일로 재구성한 추리소설을 써냈기 때문이다.

 

그의 전작을 다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읽어본 작품들이 재미있었고,

게다가 셰익스피어 '맥베스'와의 콜라보라니!!!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그의 소설에 어떻게 녹아들었을지 너무 궁금했다.

 

 

 

맥베스

 

 

 

제1부~제3부, 총 44개의 장, 724페이지의 긴 분량의 소설이다.

 

주요 등장인물을 정리해 보면,

 

맥베스: 조직범죄수사반장         /      레이디: 인버네스 카지노 운영

뱅쿼: 조직범죄수사부반장         /     플리언스: 뱅쿼의 아들           

더프: 살인사건수사반장                                                            

덩컨: 신임 경찰청장               /      맬컴: 부청장                          

코더: 전 조직범죄수사반장                                                         

케네스: 전 경찰청장               /       카이트: 기자                          

스위노: 마약밀매업 & 노스라이더 두목                                          

헤카테: 마약조제&마약밀매업       /    3자매: 스트레가,                   

 

위 인물들 정도가 될 것 같다.

 

 

 

1부 

 

1970년대, 도시 곳곳에 마약과 실업, 부패로 찌든 어느 도시.

 

덩컨은 이 끔찍한 도시를 반드시 새롭게 바꿔보겠다는 야망을 가지고 새로운 경찰청장이 되었다.

 

더프는 자신의 힘으로 스위노를 잡아 공을 세워 자신의 능력을 내보이고 싶었다.

 

맥베스와 뱅쿼는 3자매로부터 헤카테의 예언과 같은 말을 전해 듣는다.

맥베스는 스트레가로부터 들은 말을 레이디에게 전하고,

레이디는 맥베스를 부추기기 시작한다.

맥베스와 레이디.

둘은 각각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그 예언을 현실로 만들기로 결심을 한다.

 

 

 2부

 

맥베스와 레이디는 자신들이 벌인 엄청난 일을 수습하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 놓인 또 하나의 장애물.

그 장애물을 넘기 위해서는 뱅쿼의 도움이 필요하다.

뱅쿼는 자신에게 아들과도 같은 맥베스와 친아들 플리언스의 미래를 생각한다.

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자신이 최적임자라고 믿게 된 맥베스.

상류층 출신인 다른 사람들과 달리 자신은 진짜 엉망진창인 이 도시를 바꿀 수 있을 거라 믿었다.

진정한 신임과 지지를 얻을 자격이 있다 믿었다.

하지만 일이 진행될수록, 끊었던 약을 찾게 되고, 자꾸 환영이 보이게 된다.
내면의 두려움까지 없앨 수 없었나 보다.

 

p.430

"여자의 몸에서 태어나지 않은 사람만 나를 해칠 수 있어!

버사만 나를 청장 자리에서 밀어낼 수 있어.

나는 불사신이다! 맥베스는 불사신이다! 죽은 인간들아, 나가거라!"

 

 

3부 

 

돌아온다.

맥베스와 레이디가 그들의 야망을 위해 버리려 했던 사람들이

다시 살아 그들을 노리고 다시 되돌아오고 있다.

 

레이디의 비극.

그리고 맥베스는 또한 처음 예언이 실현되었듯이

'여자의 몸에서 태어나지 않은 사람만이 자신을 해칠 수 있다'라는 예언인지 저주인지 모를 말과

마주하게 된다.

 

처음 자신을 잃어버리고

욕망에 눈을 떠 자신의 눈을 가려버린 채 주위 사람들까지 배반했던 맥베스.

그러면서도 내면의 죄책감은 약으로도 어쩔 수가 없었다.

그렇게 괴로워했던 맥베스의 마지막 모습에서

그는 과연 그가 저지른 일들을 후회했을까?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읽었다면

요 네스뵈의 '맥베스'가 어떤 식으로 전개가 될지 대충 짐작이 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은 전체적인 흐름이 대략 짐작이 간다는 말이지,

글의 흥미가 떨어지거나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결정적 순간마다 셰익스피어의 '맥베스'가 생각났지만,

그 순간들이 이 작품에서 이렇게 섞여들어가는구나 하는 놀라움과 함께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범죄소설을 좋아한다면,

요 네스뵈의 작품을 읽어본 적이 있다면,

요 네스뵈를 들어본 적이 있다면,

북유럽 작가의 작품이 궁금하다면,

셰익스피어 작품을 좋아한다면,

맥베스를 읽어본 적이 있다면,

맥베스 영화라도 본 적이 있다면,

 

요 네스뵈의 '맥베스' 추천한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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