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혼자서 - 60세에 첫 유학길에 오르다
강인순 지음 / 에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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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혼자서'라는 제목보다는

'60세에 첫 유학길에 오르다'라는 부제목에 더 끌려 보게 된 책이다.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있다.

언제부터 이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요즘 현실을 보면 60부터라도 자신을 위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즐기며 사는 일이 

아무나 가능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암튼 60세부터라도 나만을 위한 인생을 살고 싶어서 책을 읽었다기보다는

첫째, 여행 에세이나 다른 나라에서 생활하며 쓴 글들을 좋아하고,

둘째, 프랑스어에 관심이 있어 프랑스어를 공부하러 떠난 저자의 이야기가 궁금했고,

(게다가 60세 할머니도 하신다니, 나도 뭔가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들기도...)

셋째, 무미건조하게 느껴지는 나의 일상에 자극을 좀 주고 싶어서 선택한 책이었다.

 

그래서, 책을 읽고 난 후 어땠냐 하면...,

 

 

 

파리, 혼자서

-60세에 첫 유학길에 오르다

 

 

 

차례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하고, 아이들을 키우느라 많은 세월이 흘러버렸다.
아이들도 제 앞가림을 하게 되었으니, 부부는 1년씩 교대로 안식년을 갖기로 했다고 한다.
그리고 저자는 먼저 프랑스 유학이 결정되면서 남편보다 먼저 유학길에 오르게 된다.

 

파리 곳곳에 깃들어 있는 예술가와 예술작품의 배경이 된 곳들이

그녀의 이야기 속에 잘 녹아나 있다.

그곳들은 유명한 예술적 장소이자 그녀 개인이 간직해온 추억의 장소이기도 했다.

 

결국 그녀의 이야기에 이끌려 읽던 책을 잠시 엎어두고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가지고와

그녀의 이야기 속에 등장한 에릭 사티의 짐노페디를 배경음악으로 깔아둔 후 마저 책을 읽었다.

오랜만에 듣는데 감성 충만해져 설레는 마음에 당장 프랑스로 떠나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프랑스어에 반해 프랑스어 전공까지 했던 저자가

자신도 모르게 그동안 간직해온 프랑스 유학의 꿈이 얼마나 컸을지는

프랑스의 이야기로 가득한 그녀의 책 곳곳에서 느껴지는 것 같았다.

외국어를 공부해 본 사람이라면

 그 언어를 직접 쓰고 있는 사람들이 사는 나라에 꼭 한 번쯤은 가보고 싶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단순히 언어에 대한 관심을 넘어서

책으로, 영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내 발로 뛰며, 바로 눈앞에서 그 나라의 모든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싶어진다.

 

 

프랑스어에 반해 프랑스어 전공까지 했던 저자가

자신도 모르게 그동안 간직해온 프랑스 유학의 꿈이 얼마나 컸을지는

프랑스의 이야기로 가득한 그녀의 책 곳곳에서 느껴지는 것 같았다.

외국어를 공부해 본 사람이라면

 그 언어를 직접 쓰고 있는 사람들이 사는 나라에 꼭 한 번쯤은 가보고 싶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단순히 언어에 대한 관심을 넘어서

책으로, 영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내 발로 뛰며, 바로 눈앞에서 그 나라의 모든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싶어진다.

  

누구에게나 그런 순간이 있다.

너무나 간절하게 원하는 것이 있었지만 여러 상황들로 인해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있다.

그리고 오랜 기간 바쁘게 살다 보니 그것을 잊고 지내온다.

그러다 우연히 어떤 사소한 것으로 인해 마음에 작은 불씨가 생기게 되고

그것이 점점 활활 타오르게 되어 버리는 순간.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다는 느낌이 오는 순간이 있다.

 

저자는 바로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던 것 같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마을 가슴에 담기라도 할 듯 마을 주변을 샅샅이 둘러봤다(p.136)는

특별할 것 없는 문장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다시 겪지 못할 이 순간에,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아들과 그녀의 선물 다툼 에피소드에서 그녀의 깨달음처럼

'나만의 즐거움'을 찾아 매 순간 즐겁게, 소중하게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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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레 사진관 - 상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네오픽션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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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유베 미유키라는 작가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도

아마 영화 '화차'는 보았을 지도 모른다.

그 영화 '화차'의 원작 소설을 쓴 사람이 바로 미유베 미유키이다.

나도 '화차'를 통해서 미야베 미유키를 처음 알게 되었다.

미미 여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그녀는 일본 미스터리 소설 분야에서는 굉장히 유명한 작가이다.

 

'고구레 사진관'은 그녀의 작품 중에서도 '최고로 사랑스러운 인물들'이 등장한다고 한다.

그 사랑스러운 인물들은 어떤 미스터리한 사연을 가지고 있을까?

 

 

 

고구레 사진관 (상)

 

 

 

차례

 

 

 

섬세한 묘사로 높은 완성도를 선보이는 미미 여사의 많은 작품들 중

최고로 사랑스러운 인물들이 모여 있다는 '고구레 사진관'

하나비시 가족이 예전 사진관이었던 낡은 건물로 이사를 가면서 시작된다.

예상할 수 있듯이 그 사진관의 이름이 '고구레 사진관'이었다.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느 날,

집에 이상한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초인종을 눌러 나가보면 아무도 없었다.

게다가 에이이치의 친구, 덴코는 하얀 옷을 입은 다리가 없는 듯한 어떤 여학생을 본 것도 같다고 했다.

 

그러다 에이이치의 집이자 예전 고구레 사진관의 쇼윈도 앞에서 한 여학생을 만났다.

다행히 에이이치 또래의, 다리가 있는, 살아있는 사람이었다.

 

그 여학생은  

고구레 사진관에서 찍은 사진 한 장 때문에 피해를 봤다고 하며 사진 한 장을 주고 가버렸다.

심령사진 같아 보이는 그 사진과 여학생이 말한 '피해'에 계속 신경 쓰이는 에이이치는

결국 사진의 진실을 찾아 나선다.

 

 

'사랑스러운 인물들'이라는 소개 때문에 별로 무섭지 않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겁이 많은 나는 심령사진 묘사만으로도 살짝 겁이 나기 시작했다.

괜히 밤에 읽어가지고... ㅠㅠ

책을 읽으면 자꾸 머리에 그림이 그려지고, 그 잔상이 또 오래 남아 더 무섭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으니 다양한 일들도 생기게 마련이다.

개중에는 신기한 일도 있다."

 

 

"입은 모든 재앙의 근원"

 

 

사진의 진실을 밝혀내고

이제 좀 평범한 고교 생활을 해나가나 싶더니 또 다른 일이 휘말리게 되었다.

에이이치와 심령사진의 이야기가 누군가에 의해서 SNS로 퍼져 나갔다.

소문은 부풀려지게 마련이었다.

 

 

"내가 들은 소문은,

네가 강력한 영능력자靈能力者고 심령사진을 정화시킨 일이 있다는 거야."

 

"실은 우리한테도 불가사의한 사진이 한 장 있거든."

 

 

자시도 모르게 '영능력자'가 되어버린 에이이치.

소문은 에이이치에게 또 다른 사진을 안겨주었다.

사진 한 장에 피사체는 네 명.

하지만 사진에는 일곱 명이 찍혀 있는 듯 보인다.

웃고 있는 네 명과 울고 있는 듯한 모습의 세 명.

에이이치, 그리고 그의 친구들인 덴코와 데라우치까지 이 의문의 심령사진에 관계하게 되는데...

 

 

 

과학적으로 설명이 힘든 장면이 찍혀 버린 심령사진.

사진을 상상하면 무서웠고, 그 사연을 알고 나면 짠해지는 사연들이었다.

 

심령사진이라기 보다 염사가 된 사진이라 해야 할 것 같다.

 

 

고구레 사진관의 이야기는

이상한 사진으로 공포심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그 사진이 매개체가 되어

과거의 아팠던 마음을 풀어주고 있는 것 같다.

계속 읽다 보니 다행히 무서운 이야기는 아니었다.

 

 

하나비시 가족, 덴코 가족, 탄빵 가족 그리고 스도 사장 부부 모두 정이 넘치는 인물들이었다.

사랑스러운 인물들이라고 말한 이유를 알 것 같다.

 

 

그리고 떠도는 또 하나의 소문.

고구레 사진관에는 이미 죽은 고구레 야스지로 씨의 유령이 한 번씩 나와 사진관을 지키고 있다고 한다.

이번 책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다.

다음 권에서는 에이이치는 고구레 야스지로 씨의 유령과 마주치는 날이 올까?

 

또 에이이치의 죽은 동생 후코도 이야기 속에 등장하게 될까?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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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필요하지만 사표를 냈어
단노 미유키 지음, 박제이 옮김 / 지식여행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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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제목부터 마음이...

나의 상황은 '돈이 필요해서 사표를 내지 못했어.'가 될지도 모르겠다.

사표는 내고 싶고... 돈은 필요하고... 어쩌란 말이냐... ㅠㅠ

 

아마 많은 직장인들 & 알바인들이 사표를 던지고 싶어도 못 던지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돈'이 아닐까...

 

막상 그만두고 나면 통장이 '텅'장이 되는 것은 순식간이니 '꾸역꾸역' 매일 전쟁터로 나선다.

아... 너무 슬프다... ㅠㅠ

 

아버지들이 몇십 년 씩 같은 회사에서 일하시는 모습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밖에 할 수 없다.

그분들에게도 수많은 고비가 있으셨을 텐데,

그 오랜 시간 그것들을 다 이겨내셨고, 이겨내시고 계시니 말이다.

 

열심히 사는 우리나라 직장인들 & 알바인들 힘내세요!

 

암튼, 쫄보인 나와는 다르게 과감히 마음의 소리를 듣고 행한 사람이 있어 궁금했다.

그녀는 과연 강심장인가?

무슨 생각이었을까?

 

 

 

돈은 필요하지만 사표를 냈어

 

 

 

차례

 

 

 

제목 그대로 '돈은 필요하지만 사표를 냈어'라고 이야기한다면,

내 주변 사람들은 무슨 말을 제일 먼저 할까?

 

'왜?' '무슨 일 있었어?'라고도 할 것이고,

좀 더 격한 표현으로는 '미쳤어?'와 같은 표현도 당연히 있을 것이고,

'요즘 애들은 참을성이 없어.' 라거나

'요즘 취업하기가 얼마나 힘든데, 어떻게라도 버텨야지.'와 같은 말들을 하지 않을까.

 

입장을 바꿔 친구가 나에게 사표를 냈다고 이야기한다면

나도 별반 다를 것 없이 이야기할지도 모르겠다.

 

사표를 내기까지, 게다가 돈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결정을 내리기까지는 엄청난 고민을 수없이 했을 것임에 틀림없다.

세상을 사는데 돈이 전부인 것은 아니지만 많은 부분이 돈에 의해 움직이는 것도 사실이다.

 

실직 상태에서 매월 정기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을 생각하면

심리적으로 꽤 불안 & 불편하지 않을까.

 

'돈은 필요하지만 사표를 냈어'는 거의 비정규직으로 일을 해오던 저자가

계약 만료가 되어 실직 상태가 되며 기록한 약 2년 8개월간의 '백수 일기'이다.

 

백수가 되어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이라 구직을 하면서도 나름 바쁘게 지내는 것 같았다.

지인의 밴드 투어도 가고, 불꽃도 보러 가고, 전시회를 보러 가기도 했다.

하지만 마음 한쪽에는 자신이 백수라는 것을 잊고 있지 않았나 보다.

 

 

p.60

역시 이번 달도 백수 신세다.

지금까지는 내가 몇 살 인지 이따금 잊어버렸지만

이 일기를 쓰기 시작한 후로는 '서른아홉 백수'에 반응하게 된다.

라디오나 TV를 틀어 놓으면 의외로 많다, 서른아홉 살 백수들이.

대부분 용의자나 범인이지만

이따금 시청자 참여 퀴즈 같은 방송에 밝은 모습으로 나오는 서른아홉의 백수를 보면

"백수인 사람도 저렇게 밝게 살아도 되는구나."하고 용기를 얻기도 한다.

 

아, 여기서 빵 터졌다!

대부분 용의자나 범인... ^^;

무엇보다 심적으로 힘든 상황이지만 조바심 낸다고 해서 일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니

좀 더 밝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좋은 에너지를 가지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2014년 8월 1일부로 백수가 되었던 저자는

재취업에 성공해 2015년 1월부터 계약직이 아닌 정직원으로 출근하게 되었다.

급하게 들어간 회사는 역시...

너무나 체계가 엉망인 회사였고, 그곳에서 저자는 엄청난 업무량과 저임금에 시달리며

스트레스받게 되었다.

그리고 결국 13개월 만에 다시 백수가 되었다.

사실 그녀의 퇴직은 입사 2주 만에 그녀의 마음속에서 이미 결정되어 있던 것이었다.

 

 

p.182

나는 내 시간을 시궁창에 버리지 않기로 했다.

무리하지 않을 거다.

나 자신을 소중히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퇴직 후 경제 상황은 계속 어려워졌다.

그나마 그녀가 오랜 기간 같은 분야의 일을 계속해오고 있었고, 착실히 경력을 쌓아오고 있어

전 직장에서 알고 지내온 사람들로부터 간간이 단기간의 일을 받아 하기도 했다.

그래도 월세와 각종 공과금에 생활비까지 감당하기에는 부족했다.

결국 지인에게 돈을 빌리기까지 했다.

그리고 프리랜서로 들어오는 일을 하면서 빌린 돈을 갚으며 그녀의 이야기는 끝이 난다.

 

 

지금 그녀가 어떻게 살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백수가 되면 제일 먼저 경제적 어려움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어렵지는 않아도 직장을 구하기까지 오래 걸린다면

모아둔 돈도 결국 다 쓸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에 심리적 압박감이 굉장히 심할 것 같다.

그러면 가능한 지출을 줄이려고 할 것이다.

그것을 알면서도, 정규직을 박차고 나올 수밖에 없었던 저자였다.

 

저자의 경우 프리랜서로 할 수 있는 분야의 직종이라 그나마 다행이었을까?

그렇지 못한 경우라면 아마 저자의 상황보다 더 안 좋았을지 모른다.

 

그리고 무엇보다 백수라고 해서 주눅 들어 집안에서만 있지 않고

나름 사람들과 꾸준히 교류하며 자신을 돌볼 줄 아는 그녀의 삶에 태도가 좋다.

일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자신'을 챙길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자신'의 감정을 보살피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하지만...

사표는 아직 낼 용기가 없기에 나는 버티기로 한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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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호의 꽃 1
최정원 지음 / 황금가지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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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해지는 가을에

살랑살랑 부는 바람처럼 설레게 만들어 줄 소설을 읽었다.

 

 

우리나라 시대극 로맨스 소설은 왜 이렇게 재미있는지!

 

여러 가지 역사적 배경에, 신분의 차도 안타깝고,

지금이야 휴대폰도 있고, 교통수단도 다양하니 만나려면 언제든 만날 수도 있고,

사진이라도 볼 수 있지만

당시에는 그런 것도 없었으니 한 번 만나기까지 얼마나 많은 수고를 했어야 할까 생각하면

소설 속 주인공들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진다.

 

그런 안타까움을 기본으로 깔고 소설을 읽게 되니 더 몰입해서 감정이입을 하게 되는데,

혹여 결말이 또 새드 엔딩이라면..... 그 후유증이란...

 

 

이제 1권만 읽어서 결말까지는 어찌 될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해피 엔딩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묵호의 꽃 1

 

 

 

 저승사자와 명랑소녀?

시대극 +로맨스 + 판타지인가 생각하며

판타지도 좋아하니 어느 쪽이든 상관없이 재미있겠다 싶었다. 

차례

 

 

 

역사 로맨스라고도 불리기도 하고, 사극 로맨스라고도 불리기도 하는데 

이 소설의 또 하나의 매력은 바로 예쁜 글들이 많다는 것이다.

지금은 잘 쓰이지는 않지만 예스러움이 느껴지는 단어나 문장이라든지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잘 나타내는 시나 시조 같은 것들도 어찌나 절절한지!

읽는 재미가 있다.

 

 

'묵호의 꽃'에서도 여주인공 솔이 어렸을 때 듣던 자장가가 나오는데

괜히 음을 붙여 불러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책 띠지에 적힌 '저승사자와 명랑소녀가 펼치는 유쾌상쾌통쾌 조선 연애 활극'이라는 문구 때문에 글자 그대로 진짜 저승사자가 등장하는 판타지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묵호의 꽃'이라는 제목은 두 주인공을 의미하는 것이다.

 

먼저 '묵호'는 병판 서충헌의 아들 서민훈을 이야기한다.

최연소, 일등으로 무과에 급제한 후 그는 3년 전 하나뿐인 누이동생을 눈앞에서 잃고,

전쟁터에서 오른팔까지 다치며 기루에서 살다시피 한다.

그의 호인 '묵호'는 원래 '검은 호수'라는 뜻으로 지었지만

사람들은 그의 모습을 보고는 '묵호'를 검은 호수가 아닌 '검은 호랑이'로 이해한다.

 

틱틱거리지만 점점 솔이가 신경 쓰이기 시작하는 민훈.

솔이의 능력을 알아채고 이용하려 하면서도 혹시나 솔이가 다치게 될까 걱정하고 있다.

자신의 감정을 언제 확실히 알게 될지도 궁금해진다. ^^

 

 

그리고 '꽃'.

1권에서는 아직 그 둘의 본격적인 로맨스가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그래서 2권이 더 기대된다!)

티격태격하며 정이 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판타지 요소가 등장했다.

저승사자 쪽이 아니라 바로 여주인공 '솔'이 가진 특별한 능력이 바로 그렇다.

그것은 솔이 자연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무를 비롯하여, 새, 쥐 등과 같은 동물과도 소통이 가능하다.

솔이에게 그 능력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남의 어려움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의 그녀가 앞으로 어떤 험한 일을 겪게 될지...

 

이 두 주인공 외에 대표적인 주조연급 등장인물들 셋.

 

이 현, 시백, 안시호.

 

이 현은 초반부터 예사 신분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역시나 그랬다.

신분의 차에도 불구하고 솔이와 어릴 때부터 한 동네에서 친구처럼, 친 오누이처럼 지내왔다.

친 오빠처럼 솔이를 챙겨주며, 걱정해준다.

솔이와 현과 민훈, 이 셋이 삼각관계가 진행되겠지?

벌써 시작된 듯?

 

시백의 경우, 2권을 읽어봐야 알겠지만 이 소설에서 가장 미스터리한 인물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 부분으로 갈수록 솔의 엄마에 대한 언급이 조금씩 등장하기 시작하는데,

솔의 엄마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으면서, 그것을 이용해 분명 가장 큰 문제를 일으킬 인물 같긴 하다.

 

 

그리고 안시호, 좌의정 안익태의 딸이며 묵호 서민훈의 정혼자이기도 한데,

의외의 인맥을 가지고 있었다.

어찌 돌아가는 거야~~

당연히 솔과의 잦은 충돌이 예상되었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위해서라면 어디까지 갈지가 궁금해지는 캐릭터이다.

그냥 싸가지 없다 생각했는데 그 집안도 들어가 보니 참....

역시 가정교육이 얼마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들 외에 솔이에게 정보를 주던 비둘기들. ㅋㅋ

얘네들 대화가 너무 귀여웠다.

 

 

솔이에 대한 소개 그래도 명랑소녀 솔이 덕분에 글 분위기는 활기차다.

아마 2권에서는 좀 달라지지 않을까...

 

1권에서 점점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하는 문제의 조직 '자하원'과

1권 마지막 부분에서 확실히 언급해준 '이현'에 대한 것,

그리고 솔이의 엄마와 드러난 저승사자의 정체 등 풀어야 할 이야기들이 많다.

 

그리고 로맨스도 더 진행되겠지? ^^

 

2권 너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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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을 마시다
비올레타 그레그 지음, 김은지 옮김 / iwbook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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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

먹으면 위험한 금속, 원소기호 Hg의 그 수은?

그 위험하다는 수은을 왜 마신다는 거지?

심상찮은 제목이다.

제목에 쓰인 수은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지 상당히 궁금해졌다.

 

 

 

수은을 마시다

Swallowing Mercury

 

 

 

푸른색 표지다.

아름다워 보이는 마을이지만 수은이라는 단어 때문에 차가워도 보이는 느낌이다.

차례 

 

 

p.41

나는 감자 딱정벌레가 빈 코카콜라 깡통을 올라가는 모습을 그렸는데,

할아버지가 그림과 똑같은 깡통에 감자 딱정벌레를 모으는 것을 내가 직접 봤다고 해도

믿어주는 사람이 없었다.

미술 대회의 심사위원들은 내 그림이 '매우 심오한 은유적 기법을 기반으로

제국주의 딱정 벌레의 운동을 잘 표현했다'고 결론 내렸다.

​아이는 그저 자신이 본 것을 단순히 그렸을 뿐인데 그 그림에 심오한 뜻을 붙인 심사위원들이 우습다.

그냥 사실적인 모습을 묘사한 그림에 엄청난 사상을 붙여 해석한 건 심사위원들이었고,

오직 상을 받고 싶어 열심히 그린 그림을 오해해 사상검증하러 정부에서 나오기까지 한다.

아마 당시 폴란드가 처한 상황 때문이었을 것이다.

 

 

'수은을 마시다'는 폴란드 출신의 저자가

1980년대 폴란드 시골의 한 마을에서 자라며 겪었던 내용을 회상하며 쓴 소설이기 때문에

당시 시대적 상황들이 나타난 장면들이 있었다.

세계 1차 대전, 2차 대전을 비롯해 수많은 전쟁과 내전, 반란을 겪은 폴란드인데,

북유럽에 대한 로망으로 그 나라의 과거가 어땠었는지를 잊고 있었다.

 

 

혼란스러웠던 시기를 보내는 중이었던 폴란드의 시골 마을에 사는 주인공 소녀 비올카.

그리고 드디어 등장한 궁금했던 수은.

정말 제목 문자 그대로 비올카는 '수은을 마셨다'.

제목에 있는 '수은'이 대체 어떤 의미일까 궁금했는데 이런 식으로 사용될 줄은 몰랐다. ㅠㅠ

그런 끔찍한 일을 다시 겪지 않기 위해 차라리 수은을 택했던 어린 소녀.

하...... 책을 읽는 입장에서도 생각도 하기 싫을 정도로 끔찍한 일이다.

 

 

 

당시의 시골 생활이라는 것이 지금 기준으로 보면 아주 지루하기 짝이 없을 생활일 것 같지만

비올카의 생활을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작은 시골 마을이 조용할 날이 없었다.

그리고 활동적인 비올카의 성격이 그녀 자신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듯도 하다.

 

 

비올카와 함께 그녀의 이야기를 편안한 마음으로 읽고 있다가

한 번씩 등장하는 쇼킹한 내용에 놀라기를 반복하다

마지막 두 에피소드, 아버지의 에피소드와 라즈보스와 함께 나선 에피소드에서는 여운이 남아

다시 돌아가 읽어 보았다.

 

 

p.149

"참 희한한 세상이야."

버스가 풀라스키 가로 들어서자 그가 갑자기 말했다.

"눈을 깜빡이기도 전에 나보고 늙었다고 하니까 말이야. 사실 속은 설익은 과일이나 마찬 가진데."

 ​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

'늘어가는 건 숫자일 뿐, 마음은 언제나 청춘'이라고 하시는 어른들 말씀이 생각나다.

언젠가 나도 비올카의 아버지처럼, 어른들이 하시는 말씀처럼

이런 말을 하고 있겠지.

 

 

마지막 페이지의 비올카는 어찌 보면 약간 의외이기도 했다.

시골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고 도시 생활을 알게 되면 보통 시골을 벗어나 도시로 가고 싶어 하는데

비올카에게서는 지루함을 느낄 수 없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녀가 돌아가게 된 이유는 바로, 아무래도, 그녀의 엄마였겠지?

 

폴란드 배경의 소설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정치, 역사가 엄청 들어간 무거운 소설이 아니라

폴란드의 한 시골 마을에 사는 한 소녀의 이야기가 단편처럼 엮여 있어

부담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또한 현재 북유럽에 대한 로망으로 잠시 잊었던 그들의 역사를 다시 한번 찾아보게 되는 계기도 되어

더욱 좋았다.

이 소설을 계기로 폴란드 역사를 잠깐 찾아보았는데 이제 좀 더 알아볼 생각이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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