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스웨덴에서
엘리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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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여행을 한다면 가장 먼저 가보고 싶은 곳,

북유럽.


더운 여름보다는 추운 겨울을 좋아하고,
도시에서 생활하지만 언젠가 자연과 함께하는 생활을 꿈꾸는 나에게
게다가 복지까지 최강인 북유럽은
너무나 가보고 싶은 곳이다.

 

아직 가보지 못했지만 언젠가 가게 된다면
며칠이 아니라 최소 몇 개월쯤은 머물면서 북유럽 감성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

 

그전까진 아쉽지만 이렇게 책이나 영상으로 대신 경험하는 수밖에... ^^;

 

 

이번 책은 글과 그림 그리고 사진이 함께 어우러진 책이다.
북유럽, 그중 스웨덴에 살고 있는 저자가 전해주는 스웨덴을 느껴보았다.

 

 

 

나의 스웨덴에서

 

 

 

차례

 

 

 

'한국인인 저자가 어떻게 스웨덴까지 가게 되었을까?'하는 궁금증으로 시작된 책 읽기.

 

 

스웨덴 생활 오 년 차 정도인 저자.

스웨덴 남자인 헨케를 만나 결혼을 하고 스웨덴으로 이주해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날씨도, 언어도, 문화도, 생김새도 전혀 다른 곳에서 산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을 것 같다.

여행으로 간 것이라면 부담 없이 낯선 상황을 즐길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진짜 그곳에서 계속 살아야 한다면 생소한 언어부터 시작해서 많은 것을 알아가야 한다.

하루빨리 적응해야 한다는 그런 마음이 부담이 되지 않을까.

물론 헨케가 있지만 전혀 다른 문화권에서 살다 온 저자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 텐데 하며

오히려 내가 저자의 걱정을 하고 있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니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던 듯하다.

 

 

우리나라와 다른 스웨덴에서의 많은 것들이 신기하다.


저자는 오래전 학교였던 건물의 내부를 개조해 살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학교의 모습을 상상하니 도저히 어떤 집일지 상상이 되질 않는다.

다행히 집의 사진이 있었다.

백 년도 넘은 건물의 외관은 너무나 깔끔했다.

그렇게 시간을 거쳐온 건물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튼튼해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예뻤다.

아파트가 가득한 우리나라와는 다른 느낌이다.

 

 

'북유럽 갑성'

인테리어 분야에서 '북유럽 감성'이라는 말이 많이 들린다.

그 북유럽 감성을 만드는 데 큰 몫을 한 것이 바로 한국의 나무라는 사실이 놀랍다!


오래전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목 중 하나가 티크 나무였다고 한다.

티크의 주요 수입국은 미국이었는데

한국 전쟁으로 미국으로 수출이 불가능해 쌓여가던 티크를

당시 티크 소재로 가구나 소품을 만들기 시작한 북유럽에서 다량 수입을 했고,

티크 나무가 자라지 않아 항상 부족했던 자재가 풍부해지니 다양한 제품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했고 이것이 북유럽 디자인 열품의 시초가 되었다고 한다. (p.27 참고)


낯선 북유럽에서,

우연히 들른 빈티지 가게에서 들은 한국과 관련된 이야기 하나를 듣고 기뻐하는 모습에서

티크 소재로 만들어진 물건들을 볼 때마다 한국을 떠올릴지도 모르는 저자가 그려지는 듯하다.

드디어 한국과 연결고리가 생겨버린 스웨덴!

 

 

한국의 가족, 친구들, 익숙했던 모든 것들과 멀어져 가끔 모든 것이 그립겠지만

저자는 스웨덴의 낯섦을 익숙함으로 하나씩 받아들여 가고 있었다.

아마 한참 후, 언젠가는 스웨덴의 생활방식이 오히려 더 익숙해질 날이 오겠지?

 

 

컴퓨터나 휴대폰, TV로 여가 시간을 보내기 보다

버섯을 따러 가고, 호수로 소풍을 가고,

추운 계절이 오면 새들을 걱정하고,

오래된 것들이 간직한 추억을 소중히 여기는 그들의 삶의 방식이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차분한 톤으로 스웨덴을 전해주는 저자의 글이

스웨덴이 추운 나라라는 것을 잊게 만드는 것 같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니

어쩐지 가보지도 않은 스웨덴이 그리워지는 느낌이다.

당장 날아가고 싶어진다!


 

 

 

 

 

 

 

 

 

 

<나의 스웨덴에서> 영상으로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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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로 본 번역의 세계
이정서 지음 / 새움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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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작가의 책이 아닌 이상 외국 작가의 책들은 번역본을 읽을 수밖에 없는데,

번역서를 읽다 보면 유난히 잘 읽히지 않는 책이 있는가 하면, 술술 읽히는 책도 있다.

그러다 보니 번역서를 읽을 때 특정 번역자를 선호하는 경우도 종종 생기게 된다.

 

요즘은 실력 좋은 번역가도 많아 크게 고민하지 않고 번역서도 골라 읽지만

그럼에도 망설이게 하는 것은 중역본이다.

 

어릴 때 읽었던 '어린 왕자'도 중역본이었는데, 당시에는 중역본이란 것도 몰랐고

그냥 동화책 읽듯이 읽었던 책이라 별생각이 없기도 했다.

 

몇 년 전에는 영어 공부를 한다고 영어로 된 '어린 왕자'를 읽어보려고 하기도 했었다.

 

어쨌든, 한글 번역본이든, 영어 번역본이든 둘 다 번역된 책이라

원래의 내용과는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동화처럼 읽었던 '어린 왕자'를 이번에 제대로 읽어보니 새삼 다르게 느껴졌다.

 

 

 

<어린 왕자>로 본 번역의 세계

 

 

 

차례

 

 

동화처럼 쓰인 '어린 왕자'가 사실 한때 아이였던 어른에게 헌정된 책이었다니!

 

'나는 이 책을 한 어른에게 헌정한 것에 대해 아이들의 용서를 구합니다. ~ 나는 이 어른의 옛날이었던 아이에게 이 책을 헌정하겠습니다. 모든 어른들은 처음에는 아이였습니다. (하지만 그것들을 기억하는 이는 거의 없습니다.) ~'

 

우리말로 번역된 '어린 왕자'는 영역본을 다시 번역한 책들인데,

원본이 아닌 영역본이었고, 영어에는 존댓말이 없다 보니 번역시 오역이 생긴 듯도 하다.

 

책은 장별로 프랑스어 원문과 함께 저자의 우리말 번역본이 먼저 제공되고,

후에 Note를 두어 각 부분의 영어 번역, 한글 번역을 프랑스어 원문과 비교하며 분석하고 있다.

설명이 잘 되어 있어 프랑스어 왕초보인 내가 읽기에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프랑스어를 전혀 모른다고 해도 문제없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메아리에 대한 부분을 한 예로 들어보면,

 

프랑스어 원문은 이렇게 쓰여 있다.

- Qui êtes-vous? dit le petit prince.

- Qui êtes-vous... qui êtes-vous... qui êtes-vous... répondit l'écho.

- Soyez mes amis, je suis seul, dit-il.

 

 

그리고 저자는 이렇게 번역했다.

- "당신들은 누구세요?" 어린 왕자가 말했다.

- "당신은 누구세요... 당신은 누구세요... 당신은 누구세요...." 메아리가 대답했다.

- "내 친구가 되어 줘요, 나는 혼자예요," 그가 말했다.

 

 

캐서린 우즈의 영역본은 이 부분을 이렇게 번역했다.

- "Who are you?" said the little prince.

- "Who are youㅡ Who are youㅡ Who are you?" answered the echo.

- "Be my friends. I am all alone," he said.

 

 

다른 우리말 번역본에서는 이 부분을 이렇게 번역했다.

- "너희들은 누구냐?" 어린 왕자가 말했다.

- "너희들은 누구...... 너희들은 누구...... 너희들은 누구......." 메아리가 대답했다.

- "내 친구가 되어 줘. 난 외로워." 그가 말했다.

 

 

저자와 이전 우리말 번역본에는 말투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생텍쥐페리는 아이에게도 높임말 사용을 유지하며 작품을 써나갔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말로 번역될 당시 아이들이 읽는 책이고 아이들이 하는 말이라 그런지 처음부터 반말로 낮추어 번역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나 어감에서부터가 달랐다.

아마 영어에서도 존댓말이 없으니 번역할 때 크게 신경 쓰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또 한 부분은 '당신/당신들'에 대한 부분이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vous는 복수형인 동시에 2인칭 존칭이다. 어린 왕자는 산 너머에서 인사를 해오는 목소리들이 메아리인지 모르고 당신들(vous)로 묻고, 되돌아오는 목소리는 당신(vous)으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p.237)"

메아리가 처음인 어린 왕자는 울리는 메아리가 여러 명의 소리처럼 들리니 '당신들'이라고 물었겠고,

메아리가 보내는 소리를 어린 왕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에게 묻는 말이니 단수인 '당신'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이라 한다. 그러고 보면 영어에서도 you는 단수, 복수의 형태가 같으니 조심하지 않으면 충분히 오역이 생길 만도 할 것 같다.

 

 

또한 마지막 문장의 'seul'의 번역을 보면,

저자와 영어 번역본에는 이 단어를 '혼자'라고 번역을 했지만

다른 우리말 번역은 '외로워'라고 되어 있다.

우리 역자들이 모두 '외롭다'로 번역을 했다고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저자의 생각은 이러하다.

"그러나 이 역시 맥락에 비추어보면 '혼자'라는 의미라는 것을 의심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저쪽은 여러 사람이고 이쪽은 혼자이니, 당연히 '나는 혼자야'라고 하는 게 상식적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실상 어린 왕자는 평생을 '혼자' 살아온 사람입니다. '외로움'이라는 감정 역시 정확히 언어로 규정할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p.276)"

 

 

이렇게 작은 부분에도 오역이 몇 곳이 나왔다.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쓰인 대로 읽었던 내용들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어린 왕자'가 새롭게 보였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중역본 읽기가 여전히 꺼려진다...

영어 원서는 가끔 읽긴 하지만 그 외의 언어로 쓰인 책들은 원서를 읽을 실력이 전혀 되지 않아 번역본 밖에 읽을 수가 없는데 아무래도 잘못된 번역이 있을 수 있다 생각하니 썩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또 궁금한 책은 그렇게라도 읽어볼 수밖에...

 

저자는 문학 번역은 반드시 '직역'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원래 작가의 문장에 다가갈수록 그 문장들이 주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는 저자의 말을 책을 읽고 나니 이해가 간다.

보통 직역이라고 하면 굉장히 어색한 표현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저자의 어린 왕자 번역본을 읽고 나니 저자의 뜻을 알 것 같다.

 

그리고 문학 번역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동시에 든다.

문학 번역에 관심이 있었던 적이 있었지만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새삼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번역은 제2의 창작이라고도 하지만,

원문의 느낌, 작가의 의도는 분명 살려줘야 하고, 문법적인 부분에서도 오류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저자의 생각에 동의한다.

번역을 하기 위해서는 해당 언어, 문화, 사회, 역사 등 그 나라와 관련된 것들에 대해 잘 알아야 함과 동시에 우리말도 잘해야 한다고 한다. 보통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좋은 번역해주시는 번역가들 응원하며 열심히 읽는 쪽을 택하기로!

 

 

 

 

 

 

 

 

'<어린 왕자>로 본 번역의 세계' 영상으로 넘겨보기!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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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강아지의 시간
보스턴 테란 지음, 이나경 옮김 / 황금시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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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떤 강아지의 시간의 '어떤 강아지'가 바로 '기브'다.

 

기브처럼 의리 있어 보이지 않지만

나에게는 기브만큼이나, 그 이상으로 소중한 우리 멍멍이 옆에서 뒹굴뒹굴하며 책을 펼쳐들었다.

동물과 관련된 많은 이야기들이 그렇듯 깊은 감동을 기대하며.

 

 

요즘 꽁지가 가장 애정하는 쿠키맨 인형!

기분 좋을 때, 잘 때, 밖에 나가려고 할 때 등 항상 찾아서 가져와 옆에 두고 있다. ^^

 

꽁지야~ 저 먼 나라 미국에 살고 있는 기브에게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같이 읽어볼까?

 

 

 

어떤 강아지의 시간

 

인간과 강아지가 서로 얼굴을 맞대고 있는 표지에서부터 벌써 마음이 따뜻해진다.

책을 읽기 전보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표지를 다시 보니 둘의 마음이 느껴지는 것 같아 눈을 뗄 수가 없다. 

 

 

차례

 

 

 

몇 년 전 'A Dog's Purpose'란 제목의 책을 읽으면서 엄청 울었었다.

당시 꽁지가 큰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었던 시기라 마음고생을 하던 때라 더 몰입해서 읽었다.

TV에 동물 이야기만 나와도 눈물이 줄~줄~ 흘렀던 시기였다.

 

내가 읽은 개와 관련된 소설 중에서는 가장 잘 쓰인 소설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영화도 나왔는데 원작 소설이 내용도 훨씬 풍부하고 재미있다.

 

 

어떤 강아지의 시간또한 그에 못지않은 감동과 재미를 주었다.

가장 힘든 시기에 만난 한 청년과 한 마리의 개.

딘과 기브.

기브와 딘.​

힘들게 버텨온 둘에게 죽음의 그림자가 막 드리워지려고 할 때

둘은 서로에게 빛이 되어주었다.

 

그리고 그 빛은 그 둘을 생명으로 이끌었다.

서로를 살아가게 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생명까지 살리게 되었다.

 

기브는 부견의 이름을 그대로 이어받아 붙여진 이름이다.

불운한 사건으로 원래의 가족과 떨어지게 된 기브의 삶은

2005년 미국의 뉴올리언스를 강타했던 카트리나와 함께 최악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기브는, 아빠가 그랬던 것처럼 포기하지 않았다.

 

마음의 상처나 공허함을 동물과의 교감으로 인해 치유받았다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그들이 주는 무한 신뢰와 사랑은 많은 나쁜 감정, 생각들을 해제시켜 버리는 힘이 있는 듯하다.

같이 살기 전에는 몰랐을 감정이다.

상상만으로는 완전히 이해하고 안다고 하기에는 부족하다.

 

딘은 마음에 아주 큰 상처가 있는 사람이다.

9/11 테러로 누나가 죽었고, 이라크에 파병되어 참여한 전쟁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죽은 동료들의 그림자가 그를 괴롭게 했다.

 

애나 역시 마음에 상처가 깊은 사람이었다.

전쟁으로 고아가 되었고, 사고로 가족을 모두 잃었다.

 

젠, 이언, 루시 또한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있다.

참전했던 군인들,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 또한 그렇다.

 

하지만 이들은 기브로 인해 그 상처를 치유해 나갔다.

사실 그 상처는 기브와의 유대감, 교감으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점점 치유되었을 것이다.

기브가 어떤 특정한 행동을 한 것이 아니다.

그저 온 마음을 다해 진심으로 사랑하고, 사랑받고, 신뢰하고, 집중하며 곁에서 지켜보았을 뿐이다.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언어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마음을 어루만지는 데에는 어떤 긴 설명도 필요하지 않았다.

 

더 들여다보면 기브 외에도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들이 존재하기도 했다.

사람들 사이의 공감, 유대감, 위로와 사랑도 중요하고 필요하다.

그리고 사람 못지않은 기브와 같은 존재들 또한 많은 위로와 위안을 주는 것도 분명하다.

 

인간 중심인 이 세상에서

인간보다 약한 존재들은 무시되고 소외되는 일이 많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많은 일들이 안타깝다...
아마 오랜 시간과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고생한 기브에게 앞으로는 평안한 삶만이 찾아오기를!

 

 

 


 

'어떤 강아지의 시간' 영상으로 넘겨보기!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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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된 나의 늙은 고양이에게
김지선 지음 / 새벽감성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올해 7살이 되는 꽁지다.

이제 노령견의 나이에 들어가게 된다.

 

이미 큰 수술을 받고 병원을 수없이 오가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면역력도 떨어져 나이에 비해 더 약해져 있는 녀석... ㅠㅠ

 

요즘 들어 걸을 때도 다리에 더 힘이 없는 것 같아 너무나 안쓰럽다.

 

 

수술을 하지 않으면 위험하다는 말에 수술을 결정하고,

꽁지가 오랜 시간 입원해 있는 동안

나는 눈물로 지내다 펫로스에 관해 알게 되었다.

 

오랜 시간을 함께하던 반려동물이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을 때,

그 상황을 외면하기보다는 받아들이는 편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울고 싶을 때 울고,

상황을 잘 이해해줄 만한 사람과 떠나보낸 반려동물을 추억하며 이야기하는 것도 좋고,

무지개다리 너머에서 잘 지내고 있을 아이들에게 편지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오랜 시간 함께하던 고양이가 고양이 별로 떠나갔다.

그리고 저자는 이제 더 이상 곁에 없는 고양이 뚜름이를 추억하며 책을 써냈다.

 

언젠가 나의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는 저자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별이 된

나의 늙은 고양이에게

 

 

차례

 

 

꽁지와 함께 살기 몇 년 전 두 마리의 고양이, 벨라와 엄브라와 잠시 살았던 적이 있다.

당시 나는 강아지도 무서워했지만, 고양이 역시 무서워했었는데

고양이는 강아지와 달리 먼저 달려들지 않아 적응할 시간이 충분했다.

나는 매일 조금씩 고양이를 관찰했고, 고양이들도 나를 관찰했다.

어느 날,

메일 보낼 일이 있어 책상에 앉아 이메일을 쓰고 있었는데 갑자기 무언가 무릎으로 뛰어 올라왔다.

너무너무 놀란 나는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뛰어 오른 벨라는 전혀 개의치 않고 내 무릎에 엎드리고 있었다.

손에 땀이 날 정도로 놀랐지만, 한편으로는 이제 이 고양이들에게 인정받은 건가 싶기도 했다.

기분이 묘했다.

자세를 바꾸면 도망갈까 싶어 앉은 자세 그대로 처음으로 벨라를 쓰다듬어주었고,

벨라는 기분이 좋았는지 눈을 감고 가르릉 소리를 냈다.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짧지만 그렇게 정이 들어버린 고양이들과 헤어지고 다시는 동물과 함께 살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개와 함께 살고 있다니.

 

뚜름이의 사진을 보니 벨라와 엄브라가 생각난다.

잘 지내고 있겠지?

 

읽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흐르기 시작한 눈물은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까지도 멈추지 않았다.

아픈 뚜름이가 많이 아팠던 때의 ​꽁지를 생각나게 했다.

저자가 뚜름이를 보내고 난 후의 일상이 언젠가 나의 일상이 될 것만 같았다.

무던히 지내다 어느 순간 너무 보고 싶어질 때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가 뚜름이별을 찾기 위해 밤하늘을 보게 된 것처럼

나도 언젠가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꽁지가 어디쯤 있을지 궁금해할지도 모르겠다.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그렇게 조금씩 너는 나를 떠나고 있었는데,

나는 바보처럼 매일 같은 하루라고 착각하며 무디게 너를 바라보았 던 것 같아.'

(p.80)

 

 

뚜름이와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저자가 한 말에 많은 공감을 했다.

같이 있는 날의 소중함에 감사하기보다는 언제부터인지 함께 있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무뎌진 나를 반성했다.

사람보다 짧은 생을 보내는 이 작은 아이들에게

 인간의 하루가 그들에게는 며칠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반성하고, 또 반성했다.

 

나의 늙어가는 개, 꽁지야.

외롭게 하지 않을게.

약속할게.

부디 오래 살아주렴.

 

 

 

 

 

 

 

 

'별이 된 나의 늙은 고양이에게' 영상으로 넘겨보기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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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환향
유엽미 지음 / 청어람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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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랜만에 로맨스 소설을 읽었다.

현대 로맨스 소설은 잘 읽지 않는 편인데 시대극 배경의 로맨스 소설은 가끔 읽게 된다.

사극 배경이라 그런 것도 있고,

현대 로맨스와는 다른 감성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수의환향

 

 

 

목차

 

 

영화 '남한산성'을 아직 보지 못했다.

「수의환향」을 읽고 나니 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과 겹치는 영화 '남한산성'도 보고 싶어졌다.

오락적인 요소보다는 역사적 사실에 충실하다는 평이 있던데 그래서 더 궁금해졌다.

영화에서도 같은 인물들이 여럿 등장하게 되고,

용골대도 나오는데 타타라 룽거도 나오는지 궁금하다.

 

 

「수의환향」은 1636년,

청나라가 조선에 쳐들어가 남한산성으로 도망간 왕족들에게 항복을 받아낸 후

그 포로들을 다시 청나라로 데리고 가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명에 충성하고 금을 배척하는 친명배금 정책을 하던 중이었던 인조 시절​,

막강한 힘을 가지게 된 금은 자신들을 무시하는 조선에게 힘을 보여주고자 엄청난 군사를 이끌고 왔다.

이에 인조는 남한산성으로 몸을 숨기게 되는데

소현세자 부부는 이미 잡히고,

청군이 남한산성을 둘러싸 진을 치고 있던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항복하게 된다.

 

청의 모든 조건을 수락하고, 삼전도를 행하며 패배를 인정한 조선의 임금이 있었고,

아무것도 모른 채 임금이 자신들을 지켜줄 거라 믿었던 백성들은 죽임을 당하거나

포로로 끌려가게 되었다.

 

 

그 포로들 중에 여자 주인공인 조선의 여인, 기연이 있었다.

 

그리고 그 청나라의 한 군대를 이끌고 쳐들어 온 청국의 장군, 조선의 여인을 마음에 담은 남자,

타타라 룽거가 남자 주인공이다.

 

사랑에는 국경도 없다고 한다.

조선을 침략하고 조선인들에게 끔찍한 불행을 던져버린 청나라인들을 조선인들은 오랑캐, 되놈이라 불렀다.

그들과의 사랑은 나라를 배신하고 팔아먹은 역적과 다를 바 없었다.

그럼에도, 그 모든 분노의 시선에도 당당히 자신의 사랑을 택한 여인.

자신을 보호해주지 않는 나라가 아니라 자신만을 보고, 자신을 지켜주고 사랑해준 남자를 택한 여인이 바로 기연이다.

제대로 된 사랑을 받은 적이 별로 없는 그녀이기에 무조건 기연이 우선인 타타라 룽거와의 사랑은 그녀를 행복하게 했다.

 

 

굉장히 애절하다거나 엄청난 시련으로 고생을 엄청 한다거나 그런 느낌은 부족한 듯하지만

기연이 민폐 여주인공이 아니라 스트레스 없이 재미있게 읽었다. 

스스럼없는 사랑 표현에 중간중간 오글거리기도 했지만​ 그것 또한 로맨스 소설을 읽는 재미!

힘들었던 시기를 사랑으로 극복하며 19금을 꽤 연출하는 두 주인공의 행복은 짧지 않았던 듯하다.

 

마지막에 저자가 실어둔 연표를 보니 세력 싸움에 희생된 다른 인물들과는 룽거는 수월히 목숨을 부지했다고 하니 기연과 행복하게 살았겠지? 

 

이제 영화 남한산성을 보며 그 시대를 다시 살펴보도록 해야겠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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